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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 지준율·정책금리 인하⋯192조원 유동성 푼다
- 중국이 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인한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약 1조 위안(한화 약 192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금리도 0.1%포인트(p) 낮춘다. 오는 15일부터 인하된 지준율이 적용된다. 또한 역레포 금리, 대출우대금리(LPR), 자동차 금융사 지준율, 주택공적금 대출금리 등도 줄줄이 인하된다. 당국은 이를 통해 내수와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병행하며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니해설] 미중 관세전쟁 여파에 中 경기부양 가속…'현금 살포'로 총력 대응 중국이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섰다.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재점화되며 중국의 대미 수출 급감과 내수 침체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이 대규모 현금 유입 조치를 발표했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7일 '시장 심리 지원을 위한 패키지 금융정책' 관련 기자회견에서 지급준비율(RRR)을 0.5%포인트 인하해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92조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인민은행 기준으로 상당한 유동성 방출로, 내수 소비와 기업 투자를 자극하려는 조치다. 정책금리도 0.1%포인트 인하된다. 구체적으로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5%에서 1.4%로 낮춰, 시장 실세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역시 연쇄적으로 0.1%포인트 내릴 전망이다. 자동차금융사·금융리스사 지준율은 전면 폐지된다. 이는 자동차 소비 진작을 노린 조치로, 최근 중국 내수 시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자동차 수요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기 위한 정책이다. 여기에 구조적 통화정책 도구 금리도 0.25%포인트 인하됐다. 농촌 및 소기업 지원을 위한 재대출 금리 등은 1.75%에서 1.5%로, 담보보완대출(PSL) 금리는 2.25%에서 2.0%로 조정된다. 이를 통해 자금 접근성이 떨어지는 중소기업과 농촌경제의 금융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주택시장 부양도 본격화된다. 주택공적금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고, 5년 만기 첫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2.85%에서 2.6%로 인하한다. 판 행장은 이를 통해 연간 약 200억 위안(약 3조9000억 원)의 이자 부담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병행을 거시경제 기조로 삼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과 2기 행정부 하 관세 강화 우려가 커지자, 중국 내에서는 조속한 경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조됐다. 판 행장은 이어 내수 진작 및 고령층 복지 확대를 위한 재대출 5,000억 위안(약 96조 원)을 신설하고, 과학·기술혁신 지원 재대출 한도도 5,000억 위안에서 8,000억 위안(약 154조 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안정화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증권사·보험사·기금 운용사를 대상으로 스왑 자금 5000억 위안을 공급하고, 주식 자사주 매입 및 증자 재대출을 통해 3,000억 위안을 추가 공급한다. 이를 통해 총 8,000억 위안(약 154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자본시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리윈쩌 국가금융감독총국장은 보험사의 장기 투자 확대와 관련해 600억 위안(약 11조6000억 원) 규모의 시범 투자 자금이 이미 승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1분기 중국의 부동산 대출 잔액이 7500억 위안으로 2022년 이래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며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부실 부동산기업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대출이 6조7000억 위안(약 1296조 원)에 달해 1600만 채 이상의 주택 완공·인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국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 부동산 안정화 △ 중소·민영기업 자금 지원 △ 관세 피해 기업 보전 △ 기술혁신 보험 등 8개 분야에 걸친 새로운 금융지원 정책도 발표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도 증시에 대한 국유자본의 적극적인 개입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달 중앙후이진 등 국유 투자기관이 투입한 증시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을 지원해 우량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경기 대응을 넘어 구조개혁과 자산시장 안정, 내수 촉진까지 포괄하는 '올인형' 부양 패키지로 평가된다. 중국이 미중 통상 격화와 내부 경기 둔화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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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 지준율·정책금리 인하⋯192조원 유동성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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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역설⋯성능 향상에도 'AI 환각' 현상 급증
- 인공지능(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각(hallucination)'으로 알려진 오류 현상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AI 할루시네이션(AI hallucination)'이라고도 불리는 'AI 환각'은 인공지능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마치 진짜인 것처럼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o3와 GPT 오포 미니(GPT o4-mini)는 이전 버전보다 더 높은 환각률을 보이며, AI의 신뢰성과 활용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퓨처리즘이 지난 5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환각률 증가-성능 향상의 그늘 오픈AI의 내부 평가에 따르면, o3 모델은 퍼슨QA(PersonQA) 벤치마크에서 33%의 환각률을 기록했으며, o4-mini는 4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모델인 o1의 16%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러한 결과는 AI 모델의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환각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는 상반된다. 원인 불명-AI 개발의 불확실성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환각률 증가의 정확한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픈AI는 기술 보고서에서 "이러한 결과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AI 모델의 복잡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인정했다. 산업 전반의 과제-신뢰성 확보의 중요성 AI 환각 문제는 오픈AI에 국한되지 않는다. 구글과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최신 모델들도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어, 이는 산업 전반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벡타라(Vectara)의 CEO인 암르 아와달라(Amr Awadallah)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더라도 AI는 항상 환각을 일으킬 것이다. 이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AI 컨설팅 기업 오카후(Okahu)의 공동 창립자인 프라틱 베르마(Pratik Verma)는 "이러한 오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AI 시스템의 가치는 사실상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AI 발전의 딜레마 AI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환각 현상의 증가는 AI의 신뢰성과 활용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산업 전반의 노력이 요구된다. AI의 미래를 위해서는 기술적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신뢰성과 정확성 확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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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역설⋯성능 향상에도 'AI 환각' 현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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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해킹 여파에 신규가입 중단⋯유심 교체 100만건 돌파
- SK텔레콤은 최근 해킹 사태 이후 유심(USIM) 보안 강화를 위해 5일부터 전국 대리점과 온라인 채널에서 신규 가입 접수를 중단했다. 현재까지 유심을 교체한 고객은 100만 명에 이르며, 예약자도 770만 명에 달한다. SKT 측은 유심 물량을 확보해 신속한 교체에 나서고 있으며, 하루 최대 교체 가능 수량은 전국 2,600개 매장 기준 20만 건 수준이다. SKT는 현재까지 금전적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위약금 면제 여부 등은 내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니해설] SKT, 유심 해킹 사태에 '신규가입 중단'…유심 교체 100만건 돌파 SK텔레콤이 최근 발생한 해킹 사태에 따른 대응 조치로 5일부터 전국 대리점과 온라인 채널에서 신규 가입 접수를 일시 중단했다. 아울러, 해킹 우려로 유심(USIM) 칩을 교체한 누적 고객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고, 교체를 예약한 인원도 7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삼화빌딩에서 일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대응 상황을 공유했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유심 교체 수요가 폭증해 현재까지 100만 건 이상 처리했으며, 예약자는 77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유심 물량은 해외 제조사 탈레스 등에서 대량 주문을 넣은 상태로, 이달 말까지 500만 개 이상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루에 처리 가능한 유심 교체 수량은 전국 2,600여 개 매장 기준 15만~20만 건 수준이다. SKT는 영업시간 연장 등을 통해 최대 25만 건까지 처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규가입 전산 차단…기존 유심 활용 가입만 제한적 허용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신규가입 전산 시스템 자체를 차단했다. 임봉호 SKT MNO사업부장은 "일부 판매점이 기존 보유 유심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은 막기 어렵지만, 신규로 들어오는 유심은 모두 대리점의 교체 수요에 우선 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유심 복제 및 불법 개통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T는 동시에 해외 로밍 고객을 위한 유심 보호서비스도 이달 14일까지 시스템을 개편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류정환 SKT 부사장은 "해외 고객은 수집 가능한 정보가 국내보다 적지만, AI 기반 기술을 통해 보호 기능을 구현했다"고 전했다. 