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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이란간 협상 예정 등 영향 2%대 하락
- 국제유가는 5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간 협상 예정소식과 달러강세 등 영향으로 2%대 하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8%(1.85달러) 하락한 배럴당 63.29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8%(1.91달러) 내린 배럴당 67.5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중동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유선물에 매도세가 강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협상이 6일 오만에서 열릴 것이라고 확인하며 회담 장소를 명확히 했다. 스트래티직에너지앤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미국과 이란간) 협상이 합의에 이를지는 불투명한 점이 있지만 협상이 열린다는 점에서 우선 안도감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선임 애널리스트 필 플린도 "이란과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현재 시장은 회담에 일단 긍정적인 시각을 주고 있지만 회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계 총 원유 소비량의 약 5분의 1이 오만과 이란 사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이라크 등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도 대부분의 원유를 이 해협을 통해 수출하며, 이란 역시 마찬가지다. 이날 달러 강세와 귀금속 변동성도 원자재와 전반적인 위험자산인 원유 가격에 부담을 줬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신규실업보험 신청건수가 23만1000건으로 다우존스통신이 집계한 시장예상치(21만2000건)을 크게 넘어섰다. 또한 지난해 12월 미국 고용동향지수(JOLTS)에서는 구인건수가 2020년9월이래 최저수준으로 조사됐다. 미국 노동시장이 부진한 상황에 놓이점도 원유가격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평화 회담도 주시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자국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고 있어 회담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모스크바를 압박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감과 달러강세 등에 3거래일만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가격은 1.2%(61.3달러) 내린 온스당 488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은 3월물도 약 9% 급락해 온스당 76달러대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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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이란간 협상 예정 등 영향 2%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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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8)] ECB와 잉글랜드은행 기준금리 동시 동결
- 유럽중앙은행(ECB)이 5일(현지시간) 예금금리를 비롯한 3대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했다. 또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도 기준금리를 연 3.75% 수준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예금금리(연 2.00%)와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를 모두 변동 없이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잉글랜드은행은 올해 첫 통화정책위원회(MPC)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75% 수준에서 동결했다. 이날 결정은 시장 예상과 달리 정책위원 9명 중 5명이 동결, 4명이 인하에 투표해 초박빙이었다. 이에 따라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통화정책 기준인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2.50%)의 격차는 0.50%포인트(p)로 유지됐다. 유로존과 미국(3.50∼3.75%)의 금리 차이는 1.50∼1.75%p다. ECB는 2024년 6월부터 1년간 여덟 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모두 2.00%p 인하한 뒤 이날까지 다섯 차례 회의에서는 모두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정책금리를 올해 내내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가가 안정된 데다 남유럽 국가들 선전으로 경제성장도 견조하기 때문이다. ECB는 "최신 평가에서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목표치 2%에서 안정될 것으로 거듭 확인됐다"며 낮은 실업률과 국방·인프라 분야 공공 지출 확대, 과거 금리인하 효과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1.5%로 잠정 집계됐다. ECB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2%,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9%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제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상태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유럽 수석이코노미스트 야리 스텐은 "새로운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 국면이 몇 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독일 베렌베르크은행의 홀거 슈미딩은 ECB가 내년에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로화 강세 등 영향으로 물가가 목표치를 크게 밑돌 경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1.7%,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였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소비자물가가 0.5% 떨어져 하락 폭이 1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로화 강세가 인플레이션을 현재 예상보다 낮출 수 있다"며 환율을 물가 불안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그러나 "현재 달러 대비 유로화의 변동 범위는 유로화 도입 이후 평균 수준에 부합한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로화 강세가 ECB 전망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환율 변동을 면밀히 관찰하지만 목표 환율을 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유로화는 지난달 27일 장중 1.20달러를 돌파하며 4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가 지명된 뒤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1.18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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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8)] ECB와 잉글랜드은행 기준금리 동시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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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55국 모아 '희토류 동맹' 결성⋯희토류 가격 하한제 도입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및 핵심 광물 공급망 독점을 깨뜨리기 위해 전 세계 55국과 '포지(FORGE·지전략적 자원 협력 포럼)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의 무역 블록을 창설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포지에는 한국·일본·호주 등 미국의 전통적 동맹과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해온 남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의 신흥국들도 다수 포함됐다. 한국은 초대 의장국을 맡아 오는 6월까지 참여국들 간의 실무적 협력을 이끌게 됐다. 미국이 중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 독점에 맞서 한국 등 우방국들과 결성한 다자간 협력체. 'FORGE'는 협력체의 정식 명칭인 '지전략적 자원협력 포럼(Forum on Resource Geostrategic Engagement)'의 약자이자, 영어로 '대장간'을 뜻하는 중의적 표현이다.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려 단단하게 만들듯 세계에 흩어진 리튬·니켈·희토류 등 첨단 산업 필수 광물을 결합해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축출하고 이란을 궁지에 몰아넣으며 군사·안보 부문에서 미국 중심 질서 구축에 나선 트럼프가 중국과의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약점으로 꼽히던 광물 분야에서 ‘행동’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 2024년부터 미국이 주도해온 경제협력체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을 맡아왔고 지난해에는 트럼프 2기 국무부 주도로 출범한 인공지능(AI)·반도체 광물 협력체 ‘팍스 실리카’에도 가입했다. 이번에 출범하는 포지는 MSP를 계승해 대규모 경제 블록으로 더욱 규모를 키운 것이다. 이날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포지 창설 행사로 진행된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를 주재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년간 우리 경제가 핵심광물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알게됐다"고 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MSP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포지의 의장국을 맡은 한국 측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중국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광물 가격을 고의로 폭락시켜 서방의 신규 공급망을 고사시키는 '덤핑' 전략을 가격 하한제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밴스는 중국을 겨냥해 "저렴한 광물을 시장에 쏟아부어 국내 제조업체를 고사시키는 행위를 끝낼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가격 하한선을 통해 외부 교란으로부터 보호받는 우대 무역 구역을 만들고 공정한 시장 가치를 반영하겠다"고 했다. 밴스는 가격 하한제 도입을 통해 "글로벌 핵심 광물 시장을 더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상태로 되돌릴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3일 120억달러(약 17조5000억원)를 투입해 핵심 광물을 전략 비축하는 ‘프로젝트 볼트(Vault)’도 발표했다. 볼트와 포지 이니셔티브를 연계하는 전략을 통해 미국 주도의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중국은 ‘포지 이니셔티브’ 결성에 즉각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포지 출범에 대해 “각국은 핵심 광물의 글로벌 생산 및 공급망의 안정성과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책임이 있고, 국제 경제·무역 질서 훼손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 포지를 통상 질서 훼손 행위로 간주한 것이다. "중국 따라잡기 쉽지 않아" 비관론도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띄운 장밋빛 전망과 달리 신중론도 제기된다. 특히 글로벌 공급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교한 '정제(Processing)' 기술의 부재와 환경 규제 등의 변수가 있어 중국의 아성을 단기간에 무너뜨리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를 차지하지만, 이를 자석이나 배터리 소재로 만드는 분리·정제 공정은 90% 이상 독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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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55국 모아 '희토류 동맹' 결성⋯희토류 가격 하한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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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6만7000달러 붕괴⋯나스닥 3일째 하락
