검색
-
-
오픈AI, 英 재무장관 출신 영입⋯'국가 단위 AI 전략' 본격화
-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글로벌 확장을 앞두고 경영진을 대폭 재편하고 있다. 영국 재무장관 출신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워 국가 단위 AI 협력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조지 오스본 전 영국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오픈AI의 전무이사이자 '국가들을 위한 오픈AI(OpenAI for Countries)' 계획의 사업책임자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오스본 전 장관은 영국 런던을 거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국가들을 위한 오픈AI'는 오픈AI가 지난 5월 출범시킨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으로, 미국 내 5000억 달러(약 740조원) 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의 해외 확장판 성격을 띤다. 오픈AI는 이 계획을 통해 각국 정부와 AI 인프라·거버넌스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와도 협력 관계를 유지 중이다. 한편 오픈AI는 최근 홍보·사업·인프라 부문 임원을 잇달아 교체·영입하며 조직 전반을 재정비하고 있다. [미니해설] 오픈AI, 영국 재무장관 출신 영입⋯AI 국가 인프라로 격상 오픈AI가 '국가 단위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경영 체제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영국 재무장관을 지낸 조지 오스본을 핵심 전면에 배치한 것은 AI를 단순한 기술이나 서비스가 아닌 ‘국가 인프라이자 지정학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오픈AI 내부에서 확고해졌음을 보여준다. 오픈AI가 추진 중인 '국가들을 위한 오픈AI(OpenAI for Countries)'는 미국 내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해외로 확장하는 개념이다. 각국 정부와 협력해 AI 연산 인프라, 데이터센터, 모델 접근권, 규범과 거버넌스 체계까지 패키지로 제안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클라우드 계약이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판매를 넘어, 국가 단위 AI 생태계 구축에 관여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 같은 전략에 조지 오스본 전 장관이 선택된 배경은 분명하다. 그는 재무장관 재임 시절 영국의 재정·산업 정책을 총괄했고, 이후에도 국제 금융과 정책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유지해 왔다. 오픈AI가 기술 기업의 언어가 아닌 ‘정책과 외교의 언어’로 각국 정부와 대화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로이터 통신이 이번 인사를 두고 "AI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보는 관점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크리스 러헤인 오픈AI 최고대외관계책임자(CGAO)는 이 계획을 "민주적 가치 위에서 글로벌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는 AI 패권 경쟁이 미·중 기술 대결 구도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오픈AI가 스스로를 '민주 진영의 표준 설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과의 협력 역시 이 구상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 경영진 재편은 오스본 전 장관 영입에 그치지 않는다. 오픈AI는 이달 들어 슬랙 최고경영자(CEO) 출신 데니스 드레서를 최고매출책임자(CRO)로, 구글 클라우드·딥마인드에서 인수합병(M&A)을 담당했던 앨버트 리를 기업개발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난달에는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사친 카티를 컴퓨팅 인프라 총괄로 선임했다. 기술·매출·인프라·정책을 아우르는 '완성형 경영진'을 구축하는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반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해 온 해나 웡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회사를 떠난다. 웡 CCO는 챗GPT 출범 이후 오픈AI의 브랜드를 관리해왔고, 2023년 샘 올트먼 CEO 해임·복귀 사태 당시 대외 위기 관리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가 물러난 자리는 린지 헬드 볼튼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이 임시로 맡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위기 관리 중심의 스타트업 단계'를 지나 '정책·외교·매출·인프라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이상 단일 CEO와 연구 중심 조직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국면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AI 모델 경쟁이 기술 성능을 넘어 국가 전략, 규제, 데이터 주권 문제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오픈AI의 선택은 다른 빅테크에도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AI 산업의 다음 전장은 이제 연구실이 아니라, 각국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로 옮겨가고 있다.
-
- IT/바이오
-
오픈AI, 英 재무장관 출신 영입⋯'국가 단위 AI 전략' 본격화
-
-
소매판매 4년 만에 반등⋯내수 회복 신호탄
-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소매판매가 4년 만에 상승 흐름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5일 발표한 '최근 소매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소매판매액 경상지수 누적 증가율은 1.9%로 집계됐다. 2021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하던 흐름이 반등한 것이다. 가격 변동을 제거한 불변지수도 3분기 누적 기준 0.4% 증가해 2023년과 2024년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특히 3분기 경상지수 증가율은 3.2%로 202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가 회복세를 주도했으며, 의약품과 일부 내구재 판매도 증가했다. 다만 면세점과 대형마트, 화장품 등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미니해설] 경총 "올해 1∼3분기 소매 판매 4년만에 반등" 국내 소매판매가 4년 만에 상승 전환에 성공하면서 침체됐던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가 일부 살아나고 있다. 16일 경총 분석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소매판매액 경상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2021년 이후 2024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변화다. 실질 구매력을 반영하는 불변지수 역시 0.4% 증가해 감소 국면에서 벗어났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특히 회복세는 3분기에 집중됐다. 3분기 경상지수 증가율은 3.2%로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불변지수도 1.5% 증가하며 3년 반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이는 일시적 반등을 넘어 소비 흐름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회복의 중심에는 승용차 판매가 있다. 승용차 부문은 누적 기준 경상지수 12.9%, 불변지수 14%로 15개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3분기에는 증가율이 16%를 넘어섰다. 고금리·고물가 환경 속에서도 신차 수요와 친환경차 교체 수요가 소비를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 보면 승용차 및 연료 소매점이 3분기 누적 기준 경상·불변지수 모두에서 8개 업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면세점은 -14.4%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고,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잡화점도 각각 -2%대의 부진을 기록했다. 유통 채널별로 소비 회복의 온도 차가 뚜렷한 셈이다. 품목별로는 의약품과 난방기기 등 일부 내구재가 증가했지만, 가전제품, 준내구재, 화장품 등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소비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기보다는 특정 품목에 국한된 선택적 회복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경총은 소매판매 회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내수의 지속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소비뿐 아니라 투자의 동반 회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소매판매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다행이지만, 내수를 보다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규제 완화와 기업 지원 입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매판매 반등이 구조적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금리 부담 완화, 가계 실질소득 개선, 기업 투자 회복이라는 세 축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의 회복세는 분명 긍정적 신호이지만, 내수 전반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
- 경제
-
소매판매 4년 만에 반등⋯내수 회복 신호탄
-
-
[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 실리콘밸리의 역사적인 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2025년 12월, 81세의 노장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오라클 회장이 그 중심에 섰다. 오픈AI, 소프트뱅크, 그리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가 그 무대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 뒤편, 월가(Wall Street)에서는 오라클이 인공지능(AI) 버블 붕괴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 시간) "오라클이 AI 버블이라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 신세가 된 것을 넘어, 이제는 금융 시장의 새로운 고통을 잉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혁신'으로 포장되었던 오라클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제는 주식 폭락을 넘어 채권 시장의 공포를 측정하는 지표로 돌변했다는 분석이다. 주가 30% 폭락보다 무서운 '채권 시장'의 비명 오라클의 위기는 주식 시장에서 먼저 감지됐다. 지난 9월 10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오라클 주가는 불과 3개월 만에 30% 이상 폭락했다.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대한 열광이 대규모 자본 지출(CAPEX)에 대한 회의론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공포는 '스마트 머니'가 움직이는 채권 시장에서 터져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라클이 발행한 '투자적격등급(Investment Grade)' 채권이 최근 시장에서 사실상 '정크본드(Junk Bond·투기등급)'와 다름없는 취급을 받으며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오라클의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불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9월, 오라클은 AI 투자를 위해 18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우량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이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현재 약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평가 손실(Paper loss)을 떠안은 상태다. 기업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3일 장중 한때 1.513%p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라클의 신용 리스크가 위험 수위를 넘었음을 시사한다.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에서 시작된 '역사상 최대 도박' 이 위기의 시발점은 2024년 봄, 오픈AI의 임원이 오라클 영업팀에 보낸 링크드인 메시지 한 통이었다. 챗GPT 이후 만성적인 컴퓨팅 파워 부족에 시달리던 오픈AI는 절박했고, 오라클은 텍사스에 거대 데이터센터 부지를 가지고 있었다. 