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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그린란드'가 쏘아올린 무역전쟁 공포⋯"20년 내 가장 미친 시장이 왔다"
- "만약 당신이 1년 전 전 재산을 털어 메모리 칩을 샀다면 떼돈을 벌었겠지만, 오늘 주식시장에 전 재산을 묻어뒀다면 지옥을 맛볼 것입니다." 19일(현지시간) 월요일 아침, 글로벌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전대미문의 '관세 폭탄'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중국도, 멕시코도 아닌 미국의 핵심 혈맹인 유럽이 타깃이다. 그것도 '그린란드 매입'이라는 비현실적 명분을 앞세운 무차별 공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와 영국, 독일 등 유럽 8개국에 대해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을 지지하지 않을 경우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전 세계 증시는 '검은 월요일'의 공포에 떨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월 1일부터 이들 국가의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6월 1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를 25%로 상향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맞서 유럽연합(EU)은 이른바 '통상 바주카(Trade Bazooka)'로 불리는 반강압 기구(Anti-Coercion Instrument) 가동을 검토하며 강대강 대치를 예고했다. "나토 동맹의 붕괴"…금값 온스당 4625달러 '패닉 바잉'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IG 등 주요 거래소의 주말 선물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19일 개장하는 런던 증시(FTSE 100)는 0.9% 급락 출발이 확실시되며, 화요일인 20일 개장 예정인 미국 월스트리트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반면,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625달러를 돌파하며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고치(4642달러)에 근접했고, 은 가격 역시 온스당 90.41달러로 치솟았다. 토니 시카모어 IG 시장 분석가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나토(NATO) 동맹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정학적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며 "주식 시장의 '위험 회피(Risk-off)' 심리가 극에 달하며 금과 은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당한 '그린란드 청구서'…유럽 "더는 못 참는다" 사태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집착인 '그린란드 매입'이다. 그는 재임 2기 들어 그린란드 인수를 국가 안보 필수 과제로 격상시키며 덴마크를 압박해왔다. 이번 관세 위협은 그 압박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타깃이 된 국가는 덴마크를 포함해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미국의 최우방국들이다. 유럽의 반응은 격앙을 넘어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즉각 비판 성명을 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 차원의 '통상 바주카' 가동을 요청했다. 이는 EU 회원국에 경제적 위협을 가하는 제3국에 대해 교역 제한, 투자 차단 등 강력한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다. CNN은 "EU가 지난해 7월 미국과의 '무역 휴전'으로 유예했던 930억 유로(약 135조 원) 규모의 보복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기계공학협회(VDMA) 베르트람 카블라트 회장은 "여기서 물러서면 미국 대통령은 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올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친미 성향으로 알려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조차 트럼프의 이번 도발로 인해 기존의 유화적 태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확실성이 관세보다 무섭다"…투자·고용 '올스톱' 경제 전문가들은 당장의 관세율보다 '예측 불가능성'이 세계 경제의 숨통을 조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카고대 스티븐 덜로프 교수는 "트럼프의 전례 없는 결정들은 동맹국들의 신뢰를 돌이킬 수 없이 훼손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은 성장의 적"이라고 일갈했다. 실제로 기업 현장은 이미 마비 상태다. CNN에 따르면 많은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 탓에 2025년부터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조셉 파우디 교수는 "공장이 지어지지 않는 진짜 이유는 관세 때문이 아니라, 내일 관세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글로벌 매크로 부문장은 이번 조치로 유럽 국내총생산(GDP)이 0.25%포인트(p) 증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자도생의 시대…미국을 떠나는 동맹들 트럼프발(發) 각자도생은 글로벌 공급망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더 이상 미국만 바라보지 않는다. 캐나다는 최근 중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산 전기차(EV) 관세를 완화했으며, EU는 25년을 끌어온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무역 협정을 타결지었다. 트럼프의 이번 조치가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U는 국경이 없어 특정 국가(8개국)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독일이나 프랑스 제품이 다른 EU 국가를 통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파우디 교수는 "그린란드를 얻겠다고 가장 중요한 동맹들을 적으로 돌리는 역설적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미국의 수출 경쟁력만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Editor’s Note] '설마'가 '현실'이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특징은 '거래(Deal)'를 위해서라면 동맹의 가치도, 시장의 논리도 가차 없이 폐기한다는 점입니다. 그린란드라는, 21세기에는 상상하기 힘든 영토 매입 이슈를 지렛대로 우방국들의 경제를 인질로 삼는 모습은 국제 질서가 '야생의 시대'로 회귀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이라고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유럽을 향한 '통상 바주카'의 포구는 언제든 한국의 반도체와 자동차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특히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지금, 기업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생존 전략을 짜야 합니다. 금값이 온스당 4600달러를 넘는 광풍은 단순한 투기 수요가 아니라, 무너지는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에 대한 시장의 조종(弔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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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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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그린란드'가 쏘아올린 무역전쟁 공포⋯"20년 내 가장 미친 시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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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사상 첫 4,900선 안착⋯'오천피' 눈앞으로
- 코스피가 19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1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4,900선에서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63.92포인트(1.32%) 오른 4,904.66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4,917.37까지 오르며 장중 최고치도 새로 썼다. 코스닥지수도 13.77포인트(1.44%) 오른 968.36으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1,473.7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삼성전자(0.27%)와 SK하이닉스(1.06%) 등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고, 현대차는 16% 넘게 급등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12일째 올라 사상 첫 4,900선 돌파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900선에 올라서며 '오천피'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 가능성과 그린란드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국내 증시는 이를 견디며 연초 랠리를 이어갔다. 12거래일 연속 상승은 2019년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소폭 하락 출발했으나, 장 초반 관망세를 거친 뒤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폭을 빠르게 키웠고, 장중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모멘텀이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0.27%)는 장중 15만원선을 터치한 뒤 소폭 조정을 받았지만 상승 흐름을 유지했고, SK하이닉스(1.06%)도 강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를 지탱했다. 인공지능(AI)과 고성능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 재차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의 급등은 이날 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현대차(16.22%)는 하루 만에 16% 넘게 오르며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고, 기아(12.18%)와 현대모비스(6.15%) 등 자동차주 전반으로 강한 매수세가 확산됐다. 글로벌 전기차 경쟁 속에서도 실적 회복과 주주환원 기대가 맞물리며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방산과 조선 업종도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9%), 한화오션(1.22%), HD현대중공업(4.18%), 삼성중공업(7.06%) 등이 동반 강세를 보이며 산업 전반의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과 해양·방산 수요 확대 기대가 중장기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1.92%)은 장 초반 약세를 나타냈으나 오후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34%), NAVER(-3.05%), 카카오(-1.22%), KB금융(-1.07%), 우리금융지주(-1.25%) 등이 하락하며 업종 간 차별화가 뚜렷했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도 전 종목이 동반 상승하는 장세가 아니라, 실적과 모멘텀을 갖춘 업종 중심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환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원/달러 환율은 1,473원대에서 소폭 상승에 그쳤다. 다만 최근 환율 상승 흐름에 대해 미국 재무부가 이례적으로 언급한 만큼, 외환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정책 변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당국이 ETF 레버리지 한도 확대 등 자금의 국내 유입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거론한다. 그러나 반도체·자동차·방산 등 주도 업종의 실적 기대가 유지되는 한,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천피'까지 남은 거리는 이제 100포인트가 채 되지 않는다. 연초 랠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업종 간 순환이 어떤 속도로 전개될지가 향후 시장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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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사상 첫 4,900선 안착⋯'오천피' 눈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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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4)] 2003년 해양 폭염의 긴 그림자⋯북대서양 생태계 수십 년째 흔들린다