- 미국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다시 큰 폭으로 흔들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01포인트(0.8%)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 내리며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도 1.1% 떨어지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장중 변동성은 더욱 컸다. 다우지수는 한때 700포인트 가까이 밀렸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1.5%, 1.9%까지 낙폭을 키웠다. 기술주 고평가 부담과 고용지표 둔화 신호가 동시에 작용하며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알파벳이 2026년 인공지능(AI) 관련 자본지출(CAPEX)을 최대 1850억달러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투자 확대 자체는 AI 수요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됐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와 수익성 저하 우려가 부각되며 주가는 1% 하락했다. 반면 AI 인프라 수혜 기대가 부각된 브로드컴은 2% 상승하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퀄컴이 글로벌 메모리 부족과 약화된 실적 전망을 이유로 7% 급락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매도 압력이 거세지며 비트코인은 한때 7만달러 선이 붕괴된 뒤 6만7000달러 아래로 밀렸다. 최근 급락 이후 반등을 시도하던 은 가격도 장중 최대 16% 급락하며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고용지표 악화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전직 지원 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1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10만8435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와 12월 구인 건수 급감도 고용 둔화 우려를 키웠다. [미니해설] AI는 계속되는데, 시장은 왜 흔들리나 이번 조정의 출발점은 알파벳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1850억달러라는 숫자는 AI 경쟁이 기술력 싸움을 넘어 자본력 경쟁으로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시장은 더 이상 'AI'라는 단어만으로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다.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화 시점과 현금흐름의 질을 따지기 시작했다. 알파벳 주가가 급락하지는 않았지만, 추가 상승을 주저하게 만든 배경이다. 이틀 전만 해도 시장의 키워드는 '로테이션(순환매)'이었다.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경기 개선에 연동되는 업종으로 이동하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5일(현지시간) 장은 순환매가 아니라 '리스크오프(위험회피)'에 가까웠다. 주가가 밀린 이유가 한 가지가 아니라 동시에 두 개(기술주 고평가 논란 + 고용 둔화 신호)로 겹쳤기 때문이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조합은 "성장주 프리미엄은 줄어드는데, 경기의 바닥도 단단하지 않다"는 의심이다. 이날은 그 의심이 한꺼번에 커졌다. 퀄컴 급락이 던진 경고…스마트폰과 메모리의 그림자 퀄컴은 실적 자체보다 '전망'에서 발이 걸렸다. CNBC는 글로벌 메모리 부족이 전망을 약화시켰다고 전했고, 여기에 월가 쪽 리포트가 불을 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퀄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며 목표가를 215달러에서 155달러로 대폭 내렸고, 스마트폰 시장 둔화와 점유율 하락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삼성에서 25% 점유율을 잃고 있다"는 대목은 투자자 심리에 직격탄이었다. 여기서 핵심은 '메모리 부족'이 단순한 부품 수급 이슈를 넘어, 스마트폰 출하량과 ASP(평균판매단가), 나아가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매출 인식 시점을 흔든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큰 축이고, 그 축이 흔들리면 AI 인프라 쪽 강세만으로 전체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을 지탱하기가 어려워진다. 시장이 "AI는 좋지만, 나머지는?"이라고 묻기 시작한 것이다. 퀄컴의 급락은 그런 질문이 반도체 업종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고용 경고등과 연준의 딜레마 이날 분위기를 더 어둡게 만든 것은 고용 지표다. 전직 지원 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는 1월 기업들의 감원 계획이 10만8435명이라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월 기준' 최대치라는 설명이 붙었다. 여기에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예상보다 늘고, 12월 구인 건수(Job openings)가 2020년 9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는 점이 겹치면서 "그동안의 '안 뽑고, 안 자르는(no-hire, no-fire)' 구간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졌다. 흥미로운 건, 이 불안이 곧장 '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CNBC에 따르면 스티븐 턱우드(Modern Wealth Management)는 고용지표가 더 나빠지면 연준이 3월 또는 4월 회의에서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시장은 '좋은 인하'와 '나쁜 인하'를 구분한다. 경기가 멀쩡한데 물가가 안정돼 내리는 인하는 주가에 우호적이다. 반대로 고용이 급격히 꺾여 '불황 대응' 성격이 강해지면, 인하 기대가 커져도 주가는 먼저 흔들린다. 5일 장세는 후자 쪽 걱정이 고개를 든 장면에 가깝다. 정리하면, 이날 하락은 "AI가 끝났다"가 아니라 "AI가 돈을 너무 많이 먹기 시작했다"는 공포, "스마트폰·소비 쪽 체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현실, "고용이 흔들리면 경기도 흔들린다"는 본능이 한꺼번에 겹친 결과다. 시장은 이제 AI의 '꿈'보다 AI의 '청구서'를 보기 시작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알파벳 CAPEX가 브로드컴 같은 인프라 수혜주를 끌어올린 것처럼, 시장은 이미 '승자·패자 가르기' 국면으로 이동했다. 다음 고비는 고용보고서(연기된 1월 고용지표)와 빅테크 실적의 '현금흐름'이다. 숫자가 확인되는 순간, 지금의 공포가 과잉인지 아닌지도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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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6만7000달러 붕괴⋯나스닥 3일째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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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일본 구마모토 공장 3나노 생산 전환⋯일본 반도체 재건 가속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일본 공장에서 3나노(nm·나노미터) 반도체 생산에 나선다. 일본의 첫 3나노 생산 거점으로, 정부 주도 반도체 부흥 전략이 구체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케이(日本經濟新聞)는 5일(현지시간)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이 도쿄 총리 관저를 방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에게 이같은 계획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3나노 생산 거점이 될 곳은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TSMC 제2공장이다. 내년 12월 가동을 시작할 제2공장에서 통신기기 등에 들어가는 6∼12나노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요가 부진한 점을 고려, 지난해 말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생산 품목 변경을 검토해왔다. TSMC는 구마모토 제1공장에서는 12∼28나노 제품을 만들고 있다. TSMC는 기존 계획을 변경해 아예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생산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3나노 제품은 미국 엔비디아 등이 개발하는 차세대 AI 반도체의 핵심 부분이나 주변 회로 등에 사용되며,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반도체 산업 부활'을 국가 전략으로 삼고 있는 일본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TSMC는 현재 자사 3나노 제품 전량을 대만에서 생산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미국에서의 생산을 계획 중이다. 일본에서도 데이터센터의 신설 등이 잇따라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3나노 반도체 자국 생산은 공급망 강화로 이어진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TSMC에 이어 일본 라피더스에서 추진하는 '2나노 생산'도 힘을 받고 있다. 이날 라피더스에 대한 민간 출자액은 1600억 엔(1조4905억 원)을 넘길 전망이라고 닛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출자 기업도 기존 8곳에서 30곳으로 크게 늘었다. 일본 정부는 직접 반도체 기업에 출자하고 투자 기업을 설득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산업 부활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웨이 회장도 이날 다카이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일본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총리의 선견지명을 가진 반도체 정책은 일본 반도체 산업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라피더스는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 민간 기업들로부터 1600억엔(약 1조50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닛케이가 보도했다. 이는 라피더스가 목표로 세운 1천300억엔(약 1조2000억 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소프트뱅크와 소니그룹은 각각 200억 엔(약 1860억 원)을 라피더스에 신규 출자하고, 후지쓰도 200억엔을 낸다. JX금속은 50억 엔(약 465억 원)을 투자한다. 기존 주주인 NTT, 도요타, 키옥시아는 출자금을 증액한다. 미국 IBM도 당국 심사를 거쳐 출자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자 기업이 늘면서 라피더스 주주도 기존 8곳에서 30곳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는 "2조9000억엔(약 27조 원)을 지원하기로 한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일본 반도체 산업 복권(부활)을 지원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라피더스의 기술력과 정부 설득으로 기업 출자액이 목표를 넘어서게 됐다고 해설했다. 라피더스는 2032년 3월까지 7조 엔(약 65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그중 1조 엔(약 9조3000억 원) 정도를 민간 기업들로부터 조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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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일본 구마모토 공장 3나노 생산 전환⋯일본 반도체 재건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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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미 기술주 급락에 '오천피' 흔들⋯코스피 4% 가까이 급락