양사의 이해관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스타게이트'라는 3000억 달러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로 비화했다. 문제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수익성'이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한 채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라클은 노동력과 자재 부족으로 인해 오픈AI를 위한 데이터센터 일부의 완공 시점을 당초 목표보다 늦춰진 2028년으로 연기했다. 이는 AI 투자 수익 실현 시점이 더 멀어졌음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전력망 연결 지연으로 가스 발전기를 돌리는 고비용 구조까지 선택하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 MS가 버린 '독이 든 성배'…AI 생태계 전반으로 공포 확산 오라클의 행보는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중함과 대비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오픈AI의 무리한 인프라 요구를 "경제성이 없다"며 거절했다. MS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내려놓은 그 '독이 든 성배'를 오라클이 덥석 받아든 셈이다. 오라클의 재무 상태는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경고등이 켜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오라클은 2020년대 후반까지 약 700억 달러의 현금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오라클발(發) 공포는 이미 AI 업계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 AI 칩 수혜주로 꼽히던 브로드컴(Broadcom) 역시 실망스러운 매출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11%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실체 없는 기대감에 기반한 'AI 베팅'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깨닫고 있다. 중국조차 엔비디아 칩 대신 700억 달러 규모의 자체 칩 육성 패키지를 고려하는 등, AI 하드웨어 시장의 수요 지형도 급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AI 파티가 끝나고 음악이 멈추는 순간, 가장 먼저 의자가 없음을 깨닫게 될 기업은 오라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량채가 정크본드로 전락하는 지금의 상황은, 그 충격파가 실물 경제를 넘어 금융 시스템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불길한 전조다. [Key Insights] 한국 경제에 던지는 시사점: '묻지마 AI 투자'의 청구서가 날아든다 오라클 사태는 'AI 맹신'에 취해있던 한국 경제와 자본 시장에 날아든 독촉장과 같다. 세계적인 우량 기업조차 명확한 수익 모델 없는 무리한 AI 인프라 투자가 어떻게 재무적 파탄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채권 시장이 이에 얼마나 냉혹하게 반응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 수요를 '상수(Constant)'로 놓고 설비 투자를 늘려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심각한 경고다. 오라클과 같은 빅테크들이 자금 경색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시킬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곧바로 재고 급증과 실적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AI 슈퍼사이클'이라는 장밋빛 전망 대신, 이제는 수요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또한, 네이버 등 국내 AI 플랫폼 기업들 역시 B2B, B2C 시장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오라클처럼 주가 폭락과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Summary] 기사 요약 오라클이 오픈AI와 손잡고 추진 중인 300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흔들리며 주가가 고점 대비 30% 폭락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채권 시장이다. 오라클의 우량 채권이 투자자들의 불신 속에 '정크본드' 취급을 받으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력 및 자재 부족으로 데이터센터 완공이 2028년으로 지연되는 등 수익성 우려가 현실화된 탓이다. 이는 실체 없는 AI 기대감에 기댄 투자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AI 버블 붕괴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
- 경제
-
[국제 경제 흐름 읽기] '3000억 달러의 도박' 오라클, 우량채가 '정크본드' 취급⋯AI 버블 붕괴의 뇌관 되나
-
-
중국 완커, 채무 연장 좌절에 디폴트 위기⋯中 부동산 불안 재점화
-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萬果·Vanke)가 채무 만기 연장에 실패하며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완커는 15일 만기 예정이던 20억위안(약 4189억 원) 규모 채무의 상환 기한을 1년 연장하려 했으나,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완커는 만기 연장, 신용 보강, 이자 기한 준수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지만 모두 가결 요건인 90%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해당 채권은 5영업일 내 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완커는 이달 28일 만기인 37억위안(약 7749억 원) 규모 채무에 대해서도 만기 연장을 요청했으며, 채권자 회의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대형 업체들의 연쇄 디폴트 이후에도 살아남았던 완커마저 흔들리면서 중국 부동산업계 전반의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부동산 거물' 완커, 디폴트 위기…채무상환 1년 연장안 부결 중국 부동산업계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완커가 채무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중국 부동산 위기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완커는 국유기업이 최대 주주로 참여한 비교적 안정적인 건설사로 평가받아 왔지만, 최근 유동성 압박이 급격히 커지며 시장의 신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완커는 15일 만기 예정이던 20억위안 규모 채무에 대해 채권자들에게 1년 만기 연장과 신용 보강 등을 제안했으나, 어느 안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채무 만기 연장은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판이었지만, 이마저 좌절되면서 완커는 사실상 디폴트 문턱에 서게 됐다. 28일 만기인 37억위안 채무 역시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완커의 위기는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구조적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헝다와 비구이위안이 무너진 이후에도 시장은 '완커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주택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고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완커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완커의 최대 주주인 선전메트로가 최근 자금 지원 조건을 강화한 점은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선전메트로는 그동안 300억위안(약 6조 2839억 원)이 넘는 주주 대출을 제공하며 완커를 떠받쳐 왔지만, 추가 지원에 신중한 태도로 돌아서면서 완커의 유동성 여건은 한층 악화됐다. 이는 국유 자본의 암묵적 지원에 대한 시장의 신뢰에도 균열을 내는 대목이다. 중국 당국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를 핵심 리스크로 지목하며 공급 통제와 공실 해소 등 안정화 정책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 대형 개발업체의 자금 경색은 금융시장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완커의 이자부 부채 규모는 3600억위안(약 75조 4025억 원)을 웃돌아 과거 헝다와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규모를 넘어선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만기 연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전면적인 부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포레스트캐피탈 홍콩의 리환 공동 창립자 등은 "시간을 버는 조치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며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완커 사태는 중국 부동산 위기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 리스크로 재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가 맞물린 상황에서 완커의 향방은 중국 경제 전반의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 산업
-
중국 완커, 채무 연장 좌절에 디폴트 위기⋯中 부동산 불안 재점화
-
-
[주간 월가 레이더] 美 증시, 지연 데이터 충격 대기⋯고용·물가에 연준 정책 방향타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으로 발표가 지연됐던 고용, 인플레이션 등 핵심 경제지표들이 이번 주 일제히 공개되면서 연말 뉴욕 증시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지난 한 주간 뉴욕 증시는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목요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앞두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인공지능(AI) 관련 대표 종목인 오라클(Oracle)과 브로드컴(Broadcom)의 분기 실적이 연이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기술주 전반의 하락을 주도했다. 이번에 발표되는 경제 데이터는 투자자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3일간의 정부 셧다운 이후 주요 보고서 발표가 연기되면서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시장을 운용해왔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16일(화요일)에는 11월 미국 고용 보고서가, 18일(목요일)에는 인플레이션 추세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월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연준은 약화되고 있는 노동 시장을 보강하기 위해 지난 10일 3회 연속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연준은 경제의 명확성이 더 확보될 때까지는 단기적으로 차입 비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시사했다. 노무라(Nomura)의 선진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세이프(David Seif)는 "정부 셧다운과 데이터 발표 일정 재조정으로 인해 12월과 1월 연준 회의 사이에 노동과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사실상 3개월치가 몰아서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월간 CPI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발표되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연준의 추가적인 완화 조치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세 명의 정책 입안자가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했으며, 그중 두 명은 금리가 동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S&P 500 지수는 2025년 현재까지 16% 상승했으며, 2022년 10월 시작된 강세장에서의 상승폭을 90%로 끌어올렸다. 12월은 전통적으로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달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연초 이후의 수익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은 매도 압력을 가져올 수 있다. 