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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6%대 급등⋯국제금값, 장중 온스당 5400달러 돌파
- 국제유가는 2일(현지시간)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급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6.3%(4.21달러) 상승한 배럴당 71.23달러에 마감했다. WTI 선물은 장중 한때 배럴당 75.33달러로 12% 급등하며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7%(4.87달러) 오른 배럴당 77.74달러에 거래됐다.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장중 일시 13% 뛰며 배럴당 82.37달러로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은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에 이란 공습을 개시했으며 이란도 보도공격으로 대응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석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했다고 이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고 복수의 서방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과 수출에 대한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이 드론공격으로 일시 조업을 중단했다. 카타르는 국영에너지 회사 카타르에너지의 세계 최대 LNG 수출 플랜트가 드론 공격으로 파손되면서 LNG 생산이 중지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여파로 아시아·유럽지역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 선물 가격은 장중 최대 50% 가까이 치솟으며 지난 2022년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LNG 수출국으로, 유럽과 아시아 LNG 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 고객의 80% 이상은 아시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이란이 군사작적에 대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려도 문제없다"며 당초 예상되는 4~5주간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은 앞당겨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와 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 중동 석유 시설 피격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란의 군사력이 언제까지 유지되면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점은 국제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이란의 군사력으로 호르무즈해협의 봉쇄를 언제까지 지속할 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 전면전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등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2%(63.7달러) 오른 온스당 5311.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 선물은 장중 일시 5434.1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1월하순이래 약 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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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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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6%대 급등⋯국제금값, 장중 온스당 5400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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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장중 급락⋯S&P 'V자 반등' 보합권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뉴욕증시가 장 초반 급락했다가 낙폭을 크게 줄였다. 유가 급등과 중동 확전 우려가 투자심리를 압박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저가 매수세와 유가 고점 이탈이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2일(현지시간) 오후 장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1% 하락한 6875선에서 등락했다. 장중 한때 1.2%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2% 상승으로 돌아섰고(장중 저점 -1.6%),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26포인트(0.3%) 하락했다. 다우는 한때 6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12%까지 치솟은 뒤 상승폭을 줄였으나 5% 이상 올랐다. 브렌트유 선물은 6%대 급등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각되며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제프 킬버그 KKM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선물시장이 이란 충돌에 과잉 반응하며 S&P500이 2026년 저점 부근에 접근했고, 이는 매수 기회가 됐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돼도 강세장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3%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 넘게 올랐다. 록히드마틴(약 +3%), RTX·노스롭그루먼(각 +4% 내외) 등 방산주와 엑손모빌·셰브런 등 에너지주도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유가·금리 동시 자극…'인플레 재점화' 경계 중동 충돌은 에너지 시장을 먼저 흔들었다. 브렌트유 선물은 6.7% 급등했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카타르발 LNG 공급 차질 우려 속에 39% 치솟았다. 디젤 선물은 12% 급등해 2022년 초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이 운송·물류 비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를 다시 넘어섰다. 안전자산 선호로 초반엔 채권 매수세가 유입됐으나, 유가 급등이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확산되며 금리가 반등했다. WSJ는 “에너지 가격의 지속적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다만 장중 유가가 고점에서 내려오자 증시는 숨을 돌렸다.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는 한 실물경제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인식이 반등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는 “추가적 확전 신호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기술주 '저가 매수'…강세장 내성 시험 장중 반등의 축은 기술주였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현금흐름이 탄탄한 대형 기술주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지정학적 충격 국면에서 ‘캐시 리치’ 기업의 방어력이 부각된 것이다. 웰스파고 자료에 따르면 S&P500은 주요 지정학적 충돌 이후 2주 내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고, 3개월 뒤 평균 1% 상승했다. 이러한 통계가 단기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수의 '겉보기 안정'과 달리 내부 온도차는 뚜렷했다. 시가총액 가중지수는 반등했지만 동일가중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소비재·헬스케어는 1% 안팎 하락했고, 메가캡 기술주가 지수를 떠받치는 구조였다. 소프트웨어 '공매도 17년래 최고'…사모신용 불안 지속 독일 도이체방크 리서치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업종의 공매도 비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중간값 5%대)으로 치솟았다. 소프트웨어 주가는 200일 이동평균선 대비 25% 아래로 밀려 2022년 기술주 조정기보다 낙폭이 깊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모신용 시장에 대한 경계도 이어졌다. 바클레이스는 블루아울캐피털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소프트웨어 대출 노출과 유동성 제한 이슈가 부담으로 지목됐다. 방산·에너지의 상대적 강세 방산주는 기록적 강세를 보였다. 항공우주·방산 ETF는 사상 최고 종가를 향해 상승했다. 유럽에서도 BAE시스템스, 탈레스, 레오나르도 등이 올랐다. 에너지 기업들은 일부 생산자가 향후 생산분을 헤지(가격 고정)했다는 보도 속에 강세를 유지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장 초반 하락했다가 7만달러에 근접하며 6% 이상 반등했다. 금 선물은 1%대 상승했다.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자산 반등이 교차하는 전형적인 '위기 속 순환' 양상이었다. 중동 정세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장기 차질을 빚을 경우 에너지·물가·금리의 연쇄 파급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월가는 역사적 패턴과 대형 기술주의 체력을 근거로 '강세장 유효'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시장은 지금, 유가와 확전 신호를 가늠하며 다음 변곡점을 탐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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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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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장중 급락⋯S&P 'V자 반등' 보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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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폴란드 민간 방산 '니에비아두프 PGM', 獨 라인메탈과 R&D 계약
- 폴란드 민간 탄약·군수장비 업체 니에비아두프 PGM이 독일 방산 대기업 라인메탈과 연구개발(R&D)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발표 직후 주가는 7% 이상 급등하며 장중 19.44즈워티(PLN)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월 27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 폴스카 보도에 따르면, 니에비아두프 PGM의 자회사인 ZSP(정밀장비공장) 니에비아두프는 라인메탈 엑스팔 뮤니션(Rheinmetall Expal Munitions)과 연구개발 역량 활용을 위한 '프레임워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ZSP 산하 연구개발센터(OBR)의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 탄약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인 연구 범위는 개별 실행 계약을 통해 별도로 정해진다. 회사 측은 협력 모델이 각 과제 수행에 필요한 비용과 연구 인프라 사용료를 기준으로 정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니에비아두프의 탄약 기술 역량과 연구센터 신뢰도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 지원 배제 속 '민간 주도' 증설 가속 니에비아두프는 최근 정부의 대규모 탄약 지원 프로그램(SAFE) 수혜 대상 139개 기업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유재산부 역시 회사의 보조금 제안에 긍정적으로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회사는 155mm 포탄 생산 능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말 연간 12만 발 생산을 시작해, 최종적으로 연간 18만 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폴란드군이 운용 중인 크라브(Krab)와 K9 자주포에 필수적인 핵심 탄종이다. 프로젝트는 피데라 그룹(Fidera Group) 산하 포럼 119 FIZ 펀드가 공동 투자자로 참여해 총 3억1000만 즈워티(약 1250억 원)를 투입했다. 이 가운데 2억5000만 즈워티(약 1000억 원)는 155mm 탄약 공장 건설에, 6000만 즈워티(약 240억 원)는 40mm 탄약 생산 설비에 배정됐다. 기술 측면에서는 미국 노스롭 그루먼(Northrop Grumman)과 협력하고 있으며, 슬로바키아 콘스트룩타 인더스트리(Konstrukta Industry)로부터 155mm 탄약 '룬코바니에(lunkowanie)' 방식의 폭약 충전 라인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고성능 폭약 충전의 핵심 공정으로 꼽힌다. PGZ보다 빠른 일정…시장 신뢰도 상승 니에비아두프는 국영 방산그룹 PGZ의 증설 계획보다 짧은 일정으로 생산 능력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번 라인메탈과의 계약은 이러한 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협력이 현대적 탄약 개발 방향과 제조 기술 노하우 축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주도의 탄약 증설 프로젝트가 실질적 생산 능력으로 이어질 경우, 폴란드 내 155mm 탄약 공급의 중요한 보완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K9 운용국 폴란드, 탄약 자립 속도전 폴란드는 한국의 K9 자주포를 대규모 도입한 핵심 운용국이다. 155mm 탄약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 K9 운용 안정성과 보급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니에비아두프의 생산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폴란드 내 민간 방산 생태계가 강화되면서 해외 방산기업과의 기술 협력 및 공동개발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유럽 전장 환경에서 155mm 탄약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민간 업체의 증설 가속은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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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폴란드 민간 방산 '니에비아두프 PGM', 獨 라인메탈과 R&D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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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_천안] 내가 농막을 짓고 살고 있는 북면 양곡리 이야기
