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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수면 중에도 언어자극에 반응
- 잠자는 동안에도 사람의 뇌는 언어 자극에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프랑스 의학 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파리 뇌 연구소(Paris Brain Institute)와 파리 피티에 살페트리에르 대학 병원(Pitié-Salpêtrière University Hospital)의 연구팀은 수면 중에도 단어를 듣고 이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게재되었다. 연구자들은 수면 중인 사람의 뇌가 주변 환경의 언어 자극에 반응하며, 이는 수면의 정의와 구분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수면은 신체와 정신이 완전히 휴식을 취하는 상태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인해 수면과 각성 상태 사이의 경계가 생각보다 모호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잠자는 동안 사람들이 언어 정보를 인식하고 이에 물리적 반응을 보이며, 이런 현상이 수면의 다양한 단계에서 일어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견은 잠자는 동안에도 외부 세계와의 연결이 일시적으로 유지된다는 증거가 될 수 있으며, 수면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수면과 각성 경계 모호 이번 연구에서의 새로운 발견은 잠자는 동안의 정신 활동 변화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잠자는 사람과의 표준화된 의사소통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정상 수면과 병리 수면의 기초를 이해하는 새로운 도구와 방법이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수면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현상"이라며 피티에 살페트리에르 대학 병원의 라이오닐 나카체(Lionel Naccache) 박사는 "각성과 수면 사이에는 명확한 경계가 없으며, 다양한 의식 상태가 혼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 연구에서는 각성 상태와 수면 사이의 다양한 뇌 활동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 팀은 이러한 중간 상태의 뇌 메커니즘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이 몽유병이나 수면 마비, 환각 등의 수면 장애와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뇌파검사 등의 기존 방법으로는 잠자는 동안의 정신 활동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수면 중인 사람의 실제 경험과 더 잘 맞는 새로운 연구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방법은 수면과 각성의 다양한 단계를 더 정확하게 구분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의식과 명쾌함 사이의 놀이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수면 장애가 없는 22명과 기면증을 가진 2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기면증 환자들은 주로 낮에 통제할 수 없는 졸음을 겪으며, 자각몽을 자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꿈 속에서 자신이 잠들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며, 때로는 꿈의 내용을 스스로 조절할 수도 있다. 델핀 오디에뜨(Delphine Oudiette) 박사는 "기면증 환자들은 REM 수면 단계로 빠르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수면 중 의식의 변화를 연구하기에 적합한 대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구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낮잠을 취하게 했고, '어휘 결정' 테스트를 통해 언어 자극에 대한 반응을 관찰했다. 이 테스트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실제 단어와 가상의 단어를 들려주었으며, 참가자들은 이에 반응하여 각 단어를 구분했다. 이와 같은 실험을 통해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의 수면 패턴, 뇌 활동, 심장 박동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참가자들, 기면증 여부와 상관없이 잠든 상태에서도 언어 자극에 적절하게 반응했으며, 특히 자각몽을 꾸는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 자주 발생했다고 이자벨 아눌프(Isabelle Arnulf) 박사는 밝혔다. 수면의 단절에 도전 연구자들은 생리학적 및 행동적 데이터와 참가자들의 주관적 보고를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수면 중에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언제 가능한지를 예측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가능성은 뇌 활동의 증가와 풍부한 인지 활동과 연관되어 있었다. 라이오넬 나카체 박사는 "자각몽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말에 반응하고,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 경험을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람들은 내부 세계, 그리고 때로는 외부 세계에 대한 더 높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가 연구를 통해 이러한 상호작용의 빈도가 수면의 질이나 학습 능력, 또는 특정 수면 장애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델핀 오디에뜨 박사는 "자기뇌파검사와 같은 첨단 신경 영상 기술을 사용하면, 수면 중의 뇌 활동과 행동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얻은 새로운 데이터는 우리의 수면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며, 수면이 단순한 휴식 상태가 아니라 활발한 인지 활동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간임을 재조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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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의료 지원 AI 도구 공개
