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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그린란드'가 쏘아올린 무역전쟁 공포⋯"20년 내 가장 미친 시장이 왔다"
- "만약 당신이 1년 전 전 재산을 털어 메모리 칩을 샀다면 떼돈을 벌었겠지만, 오늘 주식시장에 전 재산을 묻어뒀다면 지옥을 맛볼 것입니다." 19일(현지시간) 월요일 아침, 글로벌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전대미문의 '관세 폭탄'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중국도, 멕시코도 아닌 미국의 핵심 혈맹인 유럽이 타깃이다. 그것도 '그린란드 매입'이라는 비현실적 명분을 앞세운 무차별 공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와 영국, 독일 등 유럽 8개국에 대해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을 지지하지 않을 경우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전 세계 증시는 '검은 월요일'의 공포에 떨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월 1일부터 이들 국가의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6월 1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를 25%로 상향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맞서 유럽연합(EU)은 이른바 '통상 바주카(Trade Bazooka)'로 불리는 반강압 기구(Anti-Coercion Instrument) 가동을 검토하며 강대강 대치를 예고했다. "나토 동맹의 붕괴"…금값 온스당 4625달러 '패닉 바잉'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IG 등 주요 거래소의 주말 선물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19일 개장하는 런던 증시(FTSE 100)는 0.9% 급락 출발이 확실시되며, 화요일인 20일 개장 예정인 미국 월스트리트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반면,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625달러를 돌파하며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고치(4642달러)에 근접했고, 은 가격 역시 온스당 90.41달러로 치솟았다. 토니 시카모어 IG 시장 분석가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나토(NATO) 동맹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정학적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며 "주식 시장의 '위험 회피(Risk-off)' 심리가 극에 달하며 금과 은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당한 '그린란드 청구서'…유럽 "더는 못 참는다" 사태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집착인 '그린란드 매입'이다. 그는 재임 2기 들어 그린란드 인수를 국가 안보 필수 과제로 격상시키며 덴마크를 압박해왔다. 이번 관세 위협은 그 압박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타깃이 된 국가는 덴마크를 포함해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미국의 최우방국들이다. 유럽의 반응은 격앙을 넘어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즉각 비판 성명을 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 차원의 '통상 바주카' 가동을 요청했다. 이는 EU 회원국에 경제적 위협을 가하는 제3국에 대해 교역 제한, 투자 차단 등 강력한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다. CNN은 "EU가 지난해 7월 미국과의 '무역 휴전'으로 유예했던 930억 유로(약 135조 원) 규모의 보복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기계공학협회(VDMA) 베르트람 카블라트 회장은 "여기서 물러서면 미국 대통령은 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올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친미 성향으로 알려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조차 트럼프의 이번 도발로 인해 기존의 유화적 태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확실성이 관세보다 무섭다"…투자·고용 '올스톱' 경제 전문가들은 당장의 관세율보다 '예측 불가능성'이 세계 경제의 숨통을 조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카고대 스티븐 덜로프 교수는 "트럼프의 전례 없는 결정들은 동맹국들의 신뢰를 돌이킬 수 없이 훼손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은 성장의 적"이라고 일갈했다. 실제로 기업 현장은 이미 마비 상태다. CNN에 따르면 많은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 탓에 2025년부터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조셉 파우디 교수는 "공장이 지어지지 않는 진짜 이유는 관세 때문이 아니라, 내일 관세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글로벌 매크로 부문장은 이번 조치로 유럽 국내총생산(GDP)이 0.25%포인트(p) 증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자도생의 시대…미국을 떠나는 동맹들 트럼프발(發) 각자도생은 글로벌 공급망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더 이상 미국만 바라보지 않는다. 캐나다는 최근 중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산 전기차(EV) 관세를 완화했으며, EU는 25년을 끌어온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무역 협정을 타결지었다. 트럼프의 이번 조치가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U는 국경이 없어 특정 국가(8개국)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독일이나 프랑스 제품이 다른 EU 국가를 통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파우디 교수는 "그린란드를 얻겠다고 가장 중요한 동맹들을 적으로 돌리는 역설적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미국의 수출 경쟁력만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Editor’s Note] '설마'가 '현실'이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특징은 '거래(Deal)'를 위해서라면 동맹의 가치도, 시장의 논리도 가차 없이 폐기한다는 점입니다. 그린란드라는, 21세기에는 상상하기 힘든 영토 매입 이슈를 지렛대로 우방국들의 경제를 인질로 삼는 모습은 국제 질서가 '야생의 시대'로 회귀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이라고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유럽을 향한 '통상 바주카'의 포구는 언제든 한국의 반도체와 자동차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특히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지금, 기업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생존 전략을 짜야 합니다. 금값이 온스당 4600달러를 넘는 광풍은 단순한 투기 수요가 아니라, 무너지는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에 대한 시장의 조종(弔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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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그린란드'가 쏘아올린 무역전쟁 공포⋯"20년 내 가장 미친 시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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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美 법원, 트럼프 해상풍력 제동⋯'안보 위협' 주장 잇따라 기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온 해상풍력 억제 정책이 연방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며 중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해상풍력 발전 단지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논리를 앞세웠지만, 세 곳의 연방 법원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정책 집행의 한계가 분명해졌다. 지난주 연방 판사 3명은 뉴잉글랜드, 뉴욕, 버지니아 연안에서 추진 중인 수십억 달러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해 공사 중단 명령을 해제하고 공사 재개를 허용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판사였다. 해당 프로젝트들은 미 내무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공사를 중단시키려 했던 사업들이다. 