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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 동결자금 활용 우크라 지원안 공식 발표⋯벨기에 반발
- 유럽연합(EU)이 벨기에의 강력 반발에도 유럽에 묶인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법률 제안서를 공식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2년 동안 우크라이나의 재정적 수요의 3분의 2를 충당하기 위한 방안"이라면서 총액 900억 유로(약 153조원)의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나머지 3분의 1은 국제사회의 파트너들이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가 제공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은 EU 공동 차입 또는 역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활용한 '배상금 대출' 방식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자의 방식은 러시아 동결자산의 대부분이 있는 벨기에의 반대에도 EU 집행위와 회원국 다수의 선호 아래 추진돼온 방안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을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이런 방식의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은 "우크라이나가 강력한 위치에서 평화 협상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압박이야말로 크렘린궁이 반응하는 유일한 언어인 만큼, 우리는 이를 배가해야 한다"며 "우리는 푸틴의 전쟁 비용을 증가시켜야 하며, 오늘의 제안은 우리에게 이렇게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한 이 제안이 벨기에가 제기한 거의 모든 우려를 고려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EU는 그동안 역내에 제재로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일부를 활용, 돈줄이 마른 우크라이나에 향후 2년 동안 1400억 유로(약 233조원)를 무이자 대출하는 배상금 대출을 추진해 왔지만 벨기에의 반대로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했다. EU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대부분은 벨기에에 있는 중앙예탁기관(CSD)인 유로클리어에 묶여 있는데, 벨기에는 향후 법적 책임을 떠안을 수 있고 러시아의 보복을 살 수 있다며 완강한 입장을 고수했다. 러시아는 EU와 벨기에에 동결 자산에 손을 댈 경우 이는 절도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입장은 비록 우크라이나가 추후 종전 후 러시아에게 배상받지 못하면 상환할 의무가 없지만 동결 자금이 '대출' 형태로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자산 몰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이날 현지 언론에 유럽집행위원회가 회원국의 의사에 반해 사기업인 유로클리어에서 자산을 몰수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며, 러시아의 동결 자산 사용이 '몰수'에 해당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막심 프레보 벨기에 외무장관 역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내놓은 법적 문서는 "우리의 우려를 만족할 만한 방식으로 해소하지 못한다"며 반대를 분명히 했다. 프레보 장관은 "우리는 배상금 대출 방식은 위험하고, 전례가 없기에 최악의 선택지임을 거듭 이야기해 왔다"며 EU가 러시아 동결 자산 사용이 아닌 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U 집행위원회는 벨기에 측의 계속된 반발을 의식한 듯 이날 내놓은 문서는 벨기에를 어떤 법적 위험에서도 보호하는 것임을 설명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집행위는 벨기에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다른 EU 국가에 동결된 약 250억 유로의 자산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오늘 우리가 제안한 모든 것은 법적으로 탄탄하며, EU법과 국제법에 전적으로 부합한다"며 "회원국들은 대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보증' 제공을 요청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보증은 EU의 차입이 완전히 보호되고, 부담의 공정한 분담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이런 보호 장치 덕에 특정 회원국이 러시아의 소송에 대가를 치르도록 내몰릴 가능성은 매우 낮아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EU 집행위가 공개한 우크라이나 지원 액수는 당초 거론되던 규모인 1천400억 유로에서 상당폭 축소된 것이다. 돔브로우스키스 위원은 이와 관련, 사용할 수 있는 러시아 동결 자산은 총 2100억 유로 규모라면서, 나머지 금액은 추후 필요할 경우에 한해 인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기에가 끝내 반대하더라도 이 방안에 회원국 대다수가 찬성하는 만큼 결국에는 오는 18∼19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집행위원회의 뜻이 관철될 가능성이 있다고 AFP 통신은 전망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공개된 지원안은 만장일치가 아니라 '가중다수결'로 승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중다수결은 한 나라가 1표를 행사하는 단순 다수결이 아니라 회원국의 인구, 경제력, 영향력 등을 고려해 각각 다르게 배정된 표를 합산해 가결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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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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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 동결자금 활용 우크라 지원안 공식 발표⋯벨기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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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금리 인하 베팅에 다우 471p 급등⋯ADP 고용 쇼크가 랠리 불씨
- 미국 뉴욕증시가 3일(현지시간) 민간 고용 감소라는 '악재'를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재료로 삼으며 급반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1포인트(1.0%) 오른 4만7929.65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3%, 나스닥지수는 0.33% 상승했다. 고용정보업체 ADP는 11월 미국 민간 고용이 전달 대비 3만 2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4만 명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이 반영한 금리 인하 확률은 89%까지 치솟았다. 금리 인하 기대 속에 웰스파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고, 비트코인은 9만 2000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매출 목표 조정 보도로 1% 넘게 하락했고, 엔비디아·브로드컴·마이크론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월마트는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 90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고, 마블테크놀로지와 아메리칸이글은 실적 개선 기대에 각각 7%, 14% 급등했다. [미니해설] '고용 쇼크=안도 랠리'의 역설…뉴욕증시, 정책 기대에 다시 선 줄타기 이번 뉴욕증시는 전형적인 '역설의 장세'였다. 민간 고용이 3만 2000명 감소했는데, 주가는 급등했다. 경기 지표는 식어가는데, 주식시장은 오히려 환호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시장에선 이제 고용 부진이 경기 침체 신호가 아니라 '금리 인하 확정 신호'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 웰치(Scott Welch) 서튜리티(Certuity)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서 "사람들이 주목하는 건 노동시장이다. 수치가 어떻게 나오든 결국 금리 인하 쪽으로 갈 것이고, 다음 주에는 의심의 여지 없이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시장은 연준에 모든 것이 걸려 있다. 만약 인하가 없다면 상황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이 발언은 지금 뉴욕증시의 실체를 정확히 꿰뚫는다. 실적도, 소비도, 지정학 변수도 아니다.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유일한 동력은 '연준의 결정' 하나뿐이다. JP모건 "2026년 고용 둔화 더 깊어진다"…인하 랠리의 유효기간 장기 시계는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JP모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Michael Feroli)는 "2026년으로 접어들면서 노동시장 둔화가 더 크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에는 해고 지표가 늘어나면서 순고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3~6개월 동안 고용 증가 속도는 '불안할 정도로 느릴 것'이며, 이는 가계 소득 둔화를 통해 경기 전반에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12월과 1월 회의까지는 고용 약세를 이유로 인하가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2% 이상에서 고착되며 추가 완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즉, 이번 랠리는 '장기 강세장 진입'이 아니라 '단기 정책 반등'에 가깝다는 의미다. 인하가 끝나는 순간, 시장은 다시 실물 경기라는 냉정한 심판대 위에 오르게 된다. "관세 때문 아니다"…러트닉의 해명과 시장의 다른 해석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 상무장관은 CNBC에서 고용 감소와 관련해 "아니다. 관세 때문이 아니다"라며 "정부 셧다운과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이 고용 수치에 일시적 영향을 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투자자들은 고용 부진의 원인보다 '그 결과로 금리가 내려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만 집중했다. 지금 시장에서 정책 논쟁은 전부 '금리 인하'라는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된다. AI는 이제 '증명 구간'…"승자와 패자가 갈리기 시작했다" 이번 장세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AI 섹터 내부의 분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소프트웨어 판매 목표 조정 보도로 하락하자, 엔비디아·브로드컴·마이크론도 일제히 밀렸다. 웰치는 이에 대해 "시장이 이제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기 시작했다"며 "기업들이 서로에게 투자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해 얼마나 많은 부채를 끌어쓰고 있는지가 핵심 감시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AI 주식은 더 이상 '미래 성장 스토리'만으로 오르는 구간이 아니다. 이제는 부채 구조, 현금 흐름, 실질 수익화가 검증되는 냉정한 단계로 진입했다. 비트코인·구리·천연가스 동시 강세…'전형적 유동성 장세' 비트코인은 9만 2000달러를 돌파했고,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천연가스 가격도 3년 만의 최고치로 뛰었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 → 달러 약세 → 위험자산·실물자산 강세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의 교과서적 흐름이다. 대만·GM·월마트…각기 다른 신호가 말하는 하나의 결론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중국의 군사 훈련이 더 빈번해지고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GM의 메리 배라(Mary Barra) CEO는 "규제가 완화돼도 연비와 배출가스 개선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고소득층 고객 유입으로 시가총액 9000억 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 모든 장면은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된다. 지금 시장은 '경기 장세'가 아니라 '정책·유동성 장세' 위에 서 있다. 이번 뉴욕증시는 경기가 나빠질수록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비정상적 구조 속 랠리다. 연준이 약속대로 금리를 내리면 단기 상승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JP모건이 경고한 대로 고용 둔화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굳어질 경우, 2026년 이후 시장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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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금리 인하 베팅에 다우 471p 급등⋯ADP 고용 쇼크가 랠리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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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3)] 미국 식탁의 '대두유'가 비만 부른다?⋯체중 증가 연결 고리 첫 규명