아직 금전 피해는 없어⋯"책임은 SKT가 져야" 입장 표명 SK텔레콤은 이날까지 해킹으로 인한 실질적인 금전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불법 유심 복제나 고객 계좌 유출로 인한 금전 피해는 아직 파악된 바 없다"며 "그러나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으며, 지속적인 보안 강화와 이중·삼중 보호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유심 보호서비스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 발생 시 책임지는 것이 맞다"며 피해자 책임 전가 논란을 의식한 듯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해킹 사태의 책임이 SKT 측에 있는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유권해석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손해보상 보험 한도가 10억 원에 불과하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절차상 가입한 보험일 뿐, 고객 피해와 무관하게 책임지는 것이 회사의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악성코드 정밀 조사 중…보안 시스템 전면 재정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최근 SK텔레콤 서버 조사에서 추가 악성코드를 발견한 사실과 관련해서는, "합동 조사단 차원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짧게 언급했다. 이번 해킹 사태는 이동통신 사업자와 고객 모두에게 유심 보안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2천만 명이 넘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와 수백만 건의 유심 교체 요청은, 통신 서비스의 기본 인프라에 대한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통신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심 기반 인증 체계를 강화하고, 생체인식 등 보다 안전한 본인 확인 수단을 도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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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해킹 여파에 신규가입 중단⋯유심 교체 100만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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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텍사스 법원,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공장 '유해폐수 보고서' 공개 판결
- 미국 텍사스 법원이 삼성 오스틴 반도체(Samsung Austin Semiconductor LLC)에 2022년 발생한 유해 폐수 유출 사고 관련 내부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텍사스 트래비스 카운티 제345 민사지방법원의 잰 소이퍼 판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이같이 판결했다. 법률 전문 매체 블룸버그 로 등 외신에 따르면 소이퍼 판사는 삼성이 주(州) 조사관에게 제출한 내부 감사 결과 보고서가 텍사스 공공 기록법상 '환경 감사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개를 명령했다. 앞서 삼성은 해당 보고서에 경쟁상 민감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며 비공개를 주장했다. 소이퍼 판사는 이날 심리를 마치며 판결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매우 근소한 차이의 판결(a close case)"이었다고 언급했다. 이번 판결로 3년간 이어진 정보 공개 관련 논쟁이 끝났다. 2900톤 폐수 유출…하천 생태계 파괴 이 사건은 2021년 9월 말부터 2022년 1월 사이 공장 바닥 아래 집수정(sump)이 파손돼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산성 공정 폐수 약 76만 3000갤런(약 2900톤)이 유출돼 인근 연못과 해리스 브랜치 크릭(Harris Branch Creek) 지류로 흘러 들어갔다. 당시 유출된 폐수의 수소이온농도(pH)는 1.91에서 5.98 사이로 강한 산성을 띠었다. 이 사고로 해당 지류의 수생 생물이 거의 전멸하는 심각한 피해가 났으며, 생태계 복구에는 여러 해가 걸릴 전망이다. 이후에도 폭우와 장비 손상 같은 문제 때문에 추가 폐수와 빗물이 유출돼, 모두 900만 갤런 넘는 오염수가 주변 생태계로 흘러들었다. 당국 제재 예고 속 삼성 '복원·소통 노력' 텍사스 환경품질위원회(TCEQ)는 조사 뒤 "무단 방류가 수생태계에 직접 피해를 줬으며 이 사실이 문서로도 기록됐다"고 밝혔다. TCEQ는 삼성에 시정 조치를 명령하고 사고 관련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벌금을 포함한 추가 제재 가능성도 내비쳤다. 삼성은 문제의 원인이 된 설비를 수리했으며, 감시 체계(모니터링 시스템) 개선과 함께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염된 지류를 복원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시 당국과 TCEQ는 사고 이후 꾸준히 수질을 감시했으며, 현재 해당 지역의 pH 같은 수질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번 법원의 보고서 공개 명령은 대형 산업시설에서 발생한 환경 사고 대응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련 정보를 지역사회에 알려야 한다는 알권리 보장 면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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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텍사스 법원,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공장 '유해폐수 보고서' 공개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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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마무리…비은행 강화로 종합금융 도약
-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2일 우리금융의 두 생명보험사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 승인했다. 인수 계약 체결 8개월여 만이다. 임종룡 회장이 임기 초부터 추진해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이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특히 지난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접고 방향을 튼 이후 겪었던 각종 내부통제 논란과 금융당국의 승인을 둘러싼 진통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 성사는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보완과 자본비율 관리를 약속하며 "금융당국과 시장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우리금융,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로 종합금융 도약 노린다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절차를 공식 마무리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2일 우리금융의 두 생명보험사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주식매매 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약 8개월 만의 결실이다. 이번 인수는 임종룡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력하게 추진해온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의 핵심 조각이었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달리 은행 부문 의존도가 90%에 육박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이번 생보사 인수까지 성사되며,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 인수, 고비 넘은 결정적 '회심의 카드' 우리금융은 지난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끝까지 검토했으나 최종 무산시키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보험업 진출을 통한 중장기 수익 다변화와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노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인수 작업은 예상보다 험난했다. 인수 발표 직후 불거진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내부통제 부실 논란으로 번졌고, 이는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 과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시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은 우리금융 정기 검사에서 '매운맛'을 예고하며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했고, 일각에서는 임 회장을 겨냥한 퇴진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기한 임박' 계약금 반환 위기…막판 극적 전환 우리금융은 올해 8월까지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인수가액 1조5,500억 원 중 약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인수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지난 2월 임 회장과 이 원장이 한 행사장에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이후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시스템 보완과 자본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며 당국의 신뢰 회복에 나섰고, 결국 조건부 승인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내부통제 강화·시장 신뢰 회복 과제 우리금융은 조건부 승인을 계기로 내부통제 시스템 고도화와 소비자보호 체계 정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룹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면밀한 심사 끝에 편입을 승인한 만큼, 혁신과제 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당국과 시장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며 거듭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편입으로 우리금융의 자산 규모는 약 560조 원대로 확대되고, 보험업을 통한 계열사 간 상품 연계 및 수익 시너지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령화 시대를 맞아 보험업의 성장 가능성과 중장기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에는 우리투자증권, 우리카드, 우리자산운용 등과의 협업을 통해 종합자산관리(WM) 및 헬스케어 금융 등 신규 서비스 영역으로의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이 강화되면 경기 변동에 따른 수익성 편차도 줄일 수 있어 금융지주의 펀더멘털이 한층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향후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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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마무리…비은행 강화로 종합금융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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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플로리다 현대차 딜러십 포터, 정비 맡긴 고객 차량 무단 운행하다 통행료 위반으로 체포
-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지역 현대자동차 딜러십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고객 차량을 무단으로 사용하다 차량 절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비스킷(Moter Biscuit)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언론 WINK에 따르면, 지난 4월 19일 한 현대차 소유주는 차량 정비를 위해 포트마이어스에 위치한 지역 딜러십에 차량을 맡겼다. 서비스 담당자는 부품 수급 문제로 수리가 수일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고, 소유주는 이에 동의한 채 차량을 두고 귀가했다. 그러나 며칠 뒤, 해당 소유주는 자신의 차량이 정비소 주차장을 벗어나 이웃 카운티로 이동하며 통행료 부과 알림을 여섯 차례나 받았다. 수상함을 느낀 소유주는 직접 딜러십을 찾아가 항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딜러십 측도 차량이 사라진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소유주는 차량 도난 신고를 접수했고, 경찰 수사 결과 딜러십 소속 포터(차량 이동 담당 직원)인 알버트 휠러(19세·Albert Wheeler)가 해당 차량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휠러는 지난 2월부터 딜러십에서 근무해왔으며, 사건 발생 전까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킨 전력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과정에서 휠러는 차량을 훔쳤다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차량을 사용한 이유나 소유주와의 관계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딜러십 측 또한 그가 차량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경위나 내부 절차상의 허점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번 사건을 접한 지역 사회와 온라인 시청자들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이래서 차량 정비를 스스로 배워야 한다"며 딜러십 서비스센터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수리를 위해 시험 운전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수 킬로미터를 넘는 주행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휠러를 차량 절도 혐의로 체포했으며, 추가 수사를 통해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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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플로리다 현대차 딜러십 포터, 정비 맡긴 고객 차량 무단 운행하다 통행료 위반으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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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등 하락반전