의회가 지난해 풍력 인센티브를 대폭 축소하고, 행정부가 인허가 절차를 강화하는 등 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에 대한 압박을 이어온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정책 전략에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해석된다. 특히 '국가안보'라는 광범위한 프레임을 앞세워 이미 진행 중인 민간 투자를 중단시키려 한 시도가 사법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주당과 해상풍력 지지 진영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대형 프로젝트들의 최종 운명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캘리포니아주 출신 민주당 하원의원 스콧 피터스는 "이번 결정은 행정부 조치가 불법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다는 기존의 우려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해상풍력에 대한 강한 반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다. 그는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석유업계 관계자 회의에서 "풍력 터빈이 더 이상 건설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해상풍력을 "실패한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대변인도 풍력 발전을 "세기의 사기"라고 규정하며, 공사 중단 조치가 '미국 우선'과 국가안보 보호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지난해 12월,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던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 5곳의 임대 계약을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전면 중단시켰다. 이들 사업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망에 청정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전략의 핵심으로 승인된 프로젝트였다. 다만 내무부는 구체적인 안보 우려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해당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기업들은 이미 수십억 달러가 투입됐고, 설치 선박과 공정 일정이 정밀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을 들어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역시 긴급성을 감안해 신속한 판단을 내렸다. 또 다른 해상풍력 프로젝트 1건에 대한 항소 심리는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이다. 법원들은 공통적으로 행정부가 제시한 안보 논리가 구체성과 긴급성을 결여했다고 판단했다. 뉴욕주 엠파이어 윈드 사건을 담당한 칼 니컬스 판사는 정부가 사업자 측의 핵심 주장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고, 레볼루션 윈드 사건을 심리한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내무부 장관의 언론 발언이 안보보다는 비용과 환경 영향 등 다른 사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판단했다. 버지니아주에서 도미니언 에너지가 추진 중인 '코스털 버지니아 해상풍력(CVOW)' 사업에 대해서도 법원은 공사 재개를 허용했다. 재판부는 국가안보 위험이 중단 명령을 정당화할 만큼 '임박하고 중대한 수준'이라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환경정책의 핵심 축인 '반(反)기후·친(親)화석연료' 노선의 실행력이 사법부 앞에서 제약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축소하고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억제하는 대신, 천연가스와 원자력 같은 기저전원을 중심에 두는 에너지 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행정부 권한만으로 이미 승인되고 상당 부분 진행된 프로젝트를 일방적으로 되돌리는 데에는 제도적 한계가 존재함을 확인시켰다. 다만 이번 판결이 해상풍력 산업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 결정으로 공사는 재개됐지만, 행정부가 향후 다른 인허가 절차나 환경영향 재검토, 멸종위기종 보호 논리 등을 통해 추가적인 제동을 시도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너지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사업자들에게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책 리스크를 더욱 부각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해상풍력 제동이 '완전한 차단'에는 실패했지만, 투자 심리에는 상당한 흔적을 남겼다고 평가한다. 정권 변화에 따라 에너지 정책이 급격히 뒤바뀔 수 있다는 인식이 강화되면서, 자본 집약적인 해상풍력 산업에 대한 금융권과 투자자들의 접근이 더욱 신중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환경정책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책 의지는 강경하지만, 법적 정당성과 행정 절차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사법부의 제동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가까스로 공사를 이어가게 됐지만, 미국 에너지 전환 정책을 둘러싼 정치·사법적 충돌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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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美 법원, 트럼프 해상풍력 제동⋯'안보 위협' 주장 잇따라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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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9)] 블랙홀 주변 시공간 흔들림 첫 포착⋯아인슈타인 예측 100년 만에 실증
- 천문학자들이 회전하는 블랙홀 인근에서 시공간 자체가 흔들리는 현상을 처음으로 직접 관측했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보도했다. 별이 블랙홀에 의해 파괴되는 극적인 순간에 포착된 이번 발견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예측한 핵심 효과를 실증적으로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관측이 극히 어려운 우주 현상을 추적해온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돌파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과 영국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빠르게 회전하는 블랙홀이 만들어내는 시공간의 소용돌이 왜곡을 최초로 직접 검출했다고 밝혔다. 회전 블랙홀이 시공간을 끌어당기는 '프레임 드래깅' 이 현상은 '렌즈–시링 프리세션(Lense–Thirring precession)'으로 불리며, 일반적으로 '프레임 드래깅(frame-dragging)'으로 알려져 있다. 회전하는 블랙홀이 주변 시공간을 비틀어 끌어당기면서 인근의 물질과 천체 궤도가 서서히 흔들리는 효과를 뜻한다. 연구는 중국과학원 산하 국가천문대가 주도했으며, 영국 카디프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초대질량 블랙홀에 접근했다가 파괴된 별의 흔적을 관측한 '조석파괴사건(TDE)' 천체인 AT2020afhd를 집중 연구했다. 별의 붕괴가 드러낸 회전 원반과 제트의 동조 흔들림 별이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에 찢겨나가면서 잔해는 블랙홀 주변에 빠르게 회전하는 원반을 형성했고, 동시에 물질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분출되는 강력한 제트가 방출됐다. 연구진은 X선과 전파 신호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분석한 결과, 원반과 제트가 함께 흔들리는 '공동 프리세션' 현상을 확인했다. 이 흔들림은 약 20일 주기로 반복됐으며, 이는 회전 블랙홀이 시공간을 비틀어 만드는 프레임 드래깅 효과의 명확한 관측 신호로 해석됐다. 한 세기 전 예측, 관측으로 입증되다 이 효과의 개념은 1913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처음 제시했고, 1918년 렌즈와 시링이 수학적으로 정식화했다. 이번 관측은 일반상대성이론의 주요 예측을 실증적으로 확인하는 동시에, 블랙홀의 회전 속도와 물질 유입 과정, 제트 생성 메커니즘을 연구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동 저자인 카디프대 코시모 인세라(Cosimo Inserra) 박사는 "이번 연구는 회전하는 블랙홀이 시공간을 끌어당긴다는 프레임 드래깅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했다"며 "100년 넘게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예측을 실제 관측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물리학자들에게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AT2020afhd는 기존에 연구된 조석파괴사건과 달리 단기적인 전파 신호 변동을 보였고, 이는 단순한 에너지 방출로 설명되지 않았다"며 "이 점이 시공간 왜곡 효과를 확신하게 만든 결정적 단서였다"고 설명했다. X선·전파 망원경으로 포착한 시공간의 흔들림 연구진은 프레임 드래깅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닐 게럴스 스위프트 천문대(Swift)의 X선 자료와 미국 칼 G.