다가오는 연휴 또한 거래량을 감소시켜 자산 가격 움직임을 과장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미니해설] 美 연준, 데이터에 '올인'…고용·물가로 금리 인하 쐐기 박나 이번 주 뉴욕 증시는 연방정부 셧다운 이후 몇 달간의 거시 경제 데이터 부재 상태를 해소할 지표들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최근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연준 정책의 정당성을 평가하고 향후 통화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CNBC의 짐 크레이머(Jim Cramer)는 "자금이 '매그니피센트 7'에서 다른 영역으로 소방 호스처럼 회전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모든 데이터 조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16일 발표되는 노동부의 비농업 부문 급여 보고서는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크레이머는 강력한 고용 보고서가 나올 경우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반면, 수치가 약하게 나온다면 연준이 완화 기조를 지속할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 설문조사에서는 11월 비농업 급여가 3만 5000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실제로는 월평균 2만 명 감소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고용 시장의 실제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빈 로(Marvin Loh)는 고용 지표에서 마이너스 수치가 나오기 시작하면 경기 침체 논의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 결정에 복잡성을 더할 수 있다. 세 명의 정책 입안자가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는 사실은 연준 내부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모건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 시장이 안정화될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16일에 함께 발표될 소매 판매 데이터 역시 소비 심리와 경제 성장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AI 쇼크 이후 기업 실적으로 시선 이동 이번 주 뉴욕 증시에서는 AI 관련 대표 종목인 오라클과 브로드컴의 실적 부진으로 인한 기술주 섹터의 급격한 하락이 두드러졌다. S&P 500 사상 최고치 직후 발생한 기술주 급락은 시장의 랠리 지속 여부에 의문을 던졌다. 짐 크레이머는 AI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지만, 가치 평가(valuation)가 하락했을 때 매수 기회가 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AI 섹터의 변동성 속에서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기업 실적은 시장의 관심을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17일에 실적을 발표하는 자빌(Jabil)은 데이터 센터 인프라 제조의 주요 기업으로, 크레이머는 이 회사의 실적이 AI 주식의 하락세를 반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18일에 실적을 발표하는 페덱스(FedEx)는 크레이머에게 "이번 주의 스타"로 꼽혔으며, 전자 상거래 붐 지속에 대한 운송 부문의 건전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폼 공급업체인 신타스(Cintas)의 실적은 중소기업의 상황을 측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AI 섹터 외에도 소비 동향 관련 기업 실적도 주목된다. 다든(Darden)은 올리브 가든 체인을 통해 소고기 가격 상승의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분석된다.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는 GLP-1 약물 인기와 건강한 식습관 강조로 고전하는 식품 주식의 현황을, 카니발(Carnival)은 재량 소비 지출의 상태를, 급여 처리 업체인 페이첵스(Paychex)는 중소기업 건전성을 가늠할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 변수: 수익 확정 심리와 시장의 딜레마 연말을 앞두고 뉴욕 증시는 전통적인 긍정적 계절 요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올해 기록한 상당한 수익을 확정하려는 심리와 거래량 감소라는 복합적인 요인에 직면해 있다. S&P 500 지수는 2025년 들어 16% 상승하며, 2022년 10월 이후 강세장에서 총 9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높은 수익률은 투자자들에게 연말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빈 로 전략가는 "대부분의 위험 자산에 매우 좋은 한 해였다"고 평가하며, 연말 수익 확정 움직임이 매도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연휴 시즌으로 인한 거래량 감소는 자산 가격 움직임을 과장되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거래량이 얇아진 시장에서는 작은 압력에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로 전략가는 "만약 (투자자들이) 불안한 수치를 얻거나 위험을 추가할 확실한 이유를 얻지 못한다면, 얇아진 시장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불확실한 경제 데이터가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이번 주에 쏟아지는 데이터와 기업 실적은 연말 시장의 '얇은 거래(thinner markets)' 환경에서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하거나 완화할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 금융/증권
-
[주간 월가 레이더] 美 증시, 지연 데이터 충격 대기⋯고용·물가에 연준 정책 방향타
-
-
국제유가, 공급과잉 우려 등 영향 이틀째 하락
- 국제유가는 12일(현지시간) 공급 과잉 우려와 위험자산 회피 등 영향으로 이틀째 하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0.3%(16센트) 내린 배럴당 57.44달러에 마감됐다. WTI는 최근월물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초순 이후 7개월여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WTI는 장중 일시 상승해 58달러 선을 소폭 웃돌기도 했다. WTI는 이번 주 들어 지난 10일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2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0.3%(16센트) 하락한 배럴당 61.1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1일 발표된 12월 석유시장 월간 보고서에서 오는 2026년에 원유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타낸 점이 또다시 원유가격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IEA는 내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384만배럴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월 전망치(409만배럴 초과)보다는 낮아졌지만 세계 원유 수요의 거의 4%에 가까운 규모다. 뉴욕증시 하락으로 리스크자산에 대한 투자회피 심리 여파가 원유시장에도 이어졌다. 뉴욕증시 기술주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과잉투자 우려로 전날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오전 한때 2%가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이 진전될 경우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국제유가 하락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력을 높이고 있는 점은 국제유가 하락폭을 제한했다. 미군은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을 나포했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우 사장은 "시장은 원유 공급 상황으로 인해 계속 압박받고 있다"면서 "원유 시장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은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미국의 금리인하 등 영향으로 이틀째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가격은 0.4%(15.3달러) 내린 온스당 432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일시 온스당 4387.3달러로 지난 10월말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으나 사상최고치(4398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
- 산업
-
국제유가, 공급과잉 우려 등 영향 이틀째 하락
-
-
[월가 레이더] 기술주서 자금 이탈 본격화⋯나스닥 1.6% 급락·다우는 주간 상승
- 미국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주도주에서 자금이 빠져나오며 혼조세로 한 주를 마감했다. 12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 하락했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1.6%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0.4% 내렸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1% 이상 상승을 유지했다. 이날 시장 조정의 중심에는 브로드컴이 있었다. 브로드컴 주가는 4분기 실적 호조와 AI 반도체 매출이 두 배로 늘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11% 폭락했다. 시장에서는 매출 성장보다 마진 압박과 수익성 둔화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AMD, 마이크론, 팔란티어 등 AI 관련 종목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면 금융·헬스케어·산업재 등 가치주 성격의 종목은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유나이티드헬스, GE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상승하며 다우지수를 떠받쳤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1.2%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1% 이상 상승했다. 연준이 올해 세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시장은 AI 성장주에서 금리 민감도가 높은 경기 민감주와 소형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증시 전반의 방향성보다는 지수 내부 수급 이동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해설] AI 독주 멈추자 드러난 시장의 본심…'하락' 아닌 '재배치'의 신호 이번 뉴욕증시 조정은 하락장이 아니다. 돈의 이동이 눈에 띄게 빨라진 장세다. AI 주도주가 무너졌다기보다, 과도하게 집중됐던 자금이 흩어지고 있다. 연준의 세 번째 금리 인하 이후, 시장은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 들어갔다. 브로드컴 쇼크, 실적보다 '마진'을 묻다 브로드컴은 이번 장세의 상징적 종목이다. 실적은 좋았고, AI 반도체 매출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그럼에도 주가는 하루 만에 11% 급락했다. WSJ는 이 급락의 배경으로 매출 전망, 계약 잔고, 향후 마진에 대한 의문을 지목했다. 이는 시장의 질문이 바뀌었음을 뜻한다. 이제 투자자들은 "얼마나 성장하느냐"보다 "그 성장이 얼마나 남느냐"를 묻고 있다. "오늘은 가치주가 성장주를 앞선 날" CNBC에 따르면 아르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날 장을 이렇게 정의했다. "오늘은 가치주가 성장주를 앞서는 날이다. 투자자들은 AI에 대해 비관적인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고, 긴장하고 있으며, 주저하고 있다." 이 발언은 AI 붕괴론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그는 이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처럼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그 투자에서 좋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AI 자체가 아니라 속도와 비용이다. 채권시장이 먼저 감지한 AI 투자 부담 WSJ는 이번 조정의 또 다른 신호를 채권시장에서 포착했다. 오라클이 예상보다 큰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개한 이후,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담 신호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WSJ는 이를 두고 "AI 투자에 대한 소화불량 신호"라고 표현했다. 이는 중요한 대목이다. 주식시장은 기대를 반영하지만, 채권시장은 현금 흐름과 부담을 먼저 본다. AI 버블 논쟁이 본격화된다면, 주식보다 채권시장이 먼저 경고음을 낼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하의 수혜는 '빅테크'가 아니었다 이번 주 또 하나의 특징은 소형주의 강세다. 러셀20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주간 기준으로도 상승했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 수석 시장기술자는 "투자자들은 낮은 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영역, 즉 소형주를 계속 공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곧바로 대형 기술주로 연결되지 않고, 금리 민감도가 높은 종목군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변동성지수(VIX)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 이번 뉴욕증시는 추세 붕괴가 아니다. AI 독주 이후의 정상화 국면, 그리고 금리 인하가 촉발한 다층적 로테이션 장세다. 다만 그 속도가 빠르다.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종목은, 실적이 좋아도 조정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이제 묻고 있다. "AI를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AI를 해서 남는 것이 무엇인가"를.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종목이, 다음 조정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