- 국제유가는 28일(현지시간) 미중간 무역마찰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등 영향으로 3거래일만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5%(97센트) 하락한 배럴당 62.05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1.5%(1.01달러) 떨어진 배럴당 65.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하락반전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불안감이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WTI 가격은 지난 9일 장중 55.12달러로 단기 저점을 찍은 뒤 지난주 65달러까지 급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불확실성이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 진척이 없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유가도 하락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미국의 고율 관세가 유지되면 원유 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내가 아는 한 두 정상 사이에 전화 통화가 없었다"며 중국은 현재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최근 통화했다던 트럼프의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중국 측에 전화를 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 측에서도 지금 상황이 지속 가능하지는 않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며 "언젠가 그들이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여전히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오늘 5월5일 각료급회의에서 4월가 같은 정도의 증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국의 원유 중개회사 PVM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애널리스트 존 에반스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유가 투자 심리를 지배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과 이란 간의 핵 회담, OPEC+ 내부의 불화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선임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앞으로 24시간에서 48시간 동안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몰려 있다"며 "미국이 이란을 폭격할지 중국은 원유를 더 많이 매입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알도 스판예르 분석가도 "지난달 우리가 예측한 것보다 투자심리가 더욱 약세로 돌아섰다"며 "OPEC+가 더 공격적으로 감산을 철회했고 (석유) 카르텔 내부의 단결력에 대한 의구심이 동반됐기 때문인데 이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진단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약세 등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1.5%(49.3달러) 오른 온스당 334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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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등 하락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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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2)] NASA, "태양풍이 달 표면 물 생성에 기여"⋯혁신적 연구 결과 발표
-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달 표면의 물 분자 형성에 태양풍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달 극지의 영구 음영 지역(영구 그늘진 지역)에 물 얼음이 어떻게 축적되는지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NASA에 따르면, 여러 차례의 우주 탐사를 통해 달 표면에서는 물 분자와 물을 구성하는 성분인 수산기(OH) 분자가 검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물질의 기원은 명확히 규명되지 못했으며, 과거에는 화산활동, 달 지각 내부에서의 가스 분출, 미세 운석 충돌 등이 주요 가설로 제시돼 왔다. NASA가 주도한 이번 실험은 '태양풍 기원설'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태양풍은 초속 160만 km/h에 달하는 고속의 전하 입자 흐름으로, 태양계 전체를 강타한다. 지구에서 밤하늘을 밝히는 오로라를 통해 태양풍의 생생한 증거를 볼수 있다. 다만, 지구는 자기권에 의해 태양 입자를 반사시켜 태양풍으로부터 보호받지만, 달은 매우 약하고 불규칙한 자기장을 갖고 있어 태양풍의 직격탄을 맞는다. 달 표면은 산소가 풍부한 암석과 먼지로 구성되어 있으나, 수소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태양풍은 대부분 전자를 잃은 수소 원자핵(양성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이 달 표면을 지속적으로 강타하면서 수소를 공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달 암석과 상호작용을 통해 물이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NASA는 특히 달 표면의 물 분자가 일일 주기로 변화하는 패턴에 주목했다. 태양에 의해 가열된 지역에서는 수증기로 방출되지만, 차가운 지역에서는 유지되는 양상이 반복됐다. 만약 미세 운석 충돌이 주요 원인이라면 물의 양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어야 하지만, 매일 다시 동일 수준으로 회복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태양풍이 물 생성을 주도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1972년 아폴로 17호 임무에서 수집한 달 토양 샘플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팀은 진공 상태에서 입자 가속기를 사용해 며칠 동안 모의 태양풍을 퍼부었다. 이는 달에서 약 8만 년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이후 샘플의 화학적 변화를 분석한 결과,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던 물의 흔적이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행성과학자 리 시아 여(Li Hsia Yeo) 박사는 성명에서 "단순히 달 토양과 태양이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수소만으로 물이 생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번 발견의 의의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17일 '지구물리학 연구저널: 행성 부문(JGR Planet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향후 유인 달 탐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달 남극 지역에 저장된 물 얼음은 향후 탐사 임무에서 귀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달 이외에도 대기나 자기장이 거의 없는 천체들에서 태양풍과 환경 간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생명의 기본 요소인 물이 우주에서 어떻게 생성되거나 소멸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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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2)] NASA, "태양풍이 달 표면 물 생성에 기여"⋯혁신적 연구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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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I 조직 재편⋯시리·로봇 프로젝트 개발 체계 전환
- 애플이 인공지능(AI) 전략을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 수년간 AI 부문을 하나의 리더십 하에 통합하려던 기존 방침을 접고, 기능별 조직 재편에 나선 것이다. 이번 조치는 애플의 음성비서 '시리(Siri)' 개발 방향부터 로봇 프로젝트 추진 방식까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과학 기술 전문 매체 폰 아레나(PR)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8년 애플은 구글 출신 AI 전문가 존 지안안드레아(John Giannandrea, JG)를 영입하며, 시리, 연구개발(R&D), 하드웨어 기반 AI 기능,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등 흩어져 있던 AI 관련 활동을 통합 관리하기 시작했다. 당시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던 시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대했던 만큼의 속도와 혁신은 실현되지 못했다. 애플은 주요 경쟁사들이 AI 기능을 빠르게 상용화하는 가운데,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등의 신기술 출시가 지연되거나 제한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내부적으로도 중앙집중식 체계가 충분한 실행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애플은 최근 AI 조직을 해체하고,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기존 기능별 조직으로 역할을 재분배하고 있다. 시리 개발 부문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하는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부사장 산하로 이관되며, 로봇 프로젝트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끄는 존 터너스(John Ternus) 부사장 쪽으로 옮겨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직 개편이 단순한 조정 차원을 넘어,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필요성에 따른 결정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지안안드레아는 여전히 AI 핵심 기술, 즉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본 모델과 연구·데이터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다만, 제품 적용 및 서비스화는 각 기능 조직이 담당하게 되어 역할이 보다 축소된 형태로 변모했다. 일각에서는 지안안드레아가 퇴사할 경우 별도의 AI 총괄직을 두지 않고 기존 기능 조직 체제로 완전히 복귀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IT 업계는 AI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은 '제미나이(Gemini)' AI를 검색, 픽셀폰, 삼성 갤럭시 시리즈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Copilot)'을 윈도우와 오피스 전반에 통합하고 있다. 메타 역시 AI를 자사 앱과 레이밴 메타(Ray-Ban Meta) 스마트 글래스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애플의 조직 개편이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현명한 전환'이 될지, 아니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뒤처졌다는 방증'이 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다만 애플 내부에서는 기존 체제의 한계를 인정하고, 보다 민첩하고 기능별 특화된 전략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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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I 조직 재편⋯시리·로봇 프로젝트 개발 체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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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간 금융사고 8,500억원⋯배임·횡령이 절반 차지