- 코스피가 5일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로 4% 가까이 하락하며 5,16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07.53포인트(3.86%) 내린 5,163.57로 장을 종료했다. 지수는 5,251.03(2.24%)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5,304.40까지 반등했으나 이후 낙폭이 다시 확대되며 5,142.20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41.02포인트(3.57%) 내린 1,108.41에 마감했다. 미국 기술주 조정이 이어지며 반도체 대형주가 집중적으로 매도된 영향이다. 삼성전자(-5.80%)는 159,300원으로 내려서며 '16만전자'를 내줬고, SK하이닉스(-6.44%)는 842,000원으로 '90만닉스' 아래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8.8원 오른 1,469.0원(15:30 종가)으로 집계돼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미니해설] 기술주 조정에 흔들린 '오천피'…반도체·환율이 동시에 경고음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흐름을 멈추고 5일 하루 만에 4% 가까이 급락했다. 지수는 장 초반 낙폭을 줄이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매도 압력이 다시 강화되며 결국 5,160선까지 밀려났다. 단기 과열 논란 속에서 미국 기술주 조정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식은 결과다. 전날 뉴욕증시는 기술주와 전통 산업주 간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49,501.30(0.53%)으로 상승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882.72(−0.51%), 나스닥지수는 22,904.58(−1.51%)로 각각 하락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가 다시 한 번 집중 매도 대상이 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에도 그대로 전이됐다. 삼성전자(−5.80%)와 SK하이닉스(−6.44%)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가 나란히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3.35%), LG에너지솔루션(−1.86%), LG화학(−1.89%), SK스퀘어(−6.15%) 등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방산주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7.33%), 한화오션(−5.83%) 등으로 낙폭이 컸다. 반면 일부 금융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KB금융은 1.83% 하락했으나, 신한지주(0.66%)와 기업은행(0.66%)은 상승 마감했다. 기술주에서 이탈한 자금이 배당 매력과 실적 안정성이 부각된 종목으로 일부 이동한 모습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재차 고개를 들었다. 원·달러 환율은 1,469.0원으로 급등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한층 자극했다. 미국 재무당국의 강달러 기조 재확인과 일본 엔화 약세, 여기에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 기조가 맞물리며 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우며 증시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국면으로 보는 시각과 함께 변동성 확대 국면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경계도 공존한다. 특히 AI·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쏠림이 컸던 만큼, 미국 기술주 흐름과 환율 변동이 당분간 국내 증시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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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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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미 기술주 급락에 '오천피' 흔들⋯코스피 4% 가까이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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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1)] "사람인가 로봇인가"⋯36.5도 체온에 눈웃음 짓는 中 '모야'의 등장이 섬뜩한 이유
- 중국 상하이의 한 무대. 165cm의 '여성'이 관객을 향해 걸어 나온다.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눈을 맞추고, 입가에는 묘한 미소를 띠고 있다. 관객들은 환호성 대신 잠시 숨을 죽였다. 너무나 인간 같지만,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로봇 스타트업 '드로이드업(DroidUp)'이 공개한 인간형 로봇 '모야(Moya)'가 글로벌 로봇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이 로봇은 공장에서 나사를 조이는 투박한 기계가 아니다. 체온을 가지고, 눈을 맞추며, 미세한 표정으로 감정을 흉내 낸다.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질 때 느껴지는 기이한 감정,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건너뛰겠다는 중국의 야심 찬 선전포고다. 뇌만 있던 AI, '육체'를 입다…'체화 지능'의 진화 드로이드업은 모야를 '세계 최초의 완전 생체모방형(Biomimetic) 체화 지능 로봇'이라고 정의했다. 여기서 주목할 키워드는 '체화 지능(Embodied AI)'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접한 챗GPT 같은 AI가 '서버라는 유리병 속에 갇힌 뇌'였다면, 체화 지능은 그 뇌에 팔다리와 감각 기관을 달아준 것이다. 모야는 디지털 공간이 아닌 물리적 세계에서 보고, 듣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영상 속 모야는 단순한 입력 반응을 넘어선다. 상대방의 눈과 눈 맞춤을 하며(Eye contact) 고개를 끄덕이고, 상황에 따라 눈꼬리를 내리거나 입꼬리를 올리는 '미세 표정(Micro-expressions)'을 구사한다. 이는 로봇 공학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 기술 중 하나다. 찡그림, 놀람, 미소 같은 인간의 비언어적 소통을 모사해 '기계'가 아닌 '동반자'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도록 설계된 것이다. 36.5도의 온기, 그리고 92%의 보행 정확도 모야의 스펙은 철저히 '인간 친화적'이다. 키 165cm에 무게는 32kg. 성인 여성의 키와 비슷하지만 무게는 훨씬 가볍다. 가장 놀라운 점은 '체온'이다. 모야는 섭씨 32~36도의 온도를 유지한다. 왜 로봇에게 체온이 필요할까. 이는 모야의 주 무대가 차가운 공장이 아니라, 병원이나 가정, 요양원임을 시사한다. 사람이 로봇의 손을 잡거나 부축을 받을 때, 차가운 금속성의 감촉 대신 따뜻한 생명체의 온기를 느끼게 하려는 의도다. 보행 능력 또한 수준급이다. 회사 측은 모야의 '보행 자세 정확도'가 92%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단순히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넘어, 골반과 무릎, 발목의 움직임이 실제 인간의 보행 메커니즘과 92% 흡사하다는 의미다. 부자연스러운 '로봇 걸음'을 지우고, 인간 무리에 섞여 있어도 위화감이 없는 이동 능력을 확보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껍데기'만 바꾼다…모듈형 설계의 비밀 기술적 세부 사항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외신과 전문 매체들은 모야의 하드웨어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로봇 전문 매체 '로보호라이즌(RoboHorizon)'은 모야가 '워커 3(Walker 3)'라는 섀시(뼈대)를 기반으로 제작됐다고 보도했다. '워커'는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기업 유비테크(UBTECH)의 간판 모델명이라 기술 제휴 의혹이 일었으나, 양사 모두 공식적인 연관성은 부인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뼈대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 위에 적용된 '모듈형 설계'다. 모야는 내부의 기계적 구조(골격)는 유지한 채, 외부의 스킨(피부)을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유하자면 '마네킹'과 같다. 마네킹의 몸통은 그대로 둔 채, 필요에 따라 의료진의 얼굴, 가정교사의 얼굴, 혹은 특정 캐릭터의 외형으로 '갈아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로봇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다양한 서비스 현장에 맞춤형으로 투입할 수 있는 양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서양은 '기계답게', 중국은 '사람답게' 모야의 등장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개발의 두 갈래 길을 명확히 보여준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들이 인간의 형태를 하되 얼굴은 매끈한 디스플레이나 기계 장치로 마감해 "나는 로봇입니다"라고 선언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인간을 극한까지 모방하는 길을 택했다. 이 같은 '극사실주의'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논쟁을 불렀다. "너무 리얼해서 감탄스럽다"는 반응과 "영혼 없는 눈동자가 움직이는 게 섬뜩하다"는 불쾌한 골짜기 반응이 엇갈린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모야는 산업용도, 캐릭터형도 아닌 그 중간의 불안한 지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드로이드업은 이 불쾌함을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 익숙해짐의 단계를 넘어서면, 인간은 자신과 닮은 존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낸다는 계산이다. 1100만 원의 충격…'1가구 1로봇' 시대 여나 가장 파괴적인 것은 가격이다. 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모야의 예상 시작가는 약 120만 엔(약 1100만 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현재 산업용 협동 로봇 하나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가격 혁명'에 가깝다. 저렴한 가격과 인간 닮은 외형, 따뜻한 체온. 이 세 가지 조합은 모야가 노리는 시장이 명확함을 보여준다. 바로 고령화 사회의 돌봄(Care), 교육, 그리고 서비스업이다. 모야는 2026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야의 등장이 우리에게 묵직한 사회적 질문을 던진다고 지적한다. 인간과 똑같은 표정으로 웃고, 따뜻한 체온을 가진 존재가 우리 집 거실로 들어올 때, 우리는 그들을 가전제품으로 대할 것인가, 아니면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보행 정확도 92%라는 숫자는 기술의 지표지만, 나머지 8%의 간극이 채워지는 날, 인류는 '인간성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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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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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1)] "사람인가 로봇인가"⋯36.5도 체온에 눈웃음 짓는 中 '모야'의 등장이 섬뜩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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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4회)