- 천안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 남짓 달렸을 뿐인데, 차창 밖 풍경은 어느새 번잡한 도시의 허물을 벗고 호젓한 자연의 민낯을 드러낸다. 내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양곡리 마을 외곽에 작은 땅을 사서 직접 농막을 짓고 스며든 지도 벌써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1969년에 태어나 종교학자이자 작가로 살아온 내게, 이 조용한 시골 마을은 단순한 거주지를 넘어 삶의 철학을 실천하고 관조하는 거대한 사유의 무대가 되었다. 내가 시내의 집에 가족을 두고 이 외진 양곡리에 터를 잡은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사랑스러운 제약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열한 마리의 개가 있었다. 좁은 시내의 집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생명들이었고, 작가로서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책을 보관하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작업 공간 또한 절실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글을 쓰고, 개들과 함께 시골길을 산책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AI를 공부하고, 종교학자로서 연구 용역을 수행하며, 최근에는 일주일에 사흘씩 선배의 회사에 총괄이사로 출근하는 등 나의 일상은 도시의 그것 못지않게 치열하고 다채롭다. 그럼에도 이 모든 일과가 평화로울 수 있는 것은 우리 집 마당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반려견들 덕분이다. 깜돌이, 복돌이, 이쁜이, 옐로우, 쿠기, 그레이, 알숙이, 삐삐, 복실이, 또복이까지. 비록 2년 전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너 별이 된 깜순이를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 한구석이 시큰해지지만, 남은 녀석들이 꼬리를 치며 반겨줄 때면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양곡리에 발을 들일 때만 해도 내심 걱정이 많았다. 내가 외지인인 데다가, 개를 무려 열한 마리나 데리고 들어왔으니 현지인들 입장에서 썩 반갑지 않은 불청객일 거라 지레짐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의 우려는 마을 사람들의 투박하지만 따뜻한 환대 속에서 이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들은 경계의 눈빛 대신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품어주었다. 나 역시 이방인의 섬에 갇혀 있지 않으려 노력했다. 동네 풀베기 작업이나 대청소가 있는 날이면 제일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고, 마을 발전 기금도 기꺼이 냈다. 누군가는 시골 텃세라며 부정적으로 볼지 모르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수십 년간 이 마을을 일구고 지켜온 사람들의 역사와 터전에 들어가는 예의이자 입장료라고 생각한다면, 몇십만 원의 기금은 결코 아까운 돈이 아니다. 도시의 익명성 속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한 정(情)이 이곳 시골에는 분명히 살아 숨 쉬고 있다. 내일 정월 대보름에는 우리 양곡리의 큰 축제인 '장승제'가 열린다. 다른 급한 일정이 생기지 않는 한, 나 역시 그 자리에 함께할 것이다. 정성스레 차려진 고사상 앞에서 두 손을 모아 큰절을 올리고, 푹 삶아낸 돼지머리 입에 5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쑥 밀어 넣으며 올 한 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할 참이다. 그러고는 이웃들과 막걸리 한 사발을 시원하게 나누어 마시며 정겨운 웃음꽃을 피울 것이다. 종교학자인 내게 이 장승제는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마을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거룩하고도 아름다운 제의(祭儀)다. 하지만 장승제의 흥겨움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우리 마을 주민들의 평균 연령은 70세에 달한다.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는 이장님이 70대 중반이시고, 그 뒤를 잇는 '젊은 세대'가 60대들이다. 북면 전체를 통틀어 학교가 세 곳뿐인데, 그중 한 곳은 이미 폐교되었고 남은 두 학교를 합쳐도 전교생이 2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통계로만 보던 '지방 소멸'과 '인구 절벽'의 현장 한가운데에 내가 서 있는 것이다.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60대와 70대 어르신들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나면, 우리 양곡리는 어떻게 될까. 대보름의 장승제도, 풀베기를 마친 후 나누어 먹던 새참의 추억도, 이웃 간의 끈끈한 정마저도 이 땅에서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것은 비단 양곡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농촌이 마주한 슬픈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양곡리에서의 하루를 살아간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깜순이를 기억하며 남은 열 마리의 개들과 산책을 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공부하면서도, 다가오는 대보름 장승제를 준비한다. 소멸해 가는 것들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안고, 나는 작가로서 이 소소하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골 마을의 오늘을 기록하려 한다. 언젠가 이 모든 것이 전설이나 옛날이야기처럼 잊힌다 해도, 내가 농막을 짓고 살았던 북면 양곡리에는 사람과 사람, 그리고 생명과 생명이 부대끼며 만들어낸 따뜻한 온기가 존재했음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필자 소개> 김종철 프로필 김종철은 1969년 경북에서 태어나 공학과 종교학을 아우르는 이력으로 독자적인 학문적 궤적을 구축해 온 연구자이자 출판인이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인문·종교 분야로 학문적 관심을 확장해 선문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 박사(Ph.D.)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선문대학교에서 강의전담교수로 재직하며 종교사상과 신종교 운동, 현대 한국 종교 현상에 대한 강의와 연구를 수행했다. 학문 활동과 더불어 출판 영역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현재 도서출판 아우내 대표로 재직하며 종교·사상·문화 분야 전문 서적을 기획·출간하고 있다. 또한 한국메시아운동사연구소 소장으로서 한국 신종교와 메시아 운동의 역사적 전개, 교리 형성, 분열과 재편 과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국제신인류문화학회 학회장으로 학술 교류와 연구 네트워크 확장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주식회사 네일톡톡 총괄이사로 기업 경영에도 참여하며 학문과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요 저서 『한국의 육신영생 신앙』 『통일교의 분열』 『통일교와 독생녀 현상』 『통일교 분열 실록 전집』(전 11권) 『독생녀론은 페미니즘 신학이다』 이들 저서는 한국 신종교 운동, 특히 통일교 계열의 교리 변화와 분열 양상, '독생녀' 담론의 신학적·사회문화적 의미를 분석한 연구 성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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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_천안] 내가 농막을 짓고 살고 있는 북면 양곡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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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플러스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 합의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1일(현지시간) 증산을 결정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오는 4월부터 하루 20만6000배럴을 추가 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월별 증산폭이었던 하루 13만7000배럴보다 7만배럴가량 많은 규모다. OPEC+는 올해 1분기 증산을 일시 중단하면서 오는 4월부터 기존 규모로 증산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오다 전날 미국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장 불안이 커지자 증산 규모를 더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사태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OPEC+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 사태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안정적인 세계 경제 전망과 현재 건전한 시장 펀더멘털"을 거듭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다만 OPEC+의 증산 결정이 시장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이 하루 1억배럴을 웃도는 점을 고려할 때 증산 규모가 0.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데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로 원유가 반출되지 못하면 증산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현재 최소한 150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나가지 못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카타르 인근 공해상에 정박하고 있고 반대쪽 오만 앞쪽 바다에도 수십척이 머무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유조선의 피습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3건의 선박 피격 사례가 보고됐다. 이란 국영TV는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른 팔라우 선적 유조선 스카이라이트호 1건에 대해서는 이란이 공격, 침몰 중이라고 확인했다. 나머지 2척은 미확인 발사체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지만 진화했고 향해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영국해사무역기구에 보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이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 대신 다른 수출 항로를 활용하더라도 선박 보험료 상승과 선적 지연 등이 공급 불안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주말 장외 거래에서 이란 공습 사태 이전보다 8∼10% 오른 배럴당 약 80달러에 거래됐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 입구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다. 항로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유가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윌 하레스와 살리 일마즈는 브렌트유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갈등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바클레이즈 에너지 분석팀은 선물시장이 재개되는 3월 2일 거래에서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현 상황으로 볼 때, 중동 안보 상황 악화로 인한 잠재적 공급 차질 위협으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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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플러스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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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동의 지옥문' 연 트럼프의 도박⋯하메네이 제거와 세계 경제의 운명