얀스키 초대형전파망원경(VLA)의 전파 관측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여기에 전자기 분광 분석을 통해 블랙홀 주변 물질의 구조와 성질을 규명함으로써, 관측된 현상이 이론적 예측과 부합함을 확인했다. 인세라 박사는 "회전하는 블랙홀이 시공간을 끌어당기는 과정을 실제로 관측함으로써, 그 물리적 작동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회전하는 전하가 자기장을 만드는 것처럼, 거대한 질량을 가진 회전 천체가 중력자기장(gravitomagnetic field)을 형성해 주변 천체의 운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블랙홀 물리학의 이해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우주에서 일어나는 극한 현상을 탐구할 새로운 관측 창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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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69)] 블랙홀 주변 시공간 흔들림 첫 포착⋯아인슈타인 예측 100년 만에 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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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월가 전망] 미국 증시, 트럼프 2기 2년차 앞두고 '고평가 경고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집권 2년차에 접어드는 2026년을 앞두고, 월가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년 연속 강세장을 연출한 미국 증시가 역사적 고평가 국면에서 새해를 맞는 데다, 중간선거(미드텀)를 앞둔 정치·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미 경제지 더모틀리풀은 최근 분석에서 "미국 증시는 통계적으로 가장 비싼 구간 중 하나에서 2026년에 진입했다"며 조정 위험을 경고했다. 실제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실러 주가수익비율(CAPE)은 지난해 말 기준 40배를 웃돌며, 닷컴버블 직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고평가 국면이라는 점에서, 작은 충격에도 지수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런스 역시 2026년을 "축하할 만한 해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런스는 중간선거 해가 대통령 임기 4년 중 증시에 가장 불리했던 시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월가가 제시한 2026년 S&P500 상승 전망치(약 9%대)는 현실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배런스가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는 '약보합', 연간 기준으로는 소폭 하락이다. [미니해설] 월가가 본 2026년…'폭락은 아니지만, 축배도 없다' 155년 통계가 말하는 '비싼 출발선' 더모틀리풀이 가장 먼저 짚은 위험 신호는 밸류에이션이다. 미국 증시는 통계적으로 보기 드문 '비싼 가격'에서 2026년을 맞는다. S&P500의 실러 주가수익비율(CAPE)은 지난해 말 기준 40배를 넘어섰다. 1871년 이후 장기 평균(약 17배)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으로, 닷컴버블 직전 이후 가장 높은 구간이다. 실러 CAPE는 단기 고점이나 폭락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이 지표가 30배를 크게 상회했던 국면은 모두 이후 상당한 조정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경고등 역할을 해왔다. 대공황 직전, 2000년 닷컴버블, 그리고 현재가 그 사례다. 조정 폭은 제각각이었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적은 없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대목이다. 이 같은 고평가 국면의 본질적 위험은 상승 여력의 제한이다. 실적이 예상보다 조금만 빗나가거나, 정책·지정학적 변수가 불거질 경우 주가가 이를 흡수할 완충 장치가 약해진다. 월가에서는 "고평가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고평가 상태에서 투자자들의 낙관이 굳어지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26년은 기대보다 실망에 더 민감한 출발선에 서 있다는 의미다. 중간선거 해의 법칙, 정치가 변동성을 키운다 두 번째 변수는 대통령 임기 중 가장 변동성이 컸던 중간선거(미드텀) 해라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미드텀 해는 S&P500이 연말 기준으로 상승 마감한 비율이 50% 초반에 그쳤고, 평균 수익률도 다른 해보다 현저히 낮았다. 반면 연중 최대 낙폭은 가장 컸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다. 의회 권력 구도가 흔들릴 수 있고, 행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도 약해진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 '정책 공백'과 '방향성 불확실성'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배런스는 "대통령 임기 동안 긍정적인 정책 효과는 대체로 첫해에 가격에 반영되고, 그 다음 해에는 피로감이 누적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역시 이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2017년 강세 이후 2018년에는 무역 갈등과 긴축 우려가 겹치며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배런스는 트럼프 2기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특히 관세와 통상 정책이 다시 전면에 등장할 경우, 시장은 '정책 효과'보다 '부작용'을 먼저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더모틀리풀은 여기에 한 가지 통계를 더 얹는다. 20세기 초 이후 공화당 대통령 재임 기간에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은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는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지만, 투자자 심리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한 역사적 배경이다. AI는 끝나지 않았다…다만 '지수 아닌 종목'의 시간 세 번째 축은 인공지능(AI)이다. 월가의 시각은 분명하다. AI는 끝나지 않았지만, 이전과 같은 '지수 견인 역할'을 계속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배런스는 지난 3년간 대형 기술주가 시장 전반의 약점을 가려왔지만, 2025년부터는 균열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5년 S&P500을 웃도는 성과를 낸 대형 기술주는 소수에 그쳤다. 나머지 기업들은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수익성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AI'라는 단어만으로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2026년의 AI 국면은 '선별의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AI 투자가 실질적인 현금 흐름과 실적으로 연결되는 기업과, 과도한 설비 투자로 재무 부담이 커지는 기업 간 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수는 정체되더라도 개별 종목 간 변동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통화 정책도 변수 여기에 경기 변수도 얽혀 있다.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시장은 초기에는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겠지만 곧바로 인플레이션과 통화 정책 문제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거나, 반대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중앙은행의 신뢰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시장에는 부담이다. 월가가 보는 2026년은 단순한 약세장도, 낙관적 강세장도 아니다. 고평가 상태에서 정치 변수와 산업 구조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는 '난이도 높은 해'에 가깝다. 지수 전체의 방향성에 베팅하기보다는, 변동성 확대를 전제로 한 리스크 관리와 종목 선별이 성과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월가의 경고는 단순하다. 폭락은 아닐 수 있지만, 축배를 들 환경도 아니다. 고평가·정치 변수·AI 구조 변화라는 세 가지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2026년은, 상승보다 관리와 선별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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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월가 전망] 미국 증시, 트럼프 2기 2년차 앞두고 '고평가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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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마하의 현인' 공식 퇴임⋯버핏이 남긴 1조 달러 제국의 운명