- 최근 6년여 동안 국내 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금액이 8,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금융권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468건, 금액은 8,422억8,400만원으로 집계다. 금융사고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3,595억6,300만원(112건)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업무상 배임(2,524억9,400만원)과 횡령·유용(1,909억5,700만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사고가 4,594억9,700만원(54.6%)으로 가장 많았다. 강 의원은 "임직원의 준법 의식과 내부통제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미니해설] 6년간 금융사고 8,500억원…은행권 사고 55% 차지, '내부통제 강화' 목소리 최근 6년여 동안 국내 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금액이 8,5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고 건수와 규모 모두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2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금융업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 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468건, 피해 규모는 8,422억8,400만원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금융사고 규모는 2019년 424억4,000만원(60건), 2020년 281억5,300만원(74건), 2021년 728억3,000만원(60건)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2년 들어 1,488억1,600만원(60건)으로 급증했고, 2023년에도 1,423억2,000만원(62건)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3,595억6,300만원(112건)으로, 사고 금액과 건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지난 4월 14일 기준 이미 481억6,3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상태다. 사고 종류별로는 업무상 배임이 2,524억9,4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횡령·유용이 1,909억5,700만원(203건), 사기가 1,626억100만원, 도난·피탈이 13억5,1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배임과 횡령 사고만으로 전체 사고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사고가 전체의 54.6%에 해당하는 4,594억9,700만원에 달해 가장 많았다. 증권사 사고가 2,505억8,400만원(29.8%), 저축은행 571억200만원(6.8%), 손해보험사 472억5,500만원(5.6%), 카드사 229억6,600만원(2.7%), 생명보험사 48억8,000만원(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개별 금융회사로 보면 우리은행이 1,158억3,100만원으로 최다 사고액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912억9,600만원, 경남은행이 601억5,9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은행권 내 대형 사고 발생과 관리 부실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사고의 지속적 증가는 임직원들의 준법 의식 부족과 함께 내부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업권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사고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 대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에서는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배임과 횡령처럼 비교적 전통적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단순 규정 정비를 넘어선 실질적 점검과 감시 체계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회사 내부의 긴장감도 다소 느슨해진 측면이 있다"며 "내부통제를 단순히 '형식적 절차'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임직원의 윤리 의식 강화와 병행해 근본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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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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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간 금융사고 8,500억원⋯배임·횡령이 절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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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CEO "AI 해석 가능성 확보, 2027년까지 달성할 것"
-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의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최고경영자(CEO)가 2027년까지 AI 모델의 내부 작동 원리를 해석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과학 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24일(현지시간) 아모데이 CEO는 "AI의 결정 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시스템을 배포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해석 가능성(interpretablility) 연구의 시급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아모데이 CEO는 이날 발표한 에세이 '해석 가능성의 시급성(The Urgency of Interpretability)'을 통해 "AI 모델이 어떻게 특정한 답을 내놓는지에 대해 여전히 과학계의 이해가 부족하다"며 "강력한 AI 시스템을 보다 투명하게 해석하지 못한 채 배포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AI는 향후 경제, 기술, 안보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며, 높은 자율성을 갖춘 만큼 그 작동 원리를 인간이 모른다는 것은 사실상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현재 AI 모델의 '기계적 해석(mechanistic interpretability)'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를 진행중이며, 최근에는 AI가 특정 작업을 수행할 때 작동하는 내부 회로(circuits)를 일부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도시와 주(State)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관여하는 회로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러한 회로는 모델 내 수백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모데이 CEO는 장기적으로 "AI 모델의 뇌를 스캔하듯 MRI를 하듯이 내부 작동을 들여다보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은 5~10년이 소요될 수 있지만, 향후 AI 모델을 안전하게 배포하기 위해선 필수적인 절차"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와 오픈AI(OpenAI) 등 경쟁 기업들에게도 해석 가능성 연구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을 촉구했다. 실제로 오픈AI의 최신 추론 모델인 o3 및 o4-mini는 일부 작업에서 성능이 향상되었지만, 동시에 'AI 환각(AI hallucination·AI할루시네이션·인공지능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마치 진짜인 것처럼 만들어내는 현상)' 현상이 더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음에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모데이는 "AI가 재무 문서를 요약할 때 특정 단어를 선택하거나 실수를 범하는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며 "AI는 마치 '건설된 것이 아니라 성장한 존재'처럼 작동하며, 연구자들이 그 성장을 유도할 수는 있어도 왜 그런 성장이 일어나는 지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아모데이 CEO는 미국 정부에 AI 해석 가능성 제고를 위한 '가벼운 규제(light-touch regulation)'를 요청했다. 이는 기업들이 보안 및 안전성 확보 방안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 도입과 같이, 해석 가능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자는 제안이다. 동시에 그는 AI 개발 경쟁이 통제 불능 상태로 흐르지 않도록 중국에 대한 반도체 칩 수출 통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앤스로픽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추진 중인 AI 안전 관련 법안(SB 1047)에 대해서도, 업계에서 드물게 지지 입장을 밝히며, 프런티어 AI 모델 개발자들의 안전성 보고 기준 마련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SB 1047'은 2024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스콧 위너(Scott Wiener)가 발의한 '최첨단 인공지능 모델의 안전하고 보안된 혁신법(Safe and Secure Innovation for Frontier Artificial Intelligence Models Act)'이다. 이 법안은 고성능 AI 모델의 개발 및 배포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관리하고자 하는 최초의 주 차원 규제 시도로 주목받았다. 훈련 비용이 1억 달러 이상이고, 10²⁶ FLOPS 이상의 연산 능력을 사용하는 AI 모델 및 그 파생 모델이 적용 대상이다. △ 내부 고발자 보호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 모델 배포 전 위험 평가 및 독립 감사를 의무화하고 △ 비상 상황시 모델을 중단할 수 있는 '킬 스위치'기능을 탑재하는 것이 핵심 조항이다. 2024년 8월 캘리포니아 주의회를 통과했지만, 같은 해 9월 29일 개빈 뉴섬 주지사가 혁신 저해 및 산업 유출 가능성과 중소기업과 오픈소스 개발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아모데이 CEO는 "AI 성능을 키우는 것만큼이나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업계 전체가 AI 모델 해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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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CEO "AI 해석 가능성 확보, 2027년까지 달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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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3)] 전 세계 산호 84% 백화⋯기록 이래 최악의 피해