- 2월 28일(현지 시각), 인류는 21세기 가장 위험한 지정학적 격변의 목격자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전격적인 이란 본토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권력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사망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반세기 가까이 서방과 대척점에 섰던 '신권 통치'의 상징이 제거되면서, 중동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포커스온경제는 블룸버그통신의 긴급 타전과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이번 사태가 세계 정치·경제에 미칠 파괴적 영향력을 심층 진단한다. 작전명 '에픽 퓨리'…트럼프의 비정한 '거래의 종결' 이번 공습은 단순한 군사 보복이 아닌, 트럼프식 '정권 교체(Regime Change)'의 신호탄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주간 중동 지역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인 항공모함 전단과 F-35 스텔스기 편대를 집결시키며 치밀하게 준비해왔다고 보도했다. 결정적 순간은 제네바에서 벌어진 비밀 협상의 결렬이었다. 트럼프의 특사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가 이란 측과 만났으나, 핵 포기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하자 트럼프는 즉각 '군사적 해결' 카드를 뽑아 들었다. 트럼프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녹화된 영상을 통해 "어떤 대통령도 감히 하지 못한 일을 오늘 밤 내가 완수하겠다"고 선언하며 공습을 공식화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비명…'3차 오일쇼크'의 현실화 세계 경제를 가장 공포로 몰아넣는 대목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폐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 해군은 공습 직후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해협 통항 금지를 선포했다. 실제로 사우디 원유를 실은 슈퍼탱커 '샤덴(Shaden)'호 등 주요 유조선들이 뱃머리를 돌려 탈출하는 급박한 상황이 실시간으로 포착되고 있다. 이미 시장은 패닉 상태다. 주말 사이 리테일 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8% 이상 폭등했으며, 전문가들은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유가가 배럴당 100~12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카타르산 LNG 공급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수급의 '동맥 경화'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해협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가뿐히 넘어서며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월스트리트는 '헤이븐 퍼스트(Haven-First, 안전자산 우선)' 전략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월요일 개장과 동시에 미 국채, 금, 스위스 프랑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안전 자산 랠리'가 예견된다. 반면 이집트 등 중동 인접국들의 주가지수는 개장 직후 6% 가까이 폭락하며 패닉 셀링(공포 매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걸프 협력회의(GCC) 국가들의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의 부동산 시장은 수요 충크에 직면했고, 관광과 소매업이 GDP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상 장기전으로 돌입할 경우 국가 신용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물류 마비…글로벌 '슈퍼 커넥터'의 붕괴 이란의 보복 공격은 중동의 금융·물류 허브인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향했다.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이 세계 최대 국제공항 중 하나인 두바이 공항 시설을 타격하면서 2만 명 이상의 승객이 고립됐다. 에미레이트, 카타르, 에티하드 항공 등 글로벌 항공망의 중추가 무기한 운항을 중단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번 사태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발생한 가스 시장 혼란보다 더 큰 충격을 전 세계 항공 및 물류망에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메네이 이후의 이란…'핵 도그마'의 위험한 반전 하메네이의 사망은 이란 내부의 권력 공백을 넘어, 인류를 핵전쟁의 위협으로 내몰고 있다. 하메네이는 과거 '핵무기 제조는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칙령(파투아)을 통해 핵 개발의 '레드라인'을 지켜왔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국가 안보 위원회 사무총장 알리 라리자니 등 강경파들이 정권 생존을 위해 '핵 교리(Nuclear Doctrine)'를 전격 수정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도부를 잃은 혁명수비대(IRGC)가 통제력을 잃고 독자적인 보복이나 핵 무장에 나설 경우, 중동은 그 자체로 거대한 시한폭탄이 된다. [Key Insights] 트럼프의 독단적 군사 행동은 기존 국제법 질서를 파괴하고 '힘의 외교'가 지배하는 정글의 시대를 열었다. 한국 경제는 이제 '안전한 중동 원유'라는 가정이 사라진 '상시적 전시 경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유가 100달러 돌파는 국내 물가 폭등과 경상수지 악화로 직결될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 폐쇄 장기화 시 에너지 배급제에 준하는 비상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즉각적인 수입선 다변화(미국산 셰일가스, 전략 비축유 확충)와 함께 중동발 항공·해운 물류 마비에 따른 대체 경로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시대, 한국 기업의 생존 기술은 이제 '공급망 다변화'의 속도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Summary]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며 중동은 전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폐쇄와 항공 마비로 유가 폭등 및 글로벌 물류 대란이 시작됐으며, 월가 등 금융 시장은 안전 자산으로의 대이동과 함께 '3차 오일쇼크' 공포에 빠졌다. 트럼프의 군사적 도박이 정권 교체를 넘어 전 지구적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기를 초래하면서, 세계 경제는 유례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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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중동의 지옥문' 연 트럼프의 도박⋯하메네이 제거와 세계 경제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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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0)] 태양계 외곽 '우주 눈사람'의 비밀⋯미행성 충돌 속도가 형태 갈랐다
- 태양계 외곽에는 마치 눈사람처럼 두 개의 구형 천체가 맞붙은 독특한 형태의 소천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른바 '접촉쌍성체(contact binary)'로 불리는 이 구조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최근 새로운 수치 모형 연구가 보다 구체적인 형성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해왕성 궤도 바깥 카이퍼벨트(Kuiper belt)에는 태양계 형성 초기의 잔해로 여겨지는 얼음질 미행성(planetesimal)들이 분포한다. 이들은 태양을 둘러싼 원시 원반 내에서 자갈 크기의 입자들이 중력에 의해 응집되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이 근접 촬영한 '아로코스(Arrokoth)'는 이러한 접촉쌍성체의 대표 사례로, 두 개의 구체가 맞닿은 눈사람 모양을 하고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전체 미행성의 약 10~25%가 이 같은 구조를 지닐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그 형성 과정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과거 모델들은 두 개의 완전한 구형 천체가 충돌해 결합하는 단순 병합 시나리오를 가정했지만, 이 경우 결과물 역시 다시 구형으로 수렴하는 한계가 있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잭슨 반스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접근 방식을 달리했다. 연구진은 미행성을 하나의 단단한 구체가 아닌, 표면 위에 입자들이 얹혀 있는 '입자 구름'으로 모델링했다. 계산량은 크게 늘어났지만, 개별 입자의 운동과 상호작용을 추적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진화 과정을 재현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회전하는 입자 구름이 항상 하나의 천체로 응집되는 것은 아니었다. 경우에 따라 두 개의 미행성으로 분리돼 서로를 공전하는 쌍성계를 형성했다. 이후 이 쌍성계는 상호 중력 작용에 의해 점차 안쪽으로 나선 운동을 하며 접근했고, 비교적 완만한 속도로 접촉해 결합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결과물은 구형뿐 아니라 납작하거나 시가형, 그리고 눈사람형 등 다양한 형태를 보였다. 연구진은 최종 형상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다. 첫째는 천체들이 접근할 당시의 상대 속도, 둘째는 구성 입자들이 서로 맞물리는 결합 강도다. 충돌 속도가 낮고 입자 간 결속력이 강할수록 접촉쌍성체 형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처럼 형성된 '우주 눈사람'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카이퍼벨트는 밀도가 낮아 다른 천체와 충돌할 확률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반스는 "추가 충돌이 없다면 수백만 년에서 수십억 년까지도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모형에서 접촉쌍성체가 차지한 비율은 전체의 약 4%로, 기존 관측 기반 추정치(10~25%)보다는 낮았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에 포함된 입자 수와 크기 범위의 한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입자 수와 크기 스펙트럼을 확장할 경우 접촉쌍성체의 형성 빈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흥미로운 점은 회전하는 입자 구름이 두 개뿐 아니라 세 개 이상의 미행성으로 분화할 가능성도 시사했다는 점이다. 이는 카이퍼벨트에서 관측되는 일부 '삼중계' 천체의 기원을 설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 삼중계 형성 메커니즘과 관측 사례 간의 연관성을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월간 왕립천문학회지(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태양계 외곽의 작은 얼음 천체들이 보여주는 단순한 외형은, 실은 초기 태양계의 역동적인 물리 과정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주 눈사람'은 태양계 형성사의 미세한 조건 차이가 수십억 년 뒤 어떤 형태로 남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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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80)] 태양계 외곽 '우주 눈사람'의 비밀⋯미행성 충돌 속도가 형태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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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의 전격 이란공습에 글로벌경제 충격 불가피
-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을 감행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이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글로벌 증시는 급락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각)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무력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외교적 해법이 우선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은 열어뒀다. 미국의 군사행동에는 중동 내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도 가세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에 대한 선제 타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을 '포효하는 사자'라고 명명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 당시 작전명인 '일어서는 사자'와 연결되는 명칭이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개월에 걸쳐 이번 공격을 기획했다고 보도했다. 한 보안 소식통은 초기 작전이 나흘가량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글에서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며 "이는 이란 국민뿐 아니라 모든 위대한 미국인들, 그리고 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을 위한 정의"라고 주장했다. ▲장기 분쟁 확대 촉각-호르무즈 봉쇄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에서도 다시 전면전 위기가 커지면서 글로벌 안보와 세계 경제가 또 한 번 충격권에 들어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이번 군사 행동이 단기적이고 제한된 공세로 끝날지 장기적인 분쟁으로 확대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세계 원유·가스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다. 오만과 이란 사이 위치한 이 해협은 지난해 기준 약 13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1%를 차지한다. 