- 2003년 북대서양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양 폭염의 여파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양 생태계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린란드 인근 해역에서 시작된 이 해양 폭염 이후, 북대서양 전역에서 해양 폭염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사어은스얼럿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과 노르웨이의 해양 생물학자들은 100편이 넘는 기존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2003년을 전후해 발생한 해양 폭염이 단세포 생물부터 상업적으로 중요한 어종, 고래에 이르기까지 해양 생태계 전 단계에서 "광범위하고 급격한 생태학적 변화"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독일 튀넨 해양수산연구소의 해양생태학자 카를 미하엘 베르너는 "2002년의 이례적인 고수온에 이어 발생한 2003년 해양 폭염은, 이전에는 관측되지 않았던 장기적 가열 국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2003년은 해양 폭염 발생 건수가 가장 많았던 해로 기록됐지만, 이후 여러 해에서도 이에 필적하는 수준의 고빈도 폭염이 반복됐다. 이는 단발성 이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기후 변화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2003년 해양 폭염은 북대서양의 아북극 환류(subpolar gyre)가 약화되면서 따뜻한 아열대 해수가 대량으로 노르웨이해로 유입되고, 평소 이 지역을 냉각시키던 북극 해수 유입은 크게 줄어든 데서 촉발됐다. 이로 인해 해빙 면적이 급감했고, 해수면 온도는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노르웨이해에서는 수온 상승이 수심 약 700m까지 침투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수온 변화는 생태계 재편으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모든 조사 지역에서 한랭·빙설 환경에 적응한 종들이 밀려나고, 상대적으로 따뜻한 수온을 선호하는 종들이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어업 구조와 생태·사회적 역학 관계도 함께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해빙 감소로 인해 2015년 이후 수염고래류의 활동 범위가 북상했으며, 50년 넘게 거의 관측되지 않던 범고래 역시 2003년 이후 빈번하게 목격되고 있다. 반면, 얼음에 의존하는 일각고래와 후드물범은 2004년 이후 어획량이 크게 감소하거나 2000년대 중반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해저 생태계 역시 영향을 받았다. 해양 폭염 이후 대규모 식물플랑크톤 번성이 발생했고, 이들이 해저로 가라앉으면서 불가사리류와 다모류 같은 저서생물의 먹이원이 증가했다. 대서양 대구 역시 새롭게 형성된 먹이 환경을 활용한 대표적인 종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모든 종이 혜택을 본 것은 아니다. 2003년 폭염은 대서양 대구와 고래의 주요 먹이인 샌드일(까나리류)의 급격한 감소와 맞물렸고, 이후 캐플린(열빙어) 개체 수 감소와 생태계 변화가 연쇄적으로 나타났다. 캐플린은 더 차가운 먹이터와 산란지를 찾아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더 이상 이동할 공간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는 내구성이 강한 해양 생물조차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는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르너는 "온도 상승이 생물의 대사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할 수 있지만, 북상한 종이 포식 압력에 노출되거나 새로운 환경에서 적절한 산란지를 찾지 못한다면 반드시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해양 폭염은 우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연구진은 해양 폭염의 강도와 빈도, 공간적 규모가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대기에 축적된 과도한 열의 상당 부분이 해양에 흡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극 지역에서는 해빙 감소로 어두운 바다가 드러나면서 빛을 덜 반사하고 태양복사를 더 많이 흡수하는 악순환이 강화되고 있다. 연구진은 2003년 이후 반복된 해양 폭염이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추가적 생태 영향을 낳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북극 환류와 대기-해양 간 열 교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향후 해양 폭염과 그 연쇄적 영향을 예측하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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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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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4)] 2003년 해양 폭염의 긴 그림자⋯북대서양 생태계 수십 년째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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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그린란드 압박에 '관세 폭탄'⋯유럽 8개국과 정면 충돌
-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반대해온 유럽 8개국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율 관세 부과를 전격 선언하며 대서양 동맹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사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내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이 외교 문제를 넘어 통상 전쟁 양상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8개국을 지목하며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위험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26년 2월 1일부터 이들 국가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6월 1일부터는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관세는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된다"고 못 박았다. 전날 "협조하지 않는 나라들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한 지 하루 만에 실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유럽 각국은 즉각 반발했다. 유럽연합(EU)과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은 공동 대응을 시사하며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미니해설] 트럼프, 그린란드 파병 8개국에 10% 관세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꺼내 든 '관세 카드'는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갈등을 전면 충돌 국면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통상 압박이 아니라 영토·안보·동맹 질서를 한꺼번에 건드리는 다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미국 안보의 핵심 거점으로 규정해왔다. 그는 이날도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노리고 있다며 "덴마크는 이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린란드가 미국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인 '골든돔'에 필수적이라며, "이 땅이 포함될 때만 최대 잠재력과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 논리를 앞세워 병합 필요성을 정당화한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식이 유럽 동맹국들의 시각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그린란드는 덴마크령 자치지역으로, 주권 문제는 그린란드 주민과 덴마크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것이 유럽의 공통된 입장이다. 최근 미국이 군사적 행동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덴마크와 일부 유럽 국가들이 병력을 파견해 주요 시설 방어 훈련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명분은 합동 훈련이었지만, 미국을 향한 정치·군사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조치로 잠재적 위험 상황을 신속히 종결해야 한다"며 관세 부과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번 관세가 그린란드 매입 합의가 성사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혀, 관세를 사실상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통상 측면에서도 파장은 작지 않다. 미국은 이미 영국과 EU와의 무역협정을 통해 영국산 수입품에는 10%, EU산에는 1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관세는 여기에 추가되는 것으로, 기존 합의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이 문제를 무역 협상과 분리해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선을 그었지만, 유럽 입장에서는 안보·외교 사안을 이유로 통상 합의를 흔드는 전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유럽의 반발 수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주민들과 전폭적으로 연대한다"며 "관세는 대서양 관계를 훼손하고 위험한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나토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를 정면 비판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더욱 직설적인 표현을 썼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미국의 그린란드 압박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우크라이나에서든 그린란드에서든 어떠한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합 대응을 강조했다. 독일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 기류는 심상치 않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동맹국과 협의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으나, 여당 일각에서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보이콧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는 관세 압박이 경제 문제를 넘어 문화·외교 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EU는 공동 대응에 착수했다. EU 의장국인 키프로스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회원국 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향후 보복 관세나 WTO 제소 등 다양한 선택지가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트럼프식 외교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안보와 영토 문제를 통상 압박과 결합해 상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전략이다. 다만 유럽 전체를 상대로 한 고율 관세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도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어 장기전이 될 경우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은 이제 미·유럽 관계 전반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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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그린란드 압박에 '관세 폭탄'⋯유럽 8개국과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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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미 연준 흔드는 '대법원 변수'⋯PCE·넷플릭스·인텔, 다음 주 월가 3대 분수령
- 다음 주(1월 19~25일) 뉴욕증시는 '실적'과 '정책'이 동시에 변수가 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지정학·정책 소음이 커진 만큼, 실적이 뉴스 사이클을 떠받쳐야 한다"고 전했다. 19일(월)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로 미국 금융시장이 휴장하며, 거래는 20일(화)부터 재개된다. 시장 관심은 대형 은행으로 시작된 4분기 어닝 시즌이 넷플릭스·존슨앤드존슨(J&J)·인텔 등으로 확산되는 대목에 쏠린다. 특히 로이터는 "이번 분기 눈높이가 높게 형성된 상황에서 '실적 상회+연간(2026년) 전망 상향'이 나오는 기업이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월가 진단을 소개했다. 최근 금융주는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금리 상한(10%·1년) 구상 등 정책 변수에 주가가 흔들린 바 있어, 이번 주엔 업종별로 '정책 민감도' 차별화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시지표도 굵직하다. WSJ에 따르면 22일(목)에는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11월)가 공개되고, 같은 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도 발표된다. 주 후반에는 1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예정돼 있다. 국채 시장에선 20년물(22일)과 물가연동국채(TIPS·23일) 입찰이 대기 중이다. 정책·사법 리스크도 증시 변동성을 키울 요인이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인사 교체 시도와 관세 관련 쟁점이 대법원 판단 구간에 들어가며 '연준 독립성'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주요국 정상·중앙은행 인사들의 발언도 시장의 해석 경쟁을 부를 전망이다. [미니해설] "실적이 버팀목, 정책이 발목"…1월 셋째 주 월가를 가를 3개의 신호 다음 주 뉴욕증시는 '방향성의 근거'를 다시 세우는 과정에 가깝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 부근을 오르내리지만, 최근 장세의 본질은 상승·하락보다 '가격 재평가'다. 실적이 강하면 주가는 버티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 금리·밸류에이션이 흔들린다. 