- 전 세계 산호초의 84%가 백화(bleaching)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측 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심각한 피해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난화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제 산호초 이니셔티브(ICRI)는 24일(현지시간) "이번 백화는 1998년 이래 네 번째로 발생한 글로벌 산호 백화 사태로, 2014~2017년에 산호초 약 3분의 2에 영향을 미쳤던 백화 현상의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번 백화 현상은 2023년 1월부터 시작됐으며, 해수 온난화로 인해 종료 시점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ICRI는 100개 이상의 정부, 비정부기구 및 기타 단체로 구성된 기구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카는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부터 미국 플로리다의 키스까지 전 세계 산호초의 밝고 선명한 색깔이 지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호 백화 현상으로 인해 광활한 지역에서 유령처럼 하얗게 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위기는 해양 생테계와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산호초 학회 서기이자 전직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호 관측 책임자였던 마크 이킨은 "지금의 해수 온도 스트레스는 임계값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앞으로도 전 지구적 백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산호초의 붕괴는 단순한 해양 생물의 위기를 넘어 인류의 삶과 생계를 위협하는 지구적 변화"라고 경고했다. 2024년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해였으며, 해양 수온도 예외는 아니었다. 극지방을 제외한 해양의 연평균 표면 수온은 섭씨 20.87도(화씨 69.57도)로, 산호 생태계에는 치명적이다. 산호초는 높은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바다의 열대우림'으로 불린다. 전체 해양 생물의 약 25%가 산호초 주변에서 발견된다. 산호는 공생 동물이다. 내부에 공생하는 조류(algae)에서 영양분을 얻으며 특유의 다양한 밝은 색을 띤다. 그러나 수온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경우 조류가 독성 물질을 방출하고 산호는 이를 배출하며 색을 잃는다. 이 과정에서 산호는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을 나타내며 흰 골격이 드러나고,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수온이 다시 차가워지면 조류가 산호에 다시 서식해 산호초가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조류가 사라지는 동안 산호는 약해지고 질병과 오염이 더 취약해진다. 조류가 너무 오랫동안 사라지면 산호는 죽게된다. 산호는 해안선 침식을 막아주고 폭풍으로부터 해안선을 보호해준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산호초는 매년 세계 경제이 약 9조 8000억 달러를 기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ICRI는 현재 산호초 백화 현상으로 인해 "82개국 영토와 경제권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미국 NOAA 산호초 감시 프로그램은 이번 백화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해 경보 척도에 추가 단계를 도입했다. 2023년 기관의 백화 경보 등급에 세 가지 새로운 등급(위 도표의 AL3, AL4, AL5)을 추가한 것. 이전에는 최고 등급인 2등급(위 도표의 AL2)이 열에 민감한 산호의 사망 위험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제 최고 등급(AL5, 진한 보라색)은 산호초 내 산호의 80% 이상이 사망 위험에 처해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 곳곳에서 산호 보존과 복원 노력이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의 한 연구소는 세이셸 인근 해역에서 채취한 산호 조각을 인공 환경에서 증식시키고 있으며, 플로리다 해안 등에서는 고온에 노출된 산호를 구조해 회복시킨 뒤 다시 자연에 방류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러한 보완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화석연료 사용에서 비롯된 인위적 배출을 억제하지 않으면 해양 생태계 회복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즉, 산호초를 보호하고 보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오염 물질을 줄이고, 과도한 어업을 종식시키고, 이산화탄소와 기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해 인간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킨 박사는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보존 활동도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멜라니 맥필드 글로벌 산호초 감시 네트워크(GCRMN) 카리브해 분과 공동의장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산호초는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임 2기 들어 화석연료 확대와 청정에너지 프로그램 축소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에 이킨 박사는 "지금 미국 정부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보호 조치의 철회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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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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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3)] 전 세계 산호 84% 백화⋯기록 이래 최악의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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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아차, 번호판만으로 수백만 대 해킹 위험⋯윤리적 해커 시연
- 기아차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윤리적 해커(화이트햇 해커, White-hat hacker)들이 실험을 통해 차량 번호판 정보만으로 기아차에 원격 접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이는 커넥티드카 시대에 차량 보안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라요 바예카노(Rayo Vallecano) 축구 클럽의 팬 매체인 우니온라요(UNIONRAYO)에 따르면 윤리적 해커(화이트해커) 샘 커리(Sam Curry)와 니코 리베라(Neiko Rivera)는 기아차의 스마트폰 연동 포털 시스템에서 심각한 보안 허점을 발견했다. 해당 시스템은 스마트폰으로 차량 잠금·해제, 온도 조절, 시동 등 다양한 원격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들은 특정한 인증 절차 없이도 이를 조작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사용자가 차량의 커넥티드 기능을 꺼둔 상태에서도 해킹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두 해커는 "차량 번호판 정보만 알면 해당 차량을 추적하거나 원격으로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이는 개인정보 침해를 넘어 스토킹, 차량 도난, 표적 공격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위험이다. 윤리적 해커는 보안 취약점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너트워크와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해 모의 해킹이나 다른 취약점을 점검하는 전문적인 보안전문가다. 이들은 공익 또는 학업을 위한 순수 목적으로 정보 시스템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며, 해킹에 대한 대응 전략을 구상한다. 한국에서는 화이트해커라고 불린다. 이번 취약점은 2014년 이후 북미 시장에 판매된 대부분의 기아차 모델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보안 경고를 받은 뒤 문제를 수정했으며, 유사한 보안 위협에 대비해 시스템을 전면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몇 대가 취약했는지, 취약점이 실제로 악용된 적이 있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선 차량 내 SIM카드를 제거하거나 내부 모뎀을 비활성화하는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차량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커넥티드 서비스의 신뢰성 자체를 흔드는 문제다. 업계에서는 기아차 외에도 유사한 해킹 사례가 있었던 만큼,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보안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성을 이유로 확산되고 있는 차량 연결 서비스가 보안 불감증 속에 방치되고 있다는 우려다. 커리는 "우리가 이 문제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누구든 차량 번호판만으로 개인을 지속적으로 괴롭힐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스마트카' 시대에 걸맞는 보안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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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아차, 번호판만으로 수백만 대 해킹 위험⋯윤리적 해커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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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1)] 포스텍 연구진, 극한 온도 변화 견디는 '하이퍼어댑터' 초고성능 합금개발
- 국내 연구진이 영하 196도부터 영상 600도까지, 총 800도에 이르는 극한 온도 변화에도 강도와 연성을 유지하는 차세대 금속 합금을 개발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김형섭 교수 연구팀은 철, 니켈, 코발트, 크롬, 알루미늄, 티타늄 등을 조합해 새로운 고엔트로피 합금(High Entropy Alloy, HEA)을 제작하고, 이를 '하이퍼어앱터(Hyperadaptor)'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코스모스매거진과 사이테크데일리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로 개발된 HEA는 -196°C(77K)의 극저온 조건에서 600°C(873K)의 고온에 이르는 넓은 온도 범위에서 거의 일정한 기계적 성능을 보여준다. 이러한 놀라운 안정성은 합금 내에 균일하게 분포된 나노 크기의 L1₂ 석출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미세 입자는 변형을 억제하는 보강재 역할을 하며, 금속 내부의 미끄럼 변형(slip)을 조절함으로써 외부 환경 변화에도 소재의 강도와 연성(유연성)을 유지하게 한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머티리얼스 리서치 레터스(Materials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포스텍이 개발한 고엔트로피 합금은 5종 이상의 원소를 거의 동일한 비율로 혼합한 소재로, 기존 금속보다 강도, 인성, 내열성, 내식성 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다양한 원소가 무작위로 결합하면서 오히려 구조적 안정성이 향상된다는 점에서 '엔트로피의 역설'로 주목받아 왔다. 김형섭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HEA는 기존 합금의 온도 의존적 성능 한계를 극복한 최초의 소재"라며 "극한 환경에서도 일정한 기계적 거동을 유지하는 새로운 물질군의 등장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HEA는 니켈 35%, 철·코발트·크롬 53%, 알루미늄 7%, 티타늄 5%로 구성됐으며, 구조는 FCC(면심입방체) 형태다. 이는 각 입방체의 꼭짓점과 면 중심에 원자가 배치된 형태로, 높은 연성과 강도를 동시에 지닌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알루미늄과 티타늄을 '구조 보강재'처럼 첨가해 고온에서도 형태와 기능이 변형되지 않도록 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박효진 박사는 "일반적인 금속은 특정 온도 범위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이 HEA는 극저온과 고온을 넘나드는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상요할 수 있다"며 "가스터빈, 항공기 제트엔진, 로켓추진체, 원자력 발전소 등 극한 환경의 금속 소재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고온과 저온을 오가는 극한 산업 현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한편, 미래 항공우주 및 자동차, 에너지 산업의 핵심 소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문헌: 박효진, 손수정, 안성열, 하효정, 김래언, 이재흥, 주효문, 김정기, 김형섭 공저, '하이퍼어앱터(Hyperadaptor); 넓은 온도 범위에서 Ni 기반 고엔트로피 합금의 온도 비감응성 인장 특성', Materials Research Letters 2025년 2월 6일 . DOI: 10.1080/21663831.2025.2457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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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1)] 포스텍 연구진, 극한 온도 변화 견디는 '하이퍼어댑터' 초고성능 합금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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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0)] 경희대, '2차원 바일 준금속'서 원형 감광 기전 효과 세계 첫 입증