- 금융/증권
-
[월가 레이더] 기술주서 자금 이탈 본격화⋯나스닥 1.6% 급락·다우는 주간 상승
-
-
[신소재 신기술(211)] 열은 차단하고 시야는 유지⋯차세대 투명 창호 단열 소재 개발
-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CU Boulder) 연구진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투명 창호용 단열 신소재를 개발했다. 11일(현지시간) CU 볼더 투데이에 따르면 이 소재는 열 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시야를 거의 방해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전 세계 건물 에너지 소비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CU 볼더 물리학과 연구진은 해당 소재를 '메조다공성 광학 투명 단열재(Mesoporous Optically Clear Heat Insulator, MOCHI)'로 명명했다. 모치(MOCHI)는 얇은 시트 또는 판 형태로 제작돼 기존 창문 내부에 부착할 수 있으며, 현재는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내구성이 높고 투명도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책임자인 이반 스말류크(Ivan Smalyukh) 교수는 "벽은 단열재를 두껍게 쌓을 수 있지만, 창문은 투명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제약이 있다"며 "투명성과 단열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소재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12월 1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주거용 주택부터 초고층 오피스 빌딩에 이르기까지 건물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40%를 차지한다. 특히 창문은 겨울철에는 열 손실의 주요 경로가 되고, 여름철에는 외부 열을 내부로 유입시키는 취약 지점으로 작용한다. 연구진은 MOCHI를 통해 이러한 열 교환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MOCHI의 핵심은 실리콘 젤 내부에 형성된 초미세 공기 구조에 있다. 이 소재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 훨씬 작은 수많은 기공에 공기를 가두는 구조로, 전체 부피의 90% 이상이 공기로 채워져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두께 5밀리미터의 MOCHI 시트만으로도 손바닥 위에서 불꽃의 열을 차단할 수 있을 정도의 단열 성능을 보였다. 열 전달은 일반적으로 기체 분자 간 충돌을 통해 이뤄지는데, MOCHI 내부의 기공은 너무 작아 분자들이 자유롭게 충돌하지 못한다. 대신 분자들은 기공의 벽에 부딪히며 에너지 전달이 크게 제한된다. 그 결과 열 흐름이 효과적으로 억제된다. 동시에 이 소재는 입사광의 약 0.2%만 반사해, 시각적 투명성을 유지한다. MOCHI는 기존의 고성능 단열재로 활용돼 온 에어로젤(aerogel)과 유사한 개념을 갖지만, 구조적 차별성이 있다. 에어로젤은 기공이 무작위로 분포돼 빛을 산란시키는 경우가 많아 시야가 흐려지는 반면, MOCHI는 기공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해 빛 투과성을 대폭 개선했다. 제조 과정에서는 계면활성제 분자가 실처럼 응집된 구조를 형성한 뒤, 그 외부를 실리콘 분자가 감싸도록 유도한다. 이후 계면활성제 구조를 공기로 치환하면, 실리콘으로 둘러싸인 초미세 공기 통로 네트워크가 완성된다. 연구진은 이를 "공기로 채워진 미세 관이 얽힌 구조"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소재가 창호 단열뿐 아니라 태양열 포집 장치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햇빛의 열을 가두면서도 투과된 빛을 활용해 건물 난방이나 온수 공급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MOCHI는 공정이 복잡해 실험실에서만 소량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사용되는 원재료가 비교적 저렴하고, 제조 공정 역시 단순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상업적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MOCHI는 투명성과 단열이라는 두 가지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아밋 바르드와지, 블레즈 플뢰리, 엘도 아브라함, 이태우 박사후연구원 등이 공동 참여했으며, 보흐단 세뉴크, 얀 바르트 텐 호버, 블라디슬라프 체르파크 전 박사후연구원도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
- 산업
-
[신소재 신기술(211)] 열은 차단하고 시야는 유지⋯차세대 투명 창호 단열 소재 개발
-
-
[증시 레이더] 코스피 1.4% 급등해 4,160선 회복⋯주도주 매수세 재유입
- 코스피가 12일 1% 넘게 오르며 4,160선을 회복했다. 미국 증시 훈풍과 주도주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가 장중 상승폭을 확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6.54포인트(1.38%) 오른 4,167.1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13.21포인트(0.32%) 오른 4,123.83으로 출발한 뒤 상승세를 강화했다. 코스닥 지수도 2.70포인트(0.29%) 오른 937.34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0.7원 오른 1473.7원에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49% 오른 108,900원에 마쳤고,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던 SK하이닉스도 1.06% 상승했다. 현대차와 기아,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니해설] 코스피, 1%대 상승해 4,160선 마감⋯코스닥도 동반 상승 코스피가 12일 1%를 웃도는 반등에 성공하며 다시 4,160선 위로 올라섰다. 전날 인공지능(AI) 산업 거품론과 주도주 경계 심리로 흔들렸던 시장이 하루 만에 방향을 틀며, 단기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발 훈풍이 자리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4%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상승 마감했다. 오라클 실적 부진으로 촉발된 AI 관련 우려가 기술주 전반으로 확산되긴 했지만, 금융·산업재 등 전통 경기민감주로 매수세가 이동하면서 지수 전반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국내 증시 역시 이러한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 장 초반에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경계 심리가 남아 있었으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폭이 점차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와 자동차, 방산·조선 등 주도 업종 전반이 동반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11만 전자' 재도전에 대한 기대를 다시 키웠다. 전날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던 SK하이닉스도 수급 부담 우려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이는 경고 지정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는 있지만, 곧바로 추세 전환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장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자동차주와 산업재, 방산주로의 매수 확산도 눈에 띄었다. 현대차(2.03%)와 기아(2.36%)는 2%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두산에너빌리티(3.10%)와 HD현대중공업(2.50%), 한화에어로스페이스(6.31%) 등은 글로벌 에너지·방산 수요 확대 기대를 반영하며 강세를 보였다. AI 수혜가 특정 반도체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실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단기 기술적 반등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AI 산업은 현재 '승자독식' 경쟁 국면에 있지만, 최종 수혜는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도 "주도주 수급 노이즈가 발생했지만 이를 고점 신호로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율 흐름은 여전히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소폭 상승(0.7원)해 0.7원 오른 1473.7원에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완전히 꺾이지 않으면서, 외국인 수급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달러 인덱스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환율 불안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별 종목 장세가 두드러졌다. 스피어(19.83%),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전문기업 쿼드메디슨(17.53%) 등 우주항공·바이오 등 일부 종목이 대형 계약과 상장 효과를 바탕으로 급등한 반면, 삼성화재(-22.30%)는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이는 연말 선물옵션 만기와 맞물린 수급 요인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날 국내 증시는 AI 논란, 환율 부담, 주도주 경계 심리라는 복합 변수 속에서도 '조정 후 재상승' 가능성을 확인한 장으로 평가된다. 시장의 초점은 다시 실적과 산업별 확산 효과로 이동하고 있으며, 단기 변동성 속에서도 주도 업종 중심의 순환매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 금융/증권
-
[증시 레이더] 코스피 1.4% 급등해 4,160선 회복⋯주도주 매수세 재유입
-
-
[정책] 정부, AI 협력 '미국·중국 투트랙' 전략⋯한국을 아태 AI 허브로
- 정부가 인공지능(AI) 국제 협력을 협력 대상과 분야에 따라 미국, 중국 등으로 구분해 전략적으로 추진한다.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인재와 스타트업을 유치해 한국을 '아태 AI 허브'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계획을 보고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 주요 AI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상반기 제조·물류·조선 등 강점 산업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구축·확산 전략'을 마련하고, 2030년까지 독자적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제 협력과 관련해 미국과는 AI 공동 연구 및 공급망 협력을, 로봇·드론 등에서 경쟁력을 가진 중국과는 피지컬 AI 분야 협력을 추진한다. 아태 지역 우수 인재와 스타트업에는 연구·정주 공간과 GPU 중심의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한인 AI 인재의 국내 재정착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국산 NPU 도입 확대, 데이터센터 규제 완화, 의료·제조·공공 분야 AI 전환을 위한 규제 개선에도 나선다. [미니해설] 한국, AI 협력 미·중 투트랙⋯공급망·피지컬AI 분리 정부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국제 경쟁 구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분야별·국가별 협력 전략'을 공식화했다. 기술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전면적 진영 선택보다는, 협력 가능 영역을 세분화해 실리를 극대화하겠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2일 공개한 내년 업무계획의 핵심은 △피지컬 AI 육성 △AI 국제 협력의 전략적 분화 △아태 AI 허브 구축 △국산 AI 반도체(NPU) 생태계 강화 △AI 인프라·규제 환경 개선으로 요약된다. 단순한 연구 지원을 넘어 산업·인프라·인재·규제 전반을 포괄하는 구조다. 우선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제조·물류·조선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산업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구축·확산 전략'을 마련한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동화 설비, 물류 시스템 등 물리적 세계와 결합한 AI를 의미한다. 정부는 초기 실증 기반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독자적인 핵심 기술을 확보해 산업 현장 전반으로 확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제 협력 전략은 더욱 구체적이다. 