로이터가 인용한 아트 호건(B. Riley Wealth)은 “소음이 많은 국면일수록 실적이 뉴스 사이클을 끌고 가야 한다”고 했는데, 이 한 문장이 다음 주 투자자들의 행동규칙이 될 가능성이 크다. 1) 어닝 시즌의 본게임 "가이던스가 주가를 가른다" 넷플릭스·J&J·인텔은 업종이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2026년 그림'을 시장에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로이터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2026년 이익 증가율 컨센서스가 15%를 웃돈다고 전하며,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충족하고, 넘기고, 전망까지 올리는 기업이 보상받을 것"이라는 진단을 소개했다. 여기서 핵심은 숫자 그 자체보다 (1) 마진 방어, (2) 수요의 질, (3) 투자·비용 계획의 일관성이다. 특히 넷플릭스는 미디어 지형을 흔들 수 있는 경쟁(인수·합병 이슈 포함) 속에서 구독·광고·콘텐츠 비용의 균형을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인텔은 AI·반도체 투자 사이클 속에서 '회복의 시간표'가 조금이라도 앞당겨지는 신호를 보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장은 "실적 서프라이즈"보다 "연간 가이던스의 설득력"에 더 큰 점수를 줄 가능성이 높다. 2) PCE·GDP·PMI: 금리 기대가 다시 정렬된다 WSJ은 22일(목) 발표되는 PCE 물가가 "연준의 선호 지표"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최근 고용지표 개선 흐름 이후 금리 인하 시점 판단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같은 날 나오는 3분기 GDP 수정치는 ‘성장 탄성’이 과장됐는지, 혹은 여전히 강한지 확인하는 절차다. 주 후반 PMI는 제조·서비스의 체감 경기를 가늠하게 해 금리와 주가를 동시에 움직일 수 있다. 요컨대 다음 주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문제인가, 아니면 연준이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구하는 과정이다. 만약 PCE가 끈적한 물가를 시사하면, 연준의 완화 기대는 뒤로 밀리고 장기금리는 위로 튈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예상보다 차분하면, 실적 장세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소 완화되며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날 여지가 생긴다. 3) 대법원·다보스·정책 소음: "연준 독립성 프리미엄"이 붙는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쟁점과 연준 인사 관련 사안이 대법원 구간으로 들어가며 자산 가격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준 독립성 논란은 단순 정치 뉴스가 아니다. 시장 입장에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와 국채 위험 프리미엄에 직결되는 변수다. 여기에 다보스포럼까지 겹친다. 정상·중앙은행 인사 발언이 '정책 힌트'로 읽히는 순간, 금리와 달러, 주식의 상관관계가 급격히 바뀔 수 있다. 정책 소음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결국 "실적이라는 팩트"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그 실적의 해석(가이던스·거시환경·금리 경로)이 흔들리면, 지수는 쉽게 방향을 잡지 못하고 변동성만 커지는 장이 나타난다. 1월 19~25일 뉴욕증시는 '실적이 바닥을 받치고, 정책이 천장을 누르는' 구조가 될 공산이 크다. 시장이 원하는 건 분명하다. 좋은 실적과 덜 나쁜 정책. 둘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사상 최고치 부근의 주가는 생각보다 빠르게 재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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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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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미 연준 흔드는 '대법원 변수'⋯PCE·넷플릭스·인텔, 다음 주 월가 3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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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제 인터넷 '영구 차단' 수순⋯정부 승인 소수만 접속 허용
- 이란 당국이 자국민의 국제 인터넷 접속을 사실상 영구 차단하는 방안을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국제 인터넷 접근 권한을 극소수에게만 허용하는 체계를 상시화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인터넷 검열 감시단체 '필터워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부 소식통을 인용, 정부가 사전 승인한 일부 인원에게만 국제 인터넷 접속을 허가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고착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보안 심사 등 정부의 인증 절차를 통과한 소수만이 검열·차단을 거친 제한적 글로벌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다. 반면 대다수 이란 국민은 해외 인터넷망과 완전히 분리된 국가 전용 인터넷에만 접속하도록 제한될 전망이다. 필터워치는 "관영 매체와 정부 대변인들이 이미 무제한 국제 인터넷 접속은 2026년 이후 복원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 왔다"며 "이번 조치는 일시적 통제가 아닌 영구적 방침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최근 민생 악화와 경제난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며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지난 8일 전국적인 인터넷 전면 차단에 나섰다. 이란은 과거에도 시위 국면마다 인터넷을 간헐적으로 차단해 왔지만, 이번 조치는 강도와 범위 면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CNN에 따르면 인터넷 차단 나흘째인 지난 11일 기준, 이란의 대외 인터넷 연결성은 평상시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같은 전면 차단 속에서도 미국의 위성 통신망 ‘스타링크’에 접속할 수 있는 일부 이란인들은 이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며, 시위 진압 과정의 실상을 담은 사진과 영상 등을 국제사회에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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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제 인터넷 '영구 차단' 수순⋯정부 승인 소수만 접속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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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한마디에 흔들린 월가⋯S&P500, '미세 반등 속 주간 하락'
-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발언에 휘둘리며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1% 상승, 나스닥지수도 0.1% 오르며 소폭 반등했지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날 증시는 장중 변동성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장을 현직에 남기고 싶다"며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인선과 관련해 발언하자, 시장은 이를 연준 독립성 약화 신호로 해석하며 한때 낙폭을 키웠다. 국채 금리는 급등했고, 주요 지수는 장중 저점을 찍었다. 이후 반도체주가 다시 시장을 떠받쳤다. 전날 발표된 TSMC의 '어닝 서프라이즈' 여파가 이어지며 대만 반도체와 브로드컴, AMD 등이 강세를 보였다. 미국과 대만이 반도체·기술 분야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 협정을 맺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반면 은행주는 주간 기준으로 부진했다. 실적 자체는 양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언급과 연준 인선 불확실성이 겹치며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는 주간 기준 각각 3~4%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S&P500지수는 약 0.1%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0.4% 내리며 한 주를 마쳤다. [미니해설] "정책 리스크가 시장의 변수가 됐다"…월가를 흔드는 '트럼프 프리미엄' 16일 뉴욕증시는 숫자보다 말에 반응한 시장이었다. 실적도, 지표도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짧은 한마디가 금리와 주가의 방향을 바꿨다. 이는 2026년 들어 월가가 마주한 가장 뚜렷한 변화다. 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연준 인선이 곧 금리 변수로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대목은 연준 의장 인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돼온 케빈 해싯 NEC 위원장을 현직에 두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 직후, 시장에서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문제는 인물 자체보다 연준의 독립성이다. 해싯은 '시장 친화적', 워시는 '정책 일관성 중시'로 분류되지만, 공통점은 정치적 압박 가능성이다. 실제로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2%를 돌파하며 수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이 금리 경로를 다시 위로 조정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반도체가 증시를 붙잡다 정책 리스크 속에서도 증시가 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반도체였다. TSMC가 제시한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은 'AI 투자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확신을 다시 심어줬다. 미국과 대만 간 2,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합의는 반도체 공급망이 정치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실물 기반임을 보여준다. 이날도 반도체주는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 AI·반도체는 이제 테마가 아니라 증시의 구조적 버팀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주, 실적보다 정책에 눌리다 은행주는 이번 주 증시의 약한 고리였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은행들은 실적 자체로 보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은 실적보다 정책 리스크를 더 크게 평가했다.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논의, 연준 인선 변수, 장기 금리 변동성은 금융주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월가에서는 "은행 실적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는 금융주가 방향성을 잡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형주 강세, 자금 이동의 신호 한편 눈여겨볼 흐름은 소형주다. 러셀2000지수는 S&P500을 11거래일 연속 웃돌며 2008년 이후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는 대형 기술주 쏠림에서 자금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는 강세장의 신호라기보다는, 대형주 밸류에이션 부담 속에서의 전술적 이동에 가깝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불확실성 장세'의 본격화 16일 뉴욕증시는 상승도 하락도 아닌, 불확실성의 확인이었다. 연준 인선, 지정학, 관세 발언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메시지가 하루에도 몇 차례 시장을 흔들고 있다. 월가는 다시 정치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2026년 초 뉴욕증시는 이제 실적 장세에서 정책 장세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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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트럼프 한마디에 흔들린 월가⋯S&P500, '미세 반등 속 주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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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3)] 지구 평균기온 3위 기록한 2025년⋯'1.5도 한계' 사실상 붕괴