- 경희대학교 연구진이 차세대 양자소자 구현을 위한 중요한 단서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경희대는 21일 최석호 응용물리학과 고황 명예교수 연구팀이 '2차원 바일(Weyl) 준금속'에서 원형 감광 기전 효과(Circular Photogalvanic Effect, CPGE)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최교수 팀은 세계 최초로 금을 이온주입해 '위상 준금속(Topological semimetal)'인 '디락 준금속(Dirac semimetal)'을 '바일 준금속(Weyl semimetal)으로 영구상전이(phase transition)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바일 준금속(Weyl semimetal)은 최근 몇 년 사이 물리학과 재료과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양자 물질로, 고체 내 전자의 움직임이 고에너지 물리학의 이론적 입자 중 하나인 '바일 페르미온(Weyl fermion)'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물질이다. 바일 준금속은 결정 구조 안에서 전자의 에너지와 운동량이 특정한 점(바일 노드)에서 선형적으로 교차하는 특성을 갖는다. 이 선형 교차점은 고체 내에서 마치 '질량이 없는 입자'처럼 움직이는 전자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입자는 이론상 고에너지 물리에서 제안된 바일 페르미온에 해당한다. 다시 말하면, 바일 준금속은 내부 전자가 거의 질량이 없는 상태처럼 움직이며,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에 극도로 민감한 양자물질이다. 이러한 전자 이동 특성 덕분에 정밀 자기장 센서, 초고속 전자소자, 나노소자 등 차세대 전자·광전자 기술에서 그래핀을 이을 유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 물질은 스마트폰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 다양한 뷴야에 쓰이는 자기 측정 센서를 정밀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바일 준금속은 고유한 양자 역학적 현상들을 기반으로 양자소자 구현 가능성이 제기되며 세계 각국의 연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분야다. '위상 물질'은 2차원 물질인 '그래핀'을 대용할 물질로 세계 연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를 위한 기초 연구는 호라발히 ㅈ니행됐지만 으용ㅇ 연구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정이다. 또한 디락 준금속의 온도를 저온으로 낮추거나 압력을 크게 올릴 경우, 바인 준금속으로 상전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보도횄지만, 소자활용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온도나 압력이 이전으로 바뀌면 원래의 디락 준금속 상태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바일 준금속의 핵심 양자 특성 중 하나인 원형 감광 기전 효과에 주목했다. 이 효과는 회전 편광된 빛이 특정한 방향의 전류를 유도하는 현상으로, 지금까지는 오직 3차원 바일 준금속에서만 실험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경희대 연구진은 이를 2차원 구조로 구현하고자, 두께가 10나노미터(㎚) 이하인 초박막 위상 준금속을 제작해 2차원 바일 준금속으로 활용했다. 이후 회전하는 빛을 비추는 실험을 통해, 빛의 편광 방향에 따라 전류 흐름이 달라지는 CPGE 현상이 명확히 관측됐다. 최 교수는 "기존 3차원 구조는 부피가 크고 두꺼워 소형화와 집적화에 한계가 있었지만, 2차원 구조는 얇고 유연해 초소형 소자 개발에 유리하다"며, "이번 연구는 향후 양자정보처리, 스핀 기반 광전소자 등 핵심 기술 구현에 결정적 기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상 물질인 디락 준금속을 간단하게 바일 준금속으로 영구상전이 시키고, 같은 물질의 다른 상들이 계면 등을 형성해 소자응용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 내용이다. 연구팀은 위상물질의 양자물성을 기반으로 실용적인 소자를 개발하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고성능 에너지 변환 장치, 고감도 광전자 센서, 양자컴퓨팅 소자 개발 등 미래 지향적 기술의 실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지원을 통해 진행됐으며, 경희대 최석호 교수, 이원준 석사과정생(공동 제1저자)을 중심으로 울산대학교, 호주국립대학교(ANU), 호주 울런공대학교(University of Wollongong) 등의 공동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물리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머터리얼스 투데이 피직스(Materials Today Phys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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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0)] 경희대, '2차원 바일 준금속'서 원형 감광 기전 효과 세계 첫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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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준금리 역할 LPR 6개월 연속 동결⋯경기 부양은 신중 모드
- 중국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6개월째 동결했다. 중국 중안은행인 인민은행(PBC)은 21일 1년물 LPR을 3.1%, 5년물 LPR을 3.6%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LPR은 주요 상업은행 20곳이 제출한 금리를 바탕으로 결정되며, 당국이 장기간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아 사실상 정책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 다수도 이번 동결을 예상한 바 있으며, 일부는 5년물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중국은 경기 둔화와 외부 충격에 대응해 점진적 부양책을 검토 중이다. [미니해설] 중국 시살상의 기준금리 LPR 6개월 연속 동결⋯경기부양은 '신중 조율' 중국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6개월 연속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신중한 통화정책 조율을 통해 내부 경제 여건과 외부 리스크를 함께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1일 1년물 LPR을 3.1%, 5년물 LPR을 3.6%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LPR은 중국 내 시중은행들의 대출 기준금리로, 사실상 정책금리 기능을 한다. 형식상 기준금리는 존재하지만, 인민은행이 수년째 이를 변경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통화정책 수단으로는 LPR이 중점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LPR은 중국 내 주요 20개 상업은행이 자금 조달 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제출한 금리를 은행 간 자금중개센터가 집계하고, 인민은행이 이를 최종 점검·공표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현재 1년물 LPR은 기업 대출 기준으로,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쓰인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 5년물 LPR을 3.85%에서 3.6%로, 1년물 LPR을 3.35%에서 3.1%로 각각 인하한 이후 현재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로이터통신이 이달 초 진행한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1명 중 27명(87%)이 이번 LPR 동결을 예상했고, 나머지 4명은 5년물의 추가 인하를 점쳤다. 이는 중국 경제의 반등 기미 속에서 금리 인하의 긴박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을 반영한다. 실제로 지난 16일 발표된 1분기 GDP 성장률은 5.4%로, 당초 시장 예상치(5.0%)를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5.2%)보다 높은 수치다. 이러한 결과는 당국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 카드 사용을 보류하고, 당분간 현수준을 유지하려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중국은 내수 회복 지연, 부동산 시장 침체, 비장정부 재정 악화, 미중 무역 갈등 등 복합적인 하방 압력에 직면해 있다. 특히 주책 가격 하락과 관련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등 부동산 부문 리스크는 가계 소비와 금융 시장의 불안 요인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작년 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와 올해 초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정치협상회의)는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재정 적자율 확대 및 지방정부 특별채권 발행, 그리고 지급준비율(지준율) 및 LPR 조정 가능성 등을 열어둔 것이다. 중국 국무원의 리창 총리도 이달 초 기업인 및 경제 전문가들과의 좌담회에서 "올해는 외부 충격이 경제 안정성에 압박을 가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경기부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민은행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최근 금리와 지준율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대규모 금리 인하 보다는, 국유 상업은행들을 중심으로 한 자체 대출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확대 등 '핀셋형 부양책'이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는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추기거나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우려 때문이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통화완화보다, 구조개혁과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내수 진작과 고용 안정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본다. 특히 고용 창출, 중소기업 지원, 녹색 산업 투자 확대 등 질적 성장 동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2분기 이후 경기 흐름과 소비·투자 회복세다. 만일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거나, 외부 충격(예: 미국의 추가 관세, 지정학 리스크 등)이 커질 경우 인민은행이 금리나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 경제는 올해도 '방향은 완화, 속도는 신중'이라는 기조 아래 다층적인 경기 대응 전략을 펼쳐갈 것으로 예상된다. LPR 동결은 그 전략의 한 단면일 뿐, 시계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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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준금리 역할 LPR 6개월 연속 동결⋯경기 부양은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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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69)] 빗방울로 전기 생산⋯싱가포르 연구진, '빗물 발전 시스템' 개발