-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용유인 대두유(콩기름)가 비만을 유발하는 대사 경로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 실험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인간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석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UCR) 연구진은 대두유가 풍부하게 포함된 고지방 식단을 섭취한 실험쥐 대부분이 유의미한 체중 증가를 보였으나, 유전자 변형을 통해 특정 간 단백질의 구조가 달라진 쥐들은 같은 식단에서도 비만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UC리버사이드뉴스가 전했다. 이 간 단백질은 체내 지방 대사와 관련된 수백 개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며, 대두유의 주요 성분인 리놀레산(linoleic acid)의 대사 방식에도 변화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지질 연구 저널(Journal of Lipid Research)'에 게재됐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소니아 디올(Sonia Deol) UCR 생의학 연구원은 "이번 발견은 대두유를 많이 섭취하는 식단에서 왜 일부 사람은 더 쉽게 체중이 증가하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CR 연구진에 따르면 인간의 경우에는 두 가지 형태의 간 단백질(HNF4α)이 존재하는데, 대체형 단백질은 만성 질환, 단식에 따른 대사 스트레스, 알코올성 지방간 등 특정 조건에서 주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연령, 성별, 약물 복용, 유전적 차이와 같은 요인들이 이러한 단백질 발현 차이에 영향을 미쳐 대두유의 대사 효과에 대해서도 개인별 민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앞서 UCR 연구진이 2015년 발표한 "대두유가 코코넛 오일보다 비만 유발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를 한층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연구는 현상 수준의 연관성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비만과 직접 연결되는 생화학적 경로를 보다 정밀하게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랜시스 슬래덱(Frances Sladek) UCR 세포생물학 교수는 "문제는 기름 자체나 리놀레산 그 자체가 아니라, 인체 내에서 이 지방이 어떤 물질로 전환되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리놀레산은 체내에서 '옥실리핀(oxylipins)'이라는 분자로 전환되며, 이 물질이 과도하게 생성될 경우 염증 반응과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실험쥐는 대두유 기반 고지방 식단에서 옥실리핀 수치가 크게 증가했으나, 유전자 변형 쥐는 동일한 식단에서도 옥실리핀 수치가 현저히 낮게 유지됐고, 간 건강 지표 역시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특히 이들 쥐에서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돼, 체중 증가에 대한 저항력과의 연관성도 추가로 제기됐다. 연구진은 비만을 유발하는 핵심 물질이 리놀레산과 알파-리놀렌산에서 유래한 특정 옥실리핀이라는 점도 규명했다. 다만 유전자 변형 쥐의 경우 저지방 식단에서도 옥실리핀 수치가 높게 나타났음에도 비만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옥실리핀만으로 비만을 설명하기는 어렵고 다른 대사 요인들이 함께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추가 분석 결과, 유전자 변형 쥐에서는 리놀레산을 옥실리핀으로 전환하는 두 개의 주요 효소군의 활성도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효소들의 기능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포유류에서 매우 유사한 구조로 보존돼 있으며, 유전적 요인과 식습관, 환경 요인에 따라 활성도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특히 혈액 내 옥실리핀 수치가 아니라 간 내 옥실리핀 수치만이 체중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일반적인 혈액 검사만으로는 초기 대사 이상을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미국에서 대두유 소비는 지난 100년간 급격히 증가했다. 전체 칼로리 섭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 수준에서 현재는 10%에 육박한다. 대두유는 식물성 단백질 원천인 대두에서 추출되며 콜레스테롤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을 중심으로 리놀레산이 과잉 섭취되는 구조가 만성 대사 질환을 부추기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는 콜레스테롤이 없는 대두유를 섭취한 쥐에서 오히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한 현상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현재 옥실리핀 생성 경로가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정확한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옥수수유·해바라기유·홍화유처럼 리놀레산 함량이 높은 다른 식용유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추가로 분석 중이다. 디올 연구원은 "대두유 자체가 본질적으로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현재와 같은 과도한 섭취량은 인체가 진화 과정에서 감당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대사 경로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아직 인간 대상 임상시험으로 확대될 계획은 없지만, 향후 식품 정책과 영양 지침, 만성질환 예방 전략 수립에 참고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은 크다. 슬래덱 교수는 "담배와 암의 연관성이 처음 관찰된 이후 경고 문구가 도입되기까지 100년이 걸렸다"며 "대두유 과잉 섭취와 건강 문제의 연관성도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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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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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3)] 미국 식탁의 '대두유'가 비만 부른다?⋯체중 증가 연결 고리 첫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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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7% 급락에 뉴욕증시 동반 하락⋯12월 첫 장부터 변동성 경고
-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7% 급락하며 8만 5000달러 선이 무너진 12월 첫 거래일, 뉴욕증시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휘말려 일제히 하락했다. 1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5% 내렸고, 나스닥종합지수는 0.4%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357포인트(0.7%) 밀리며 5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8만 5000달러 아래로 급락했고, 최근 한 달 기준으로는 22% 하락했다. 10월 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12만 6000달러대) 대비 낙폭은 30%를 넘겼다. 스트래티지, 코인베이스,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 등 가상자산 관련주도 동반 급락했다. AI(인공지능) 대표 종목에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브로드컴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2% 넘게 하락했다. 다만 엔비디아가 시놉시스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놉시스 주가는 급등했고, 엔비디아도 1% 넘게 올랐다. 소비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홈디포와 월마트가 동반 상승했고, 소매업종 ETF(XRT)는 1% 가까이 오르며 최근 5거래일 상승률이 7%를 웃돌았다. 에너지 업종도 우크라이나 드론의 러시아 원유 인프라 공격과 OPEC+의 감산 유지 결정으로 1% 넘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정을 '숨 고르기'로 평가했다. 로버트 샤인 블랭키샤인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은 현재 소화 국면에 있다"며 "연준이 다음 주 다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주식의 기본 여건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비트코인 쇼크와 AI 조정, 12월 증시는 '속도 조절' 국면으로 12월 첫 거래일의 핵심 변수는 단연 비트코인 급락이었다.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8만 5000달러 선이 붕괴되며 하루 낙폭 7%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트코인은 3월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근 한 달 하락률은 22%, 10월 초 사상 최고치(12만 6272달러) 대비로는 33% 가까이 밀린 상황이다. 이 여파는 주식시장으로 즉각 전이됐다. 스트래티지는 9% 급락했고, 코인베이스와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WSJ는 "가상자산 급락이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스트래티지 등 암호화폐 관련 종목의 동반 약세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이는 단순한 코인 가격 조정이 아니라 레버리지를 활용한 위험자산 전반의 동시 디레버리징(위험 축소)이 시작됐음을 시사한다. AI 거품 논쟁 속 옥석 가리기…델 저평가 논쟁의 의미 AI 관련주도 조정 흐름을 이어갔다. 브로드컴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2% 이상 밀렸고, 11월 한 달 동안 나스닥지수는 1.5% 하락하며 7개월 연속 상승 흐름이 끊겼다. CNBC는 "11월 중 한때 나스닥은 10월 종가 대비 8% 가까이 밀리며 AI 밸류에이션 우려가 고조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AI 산업 자체의 붕괴보다는 '속도 조절'과 '선별적 재평가'에 맞춰져 있다. 베어드의 투자 전략가 로스 메이필드는 "AI 지출의 실효성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검증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이는 강세장을 끝낼 만큼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저점에서의 반등은 여러 측면에서 인상적이며, 연말 시장을 강하게 마무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종목이 델 테크놀로지스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기술 리서치 책임자 폴 믹스는 "지난주 반등 이후에도 델은 절대적으로,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델은 올해 약 250억 달러 규모의 AI 서버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몇 년간 매출 성장률은 10% 이상, 주당순이익(EPS)은 15%까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믹스는 특히 "AI 인프라 핵군비 경쟁(nuclear arms race)은 앞으로 최소 2년은 지속될 것"이라며 "델 같은 종목은 이 흐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연준 3연속 인하 기대와 트럼프 변수의 이중 압력 시장의 또 다른 핵심 축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이다. WSJ는 "투자자들은 12월 10일 종료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세 번째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CME 그룹 자료상 인하 확률은 80%를 웃돈다. CNBC에서도 로버트 샤인 CIO는 "주식은 현재 소화 국면에 있다"며 "연준이 다음 주 금리를 다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식의 기본 환경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 불확실성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 후보를 결정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예측시장에서는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독립성 논란을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변수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4.099%까지 상승하며 위험자산에 부담을 줬다. 금리·채권·성장주·AI주·가상자산이 하나의 고리로 다시 연결되며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가 재가동되고 있다. OPEC+·우크라이나 변수, 에너지만 살아남은 하루 증시 전반이 조정을 받은 가운데 에너지 업종만은 강세를 보였다. CNBC는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원유 수송 선박과 흑해 수출 터미널을 타격한 데다, OPEC+가 2026년 1분기까지 증산을 보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가 올랐다"고 전했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APA, 발레로는 2~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당일 시장이 'AI·코인 같은 고위험 자산에서 지정학 리스크를 반영한 실물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전형적 방어 패턴'을 보였다는 점을 시사한다. 12월 증시, '비트코인·AI·연준' 3대 축의 시험대 통계적으로 12월은 S&P500 기준 연중 세 번째로 강한 달이다. 그러나 올해 12월은 비트코인 급락, AI 조정, 연준 인사 변수,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겹치며 출발부터 변동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강세장의 종말로 보지는 않는다. 메이필드의 말처럼 이는 "치명적인 붕괴가 아닌 검증 과정"에 가깝다. 결국 12월 증시는 비트코인의 하방 안정 여부, 연준의 3연속 금리 인하 실행, 그리고 AI 인프라 실적주의 실적 가시성 확인이라는 세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다시 방향성을 잡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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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7% 급락에 뉴욕증시 동반 하락⋯12월 첫 장부터 변동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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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아마존 데이터센터, 희귀암 집단 발병 의혹⋯"오리건판 플린트 사태"