- 2025년이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더운 해였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주요 기후 관측 기관들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흐름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으며, 온난화 속도가 과거 예상보다 빠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진단은 미국이 탄소 배출 감축 규제를 완화하고 국제 기후 협력에서 이탈하는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제시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관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기준으로 삼는 1850~1900년 평균보다 약 1.47도(섭씨) 높았다. 이는 관측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연간 상승 폭이다. 코페르니쿠스 집계 기준으로 최근 11년은 모두 역대 가장 더운 해 상위 11위에 해당한다. 지난 14일 공개된 코페르니쿠스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평균 기온은 2023년보다 0.01도 낮았고, 기록상 가장 더웠던 2024년보다는 0.13도 낮았다. 다만 2023~2025년 최근 3년간의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모두 1.5도 이상 높았다. 3년 연속 1.5도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전 세계 육지 기온은 두 번째로 높았으며, 남극은 역대 최고 연평균 기온을, 북극은 두 번째로 높은 연평균 기온을 기록했다. 사만다 버지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기후전략 책임자는 "전 세계 육지와 해양의 91%에서 연평균 기온이 평균을 웃돌았다"며 "화석연료 연소로 누적된 온실가스가 기록적인 고온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 시스템 전반에서 고온 현상이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과는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의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최근 3년 연속 이 기준에 근접하거나 이를 초과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국방·산업·우주총국의 마우로 파키니 국장은 "1.5도 초과가 3년 평균으로 현실화됐다는 점은 누구도 원치 않았던 이정표"라며 "기후 대응의 시급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온 자료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25년 미국의 연평균 기온이 관측 기록(1850년 이후) 기준으로 세 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도 전 지구 평균 지표에서 유사한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NOAA는 2025년 전 세계 지표면 평균 기온이 1901~2000년 평균보다 약 1.17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들이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구 온난화가 빠르고 위험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과거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더 가파른 경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정책 기조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6년 1월 7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 방침을 공식화하며 국제 기후 논의에서 미국의 역할을 사실상 축소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대한 지원 중단 방침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기후 변화의 속도와 영향을 분석하는 국제 연구 체계에서 영향력을 잃게 된다.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인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에서 잇따라 이탈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했고, 지난해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일 UNFCCC를 포함한 유엔 산하 기구 31곳과 비(非)유엔기구 35곳에서 탈퇴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또한 한국에 본부를 둔 유엔 녹색기후기금(GCF)에도 탈퇴했다.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국제 금융기구로, 인천 송도에 사무국이 있다. UNFCCC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1992년 체결된 기본 협약으로, 국제사회의 위기의식과 공동 대응 노력이 집약된 틀이다. 게다가 이달 말에는 대기 기간을 거쳐 파리기후협정에서도 공식 탈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사기"라고 표현해 왔으며, 행정부는 국가기후평가보고서 등 주요 기후 관련 보고서의 영향력을 축소하거나 무력화하는 조치를 취해 왔다. 환경보호청(EPA)의 온실가스 규제 권한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정부는 석탄 산업을 부양하고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을 유지하도록 지시하는 등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등 이전 행정부의 기후 정책도 상당 부분 되돌리는 중이다. 이런 정책 변화 속에서 미국의 기후 오염 배출량은 2025년 약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량을 추적하는 독립 연구기관 로디움그룹은 이 증가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직접적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데이터센터 확산, 비교적 추운 겨울 기후 등이 배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생에너지 비용 하락에 힘입어 미국의 장기적 배출 감소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감축 속도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 전망보다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실가스로 갇힌 열은 기상이변의 강도를 키우고 있다. 폭우와 폭염, 홍수 위험이 확대되고 있으며, 실제 피해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은 2025년이 기후·기상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 기준으로 세 번째로 큰 해였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만 23건의 기상 재난이 각각 1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냈고, 총 피해액은 1150억 달러, 사망자는 276명에 달했다.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 온난화의 핵심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엘니뇨·라니냐 같은 자연적 변동성도 단기적인 기온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2025년 말에는 비교적 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라니냐 현상이 나타났지만, NOAA는 올해 초 중립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자연 변동성이 일시적인 완충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온난화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정책 방향과 국제 협력의 수준이 기후 위기의 속도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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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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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3)] 지구 평균기온 3위 기록한 2025년⋯'1.5도 한계' 사실상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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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반도체·은행주 반등에 되살아난 '위험 선호'
- 뉴욕증시가 반도체와 은행주 동반 강세에 힘입어 이틀간의 조정을 딛고 반등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23포인트(0.7%)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4% 오르며 동반 반등했다. 이날 증시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고 2026년 설비투자 규모를 520억~560억 달러로 제시한 것이 결정적 촉매로 작용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대한 신뢰가 되살아나며 엔비디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2%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도 3% 뛰었다. 은행주도 실적 발표 이후 반등에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주가가 4% 상승했고, 모건스탠리는 자산관리 부문 호조에 힘입어 6% 가까이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제유가 하락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 넘게 급락했다. 여기에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보다 적게 나오며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지정학 리스크로 흔들렸던 뉴욕증시는 이날을 기점으로 다시 ‘실적과 펀더멘털’에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다. [미니해설] 정치보다 강한 실적…월가는 다시 '본질'로 돌아왔다 이번 반등은 단순한 기술적 반발 매수로 보기 어렵다. 최근 뉴욕증시는 연준 독립성 논란,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정책 발언, 중동과 북극권을 둘러싼 지정학 이슈 등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출렁였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분명한 메시지를 내놨다. 정치 뉴스보다 기업 실적과 투자 사이클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TSMC가 던진 신호 "AI는 유행이 아니라 산업 인프라다" 시장 반등의 출발점은 TSMC였다. 분기 실적 자체도 사상 최대였지만, 투자자들이 주목한 대목은 2026년 설비투자 가이던스였다. 520억~560억 달러라는 숫자는 단순한 전망치가 아니라, 전 세계 AI 인프라 확장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선언에 가깝다. 최근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 규제, AI 서버 투자 속도 둔화 우려 등으로 'AI 거품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파운드리 산업의 최상단에 있는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는 점은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시장은 규제 뉴스보다 실제 자본 지출(capex) 에 더 큰 신뢰를 보냈다. 엔비디아·마이크론 등 반도체주가 동반 반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 투자의 방향성이 단기 수요가 아니라 장기 인프라 구축이라는 인식이 다시 강화됐다. 은행 실적이 말해준 것: "정책은 시끄러워도 돈은 돈다" 금융주 반등 역시 가볍게 볼 대목이 아니다. 최근 은행주는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연준(Fed) 압박, 금융 규제 강화 가능성 등 정치 변수에 짓눌려왔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실적은 월가의 '본업'이 여전히 건재함을 입증했다. 특히 트레이딩과 자산관리 부문에서의 수익성 회복은, 2026년 자본시장 환경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운다. IPO와 인수·합병(M&A)이 다시 살아날 경우, 월가 대형 은행들이 가장 먼저 수혜를 입게 된다. 이는 "정책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아직 실적을 꺾을 정도는 아니다"라는 시장의 판단으로 읽힌다. 유가·고용 지표가 만든 '숨 고르기 구간' 유가 급락은 이날 증시에 또 다른 숨통을 틔웠다. 중동 정세가 완화 조짐을 보이자 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내려왔고, 이는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최근 시장을 짓눌렀던 '연준이 다시 매파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계심도 일부 완화됐다. 다만 실업수당 청구 건수 감소는 양면성을 지닌다. 고용시장이 견조하다는 신호는 경기 침체 우려를 낮추지만, 동시에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과열 신호도 함께 켜졌다 이번 반등이 마냥 낙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개인투자자 낙관 심리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이미 많은 호재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경고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AI와 대형 기술주로 쏠린 자금, 높은 밸류에이션 역시 부담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시장의 의미는 분명하다. 뉴욕증시는 다시 '숫자와 투자 계획'을 보기 시작했다. 정치와 지정학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실적과 투자 사이클이 이를 압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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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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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반도체·은행주 반등에 되살아난 '위험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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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채권 순매수 147조원⋯WGBI 기대·재정거래 유인 확대