- 마이크로소프트(MS)는 10일(현지시간) 의료 서비스용 인공지능(AI) 제품을 공개했다. MS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헬스케어(HLTH) 2023 콘퍼런스에서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인 자사의 패브릭(Fabric) 내에 새로운 의료 서비스 전용 도구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 도구는 전자 의료 기록과 이미지, 연구실 시스템, 의료 기기, 클레임 시스템 등 모든 정보를 결합해 의료 기관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MS는 새로운 도구가 의료진이 데이터를 하나씩 검색하는 '시간 소모적인' 프로세스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의료 제공자가 치료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따르면 병원에서는 연간 50페타바이트(petabyte, pb)의 고립된 데이터를 생성한다. 이는 약 100억 개의 음악 파일에 해당한다. 많은 귀중한 통찰력이 담겨 있는 이 데이터의 97%는 사용되지 않는다. MS는 이 모든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것이 환자의 삶과 의료 여정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임상과 운영상의 혁신을 여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의료용 패브릭은 시카고 통합 학술의료시스템인 노스웨스턴 메디슨(Northwestern Medicine)을 비롯해 캐나다의 아서 헬스(Arthur Health), 싱가포르 최대 공공 의료기관 네트워크인 싱헬스(SingHealth) 등 일부 의료 기관에서 시범 사용해 오고 있다. 노스웨스턴 메디슨의 최고정보책임자인 더그 킹(Doug King)은 "MS 기술은 우리가 살고 있는 방법과 환자를 돌보는 방법을 바꿀 것"이라며 더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MS는 또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는 생성형 AI 챗봇인 '애저(Azure) AI 헬스봇'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AI 챗봇은 미 식품의약국(FDA)과 같은 외부 기관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의료 기관 자체 내부 데이터로부터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 리니샤 바즈 MS 건강 및 생명 과학의 수석 제품 관리자는 챗봇을 사용하여 조직 내 직원이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 내부 프로토콜 및 프로세스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환자도 환자 포털 내에서 챗봇을 사용하여 자신의 증상과 의학 용어에 대해 명확하게 질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즈는 언론 브리핑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이 프로세스에 가드레일과 안전장치를 구축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MS는 임상 문서와 메모 등과 같은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 원본에서 중요한 의료 정보에 레이블을 지정하고 추출할 수 있는 '의료용 텍스트 분석(Text Analytics for health)'이라는 또 다른 솔루션을 발표했다. 바즈는 이 도구가 영어 외에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히브리어로도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이 특정 질병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내부 프로토콜과 프로세스에 대해 질문해 답을 얻을 수 있고, 환자들도 자신의 증상과 의료 용어에 대해 명확한 질문을 할 수도 있다고 MS는 설명했다. MS는 이와 함께 의사, 간호사 등이 더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애저 AI 헬스 인사이트(Azure AI Health Insights)' 모델도 공개했다. 이 모델은 생성형 AI를 사용해 의료진에게 환자의 의료 기록에 대한 개요를 제공하고, 복잡한 의학 용어로 된 보고서를 환자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준다. 또 여러 보고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와 불일치를 식별해 의료진을 지원한다고 MS는 설명했다. 바즈는 "애저 AI에 포함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의료 서비스 도구가 환자 경험을 개선하고 임상의가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MS 측은 새로운 솔루션은 10일부터 미리 보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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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의료 지원 AI 도구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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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먹는 '효소' 연구 활성화⋯고비용 과제
- 플라스틱을 먹는 효소가 개발이 활성화돼 폐플라스틱 처리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히는 지구를 뒤덮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 수 많은 연구팀들은 다양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 특히, 벌집나방 애벌레와 같은 생물학적 자원 활용은 소각이나 매립보다 환경친화적으로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미국 생화학·분자 생물학 매거진 'ASBMB 투데이'에 따르면, 스페인 생물학자 페데리카 베르토치니(Federica Bertocchini)는 약 10년 전 벌집나방의 애벌레가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을 먹어 치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폴리에틸렌은 플라스틱 용기 등을 만드는 데 흔하게 이용되지만, 잘 분해 되지 않는 특성이 있어 폐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매립지나 자동차폐차장 등을 찾아다니면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유기체를 찾고 있다. 이를 채취해 플라스틱의 구성 요소를 회수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길 기대하고 있는 것. 이후 새로운 재료를 조합해 ‘무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포츠머스대 효소혁신센터 존 맥기한(John McGeehan)은 "놀랍게도 전 세계의 수백 개 그룹과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이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플라스틱, 환경오염 주범 플라스틱은 195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생산됐고 생산량도 급증했다. 매년 약 4억6000만 톤에 가까운 플라스틱이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플라스틱은 아쉽게도 소각하거나 매립지에 묻히고 있다. 