- 제4회 미상 씨는 8차선 대로를 건너 석관동에서 장위동으로 이동했다. 그의 승용차 앞 유리창엔 'Coupang flex 배송중입니다 신속히 이동하겠습니다'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작년 가을이었다. 그 안내문은 그때 캠프에서 같은 롤테이너에 담긴 기프트를 나누어 내리던 예쁜 아줌마 카플렉서에게 얻은 인쇄물이다. 그녀 말로는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기 위해 자신의 복합기로 직접 프린터 했다고 한다. 회사에서 나누어주는 안내문이 아니라 그녀가 집에서 A4용지에 인쇄했다는 것이다. 야간배송이라 이런 안내문이 필요 없으리라 여기겠으나 그렇지 않았다. 신축 아파트 대형 지하 주차장에서 배송할 때가 특히 그랬다. 자동차 이동로에 주차를 하고 통로 바닥에 기프트를 늘어놓았을 때에는 이해와 배려를 구하는 한마디 말보다도 알록달록한 디자인의 'Coupang' 로고가 더 효과적이었다. Coupang에 대한 신뢰와 호의는 기대 이상이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야말로 '우리의 Coupang'이고 '대한민국의 Coupang'이다. 중고물품 장터 어플인 '당근'이 '당신의 근처'라는 말의 줄임말이듯이 '쿠팡'은 '쿠폰팡팡'의 줄임말이다. 희정 씨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하였더니 그녀는 "정말? 정말이에요?"하고 탄성을 지르고 두 눈을 반짝였다. 미상 씨는 쿠팡이라는 상호의 어원이 희정 씨를 기쁘게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쿠팡에 감사하고 있다. 그렇다. 미상 씨에게 쿠팡이라는 상호는 '쿠폰이 팡팡 터진다'는 뜻을 넘어 '사랑이 팡팡 터지고' '행복이 팡팡 터지는' 이름이다. 그 쿠팡의 기프트를 싣고 미상 씨는 눈보라 몰아치는 장위2동 돌곶이로25길 골목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골목에서도 미상 씨는 이쪽저쪽을 마구 치며 내달렸다. 그렇게 일할 수 있는 저간의 사정은 쿠팡 카플렉서 전용 어플의 상세한 지도 덕분이다. 롤테이너에서 내린 기프트의 운송장 번호를 핸드폰으로 스캔할 때마다 지도에는 지번을 따라 기프트 배송처가 표시된다. 카플렉서는 그 지도만 따라가면 쉽게 일할 수 있다. 어느덧 지리에 익숙해진 미상 씨는 지도가 지시하는 순서를 어기고 도로 양쪽으로 왔다 갔다 치고 달리지만 대개는 어플의 지도가 지시하는 순서에 따른다. 돌곶이로25길 다음은 화랑로33가길이다. 이곳 주택가 배송 상품 역시 한두 개의 무겁지 않은 기프트로 이루어져 있기에 미상 씨는 기다란 골목 두 곳을 신속하게 치고 뿌리며 달렸다. 시린 코를 주무르고 이마의 땀을 훔치며 미상 씨는 다음 골목 장위2동 주민자치회 앞에 정차하고 뒤로 돌아가 테일게이트를 들어 올렸다. 주민자치회로 배송하는 종이상자 하나는 크기는 컸으나 무게가 나가지 않아 간단히 들고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배송지인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미상 씨는 당황했다. "뭐야?" 사랑제일교회에 배송할 스치로폼 상자 네 개와 종이상자 하나 그리고 파우치 두 개를 눈 위에 내려놓고 핸드카트를 들어내려던 미상 씨는 철렁 떨어져 내리는 가슴을 손바닥으로 추켜올렸다. 핸드카트가 보이지 않는다. "아차, 내 카트!" 소설을 쓰다가 놀란 어느 순간과 같았다. 늘 보고 쳐 손가락이 자동으로 옮겨가던 부호 하나가 키보드에서 사라진 듯했다. 승용차 안 어느 곳에도 핸드카트는 보이지 않았다. 스무 개쯤 남은 기프트 사이 어디에 파묻혀 있을 리도 없었다. 그렇구나. 어디선가 잃어버렸다. 자신의 핸드카트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은 미상 씨는 저도 모르게 두 손을 들어 손바닥을 맞잡았다. "주님 주님, 제 핸드카트를 보호해 주세요!” <편집자 주> 심상대는 196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고 고려대 세종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0년《세계의 문학》봄호에 단편소설 세 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소설집 여섯 권과 산문집 두 권, 중편소설 『단추』와 장편소설 『나쁜봄』,『앙기아리 전투』,『힘내라 돼지』를 출간했습니다. 2001년 단편소설「美」로 현대문학상, 2012년 중편소설「단추」로 김유정문학상, 2016년 장편소설『나쁜봄』으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프로필 요약 출생: 1960년 1월 25일, 강원도 강릉시. 학력: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졸업. 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수료. 등단: 1990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소설 3편 발표. 주요 수상 2001년 현대문학상(단편 「美」). 2012년 김유정문학상(중편 「단추」). 2016년 한무숙문학상(장편 『나쁜봄』). 주요 작품 소설집 『묵호를 아는가』,『사랑과 인생에 관한 여덟 편의 소설 』,『명옥헌』, 『망월』, 『심미주의자』, 『떨림』, 장편 『나쁜봄』, 『앙기아리 전투』, 『힘내라 돼지』, 중편 「단추」 등. 작품세계 짤막 소개 심상대의 소설은 치밀한 문장과 심미적 감각, 그리고 존재론적 질문이 결합된 "심미주의자"적 세계관으로 자주 설명됩니다. 초창기 단편에서는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서사와 미학이 두드러졌고, 「단추」 같은 중편에서는 비정규직 청년, 시간강사, 가난과 실업 등 현실의 불안을 다루면서도 꿈과 악몽, 알레고리를 통해 삶의 근원적 의미를 묻는 방식이 특징입니다. 장편 『나쁜봄』과 『힘내라 돼지』에서는 개인의 죄의식, 사회적 폭력, 수용소·교도소 같은 극단적 공간을 배경으로 절망 속에서 인간 존엄과 희망을 찾는 서사를 보여 줍니다. 전반적으로 현실의 피폐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고독과 사유를 통해 고통을 넘어서려는 의지를 탐구하는 냉정하면서도 서늘한 문학 세계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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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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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지하 30m, 길이 5km '지하 만리장성'⋯中 스텔스기 수십 대 숨긴 '산속 요새'의 정체
- 현대 공중전은 흔히 스텔스 전투기와 정밀 유도 미사일, 그리고 우주 위성이 지배하는 '하늘의 전쟁'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중국은 이 전쟁의 승패가 하늘이 아닌, 땅속 깊은 곳에서 결정될 것이라 믿고 있다. 중국이 수십 년에 걸쳐 산맥을 뚫고 건설한 거대한 '지하 공군기지(UAB·Underground Air Bases)'가 그 증거다. 브라질의 군사 전문 매체 CPG는 3일(현지 시각) "중국이 지하 30m 깊이에 총연장 5km가 넘는 터널을 뚫어, 전투기와 폭격기 비행대 전체를 숨길 수 있는 요새를 구축했다"며 "이는 현대 공중 타격의 논리를 뒤집는 전략적 자산"이라고 집중 조명했다. 미사일 쏟아져도 끄떡없다⋯'선제 타격' 무력화 전략 중국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비행기를 산속에 숨기는 이유는 명확하다. 강대국 간의 충돌 시, 적의 '제1격(First Strike)' 활주로와 격납고, 그리고 지상에 주기된 항공기를 1순위 표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매체는 "중국의 UAB는 적의 대규모 미사일 공습과 폭격 속에서도 공군력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분석했다. 지상의 활주로가 파괴되더라도, 지하 요새 속에 살아남은 전력이 활주로가 복구되는 즉시 혹은 대체 이륙로를 통해 튀어 나와 즉각적인 '제2격(Second Strike·반격)'을 가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동굴? 정비창 갖춘 '지하 도시' 위성 사진 분석과 지질학적 연구에 따르면, 이 시설들은 단순한 동굴이 아니다. 단단한 암반을 뚫고 건설된 이 기지들은 지하 수십 미터 깊이에 위치해 있어 웬만한 재래식 벙커 버스터(Bunker-buster) 공격을 견뎌낼 수 있다. 내부 구조는 더욱 치밀하다. 터널의 길이는 5km를 넘나들며, 내부에는 항공기를 주기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정비 구역 ▲연료 및 무장 저장소 ▲승무원 대기실 ▲환기 및 발전 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즉, 외부 지원 없이도 지하에서 전투 준비를 마친 뒤 출격 명령만 기다릴 수 있는 구조다. J-20 스텔스기도 들어간다⋯비행대대급 수용 능력 가장 위협적인 부분은 수용 능력이다. 과거 냉전 시절의 유물로 여겨지던 지하 기지들이 현대화 과정을 거치며 덩치를 키웠다. 분석가들은 "중형 기지 하나에만 24~36대의 항공기가 들어갈 수 있으며, 대형 복합 단지에는 그 이상의 비행대대가 주둔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특히 터널의 폭과 곡률 반경을 확장해 중국의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인 J-20은 물론, 대형 폭격기인 H-6까지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된 정황이 포착됐다. 입구에는 정밀 타격에 대비한 강화형 방폭 도어(Blast Door)가 설치되어 있으며, 입구 형상을 주변 산세와 비슷하게 위장해 센서 탐지를 어렵게 만들었다. 대만 겨냥한 '지하의 창'⋯전쟁의 시간을 번다 이러한 지하 기지들의 배치는 철저히 전략적이다. 주로 대만 해협과 마주한 남동부 해안, 분쟁 수역인 남중국해, 그리고 적의 함재기 타격권에서 벗어난 내륙 깊숙한 곳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미 해군 항모 전단의 접근을 거부하고, 대만 침공 시 제공권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다. 매체는 "스웨덴이나 스위스도 산악 격납고를 운용하지만, 중국처럼 국가적 규모로 시스템을 통합한 사례는 드물다"며 "적에게 '파괴 확인'의 불확실성을 강요함으로써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전쟁 수행 비용을 급증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중국의 '지하 만리장성'은 화려한 첨단 무기는 아니지만, 개전 초기 아군의 전멸을 막고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 승기를 잡겠다는 중국군의 실리적이고 끈질긴 생존 전략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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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지하 30m, 길이 5km '지하 만리장성'⋯中 스텔스기 수십 대 숨긴 '산속 요새'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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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럽 선전 속 글로벌 전기차 21% 성장⋯캐즘에도 시장은 전진
-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둔화인 '캐즘' 국면 속에서도 중국과 유럽의 선전에 힘입어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5일 지난해 1∼12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인도 기준·중국 포함)이 2천147만대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조사별로는 중국 BYD(비야디)가 412만1000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0.6% 감소했지만, 유럽과 동남아 등 해외 생산기지 확충을 통해 관세·보조금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2위는 중국 지리그룹으로, 판매량이 56.8% 증가한 222만5000대를 기록했다. 미국 테슬라는 주력 모델 부진으로 8.6% 감소한 163만6000대를 판매하며 3위에 머물렀다. 현대차그룹은 11.4% 늘어난 61만3000대를 판매해 8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1380만8000대로 점유율 64.3%를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미니해설] 캐즘 속 전기차 권력지도 재편…중국 확장·유럽 회복, 테슬라는 숨고르기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캐즘'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은 한 해였다. 고금리와 보조금 축소, 소비자 대기 심리가 겹치며 주요 시장에서 성장 둔화 우려가 컸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은 20%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성장의 내용은 과거와 달랐다. 중국 단독 질주에서 벗어나 유럽의 회복, 중국 외 아시아 시장의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며 전기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점이 핵심 변화다. 제조사별로 보면 BYD는 여전히 글로벌 1위를 지켰지만, 성장 방식은 달라졌다.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헝가리·터키 등 유럽,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현지 공장을 신설하며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강화, 보조금 규제 등 보호무역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1위를 유지한 배경에는 이러한 구조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기업은 지리그룹이다. 내연기관 중심의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하며 연간 판매량을 56% 이상 끌어올렸다. 중국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삼되, 브랜드 다각화와 기술 투자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모델3와 모델Y가 유럽과 중국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며 전체 판매량이 감소했다. 가격 인하 전략의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경쟁사 대비 신차 출시 공백이 길어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테슬라는 여전히 기술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만큼, 신모델 출시와 자율주행 기술 진전에 따라 반등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11%대 성장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아이오닉5를 비롯해 EV3, 캐스퍼 EV, 크레타 일렉트릭 등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고르게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도 브랜드 신뢰도와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어적 성공’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여전히 시장의 64% 이상을 차지하며 절대적 비중을 유지했지만, 성장의 방향성은 달라지고 있다. 유럽은 친환경 규제 강화와 충전 인프라 확대로 회복세를 보였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 역시 점진적인 확대 흐름을 나타냈다. 북미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에 그치며 지역별 편차가 더욱 뚜렷해졌다. SNE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격한 반등보다는 완만한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역별 정책 변화와 보조금, 관세 이슈에 따라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캐즘 이후의 전기차 시장은 단순한 판매 경쟁을 넘어, 생산 거점과 공급망을 어디에 두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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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럽 선전 속 글로벌 전기차 21% 성장⋯캐즘에도 시장은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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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칠레 차카오대교 공사 현장서 한국인 감독관 사망⋯경찰·검찰 합동 조사