-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매수 규모가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난 147조1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는 15일 발표한 '2025년 장외채권시장 동향'에서 외국인이 지난해 국채 121조1000억원, 통안채 19조3000억원 등 채권을 순매수해 전년 대비 72조2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38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0조1000억원(26.1%) 늘었다. 금투협은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재정거래 유인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 확대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주식시장 강세로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채권을 31조7000억원 순매수해 전년 대비 10조원 감소했다. 지난해 채권 발행 규모는 969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9조8000억원(11.5%) 증가했다. [미니해설] "지난해 외국인 국채 순매수 2배 증가⋯개인은 감소" 지난해 국내 채권시장은 외국인 자금이 주도한 한 해였다.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147조1000억원으로 전년의 약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고, 보유 잔액 역시 338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환경에서 한국 채권이 '안정적 수익원'이자 '재정거래 수단'으로 동시에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매수의 중심은 국채였다. 지난해 외국인의 국채 순매수 규모는 121조1000억원으로, 2024년(74조900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통안채 역시 19조3000억원이 순매수됐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함께 원화 금리와 글로벌 금리 간 스프레드, 환율 변동성을 활용한 재정거래 유인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장기 자금 유입 기대도 외국인 매수를 자극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의 움직임은 정반대였다.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31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조원 줄었다.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낮은 채권에서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해석된다. 위험자산 선호 회복이 개인 자금 흐름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금리 흐름 역시 채권시장 구조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해 국채 금리는 상반기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했지만, 하반기 들어 관세 협상 타결과 경제 지표 상향 조정 등으로 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상승세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 것은 단순한 금리 방향성보다 구조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발행 시장에서도 변화가 뚜렷했다. 지난해 전체 채권 발행 규모는 969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특히 국채 발행은 304조6000억원으로 1년 새 82조3000억원(37%)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반면 금융채 발행은 319조2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고, 회사채 발행은 129조4000억원으로 7% 증가했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AA-와 BBB- 회사채 모두 전년 대비 축소되며 기업 자금 조달 여건이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ESG 채권 시장은 조정을 받았다.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발행이 모두 감소하면서 전체 ESG 채권 발행 규모는 54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조6000억원 줄었다. 다만 수요예측 참여 금액은 249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어 참여율이 569.1%에 달했고, 미매각 비율은 0.9%로 낮아져 투자 수요 자체는 여전히 견조함을 보여줬다. 유통시장도 확대됐다. 국채와 금융채, 회사채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며 지난해 유통시장 거래 규모는 5270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21조7000억원으로 늘어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한층 강화됐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외국인 채권 투자 흐름이 국내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WGBI 편입 여부와 환율·금리 변동성,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가 맞물리며 외국인 수급이 채권금리와 원화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개인 자금은 주식과 채권 사이를 오가는 '선별적 이동'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이 다시 한 번 자산 배분의 중심 무대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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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채권 순매수 147조원⋯WGBI 기대·재정거래 유인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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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캘리포니아 검찰, 머스크의 xAI '딥페이크 생성' 조사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개발한 챗봇 '그록'의 성적 이미지 생성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 당국이 이 챗봇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AI 모델 그록을 이용해 제작된 성적으로 노골적인 이미지 확산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본타 법무장관은 "xAI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를 포함한 인터넷 전반에서 여성과 소녀들을 괴롭히는 데 사용되는 대규모 딥페이크 이미지 제작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몇 주간 이런 이미지들에 대한 폭로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분석에 따르면 지난 크리스마스와 새해 사이에 xAI가 생성한 2만개의 이미지 중 절반 이상이 최소한의 옷만 입은 사람들을 묘사했으며, 그중 일부는 아동으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동의 없이 생성된 은밀한 이미지나 아동 성 착취물의 AI 기반 제작 및 유포에 대해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의 차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xAI가 아동의 옷을 디지털 방식으로 벗기는 이미지를 포함해 동의 없이 제작된 성적으로 노골적인 AI 딥페이크를 만들어내고 가해자들이 확산시킬 수 있게 한 결정은 극도로 혐오스럽다"며 "나는 법무장관에게 이 회사를 즉시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의 조사 착수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 나온 첫 규제 움직임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그록이 생성한 미성년자 노출 이미지를 본 적이 없다고 이날 항변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 "나는 그록이 생성한 미성년자 노출 이미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말 그대로 제로(Literally zero)"라고 썼다. 그는 이어 "분명히 그록은 스스로 이미지를 생성하지 않으며, 오직 사용자 요청에 따라 생성한다"며 "이미지 생성을 요청받을 때, 그록은 해당 국가나 주(州)의 법률을 준수하는 운영 원칙에 따라 어떤 불법적인 것도 생성하기를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록 프롬프트에 대한 악의적인 해킹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즉시 그 버그를 수정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자신의 글과 함께 다른 엑스 사용자가 "나는 엑스에서 단 하나의 노출 이미지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이 노동당 의원들은 엑스에서 그렇게 많은 아동 포르노를 보는 것이냐"고 쓴 글을 공유했다. 노동당 의원들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앞서 지난달부터 엑스에서 서비스되는 AI 챗봇 그록이 이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기존 여성들의 사진을 비키니 차림 등 성적인 이미지로 편집·생성한 딥페이크 게시물이 확산해 논란이 되자 영국 등 세계 여러 국가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최근 자국 내 그록 접속을 아예 차단하기도 했다. 엑스 측은 지난 9일부터 그록의 이미지 생성·편집 기능 제공을 유료 구독자로 제한하는 방침을 적용했지만, 전문가들과 감시 단체들은 여전히 그록이 노골적인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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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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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 캘리포니아 검찰, 머스크의 xAI '딥페이크 생성'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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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은행주 조정⋯'실적·정책 리스크'에 동반 하락
- 뉴욕증시가 기술주와 은행주 동반 약세 속에 이틀 연속 조정을 받았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7% 하락하며 최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물러섰다. 나스닥지수는 1%를 웃도는 낙폭을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2% 내렸다. 이날 증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브로드컴, 엔비디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중국 세관 당국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 H200의 중국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은행주도 실적 발표 이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웰스파고는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5% 넘게 하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도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주가는 하락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도입 가능성이 금융권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지연 공개된 11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인플레이션 재확산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시 전반의 발목을 잡았다. 한편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금과 은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 행정부의 강경 발언이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했다. [미니해설] 실적·지표보다 규제와 지정학…'높은 밸류에이션의 피로' 드러난 하루 뉴욕증시는 이날 단순한 조정 이상의 메시지를 드러냈다. 지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무엇이든 악재가 되면 바로 반응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정책, 지정학 변수 어느 하나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분위기다. 반도체 규제 리스크, 기술주 랠리의 첫 균열 이번 조정의 1차 원인은 반도체다. 중국의 H200 반입 제한 소식은 단순한 통관 문제가 아니라 미·중 기술 갈등이 다시 전면으로 부상했음을 상징한다. AI 투자 사이클이 장기적으로 유효하다는 믿음은 여전하지만, 수출 규제·정책 변수는 언제든 밸류에이션을 흔들 수 있다는 현실을 시장이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기술주는 2025년과 2026년 초반까지 이어진 랠리로 이미 높은 기대를 반영한 상태다. 이 때문에 작은 정책 신호에도 조정폭이 확대되는 구조다. 이날 나스닥의 낙폭이 다우보다 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은행 실적의 역설…'좋아도 못 오르는 주가' 은행주는 실적 발표의 역설을 보여줬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은 소비와 대출 흐름이 여전히 견조함을 입증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시장은 숫자보다 정책 리스크에 더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현실화될 경우 금융사의 핵심 수익 구조를 흔들 수 있다. 투자자들은 "실적이 좋다는 사실보다, 앞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에 먼저 반응했다. 이는 금융주가 단기 반등의 동력을 잃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준 독립성·지정학 변수…금이 먼저 말하다 이날 금과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은 증시에 중요한 시그널이다. 안전자산 급등은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와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 의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중동과 북극권(그린란드)을 둘러싼 미국의 강경 발언은 당장은 증시를 붕괴시키지 않지만, 변동성의 바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은 '패닉'이 아니라 '보험'을 사는 단계로 해석된다. 고점에서의 조정, 추세 붕괴와는 다르다 이번 조정은 추세 붕괴라기보다 고점 부담 속 위험 재정렬 과정에 가깝다.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고,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경로가 보다 명확해지기 전까지 시장은 상승보다 선별과 조정에 익숙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뉴욕증시는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 지금 시장은 '좋은 뉴스에 덜 오르고, 나쁜 뉴스에 더 민감한' 전형적인 고점 국면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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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은행주 조정⋯'실적·정책 리스크'에 동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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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폴스타 4 트렁크에 고농축 식초 유출⋯전자장치 부식으로 수리비 3만달러 폭탄