- 미국 오리건주 동부의 농촌 지역에서 아마존(Amazon) 데이터센터 인근 주민들 사이에 희귀암과 유산, 신장 질환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역사회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잡지 롤링스톤(Rolling Stone)은 오리건주 모로카운티(Morrow County)의 목장주이자 전 카운티 커미셔너인 짐 도허티(Jim Doherty)의 사례를 통해 이 지역의 심각한 수질 오염 실태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도허티는 최근 몇 년 사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원인 불명의 질환이 급증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지역 보건당국과 함께 지하수 70곳을 조사했다. 그 결과 68곳의 수질이 미 환경보호청(EPA) 질산염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조사 초기에 방문한 30가구 중 25명은 최근 유산을 겪었고, 6명은 신장을 잃었다"며 "흡연 경험이 전혀 없는 60세 한 남성은 흡연자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후두암으로 성대를 절제해야 했다"고 전했다. 도허티는 처음엔 인근 대형 축산농장의 비료 유출이 주요 원인이라 의심했지만, 조사 결과 2011년 가동을 시작한 아마존의 약 929㎡(1만 평방피트) 규모 데이터센터가 지역 오염을 악화시킨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 냉각을 위해 막대한 양의 지하수를 끌어올리고, 이 과정에서 이미 오염된 농업 폐수가 지하수계에 재순환되면서 질산염 농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증발로 인해 오염물질이 더욱 농축된 냉각수는 다시 배출되며, 오염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일부 시료에서는 질산염 농도가 오리건주 안전 기준의 8배에 달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대해 아마존 대변인 리사 레반도우스키는 "당사 데이터센터는 지역사회와 동일한 수원을 사용하며, 질산염은 공정상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며 "전체 수자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적어 수질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정부와 기업의 미온적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환경단체 '오리건 루럴 액션(Oregon Rural Action)'의 크리스틴 오스트롬 사무국장은 "이번 사태는 미시간주 플린트(Flint) 수질 오염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이 미약한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당국의 대응은 지나치게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주민 캐시 멘도사는 "가정에 공급되는 물이 유산과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 조치 없이 방관할 수 있느냐"며 "그들은 여전히 새로운 데이터센터 계약을 맺으며 이익을 내고 있다"고 분노를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역적 수질 문제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산업이 초래할 수 있는 환경 및 공중보건 리스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디지털 인프라의 그늘'이 지역 사회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가운데, 기업의 책임과 정부의 규제 역할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미시간주 '플린트 수질 오염' 사건은 행정 실패가 초래한 미국 현대사의 대표적 환경 참사로 꼽힌다. 플린트는 한 때 자동차 산업으로 번성했으나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쇠퇴했다. 시 정부가 2014년 비용 절감을 이유로 수원(水源)을 디트로이트 수돗물에서 플린트 강으로 전환한 결과, 부식성 강물이 납 배관을 부식시키며 수만 명의 주민이 납에 오염된 식수를 마시게 됐다. 이후 영유아를 포함한 주민 다수가 납 중독으로 발달 장애와 각종 질환을 겪었으며, 오염된 물에서 발생한 레지오넬라균 감염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정부의 은폐와 늑장 대응이 폭로되면서 2016년 연방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이후 플린트는 미국 내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 운동의 상징 도시로 남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오리건 사태가 "플린트 이후 또 한 번의 경고"라며,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세계 각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는 현 시점에서 대기업과 정부의 책임 있는 환경 관리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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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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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아마존 데이터센터, 희귀암 집단 발병 의혹⋯"오리건판 플린트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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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산기업 매출 10% 급감⋯반부패 사정 여파로 군 현대화 '경고등'
- 중국의 대대적인 반(反)부패 사정이 방위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주요 군수기업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군 현대화 계획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100대 무기생산 및 군사서비스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00대 방산기업 명단에 포함된 중국 업체 8곳의 총매출은 883억 달러(약 130조 원)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100대 방산기업 매출이 6,790억 달러로 5.9%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세계 방산시장 내 중국 기업 비중은 2023년 16%에서 지난해 13%로 하락했다. 지역별로도 아시아·오세아니아 기업만이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한국(31%↑)과 일본(40%↑) 기업의 매출 확대에도 중국의 부진이 전체 수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 최대 방산업체인 중국병기공업집단(NORINCO·노린코)은 매출이 전년(203억 1000만 달러) 대비 31% 급감한 139억 7000만 달러로, 100대 기업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중국전자과학기술집단(CETC)은 10.4%,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은 16.1% 줄었으며, 중국항공공업집단(AVIC) 역시 1.3% 감소했다. 8개 기업 중 매출이 증가한 곳은 중국선박집단(CSSC·8.7%↑)과 중국항공엔진집단(AECC·9.6%↑) 단 두 곳뿐이었다. SIPRI는 보고서에서 "중국 방산기업 8곳 중 6곳이 조달 과정에서 부패 혐의가 제기돼 신규 계약이 지연되고 기존 프로젝트가 재검토되면서 매출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또 "노린코는 2023년 부패 혐의로 이사회 회장과 군 부문장이 해임된 뒤 주요 계약이 연기됐고, 항천과기집단(CASC)도 대표 해임 이후 군사 위성 및 발사체 프로젝트가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미사일·우주개발 차질 우려…'2027년 강군 목표'에도 먹구름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줄곧 "군 내부의 부패 척결 없이는 군 현대화도 없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2023년 이후 로켓군(戰略支援부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숙청되며 군 내 사정 바람이 정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공산당 제20기 4중전회에서는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비롯해 군부 핵심 인물 9명이 부패 연루 혐의로 직위를 잃었다. 이 같은 대규모 숙청과 조달 검증 강화로 인해 중국 군의 핵심 산업-미사일, 위성, 항공기 엔진, 전자전 시스템-의 개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IPRI 연구원 량샤오는 "주요 방산기업의 부진은 로켓군의 첨단 무기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항공우주와 사이버 방위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는 2027년 인민해방군(PLA) 창군 100주년까지 '세계 일류 강군'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불확실성을 더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27년까지 미군에 버금가는 전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핵·미사일 전력 강화, 우주항공 기술 자립, 사이버전 능력 고도화를 추진해왔으나, 최근 군수 조달망의 정체로 사업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NORINCO의 전차 및 자주포 생산, CASC의 발사체 및 위성 시스템, CETC의 군 통신 장비 조달이 잇따라 지연되면서, 인민해방군의 무기 현대화 프로젝트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방향은 유지되지만 속도는 둔화"…예산 확대에도 실적 부진 그럼에도 중국의 국방예산은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중국의 공식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2% 늘어난 1조 6700억 위안(약 340조 원)으로, 10년 연속 증가세다. 량샤오 연구원은 "일부 프로그램의 지연이나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국방예산의 지속적 확대와 정치적 의지는 변함없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군 현대화 속도가 완만해질 수 있으나, 중장기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의 방산 부진과는 대조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차·포·탄약 수출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30% 이상 확대됐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도 방위성 예산 확대에 따라 매출이 40% 증가했다. 반부패의 역설…'청렴한 군대'와 '느려진 현대화' 사이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정책은 "청렴한 인민군 창설"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됐으나, 결과적으로 군 현대화의 속도 저하와 공급망 불안정이라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부패 척결을 통한 군 기강 확립이 필수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방산기업의 조직 개편과 예산 집행 지연이 겹치면서 첨단 무기 생산 주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SIPRI는 "부패 척결은 중국군의 신뢰성 제고에 도움이 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조달 효율성과 생산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부패 사정이 장기화될수록 '청렴한 군대'라는 정치적 상징과 '세계 일류 강군'이라는 전략적 목표 사이의 긴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방위산업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지, 혹은 내부 정화의 후폭풍에 휘말릴지는 향후 2~3년 내 방산 수출 및 핵심 무기 프로그램의 진척 속도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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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산기업 매출 10% 급감⋯반부패 사정 여파로 군 현대화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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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고객 3천만명 정보 유출에 납품업계 긴장⋯"단기 충격 제한, 장기화 땐 매출 타격 불가피"
- 국내 이커머스 1위 쿠팡에서 3000만명 이상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쿠팡과 거래하는 납품업체들이 불안감 속에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식품·패션·뷰티·생활용품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은 "소비자 불신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만 식품·화장품처럼 쿠팡이 직접 제품을 매입하는 '직매입 구조' 품목의 경우, 납품 이후 책임이 쿠팡에 있어 당장 납품 차질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소비자 불매와 쿠팡 매출 감소가 납품업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쿠팡 채널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매출 충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쿠팡발 고객 불신, 납품업계로 번질까"…3천만명 정보 유출 여파에 유통시장 '긴장'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이 고객 3300만명 이상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건의 여파는 단순한 IT 보안 문제를 넘어, 쿠팡과 직거래하는 수천 개 납품업체들의 매출과 신뢰를 뒤흔들 수 있는 '2차 파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앞서 쿠팡은 2025년 11월 29일 약 3370만명에 이르는 고객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된 됐다고 밝혔고, 다음날인 30일 공식 사과했다. 단일 기업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로,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쿠팡은 사과문을 통해 "지난 6월 24일부터 발생한 고객 정보 비인가 접근 사고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유출된 항목이 고객의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일부 주문 내역에 한정되며, 결제 정보나 비밀번호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긴급 점검회의에 앞서 "피해를 입은 고객과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유출 사실을 5개월간 인지하지 못한 경위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된 '중국 국적 직원 연루설'에 대해서는 "수사 영역에 속한 사안으로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은 할 수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쿠팡은 피해 규모의 '급격한 번복'으로 충격을 던졌다.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유출 피해 계정이 약 4500개 수준이라고 밝혔으나, 불과 9일 뒤 3370만 개 계정으로 수정 발표했다. 이로 인해 초기 대응 및 내부 파악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쿠팡 직매입 구조 덕에 단기 충격은 제한적" 1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뷰티·생활용품 등 다수의 납품업체들은 현재로선 납품 중단이나 거래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이 해당 품목 대부분을 '직매입(쿠팡이 상품을 직접 구매해 판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납품이 완료된 제품은 이미 쿠팡의 재고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쿠팡이 매입한 물량의 유통과 판매는 전적으로 쿠팡의 책임"이라며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당장 납품 일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도 "직매입 구조로 이미 거래가 끝난 물량은 피해가 없다"며 "현재로서는 쿠팡과 제휴를 끊거나 납품량을 줄이는 방안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불안이 매출로 번질까"…채널 의존도 높은 기업 '긴장' 그러나 업계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소비자 불매 움직임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쿠팡의 플랫폼 내 판매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쿠팡 매출 감소가 곧바로 납품 물량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쿠팡 매출이 줄면 우리 납품 물량도 줄어든다"며 "소비자 신뢰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초기 매출 감소 조짐'이 감지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유출 직후부터 일부 상품 판매량이 줄었다"며 "대형 이슈가 터질 때는 초반 1~2주간 매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쿠팡 탈퇴 움직임 본격화 땐 납품업체 직격탄" 소비자 불안이 실제 '쿠팡 탈퇴' 혹은 타 플랫폼 이동으로 이어질 경우, 납품기업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 현재 식품, 패션, 뷰티, 생활용품 등 다수의 중소기업이 쿠팡을 주요 판로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브랜드일수록 자사몰보다 쿠팡 매출 의존도가 높아, 플랫폼 신뢰도 하락은 곧바로 '매출 감소'로 직결된다. 