미국과는 AI 공동 연구와 반도체·컴퓨팅 중심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로봇·드론·제조 자동화 분야에서 앞선 중국과는 피지컬 AI 분야 협력을 추진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협력 영역을 정교하게 구분해 대응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인재 확보 전략도 눈에 띈다. 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우수 AI 인재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창업·연구·정주 공간과 함께 GPU 중심의 컴퓨팅 자원을 제공해 한국을 '아태 AI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해외에 진출한 한인 AI 인재의 국내 재정착을 돕기 위해 수요 기업과의 연계도 지원하며, 내년에는 20개 팀을 선발해 집중 지원한다. 차세대 기술 영역에 대한 투자도 병행된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AI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인공지능(ASI) 개발에 도전하는 차세대 AI 연구 조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동시에 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공공 분야에 본격 도입하고,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NPU를 활용하는 데 3251억 원을 투입한다. NPU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확대된다. 국민성장펀드와 AI정책펀드를 연계해 맞춤형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국민성장펀드 내 'K-엔비디아 메가프로젝트(가칭)'를 통한 대규모 투·융자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AI 반도체 생태계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제도 개선도 포함됐다. 과기정통부는 인허가에만 1년 반에서 2년이 소요되는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절차 간소화와 규제 특례를 담은 'AI 데이터센터 진흥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AI 연산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조성 차원이다. 국민 체감 정책도 병행된다.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AI 라운지'를 통해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대상별 맞춤형 AI 교육 과정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차세대 병원 정보시스템(PHIS)과 마이데이터를 연계해 병원 간 진료기록 공유, AI 기반 질병 예측과 응급 대응이 가능한 '의료 AI 지구'를 내년 중 선정한다. 이 같은 모델은 국방·안전 분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는 의료·제조·공공 등 각 분야의 AI 전환을 가로막는 규제를 발굴해 선제적으로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술 개발과 산업 적용을 동시에 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계획은 AI를 단일 기술 정책이 아닌 국가 산업·안보·외교 전략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린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중국과의 협력을 병행하는 전략이 실제로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또 대규모 재정 투입이 민간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정책 집행 과정에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
- IT/바이오
-
[정책] 정부, AI 협력 '미국·중국 투트랙' 전략⋯한국을 아태 AI 허브로
-
-
[단독] 한화 공급계약 해지 후폭풍⋯REC 실리콘 주주 22% "독립 조사 착수" 요구
- REC실리콘(REC Silicon)의 일부 주주들이 한화와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 해지 과정과 관련해 공식적인 독립 조사 착수를 요구했으나, 주주총회에서 가결 요건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미국 현지매체 소스원이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해당 안건은 상당한 지지를 확보하며 향후 지배구조 및 공시 투명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남겼다. REC실리콘이 2025년 12월 10일 개최한 주주총회 회의록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미국 자회사인 한화큐셀 조지아(Hanwha Q Cells Georgia)와의 공급계약 해지를 둘러싼 독립 조사 요구안은 의결권이 행사된 주식의 22.48%의 지지를 얻었다. 안건은 통과되지 않았으나, 주주총회에 상정된 사안 중 적지 않은 찬성표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사를 요구한 주주들은 REC실리콘 전체 발행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한 주주 그룹으로, 노르웨이 공공 유한회사법(Allmennaksjeloven) 제5-7조 및 제5-11조에 근거해 주주총회가 독립적인 외부 조사를 개시할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표결에 부쳐줄 것을 요구했다. 주주들의 문제 제기는 올해 1월, REC실리콘의 100% 자회사인 REC 그레이드 실리콘(REC Grade Silicon LLC)과 한화큐셀 조지아 간 체결돼 있던 장기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이 일방적으로 해지된 사안에서 비롯됐다. 주주들은 해당 계약 해지가 회사에 "중대한 재무적·경영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제시한 조사 요구 범위는 계약 해지 경위 전반에 걸쳐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급 계약에 명시된 폴리실리콘의 품질 및 규격 ▲계약 해지 조건과 한화 측의 계약상 의무 이행 여부 ▲폴리실리콘 시험·검사 절차와 수행 주체, 장소, 계약 준수 여부 및 시험 결과 ▲시험 기관과 한화 측 간의 상업적 관계 또는 영향력 존재 여부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계약 분쟁 및 해지 과정에서 REC실리콘이 시장과 주주들에게 제공한 정보의 시기성과 정확성 ▲한화 측의 자발적 공개매수와 연계된 '거래 계약(Transaction Agreement)'이 주주 평등 원칙을 침해했는지 여부 ▲이사회, 특히 2025년 6월 선임된 이사회에 대해 한화 또는 그 계열사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주주들은 또 ▲커트 레번스(Kurt Levens) 최고경영자(CEO), 닐스 오베 셰르스타(Nils Ove Kjerstad) IR 담당자, 전준태(Tae Won Jun) 이사회 의장이 한화 또는 그 대리인이 인지하고 있던 중요 정보를 은폐하거나 왜곡했는지 여부 역시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록 이번 안건은 법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지만, 22%를 웃도는 지지율은 계약 해지 과정과 지배구조를 둘러싼 주주들의 문제의식이 상당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REC실리콘의 공시 투명성, 대주주와 소수주주 간 이해관계, 그리고 한화와의 거래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REC실리콘은 노르웨이계 실리콘·폴리실리콘 전문 기업으로 오슬로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핵심 생산기지는 미국(워싱턴주 모지스 레이크)에 두고 있으며, 한화솔루션이 전략적 투자자이자 주요 주주로 참여해왔다.
-
- 산업
-
[단독] 한화 공급계약 해지 후폭풍⋯REC 실리콘 주주 22% "독립 조사 착수" 요구
-
-
'테라 사태' 권도형, 미국서 징역 15년⋯법원 "400억달러 희대의 사기"
- 스테이블코인 '테라USD' 발행과 관련한 사기 혐의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아온 테라폼랩스 창립자 권도형(34·Do Kwon) 씨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11일(현지시간) 선고 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400억 달러(약 58조 8840억 원) 규모의 희대의 사기"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권 씨는 앞서 사기 공모와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등 2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재판은 형량 결정 절차로 직행했다. 검찰은 플리바겐(유죄 인정 대가로 형량 조정)합의에 따라 최대 12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구형보다 더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다만 미국 송환 이전 몬테네그로에서의 17개월 구금 기간은 형기에 산입됐다. 권 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책임을 인정했으며, 형기의 절반을 복역한 뒤 한국 송환을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니해설] "400억 달러 피해"…법원, 테라 사태를 '역대급 금융 사기'로 규정 미국 연방법원이 테라USD 붕괴 사태를 "역대급 금융 사기"로 규정하며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액 규모가 4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 조작 정황이 명확히 드러난 점을 강조하며 "연방 검찰이 다루는 사건 중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사기"라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암호화폐 시장 내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신뢰 붕괴를 촉발한 사건에 대한 첫 중형(重刑) 선고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유죄 인정→형량 선고로 직행…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으로 마무리 권 씨는 당초 총 9개 혐의(증권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등에 자금세탁 공모 혐의 추가)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으나, 지난해 8월 돌연 입장을 바꿔 두 개 혐의를 인정했다. 권씨는 이들 9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30년 형에 처할 수 있었다. 플리바겐 합의에 따라 검찰은 최대 12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양형 기준상 15년형도 충분히 낮은 수준"이라며 더 무거운 처벌을 결정했다. 이는 테라 사태로 인한 피해 범위와 조작 정황이 예외적 수준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자동 복원'이 아니라 '은밀한 매수'…공개된 조작 과정 재판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진 부분은 테라USD 가격 유지 방식의 실체였다. 테라폼랩스는 스테이블코인 테라를 발행하면서 '테라 프로토콜'이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미화 1달러에 연동하도록 설계했다고 주장해왔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을 특정 자산(주로 미화 달러 1달러)에 고정(pegging) 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일반적으로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과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 두 가지가 있다.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은 달러·국채 등을 예치하는 것으로 테더(USDT), USD코인(USDC) 등이 있다. 반면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은 테라USD(UST)와 같이 실물 담보 없이 알고리즘과 시장 거래로 가격을 유지한다. 미 검찰과 법원이 문제 삼은 핵심은 "알고리즘이 스스로 가격을 회복한 것처럼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외부 투자자를 동원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방어했다"는 것이다. 즉, '자동 안정화'라는 핵심 전제가 사실이 아니었고, 투자자에게 시스템의 안전성을 허위로 인식시켰다는 점이 사기 혐의의 핵심 근거가 됐다. 2021년 5월 테라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권 씨는 "테라 프로토콜이 자동으로 가치를 복원했다"고 대중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검찰 수사 결과, 실제로는 테라폼랩스와 계약한 외부 투자사가 시장에서 테라를 대량 매수하는 방식으로 인위적 가격 부양을 단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작이 없었다면 테라는 당시 이미 디페깅(de-pegging·달러 연동 붕괴)이 시작된 상태였다. 이후 약 1년 뒤인 2022년 5월 테라와 루나 가격이 폭락하며 피해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다시 말하면, 2022년 5월 초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가 달러 연동(1달러 페그)을 이탈해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루나(LUNA) 가 대량 발행되며 가격이 급락했고, 불과 며칠 만에 루나 가격이 사실상 0원에 수렴하면서 생태계가 붕괴됐다. 