- 칠레 차카오 대교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감독관의 사망 경위를 두고 현지 수사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로 대형 국책 인프라 사업인 차카오 대교 공사도 일시적으로 일부 중단됐다. 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소이칠레(soy-chile)에 따르면 칠로에섬 차카오 지역에 위치한 주택에서 지난 2일 오후 한국 국적의 남성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차카오 대교 건설 현장에서 목공 공정을 총괄하던 감독자로, 이니셜 O.J.(57)로 확인됐다. 동료들은 이날 오전 그가 출근하지 않자 이상 징후를 느끼고 자택을 찾았고, 현장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의 그를 발견해 구조를 요청했다. 칠레 경찰 카라비네로스(Carabinero)는 "차카오 지역 라몬 프레이레 거리의 한 주택에서 중태에 빠진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며 "현장 도착 당시 회사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시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구급의료서비스(SAMU)가 응급조치를 이어갔으나 끝내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됐다. 검찰 지시에 따라 경찰 수사국(SIP)이 외표검사를 실시했으며, 현재까지 제3자의 개입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은 법의학적 부검을 위해 칠레 법의학연구소(SML)로 이송됐으며, 정확한 사망 원인은 부검 결과와 경찰 보고서를 통해 최종 규명될 예정이다. 현지 관계자들은 사망 원인이 심장마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공식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차카오 대교 남측 구간 공사는 하루 동안 부분 중단됐다. 공사 책임자인 카를로스 콘트레라스 프로젝트 매니저는 "고인의 한국인 동료들이 애도의 뜻을 표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작업을 멈췄다"며 "현재 공정률은 약 63%로, 오늘부터는 정상적으로 공사가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칠레 노동청도 사고 인지 후 현장 점검을 실시해 근무 환경과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는 조만간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칠레 차카오 대교 건설 사업은 현대건설이 중심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4년 이 교량 공사를 따내 본격적인 시공에 착수했으며, 현재 공정률이 60%를 웃도는 등 공사가 꾸준히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은 남미 지역 최초의 대형 4차로 현수교 건설로, 칠레 대륙과 칠로에 섬을 연결하는 핵심 국가 기간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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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칠레 차카오대교 공사 현장서 한국인 감독관 사망⋯경찰·검찰 합동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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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와 시진핑 약 2달만에 전화통화⋯트럼프 4월 訪中 재확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올해 첫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심도 있게 진행된, 매우 훌륭한 전화 통화를 마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 초청에 따라 오는 4월 있을 중국 방문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G20(20국) 정상회의를 포함해 올해 많게는 네 차례 대면(對面)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날 통화가 무역·군사, 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란의 현 상황, 중국의 미국산 석유·가스 구매, 중국의 추가 농산물 구매 검토, 항공기 엔진 공급 등 다양한 주제를 망라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 무역 협상을 하면서 미국산 대두(大豆) 구매량을 늘리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시즌에 대두 구매량을 2000만 톤 늘리는 것을 포함해 다음 시즌에는 2500만 톤 구매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대두를 재배하는 미 농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핵심 지지층이다. 이날 통화는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이뤄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문제를 반드시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한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중국 측의 대만 관련 우려를 중시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관계, 그리고 시진핑 주석과의 개인적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라며 "양측 모두 이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3년 간의 대통령 임기 동안 시 주석, 중국과 관련된 많은 긍정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시 주석은 "나는 중·미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며 "새해에도 당신과 함께 중·미 관게라는 큰 배를 이끌고 풍랑을 헤쳐 나가며 안정적으로 전진해 더 많은 큰 일과 좋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대만은 중국의 영토로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은 반드시 수호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를 반드시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12월 사상 최대 규모인 111억 달러 상당의 대만 무기 판매를 승인했으며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한 대만은 추가 구매를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전화 통화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통화는 시 주석이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의지를 재확인한 직후 이루어졌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의 초청을 받아 올해 상반기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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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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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와 시진핑 약 2달만에 전화통화⋯트럼프 4월 訪中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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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이란 협상 불확실성 등 영향 3%대 급등
- 국제유가는 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관련 불확실성으로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3% 이상 급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3.1%(1.93달러) 오른 배럴당 65.14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2%(2.13달러) 상승한 배럴당 69.4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미군이 이란 주변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한 상황속에서 미국과 이란 간 대화를 통한 해결 전망이 불투명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오는 6일 예정된 고위급 회담 장소를 두고 갈등하면서 양국 간 협상 계획이 좌초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유가를 밀어 올렸다. 이란은 아랍국가들의 참가없이 미국과 2국간 협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란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이란 주변에 미 항공모함 전단 등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면서 이란에 위협을 계속하면서도 일단 대화를 통해 해결을 우선시해왔다. 그러나 회담 전부터 장소 및 의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협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는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하메네이는 (자신의 신변을) 매우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이 여전히 유효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이란이 미국과 핵 협상 재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며 회담 좌초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나서자 유가상승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ICIS의 아자이 파르마르 연구원은 로이터에 "이란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하루 340만 배럴에 달하는 이란의 원유 공급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더 심각한 위험은 이란이 글로벌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국내 원유재고가 예상치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1월30일로 끝난 주의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350만 배럴 감소하여 총 4억203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증가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 유입 등에 이틀째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원물 금가격은 0.3%(15.8달러) 오른 온스당 495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일시 온스당 5113.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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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과 이란 협상 불확실성 등 영향 3%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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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 월가 'AI 랠리' 숨 고르기⋯AMD 쇼크에 나스닥 1.5% 급락