플라스틱은 지구상의 심해나 극지방을 비롯해 비를 타고 내려오거나, 심지어 태반이나 모유, 사람의 혈액에서도 흔적이 보고 되는 등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침투했다. 이처럼 플라스틱은 건강과 환경 문제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그럼에도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생산량은 오는 2050년까지 10억 톤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형태를 잡기 쉬운 특성 때문에 이를 대체할 마땅한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플라스틱을 교체하거나 재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차선책은 덜 만드는 것이다. 또 약 9%에 불과한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과제다. 하지만, 재활용 과정에서 유해한 화학물질을 흡수할 수 있으며, 수천 가지의 플라스틱 유형에는 각각 고유한 구성과 화학 첨가물이나 착색제가 들어 있어 대다수는 재활용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효소 재활용 회사 버치 바이오사이언스(Birch Biosciences) 공동 창립자이자 합성 생물학자인 요한 커스(Johan Kers)는 "우리는 심각한 플라스틱 순환성 문제를 안고 있다"며 "알루미늄과 종이 등은 재활용할 수 있지만 플라스틱 재활용은 힘들다"고 지적했다. '자연'에서 착안한 '효소' 주목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고분자 과학자 팅 쉬(Ting Xu)는 "효소를 통한 접근법은 폐플라스틱을 폐기물의 원천이 아닌 귀중한 자원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1970년대에 플라스틱을 먹는 효소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그러다가 2016년 일본 과학자팀이 사이언스 학술지에 플라스틱을 먹는 획기적인 박테리아의 새로운 변종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효소 연구에 다시 불을 지폈다. 교토공과대학 미생물학자 코헤이 오다(Kohei Oda)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데오넬라 사카이엔시스(Ideonella sakaiensis) 201-F6이라고 불리는 미생물이 음료수병과 섬유에 널리 사용되는 폴리에스터인 PET 플라스틱을 주요 에너지와 식품 공급원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이후로 과학자들은 독일 라이프치히 묘지의 퇴비 더미, 그리스 하니아(Chania) 해변 등 전 세계 여러 장소에서 플라스틱을 먹는 미생물을 발견했다. 그리고 바다, 북극 툰드라 표토, 사바나 및 다양한 숲을 포함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는 DNA에서 발견된 2억 개 이상의 유전자에 대한 대규모 분석을 통해 플라스틱 분해 가능성이 있는 3만 개의 다양한 효소가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맥기한은 콜로라도를 포함해 다른 지역의 국립 재생 에너지 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의 동료들과 함께 이데오넬라 사카이엔시스의 플라스틱 섭취 능력을 담당하는 두 가지 효소를 조작해 성능을 높이고 연결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 칵테일을 만들었다. 그 결과 이전보다 6배 더 빠르게 PET를 분해할 수 있었다. 최근 과학자들은 인공지능(AI)을 사용해 플라스틱을 더 빠르게 해중합[해중합은 유색 페트(PET)병이나 폴리에스터 섬유 등 플라스틱 분자를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기술]하고, 표적 기질에 대해 덜 까다롭고, 더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효소를 찾아내고 있다.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생물학적 효소를 이용한 재활용은 플라스틱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탄소 배출량이 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와 산소가 얽혀 있는 PET 재활용 플라스틱은 생물학적 재활용에 가장 적합하다. 영국 포츠머스 대학교의 분자 생물물리학자 앤디 픽포드(Andy Pickford)는 이 물질이 '일종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했다. PET은 탄소가 산소와 얽혀 있다. 직물과 음료수병에서 흔히 발견되며 매년 생성되는 플라스틱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PET는 생물학적 재활용 업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대상이자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제품이기도 하다. 실제로 프랑스 회사 카르비오(Carbios)는 연간 5만 톤의 PET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2025년 프랑스 북부에 바이오 재활용 공장을 열 계획이다. 호주에 본사를 둔 삼사라에코(Samsara Eco)는 2024년 멜버른에 PET에 초점을 맞춘 2만 톤 규모의 재활용을 계획하고 있다. 플라스틱 유형을 연구하고 있는 픽퍼드(Pickford)는 "PET와 유사한 화학적 구성을 가진 폴리아미드와 폴리우레탄도 본질적으로 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쉬워 효소 재활용의 유망한 대상"이라고 말했다. 삼사라에코는 합성 폴리아미드의 일종인 나일론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5월 버려진 옷으로 '세계 최초의 무한 재활용' 나일론-폴리에스테르 의류를 생산하기 위해 인기 운동복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과 다년간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아직은 연구가 미진하지만 연구원들은 폴리우레탄을 분해하는 미생물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슈퍼웜' 유충 활용 기술 향상 효소 재활용은 순수 탄소 골격을 가진 플라스틱의 경우 전망은 흐리다. 비닐봉지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 폴리비닐알코올(PVA), 폴리스티렌 및 폴리에틸렌을 포함하는 제품은 기름기가 많아 투입된 효소를 붙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페데리카 베르토치니는 데메트라(Demetra)와 세레스(Ceres)라는 이름을 붙인 왁스 벌레 타액에서 플라스틱 분해 효소를 확인했다. 이 효소는 탄소 골격에 산소를 주입해 실온에서 몇 시간 내에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스티렌을 연구하는 호주 퀸즈랜드 대학교의 미생물학자 크리스 린케(Chris Rinke) 박사는 '슈퍼웜(Superworm)'이라고 불리는 미국왕딱지벌레(Zophobas morio) 유충을 발견했다. 플라스틱을 기계적으로 작은 조각으로 파쇄하고 산소 원자를 투입해 '노화'한 다음 특수 기술을 사용해 해당 조각을 해중화하는 두 가지 과정을 통해 폴리스티렌을 분해한다. 