생활용품업체 한 관계자는 "아직 쿠팡 내 브랜드숍 운영에는 차질이 없지만, 만약 대규모 탈퇴가 현실화되면 쿠팡 내 주문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 손상, 간접 피해 우려" 업계는 또 다른 문제로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꼽는다. 쿠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고객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없음에도 "쿠팡을 이용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결국 납품 브랜드까지 '불신의 연쇄 반응'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중견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을 구매한 경로가 곧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된다"며 "쿠팡을 통한 유통 비중이 높을수록 브랜드 평판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쿠팡, 신뢰 회복 위해 보상·보안 강화 시급" 전문가들은 쿠팡이 빠른 보상 절차와 정보보호 체계 강화를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출 규모가 국내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3000만명을 넘은 만큼, 단순한 사과나 일시적 대응으로는 소비자 불신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유통학회 관계자는 "쿠팡은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수많은 브랜드의 유통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쿠팡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이커머스 전반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쿠팡을 넘어 국내 전체 전자상거래 산업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다른 대형 플랫폼들도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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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고객 3천만명 정보 유출에 납품업계 긴장⋯"단기 충격 제한, 장기화 땐 매출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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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인도 소형차 배출가스 특례 폐지 촉구⋯스즈키에만 '유리한 규정' 반발
- 인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정부의 새 연비 기준안 중 '경차(輕車) 배출가스 완화 규정'이 특정 업체에만 유리하다며 특례 폐지를 촉구했다고 디에지말레이시아(theedgemalaysia)가 보도했다. 현대자동차와 타타모터스(Tata Motors)는 최근 인도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차량 중량을 기준으로 한 이산화탄소 배출 완화 조항은 시장 공정성을 훼손하고, 전기차(EV) 확대 정책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타타·마힌드라(Mahindra & Mahindra)·JSW MG모터 등은 각각의 서한을 통해 "무게 완화 기준이 한 업체에만 실질적 혜택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 업체가 인도 최대 소형차 제조사인 마루티 스즈키(Maruti Suzuki)라고 밝혔다. [미니해설] 현대차·타타, 印 정부에 "경차 배출가스 완화안 철회하라"…스즈키 특혜 논란 인도 정부의 새로운 자동차 연비 기준 개정안을 둘러싸고 업계의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타타모터스, 마힌드라&마힌드라, JSW MG모터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경차에 대한 중량 기준 완화는 특정 기업에만 유리한 불공정 정책"이라며 인도 정부에 공식 철회를 요청했다. 새 연비 기준, "무게 909kg 이하 차량 완화" 조항 논란 인도 정부는 내년 시행 예정인 '기업 평균연비(Corporate Average Fuel Efficiency, CAFE)' 개정안을 통해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한을 기존 113g/km에서 91.7g/km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초안에는 무게 909kg 이하, 길이 4m 이하, 엔진 배기량 1200cc 이하의 휘발유 차량에 대해 "효율 개선 잠재력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완화 조항을 두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규정이 시행될 경우, 인도 내 소형차 시장의 약 16%를 차지하는 마루티 스즈키가 주요 수혜 기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실제 업계 통계에 따르면 무게 909kg 이하 차량의 95% 이상이 스즈키 생산 모델이다. 현대·타타 "EV 전환에 역행…산업 경쟁 왜곡 초래" 현대차는 산업부에 제출한 서한에서 "이번 완화안은 글로벌 시장의 연비·탄소 규제 강화 추세에 역행하는 조치로 비칠 수 있다"며 "특정 세그먼트를 위한 예외 규정은 업계의 기술 투자 계획과 소비자 신뢰를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타타모터스와 마힌드라 역시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마힌드라는 전력부에 보낸 서한에서 "차체 중량이나 크기에 따른 특별 카테고리를 도입하면 안전성과 청정성 개선 노력이 후퇴하고, 업계 내 '공정 경쟁의 장'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다. JSW MG모터도 교통부에 제출한 11월 21일자 서한에서 "909kg 이하 차량의 대부분이 한 제조사의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 구간만 완화할 경우 한 기업에 대한 불균형적 혜택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마루티 스즈키 "소형차는 본질적으로 친환경적" 반박 논란의 중심에 선 마루티 스즈키는 "소형차는 대형 SUV보다 연료 소비와 탄소 배출이 훨씬 적다"며 "이런 '안전장치(safeguard)'는 온실가스 감축과 연료 절약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스즈키 측은 "유럽·미국·중국·한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도 초소형 차량에 대한 예외 규정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인도 정부가 특정 업체를 고려해 임의로 설정한 909kg 기준은 국제 표준과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완성차 업계 임원 3명은 로이터에 "이번 기준은 기술적·환경적 근거가 부족하며, 사실상 스즈키만을 위한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정책 급변, 산업 불안정 초래"…투자 위축 우려 현대차는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 인도 자동차 산업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특정 세그먼트를 편들 경우, 향후 산업의 안정성과 소비자 신뢰가 손상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이미 확립된 기준을 토대로 향후 기술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새로운 CAFE 규제안을 통해 전기차 보급을 가속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이번 완화 조항이 오히려 내연기관 중심의 소형차 시장을 보호해 EV 전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 "스즈키 대(對) 신흥 EV 진영" 구도 심화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은 소형차 중심의 마루티 스즈키 진영과, 전기차·프리미엄 SUV 시장을 중심으로 한 타타·현대·마힌드라 진영으로 양분돼 있다. 타타는 인도 내 EV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 역시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 SUV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정부의 이번 정책이 스즈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경우, EV 중심 기업들의 기술 투자와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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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인도 소형차 배출가스 특례 폐지 촉구⋯스즈키에만 '유리한 규정'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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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 뉴욕증시, 금리 인하 확신 속 동반 상승⋯나스닥 7개월 랠리 멈춤
- 미국 뉴욕증시가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단축 거래 속에서도 동반 상승했다. 28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89.30포인트(0.61%) 오른 4만7716.4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4% 상승한 6849.09, 나스닥 종합지수는 0.65% 오른 2만3365.69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5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11월 한 달 누적으로는 약 2% 하락하며 7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멈췄다. AI 관련주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기술주 전반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 컸다. 반면 S&P500과 다우지수는 주간 강세에 힘입어 11월에도 소폭의 월간 상승세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주된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연내 금리 인하 확률은 87%까지 높아졌다.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기대감도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당일 미국 온라인 소비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6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마트 주가는 1% 넘게 올랐다. 다만 기술주는 AI 수익성 논란이 지속되며 상대적인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니해설] 금리 인하가 끌어올린 연말 랠리, AI는 왜 주춤했나 이번 뉴욕증시의 핵심 동력은 단연 '연준 인하 확신'이다. 자크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베리는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은 이제 우리가 불과 몇 주 안에 연준의 금리 인하를 볼 가능성이 80~85%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우리가 분명한 완화 국면에 진입했고, 그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임을 확인해 주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발언이 바로 뉴욕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의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에 대해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여지가 있다"는 언급이다. 연준 내부에서 사실상 12월 인하를 위한 '정책 명분 쌓기'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채권 금리는 이미 선제적으로 하락했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다시 꿈틀대고 있다. AI 랠리의 피로, 나스닥 월간 하락이 던진 경고 그럼에도 나스닥은 3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하락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AI 거품에 대한 우려가 변동성을 키운 이후 나스닥은 11월에 약 1.5% 하락했다"고 짚었다. 이는 단순한 단기 조정이 아니라, AI 기업의 '수익성 검증 국면' 진입을 의미한다. 금리 인하 환경에서는 원래 성장주가 가장 먼저 반등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AI 기업은 이미 밸류에이션이 미래 5~7년의 성장을 선반영한 상태다. 여기에 실적 가시성이 기대만큼 따라주지 못하면서, 금리 인하 호재가 오히려 '차익 실현의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스닥의 월간 하락은 바로 이 균열을 정확히 드러낸 신호다. 반도체는 살아 있다…실적 기반 종목으로 자금 이동 AI 피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주는 살아남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아날로그디바이스, 인텔 등 일부 반도체 종목은 단축 거래에서도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아날로그디바이스는 S&P500 종목 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12개 종목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시장 자금이 'AI 스토리'에서 '실적 기반 반도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다. AI 인프라 투자 자체가 멈춘 것이 아니라, 수익이 실제 숫자로 확인되는 기업만 살아남는 선별 장세로 진입했다는 의미다. 향후 반도체 시장은 'AI 테마주'가 아니라 '현금 창출 능력'이 주가를 결정하는 구간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소비가 증시를 떠받쳤다…미국 내수의 마지막 엔진 이번 장세에서 또 하나 중요한 축은 소비다.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하루 동안 미국 온라인 소비는 64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어도비 디지털 인사이트의 비벡 판디아는 "할인 폭이 핵심이었다. 유통업체들이 공격적 할인에 나서며 온라인 소비를 강하게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미소매연맹(NRF)은 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먼데이까지 쇼핑 인구가 1억 869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는 여전히 꺼지지 않는 '최후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 우려를 일정 부분 상쇄하며 증시의 하단을 떠받치는 구조다. 지금 시장은 'AI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11월 뉴욕증시는 단순한 조정장이 아니다. 연준은 완화로 방향을 틀었고, 유동성은 다시 위험자산으로 이동 중이다. 그러나 그 자금은 더 이상 'AI라면 무조건 매수'로 쏠리지 않는다. 실적이 검증된 반도체, 견조한 소비주, 금리 수혜 금융주로 자금의 방향이 구조적으로 이동하는 초입 구간이다. 이번 나스닥의 월간 하락은 단기 조정이 아니라 AI 단일 주도 장세의 종료 선언에 가깝다. 연말 랠리는 유지되겠지만, 그 주인공은 더 이상 AI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지금, 'AI 이후의 새로운 중심축'을 조용히 갈아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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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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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 뉴욕증시, 금리 인하 확신 속 동반 상승⋯나스닥 7개월 랠리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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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3)] 기후변화, 플라스틱을 '더 위험한 오염물'로 바꾼다