- 고농도 식초가 전기차의 전자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사고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 온라인 매체 토크뉴스(Torque News)는 13일(현지시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폴스타 4(Polestar 4) 차주가 18% 농도의 고농도 화이트 식초 유출 사고 이후 약 3만 달러(약 4천만 원)에 달하는 수리 견적을 통보받아 사실상 전손 처리에 준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주행 중 차량 제동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는 위험한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전기차 안전성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폴스타 4는 스웨덴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2023년 세계 시장에 출시한 전기 배터리 SUV 쿠페다. 전통적인 SUV와 세단의 장점을 결합한 프리미엄 전기차로, 디자인과 주행 성능, 첨단 전자장비의 조화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후면 유리창을 과감히 제거하고 고해상도 후방 카메라와 실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야를 확보하는 독특한 설계가 특징이다. 사고는 지난해 11월 발생했다. 해당 차주는 정원용품 판매점을 방문해 여러 물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5리터 용량의 고농도 식초를 트렁크에 실었다. 그러나 용기가 제조 결함으로 파손되면서 식초가 트렁크 내부로 누출됐고, 차주는 귀가한 뒤에야 이를 발견했다. 즉시 세척에 나섰지만 액체는 이미 트렁크 바닥 아래 구조물로 스며든 뒤였다. 전기차의 경우 이 공간에는 차체 배선과 제어 모듈 등 핵심 전자 부품이 밀집돼 있다. 차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이틀이 지나자 트렁크 개폐 버튼을 포함해 여러 전자 장치가 부식됐고 각종 경고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제동 시스템 관련 오류 경고가 표시됐고, 그는 제조사 지원센터에 연락했으나 "경고 표시가 주황색일 경우 직접 운행해 정비소로 이동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상황은 주행 중 급변했다. 차주는 "차가 전혀 멈추지 않았다"며 "브레이크가 완전히 작동하지 않아 핸들에 달린 기어 조작부로 'P(주차, Park)' 버튼을 눌러 간신히 차량을 정지시켰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기차는 비상 상황에서 주차 모드 전환을 통해 강제 감속이 가능하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식 서비스센터의 진단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부식된 전자 부품을 교체하는 데 약 2만9000달러 이상의 수리비가 필요하다는 견적이 제시됐고, 제동 시스템 고장은 이번 식초 유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다만 서비스센터는 수리 비용을 먼저 승인·지불하지 않으면 추가 조사는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주는 현재 식초 제조사 측의 책임 인정을 기다리고 있으나,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과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18% 농도의 식초가 일반 가정용 식초와 달리 강한 부식성을 지닌 화학물질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금속과 배선, 회로 기판을 빠르게 손상시킬 수 있어 차량 하부 구조로 유입될 경우 피해가 광범위하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는 효율성과 공간 활용을 위해 주요 전자 계통을 바닥과 차체 내부에 집중 배치하는 구조여서 액체 침투에 더욱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례를 두고 보험 처리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차량 결함보다는 외부 화학물질에 의한 오염 사고에 가까운 만큼, 보험사가 수리를 진행한 뒤 제조사나 유통업체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화학물질이나 액체류를 운반할 때는 이중 포장이나 밀폐 용기 사용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번 사건은 특정 브랜드의 문제를 넘어, 첨단 전기차 설계와 일상적 사용 환경이 충돌할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충돌 사고나 배터리 결함이 아닌, 트렁크 속 액체 유출만으로도 고가의 전기차가 사실상 운행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경고를 던진다. 전문가들은 "화학물질 유출 이후 경고 메시지가 나타난다면 주행을 강행하지 말고 즉시 견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안전 대응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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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폴스타 4 트렁크에 고농축 식초 유출⋯전자장치 부식으로 수리비 3만달러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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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8거래일 연속 상승⋯4,700선 눈앞서 '주도주 교체'
- 코스피가 13일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4,700선 문턱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며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7.85포인트(1.47%) 오른 4,692.64로 마감했다. 지수는 4,662.44로 출발해 장중 한때 4,641.58까지 밀렸으나 장 후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폭을 키웠다. 코스닥 지수는 0.83포인트(0.09%) 내린 948.98로 약보합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3원 오른 1,473.7원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0.86%)와 SK하이닉스(-1.47%) 등 반도체 대형주는 하락했다. 반면 현대차는 CES 2026에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기술을 공개한 영향으로 10.63% 급등해 40만 원 선에 안착했다. 기아와 현대모비스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코스피, 8거래일 연속 상승⋯코스닥 약보합 코스피가 연일 상승 랠리를 이어가며 4,700선 진입을 눈앞에 뒀다. 13일 코스피는 장중 변동성을 보였지만, 장 후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1% 넘는 상승률로 거래를 마쳤다. 8거래일 연속 상승은 단기 과열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숨 고르기, 주도주 교체 신호 이날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주도주의 이동이다.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어온 반도체 대형주가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자동차와 방산·조선 등 다른 업종으로 매수세가 이동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86%, 1.47% 하락하며 차익 실현 압력을 받았다. 반도체 업종의 조정은 실적 훼손보다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반도체를 둘러싼 중장기 업황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당분간은 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CES 효과로 '주가 재평가' 이날 가장 눈에 띈 종목은 현대차(10.63%)였다. 현대차는 CES 2026에서 공개한 AI 로보틱스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 전략이 부각되며 10% 넘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44만 원을 넘어서며 사상 처음 40만 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기아(5.18%)와 현대모비스(14.47%) 역시 동반 상승하며 자동차주 전반에 대한 재평가 기대를 키웠다. 시장은 현대차를 단순한 완성차 기업이 아닌, 로보틱스와 AI를 결합한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편 흐름과도 맞물린다. 방산·조선·2차전지까지 확산되는 상승세 이날 LG에너지솔루션(3.96%), 한화에어로스페이스(5.78%), 한화오션(2.88%), HD현대중공업(6.79%), 삼성중공업(2.84%)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에너지·방산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방산과 조선 업종에 대한 중장기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금융(2.39%), 우리금융지주(1.27%) 등 금융주 역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 방어에 힘을 보탰다. 이는 고금리 환경이 여전히 금융사 수익성에 우호적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환율 상승,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까 원·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1,470원대를 넘어섰다. 이는 역내 수급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수입업체 결제 수요와 거주자 해외주식 투자에 따른 환전 수요가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엔화 약세 역시 원화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수급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더 우세해, 환율이 곧바로 증시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4,700선 돌파 이후가 더 중요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4,700선을 넘어설 경우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그만큼 차익 실현 압력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자동차, 방산, 조선 등으로 매수 주체가 분산되는 구조는 시장의 체력을 오히려 강화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결국 관건은 실적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기업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는지가 향후 지수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영역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 아니면 숨 고르기에 들어설지는 이번 순환매 장세의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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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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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8거래일 연속 상승⋯4,700선 눈앞서 '주도주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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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지, 엔비디아 'H200 선결제'에 공개 비판⋯"가혹한 거래 조건"