- 빗방울이 전기를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연구팀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하 분리를 이용해 LED 전구 12개를 밝힐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뉴사이언티스트, 뉴아틀라스 등 다수 외신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 책임자인 시오링 소(Siowling Soh) 교수는 "지구에는 매일 비가 내리지만 이를 활용한 에너지 수확 시스템이 부재해 에너지가 그대로 낭비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빗물을 통해 전기를 수확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존 수력발전은 강, 바다, 수로 등에서 대규모 수량의 운동 에너지를 터빈으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반면 이번 연구는 '전하 분리(charge separation)' 현상을 이용한다. 이는 물 분자의 양성자(proton)는 액체 내에 남고, 전자는 도전성 표면에 전달되는 원리로, 마치 머리카락에 풍선을 문질러 정전기를 발생시키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방식은 접촉면에만 전하가 형성되며, 표면적을 넓히기 위해 마이크로 채널을 사용할 경우 오히려 에너지 손실이 발생해 비효율적이다. 이번 연구는 중력과 단순한 기하 구조를 활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진은 높이 32cm, 내경 2mm의 수직 튜브를 설치하고, 금속 바늘을 통해 유사 빗방울을 형성했다. 물방울이 튜브 상단과 충돌하면서 공기 방울과 함께 '플러그 흐름(plug flow)' 형태로 낙하하도록 설계됐다. 이 흐름은 물과 공기가 분리된 덩어리 형태로 이동하며, 내부에서 전하가 효과적으로 분리된다. 튜브 상단과 하단에 설치된 전선이 이를 수확해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다. 연구 결과, 단일 튜브에서 440마이크로와트(μW)의 전력이 생산됐으며, 4개 튜브를 동시 운용하면 LED 12개를 20초간 점등할 수 있었다. 소 교수는 "이번 실험은 고정된 물줄기보다 플러그 흐름 방식이 약 5배 더 높은 효율을 보였다"며 "총 낙하 에너지의 10% 이상을 전기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전 시스템은 단순 구조에 중력을 이용한 수직 흐름만으로 작동해 추가적인 펌프 동력이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연구진은 도시의 옥상 등에 대량 설치해 실제 빗물 환경에서도 유의미한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비영리 단체 '저영향 수력 발전소 인증 기관(Low Impact Hydropower Institute)의 섀넌 에임스(Shannon Ames)는 "개별 가정 단위로 적용 가능성이 있다면 매우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수준에서 생산 가능한 전력은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사용한 물방울 속도가 실제 강수량보다 느렸기 때문에 실제 빗줄기 환경에서는 발전 효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의 오픈 액서스 국제 학술지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에 게재됐다(DOI: 10.1021/acscentsci.4c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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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69)] 빗방울로 전기 생산⋯싱가포르 연구진, '빗물 발전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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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0)] 뇌 속 '디지털 쌍둥이' 탄생…AI 모델, 뇌 연구 혁명 예고
- 눈을 감고 뇌 속을 탐험하는 상상을 해보자. 복잡하게 얽힌 신경망 속에서 수많은 정보들이 빛의 속도로 오간다. 인간은 오랫동안 이 미지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이용하여 뇌의 비밀을 풀 실마리를 찾아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쥐의 뇌를 똑같이 복제한 가상 세계, 즉 '디지털 트윈'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최근 스탠퍼드 의과대학 연구진과 공동 연구팀은 AI 모델을 활용해 쥐 뇌의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특정 부위를 완벽하게 복제하는 데 성공하며 뇌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 놀라운 디지털 쌍둥이는 실제 쥐들이 영화를 볼 때 뇌의 시각 피질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양의 활동 데이터를 학습했다. 그 결과, 새로운 영상이나 사진이 주어졌을 때 수만 개에 달하는 뇌세포, 즉 뉴런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뇌의 작동 방식을 그대로 옮겨놓은 디지털 트윈은 과학자들이 뇌의 복잡한 내부 구조와 기능을 훨씬 쉽고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연구의 핵심 인물이자 스탠퍼드 의과대학 안과 교수인 안드레아스 톨리아스 박사는 "만약 우리가 뇌의 모델을 아주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면, 이는 우리가 훨씬 더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장 유망한 결과를 보이는 실험들을 실제 뇌에서 다시 한번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9일,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는 베일러 의과대학의 의대생인 에릭 왕 박사다. 디지털 트윈, 뇌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지금까지 개발된 시각 피질 AI 모델들은 학습 데이터에서 보았던 특정 종류의 자극에 대해서만 뇌의 반응을 흉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모델은 이전 모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 모델은 다양한 종류의 새로운 시각 정보에 대해서도 뇌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예측할 수 있다. 심지어 각 뉴런의 미세한 해부학적 특징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톨리아스 박사는 "결국에는 인간 뇌의 적어도 일부분이라도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번 연구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이 새로운 모델은 '파운데이션 모델'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종류의 AI 모델에 속한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 후, 습득한 지식을 새로운 작업이나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모델을 말한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능력을 '훈련 분포 외부로 일반화'라고 표현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예로는 챗GPT를 들 수 있다. 챗GPT는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텍스트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톨리아스 박사는 "여러 면에서 지능의 핵심은 강력하게 일반화하는 능력이다"라며, "궁극적인 목표, 즉 우리가 도달해야 할 성배는 바로 학습한 데이터의 범위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일반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쥐의 뇌를 학습한 AI 모델, 비결은 '액션 영화' 새로운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연구팀은 먼저 실제 쥐들이 영화를 시청하는 동안 뇌 활동을 기록했다. 흥미롭게도 쥐들에게 보여준 영화는 사람들이 보는 일반적인 영화였다. 연구팀은 이 영화들이 쥐가 실제 자연 환경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과 최대한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톨리아스 박사는 "쥐에게 현실적인 영화를 보여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쥐를 위한 할리우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액션 영화가 그나마 쥐들이 볼 만한 움직임을 많이 담고 있어 선택되었다. 쥐는 사람의 주변 시야와 비슷한 저해상도 시력을 가지고 있어, 세부적인 모습이나 색깔보다는 주로 움직임을 감지한다. 톨리아스 박사는 "쥐는 움직임을 좋아하고, 움직임은 쥐의 시각 시스템을 매우 강하게 활성화시킨다. 그래서 우리는 액션이 많은 영화를 쥐들에게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번의 영화 시청 실험을 진행하며, 총 8마리의 쥐가 '매드맥스'와 같은 액션 영화의 짧은 장면들을 시청하는 동안 900분 이상에 걸쳐 뇌 활동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를 이용하여 쥐들의 눈 움직임과 행동 변화를 꼼꼼하게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모아진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핵심 AI 모델을 훈련시켰고, 이 모델에 약간의 추가 학습을 시키는 방식으로 각 개별 쥐의 특성을 반영하는 맞춤형 '디지털 트윈'을 만들 수 있었다. 정확한 예측 넘어 뇌 구조까지 파악 이렇게 만들어진 디지털 트윈들은 실제 쥐들이 새로운 영상이나 정지 이미지를 보았을 때 나타내는 신경 활동을 매우 흡사하게 흉내 낼 수 있었다. 톨리아스 박사는 이처럼 디지털 트윈이 성공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방대한 양의 학습 데이터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 세트로 훈련되었기 때문에 예측 정확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강조했다. 비록 신경 활동 데이터만을 이용하여 훈련되었지만, 이 새로운 모델들은 다른 종류의 데이터에도 적용될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한 마리의 특정 쥐의 디지털 트윈은 시각 피질에 있는 수천 개의 뉴런들의 해부학적 위치와 세포 종류는 물론, 이들 뉴런 사이의 연결망까지 정확하게 예측해냈다. 연구팀은 이러한 예측 결과가 실제 쥐의 시각 피질을 초고해상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미지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비교하여 검증했다. 이 전자현미경 이미지는 쥐의 시각 피질 구조와 기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자세하게 매핑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부였다. 'MICrONS'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연구 결과 역시 '네이처'에 동시에 발표되었다. 뇌 연구의 '블랙박스'를 열고 미래를 보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쥐의 수명을 훨씬 뛰어넘어 존재하며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사실상 동일한 동물에 대해 횟수 제한 없이 무한에 가까운 실험을 수행할 수 있다. 기존에는 몇 년이 걸렸을 실험을 단 몇 시간 만에 완료할 수 있으며, 수백만 건의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가능해져 뇌가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고 지능이 작동하는 원리에 대한 연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톨리아스 박사는 "우리는 말하자면 뇌라는 '블랙박스'를 열어 개별 뉴런 또는 뉴런 집단 수준에서 뇌가 어떻게 정보를 부호화하고 함께 작동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새로운 모델들은 이미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처'에 동시에 발표된 또 다른 관련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디지털 트윈을 이용하여 시각 피질의 뉴런들이 서로 연결을 형성할 때 어떤 기준으로 다른 뉴런들을 선택하는지 밝혀냈다. 과학자들은 이전부터 비슷한 기능을 하는 뉴런들이 마치 사람들이 친구를 사귀는 것처럼 서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디지털 트윈 연구를 통해 어떤 유사성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가 새롭게 밝혀졌다. 뉴런들은 시각 공간의 같은 영역에 반응하는 뉴런들보다, 예를 들어 파란색과 같은 동일한 시각적 자극에 반응하는 뉴런들과 더 잘 연결되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톨리아스 박사는 "이는 마치 사람이 어디에 사는지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기준으로 친구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뇌가 어떻게 조직되는지에 대한 훨씬 더 정확한 규칙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자신들의 모델링 기술을 다른 뇌 영역과 더 나아가 인지 능력이 더 발달한 영장류를 포함한 다른 동물들에게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톨리아스 박사의 말처럼, 인간의 복잡한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을 만들어내는 미지의 영역, 뇌. 이번 연구는 그 심연을 향해 내딛은 용감한 발걸음이다. 작은 쥐의 뇌에서 시작된 디지털 트윈 기술이 언젠가 인간의 뇌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나아가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AI가 그려낼 뇌 연구의 눈부신 미래는 이미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 연구에는 괴팅겐 대학교와 앨런 뇌 과학 연구소의 연구진도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인텔리전스 고급 연구 프로젝트 활동(Intellig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ctivity), 국립 과학 재단 뉴로넥스 보조금(National Science Foundation NeuroNex grant), 국립 정신 건강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국립 신경 질환 및 뇌졸중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Neurological Disorders and Stroke, 보조금 번호 U19MH114830), 국립 눈 연구소(National Eye Institute, 보조금 번호 R01 EY026927 및 시각 연구 핵심 보조금 T32-EY-002520-37), 유럽 연구위원회(European Research Council) 및 독일 연구 재단(Deutsche Forschungsgemeinschaft)의 지원을 받았다. 스탠퍼드 메디슨에 대하여 스탠퍼드 메디슨은 스탠퍼드 의과대학과 성인 및 소아 의료 서비스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통합 학술 의료 시스템이다. 이들은 협력 연구, 교육 및 환자 진료를 통해 생물의학의 모든 잠재력을 활용하고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med.stanford.edu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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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0)] 뇌 속 '디지털 쌍둥이' 탄생…AI 모델, 뇌 연구 혁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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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애플, 시리 AI 혁신 '삐걱'…수년간의 기능 장애와 리더십 부재가 발목