이란이 해협 봉쇄에 나서거나 대리 세력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즉각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CG)가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통보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이란-이스라엘 충돌 당시에는 이란의 정권 붕괴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속에 유가가 금세 안정을 찾았으나 이번에는 미국이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분쟁 장기화와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1일 국제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 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OPEC+가 시장 안정을 위해 당초 예상치보다 3~4배 많은 대규모 증산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분쟁 장기화 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 27일 장중 3% 상승해 배럴당 73달러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한 달간 12%가량 상승했다. 유가 급등 시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0.6~0.7%포인트(p) 상승하며, 이미 무역 갈등과 경기 둔화 압력에 시달리는 세계 경제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기조를 철회하거나 오히려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불가피 글로벌 증시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X ETF의 투자전략가 빌리 렁은 이번 사태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에 특히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증시가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고 특히 변동성이 크거나 경기 민감 업종일수록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UOB케이하이안의 프라이빗자산관리 책임자 케네스 고는 "달러와 엔화 강세, 금으로의 자금 이동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역시 "위험 회피(risk-off) 장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증시가 1~2% 이상 하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5~10bp 하락, 유가는 5~10% 급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이란의 대응을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며 과도한 베팅을 경계했다. 국제금값은 중동과 우크라이나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 중앙은행의 매수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2026년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JP모건은 올해 말 국제금값이 온스당 63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목표가를 온스당 5400달러로 높여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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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의 전격 이란공습에 글로벌경제 충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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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샴페인 터트리기엔 이른 다우 5만⋯'AI 역습' 공포에 질린 기술주
- 사상 첫 5만 선을 돌파하며 축배를 들었던 뉴욕 증시가 'AI(인공지능)의 역습'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혁신 기술에 대한 낙관론이 지배하던 시장에 "누가 진짜 수혜자인가"라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며, 2월 한 달간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1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특히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기술주 전반에 투매가 쏟아진 것은 시장의 온도가 변했음을 시사한다. 이제 투자자들은 수조 원을 쏟아붓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수익성에 냉정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고, 소프트웨어·자산관리 등 AI 대체 위험이 있는 업종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엔와이(BNY)의 존 벨리스 아메리카 매크로 전략가는 "미국 증시는 이제 파괴적 기술의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려는 '사이클 후반부'에 진입했다"며 확신 부족에 따른 제자리걸음을 진단했다. 산업재와 필수 소비재 섹터가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시가총액의 거대한 축인 빅테크의 흔들림은 지수 전체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내주 월가는 고용 지표와 빅테크 실적이라는 이중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6일 발표될 2월 고용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하 시점의 최대 분수령이다. 1월의 13만 건 '깜짝 고용'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경제 가열의 신호인지에 따라 '6월 인하론'의 운명이 갈린다. 머피 앤 실베스트의 폴 놀티 전략가는 "1월 지표가 일회성이었다는 우려가 크다"며, 고용 시장이 다시 약세로 회귀할 경우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덮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측면에서는 수요일(4일) 브로드컴 실적이 AI 하드웨어 수요의 건전성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5일 개막하는 중국 '양회'의 경기 부양책 강도가 글로벌 시장의 온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매파적 성향의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가 리더십 교체를 앞두고 있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7월 이후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는 "AI에 대한 흥분이 일자리와 생산성에 대한 불안으로 전이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내주 월가는 고용의 민낯과 AI의 실익, 그리고 워시 체제의 긴장감이라는 세 파고를 동시에 넘어야 한다. [미니해설] AI 포모(FOMO)에서 '실존적 공포'로…월가는 왜 다시 고용에 집착하나 ① AI의 역습: '모든 배를 띄우던 파도'는 끝났다 지난 2년간 월가를 지배했던 공식은 "AI라면 일단 사고 보자"였다. 하지만 최근 소프트웨어와 금융 서비스 업종에서 나타나는 투매 양상은 이 공식의 파기를 의미한다. 맨 그룹(Man Group)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전략가는 "누가 AI의 희생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AI를 도구 삼아 승자로 부상할 것인가를 두고 시장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하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데이터 센터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과연 투자 대비 수익(ROI)을 낼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제 시장은 'AI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보다 'AI로 실제 돈을 버는' 기업을 찾기 위해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종 간 수익률 차별화는 다우 5만 시대의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② 2월 고용 보고서: '6월 인하'의 생사를 가를 스모킹 건 내주 금요일 발표될 2월 고용 보고서는 연준의 통화 정책 경로를 결정지을 '확정적 증거'다. 현재 미국 경제는 탄탄한 소비를 바탕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면에는 노동 시장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퇴임을 앞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AI 도구를 본격적으로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구조적으로 높은 실업률의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시장은 신규 고용이 6만 건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지표가 예상을 하회한다면 시장은 즉각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를 앞당기겠지만, 이는 곧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되어 증시에 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너무 견조하다면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와 함께 케빈 워시 차기 의장의 매파적 행보에 명분을 실어주게 된다. 시장이 가장 바라는 것은 적당한 온기의 '골디락스' 수치지만, 셧다운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되는 이번 지표가 깨끗한 신호를 줄지는 미지수다. ③ 글로벌 변수: 중국 '양회'의 부양책과 아시아의 도약 내주 월가는 미국 내부 지표뿐만 아니라 아시아발 뉴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5일 개막하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베이징 당국이 발표할 경제 성장률 목표치와 재정 적자 규모는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경기 민감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ING는 중국이 성장 목표를 기존 '5% 내외'에서 '4.5% 이상'으로 낮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는 시장에 '절제된 부양'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과 대만 등 IT 강국들은 독보적인 행보를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측에 따르면 한국의 2월 수출은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25.6%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기술주의 수익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 단에서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함을 증명하는 지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기 회복 강도가 달러화의 향방과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④ 브로드컴 실적: 반도체 랠리의 '라스트 댄스' 여부 수요일(4일) 실적을 발표하는 브로드컴은 엔비디아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주 실적으로 꼽힌다. 맞춤형 AI 칩(ASIC) 시장의 강자인 브로드컴의 가이던스는 엔비디아발 충격으로 흔들리는 반도체 투자 심리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다. 만약 브로드컴마저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다면,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는 3월 내내 지속될 위험이 크다. 반대로 소매 업체인 타겟과 베스트바이가 견조한 소비를 입증한다면, 증시의 무게중심은 기술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는 '섹터 로테이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내주 월가는 다우 5만이라는 축배 뒤에 숨은 매파적 서프라이즈와 실적 심판대를 마주하며, 셧다운 이후의 '진실의 순간'을 치열하게 시험하게 될 것이다. ◇내주 월가 주요 일정(현지 시간 기준) 3월 2일(월): 미국·유럽·일본 2월 제조/서비스 PMI, 한국 2월 수출입 지표 3월 3일(화): 미국 JOLTS 구인 보고서, 일본은행 총재 연설 3월 4일(수): 브로드컴 실적, ADP 민간 고용, 호주 4분기 GDP 3월 5일(목): 중국 양회 개막,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타겟 실적 3월 6일(금): 미국 2월 고용 보고서, 미국 1월 소매 판매, 독일 제조업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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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샴페인 터트리기엔 이른 다우 5만⋯'AI 역습' 공포에 질린 기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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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31)]'영원한 화학 물질'의 저주⋯몸속 노화 앞당기는 PFAS의 실체