- 미국 뉴욕증시가 4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기대를 타고 달려온 반도체·소프트웨어주에 대한 차익 실현과 재평가가 겹치며 혼조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전장 대비 0.5% 하락하며 이틀 연속 내렸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5% 급락했다.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48포인트(0.3%) 오르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날 장의 방향을 가른 것은 반도체였다.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1분기 실적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확산되며 17% 폭락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브로드컴은 6%,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2% 떨어지는 등 칩주 전반이 압박을 받았다. 암호화폐도 위험회피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7만30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3% 넘게 하락했다. 소프트웨어주 약세도 이어졌다. 오라클이 6%,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2% 넘게 밀렸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 상승하며 방어력을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서는 암젠이 호실적에 7% 급등했고, 허니웰도 1% 넘게 올랐다. 기술주에서 가치주·경기민감주로의 순환매가 뚜렷해진 하루였다. [미니해설] AI 기대의 재조정…"승자와 패자 가르는 장" 이번 장세는 '하락'보다 '선별'이라는 단어가 더 정확하다. 나스닥이 1.5% 밀렸지만 다우가 상승한 것은, 시장이 성장주 전체를 버린 것이 아니라 AI 서사 속에서 과도하게 앞서간 구간을 정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중심에 AMD가 있다. 실적이 나빴다기보다 기대가 너무 높았다. AI 가속에 대한 서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이제 매출의 질과 타이밍, 그리고 경쟁 구도를 더 냉정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AMD의 급락은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번졌다. AI 인프라 수혜가 확실하다는 인식 속에 밸류에이션이 크게 올라온 칩주들은, 실적 가이던스가 한 박자만 늦어져도 가차 없는 조정을 맞았다. 브로드컴과 마이크론의 동반 하락은 "AI 투자가 계속되더라도 속도와 수익 배분은 균등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반도체는 여전히 구조적 성장 산업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적 가시성과 공급·수요 균형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AI가 만든 질문, 소프트웨어의 숙제 소프트웨어 섹터가 연속 하락한 배경도 비슷하다. 오라클과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비롯한 기업들은 구독 기반의 안정적 매출 모델을 강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업무 자동화와 비용 절감을 앞세우며 기존 소프트웨어의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최근 앤스로픽 등 AI 기업의 기술 진전이 전해질수록, 투자자들은 "AI가 소프트웨어를 보완할 것인가, 대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꺼내 든다. 이는 당장의 실적 악화보다 중장기 수익 구조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며 주가를 압박한다. 그럼에도 모든 기술주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상승 마감한 것은, AI를 단일 제품이 아니라 플랫폼과 생태계로 흡수한 기업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시장은 이제 'AI 노출도'가 아니라 'AI를 통한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기준으로 기업을 나누고 있다. 다우의 반격, 순환매의 본질 다우지수가 오른 장면은 이번 조정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암젠의 급등, 허니웰의 상승은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을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 가치주로 옮기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전형적인 위험회피 국면이라기보다, 장기간 성장주 중심으로 왜곡됐던 포트폴리오를 정상화하는 과정에 가깝다. 실제로 다수의 산업·금융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시장 참여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연초 이후 플러스로 돌아선 것도 상징적이다. 워런 버핏에서 그레그 에이블로 이어진 CEO 교체 첫해에 버크셔가 시장 변동성 속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현금흐름과 자본 배분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킨다.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로운 기업들이 상대적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고용지표와 정책 변수 이날 발표된 ADP 민간 고용 증가가 2만2000명에 그친 것도 투자 심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노동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는 신호는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할 수 있지만, 동시에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운다.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가 정부 셧다운 여파로 연기된 상황에서, 시장은 단편적인 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번 조정은 AI 테마의 붕괴가 아니라 재정렬이다. AI 투자 사이클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시장은 더 이상 '모두가 이긴다'는 서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인프라 사이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는 지수의 등락보다 자금의 이동 경로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주가 흔들릴수록, 시장의 중심은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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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미 월가 'AI 랠리' 숨 고르기⋯AMD 쇼크에 나스닥 1.5%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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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7)] "목성,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납작했다"
- 최근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목성의 크기와 형태에 대한 기존 인식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과학 기술전문매체 기즈모도와 웹사이트 Phys.org가 보도했다. 핵심은 목성이 과거에 알려진 것보다 극지방에서는 더 납작하고, 적도 방향으로는 더 날씬하다는 점이다. 3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최신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재산정한 목성의 반지름은 1970년대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파이오니어·보이저 탐사선이 제시한 수치보다 다소 작다. 연구진은 목성의 적도 반지름이 기존 추정치보다 약 8㎞ 줄었고, 극 반지름은 약 24㎞ 더 납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사용돼 온 목성의 크기 수치는 1973년 파이오니어 10호와 이후 보이저 1·2호의 근접 비행 당시 확보된 제한적인 전파 관측 자료에 근거해 산출됐다. 당시 6개의 라디오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측정된 목성의 반지름은 적도 기준 약 7만1492km, 극지 기준 6만6854km였다. 하지만 이 데이터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다. 단 몇 차례의 비행 데이터에 의존했을 뿐만 아니라, 목성 대기를 뒤흔드는 강력한 대기 흐름(강풍)의 변수를 충분히 계산에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는 지난 50년간 천문학계의 난공불락과 같은 '정답'으로 군림해 왔다. 변화의 서막은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열었다. 2016년부터 목성을 공전 중인 탐사선 주노는 보다 정밀한 관측 환경을 제공했다. 특히 지구에서 볼 때 탐사선이 목성 뒤편을 통과하는 궤도 구간에서는 전파 신호가 목성 대기에 의해 굴절·차단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연구진은 이 신호 변형을 분석해 행성의 실제 형태와 대기 구조를 세밀하게 재구성했다. 연구를 이끈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 소속 과학자들은 이러한 방식이 목성의 온도 분포와 대기 역학을 보다 정확히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목성의 적도 반지름은 극 반지름보다 약 7% 더 크다. 이는 지구(약 0.33%)와 비교하면 20배 이상 더 납작한 형태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수치상으로는 수㎞ 수준에 불과해 보이지만, 목성 내부 구조와 중력장, 대기 흐름을 설명하는 물리 모델의 정확도를 크게 높이는 데 결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연구 책임자인 요하이 카스피 교수는 "목성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지만, 측정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며 "교과서의 내용도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단순한 수치 수정을 넘어선다. 목성은 태양계 밖 가스 행성을 연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표준 기준(Standard Reference)'이기 때문이다. 미세하게 조정된 반지름은 목성 내부 구조 모델과 중력 측정값이 완벽하게 일치하도록 돕는다. 이번 결과는 태양계는 물론 외계 행성 연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목성이라는 '표준'이 정교해질수록, 먼 우주의 가스 행성들을 탐사하는 인류의 계산식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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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7)] "목성,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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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흔들림 끝 또 신고가⋯5,370선 첫 안착
- 코스피가 4일 하락 출발했으나 장중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83.02포인트(1.57%) 오른 5,371.1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27.37포인트(0.52%) 내린 5,260.71로 출발했지만 곧 낙폭을 줄였고, 오후 들어 상승세가 강화되며 5,300선을 돌파한 뒤 5,370선까지 올라 전일 최고치(5,288.08)를 넘어섰다. 코스닥 지수도 5.10포인트(0.45%) 오른 1,149.43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8원 오른 1,450.2원(15:30 종가)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는 0.84% 오른 168,900원으로 마감했으나 SK하이닉스는 0.66% 내린 90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솔루션은 대형 ESS 수주 기대에 29.95% 급등했다. [미니해설] 5,370선 뚫은 코스피…변동성 장세 속 '체력 시험대' 오른 증시 코스피가 하루 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5,370선에 안착했다. 전날 7%에 가까운 급등 이후 차익 실현과 글로벌 기술주 조정 우려가 맞물리며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흐름을 되살렸다. 최근 국내 증시는 하루 단위 변동폭이 크게 확대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지수 흐름은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는 현재 시장 심리를 그대로 반영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조정을 받았다. 