즉, 테라·루나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실물 담보 없이, 루나라는 또 다른 코인의 가치와 시장 신뢰에만 의존해 1달러를 유지하려 한 구조'였고,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테라와 루나가 '죽음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시스템 전체가 붕괴된 것이다. 국제 도피와 송환 과정…법적 공방의 끝 권 씨는 테라 사태 직후 해외로 도피하다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을 사용하다 적발돼 2023년 3월 체포됐다.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신병을 요구했고, 권 씨는 "한국이 1차 처벌권을 가져야 한다"며 송환 과정을 놓고 법적 다툼을 벌였으나, 최종적으로 2024년 12월 31일 미국으로 이송됐다. 이번에 선고된 15년형 중 미국 송환 이전 17개월 구금 기간은 형기에서 공제됐다. 또한 플리바겐 조건에 따라 권 씨는 형기의 절반을 채운 후 국제수감자이송 프로그램을 통한 한국 송환을 신청할 수 있다. 미 법무부는 "조건 준수 시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혀, 실제 송환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한국에서도 별도 형사 책임…이중 처벌 여부는 법적 쟁점으로 권 씨는 미국 재판과 별개로 한국에서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된 상태다. 따라서 한국 송환 이후 재판에 다시 서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내 테라·루나 투자자는 약 2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들의 피해 금액은 약 3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권 씨 측 변호인은 "한국에서 중범죄로 처벌받을 예정인 만큼 미국에서의 형량을 감경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엥겔마이어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사는 "첫번째 법원이 두 번째 법원의 결정을 추측해 예단할 수 없다"며 "이는 정상참작 사유가 아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가속 전망 테라USD 붕괴는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불신을 극단적으로 키운 사건이자, 이후 미국·EU·아시아 주요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본격 논의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형사 판결은 "가상자산 프로젝트 운영자의 책임 범위가 기존보다 훨씬 넓게 인정될 수 있다"는 선례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검증 절차 강화 △ 프로젝트 운영자의 시장 개입·가격 조작 여부에 대한 감시 강화, △ 발행 구조와 준비금 투명성 요구 확대 등 향후 관련 규제 및 기소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고가 가상자산 산업의 법적·제도적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 금융/증권
-
'테라 사태' 권도형, 미국서 징역 15년⋯법원 "400억달러 희대의 사기"
-
-
국제유가, 원유수급 완화 전망 등 영향 하룻만에 하락반전
- 국제유가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타결 기대감과 원유 수급 완화 전망 등 영향으로 상승 하룻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내년 1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1.5%(86센트) 하락한 배럴당 57.60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2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5%(93센트) 내린 배럴당 61.2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12월 석유시장 월간보고서에서 내년 전세계 석유수요 전망을 상향조정하고 공급량 전망을 하향수정했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크게 넘어서는 수급완화 상태가 될 것이라는 예상에는 변화가 없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이날 발표한 12월 월보에서 올해 공급전망을 소폭 상향조정했다.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내 일부 산유국이 원유 공급을 늘리고 있는 점에서 당분간 원유수급이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졌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평화협상에 진전이 있을지를 지켜보자는 긍정적인 입장이 원유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25일 크리스마스까지 합의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베네수엘라 유조선 나포는 국제유가를 하락폭을 제한했다. 미군은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을 나포해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약세와 미국의 금리인하 등 영향으로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1%(88.3달러) 오른 온스당 431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가격은 장중 일시 4317.3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10월하순이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
- 산업
-
국제유가, 원유수급 완화 전망 등 영향 하룻만에 하락반전
-
-
한국 증권가 "美 ⋯연준, 예상보다 비둘기파⋯T-빌 매입에 시장 '완화 신호' 주목"
- 한국 증권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이 우려하던 수준보다 '비둘기파' 성향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베이시스 포인트, 1bp=0.01%) 인하해 3.50~3.75%로 낮추고, 지급준비금 유지를 위한 재정증권(T-bill) 매입을 전격 발표했다. 금리 인하는 선물 시장 기대와 일치했지만, 단기 국채 매입 계획은 '깜짝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시장은 유동성 환경 개선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증권가도 대체로 완화적 효과를 예상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임기 내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파월 임기는 내년 5월 종료되며, 일부는 추가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봤고, 다른 일부는 고용·물가 둔화를 근거로 최소 1회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니해설] 기대보다 비둘기적이었던 FOMC…'T-bill 매입'이 핵심 변수로 부상 미국 연준의 12월 FOMC 결과는 시장이 우려한 만큼의 긴축 기조는 나타나지 않았다.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25bp 인하됐고, 금리는 3.50~3.75% 구간으로 조정됐다. 선물시장이 이미 90% 가까운 확률로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었던 만큼 '결과 자체'는 놀라울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이 주목한 것은 금리 인하 그 자체가 아니라, 연준이 갑작스럽게 단기 국채(T-bill)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대목이었다. 연준은 "지급준비금을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던기 국채 매입을 개시하겠다"고 설명하며 이를 본격적인 양적완화(QE)와는 구분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유동성 공급 확대의 신호로 받아들이며 강한 관심을 보였다. 금리 인하와 T-bill 매입이 동시에 발표된 것은 최근 고용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연준이 '유동성 안전판'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연준이 고용 둔화 흐름을 반영해 보험성 인하 사이클을 12월까지 연장했다"며 "QT 종료 가능성과 재정증권 매입 확대는 시장금리의 상단을 낮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도 "파월 의장이 4월 세금 납부를 앞두고 조기 단행했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유동성 공급 의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QE는 아니지만 '국채 매입'의 심리적 효과는 뚜렷 시장에서는 '사실상 QE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단기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로 본격적인 자산 확대는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단기 시장금리 안정과 위험자산 선호 회복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는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 연준이 금리와 별개로 유동성 관리 수단을 복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는 점은 금융시장 전반에 '정책 전환 신호'로 작용한다. 파월 의장 임기 내 추가 인하 여부…증권가 전망은 '반반'으로 갈려 시장의 초점은 이제 파월 의장의 임기(내년 5월) 내 추가 인하 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이번 RMP(준비금 관리 매입) 개시는 금리 동결기에도 완화 효과를 주는 절충안으로 기능할 것"이라며 "파월 임기 내 추가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추가 인하는 빠르면 내년 6월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 역시 "연준 내부 이견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 퇴임 전까지 현 수준 유지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 전망으로는 2026년 말까지 기준금리 3.25%(2회 추가 인하)를 제시했다. 이와 달리 SK증권 원유승·윤원태 연구원은 "고용·물가 둔화가 이어질 경우 파월 의장 임기 내 1회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며 더 적극적인 해석을 내놨다. 나아가 "차기 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해싯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참모로 '강경 비둘기파'"라며, 취임 이후 전망 중심의 정책 판단을 근거로 2회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점도표 변화…'매 회의 인하'에서 '분기당 1회'로 속도 조절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이번 성명서 문구 변화에 주목했다. 연준이 "금리 조정"에서 "금리 조정의 정도와 시기"로 표현을 바꾼 것은 9월 이후의 '매 회의 인하' 기조가 이제 속도 조절기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NH투자증권은 내년 3월·6월 두 차례 추가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비둘기파'로 기운 연준…시장은 '유동성 회복 사이클'에 주목 종합하면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FOMC를 완화적 기조로 평가하면서도, 그 강도와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재정증권 매입을 통한 유동성 회복이 위험자산 선호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기적으로는 고용·물가 지표와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12월 회의의 메시지는 완화적이지만, 연준은 인하 속도를 조절하는 2단계에 진입했다"고 해석한다. 정책 금리 인하·QT 조정·T-bill 매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국면에서, 시장은 당분간 '완화 국면 속의 속도 조절'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
- 금융/증권
-
한국 증권가 "美 ⋯연준, 예상보다 비둘기파⋯T-빌 매입에 시장 '완화 신호' 주목"
-
-
[단독] 美 현대차 제네시스 G90 483대 리콜⋯은색 도장 알루미늄 성분 탓에 ADAS 오작동