- 프라이팬의 눌음 방지 코팅, 패스트푸드 포장지, 우비 등 방수 재킷, 청소용 세제 등 우리가 매일 접하는 평범한 생활용품들이 '영원한 화학 물질(Forever Chemicals)'이라 불리는 독성 물질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잇따른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노화 분야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에이징(Frontiers in Aging)'에 발표된 새 연구는 이 문제를 한층 더 심각하게 다룬다. 연구에 참여한 326명 중 무려 95%의 혈액에서 PFAS(과불화알킬 및 폴리불화알킬 물질)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이미 광범위한 노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PFAS란 무엇인가⋯왜 '영원한' 화학 물질인가 PFAS는 1950~60년대에 개발된 합성 화학 물질군으로, 물·기름·열·부식에 강한 특성 덕분에 수십 년간 산업계와 소비재 시장에서 폭넓게 활용되어 왔다. 문제는 이름 그대로 자연계에서 분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토양과 수원에 축적되고,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와 결국 인간의 혈류에 안착한다.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럿은 26일(현지시간) 모든 PFAS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견고한 탄소-불소 골격 때문에 이들이 분해되는 데 최대 천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한 업계는 분자 구조를 약간만 변형하여 유사한 결과를 가져오는 완전히 새로운 PFAS를 만들어 기존 국제 규제를 우회할 수 있으며, 1만2000여 종의 변종이 여전히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상하이 교통대 과학자들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11종의 PFAS 중 특히 과불화노난산(PFNA)과 과불화옥탄술폰아미드(PFOSA) 두 물질에 주목했다. 이 두 성분의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즉 실제 나이보다 세포와 장기가 더 빠르게 늙어가는 현상이 뚜렷이 관찰됐다. 왜 중년 남성이 가장 취약한가 연구팀이 1999~2000년에 수집된 전국 대표 표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64세 중년 남성 집단에서 PFAS로 인한 가속 노화 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상하이교통대 의대의 리샹웨이(Xiangwei Li) 교수는 그 이유로 생활 습관을 지목했다. "흡연과 같은 생활 습관 요인이 노화 지표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데, 남성의 경우 이런 요인들이 오염 물질의 유해 효과를 복합적으로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공동 저자인 쉬야첸(Ya-Qian Xu) 박사는 생물학적 맥락을 더했다. 중년은 신체가 노화 관련 스트레스 요인에 민감해지는 '취약한 생물학적 창(sensitive biological window)'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화학 물질 노출이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강한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제의 공백-유럽은 움직이는데, 한국은? 국제 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프랑스는 의류와 화장품에 PFAS 사용을 이미 전면 금지했으며, 유럽연합(EU)도 유사한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반면 미국과 한국 등 많은 나라에서는 여전히 제도적 공백이 크다. 연구팀은 개인 차원의 위험 감소 방법으로 포장 식품 소비를 줄이고, 패스트푸드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행위를 피할 것을 권고했다. 열이 가해질수록 포장재에서 PFAS가 더 많이 용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합 오염의 시대, 연구는 이제 시작 리샹웨이 교수팀은 후속 연구로 PFAS가 다른 환경 오염 물질과 상호작용할 때 발생하는 누적 건강 위험을 모델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실에서 사람들은 하나의 화학 물질이 아니라 수십 종의 오염 물질에 동시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편의를 위해 용인해온 화학 물질들이 우리 몸속에서 시계를 빠르게 돌리고 있다. '영원한 화학 물질'의 저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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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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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31)]'영원한 화학 물질'의 저주⋯몸속 노화 앞당기는 PFAS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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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제22회 젊은시인상 수상⋯『힘없는 질투』로 언어의 밀도 증명
- 본사 <김조민 시인의 시의 정원>을 연재하는 김조민(사진) 시인이 한국시인협회가 수여하는 제22회 젊은시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시인협회는 지난 19일 김 시인의 시집 『힘없는 질투』를 올해의 수상작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젊은시인상은 동시대 시단에서 두드러진 문학적 성취를 이룬 시인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감각과 흐름을 가늠하는 상징적 자리로 평가받는다. 심사위원단은 "내면의 체험을 생동하는 이미지로 치환하는 시적 역량이 인상적"이라며 "동경과 자긍을 함께 품은 신선한 언어 감각이 작품의 미학적 파장을 확장한다"고 평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근배 시인은 "감정의 결을 정교하게 직조하면서도 언어를 통해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힘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김조민 시인의 첫 시집 『힘없는 질투』는 존재의 미세한 흔들림과 감정의 파편을 집요하게 응시했다. 2013년 등단한 이후 12년 만인 2025년 선을 보인 이 시집은 절제된 문장 안에 응축된 이미지의 밀도와 사유의 깊이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일상 속 균열을 포착해 고유한 어법으로 재구성한 대목은 동시대 독자들에게 깊은 공명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김 시인은 2013년 문예지 『서정시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 웹진 '시인광장 디카시' 편집주간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시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미래서정문학상과 조지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지난 2월 27일 문학의집 서울에서 문단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 시인은 "언어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붙들고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수상은 김조민 시인이 보여준 치열한 언어 실험과 응축된 시적 밀도가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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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제22회 젊은시인상 수상⋯『힘없는 질투』로 언어의 밀도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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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9)] '달, 강한 자기장' 논쟁 50년 만에 종결⋯아폴로 달 암석 재분석
- 달의 자기장이 과거에 강했는지, 아니면 미약했는지를 둘러싼 50년 논쟁이 옥스퍼드대학교 과학자들의 새로운 분석으로 매듭지어졌다. 영국 옥스퍼드대 지구과학과 연구진은 26일(현지시간) 아폴로 임무로 채집된 달 암석을 재검토한 결과, 초기 달에는 지구보다 강한 자기장이 존재한 시기가 있었지만 그것은 극히 짧은 예외적 현상이었으며, 대부분의 기간에는 약한 자기장이 유지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달의 자기장은 달 내부에 '다이너모(dynamo)'라 불리는 자기장 생성 메커니즘이 작동했는지 여부와 직결된다. 이는 달 내부 구조와 열 진화, 형성 역사 전반을 이해하는 핵심 단서다. 그동안 일부 아폴로 암석에서는 매우 강한 고(古)자기 신호가 검출돼 "초기 달에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달의 작은 핵과 빠른 냉각 속도를 고려하면 장기간 강한 자기장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반론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을 통해 양측 주장이 모두 일정 부분 타당하다는 절충적 해석을 제시했다. 달 형성 이후 약 35억~40억 년 전, 특정 시기에는 지구보다 더 강한 자기장이 형성됐지만, 이는 매우 단속적이고 일시적인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달의 자기장은 약한 상태였으며, 강한 자기장은 예외적 화산 활동과 연계된 현상이었다는 설명이다. 핵심 단서는 고(高)티타늄 현무암이다. 연구진은 달 내부 깊은 곳의 티타늄이 풍부한 물질이 용융되면서 일시적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고티타늄 암석의 형성과 강한 자기장 기록이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달 내부의 화산 활동이 단속적 다이너모를 촉발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과거 해석에는 '표본 편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드러났다. 아폴로 임무는 비교적 평탄한 '마레(Mare)' 지역에 착륙했는데, 이 지역은 고티타늄 현무암이 풍부하다. 우주비행사들이 상대적으로 이들 암석을 많이 채집하면서, 지구로 가져온 표본 역시 강한 자기장 신호를 보존한 암석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졌다. 그 결과 달이 오랜 기간 강한 자기장을 유지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모델은 이러한 표본 편향을 정량적으로 검증했다. 만약 달 표면에서 무작위로 암석을 채집했다면, 강한 자기장 사건을 기록한 표본을 확보할 확률은 극히 낮았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공동저자인 존 웨이드 옥스퍼드대 부교수는 "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단 여섯 번만 착륙했다면, 평탄한 지역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 역시 표본 편향을 겪었을 것"이라며 "아폴로가 마레 지역에 집중한 것은 우연이었고, 착륙지가 달랐다면 우리는 달이 줄곧 약한 자기장만 가졌다고 결론 내렸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달 자기장 형성사를 '강하거나 약하거나'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단속적으로 강해졌다가 약해지는 '간헐적 다이너모' 모델로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달 내부의 열·화학적 진화 과정을 새롭게 조명하는 단서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검증이다. 공동저자인 사이먼 스티븐슨 박사는 "어떤 유형의 암석이 어떤 자기장 세기를 보존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아르테미스 임무는 이 가설을 시험하고 달 자기장 역사를 더욱 정밀하게 밝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폴로가 남긴 표본은 인류가 달을 이해하는 토대가 됐다. 그리고 반세기 만에, 그 표본을 다시 들여다본 과학은 달 내부의 숨은 역사를 한층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번 연구는 달 탐사의 과거와 미래가 하나의 과학적 연속선 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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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9)] '달, 강한 자기장' 논쟁 50년 만에 종결⋯아폴로 달 암석 재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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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넷플릭스 꺾고 워너 인수-'OTT 빅3'로 부상
-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게 됐다. 넷플릭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받으며 워너브러더스를 노렸던 파라마운트의 물량 공세에 결국 물러섰다. 이에 따라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를 사들이면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미디어 기업 톱5에 진입하게 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6일(현지시간) "파라마운트의 최신 제안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가격 수준에서 해당 거래가 더 이상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며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테드 서랜도스와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이 거래는 적절한 가격에서 이뤄지면 좋은 것이지, 어떤 가격에라도 꼭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워너브러더스 이사회가 이날 파라마운트 제안이 넷플릭스의 제안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한 직후 나왔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워너브러더스의 TV·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HBO맥스) 부문을 주당 27.75달러, 총 720억달러(약 103조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 전체를 주당 31달러, 총 1110억달러(약 159조원)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겠다는 수정된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는 앞선 제안(주당 30달러)보다 상향된 조건이다. 넷플릭스와의 계약이 파기되면 워너브러더스가 부담해야 하는 위약금 28억달러(약 4조원)도 파라마운트가 대신 지급하기로 했다. 파라마운트는 수개월간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집요하게 추진하며 공식 제안서를 총 10차례 제출했다. 데이비드 재슬러브 워너브러더스 CEO는 "이사회가 해당 제안을 수용하면 주주에게 상당한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며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합쳐지면서 만들어낼 잠재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라마운트가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면서 넷플릭스는 4영업일 내 조건을 상향 조정하거나 철회해야 했다. 