-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자본주의의 가장 정결한 복음을 전파해온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95)이 마침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1965년 쓰러져가던 섬유업체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이래, 그는 단순한 수익률을 넘어 '가치 투자'라는 철학적 이정표를 전 세계 투자자들의 가슴에 심어왔다. 월스트리트의 탐욕 대신 메인스트리트의 상식을 선택했던 한 시대의 거인이 퇴장하면서, 이제 시장의 시선은 1조 달러(약 1400조 원) 규모의 거대 함선을 이어받을 후계자 그레그 아벨(63)과 버핏 없는 버크셔의 생존 가능성으로 향하고 있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12월 31일(현지 시각)을 끝으로 CEO직에서 공식 퇴임한다. 1965년 경영권을 장악한 지 60년 만이다. 버핏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되, 실질적인 경영 지휘봉은 2026년 1월 1일부로 그레그 아벨 비보험 부문 부회장에게 넘겨준다. 버핏은 재임 기간 동안 버크셔의 주가를 5,500,000% 이상 끌어올리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수익률(39,000%)을 압도하는 수치다. 현재 버크셔는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에서 11번째로 가치 있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신임 CEO 그레그 아벨은 2018년부터 에너지, 철도 등 비보험 부문을 총괄해온 인물로, 버핏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아온 전략가다. 하지만 그는 버핏이 남긴 3820억 달러(약 55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 더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해묵은 과제와, 성장 정체 우려라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미니해설] 거인의 퇴장과 제국의 계승: 버크셔는 '버핏 없이' 영원할 수 있는가 ① 114달러에서 1,500억 달러까지…'자본가'의 일생 워런 버핏의 전설은 1942년, 11살의 소년이 저축한 114.75달러로 시티즈 서비스(Cities Service) 주식을 사면서 시작됐다. 그는 2018년 주주 서한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나는 자본가가 되었고, 기분이 좋았다(I had become a capitalist, and it felt good)"고 적었다. 그의 투자 철학은 단순하지만 강력했다. "아는 것에만 투자하라"는 원칙 하에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실물 경제의 근간이 되는 기업들을 사들였다. 버핏은 1996년 주주들에게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주식을 소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수료가 최소화된 인덱스 펀드를 통하는 것"이라고 조언하며 대중적인 투자 지침을 제시했다. 비록 기술주에 대해서는 보수적이었으나, 2016년 애플 투자를 결정하며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승부사 기질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애플은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보유 종목이다. ② '위기 시 구원투수'이자 '기부의 상징'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버핏은 미국 경제의 최후 보루였다. 골드만삭스, GE 등 벼랑 끝에 몰린 기업들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시스템 붕괴를 막았다. 당시 그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정부가 은행에 직접 자금을 투입해 시스템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제안하며 위기 극복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의 영향력은 부의 축적에만 머물지 않았다. 2010년 '기부 약속(The Giving Pledge)'을 출범시키며 재산의 사회 환원을 선포했다. 지금까지 60억 달러 이상(약 8조 6000억 원)을 기부한 그는 "돈은 나에게 전혀 유익하지 않고 아무런 효용이 없지만, 전 세계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효용을 가질 수 있다"는 명언을 남기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했다. ③ 후계자 그레그 아벨의 과제 '현금 더미'와 '성장판' 버핏의 경영권을 물려받는 그레그 아벨은 스승보다 훨씬 더 '실무형' 관리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미 2018년부터 버크셔의 비보험 사업을 총괄하며 능력을 검증받았다.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캐시 세이퍼트는 "그레그의 관리 스타일이 조직을 더 체계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그것이 성과에 도움이 된다면 투자자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벨 앞에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 놓여 있다. 우선 3820억 달러(약 550조 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처리하는 문제다. 버핏조차 적당한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해 쌓아둔 이 자금에 대해 주주들은 배당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아지트 자인(74)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의 고령화와 토드 콤스 등 주요 인력의 이탈에 따른 조직 안정화도 시급한 과제다. ④ 버핏 없는 버크셔, '시스템'으로 증명할 때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버크셔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 철도(BNSF), 보험(Geico), 에너지 등 경기 흐름과 함께 움직이는 강력한 현금 창출원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체크 캐피털의 매니징 디렉터 크리스 발라드는 "버크셔의 사업들은 거의 스스로를 돌볼 수 있을 정도"라며 "버핏의 부재는 임박한 단계에 접어들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펼쳐질 새로운 단계를 기대하고 있다"고 신뢰를 보냈다. 버핏은 떠나지만, 그가 구축한 분권화된 경영 문화와 장기 투자 원칙은 버크셔의 DNA로 남았다. 버핏은 퇴임 후에도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 조언을 건넬 계획이다. '오마하의 현인'이 60년간 공들여 지은 이 거대한 성곽이 주인이 바뀐 뒤에도 시장의 풍파를 견뎌내며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을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로 쏠리고 있다. '관리의 아벨', 버핏의 제국을 '시스템'으로 재편하다 워런 버핏이라는 거대한 서사(敍事)가 막을 내린 자리에, 그레그 아벨(63)이라는 정교한 시스템이 들어섰다. 버핏이 특유의 직관과 통찰로 '예술'에 가까운 투자를 집행해왔다면, 아벨은 철저한 실무 장악력과 수치에 기반한 '공학적' 경영을 지향한다. 40만 명에 달하는 직원과 1조 달러의 자산 가치를 지닌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휘봉을 잡은 그가 보여줄 '아벨주의(Abelism)'는 버핏의 유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비대해진 제국을 현대적 관리 체계로 최적화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새로운 수장 그레그 아벨이 취임과 동시에 조직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벨 CEO는 최근 넷젯(NetJets)의 CEO 아담 존슨을 소비자·서비스·소매 부문 총괄 책임자로 임명하며, 버크셔의 방대한 자회사를 크게 세 가지 핵심 축으로 재편했다. 아벨은 기존에 자신이 직접 챙기던 제조, 유틸리티, 철도 사업은 계속 관리하되, 소비자 부문을 존슨에게 위임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 이는 버핏 시절의 '완전 분권화'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보고 체계를 명확히 하여 관리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월가는 아벨이 보여줄 '적극적인 관리자'로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캐시 세이퍼트는 "그레그의 관리 스타일이 조직을 좀 더 체계적으로 다듬어줄(button things up)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러한 변화가 실적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시장은 열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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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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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마하의 현인' 공식 퇴임⋯버핏이 남긴 1조 달러 제국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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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14)] 신경계 닮은 로봇 피부 현실화⋯스파이크 신호로 감각 처리