-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A)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오작동 가능성으로 제네시스 고급 브랜드 대형 세단 G90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 특정 외장 색상(세빌 실버·은색 도장)에 포함된 알루미늄 성분이 레이더 신호에 간섭을 일으켜 오인식 제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지난 8일(현지시간) 자동차전문매체 오토이볼루션에 따르면 미국 현대자동차는 '세빌 실버(Savile Silver)' 색상이 적용된 일부 G90 차량에서 전측 코너 레이더 신호가 범퍼 도장 내 알루미늄 성분에 반사되면서 차량 전방 범퍼 빔을 통과해 반대 차선의 물체를 장애물로 잘못 인식하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기능 작동 중 불필요한 자동 제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측 코너 레이더는 앱티브 코리아(Aptiv Korea)가 공급하고 있으나, 문제의 도장 사양에 대한 공급사는 이번 리콜 문서에 명시되지 않았다. 현대차는 2025년 2월, 2024년식 G90에서 허위 차량 인식 사례가 접수되면서 해당 문제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5년 7월 말까지 세빌 실버 색상의 전면 범퍼 커버가 장착된 G90에서만 동일한 오인식 현상이 재현됐다. 해당 색상 코드는 'SSS'로 분류된다. 2023년 4월 24일부터 2025년 4월 2일까지 현대차가 접수한 관련 허위 감지 사례는 총 11건이다. 현대차는 안전을 위해 해당 차량 소유주에게 리콜 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기능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 개선 조치는 전측 범퍼 빔을 레이더 신호가 통과되지 않도록 밀봉 처리된 부품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대차는 2025년 11월 2일부로 세빌 실버 색상 공급을 일시 중단했으며, 향후 개선된 전면 범퍼 빔이 적용된 이후 해당 색상을 재도입할 방침이다. 딜러사에는 2026년 1월 30일 관련 공지가 전달되고, 고객에게는 같은 날부터 1종 우편을 통해 리콜 안내서가 발송된다. 대상 차대번호(VIN)는 2025년 12월 3일 제네시스 소비자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G90은 한국에서 'EQ900'으로 판매되던 차량의 후속 모델로, 현대차의 기존 최고급 세단 '에쿠스'를 대체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현재 2025~2026년형 G90은 울산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
- 산업
-
[단독] 美 현대차 제네시스 G90 483대 리콜⋯은색 도장 알루미늄 성분 탓에 ADAS 오작동
-
-
[파이낸셜 워치(127)] 치솟는 은값⋯사상 첫 온스당 60달러 돌파
- 은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60달러를 돌파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은 가격은 9일(현지시간) 전날보다 4%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60.40달러를 넘겼다. 이날 은 가격은 장중 한 때 61.06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올해 들어 은 가격은 약 109% 상승했다"며 "같은 기간 여러 차례 기록을 세운 금의 상승률 60%를 크게 웃돈다"고 설명했다. 은과 금 가격이 상승한 배경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다. 시장에선 연준이 10일 열리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인하는 채권 수익률을 낮추고 달러 가치를 약화시키는 반면 금과 은 등의 무이자 자산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아진다. 지난 5년간 은 공급 부족이 지속된 점도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산업용 사용자들과 투자자들의 강력한 수요가 겹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된 것이다. BMO캐피탈의 원자재 분석가 헬렌 아모스는 "시장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역별 공급 부족 현상도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낮은 재고 수준을 지목했다. 이어 그는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도 은 매수 열기에 가세하고 있다며, 은이 흔히 '서민의 금(poor man’s gold)'으로 불린다"고 덧붙였다. 미 CNBC 방송은 "구조적인 공급 부족과 전기차, 인공지능(AI), 재생에너지 수요 증가가 더해지면서, 은의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통상 보석과 주화에도 사용되는 은은 최근 들어 전자제품과 태양광 패널 등에서도 산업용 수요에 크게 늘었다. 금과 달리 은은 주로 다른 광물의 부산물로 생산되는데 광산업체들이 최근 몇 년간 늘어나는 수요에 쉽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분석가 수키 쿠퍼는 "가장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금리 회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금, 은 가격 상승 배경에는 지난 5년간 이어진 공급 부족과 지역별 재고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은이 관세 목록에 포함될 가능성도 은 가격을 끌어올리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 은 재고가 몰리는 등 지역별 공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 내무부는 지난 11월 구리·은·야금용 석탄을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목록에 새로 포함하면서 관세 부과 명분을 강화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3년마다 갱신하는 핵심 광물 목록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232조 검토 대상 광물을 결정한다. FT는 "최근 몇 주간은 재고가 다소 감소했지만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은 재고는 역사적 평균의 3배 수준인 약 4억5600만 온스에 달한다"며 "이는 미국이 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이미 다른 지역에서 심화된 공급 부족 현상에 불균형을 더한다"고 분석했다.
-
- 포커스온
-
[파이낸셜 워치(127)] 치솟는 은값⋯사상 첫 온스당 60달러 돌파
-
-
[월가 레이더] 연준 결단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 혼조⋯다우 0.3%↓·S&P 보합
-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0% 하락한 4만7597.6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02% 약보합에 그쳤고, 나스닥지수는 0.14% 소폭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7%로 반영하며 결과를 기다리는 관망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만 JP모건체이스가 2026년 비용 전망을 대폭 상향 제시하면서 주가가 4% 넘게 급락해 다우지수를 끌어내렸다. JP모건 소비자금융 부문을 총괄하는 매리앤 레이크는 이날 "내년 전체 비용은 105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리 인하 기대 속에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60달러를 처음 돌파하며 관련 광산주들이 급등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18%대까지 상승했다. 한편 월마트는 1972년 이후 유지해온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종료하고 나스닥으로 이전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월마트는 많이 변했고, 이를 시장에 제대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연준의 '말 한마디'가 연말 랠리 가른다…인하 이후가 더 중요한 시장 이번 뉴욕증시는 철저히 '연준 대기 모드'였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굳어졌지만, 시장의 시선은 단순한 인하 자체보다 연준의 메시지, 특히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 톤과 경제전망에 맞춰져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87%까지 상승했다. 한 달 전만 해도 67%에 못 미쳤던 기대치가 급반등한 것이다. 이 같은 기대는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를 장중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금리 하락 환경에서는 대형주보다 자금 조달 비용에 민감한 중소형주의 주가 탄력이 더 크게 작동한다는 점이 그대로 반영됐다. 이토로(eToro)의 브렛 켄웰 미국 투자분석가는 CNBC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 자체는 거의 확실해 보이지만, 연준의 경제전망과 파월 의장의 발언이 이번 주는 물론 12월 전체 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식과 암호화폐 조정 이후 위험자산 투자자들은 연준이 연말 랠리를 위한 윤활유를 뿌려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 1050억달러 비용 쇼크…실적 민감 구간 진입 이번 장세에서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된 것은 JP모건체이스의 비용 가이던스였다. 매리앤 레이크 JP모건 소비자금융 총괄은 골드만삭스 콘퍼런스에서 "내년 전체 비용은 105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약 101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JP모건 주가는 장중 4% 넘게 급락했고, 이 여파로 다우지수도 하락 전환했다. 대형 기술주가 아닌 대형 은행주의 비용 전망 하나가 뉴욕증시 전체 방향을 좌우한 셈이다. 이는 현재 시장이 단순한 기대 국면이 아니라 실적과 비용 구조에 극도로 민감한 구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금리 인하라는 거시 변수보다 개별 기업의 수익성과 비용 구조가 주가를 좌우하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월마트의 나스닥 이전, 유통에서 기술주로의 선언 월마트의 나스닥 이전은 이번 장에서 가장 상징적인 변화로 꼽힌다. 월마트는 1972년 이후 유지해온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마치고 기술주 중심 시장인 나스닥으로 둥지를 옮겼다. 더그 맥밀런 CEO는 CNBC에서 "월마트는 많이 변했고, 이를 시장에 제대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월마트가 더 이상 전통적인 할인 유통기업이 아니라, 기술 기반 이커머스 기업으로 평가받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는 미국 증시에서 기술 플랫폼과 데이터, AI 활용 역량이 기업 가치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통 업종조차 스스로를 '테크기업'으로 재정의하지 않으면 시장 평가에서 밀려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은값 60달러 돌파…통화 불안과 산업 수요가 만든 랠리 이날 은 선물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60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이 100%를 넘어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성과다. 팬아메리칸 실버, 산타크루즈 실버마이닝 등 관련 광산업체 주가도 하루 만에 두 자릿수 급등했다. 이번 은 랠리는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라기보다 통화 가치 불안, 지정학 리스크, 태양광·전기차·반도체 등 산업용 수요 확대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과 달리 산업 수요 비중이 큰 은의 특성이 그대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종합하면 이번 뉴욕증시는 '거의 확정된 금리 인하'와 '그 이후 연준의 태도' 사이에서 방향을 모색하는 과도기적 장세라 할 수 있다. 연준이 인하 이후에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지, 아니면 인플레이션 경계에 다시 무게를 둘지가 2026년 자산시장 방향을 좌우하게 된다. 시장은 연준에 연말 랠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연준이 그 요구를 쉽게 들어줄 수 없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파월의 한마디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
- 금융/증권
-
[월가 레이더] 연준 결단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 혼조⋯다우 0.3%↓·S&P 보합
-
-
[증시 레이더] 코스피, FOMC 경계 속 '널뛰기 끝에 상승'⋯하이닉스 6% 급등