- 지난달, 애플이 음성 비서 시리의 핵심 임원진을 교체하고 차세대 인공지능(AI) 기반 기능 출시를 연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더인포메이션의 심층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수년간 지속된 기능적 문제와 AI/ML(인공지능/머신러닝) 그룹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그룹 간의 심각한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수의 내부 관계자들은 시리의 더딘 발전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형편없는 리더십'을 지적했다. 특히, 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어떻게 '시리의 AI 혁신에 실패했는지'" 상세하게 분석하며, 지난 몇 년간의 AI 및 시리 개발 과정에서 드러난 애플 내부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심층적으로 파헤쳤다. 매체는 애플의 AI 분야 난항이 "사용자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강경한 입장"과 연관이 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형편없는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더인포메이션은 "지안안드레아가 이끄는 AI 및 머신러닝 그룹(약칭 AI/ML)에서 일했던 6명 이상의 전직 애플 직원들은 형편없는 리더십이 실행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래 버전의 음성 비서 설계에 있어 "야망과 위험 감수 의지가 부족"했던 로비 워커를 주요 책임자로 지목했다. 내부 고발자들이 지적한 리더십 문제 애플 내부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AI 그룹의 소극적인 문화와 실행력 부족으로 인해 그들의 이니셜을 딴 'AIMLess(목표 없는)'라는 냉소적인 별명까지 붙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보도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워커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했다. 워커는 시리의 전반적인 성능 향상보다는 "사용자가 시리에게 질문했을 때와 답변을 받을 때까지의 지연 시간을 아주 작은 비율로 줄이는 것과 같은 '작은 승리'를 자주 축하했다"고 전직 엔지니어들은 증언했다. 또한, '헤이 시리(Hey Siri)' 음성 호출 명령어에서 '헤이'를 제거하는 데 '2년 이상'이 소요된 점도 그의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더인포메이션은 워커의 문제점을 "숲 전체가 엉망이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놓친 채, 한두 그루의 멋진 나무에만 집중하는 시나리오"라고 비유하며, "빠르고 잘못되거나 쓸모없는 (혹은 그저 평범한) 답변은 느리고 잘못되거나 쓸모없는 답변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결과는 손실"이라고 꼬집었다. 엇갈리는 목표와 불협화음 내부에서는 AI 그룹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그룹 간의 불만도 고조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그룹의 일부는 AI 그룹 동료들의 '더 높은 급여와 더 빠른 승진'에 불만을 느꼈으며, 일부 AI 그룹 엔지니어들이 '더 긴 휴가를 가거나 금요일에 일찍 퇴근'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졌다고 한다. 그룹 간의 불신은 극에 달해 올해 초에는 지안안드레아의 부하 직원이 공동 프로젝트 실패 시 AI 팀이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엔지니어들에게 개발 과정을 상세히 문서화하도록 지시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페데리기가 '수백 명의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구성된 'Intelligent Systems'라는 자체 팀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두 그룹 간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다. 한편, 워커는 시리 응답 시간 단축과 같은 소소한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또한 엔지니어 팀이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하여 시리에게 감정적인 공감 능력을 부여하려는 시도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2024년 WWDC에서 공개된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 시연이 '사실상 허구'였다는 주장이다. 시리가 사용자의 이메일을 확인하여 항공편 정보를 찾고, 메시지를 통해 점심 약속을 알려주며, 지도 앱에 경로를 표시하는 등의 시연은 '시리 팀 구성원들에게도 놀라움'이었으며, 그들은 '해당 기능의 작동 버전을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페데리기는 시리 엔지니어들에게 "최고의 AI 기능을 구축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라"고 지시했으며, 이는 애플 자체 모델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오픈 소스 모델'을 사용하는 것도 허용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안안드레아는 챗봇과 같은 대화형 AI 인터페이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며, 시리와의 빠른 대화나 상황에 맞는 제안 등 다른 방식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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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애플, 시리 AI 혁신 '삐걱'…수년간의 기능 장애와 리더십 부재가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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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결혼까지"…로맨스로 번진 인간-AI 관계, 심리학계 경고
- 인공지능(AI)을 단순한 기술적 도구가 아닌 감정적·로맨틱한 관계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AI와 사실상 결혼을 선언하기도 했으며,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AI 챗봇을 의지하다 비극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보고됐다. 미국 미주리과학기술대학교(Missouri 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의 심리학자들은 최근 발표한 논평을 통해 인간과 AI 간 감정적 유대의 심리적·윤리적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AI 동반자(컴패니언)와 단순한 대화 수준을 넘어선 장기적 상호작용이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현실 인간관계에도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신경과학뉴스, 어스닷컴, 가디언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AI, 인간관계 대체하며 심리적 '의존' 가능성 논문의 공동 저자인 다니엘 B. 샹크(Daniel B. Shank) 교수는 "AI가 인간처럼 행동하며 장기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샹크 교수는 사회심리학 및 기술과 인간관계 간의 접점을 연구하는 전문가로, 특히 로맨틱한 형태의 AI 관계가 현실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들은 인간보다 AI가 더 안전하고 편안한 관계라고 느끼며, 점차 현실 인간관계로부터 멀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로 인해 비현실적인 기대, 사회적 동기 저하, 소통 능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또한 항상 사용 가능하고 비판적이지 않은 완벽한 사람이 되도록 설계된 AI 컴패니언은 소셜 미디어보다 더 깊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AI 컴패니언은 디지털 중독의 최종 단계"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AI 동반자와의 상호작용은 챗GPT와의 평균 상호작용 시간보다 4배 더 오래 지속되며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Z세대"라고 덧붙였다. 신뢰와 조언, 그리고 'AI 조작'의 위험 AI가 해로운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AI는 사용자의 감정에 공감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신뢰를 쌓는다. 그러나 이 같은 신뢰가 과도해지면, 허위 정보에 기반한 조언도 진실로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 AI는 때때로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사실처럼 말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샹크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을 잘 알고 공감해주는 존재로 AI를 인식하며, 그 조언이 진실일 것이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부 사례에서는 AI 챗봇의 문제성 높은 대화가 정신적 위기에 빠진 사람들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보고도 있다. AI를 통한 조작과 정보 유출 가능성 존재 심리적 위협 외에도, AI와의 사적인 상호작용이 조작과 범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AI에 개인 정보를 공개하면 이 정보가 판매되어 그 사람을 착취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AI가 수집하는 개인정보가 악의적인 제3자에 의해 이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대화들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 상황의 감지와 대응도 어렵다. 샹크 교수는 "AI가 신뢰를 얻은 상태에서 제3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는 내부 첩자와 같은 구조로, 이용자는 자신도 모르게 외부 조작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SNS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심리학계 역할 강조 AI 챗봇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기존 플랫폼보다 더 은밀하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사용자의 신념과 의견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다. 사용자와의 대화에서 기본적으로 '동조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설계된 탓에, 자살이나 음모론 등 위험한 주제가 제기돼도 이를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보다는 동조하거나 묵인하는 방향으로 대화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심리학자 및 사회과학자들이 AI 기술 발전에 발맞춰 적극적인 연구와 개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샹크 교수는 "AI가 점점 더 인간을 닮아갈수록, 심리학자들의 역할도 커진다"며, "기술의 속도에 뒤처지지 않고, 악용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심리적 이해와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2025년 4월 11일 세계적 학술지 '인지과학트렌드(Trends in Cognitive Sciences)'에 실렸다. 아직까지 AI와의 감정적 유대에 따른 문제는 이론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실질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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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결혼까지"…로맨스로 번진 인간-AI 관계, 심리학계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