-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폭염·홍수·산불 등 극단적 기상현상이 플라스틱 오염을 더욱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형태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공중보건대학의 프랭크 켈리(Frank Kelly) 교수 연구팀은 27일(이하 현지시간) 게재된 과학저널 프론티어스 인 사이언스(Frontiers in Science)에서 "기후변화가 플라스틱 오염의 이동성·지속성·유해성을 모두 강화시키고 있다"며 국제적 대응을 촉구했다. 연구팀은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플라스틱 분해 속도가 더욱 심화돼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니해설] "플라스틱과 기후변화는 서로를 증폭시키는 쌍둥이 위기" 플라스틱 오염은 단순히 쓰레기 문제가 아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변화는 서로를 강화하는 '쌍둥이 위기(co-crises)'"라고 규정했다. 이번 분석은 전 세계 수백 건의 관련 연구를 종합한 것으로, 기후 변화가 플라스틱 오염을 어떻게 '움직이게 만들고(mobile)', '지속시키며(persistent)', '더 유해하게(hazardous)' 변모시키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CNN이 27일 전했다. 폭염·홍수·산불…기상이변이 '플라스틱 순환' 바꾼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자외선, 습도 증가는 플라스틱의 화학적 구조를 약화시켜 잘게 부서지게 만든다. 연구팀은 "극심한 폭염으로 기온이 10도 상승할 경우 플라스틱 분해 속도는 두 배 가까이 빨라진다"고 밝혔다. 이렇게 생성된 미세플라스틱은 바람과 빗물에 섞여 대기·토양·하천·해양으로 퍼지며 생태계 전반에 스며든다. 태풍과 홍수는 이 과정을 더욱 가속화한다. 홍콩에서 발생한 태풍이 해안 퇴적층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40배까지 높였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반대로 범람 지역에서는 플라스틱이 암석과 결합해 '플라스틱 암석(plastic rock)'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 암석은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의 역할을 한다. 산불 역시 새로운 위험 요인이다. 고온·건조로 인한 대형 산불은 주택, 차량, 플라스틱 제품을 태우며 공기 중에 미세플라스틱과 유독성 화합물을 배출한다. 이 입자들은 바람을 타고 장거리 이동하며 인체와 생태계에 침투한다. "빙하 속에 갇힌 플라스틱, 이제는 새로운 오염원으로" 북극과 남극의 해빙(海氷)은 형성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가두어왔지만,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오히려 방출원이 되고 있다. 연구진은 "얼음 속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이 해빙과 함께 바다로 유입되면, 과거보다 훨씬 광범위한 해양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플라스틱 자체의 독성도 기후변화로 강화된다. 미세플라스틱은 '트로이의 목마(Trojan horse)'처럼 살충제, 난분해성 유기화합물(PFAS) 등 독성 물질을 흡착·운반한다. 기온이 높을수록 이러한 화학물질의 흡착·방출이 활발해지고, 플라스틱 내부의 유해 첨가제도 더 쉽게 용출된다. 해양 생태계, 이중 충격에 취약 연구진은 특히 해양 생태계가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변화의 이중 타격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산호, 홍합, 해삼, 어류 등 다양한 해양 생물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경우 산성화된 해수와 고온 환경에 대한 내성이 약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는 여과섭식 해양생물(홍합 등)은 미세플라스틱을 흡수하고, 이를 포식자가 먹으면서 오염이 먹이사슬 상위 단계로 전이된다. 연구 공동저자 가이 우드워드(Guy Woodward) 교수는 "범고래 같은 최상위 포식자가 이 위기의 '탄광 속 카나리아'가 될 수 있다"며 "생태계 붕괴의 조기 신호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 감축이 유일한 해법"…글로벌 합의는 여전히 교착 연구진은 플라스틱 위기 해결을 위해 '생산 감축·재사용·재설계' 3단계 전략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고, 재활용 가능한 제품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으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글로벌 플라스틱 협약'이 꼽혔다. 그러나 유엔 주도의 협상은 "플라스틱 생산량 제한 여부"를 두고 국가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수년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국제환경단체들은 "생산 감축 없이 재활용만으로는 위기를 늦출 뿐,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 습관의 변화가 해답" 공동저자인 스테퍼니 라이트(Stephanie Wright)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지금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미래 세대의 생태계를 교란시킬 것"이라며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글로벌 차원의 환경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제 플라스틱 위기는 단순한 쓰레기 문제가 아니라 '기후 시스템의 일부'가 되었다.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플라스틱은 더 쉽게 부서지고, 더 멀리 이동하며, 더 독성이 강해진다. "지금의 플라스틱은 100년 뒤에도, 다음 세대의 바다 위에 떠 있을 것"이라는 경고는 더 이상 비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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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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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3)] 기후변화, 플라스틱을 '더 위험한 오염물'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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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엔비디아 지고 구글 뜬다"⋯월가 덮친 'AI 포식자' 공포
-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이 '모두가 승자'였던 1막을 끝내고, '단 하나의 포식자'가 시장을 독식하는 2막으로 진입했다. 그 주인공은 엔비디아도, 오픈AI도 아닌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이다. 월가에서는 알파벳이 자체 AI 모델과 전용 반도체(TPU)를 앞세워 생태계를 '수직계열화'함에 따라, 기존 기술주들이 몰살당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미 경제방송 CNBC와 벤징가(Benzinga)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파벳 주가는 이러한 'AI 승자 교체론'에 힘입어 거침없는 독주 체제를 굳혔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알파벳은 5% 넘게 급등하며 11월에만 11%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 8개월 연속 상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엔비디아 등 기존 주도주들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엔비디아 칩 필요없다"…구글의 독주, 빅테크엔 재앙 월가가 현재 상황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구글의 부상이 곧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파이'를 뺏어오는 제로섬(Zero-sum) 게임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멜리우스 리서치(Melius Research)의 벤 라이츠(Ben Reitzes)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서한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알파벳이 AI 전쟁에서 승리할까 봐 공포에 질려 있다(petrified)"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알파벳의 승리는 우리가 커버하는 다른 기술주들에 타격을 입힌다는 뜻"이라며 변동성 확대를 경고했다. 즉,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묶어 투자하면 다 같이 오르던 'AI 바스켓 투자'의 시대가 끝났다는 선언이다. 공포의 근원은 '수직계열화(Vertical Integration)'다. 알파벳은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라는 소프트웨어와, 이를 구동하는 자체 칩(TPU) 하드웨어를 완벽하게 보유한 유일한 '하이퍼스케일러'다. 라이츠는 "알파벳은 장기적으로 엔비디아나 AMD, 아리스타 네트웍스의 장비를 쓸 필요가 없어진다"며 "구글이 AI 워크로드를 자체 생태계로 흡수할수록 아마존,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는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매그니피센트 7' 내에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이미 시작됐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도 주가가 6% 가까이 급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라이츠는 이에 대해 "엔비디아 호재에도 AI 주식들이 매도세를 보이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알파벳의 화려한 귀환(comeback)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챗GPT는 한물간 AOL"…실리콘밸리 거물들의 '변심' 오픈AI가 주도하던 생성형 AI 시장의 판도도 흔들리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오픈AI를 둘러싼 순환 출자 고리가 '거품'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챗GPT가 과거 인터넷 초창기 패자였던 'AOL'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자극적인 전망까지 제기된다.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조차 구글의 기술적 우위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세일즈포스 CEO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3년간 매일 쓰던 챗GPT를 버리고 제미나이 3로 갈아탔다"고 선언했다. 그는 "제미나이 3를 두 시간 써보니 그 도약은 미친 수준(The leap is insane)"이라며 "세상이 다시 한번 바뀐 느낌"이라고 극찬했다. 이는 구글의 '제미나이 3'가 단순한 업데이트를 넘어 경쟁사를 압도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2026년 335달러 돌파"…스마트머니 90%가 질렀다 이러한 펀더멘털의 변화는 고스란히 수급과 차트에 반영되고 있다. 벤징가에 따르면,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의 트레이더들은 알파벳 주가가 2026년 이전에 335달러를 돌파할 확률을 무려 90%로 베팅했다.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확신에 찬 '스마트머니'의 쏠림 현상이다. • 기술적 분석(Technical Analysis) 역시 강력한 추가 상승을 예고한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 늦여름부터 형성된 상승 채널의 상단을 뚫고 가파른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 추세 강도: 주가가 20일(288달러)·50일(267달러) 이동평균선을 훨씬 웃돌며 매수세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음을 보여준다. • 방향성: 볼린저 밴드가 급격히 확장되며 주가가 상단 밴드를 타고 오르는 현상은 전형적인 '대세 상승'의 시그널이다. 단기 전망: 상대강도지수(RSI)가 과매수권에서 숨 고르기(consolidation)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313달러 지지선이 견고해 335~340달러 타깃 도달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AI 슈퍼컴퓨팅 접근성 확대 정책인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까지 더해지며 구글 클라우드는 공공 부문에서도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시선은 이제 명확하다. AI 시장의 '춘추전국시대'는 가고, 압도적인 기술과 자본으로 무장한 '구글 제국'의 통일 전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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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엔비디아 지고 구글 뜬다"⋯월가 덮친 'AI 포식자'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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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 "알리바바와 비야디 등 중국군 관련 기업 리스트에 추가" 결론
- 미국 국방부은 중국 알리바바그룹, 바이두(百度), 비야디(BYD)에 대해 중국군에 협력하는 기업 리스트에 추가해야한다고 결론짓고 미국 연방의회에 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스티븐 파인버그 미국 국방부 부장관이 지난 10월7일자 서한에서 미국 상하원 양원의 군사위원회 위원장에 이같은 사실을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이들 3개사 이외에도 화훙(華虹)반도체등 5개사도 리스크 추가업체로 언급했다. 이들 기업들은 국방부의 '1260리스트'에 정식으로 추가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국방부 '1260리스트'는 미국내에서 활동하는 중국군관련 기업을 특정하는 것으로 매년 발표된다. 법적구속력은 없지만 미국 투자자에 대한 중요한 경고로 받아들어지고 있다. 서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주석이 무역분쟁에 대한 휴전에 합의한 10월30일 정상회담보다 앞서 작성된 것이다. 국방부측은 이와 관련된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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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 "알리바바와 비야디 등 중국군 관련 기업 리스트에 추가"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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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2028년까지 6천명 감원⋯AI 중심 조직 재편 나선다