- 코스피가 8일 장중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1% 넘게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4.80포인트(1.34%) 오른 4,154.85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4,109선에서 출발해 장 초반 약세로 전환됐다가 오후 들어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코스닥지수는 3.05포인트(0.33%) 오른 927.79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9원 내린 1,466.9원으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6.07% 급등했고 삼성전자도 1.01% 상승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1% 상승 4,154대 마감⋯코스닥도 동반 상승 코스피가 8일 장중 '널뛰기 장세'를 연출한 끝에 1%를 웃도는 상승률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54.80포인트(1.34%) 오른 4,154.85에 마감했다. 지수는 4,109.25에서 출발한 뒤 한때 4,100선 아래로 밀리며 약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폭을 키웠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경계 심리 속에서도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지수는 927.79로 0.33%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지만, 대형주 중심의 매기가 코스피로 쏠리며 상승 탄력은 제한됐다. 원/달러 환율은 1,466.9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9원 하락했다. 장 초반 1,472원대까지 올랐다가 외환시장은 오후 들어 안정세로 돌아섰다. 이날 증시는 미국 물가 지표와 FOMC를 동시에 주시하는 흐름 속에 방향성 탐색이 이어졌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다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지수가 모두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9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2.8% 상승하며 연준의 물가 목표 경로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번 주 12월 FOMC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상존하면서 미 증시는 상승폭을 제한한 바 있다. 국내 증시도 이날 장 초반 약보합권에서 출발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오후 들어 반도체와 2차전지, 방산·조선주로 매기가 확산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가 6.07% 급등해 578,000원에 마감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실적 기대가 반영되며 오후 들어 급반등했다. 삼성전자도 1.01% 오른 109,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1만원을 넘기며 심리적 저항선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LS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18조6,000억 원, SK하이닉스를 16조1,000억 원으로 각각 전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향 HBM 공급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구글 TPU 수요 확대에 따른 HBM 수요 다변화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5.99%), 삼성SDI(2.11%),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9%), 한화오션(5.07%), 기아(1.62%) 등이 올랐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0.71%), 두산에너빌리티(-4.48%), KB금융(-2.14%), 신한지주(-2.74%) 등은 약세를 보였다. 환율 시장은 미 연준(Fed)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9월 미 PCE 지표가 예상에 부합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회의 결과와 점도표,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증권업계는 이번 주를 국내 증시의 단기 방향성을 가를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주 FOMC와 함께 오라클, 브로드컴 등 글로벌 기술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반도체 투자 심리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 분위기 반전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 금융/증권
-
[증시 레이더] 코스피, FOMC 경계 속 '널뛰기 끝에 상승'⋯하이닉스 6% 급등
-
-
구직급여 10개월 만에 1조원 아래로⋯연간 누적은 사상 최대 전망
-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7920억 원에 그치며 올해 1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1월까지 누적 구직급여는 11조4715억 원으로 이미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는 0.43개로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감소세를 이어갔고, 신규 구인도 줄어들며 노동시장 체감 한파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미니해설] 올해 실업급여 지급액, 역대 최대 전망 구직급여 지급 규모가 한 달 만에 1조 원 아래로 내려앉았지만, 연간 누적액은 이미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792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 감소했다. 월 지급액이 1조 원을 하회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누적 흐름을 보면 상황은 다르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구직급여는 11조4715억 원으로 집계돼 코로나19 고용 충격이 한창이던 2021년 같은 기간 기록했던 11조2461억 원을 넘어섰다. 통상 12월에도 8000억~9000억 원대 지급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구직급여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지급 규모가 줄었다기보다 '고점 이후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일자리 사정이다. 지난달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0.43으로, 11월 기준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년 동월(0.46)보다도 더 악화됐다. 일자리는 줄고 구직자는 늘면서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다시 심화되는 양상이다. 실제 구인 흐름을 보면 위축이 뚜렷하다. 고용서비스 통합 플랫폼 '고용24'를 통한 11월 신규 구인 인원은 15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 감소했다. 반면 신규 구직 인원은 37만 명으로 3.3% 증가했다. 산업의 고용 수요는 줄어드는데,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오히려 늘고 있는 구조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1월 말 기준 1565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17만8000명 증가했다. 증가폭 자체는 플러스지만, 11월 기준으로는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동시장 고령화로 65세 이상 신규 가입이 제한되는 구조적 요인이 겹치면서 증가세 자체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고용을 떠받치고 있다. 서비스업 가입자는 1091만2000명으로 1년 새 20만8000명 증가했다. 보건복지업을 중심으로 다수 업종에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반면 도소매업과 정보통신업은 각각 4000명씩 감소하며 내수와 디지털 경기 둔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안정적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84만5000명으로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자·통신 업종은 증가했지만 기계장비, 자동차, 금속가공 분야에서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 수출 둔화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제조업 고용을 직접 압박하고 있다는 평가다. 건설업 가입자는 74만7000명으로 28개월 연속 감소세다. 주택·SOC 발주 부진에 따른 업황 침체가 고용 부진으로 직결되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 가입자가 4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여성 가입자는 13만5000명 늘었다. 연령별로는 30대, 50대, 60세 이상은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와 40대에서는 감소세가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 고용 감소는 인구 감소와 함께 제조·건설업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등에서 구인 수요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구직자는 늘어나면서 구인배수가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체 고용 지표는 양적으로는 개선 흐름이 유지되고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 청년층 고용이 상당히 부진한 이중 구조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구직급여가 다시 1조 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고용 회복 신호라기보다, 그간 누적됐던 실업 충격이 여전히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불안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구인배수는 향후 고용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노동시장의 체온은 여전히 '저체온'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 경제
-
구직급여 10개월 만에 1조원 아래로⋯연간 누적은 사상 최대 전망
-
-
[단독] 폭스바겐 ID.4 화재 5건⋯배터리 결함에 SK 배터리 연루 리콜 발령
- 독일 자동차 제조 기업 폭스바겐이 전기차 ID.4에서 발생한 잇단 화재 사고와 관련해 긴급 리콜 조치에 나섰다. 일부 차량에는 즉시 실외 주차와 급속 충전 중단이 권고됐으며, 다른 차종에서는 주행 중 바퀴가 이탈할 수 있는 치명적 결함도 확인됐다. 폭스바겐은 2023~2024년형 ID.4 전기차 311대를 대상으로 배터리 화재 위험에 따른 리콜을 실시한다고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스가 최근 보도했다. 해당 차량에는 배터리 셀 모듈 내부 전극이 정상 위치에서 이탈한 결함이 발견됐으며,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해당 차량 소유주들에게 "리콜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충전 직후 반드시 실외에 주차하고, 실내에서 밤샘 충전을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한 DC 급속 충전기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배터리 충전 한도를 80% 이내로 제한할 것도 함께 요청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초 일리노이주에서 급속 충전 중 발생한 ID.4 열폭주 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조사 과정에서 비롯됐다. 해당 차량의 배터리는 폭스바겐 본사로 이송돼 정밀 분석이 이뤄졌다. 이후 2024년 7월에는 주차 중이던 ID.4에서 추가 화재가 발생했고, 충전 중이 아니었던 또 다른 차량에서도 화재가 잇달아 보고됐다. 지난 12월 6일에도 유사한 열 사고가 추가로 발생했다. 폭스바겐과 배터리 공급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는 사고 유형이 서로 달라 정확한 원인을 특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콜로라도주에서 급속 충전 중이던 ID.4 화재 차량의 배터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셀 내부 전극이 이동한 결함이 발견됐다. 과거 화재 차량의 CT 촬영 자료를 재검토한 결과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확인되면서, 이번 리콜은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발생한 '품질 편차'로 결론이 났다. 리콜 대상 311대 전량이 결함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폭스바겐은 해당 차량의 배터리 셀 모듈을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소유주 통지는 내년 1월 30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나, 회사 측은 안전 우려가 큰 만큼 고객들이 선제적으로 리콜 대상 여부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별도로 바퀴 이탈 위험과 관련된 두 번째 리콜도 함께 발표했다. 이번 리콜은 2026년형 ID.4와 아틀라스, 아틀라스 크로스 스포츠 등 27대가 대상이다. 해당 차량에는 조립 과정에서 규격이 다른 휠 볼트가 장착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주행 중 바퀴가 이탈할 수 있는 중대한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폭스바겐은 이들 차량에 대해 '운행 중지' 조치를 내리고, 소유주들에게 즉시 공식 서비스센터에 연락해 차량을 견인 조치한 뒤 대체 운송 수단을 제공받도록 안내했다. 문제는 지난해 10월 31일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조립 라인 근로자가 규격과 다른 휠 볼트를 발견하면서 처음 드러났다. 이후 공정이 즉각 중단됐고, 조사 결과 부품 공급사의 '혼입 오류'로 인해 잘못된 볼트가 일부 차량에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폭스바겐 측은 리콜 대상 차량 중 약 40%가 실제로 잘못된 휠 볼트를 장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대부분이 아틀라스 크로스 스포츠 모델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안전을 위해 모든 차량은 반드시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아야 하며, 이상이 확인될 경우 무상으로 볼트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
- 산업
-
[단독] 폭스바겐 ID.4 화재 5건⋯배터리 결함에 SK 배터리 연루 리콜 발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