다우지수(-0.3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0.84%), 나스닥(-1.43%)이 동반 하락하며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여기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급락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변수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개장 직후 빠르게 낙폭을 줄였고, 오전 중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전일 급락 이후 저가 매수 수요가 유입된 데다,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한 '추세 훼손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과 일부 기관의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지탱한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뚜렷한 차별화가 나타났다. 반도체 대형주는 전날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약세를 딛고 소폭 상승 마감했으나, SK하이닉스는 차익 실현 매물에 소폭 하락했다. 반면 이차전지주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2.94%), 삼성SDI(4.54%), LG화학(3.75%) 등이 일제히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특히 한화솔루션의 급등은 이날 시장의 상징적 장면이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 기대가 부각되면서 상한가에 근접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방산주와 금융주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2%), 현대로템(2.93%) 등 방산주와 KB금융(3.28%), 신한지주(2.61%), 우리금융지주(2.40%) 등 금융주가 고르게 올랐다. 반면 플랫폼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NAVER(-1.67%)와 카카오(-1.18%)는 글로벌 기술주 조정 흐름과 맞물리며 하락했다. 이는 최근 증시 상승 국면에서도 '모든 종목이 오르는 장세'가 아닌, 실적과 테마에 따라 수익률이 갈리는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환율은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1,450원대 초반으로 다시 올라서며 외국인 수급에 대한 경계감을 남겼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초반 순매도를 기록하며 관망과 차익 실현을 병행하는 모습이었다.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론과 함께, 중장기 추세는 여전히 우상향이라는 평가가 공존한다.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변수,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 등은 단기 부담 요인이다. 반면 국내 증시는 기업 실적 개선 기대와 정책 환경 변화, 대체 투자처로서의 매력 부각이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단기 급등 이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이를 추세 전환으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시장은 이제 상승의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을 시험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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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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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흔들림 끝 또 신고가⋯5,370선 첫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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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3회)
- 제3회 미상 씨는 해치백 승용차 테일게이트를 들어 올리고 파우치 한 개와 스치로폼 상자 한 개를 집어 들었다. 조금 전 배송한 골목과 달리 맞은편 주택가 골목의 배송상품은 한 집에 한 개씩이다. 이럴 땐 그야말로 후다닥 '치고 뿌리는' 속도전이 필요하다. 테일게이트를 내리지도 않은 채 미상 씨는 돌곶이로 23길로 달려 들어간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오늘은 꽤 쏠쏠할 걸?" 미상 씨는 오늘치 일당을 두 가지 방향으로 지출할 생각이다. 3분의 1은 고양이 코코와 초코의 간식을 사고, 3분의 2는 희정 씨와 노래방에 갈 예정이다. 아직은 혼자 생각이다. 희정 씨와 상의하지 않은 이유는 그녀의 상태가 언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탓이다. 오늘 저녁으로 결정했다가 오늘 저녁 상태가 좋지 않으면 우선은 희정 씨가 실망할 테고, 그러면 그런 자신을 책망할 희정 씨로 인해 두 사람 다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 뻔했다. 그래서 혼자만이 오늘 저녁엔 희정 씨를 업고 노래방에 가 실컷 노래를 부르리라 계획하고 있다. "어제는 괜찮아 보이던데?" 여느 날과 달리 어제저녁 희정 씨의 컨디션은 최고였다.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울기까지 했다. 평상시엔 불가능한 일이지만 오늘 같은 날이라면 희정 씨도 흔쾌히 자신의 등에 업히는 호사를 마다하지 않으리라고 미상 씨는 생각했다. 오호, 좋아 좋아! 오늘의 일당도 다른 날과 구성이 다르다. 이렇게 눈보라 몰아치고 설날이 멀지 않은 날이면 쿠팡 카플렉서는 일반적 프로모션에 보너스를 더해 받는다. 이미 어제 저녁에 공지된 사항이다. 그래서 미상 씨는 눈보라 속에서도 기뻤다. 바람이 불어도 좋았다. 눈가루가 날리든 싸락눈이 날리든 다 좋았다. 악천후 속에서 진행되는 새벽 1시에 시작해 아침 7시에 끝나는 야간배송의 수입은 짭짤하다 못해 달콤했다. 일당이래서 오늘 당장 받는 돈은 아니지만 일당은 일당이다. 한 달에 두 번, 보름과 말 일에 지급되는 반월간 급료는 본인이 일한 만큼 정확하게 본인 계정으로 입금된다. 오늘 120개의 기프트를 싣고 출발한 미상 씨는 마감 시간을 제대로 지킨다면 보너스를 포함해 적지 않은 일당을 받게 된다. 승용차 휘발류 값을 제하고도 15만 원 이상의 거금이 개인 계정으로 들어온다. 충분히 희정 씨를 업고 노래방에 갈 만하다. 15만 원 가운데 5만 원은 코코와 초코가 죽고 못 사는 마도로스팻 북어트릿 120그램 짜리 세 개를 산다. 그리고 10만 원은 아아, 사랑하는 희정 씨와 함게 노래방에 가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맥주를 마신다, 하고 미상 씨는 속셈하였다. 그러니 지금 미상 씨가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걸어가세 믿음 위에 서서 나가세 나가세 의심 버리고 매운 코끝을 매만지며 골목에서 달려 나온 미상 씨는 다시 종이상자와 신선식품 비닐팩을 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대로변과 면한 한의원과 삼겹살집이다. 내용물이 어떤 식료품인지 알 수 없지만 삼겹살집의 신선식품 비닐팩은 가볍지 않았다. 하지만 한의원 배송상품 종이상자가 가벼웠기 때문에 이쪽저쪽 손에 나누어 들고 뛰어갈 만했다. 한 박자에 두 걸음씩 안전화를 내디디며 미상 씨는 또 한 번 찬송가의 후렴을 되뇌었다. 걸어가세 믿음 위에 서서 눈과 귀에 아무 증거 없어도 밤잠 없는 코코와 초코는 지금도 미상 씨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희정 씨도 지금쯤 잠에서 깨어 미상 씨의 퇴근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 어떤 추위와 무거운 배송상품이 있더라도 그들이 기다리는 한 미상 씨의 발걸음은 가볍고 발랄했다. 자신이 그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은 미상 씨의 가슴을 벅차게 했고 어떤 힘든 노동과 가혹한 운명도 미상 씨를 즐겁게 했다. "고맙다 코코야, 기다려라 초코야." 오른손에 든 신선식품 비닐팩을 추켜들면서 미상 씨는 소리를 질렀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희정 씨!" <편집자 주> 심상대는 196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고 고려대 세종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0년《세계의 문학》봄호에 단편소설 세 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소설집 여섯 권과 산문집 두 권, 중편소설 『단추』와 장편소설 『나쁜봄』,『앙기아리 전투』,『힘내라 돼지』를 출간했습니다. 2001년 단편소설「美」로 현대문학상, 2012년 중편소설「단추」로 김유정문학상, 2016년 장편소설『나쁜봄』으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프로필 요약 출생: 1960년 1월 25일, 강원도 강릉시. 학력: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졸업. 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수료. 등단: 1990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소설 3편 발표. 주요 수상 2001년 현대문학상(단편 「美」). 2012년 김유정문학상(중편 「단추」). 2016년 한무숙문학상(장편 『나쁜봄』). 주요 작품 소설집 『묵호를 아는가』,『사랑과 인생에 관한 여덟 편의 소설 』,『명옥헌』, 『망월』, 『심미주의자』, 『떨림』, 장편 『나쁜봄』, 『앙기아리 전투』, 『힘내라 돼지』, 중편 「단추」 등. 작품세계 짤막 소개 심상대의 소설은 치밀한 문장과 심미적 감각, 그리고 존재론적 질문이 결합된 "심미주의자"적 세계관으로 자주 설명됩니다. 초창기 단편에서는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서사와 미학이 두드러졌고, 「단추」 같은 중편에서는 비정규직 청년, 시간강사, 가난과 실업 등 현실의 불안을 다루면서도 꿈과 악몽, 알레고리를 통해 삶의 근원적 의미를 묻는 방식이 특징입니다. 장편 『나쁜봄』과 『힘내라 돼지』에서는 개인의 죄의식, 사회적 폭력, 수용소·교도소 같은 극단적 공간을 배경으로 절망 속에서 인간 존엄과 희망을 찾는 서사를 보여 줍니다. 전반적으로 현실의 피폐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고독과 사유를 통해 고통을 넘어서려는 의지를 탐구하는 냉정하면서도 서늘한 문학 세계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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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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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가 끌고 간 1월 수입차 시장
- 지난 1월 수입차 판매가 친환경차 호조와 늦은 설 연휴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4일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가 2만96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6% 늘었다고 밝혔다. 연료별로는 하이브리드가 1만3949대(66.6%)로 가장 많았고, 전기차 4430대(21.1%), 가솔린 2441대(11.6%), 디젤 140대(0.7%) 순이었다. 하이브리드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전기차 판매는 작년 동월 대비 7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브랜드별로는 BMW(6270대), 메르세데스-벤츠(5121대), 테슬라(1966대)가 1∼3위를 유지했다. 렉서스는 1464대를 기록하며 반년 만에 4위로 올라섰고, BYD는 1347대로 5위를 지켰다. 모델별로는 벤츠 E클래스가 2188대로 최다 판매 모델에 올랐다. [미니해설] 보조금·프로모션 효과⋯수입차 시장, 전기차가 판 바꿨다 올해 1월 수입차 시장은 '친환경차 중심 재편'이라는 흐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보여줬다. 전체 신규 등록 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7.6% 급증한 가운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차지했다는 점에서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기차 판매 급증이다. 1월 전기차 등록 대수는 4430대로, 지난해 같은 달(635대) 대비 7배 수준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확정 시점이 예년보다 빨랐고, 수입차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개별 프로모션을 병행한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는다. 가격 부담이 일정 부분 완화되면서 그간 관망세를 보이던 소비자 수요가 한꺼번에 시장으로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수입차 시장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전체 판매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2년 연속 연료별 등록 1위 흐름을 이어갔다. 충전 인프라 부담이 적고 연비 효율성이 높은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을 주저하는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브랜드 구도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1, 2위를 유지하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저력을 확인했고,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확대 흐름 속에서 3위 자리를 지켰다. 눈에 띄는 대목은 렉서스의 회복세다. 