- 미국 PC 제조업체 HP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과 경영 효율화를 위해 오는 2028회계연도까지 전 세계에서 4천~6천명의 직원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리케 로레스(Enrique Lores) HP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제품 개발, 내부 운영, 고객지원 부서가 이번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향후 3년간 약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HP는 올해 2월에도 기존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으로 1천~2천명의 인력을 추가 감축한 바 있다. 이번 감원은 AI 기반 업무 전환을 위한 조직 슬림화 조치로, 제품 개발 속도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주된 목표다. 회사는 "AI 기능이 탑재된 PC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10월 31일 종료된 4분기 전체 출하량의 30% 이상을 차지했다"며, 향후 생산 및 연구개발 부문에서 AI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니해설] HP, 2028년까지 전 세계서 최대 6천명 감원…AI 전환 가속화 HP가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회사는 오는 2028회계연도까지 전 세계 인력 4천~6천명을 감원하고, 핵심 사업 부문에 AI 기술을 본격 도입하는 조직 재편 계획을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감원은 제품 개발 효율화·내부 운영 최적화·고객지원 자동화 등을 목표로 한다. HP의 엔리케 로레스 CEO는 "이번 계획을 통해 연간 약 10억달러의 운영비 절감을 실현할 것"이라며 "AI를 중심으로 한 조직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HP는 올해 2월에도 구조조정 일환으로 약 2천명을 해고한 바 있으며, 이번 조치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업계는 HP가 팬데믹 이후 둔화된 PC 수요와 AI 중심의 산업 재편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AI PC 시장의 급성장세는 HP의 방향 전환을 가속화했다. 회사에 따르면 AI 기능이 탑재된 노트북 및 데스크톱 제품의 출하 비중은 올해 4분기 기준 30%를 넘어섰다. HP는 이 분야의 투자를 확대해 2026년 이후 출시되는 주요 PC 라인업 대부분에 AI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하지만 AI 전환의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 폭증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을 밀어올리며 HP·델·에이서 등 소비자 전자업체들의 수익성을 압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HP 역시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로레스 CEO는 "2026회계연도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보유 재고로 상반기까지는 버틸 수 있지만, 이후에는 공급선 다변화와 저가형 메모리 채택 등 비용 절감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급망 불안과 가격 상승에 대비해 △저비용 공급업체 확보 △메모리 구성 축소 △제품 가격 조정 등을 추진 중"이라며 "보수적인 시장 가이던스를 유지하되 공격적인 비용 효율화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적 측면에서 HP는 2026회계연도 주당조정이익(EPS)을 2.90~3.20달러로 전망, LSEG 집계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3.33달러)를 하회했다. 1분기 주당이익 전망도 0.73~0.81달러로, 중간값 기준 시장 전망치(0.79달러)보다 낮다. 다만 매출은 시장 예상을 소폭 웃돌았다. 4분기 매출은 146억4000만달러로, 월가 예상치(144억8000만달러)를 상회했다. 회사는 AI PC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IT 산업 전반에서는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심화하며 'AI 인력 감축-기술 집중'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도 올해 들어 수천 명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AI 중심의 고효율 조직으로 전환 중이다. 전문가들은 HP의 이번 결정이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력과 혁신 역량 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HP는 향후 3년간 AI 연구개발(R&D) 투자와 자동화 기술 도입을 병행하며, 내부 프로세스와 고객지원 시스템을 전면 디지털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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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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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2028년까지 6천명 감원⋯AI 중심 조직 재편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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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美 조지아 메타플랜트 협력사, 근로자 사망 사고로 OSHA 벌금 2만7천달러
- 미국 연방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내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3개 협력업체에 총 2만7000달러(약 37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OSHA 조사 결과, 시공업체 '비욘드 아이언 컨스트럭션(Beyond Iron Construction)'과 인력공급업체 'SBY 아메리카(SBY America)'는 지게차 운전자의 과속과 현장 안전조치 미비로 근로자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밝다. 배터리 합작사 'HL-GA 배터리(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는 사고 후 필요한 보고 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제재를 받았다. 이번 벌금은 당초 16만 달러(약 2억 3300만 원) 규모였으나 항소 과정을 거치며 감경됐다. 이로써 현대차 메타플랜트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세 번째 사망사고에 대한 OSHA의 조사가 종결됐다. [미니해설] 현대차 조지아 공장, 근로자 사망사고로 벌금 2만7천달러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서 올해 3월 21일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유 선복(You Sunbok) 씨 사망사고에 대해, 미국 연방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관련 기업 3곳에 총 2만7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번 처분은 현대차의 북미 전략 거점인 메타플랜트 건설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산업재해 문제에 대한 미국 당국의 경고 성격으로 해석된다. 美 산업안전청 "속도위반·보고의무 위반"…3개 협력사 제재 OSHA는 벌금 대상 기업으로 ▲배터리 공장 시공을 담당한 '비욘드 아이언 컨스트럭션(Beyond Iron Construction)' ▲피해 근로자 유 선복 씨를 고용한 'SBY 아메리카(SBY America)'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 'HL-GA 배터리'를 지목했다. OSHA 조사에 따르면, 현장 관리자들은 지게차 운전자의 속도 제한을 지키지 않았으며, 위험 구역 내 안전통제선 및 보호장비 확보에도 소홀했다. HL-GA 배터리는 사고 이후 의무적인 사고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행정벌을 받았다. 이번 사고는 메타플랜트의 준공식 며칠 전, 배터리 공장 내부에서 발생했다. 브라이언 카운티 셰리프국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한국인 근로자 유 씨는 공장 내부에서 운행 중이던 지게차에 치여 현장에서 즉사했다. 보고서에는 사고 현장 바닥에는 피가 길게 흘러 있었던 것으로 기록됐다. 사고 직후 OSHA는 즉각 현장 조사를 개시했으며, 이후 약 8개월간의 조사를 거쳐 이번 처분을 확정했다. 당초 OSHA는 세 업체에 16만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했으나, 항소 절차를 통해 최종적으로 2만7000달러로 감경됐다. 이 사고는 현대차 메타플랜트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세 번째 사망사고다. 2023년에는 작업 중 추락한 멕시코계 근로자 빅토르 감보아(Victor Gamboa)가 사망했고, 올해 5월에는 미국인 노동자가 지게차에서 떨어진 화물에 깔려 숨졌다. 감보아의 고용주였던 '이스턴 컨스트럭션(Eastern Construction Inc.)'는 결함이 있는 안전벨트 사용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16만달러 벌금을 부과받았으나, 이후 약 2만달러로 감경된 바 있다. 반복되는 인명사고·ICE 급습까지…"현장 안전체계 근본 개선 시급" 미국 언론 '더 커런트 GA(The Current GA)'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현대차 및 협력사들이 조지아 엘라벨(Ellabell) 지역 공장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보고하지 않은 중대 산업재해가 10건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한국인 기술자는 2024년 현대글로비스 시설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설치하다 기계에 끼여 심한 부상을 입었다. 메타플랜트 내 산업재해와 이민노동자 착취 문제는 연방정부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9월에는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연방기관이 공장을 급습해 불법체류 의혹 근로자 약 400명을 구금·추방했는데, 이 중 300여명이 한국 국적자로 파악됐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공장 내 협력업체 전체의 안전관리체계를 통합하는 전담 책임자를 새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사후 대응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미국자동차노조(UAW)는 당시 성명을 내고 "메타플랜트는 '미래형 자동차 공장'이 아니라, 위험과 불법 노동이 뒤섞인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현대차의 안전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들어 현대차를 둘러싼 노동·인권 논란은 확대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비영리단체는 현대차·기아·현대모터매뉴팩처링앨라배마(HMMA) 등 북미 생산거점을 상대로 인신매매 및 아동노동 방조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총괄 CEO인 호세 무뇨스(José Muñoz)는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업가 컨퍼런스에서 "백악관이 9월 이민단속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며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또한 '이 사안은 주(州) 관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배터리 공장은 매우 복잡하고 위험한 일로, 미국 내 숙련 인력이 부족하다"며 "외국 인력을 제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차의 조지아 공장은 '북미 전기차 허브'로 주목받는 동시에 산업안전과 인권 문제의 취약지대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세계적 생산기지로 도약하려면, 글로벌 수준의 안전관리와 노동윤리 확립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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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美 조지아 메타플랜트 협력사, 근로자 사망 사고로 OSHA 벌금 2만7천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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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합의 소식 등 영향 하락
- 국제유가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평화협정 합의 소식 등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내년 1월물은 전거래일보다 1.5%(89센트) 내린 배럴당 57.95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1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4%(89센트) 하락한 배럴당 62.4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ABC는 익명의 미국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사소한 세부 사항이 아직 해결되어야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잠재적 평화협정 조건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ABC는 다만 조율이 남아 있는 '사소한 세부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의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장을 인용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며칠 내에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합의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쟁이 종식될 경우 국제 원유 시장에 중대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로 현재 러시아산 원유 공급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및 영국의 강한 제재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다만 유럽 측의 의견을 반영해 초기 평화안에서 여러 조항이 축소된 만큼 러시아가 이번 수정안을 수용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원유 공급량이 증가할 경우 시장의 공급 과잉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세계 석유 시장이 기록적인 연간 공급 과잉 상태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수개월 동안 석유수출국기구(OPEC)뿐만 아니라 비(非)OPEC 산유국들도 생산량을 확대해 수요 증가 속도를 훨씬 웃도는 공급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왔고 이달에도 4개월 연속 하락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이로 애널리틱스의 케샤브 로히야 대표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향후 며칠간 거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추수감사절을 앞둔 현재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하락 재료는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평화협정 타결을 위한 막판 협상"이라고 덧붙였다. 필립 노바의 프리얀카 사치데바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단기적으로 공급 과잉이 주요 위험이며 현재 가격 수준이 취약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가치 약세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가격은 1.1%(46.5달러) 오른 온스당 417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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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합의 소식 등 영향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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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연준 인하 기대에 다우 661포인트 급등⋯AI·소매주 동반 반등