- 신경계의 정보 전달 방식을 모방한 '뉴로모픽(neuromorphic, 신경모사형)' 인공 피부 기술이 로봇 분야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감각 신호를 연속적인 수치 데이터가 아닌 신경 활동과 유사한 '스파이크(spike)' 신호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차세대 로봇 제어 기술로 주목받는다. 중국 연구진은 최근 압력 감지를 중심으로 한 뉴로모픽 로봇 전자피부(e-skin)를 개발했다고 아르스 테크니카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기술은 인간 피부의 신경계가 자극을 감지하고 처리하는 원리를 참고해, 압력 정보뿐 아니라 자극의 위치와 손상 여부까지 스파이크 신호를 통해 전달·통합하도록 설계됐다. 해당 내용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PNAS)에 게재됐다. 연구진이 구현한 인공 피부는 유연한 고분자 소재 위에 압력 센서를 내장한 구조로, 각 센서에서 발생한 신호는 짧은 전기 펄스 형태의 스파이크로 변환된다. 이 스파이크는 빈도, 크기, 길이, 파형 등의 조합을 통해 압력의 강도와 센서 위치를 동시에 표현한다. 특히 스파이크 발생 빈도를 압력 세기 전달의 핵심 수단으로 삼은 점은 생물학적 신경계와 유사한 접근이다. 또한 각 센서는 일정 주기로 '정상 작동 중'임을 알리는 신호를 보내며, 이 신호가 사라질 경우 시스템은 센서 손상이나 이상 상태로 인식한다. 이를 통해 로봇은 단순한 촉각 인식을 넘어, 특정 부위의 손상이나 과도한 압력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이 신호들은 피부 바로 아래 단계에서 1차적으로 처리된다. 압력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통증 신호'에 해당하는 스파이크 패턴이 생성돼 상위 제어 시스템으로 전달되며, 이 과정에서 즉각적인 반사 반응도 가능하다. 실제 실험에서 연구진은 인공 피부를 장착한 로봇 팔이 손상 위험 수준의 압력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팔을 움직여 회피 동작을 수행하도록 구현했다. 상위 제어 단계에서는 여러 센서에서 들어온 신호를 통합·필터링해 보다 복합적인 반응을 유도한다. 동일한 시스템을 적용한 로봇 얼굴은 팔에 가해지는 압력 강도에 따라 표정을 변화시키는 동작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 기술은 생물학적 신경계를 그대로 재현한 것은 아니다. 실제 인간의 신경계는 신체 전체에 대한 공간 지도를 유지하며 감각 정보를 처리하지만, 이번 인공 피부는 스파이크 신호의 특성 조합을 통해 위치 정보를 부호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연구진 역시 이를 '완전한 신경 모사'라기보다는 생물학적 원리를 차용한 공학적 설계로 설명하고 있다. 현재 구현된 감각은 압력에 한정돼 있으며, 온도나 화학 자극 등 다양한 감각을 처리하려면 병렬적인 신호 처리 체계가 추가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이크 기반 뉴로모픽 프로세서는 신경망 구동 시 전력 소모가 매우 적어,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제어와의 결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뉴로모픽 로봇 전자피부(NRE-skin)'로 명명했다. 손상 시에는 자석식 결합 구조로 개별 피부 모듈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실용성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로봇이 외부 환경을 보다 섬세하고 효율적으로 인식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잎서 일본 도쿄대 과학자들은 2024년 6월 살아 있는 인간 피부의 세포 조직을 복재해 로봇 얼굴에 붙여 웃는 모습이 사람과 같은 로봇을 개발했다. 당시 연구팀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인공 피부가 진짜 사람 피부처럼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상처가 나거나 심지어 잘려도 스스로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생물학적 신경계에서 영감을 받은 스파이크 기반 정보 처리 방식이 향후 에너지 효율적인 지능형 로봇 기술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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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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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14)] 신경계 닮은 로봇 피부 현실화⋯스파이크 신호로 감각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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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0)] 미국 연안 해수면 상승 속도, 지난 한 세기 동안 두 배 가속
- 미국 연안의 해수면 상승 속도가 지난 한 세기 동안 두 배 이상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국 해안의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지 않았다는 최근 일부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분석이다. 미국지구물리학연합(AGU) 학술지 AGU 어드밴시스(Advance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본토 연안을 따라 관측된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00년대 초 연평균 2㎜ 미만이었으나, 2024년 기준 연 4㎜를 넘어섰다고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약 125년간 누적 상승 폭은 약 40㎝(16인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의 물리해양학자 크리스 피에커치는 "미국 연안 해수면이 장기 평균을 넘어 명백한 가속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해수면 변화는 연안에 설치된 조위계(tide gauge)를 통해 측정된다. 조위계는 해수면이 육지에 대해 얼마나 상승하는지를 기록하는 장치로, 일부 지역에서는 100년 이상 축적된 관측 자료가 존재한다. 다만 개별 관측 지점은 지반 침강이나 융기, 해류, 폭풍, 기압 변화 등 지역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어 전체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피에커치 연구팀은 이러한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본토 연안을 따라 30년 이상 관측 기록을 보유한 조위계 70곳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이를 통해 지역적 변수를 상쇄하고 국가 차원의 해수면 변화 추세를 도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7월 미국 에너지부(DOE)가 발표한 보고서와 대비된다. 당시 DOE는 5개 조위계 자료를 근거로 미국 해수면 상승 속도가 장기 평균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에커치는 해당 지점들이 루이지애나주 그랜드아일, 텍사스주 갤버스턴 등 지반 침강 영향이 큰 지역에 집중돼 있어 전국적 경향을 설명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연구는 지반 침강이 특정 지역에서 해수면 상승을 과장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으나, 미국 전 연안에서 동시에 관측되는 가속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반 운동은 대체로 장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진행되며, 최근 수십 년간 나타난 급격한 상승 추세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피에커치는 미국 연안의 해수면 상승 가속이 해수 온난화에 따른 열팽창과 빙하·빙상 손실이라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별된 소수 관측치만으로 해수면 상승 가속을 부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득력이 없다"며 "전체 관측 자료를 종합하면 미국 연안 해수면이 분명히 가속 경로에 올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수면 상승이 빨라질수록 연안 지역은 더 높은 기준선에서 침수 위험에 노출된다. 만조 시 해수가 더 깊숙이 유입되고, 폭풍이나 허리케인 피해도 증폭된다. 도로와 주택 침수 빈도가 높아지고, 습지는 소실 압박을 받으며, 담수 자원은 염수 침투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연구는 과거 평균에 기초한 연안 관리 기준이 더 이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안의 해수면 상승은 멈추지 않았으며, 그 속도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연안 도시 계획과 인프라 정책은 이러한 변화 속도를 전제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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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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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0)] 미국 연안 해수면 상승 속도, 지난 한 세기 동안 두 배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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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6)] 하버드 연구진, 기후 변화와 미국 산불 연관성 밝혀