넷플릭스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해온 만큼 2차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회사는 예상과 달리 인수를 포기했다.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한때 13% 급등했다. 과도한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무리한 인수를 피했다는 점이 투자자의 안도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인수 후보로 거론된 이후 이날까지 넷플릭스 시총은 1700억달러(약 244조원) 증발했다. 합병 성사 땐 OTT 구독 2억명-미국 연방당국 규제 심사는 과제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이 2006년 설립한 스카이댄스는 지난해 파라마운트와 합병하며 시총 기준 글로벌 10위권 미디어 기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이번 거래까지 성사되면 단숨에 글로벌 미디어업계 톱5·OTT 톱3로 도약한다. 워너브러더스는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다. 스트리밍 서비스 HBO맥스와 CNN, TBS, TNT 등 주요 케이블 네트워크도 거느리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미션 임파서블', '탑건', '스타트렉' 등 흥행작을 제작해왔다. 미국 대형 방송사 CBS와 음악 채널 MTV,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 등도 보유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스트리밍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HBO맥스의 유료 구독자는 1억3160만 명, 파라마운트+는 7890만 명이었다. 양사를 합치면 구독자는 2억 명을 넘어선다. 다만 미국 연방 규제당국 심사를 통과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스카이댄스가 파라마운트를 인수할 당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CBS 간 법적 분쟁이 길어지며 합병 승인 절차가 지연됐다. 파라마운트는 규제 문제로 거래가 무산되면 총 7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 해지 수수료를 부담하겠다고 했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결합하면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에 맞설 수 있는 진정한 경쟁자가 탄생할 수 있다"면서도 "케이블 네트워크 등 전통 미디어 자산이 쇠퇴하는 가운데 이를 스트리밍과 SNS 중심의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전환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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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넷플릭스 꺾고 워너 인수-'OTT 빅3'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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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 군사적 공격 우려 등 영향 6거래일만에 급반등
- 국제유가는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군사적 공격 우려 등 영향으로 6거래일만에 급반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8%(1.81달러) 상승한 배럴당 67.02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2.5%(1.73달러) 오른 배럴당 72.4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급반등한 것은 주요국이 이란 안팎의 자국민에게 잇달아 대피를 권고하면서 미국의 이란 공습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핵협상을 열었으며 다음주에는 실무레벨에서 회의가 재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양측이 요구하는 조건이 상당한 괴리가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군사행동이 단행된다면 중동지역의 원유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에 거듭 불만을 드러낸 점도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이란은 우리가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을 주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에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폐기를 가리킨다.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권한을 포기하고 기존에 농축된 우라늄 비축분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는 "어떻게 될지 보겠다"면서도 이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렸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란 주변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이란이 직면한 외부 안전 위험이 현저히 상승하고 있다"며 자국민에게 이란에서 철수하도록 권고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도 소셜미디어에서 대사관 직원 일부와 가족들의 철수를 승인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 인도 등 주요국이 중동 주재 외교관과 자국민에게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대피하라고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DBS의 수브로 사르카르 분석가는 "미국과 이란의 회담은 평화적 해결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어느 정도 보여주지만 군사 공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배럴당 8~10달러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유가에 반영된 것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중동 분쟁으로 문제에 엮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월1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각료급회의에서 증산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은 유가상승폭을 제한했다. 시장에서는 OPEC+가 4월부터 증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안전자산 선호와 달러약세 등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1.0%(53.7달러) 오른 온스당 524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일시 5276.6달러까지 치솟아 1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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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의 이란 군사적 공격 우려 등 영향 6거래일만에 급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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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픈AI, 160조원 투자 유치⋯기업가치 1200조원 '껑충'
-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총 1100억 달러(약 160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오픈AI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아마존닷컨과 소프트뱅크그룹 등으로부터 모두 1100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자사의 시장가치를 8400억 달러(약 1212조 원)로 평가하며 추진한 이번 대규모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아마존으로부터 500억 달러, 소프트뱅크와 미국 엔비디아로부터 각각 300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소프트뱅크 주도로 진행된 400억 달러 투자(기업가치 5000억 달러 평가)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아마존의 500억 달러는 우선 150억 달러를 집행하고 향후 수개월 내 일정 조건 충족 시 350억달러를 추가 투입하는 구조다. 오픈AI는 “다른 투자자들도 라운드에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AI는 경제 전반을 바꾸고 있으며, 이를 감당하려면 막대한 집단적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오픈AI는 장기적으로 매우 큰 승자가 될 것"이라며 전략적 협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신규 자금 유입 전 기업가치(pre-money)는 7300억 달러였고 이번 투자금을 포함한 기업가치는 84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투자와 함께 양사는 다년간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오픈AI는 기존 380억달러 규모였던 아마존웹서비스(AWS) 이용 계약을 향후 8년간 1000억달러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AWS는 오픈AI가 이달 초 공개한 기업용 플랫폼 '프런티어(Frontier)'의 독점 외부 클라우드 유통 파트너가 된다. 또한 오픈AI는 아마존의 자체 AI 칩 ‘트레이니움’을 활용해 아마존 고객용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될 맞춤형 모델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강화된다.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시스템을 기반으로 추론(inference) 전용 3기가와트(GW), 학습(training) 전용 2기가와트 등 총 5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프라 확보 비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연산 자원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2030년까지 총 컴퓨팅 지출 목표를 약 60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올트먼 CEO가 과거 언급한 1조4000억 달러 인프라 구상보다 축소된 수치로, 시장의 과도한 투자 우려를 반영해 보다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픈AI는 2030년 총매출이 28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소비자 사업과 기업용 사업이 거의 비슷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아마존·엔비디아, 복잡해진 구도에 경쟁도 격화 AI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구글의 '제미나이'가 소비자 AI 시장에서 추격하고 있고, 기업용 시장에서는 앤스로픽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이달 초 300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38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오픈AI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 조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기존 협력 관계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이후 오픈AI의 핵심 투자자로, 이번 라운드에도 참여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반도체·클라우드 기업이 AI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주요 고객이 되는 '순환 투자'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수요가 기대만큼 빠르게 확대되지 않을 경우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에 대해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AI 생태계 전반으로 새로운 수익이 유입될 경우에만 이러한 구조가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챗GPT 등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컴퓨팅 역량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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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픈AI, 160조원 투자 유치⋯기업가치 1200조원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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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 도매물가 '0.5% 급등'⋯다우 600P 추락·은행주 5%대 급락