- 미국 증시가 25일(현지시간) 강하게 반등했다.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다우지수는 661포인트(1.4%) 상승,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8%, 나스닥은 0.5% 올랐다. 장 초반 약세를 보였던 지수는 오후 들어 일제히 상승세로 전환됐다. 시장 기대를 키운 것은 연준의 정책 전환 신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85%로 높아졌다. 이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디렉터 케빈 해싯(Kevin Hassett)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저금리 기조' 복귀 기대가 확산된 영향이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전에 발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기술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알파벳(Alphabet)은 메타플랫폼스가 자사 AI칩 구매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로 약 1%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엔비디아(Nvidia)는 3% 이상 하락해 AI 칩 시장의 경쟁 심화를 반영했다. 금리 인하 기대는 실물주에도 불을 붙였다. 소매업 ETF(XRT)가 4% 이상, 주택건설(XHB)과 지역은행(KRE) ETF가 각각 4%, 3% 상승했다. 소비 확대와 대출 비용 완화 기대가 동시에 작용했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는 지수들이 여전히 하락세다. S&P500은 1%, 나스닥은 3%, 다우는 1% 내렸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4% 밑으로 내려가며 채권시장 역시 인하 기대를 반영했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Jonathan Krinsky)는 "이번 주 중반까지 추가 상승 여지가 있지만,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에는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정책 기대와 기술 혁신이 맞물린 '불안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미니해설] "인하 기대가 불씨, AI가 연료"…뉴욕증시, 정책 전환과 기술 재편의 갈림길 "지난 금요일까지만 해도 인하 확률은 40%였지만 지금은 80%다. 이런 변동은 처음 본다." LNW의 최고투자책임자 론 알바헤리(Ron Albahary)의 이 한마디가 시장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연준이 12월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85%로 치솟으면서,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 뉴욕연은 총재의 "단기 인하 여지" 발언 이후 투자자들은 연준 인사 변화까지 주목하고 있다. 케빈 해싯이 차기 연준(Fed) 의장 후보로 부상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저금리 선호 기조가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도 기대를 자극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크리스마스 이전 발표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자 정책 기대는 더욱 구체화됐다. AI 전선의 균열…알파벳의 약진, 엔비디아의 흔들림 기술주는 이번 반등의 중심이지만, AI칩 주도권의 균열이 동시에 나타났다. 알파벳은 1% 상승하며 최고가를 경신했고, 메타플랫폼스가 구글의 AI칩 구매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불씨가 됐다. 알바헤리는 "컴퓨트 비용이 낮아질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메타가 구글 칩을 사려는 것은 이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3% 넘게 하락했다. 그는 "이제 중요한 건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같은 2차 플레이어들"이라며 "AI 리더십이 바뀔 수도 있는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기술주의 주도권이 단기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인하 기대, 경기민감 섹터로 번지다 이번 상승은 기술주에 국한되지 않았다. 소매(XRT), 주택건설(XHB), 지역은행(KRE) ETF가 각각 3~4%대 급등하며 실물 회복 기대를 반영했다. 금리 인하 → 차입비용 감소 →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베스트바이·콜스 등 주요 유통체인들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연말 소비 시즌의 긍정 신호도 더해졌다. "연말 랠리냐, 일시적 숨 고르기냐" 월간 기준으로 S&P500은 1%, 나스닥은 3% 내린 상태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는 "이번 주 중반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연휴 이후에는 일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밸류에이션 부담과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단순한 기술적 랠리로 보지 않는다. 정책 전환 기대와 AI 산업 재편이 맞물리며 2025년 증시의 방향타가 이 지점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지금 금리 인하와 AI 혁신이라는 두 개의 파도를 동시에 타고 있다." 이 두 흐름이 나란히 이어질 경우 '산타 랠리'로 확산될 수 있지만, 어긋날 경우 연말 증시는 다시 변동성의 소용돌이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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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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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연준 인하 기대에 다우 661포인트 급등⋯AI·소매주 동반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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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AI 폭등에 뉴욕증시 반등⋯"한 종목이 시장 이끈다"는 불안감도
- 뉴욕증시가 24일(현지시간) 알파벳 급등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6%, 나스닥은 2.7% 뛰었고, 다우지수도 0.5% 올랐다. 구글의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3' 발표가 시장 분위기를 단숨에 바꿨다. 알파벳 주가는 6% 올랐고, 브로드컴(10%)·마이크론(8%)·AMD(6%) 등 반도체주로 상승세가 확산됐다. 메타, 엔비디아, 아마존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와 알파벳이 모두 5% 이상 상승하며 나스닥을 견인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히며 미·중 관계 개선 기대가 높아진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 역시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뉴욕연은 총재가 12월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WSJ에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인하 확률은 80%까지 상승했다. 다만 CNBC는 "AI 랠리가 특정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은 불안 요인"이라며 경고했다. 심코프의 멜리사 브라운 상무이사는 "한 종목이 시장을 이끌 때 그 힘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니해설] AI 랠리의 양면성, 환호와 불안이 교차한 하루 알파벳이 발표한 '제미나이 3'는 성능 개선 폭이 크며, 구글이 AI 경쟁의 중심으로 복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루 새 6%가 급등한 알파벳은 기술주 전반의 상승을 견인했다. 브로드컴(10%), 마이크론(8%), AMD·팔란티어(각 6%)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심코프의 멜리사 브라운 상무이사는 "알파벳에는 호재지만, 시장 전체가 고르게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종목이 시장을 이끄는 구조는 오래가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AI 붐이 재점화됐지만, 성장의 불씨가 '한 기업'에 쏠린 구조적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AI 경쟁의 승자, 그리고 패자의 그림자 AI 전선은 다시 뜨겁다. 벤 레이츠스 멜리우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일부 투자자는 알파벳이 AI 전쟁에서 승리할 것을 두려워한다"며 "구글의 자체 AI 칩(TPU)이 엔비디아 등 경쟁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더 이상 '공동 성장 산업'이 아니라 '승자 독식 구조'로 재편되는 순간, 시장의 불안은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브로드컴이 구글의 주문에 힘입어 10% 급등한 반면, 일부 경쟁 반도체주는 오히려 약세로 돌아서는 등 양극화 조짐도 나타났다. 금리 인하 기대, 기술주 반등의 또 다른 축 뉴욕연은과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잇따라 완화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12월 인하 시그널'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금리 인하 확률은 불과 일주일 새 42%에서 80%로 뛰었다. 성장주의 할인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즉각 주가로 반영됐다. 특히 브라운은 "지금처럼 부정적 심리가 짙은 시기에는 작은 호재가 과장돼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단기 랠리의 동력이 강하더라도, 그만큼 되돌림도 거셀 수 있다는 의미다. 얇은 거래량 속 '낙관의 피로'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시점이기도 하다. 브라운은 "거래량이 줄면 악재의 충격이 배가된다"고 지적했다. 11월 들어 S&P500과 나스닥 모두 월간 기준 2~3%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반등은 기술적 되돌림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에버코어ISI의 줄리언 이매뉴얼은 "AI 중심의 구조적 강세장은 이어지겠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AI 테마에 대한 조정 국면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이번 반등은 AI가 여전히 시장의 '핵심 서사'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그 힘이 한 기업에 집중될수록 불안정성도 커진다. AI는 다시 시장을 끌어올렸지만, 동시에 그 내부의 균열도 드러냈다. 투자자들에게 이번 반등은 단순한 환호가 아니라 '불균형한 강세장의 경고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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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AI 폭등에 뉴욕증시 반등⋯"한 종목이 시장 이끈다"는 불안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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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부의 격차 키운다"⋯노르웨이 국부펀드 CEO의 경고
-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니콜라이 탕엔(Nicolai Tangen)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이 전 세계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탕엔 CEO는 "AI 활용에는 교육, 전력, 디지털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이로 인해 국가 간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감당할 수 있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로 세계가 양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AI는 많고 규제는 적지만, 유럽은 AI는 적고 규제는 많다"며 EU의 과도한 규제가 경제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AI 거품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니해설] "AI, 불평등의 불씨 될 수도"…노르웨이 국부펀드 CEO의 경고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니콜라이 탕엔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이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술 격차가 개인 간, 그리고 국가 간의 경제적 간극을 확대하는 'AI 양극화'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탕엔 CEO는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AI를 활용하려면 사전 교육, 전력, 디지털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이 요건을 갖춘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사이의 차이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를 감당할 수 있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로 세계가 나뉘는 실질적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 불균형이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AI 규제 접근 방식의 차이가 유럽과 미국의 성장률 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AI 기술은 많지만 규제는 적고, 유럽은 AI 기술은 적은 대신 규제가 많다"며, EU의 과도한 규제 기조가 혁신을 제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탕엔 CEO는 정부와 대기업이 머지않아 불균등한 AI 도입이 초래할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는 노동시장과 접근성, 공정성의 문제를 동시에 불러올 수 있다"며 "정책입안자들이 기술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약 2조 달러(약 2,70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다. 탕엔 CEO는 과거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글로벌 금융시장과 기술 트렌드에 정통한 인물이다. 