렉서스는 1월 1400대 이상을 판매하며 반년 만에 4위에 복귀했다. 하이브리드 중심의 안정적인 라인업과 브랜드 신뢰도가 다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브랜드 비야디(BYD)의 존재감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BYD는 자체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3개월 연속 5위를 유지했다. 아직 전체 시장 점유율은 제한적이지만,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중심 전략을 앞세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차종별로 보면 중형 세단과 전기 SUV가 시장을 이끌었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고, 테슬라 모델Y 역시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는 법인 수요와 개인 수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1월 수입차 구매 유형을 보면 개인 구매 비중이 58.2%, 법인 구매가 41.8%로 비교적 균형을 이뤘다. 국가별로는 유럽 브랜드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여전히 시장을 주도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 중국 브랜드의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브랜드의 약진은 향후 수입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1월 실적을 '기저 효과와 정책 환경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하면서도, 친환경차 중심의 구조적 변화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 충전 인프라 확충 속도, 각 브랜드의 가격 전략에 따라 연중 시장 흐름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수입차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친환경 경쟁'이다. 하이브리드의 안정성과 전기차의 성장성이 동시에 부각되는 가운데, 브랜드별 전략 차이가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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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가 끌고 간 1월 수입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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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아라비아해 상공 美 F-35C, 이란 드론 격추⋯'강대강' 치닫는 중동, 유가 출렁
-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아라비아해에 전개된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 인근에서 미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가 접근하는 이란 무인기(드론)를 격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벌어진 이번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가 다시금 '시계제로'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 시각) 미 중부사령부(CENTCOM) 성명을 인용해 "미 해군 F-35C 라이트닝 II 전투기가 아라비아해 작전 구역에서 미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CVN-72)을 향해 비행하던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항모 향해 돌진한 드론⋯F-35C '자위권' 발동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해당 드론은 미 항모 전단을 향해 "불분명한 의도(Unclear intent)"를 가지고 "공격적으로 접근(Aggressively approached)"했다. 이에 초계 비행 중이던 F-35C가 즉각 자위권 차원에서 요격을 실시했다. 사령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미군 인명 피해나 장비 손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해군의 핵심 전략 자산인 항공모함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비행을 '도발'로 간주하고 즉각적인 군사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격추는 단순한 우발적 사건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격추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몇 시간 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군 유류 조달 프로그램에 소속된 유조선이 이란 측의 소형 무장 선박들로부터 위협(Hailing)을 받는 사건이 먼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상과 공중에서 동시다발적인 도발이 이어진 셈이다. 국제 유가 즉각 반응⋯'오발'이 부를 파장 우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도 요동쳤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이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 가능성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이날 국제 유가는 장중 한때 급등세를 보였다.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국제 수역과 공역에서 계속되는 이란의 괴롭힘과 위협은 용납될 수 없다"며 "미군과 동맹국, 상선 근처에서 벌어지는 이란의 불필요한 공격성은 충돌 위험과 오판(Miscalculation), 그리고 지역 불안정을 가중시킨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핵 합의' 띄운 트럼프, 이란 옥죄기 병행⋯복잡한 셈법 이번 군사적 충돌은 외교적 셈법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시점에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란과의 새로운 핵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협상이 결실을 보지 못할 경우 "나쁜 일(Bad things)이 일어날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동시에 던졌다. 이란 내부 시위 탄압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 발생한 이번 드론 격추는 미국의 대이란 압박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아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chi)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외교적 해결을 원하지만, 미국의 위협이나 압박에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격추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논평을 거부하고 국방부로 답변을 미뤘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기선 제압을 위한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면서도 "사소한 오판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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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아라비아해 상공 美 F-35C, 이란 드론 격추⋯'강대강' 치닫는 중동, 유가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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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심광물 무관세 블록' 추진⋯한국은 아직 참여 유보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장악한 핵심광물 공급망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동맹국 간 핵심광물을 무관세로 교역하는 '무역 블록' 구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핵심광물 협력을 이어오고 있음에도 해당 구상에는 아직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해 이른바 '국가 클럽(club of nations)'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 일본, 한국이 앞장서고 있다"며 지금까지 5건의 양자 협정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상 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미국은 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태국과는 협력 프레임워크에 서명했지만 한국은 아직 서명하지 않았다. 미국은 오는 4일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에서 추가 협정 체결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광물 의존' 끊겠다는 미국…한국의 선택지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핵심광물 국가 클럽'은 단순한 자원 협력 구상이 아니라, 미·중 전략 경쟁의 전선이 자원·공급망으로 본격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광물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방산,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전반의 필수 투입 요소로, 공급망 주도권이 곧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동맹국 간 핵심광물을 '무관세'로 교역하는 블록을 구축하고, 중국이 장악한 시장 구조를 우회해 새로운 가격·유통 질서를 만들겠다는 점이다. 버검 장관은 행사에서 이 블록을 "무관세 교역 체계"로 규정하며, 중국이 가격을 왜곡해온 시장에서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하한가격(price floor)'을 도입하는 방안도 협정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공급망 '무기화'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중국이 핵심광물 공급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이 함께 채굴·가공·정제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관철하기 위해 가격 정책과 관세 정책, 산업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직면해 공급망 취약성을 체감한 바 있다. 이후 우방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자립성 강화를 추진해왔고, 이번 '국가 클럽' 구상은 그 연장선에 있다. 오는 4일 국무부 주최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에 50여 개국이 참석하는 것도 미국의 외교적 공세를 보여준다. 한국의 입장은 미묘하다. 한국은 배터리, 반도체, 전기차 등 핵심광물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공급망 안정이 절실하다. 실제로 한국은 미국과 핵심광물 협력에 꾸준히 참여해왔고, 재무부가 지난 1월 소집한 핵심광물 관련 재무장관 회의에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참석했다. 미국이 AI 공급망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팍스 실리카' 구상에도 한국은 참여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이번 프레임워크 서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고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이며, 핵심광물과 중간재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기 어렵다. 무관세 블록 참여가 중국과의 통상 관계에 미칠 파장, 국내 기업들의 원가 구조 변화, 국제 통상 규범과의 정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와 산업계에서는 이번 구상이 중장기적으로 자원·소재 관련 기업과 배터리·반도체 업종의 투자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블록이 현실화될 경우, 동맹국 내 자원 개발과 가공 설비 투자가 늘어나고, 관련 기업의 수주 기회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참여 여부에 따라 기업 간 경쟁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해졌다. 한국의 선택지는 '참여 여부' 그 자체보다, 어떤 조건으로 참여하고 어떤 산업적 이익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국면에서, 한국이 단순한 협력국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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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심광물 무관세 블록' 추진⋯한국은 아직 참여 유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