- 뉴욕증시가 2월 마지막 거래일에 급락했다. 예상보다 뜨거운 도매물가 지표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겹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27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80.26포인트(1.17%) 내린 4만8918.94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600포인트 넘게 밀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8.77포인트(0.56%) 하락한 6870.09, 나스닥 종합지수는 227.59포인트(0.99%) 떨어진 2만2650.79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시장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8% 급등해 예상치(0.3%)를 크게 상회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971%로 하락했지만, 인플레이션 재가열 우려가 증시를 압박했다. 은행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5.06% 급락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7.29%), 모건스탠리(-6.47%) 등 대형 금융주가 동반 급락했다. 사모대출 시장 리스크가 소비자금융과 은행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다. 엔비디아는 3% 추가 하락하며 실적 발표 이후 약세를 이어갔다. 반면 델 테크놀로지스는 AI 서버 매출 급증과 2027회계연도 가이던스 상향에 힘입어 21.54% 폭등한 147.61달러에 거래됐다. [미니해설] 물가가 다시 흔든 연준의 선택 이번 급락의 직접적 방아쇠는 물가였다. 1월 PPI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며 "인플레이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특히 근원 PPI 0.8% 상승은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통상 PPI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WSJ는 다수 이코노미스트가 1월 근원 PCE 상승률을 0.4~0.5%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12개월 기준 3%대 초반으로, 연준 목표치(2%)와의 간극을 다시 벌리는 수치다. 인티그레이티드 파트너스의 스티븐 콜라노 CIO는 "인플레이션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에 나설지, 물가를 잡기 위해 동결을 유지할지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지만, 금리 인하 기대는 한층 후퇴했다. 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다. AI 기대와 회의 사이 AI 테마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 엔비디아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하락했다. 오픈AI 투자 라운드에 3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한 결정도 투자자들에게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마존은 500억달러, 소프트뱅크도 300억달러를 약속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I 인프라 투자가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막대한 자본지출(CapEx)이 지속 가능하냐는 의구심이 겹쳤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에 의해 구조적으로 압박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아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ETF(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ETF·IGV)는 2월 한 달간 10% 하락, 연초 대비 23% 급락했다. 나스닥은 2월에만 3% 넘게 떨어지며 지난해 3월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AI 수요 자체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 델은 AI 서버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UBS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델의 밸류에이션 확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JP모건은 "높아진 메모리 비용에도 가이던스를 상향한 것은 리스크 관리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AI는 여전히 성장 동력이지만, 이제는 '무조건 매수' 구간을 지나 선별과 검증의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다. 사모대출·은행주 '연쇄 불안' 금융주는 또 다른 축의 리스크에 노출됐다. 영국 모기지 대출기관 마켓 파이낸셜 솔루션스(MFS) 붕괴 여파가 사모대출 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5% 넘게 급락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이 일제히 5~7%대 하락했다. 사모신용에 대한 노출이 높은 금융사들은 배당 삭감 이슈까지 겹치며 압박을 받았다. WSJ는 "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대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하락과 AI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가 대출 자산 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방어주·금·유가의 신호 흥미로운 점은 방어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점이다. 월마트(+2.5%), 코카콜라(+1.1%), 프록터앤드갬블(+1.5%) 등 필수소비재와 머크(+3.67%), 애브비(+2.4%) 등 제약주가 상승했다. 엑손모빌도 2% 가까이 올랐다. 금 선물은 2월 한 달간 약 11% 상승해 2012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는 방증이다. 2월 한 달은 AI 기대와 회의, 인플레이션 재점화, 신용시장 불안이 교차한 변동성의 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월가는 지금, 성장 서사와 물가 현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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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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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 도매물가 '0.5% 급등'⋯다우 600P 추락·은행주 5%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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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롤러코스터 끝 6,240선 하락 마감⋯반도체 약세·환율 급등
- 코스피가 27일 장중 급등과 급락을 오간 끝에 6,240선에서 하락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63.14포인트(-1.00%) 내린 6,244.13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109.78포인트(-1.74%) 내린 6,197.49로 출발해 6,153.87까지 밀렸다가 저가 매수에 힘입어 6,347.41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차익 매물에 다시 하락했다. 코스닥은 4.63포인트(0.39%) 오른 1,192.78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3.9원 오른 1,439.7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0.69%), SK하이닉스(-3.46%)가 약세였고, 한미반도체(17.42%)는 급등했다. [미니해설] 6,300 돌파 하루 만에 급락…변동성 장세 본격화 전날 사상 처음 6,3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급락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드러냈다. 장 초반 미국 기술주 조정 여파와 외국인 매도 공세가 겹치며 6,150선까지 밀렸고, 이후 저가 매수와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으로 6,347.41까지 치솟아 장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고점 부담과 환율 급등이 맞물리며 종가는 6,244.13(-1.00%)으로 내려앉았다. 이번 조정의 핵심 변수는 반도체주였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급락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하락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삼성전자(-0.69%)는 장 막판 반등을 시도했지만 하락 마감했고, SK하이닉스(-3.46%)는 낙폭을 키웠다. 전날 7% 이상 급등했던 대형 반도체주가 차익 실현 매물에 노출되면서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반면 종목 장세는 뚜렷했다. 한미반도체는 세계 최초 'BOC COB 본더 '장비를 글로벌 메모리 고객사에 공급한다는 소식에 17.42% 급등하며 323,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332,5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기술 혁신 기대감이 개별 종목을 강하게 밀어 올린 셈이다. 자동차주는 엇갈렸다. 현대차(10.67%)는 장중 687,000원까지 치솟은 뒤 674,000원에 마감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기아(-0.24%)는 소폭 하락했다. 방산주는 한국·UAE 협력 소식에 한국항공우주(4.13%), 현대로템(4.77%), 한화시스템(2.71%) 등이 상승했다. 금융주는 약세였다. KB금융(-3.81%), 신한지주(-3.00%) 등이 동반 하락했다. 외국인은 이날 2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 변동성을 키웠다. 외국인 매도와 동시에 원/달러 환율이 1,439.7원(+13.9원)으로 급등하면서 외환시장 불안이 증시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이 맞물릴 경우 단기 조정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코스닥은 1,192.78(0.39%)로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장비, 방산, 일부 2차전지 종목이 지수를 방어했다. 이날 장세는 '과열 이후 숨 고르기 '성격이 짙다. 전날 3.67% 급등에 따른 피로감, 외국인 대규모 매도, 환율 급등이라는 삼중 압력이 한꺼번에 작용했다. 다만 장중 사상 최고가를 재차 경신했다는 점은 상승 추세의 완전한 훼손으로 보긴 어렵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환율 안정 여부와 외국인 수급 복원이다. 6,300선 돌파 이후 시장은 새로운 박스권을 탐색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업종·종목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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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롤러코스터 끝 6,240선 하락 마감⋯반도체 약세·환율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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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 원전 1.4조 분쟁, 정부 '국내 중재 전환' 권고⋯공기업 간 국제소송 제동
- 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간 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 정산 분쟁을 해외 중재에서 국내 중재로 전환하도록 공식 권고했다. 공기업 간 국제 중재로 소송 비용이 급증하고 분쟁이 장기화되는 데다, 원전 핵심 기술 자료가 해외 절차 과정에서 노출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단순한 중재 기관 변경을 넘어 양 기관의 구조적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제29차 적극행정위원회를 열고, 한수원이 한전을 상대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제기한 중재를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양 기관이 정기 협의체를 구성해 근본적 합의안을 도출하라고 주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 기관 간에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니해설] 한전·한수원, '형제의 난'…바라카 원전 1조4천억 정산 갈등의 전말 한국 원전 수출의 자존심이 공기업 간 국제 소송으로 얼룩지다 2009년, 대한민국은 아랍에미리트 사막 한가운데 역사를 새겼다. 총 22조6000억원 규모의 바라카 원전 수주. 한국형 원전 기술의 첫 대형 해외 수출이자, 세계 원전 시장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그 빛나던 성과의 이면에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모회사 한국전력과 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이 영국 런던의 중재 법정에서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 것이다. 1조4000억의 청구서, 누가 내야 하나 사건의 핵심은 단순하다.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불어난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의 추가 공사비다. 원전 건설처럼 수십 년에 걸친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당초 예산을 초과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비용을 누가 감당하느냐다. 발주처와의 주계약자인 한전은 자회사 한수원이 시공을 담당한 만큼 추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한수원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수원은 계약 구조상 책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맞섰다. 협의는 해를 넘기고 또 넘겼다. 결국 한수원은 2010년 체결된 운영지원용역(OSS) 계약서에 명시된 조항을 근거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를 신청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대한민국 공기업끼리, 런던 중재 법정에서 맞붙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그런데 왜 막지 못했나 소식이 알려지자 국회 국정감사장이 들끓었다. "국내 문제를 해외 로펌 끌어들여 국제 중재로 끌고 가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계획된 소송 비용만 368억원, 절차가 길어질수록 숫자는 더 불어날 판이다. 그러나 정부도 선뜻 개입할 수 없었다. 공공기관운영법은 공기업의 자율 경영을 보장하고 있어 소송 취하를 직접 지시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한수원 경영진 입장에서도 딜레마는 분명했다. 