린케 박사는 "곤충에서 발견되는 효소가 열쇠를 쥐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생물학적 재활용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다. 픽포드는 "아직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PVC와 같은 폴리올레핀이 대규모 효소 재활용을 위한 현실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며 "이런 경우 재활용이 가능한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2020년 포스텍의 차형준 교수 팀은 '산맴돌이거저리(Plesiophthalmus davidis)'라고 불리는 검은 딱정벌레의 유충에서 폴리스티렌 소화 능력을 부여한 장내 세균인 '세라티아 폰티콜라(Serratia Fonticola)'에 대해 보고했다. 또 다른 그룹은 PLA를 포함한 특정 유형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두 가지 저온 적응성 곰팡이 균주[고산 토양과 북극 해안에서 분리된 라크네룰라(Lachnellula)와 네오데브리에시아(Neodevriesia)]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효소를 활용하는 프로세스를 확장하는 것이 얼마나 쉬울지, 그리고 확장된 환경이 어떤 모습일지는 불분명하다. 한편, UN은 오는 2024년 세계 최초의 글로벌 플라스틱 오염 조약을 만들 예정이다. 플라스틱 오염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특히 재활용을 더 쉽게 하기 위해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 과 설계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해에는 워싱턴과 캘리포니아, EU에서 플라스틱 용기와 음료수병 재료의 25%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규정하는 법률이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추가적인 변화와 인센티브가 없다면 이러한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화석 연료의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순수 플라스틱이 저렴하게 유지되는 한 생물학적 효소 활용은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맥기한은 "과거 석유 및 가스 산업이 혜택을 누렸던 방식으로 PET 또는 기타 생분해성 공정에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며 "생물학적 재활용 기술이 향상되면 새로운 플라스틱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비용면에서 효율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그는 "효소가 전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지만 이제 막 첫 걸음을 뗐다"며 향후 발전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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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먹는 '효소' 연구 활성화⋯고비용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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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무기 비축량 테스트 위해 새 슈퍼컴 설치
-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 연구소(LANL)가 '크로스로드(Crossroads)'라는 새로운 슈퍼컴퓨터를 설치 중임이 밝혀졌다. 이 슈퍼컴퓨터는 핵무기 재고 검사 시뮬레이션을 위한 것으로, 미국 과학 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소개되었다. 핵무기 재고 검사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이 핵무기의 수량과 형태를 확인하고 관리하기 위해 수행하는 프로세스이다. 슈퍼컴퓨터는 과학 연구, 기상 예측, 의료 연구, 우주 탐사, 그래픽 렌더링 등 다양한 고성능 컴퓨팅 작업에 활용되며, 특히 핵무기 시뮬레이션에 사용될 경우 핵무기의 수량과 형태를 실제로 테스트하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다. 크로스로드는 고급 기술 시스템(ATS)의 세 번째 버전으로, 첫 번째 '트리니티(ATS-1)'는 LANL에, 두 번째 '시에라(ATS-2)'는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LLNL)에 설치됐다. 트리니티 시스템은 41.46 페타플롭스의 연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15년에 설치됐다. 크로스로드 시스템은 휴렛 팩커드(Hewlett Packard)에서 공급되었으며, 올해 6월 설치 작업이 시작됐다. 슈퍼컴퓨터의 연산능력은 주로 페타플롭스(PetaFLOPS·PF)로 측정되며, 1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 번의 연산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 같은 슈퍼컴퓨터 선도국에서 초당 100경 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가 소개되었다. 이렇게 큰 연산능력은 페타플롭스의 1000배인 1엑사플롭스로 표현된다. 우리나라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슈퍼컴퓨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내년에는 600페타플롭스 성능의 슈퍼컴퓨터 6호기를 가동 예정이다. 이 성능은 올해 5월 기준 세계 2위에 해당한다. 다만 LANL의 새로운 슈퍼컴퓨터는 연산능력에만 중점을 둔 것이 아니다. 시스템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대신 메모리 크기와 접근에 중점을 두어, 시뮬레이션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초기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크로스로드는 기존의 트리니티 시스템보다 4배에서 8배 이상의 효율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적용 덕분으로, HBM은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고속 메모리 기술이다. 이처럼 슈퍼컴퓨터의 성능 향상은 과학 및 연구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는 핵심 요소로 여겨지며, 국가의 연구 능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지표로도 간주된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여러 국가들이 이러한 슈퍼컴퓨터 기술의 발전과 성능 경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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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무기 비축량 테스트 위해 새 슈퍼컴 설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