- 미국 서부 지역에서 산불과 이에 따른 유해 연기 노출이 지난 30여 년간 급증한 배경에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건강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PM2.5) 노출의 거의 절반이 기후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이 정량적으로 확인됐다. 과학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과 웹사이트 Phys.에 따르면 하버드대 공학·응용과학대(SEAS) 연구진은 1990년대 초 이후 미국 서부 산림에서 발생한 전체 산불 피해 면적 가운데 60~82%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건조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중부·남부 지역에서도 기후변화 기여도는 33%에 달했다. 이를 종합하면 1997~2020년 미국 전체 산불 배출량의 평균 65%가 인간 유발 온난화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해당 내용은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기후변화가 키운 산불 연기…"유해 연기 노출의 절반, 인간 유발 온난화 영향" 연구진은 특히 산불 연기 중에서도 인체에 가장 위험한 초미세먼지(PM2.5)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1997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서부에서 관측된 유해 산불 연기의 약 절반이 기후변화로 설명됐으며, 2010~2020년 기간으로 한정하면 기후변화가 초미세먼지 증가분의 58%를 차지했다. 이 연구는 기후 관측 자료, 머신러닝 분석, 대형 기후모형, 화학수송모델(GEOS-Chem)을 결합해 산불 활동과 연기 노출의 원인을 다각도로 추적했다. 공장 등 기존 오염원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은 같은 기간 44% 감소했지만, 산불 연기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해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특히 북부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워싱턴·아이다호 일부 지역에서는 2010~2020년 동안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연기가 전체 PM2.5의 44~6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지역 주민의 경우 호흡한 초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이 산불 연기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로레타 미클리 하버드대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의 목적은 기후변화가 서부 지역 산불 연기 노출을 얼마나 증폭시켰는지를 정량적으로 밝히는 데 있었다"며 "토지 관리와 산불 대응 방식 전반을 재검토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20세기 동안 이어진 산불 억제 정책이 숲의 연료 축적을 키워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욱 증폭시켰는지도 추가로 분석할 계획이다. 계획적 소규모 소각(처방 화재·prescribed burning) 등 선제적 산림 관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산불이 기후를 식힌다?"…상층 대기 연기, 기존 기후모형의 빈틈 드러내 또한 산불이 단순히 지표를 태우는 데 그치지 않고, 대기 상층까지 도달해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실측을 통해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일부 초대형 산불은 자체적인 기상 현상을 만들어 연기를 성층권 가까이까지 끌어올리며, 이 연기가 오히려 대기를 냉각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뉴멕시코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직후 형성된 연기 구름을 고고도 항공기로 직접 관측한 결과, 기존 기후모형에 반영되지 않은 대형 연기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22년 6월, 산불 발생 닷새 뒤 NASA의 고고도 항공기 ER-2를 투입해 지상 약 14.5㎞ 상공의 연기층을 통과하며 입자 크기와 농도, 화학적 조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연기 입자의 크기가 약 500나노미터로, 일반적인 저고도 산불 연기 입자의 두 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층 대기에서는 공기 혼합이 매우 느려 입자들이 오랜 시간 밀집 상태로 유지되며 응집(coagulation)이 효율적으로 일어난 결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렇게 커진 입자들은 태양복사 에너지의 반사율을 크게 높여, 저고도 연기보다 30~36% 많은 복사 에너지를 우주로 되돌려 보내는 냉각 효과를 나타냈다. 이번 발견은 현재의 기후모형이 상층 대기 산불 연기의 물리적 특성과 복사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대형 연기 입자가 국지적 대기 가열이나 제트기류 변화 등 복합적인 기후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자인 존 다이케마 하버드대 연구원은 "상층 대기 산불 연기가 기후 시스템에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며 "다만 기존에 고려하지 않았던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더 많은 실측 자료를 통해 산불 연기의 장기적인 기후 영향과 기상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산불이 기후변화의 결과일 뿐 아니라, 다시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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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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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6)] 하버드 연구진, 기후 변화와 미국 산불 연관성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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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2)]美 해안 유해시설 5,500곳, 해수면 상승으로 홍수 위험
-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향후 수십 년 내 미국 내 수천 곳의 유해 산업시설에 심각한 홍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연구진은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논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높은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2100년까지 미국 전역의 5500곳 이상 유해시설이 '100년에 한 번' 규모의 홍수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시설은 하·폐수 처리장, 석유·가스 정제소, 유독 폐기물 처리장, 방위산업 관련 부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3800곳은 2050년 이전에도 침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조사 대상은 미국 23개 연안 주와 푸에르토리코의 약 5만 개 산업·오염 시설이었다. 가장 위험이 높은 주로는 플로리다, 뉴저지, 캘리포니아, 루이지애나, 뉴욕, 매사추세츠, 텍사스 등 7개 주가 꼽혔다. 전체 위험 시설의 약 80%가 이들 지역에 집중돼 있다. 연구를 이끈 라라 커싱 UCLA 교수는 "허리케인 카트리나(2005), 하비(2017)처럼 대형 폭풍으로 산업시설이 침수돼 독성 화학물질이 유출된 사례가 이미 있었다"며 "기후 변화로 이런 사건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저지대 해안에 밀집한 석유 정제 및 저장시설은 원유 유출뿐 아니라 화학물질 확산 위험이 높아, 공공보건과 인근 지역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사회적 취약계층일수록 홍수 위험 지역 근처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다고 분석했다. 