그는 AI 투자 열풍에 대해서도 "확실히 거품의 특징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버블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탕엔은 "일부 과대평가된 부분이 있더라도 AI 자본 유입은 생산성 향상과 기술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며 "자동화, 데이터 처리, 모델 개발 등의 장기적 이익을 고려하면 AI 버블은 '좋은 버블'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당면한 최대 과제로 '진짜 혁신'과 '과장된 선전'을 구분하는 안목을 꼽았다. "소수의 강력한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진정한 기술 혁신이 어디에서 일어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탕엔 CEO는 AI가 이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내부 운영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소개했다. "5년 전만 해도 기술 부서는 조직의 변두리에 있었지만, 지금은 핵심이 됐다"며 "현재 우리 조직의 700명 중 460명이 코딩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무엇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앞으로는 민첩성(agility), 조직 문화, 사회의 준비 상태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발언을 단순한 시장 전망을 넘어, 기술 주도형 경제 전환 속에서 사회 구조의 균열을 경고하는 메시지로 평가한다. AI 확산이 가져올 '생산성의 황금기' 이면에는 교육, 인프라, 제도적 불균형으로 인한 '디지털 격차'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제금융연구소 관계자는 "AI는 자본과 기술이 집중된 지역에 더 큰 혜택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자본시장 역시 AI 기술력과 접근성에 따라 새로운 양극화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탕엔 CEO의 경고는 기술 낙관론에 경종을 울린다. AI가 단순한 산업 혁신을 넘어 세계 경제 질서와 사회적 평등 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앞으로 각국의 AI 정책과 금융시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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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부의 격차 키운다"⋯노르웨이 국부펀드 CEO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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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 제약사 첫 시총 1조 달러 돌파⋯'비만 치료제 시대'의 승자
-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로 알려진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470조 원)를 돌파하며 상장 제약사 최초의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일라이 릴리 주가는 1.57% 오른 1,059.70달러로 마감해 시총 1조18억 달러를 기록했다. 젭바운드와 당뇨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의 폭발적 매출 성장 덕분이다. 두 제품의 3분기 합산 매출(101억 달러)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시장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릴리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로, 엔비디아(22배)를 웃도는 고평가 수준이다. [미니해설] 일라이릴리, 제약사 최초 '1조 달러 클럽' 등극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의 성공에 힘입어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사상 첫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470조 원)를 돌파했다. 기술주가 아닌 제약사가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일라이 릴리 주가는 1.57% 오른 1059.70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조18억 달러로 불어났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은 37%에 이르며, 2023년 말 젭바운드 출시 이후로는 75%나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시장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50배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22배)을 두 배 이상 웃돈다. 이번 주가 급등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맞물린다. 경쟁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2021년 '위고비(Wegovy)'를 출시했지만, 공급 부족과 생산 차질로 시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 반면 일라이 릴리는 젭바운드의 대량 생산 설비 확충과 유통망 확장을 신속히 추진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다. 이 결과 젭바운드와 당뇨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의 합산 매출은 지난 3분기 101억 달러에 달해 전체 매출(176억 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투자자들은 릴리가 '비만 치료제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고 평가한다. BMO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 에반 시거맨은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투자자들이 노보 노디스크보다 일라이 릴리를 더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고평가 논란과 함께 정치적 리스크를 지적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 인하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일라이 릴리의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비만 치료제 접근성을 확대해 시장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또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릴리가 고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 능력 확충과 함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릴리는 젭바운드의 글로벌 생산 시설 확충과 차세대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을 병행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소형 바이오벤처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비슷한 시기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44% 급락했다. 공급망 병목과 경쟁 심화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양사 간 희비는 엇갈렸다. 시장에서는 릴리가 '제약업계의 엔비디아'로 불리며, 비만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PER 50배 수준은 지나친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라며 경계의 시각도 제기된다. RBC 캐피털마켓은 "젭바운드의 수요가 안정기에 접어들거나 경쟁 신약이 등장할 경우 현재의 주가를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일라이 릴리는 현재 비만·당뇨 치료제를 넘어 알츠하이머, 심혈관, 항암제 등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회사 측은 "젭바운드와 마운자로의 성공을 토대로 대사질환 치료 생태계를 새롭게 정의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릴리가 당분간 세계 제약 산업의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만 치료제가 새로운 글로벌 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릴리가 그 선두에 섰다는 사실은 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이 기술이 아닌 '건강'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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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 제약사 첫 시총 1조 달러 돌파⋯'비만 치료제 시대'의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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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日 다카이치 내각, 1350억불 '재정 도박'⋯국채·엔화 동반 추락
- 일본 경제가 '다카이치 딜레마'에 갇혔다. 정치적 입지가 불안한 사나에 다카이치(Sanae Takaichi) 내각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돈 보따리'를 풀겠다고 선언했지만, 시장은 이를 '재정 규율의 포기'로 해석하며 일본 국채와 엔화를 동시에 내다 파는 '셀 재팬(Sell Japan)' 식의 자본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CNBC에 따르면, 일본 내각은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총 21조 3000억 엔(약 1350억 달러) 규모의 매머드급 경제 대책을 승인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다. 중의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자민당이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와의 정책 연대를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듯 방어막을 쳤다. 그는 "정부 수입을 활용해 패키지 자금을 조달하고, 부족분은 국채 발행으로 충당할 것"이라며, "국채 발행 규모는 추경 예산 편성 후 발행됐던 작년의 42조 1000억 엔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무너진 '금리·환율' 공식…짐 싸는 투자자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혹했다. 정부가 국채를 더 찍어내겠다고 하자, '채권 자경단(정부의 방만한 재정 정책에 반발해 국채를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즉각 움직였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08년 이후 최고치인 1.8%대까지 치솟았다(채권 가격 폭락). 일본증권업협회(JSDA) 집계 결과, 주요 투자자들의 지난달 10년물 국채 순매수는 423억 엔에 그쳐 2023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일본은행(BOJ)과 주요 투자자 그룹의 순매도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선물 시장에서는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기적 매도 포지션이 급증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장 메커니즘의 붕괴'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 엔화 가치가 올라야 하지만, 올해는 이 관계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국채 금리가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음에도 엔화가 연중 최저치로 추락하는 현상은, 투자자들이 일본 자산 자체를 신뢰하지 않고 떠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구조개혁 없는 포퓰리즘"…인플레·엔저의 악순환 경고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내각의 이번 대책이 일본 경제의 고질병인 인플레이션을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일본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3% 상승하며 43개월 연속 목표치(2%)를 상회하고 있다. 모넥스 그룹의 예스퍼 콜(Jesper Koll) 이사는 CNBC를 통해 "소득 및 가격 지원 조치는 대중의 구매력을 일시적으로 높여주는 단기적 처방일 뿐,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현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수요 부양이 아닌 "공급 측면의 개혁"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푼 돈이 물가를 자극하고, 이것이 다시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 확대가 초래한 시장의 난기류에 통화 당국은 곤혹스러운 처지다. 우에다 가즈오(Kazuo Ueda) 일본은행 총재는 의회에서 "중앙은행은 약한 엔화가 수입 비용과 전반적인 물가를 밀어올려 기조적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엔저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사츠키 카타야마(Satsuki Katayama) 재무상 역시 최근 엔화 급락에 대해 "최근 외환시장의 일방적이고 급격한 변동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있다"고 밝히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치적 생존을 위해 던진 다카이치의 승부수가 일본 경제를 시계제로의 태풍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Key Insights] 이 기사는 '정치 논리가 경제 논리를 압도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나쁜 금리 상승(Bad Rise in Yields)'이다. 경기가 좋아져서 금리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국가 재정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Risk Premium 증가) 금리가 오르고 자국 통화는 버림받는 현상이다. 이는 기축통화국인 일본조차도 재정 건전성을 무시하면 시장의 보복을 피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고령화와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일본과 유사한 궤적을 걷고 있는 한국 경제에, 이번 사태는 "건전 재정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라는 묵직한 경고를 던지고 있다. [Summary]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정치적 돌파구를 위해 1,35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강행했으나, 시장은 이를 재정 악화 신호로 받아들여 국채와 엔화를 동시에 매도하는 '트리플 약세'로 반응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근본적 개혁 없는 '인플레 유발형 포퓰리즘'이라 비판했고, 국채 금리는 2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일본은행과 정부는 엔화 급락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금리 상승과 통화 약세가 동반되는 '신뢰의 위기' 속에서 정책적 운신의 폭은 극도로 좁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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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 흐름 읽기] 日 다카이치 내각, 1350억불 '재정 도박'⋯국채·엔화 동반 추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