- 중국 관영매체가 자국 고객사에 대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 구매 조건을 두고 "가혹하고 불평등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에게 전액 선결제와 주문 취소·환불·사양 변경 불가 조건을 요구한 것은 시장 관행을 벗어난 조치"라고 지적했다. 앞서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미국 수출 통제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이 같은 조건을 이례적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조치가 중국 고객들의 부담을 키워 오히려 주문 위축과 중국산 대체 칩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H200 칩 구매 승인 여부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관영지, 엔비디아 'H200 선결제' 직격 비판⋯"시장 신뢰 훼손 행위" 중국 관영 언론이 엔비디아의 AI 칩 판매 정책을 정면으로 문제 삼으면서 미·중 반도체 갈등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사에 요구한 '전액 선결제·취소 불가' 조건이 단순한 상업적 판단을 넘어 미국의 대중(對中) 기술 압박과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H200이다. H200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기반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데이터센터용 AI 연산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중국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들이 대량 도입을 추진해 온 핵심 칩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정책이 수차례 변경되면서 공급 불확실성이 커졌고, 엔비디아는 그 리스크를 구매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것이 중국 측의 시각이다. 중국 기술 분석가 류딩딩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엔비디아는 정책 리스크를 스스로 감당하기보다 중국 고객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이는 수년간 엔비디아 생태계를 지탱해온 중국 시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전액 선결제와 환불 불가 조건이 "정상적인 글로벌 반도체 거래 관행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은 시점상 더욱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H200의 대중 수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데 이어, 중국 당국 역시 이르면 1분기 중 상업용 수입을 일부 승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공급 재개 기대가 커진 국면에서 오히려 거래 조건이 강화되자, 중국 내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한 사실상의 갑질”이라는 반발이 확산됐다. 글로벌타임스는 엔비디아의 이번 결정이 장기적으로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고객들이 구매 조건을 감수하기보다 화웨이, 비런테크놀로지, 무어스레드 등 자국 AI 반도체 업체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투자전문 매체는 "강화된 결제 조건이 H200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 웨이샤오쥔 부회장도 미국의 정책 일관성 부재를 문제 삼았다. 그는 "고성능 칩 규제를 완화했다가 다시 압박하는 미국의 변덕스러운 태도는 글로벌 시장에 혼란을 준다"며 "중국 반도체 산업은 외부 환경 변화에 대비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아직 H200 수입 승인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브리핑에서 "미중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해 왔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그럼에도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기술 기업들이 이미 200만 개 이상의 H200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져, 실제 수요는 엔비디아의 현재 재고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거래 조건 문제가 아니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민간 기업의 계약 구조까지 왜곡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엔비디아의 '선결제 요구'는 공급망 불확실성의 신호탄이자,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낸 단면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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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지, 엔비디아 'H200 선결제'에 공개 비판⋯"가혹한 거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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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란과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에 이틀째 상승
- 국제유가는 9일(현지시간) 이란의 반정부 시위 격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격화 등 영향으로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4%(1.36달러) 급등한 배럴당 59.12달러로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2.2%(1.35달러) 오른 배럴당 63.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으로는 WTI선물이 약 3%, 브렌트유 약 4%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렬해지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안이 국제유가를 밀어올렸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가운데 시위 사망자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원유 시장은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자산의 SNS 등을 통해 이란 치안당국에 의한 시위 탄압에 대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란정부에 경고성 발언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크라아나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일 튀르키에 언론의 보도를 근거로 러시아와 관계가 있는 유조선이 흑해에서 드론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음주에라도 미국 연방의회 상원에서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사를 구입하는 나라에 최대 500% 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돼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차질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또한 베네수엘라 사태의 불확실성도 국제유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당초 예정됐던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2차 공격은 필요없다고 판단해 중단했다"고 투고했다. 다만 안전확보를 위해 모든 함정은 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석유대기업들은 베네수엘라의 석유인프라 재건을 위해 "적어도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셰브런과 엑슨모빌, 코노코필립스 등 석유 기업 경영진들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의를 가졌다. 백악관회의에 앞서 셰일가스·석유개발 대기업 콘티넨탈리소스 창업자이자 회장 해롤드 햄은 베네수엘라 진출과 관련, "현재로서는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다. 스트래티직에너지앤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석유기업들로서 투자기회가 되지만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공급이 즉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원유재고 감소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383만 배럴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110만 배럴 증가를 예상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3거래일만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0.9%(40.2달러) 오른 온스당 450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3월물 국제은값도 6%이상 오른 온스당 79.61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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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이란과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에 이틀째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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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4,500선 흔들고도 4,586 마감⋯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
- 코스피가 9일 장중 하락세를 딛고 상승 전환하며 4,580선을 넘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3.95포인트(0.75%) 오른 4,586.32에 거래를 마치며 6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2.34포인트(0.49%) 내린 4,530.03으로 출발해 장 초반 한때 4,500.48까지 밀리며 조정 압력을 받았으나,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3.86포인트(0.41%) 오른 947.92로 장을 마치며 4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7.0원 오른 1,457.6원(15:30 종가)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0.14%)는 소폭 상승 마감한 반면, SK하이닉스(-1.59%)는 약세를 보였다. 방산주와 자동차주는 강세를 이어갔다. [미니해설] 코스피, 사상최고치 4,580대 마감 코스피가 하루 만에 조정을 마치고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9일 코스피는 장 초반 4,500선 붕괴 우려를 딛고 반등에 성공하며 4,586.32로 마감,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이후 이어진 랠리가 단기 차익 실현과 대외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이날 증시는 출발부터 불안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 중심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83% 하락한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코스피는 장 초반 4,500선까지 밀리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미국 12월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심,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관련 판결 가능성까지 겹치며 관망세가 짙어졌다. 그러나 오전 중반을 지나며 분위기는 급변했다. 반도체주 약세에도 불구하고 방산·조선·자동차 등 경기 및 정책 민감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전날 미국 국방비 예산 증액 기대가 부각된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38%), 한화오션(3.62%), 현대로템(3.79%) 등 방산주는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현대차(7.49%)와 기아(6.65%)도 큰 폭으로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조선업종 역시 글로벌 발주 회복 기대와 맞물려 HD현대중공업(4.64%), 삼성중공업(8.83%) 등이 강세를 보였다. 금융주 가운데서는 KB금융(2.51%), 하나금융지주(1.09%) 등이 동반 상승했다. 반면 반도체 대형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0.14% 상승해 13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SK하이닉스(-1.59%)는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렸다. 테마주 움직임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식이 지침에 김치가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풀무원(3.56%), 오뚜기(0.27%) 등 김치 관련 종목이 동반 상승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0.82%), 삼성SDI(-1.29%) 등 이차전지주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대형주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지수는 947.92로 마감하며 단기 조정 이후 재차 상승 흐름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다만 거래대금과 수급 측면에서는 아직 뚜렷한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남아 있다. 환율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원/달러 환율은 1,457.6원으로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국 경기 지표 개선에 따른 달러 강세와 함께, 환율이 1,450원대를 웃돌자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동시에 커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경계와 기대가 공존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와 통상 관련 판결 등 대외 이벤트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면서도 "연초 이후 반도체, 방산, 자동차 등 주도 업종이 교대로 상승하며 시장의 체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추세의 지속성이다. 코스피는 이미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4,500선을 안정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다만 연속된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에는 차익 실현 압력도 불가피하다. 시장은 이제 '얼마나 더 오를 수 있느냐'보다 '조정이 오더라도 얼마나 견조하게 버틸 수 있느냐'를 시험받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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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4,500선 흔들고도 4,586 마감⋯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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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2)] 남극 초대형 빙산, 불길한 푸른 용융수 속에 소멸 임박