정당한 청구권을 포기하는 합의를 했다가 자칫 배임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법적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 계약서에 LCIA를 명시한 조항은 일종의 법적 방패막이기도 했다. 모두가 문제라고 알면서도, 아무도 멈추지 못하는 구조였다. 정부, 우회로를 찾다 27일 산업부가 꺼내 든 카드는 '적극행정위원회'였다. 제29차 회의를 열고 한수원이 LCIA에 제기한 중재를 국내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라는 공식 권고를 의결한 것이다. 직접 지시 대신 권고라는 형식을 택하되, 위원회가 이를 '국익과 합리적 재량 범위 내 조치'로 공식 판단함으로써 이를 수용한 기관장이 배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줬다. 법의 틈새를 파고든 묘수인 셈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공직자들이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 없이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보호·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앞장서 면책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국내 전환의 셈법 정부가 내세우는 실익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비용이다. 해외 로펌 수임료와 LCIA 중재 수수료를 국내 기준으로 대체하면 상당한 절감이 가능하다. 이미 예상 비용 368억원만 해도 여론의 역풍을 맞기에 충분한 숫자다. 다음은 기간이다. 국제 중재는 절차가 복잡하고 일정 조율도 쉽지 않아 수년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국내 절차로 전환하면 분쟁을 더 빠르게 매듭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마지막은 보안이다. 중재 과정에서 원전 설계·운영 자료가 해외에 노출될 경우 핵심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 절차로 가져오면 정보 통제의 고삐를 쥘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 기관 간에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권고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숫자 너머의 문제 이번 사태가 남긴 상처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바라카 원전은 체코, 폴란드 등 후속 원전 수출을 노리는 한국의 가장 강력한 레퍼런스다. 그 상징적 사업에서 주계약자와 시공사가 국제 법정에서 맞붙었다는 사실 자체가 해외 파트너들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는 자명하다. 김창희 산업부 원전전략기획관은 "한전과 한수원이 갈등을 봉합하고 국제사회와 해외 파트너로부터 신뢰받는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권고가 실제 중재 이관과 합의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한국 원전 수출의 미래가 단지 기술력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주 이후 수십 년을 함께 버텨낼 수 있는 내부 신뢰와 거버넌스, 그것이 지금 진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바라카 원전 1·2·3·4호기는 2021년부터 2024년 9월까지 순차적으로 상업 운전에 돌입했다. 현재 한전은 발주처와 종합준공을 위한 최종 정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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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 원전 1.4조 분쟁, 정부 '국내 중재 전환' 권고⋯공기업 간 국제소송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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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금리 넉 달 연속 상승⋯주담대 10개월 만에 최고
-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가 넉 달 연속 올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50%로 전월보다 0.15%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3월(4.51%)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9%로 0.06%p, 전세자금대출은 4.06%로 0.07%p 각각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24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5.55%로 0.32%p 하락하며 3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86.6%에서 75.6%로 한 달 만에 11%p 줄었다. 변동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수요가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예금금리는 하락했다. 1월 저축성 수신 금리는 2.78%로 전월보다 0.12%p 떨어지며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1.46%p로 한 달 새 0.17%p 확대됐다. [미니해설] '주담대' 다시 고점…시장금리 영향 직격 가계대출 금리가 넉 달 연속 상승하며 금융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 반등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금리 인하 기대에 기댔던 가계의 체감 부담은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연 4.50%로 전월 대비 0.15%p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진 시장금리 상승이 은행 대출 금리에 본격 반영된 결과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9%로 올라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4.06%로 상승하며 주거 관련 금융비용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주목할 점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의 급감이다. 1월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75.6%로 한 달 새 11%p나 줄었다.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으로 고정금리 자체가 높아진 반면, 단기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변동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자 차주들이 변동금리로 이동한 결과다. 이는 단기 부담을 줄이려는 선택이지만, 향후 기준금리나 시장금리가 다시 오를 경우 상환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대출 금리는 하락했다. 1월 신용대출 금리는 5.55%로 0.32%p 떨어졌는데, 이는 단기 은행채 금리 하락과 함께 고금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다만 신용대출 금리 하락이 가계 전반의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주택 관련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대출 금리는 소폭 하락 기업대출 금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1월 기업대출 금리는 4.15%로 소폭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지만,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단기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을 받아 내려간 결과다. 다만 기업대출 역시 향후 시장금리 방향에 따라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출 금리가 오르는 동안 예금 금리는 하락했다. 1월 저축성 수신 금리는 2.78%로 전월 대비 0.12%p 떨어지며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는 예금 금리가 장기물보다 단기물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으로, 단기 시장금리 하락이 즉각 반영된 결과다. 정기예금뿐 아니라 금융채·CD 등 시장형 상품 금리도 함께 낮아졌다. 예금 금리는 5개월 만에 하락⋯금융 비용 부담 증가 이로 인해 예대금리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신규 취급 기준 예대금리차는 1.46%p로 한 달 만에 0.17%p 커졌고,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2.24%p로 소폭 확대됐다. 은행의 이자 마진은 개선되는 반면,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은 커지는 구조다. 은행 외 금융기관에서도 대출 금리 상승 흐름이 나타났다.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의 대출 금리는 모두 상승했다. 특히 상호저축은행 대출 금리는 9% 중반대로 올라 취약 차주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향후 전망도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은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출·예금 금리 모두 추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국채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 금리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계는 높은 대출 금리와 낮아진 예금 금리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변동금리 비중 확대, 예대금리차 확대, 취약 차주 금리 부담 증가는 금융시장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수준 자체보다 금리 구조의 변화가 가계와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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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금리 넉 달 연속 상승⋯주담대 10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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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인도, 이스라엘 차세대 AI 미사일 '스카이 스팅' 도입 추진⋯中 PL-17에 맞불
- 인도 정부가 중국의 최신형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PL-15 및 PL-17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개발 중인 6세대 AI(인공지능) 기반 미사일 '스카이 스팅(Sky Sting)' 도입을 본격 검토하고 나섰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두 번째 이스라엘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가시화된 이번 협상은 인도 공군(IAF)의 주력 경전투기인 테자스(Tejas) Mk-1A의 전력을 극대화하려는 핵심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 시각) 국방 안보 전문 매체 유라시안 타임스(The EurAsian Times)에 따르면, 인도는 자국산 미사일 개발 지연에 따른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스라엘 라파엘(Rafael)사와의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사거리 250km·마하 5의 위력…AI 기반 표적 식별 능력 갖춰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스카이 스팅'은 약 250km에 달하는 가공할 사거리를 자랑하는 초장거리 공대공 미사일(BVRAAM)이다. 3중 펄스 고체 연료 로켓 모터를 탑재해 종말 단계에서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내며, AI가 주도하는 표적 식별 시스템을 갖춘 무선주파수(RF) 탐색기 덕분에 강력한 기만 작전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밀도를 자랑한다. 특히 이 미사일은 무게가 180~200kg 수준으로 가벼워 테자스와 같은 경전투기도 무리 없이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인도 공군은 테자스뿐만 아니라 주력 기종인 Su-30 MKI 전투기에도 이 미사일을 통합하여 중국과 파키스탄이 보유한 공대공 우위를 무력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아트마니르바르(자립)'의 딜레마…국산 미사일 '아스트라'의 위기? 이번 도입 추진 배경에는 기술적 병목 현상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깔려 있다. 현재 인도는 국산 미사일인 '아스트라(Astra) Mk-1'을 테자스 Mk-1A에 장착된 이스라엘제 ELM-2052 AESA 레이더와 통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테자스 Mk-1A의 인도 일정이 늦어지면서, 공군력 약화를 우려한 인도 정부가 검증된 이스라엘제 솔루션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도입이 인도 국방 자립화 정책인 '아트마니르바르(Atmanirbhar)' 기조에 역행하며 국산 아스트라 미사일 프로젝트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직 인도 공군 조종사 비자인더 타쿠르(Vijainder K Thakur)는 "스카이 스팅의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결국 미래형 아스트라에 구현될 기능들"이라며 "지금 도입하는 것은 국산 프로젝트를 외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인도 국방 전문가들은 이를 '전술적 중도(Middle Path)'로 해석한다. 국산 레이더인 '우탐(UTTAM)'과 아스트라 미사일의 통합이 완료될 때까지 이스라엘 시스템을 가교(Stopgap)로 활용하여, 현재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동시에 기술 이전을 통해 장기적인 자립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논리다. 이스라엘은 이미 테자스용 레이더와 헬멧 장착 디스플레이(HMDS) 등을 공급하며 인도 국방 현대화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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