저소득층, 유색인종, 차량 접근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유해 시설 인근에 집중돼 있어, 해수면 상승이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제5차 국가기후평가'에 따르면, 2050년까지 미 해안의 평균 해수면은 8~12인치(약 20~30cm), 멕시코만 서부 지역은 최대 16인치(약 40cm)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커싱 교수는 "과거 배출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상당 부분은 이미 되돌릴 수 없지만, 온실가스 감축과 대비책 마련을 통해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다"며 "기존 오염 부지의 정화 계획과 토지 이용 정책, 재난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연구자인 레이철 모렐로-프로시 UC버클리 교수는 "기후 변화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취약 지역 사회가 필수 정보와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 배출량을 줄이면 세기말까지 위험에 처한 지역이 약 300곳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https://abcnews.go.com/US/thousands-toxic-sites-us-risk-flooding-coming-decades/story?id=12763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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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82)]美 해안 유해시설 5,500곳, 해수면 상승으로 홍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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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6)] 지구에 새 '미니 문' 포착⋯소행성 2025 PN7, 50년간 공궤도 동행
- 지구에 달 이외에 새로운 '미니 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지구와 궤도 주기를 공유하는 새로운 '준위성(quasi-moon)'이 포착됐다고 밝혔다고 어스닷컴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름 약 19m(62피트)에 불과한 소형 소행성 '2025 PN7'이 지구와 거의 같은 궤도로 태양을 돌며 향후 약 50년 동안 지구 인근을 동행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발견은 하와이의 판 스타스(Pan-STARRS) 탐사 프로그램이 올해 8월 실시한 야간 관측 자료에서 확인됐다. 이 소행성은 미약한 밝기 탓에 기존 탐사망에서 포착되지 않았으나, 연속 관측과 궤도 계산을 통해 지구와 동일한 공전주기를 가진 준위성임이 확인됐다. 준위성은 지구의 중력에 포획된 '진짜 달'은 아니지만, 태양을 도는 궤도가 지구와 극히 유사해 오랜 기간 지구 인근을 맴도는 천체를 말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국제천체연맹(IAU) 산하 소행성센터(MPC)는 2025 PN7의 궤도 해석을 공식 등록하며 "지구와 일종의 공전 '동작'을 수행하는 천체"라고 설명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폴 초다스 소장은 "이 소행성은 지구와 궤도를 공유하는 작은 우주적 '댄서'"라며 "지구 중력에 묶인 것은 아니지만 궤도 공명(Mean Motion Resonance, 두 천체가 간단한 숫자적 비율로 회전을 완료하는 궤도 배열) 현상으로 장기간 지구 근처를 이동한다"고 말했다. 모의 실험 결과, 태양 복사압과 미세한 중력 교란에도 불구하고 2025 PN7의 공명 궤도는 2083년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영구적 관계가 아니며 향후 태양·행성의 영향에 의해 점차 지구 궤도권에서 이탈할 것으로 전망된다. 준위성 연구는 천체 동역학 모델 검증뿐 아니라, 미래 소행성 탐사선의 항법·랑데부 기술 시험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앞서 지구의 또 다른 장기 준위성 '카모오알레와(Kamo' oalewa)'에서는 달 기원 물질과 유사한 성분인 규산염이 확인되며 태양계 충돌사 역사 연구의 열쇠로 주목받아 왔다. 판 스타스 천문대가 2016년 발견한 카모오알레와는 대관람차 크기의 작은 준위성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피에 따르면 이 준위성은 약 1세기 동안 미니 문 상태를 유지해왔으며, 향후 300년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봄 중국은, 2026년 여름 카모오알레와에 도착 예정인 탐사선 텐원 2호(Tianwen-2)를 파견했다. 이 탐사선은 암석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복귀할 계획이다. 이 준위성은 지구와 태양을 거의 같은 궤도로 도는 독특한 천체로, 달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NASA는 "2025 PN7은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대기권 진입 가능성도 없다"며 "이번 발견은 지구 주변 소천체 환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최근 망원경 기술의 발달로 2025 PN7과 같은 작은 천체를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칠레 세로 파초산 정상에 세워진 새로운 베라 C. 루빈 천문대의 초강력 광시야 관측 망원경(Large Synuptic Survey Telescpoe, LSST) 등 최첨단 장비를 이용하면 앞으로 지구의 준 위성이 더 많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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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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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6)] 지구에 새 '미니 문' 포착⋯소행성 2025 PN7, 50년간 공궤도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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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구글 등 빅테크 EU AI 규제 완화에 유럽 데이터센터 투자 러시
-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대형 기술기업들이 잇달아 유럽에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에 나섰다. 로이터통신과 닛케이(日本經濟新聞)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알파벳 자회사 구글은 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9년까지 독일의 AI 기반 시설 등에 55억 유로(약 9조3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의 하나로 구글은 독일 경제의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 인근 도시 디첸바흐에 새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역시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있는 2023년 개장 하나우 데이터센터도 확장하기로 했다. 구글은 이렇게 구축된 클라우드가 데이터 역외 반출 금지 등 유럽의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은 독일 에너지 기업 엔지(Engie)에서 청정에너지 전기를 구매해 공급할 계획이다. 구글은 엔지와 탄소중립에너지(CFE)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등 육상·해상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구글의 독일 사업장은 2026년까지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 비율을 85%까지 늘릴 수 있다고 구글은 내다봤다. 구글은 20세기 초 독일 우정청으로 사용된 자사의 뮌헨 사무소 '아르눌프포스트'를 확장하고,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 사무소도 확대하기로 했다. 구글은 이번 투자의 독일 GDP 기여분이 연평균 10억1600만 유로(약 1조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일자리도 9천 개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이번 구글의 투자에 대해 "독일을 사업 거점으로 삼는 진정 중요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클링바일 부총리는 회견에서 독일 정부가 인프라 관련 기금을 조성했다고 언급했으나, 구글의 이번 투자에는 국가 보조금이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리스본에서 남쪽으로 150㎞ 떨어진 포르투갈 항구도시 시네스에 100억 달러(약 14조6000억 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MS의 이번 투자는 엔비디아와 데이터센터 개발사 스타트캠퍼스, AI 인프라 플랫폼 엔스케일 등과 협력해 이뤄진다. 