- 남극에서 분리된 초대형 빙산 A-23A가 푸른 빛의 용융수로 뒤덮이며 소멸 국면에 접어들었다. 과학자들이 관측한 바에 따르면, 이 빙산은 수주 내 완전히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빙산 A-23A는 1986년 남극 필히너(Filchner) 빙붕에서 떨어져 나왔다. 분리 직후 면적은 약 4000㎢로,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였다. 그러나 미 국립빙산센터에 따르면 2026년 1월 초 기준 A-23A의 면적은 1182㎢로 줄었다. 2025년 여름철 상대적으로 따뜻한 해역으로 이동하면서 수차례 대형 파편이 떨어져 나간 결과다. NASA의 테라(Terra) 위성에 탑재된 중해상도 영상분광계(MODIS)가 2025년 12월 26일 촬영한 영상에는 빙산 표면에 광범위하게 형성된 푸른색 용융수가 선명하게 포착됐다.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현재도 뉴욕시보다 넓은 면적을 차지하며 바다에 남아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탑승한 우주비행사가 하루 뒤 촬영한 사진에서는 더 넓게 확산된 용융수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푸른 죽(blue-mush)' 형태의 표면이 빙산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의 테드 스캠보스 연구원은 "빙산 내부 균열에 고인 물의 무게가 얼음을 밀어내 균열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빙산 가장자리를 따라 형성된 얇은 흰색 띠 역시 특징적인데, 이는 수면 부근에서 가장자리가 녹아 빙산 판이 위로 휘어지면서 생기는 '성곽-해자(rampart-moat)' 구조다. 빙산 표면에 나타난 푸른색과 흰색의 선형 무늬는 수백 년 전 빙하가 남극 암반 위를 이동하며 생긴 긁힘 자국의 흔적으로 해석된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의 월트 마이어 연구원은 "빙하 흐름 방향과 나란히 형성된 미세한 능선과 골이 지금은 용융수의 흐름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릴랜드대 볼티모어카운티 캠퍼스의 크리스 슈먼 연구원은 "오랜 시간 눈이 쌓이고 바닥에서 녹는 과정이 반복됐음에도 이런 흔적이 남아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위성 영상은 빙산에서 물이 외부로 분출되는 이른바 '블로아웃(blowout)' 현상도 시사한다. 빙산 상부에 고인 물의 압력이 가장자리를 뚫고 빠져나가며 수십 미터 아래 바다로 쏟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담수가 해수와 섞여 '담수 방출 플룸(freshwater discharge plume)'을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징후를 종합할 때 A-23A가 완전히 해체되기까지 며칠에서 수주밖에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슈먼 연구원은 "남반구의 여름이 본격화되면 맑은 하늘과 따뜻한 공기, 해수 온도가 빙산 붕괴를 더욱 가속할 것"이라며 "A-23A가 올 여름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빙산이 떠 있는 해역의 수온은 약 섭씨 3도로, 더 따뜻한 해역으로 이동하는 해류를 타고 있어 소멸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A-23A는 남극 빙산 가운데서도 유난히 긴 여정을 거친 사례로 꼽힌다. 웨델해의 얕은 해저에 30년 넘게 고정돼 있다가 2020년 풀려난 뒤, 한동안 테일러 컬럼으로 불리는 소용돌이 해류에 갇혀 회전했다. 이후 북상하며 사우스조지아 섬과 충돌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빠져나와, 2025년 한 해 동안 급격한 분해 과정을 겪었다. 수십 년간 이 빙산을 추적해 온 과학자들에게 A-23A의 종말은 감회가 남다르다. 슈먼 연구원은 "위성 관측 덕분에 이 빙산의 진화를 이토록 자세히 기록할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한다"며 "A-23A는 결국 다른 남극 빙산과 같은 운명을 맞겠지만, 그 여정은 유례없이 길고 극적이었다"고 말했다. A-23A가 사라지더라도 남극 연안에는 여전히 여러 초대형 빙산이 대기 중이다. A-81, B22A, D15A 등은 각각 1500㎢가 넘는 규모로, 언젠가 남극을 떠나 북쪽으로 향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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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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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2)] 남극 초대형 빙산, 불길한 푸른 용융수 속에 소멸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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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가 3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디플레 우려 완화 신호
-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했다. 이는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치로, 로이터는 34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라고 전했다. 중국 CPI는 지난해 3분기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다 10월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 효과로 반등한 이후 11월 0.7%, 12월 0.8%로 오름폭을 키웠다. 전월 대비로도 12월 CPI는 0.2% 상승해 시장 예상(0.1%)을 웃돌았다. 한편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1.9% 하락해 여전히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미니해설] 중국 작년 12월 물가, 3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말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장기간 이어진 디플레이션 논쟁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9일 발표한 2024년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해 11월(0.7%)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중국 내 소비 회복 신호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중국 CPI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 소비 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3분기까지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며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됐다. 그러나 10월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를 기점으로 여행·외식 등 서비스 소비가 회복되며 물가가 상승 전환했고, 연말까지 그 흐름이 이어졌다. 전월 대비 지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12월 CPI는 전달보다 0.2% 올라 로이터 전망치(0.1%)를 웃돌았다. 계절적 요인 외에도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과 지방 정부의 재정 집행 확대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추진해온 재정·통화 정책이 소비자물가에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다만 생산 단계의 물가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1.9% 하락해 2022년 10월 이후 3년 넘게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제조업 과잉 공급과 부동산 경기 침체, 글로벌 수요 둔화의 영향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하락 폭은 지난해 7월의 -3.6%를 저점으로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간의 온도 차에 주목하고 있다. CPI 반등이 내수 회복의 초기 신호일 수는 있지만, PPI가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는 한 기업 수익성 개선과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온 부동산 부문 부진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월 CPI 지표는 중국 경제가 최악의 디플레이션 국면을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향후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과 소비 진작 정책이 물가 흐름을 어떻게 끌어올릴지에 주목하고 있다. CPI의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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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가 34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디플레 우려 완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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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자동차 수출 힘입어 11월 경상수지 '역대 최대' 흑자
-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122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8억1000만달러)과 전년 동월(100억5000만달러)을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11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31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도 1018억2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5%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133억1천만달러로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 증가가 전체 흑자 확대를 이끌었다. [미니해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122억 달러 흑자⋯역대 최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2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수출 회복 흐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수출과 자동차 수출이 동시에 개선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11월 기준으로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흑자를 기록해 의미를 더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상품수지 흑자는 133억1000만달러로 전월의 78억2000만달러 대비 1.7배 수준으로 늘었다. 수출은 60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하며 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38.7% 급증했고, 승용차 수출도 10.9% 늘며 비(非)IT 부문까지 회복세가 확산됐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8.4%)와 중국(6.9%)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미국(-0.2%), 유럽연합(EU·-1.9%), 일본(-7.7%)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부진이 이어졌다. 미국의 통상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가 일부 반영됐다는 평가다. 수입은 468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7% 감소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유(-14.4%), 가스(-33.3%), 석유제품(-16.9%) 등 원자재 수입이 7.9%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정보통신기기(16.5%), 수송장비(20.0%) 등을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은 4.7% 증가했고, 소비재 수입도 19.9% 늘었다. 특히 금 수입은 전년 대비 554.7% 급증하며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경상수지의 또 다른 축인 서비스수지는 27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전월(-37억5000만달러)보다 줄었지만, 전년 동월(-19억5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확대됐다. 여행수지 적자는 추석 연휴 이후 출국자 수 감소로 9억6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는 18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으나, 전월 대비 흑자 폭은 크게 줄었다. 해외 증권 투자자에게 분기 배당금이 지급되면서 배당소득 수지가 한 달 새 22억9000만달러에서 12억5000만달러로 감소한 영향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018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5% 증가한 수치로,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12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 흑자가 크게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1150억달러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2015년의 최대 기록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상수지의 질적 측면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된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수출 증가율이 제한적인 데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주요 시장에서의 수출 둔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송 부장은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차와 중고차 수출로 일정 부분 선방하고 있지만, 철강과 화공품은 공급 과잉에 따른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반도체 경기 회복이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뒷받침하겠지만, 글로벌 통상 환경과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출 구조의 다변화와 비(非)IT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중장기 과제로 다시 부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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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자동차 수출 힘입어 11월 경상수지 '역대 최대' 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