리스본에서 열린 '웹 서밋 리스본 2025' 콘퍼런스에 참석 중인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이번 투자는 포르투갈이 유럽 내에서 책임감 있고 확장할 수 있는 AI 개발의 기준이 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포르투갈의 대서양 연안이 유럽·아프리카·아메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의 핵심 허브이자 월드와이드웹(WWW)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는 최적의 위치라고 설명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은 최근 앞다퉈 유럽지역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4일 독일 도이체텔레콤과 함께 10억 유로(약 1조6000억 원)를 투자해 세계 최초의 AI 산업단지를 뮌헨에 세운다고 밝혔다. AI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트로픽도 최근 프랑스 파리와 독일 뮌헨에 새 사무소를 신설하고 영국·아이슬란드와 협업을 확대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AI 기업의 지역 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AI 관련 법을 간소화하고 유예 기간을 확대하는 등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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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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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구글 등 빅테크 EU AI 규제 완화에 유럽 데이터센터 투자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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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3)] 우주 팽창, 가속 아닌 '감속' 단계일 수도⋯연세대 연구팀 새 해석 제시
- 한국의 천문학자 팀이 우주 팽창이 '가속'이 아닌 '감속'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25년 넘게 받아들여져 온 '암흑에너지(dark energy)' 주도의 가속 팽창 이론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다. 연세대학교 이영욱 교수 연구팀은 최근 영국 왕립천문학회 학술지 '먼슬리 노티시스 오브 더 로열 애스트로노미컬 소사이어티(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현재 우주는 이미 감속 팽창 단계에 들어섰다"며 "암흑에너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훨씬 빠르게 진화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그동안 '우주 팽창의 표준 촛불'로 사용돼 온 Ia형 초신성이 모항성의 나이에 따라 밝기가 체계적으로 달라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젊은 항성 집단에서 폭발한 초신성은 상대적으로 어둡고, 오래된 집단에서는 더 밝게 보이는 편향(age bias)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연세대 연구팀은 300개 은하를 대상으로 이 효과를 99.999%의 신뢰도로 검증했고, 이 편향을 보정하자 초신성 데이터는 더 이상 기존의 ΛCDM(람다-CDM) 우주모형과 일치하지 않았다. 대신 "암흑에너지가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모형이 훨씬 정확히 부합했다. 이는 우주가 여전히 가속 팽창 중이라는 기존 인식과 달리, 이미 감속기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이영욱 교수는 "이 결과가 확인된다면 암흑에너지 발견 이후 27년 만의 우주론적 패러다임 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미국 애리조나 투손의 DESI(암흑에너지 분광장비) 프로젝트가 제시한 '시간에 따라 진화하는 암흑에너지' 가설과도 맥을 같이한다. DESI는 우주 초기의 음향 진동(BAO)과 우주배경복사(CMB) 데이터를 통해 암흑에너지의 세기가 일정하지 않음을 시사한 바 있다. 연세대 팀은 이러한 편향 보정 후 초신성 데이터와 BAO·CMB 분석을 결합했을 때, 표준 ΛCDM 모형이 '압도적 통계적 유의성으로 기각됐다'고 밝혔다. 즉, 우주는 더 이상 가속하지 않으며 이미 팽창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동 연구자 정철 연구교수와 박사과정 손준혁 연구원은 "현재 진행 중인 '진화 없는(evolution-free)' 검증 실험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칠레 안데스산맥의 베라 루빈 천문대(Vera C. Rubin Observatory)가 2만 개 이상의 초신성 모은하를 관측하면, 훨씬 정밀한 검증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빈 천문대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디지털 카메라를 갖춘 시설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관측에 들어갔다. 이번 연구는 향후 다가올 초신성 관측 데이터와 결합될 경우, 암흑에너지의 본질과 우주의 미래를 규명하는 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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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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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53)] 우주 팽창, 가속 아닌 '감속' 단계일 수도⋯연세대 연구팀 새 해석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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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AI 칩–희토류 교환'이 핵심 변수로 부상
- 미중 무역협상의 돌파구는 인공지능(AI) 칩과 희토류 수출 규제를 상호 완화하는 데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유엔 제네바사무국 중국 부대사를 지낸 저우샤오밍 중국세계화센터(CCG)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저우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인하와 중국의 희토류 통제 완화는 '동전 하나로 다이아몬드를 바꾸려는 격'"이라며, AI 칩·희토류 교환이 사실상 협상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잇따라 중국 기업을 제재하고 수출을 제한한 데 대한 합리적 대응으로 희토류 통제를 정당화했다. 중국은 이달 9일 사마륨·디스프로슘 등 희토류 추가 수출 통제에 나섰고, 12월부터는 중국산 희토류가 0.1%라도 포함된 제품에도 수출 허가를 요구하기로 했다. 미중은 오는 25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제5차 고위급 무역회담을 열고 AI 칩·희토류 교차 규제 완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니해설] AI 칩과 희토류, 미중 무역협상의 '진짜 전장'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테이블에서 다루는 의제는 다양하다. 관세, 대두와 식용유 같은 농산물, 항만 서비스료, 틱톡 매각, 펜타닐 단속, 심지어 핵군축 논의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협상의 중심에는 'AI 칩과 희토류', 이 두 가지 전략 자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유엔 제네바사무국 중국 부대사를 지낸 저우샤오밍 중국세계화센터(CCG)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미중 무역협상의 유일한 해법은 양국이 AI 칩과 희토류 규제를 동시에 완화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완화와 중국의 희토류 철폐는 가치 면에서 균형이 맞지 않는다"며 "AI 칩과 희토류는 상호 교환 가능한 협상 카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초고율 관세, 중국의 '희토류 카드'로 맞불 이번 발언은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0%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직후 나온 중국 내 첫 반응이다. 중국은 바로 전날 희토류 추가 수출통제를 단행하며 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이미 4월 중(重)희토류 7종의 대미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10월에는 사마륨·디스프로슘 등 핵심 희토류를 추가로 통제했다. 특히 12월부터는 중국산 희토류가 0.1%라도 포함된 제품 혹은 중국의 정제·가공 기술이 사용된 제품을 수출하려면 반드시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규제를 예고했다. 저우 연구원은 이를 "미국이 자국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제3국이 중국에 수출할 때 미국의 허가를 요구하는 것과 동일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치 않지만, 미국의 지속적 제재에 반격 의지가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AI 칩 봉쇄'와 중국의 '자원 무기화' 실제로 미국은 지난 2년간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적 수출통제 조치를 취했다. 칩 설계 소프트웨어 판매 제한, 반도체 장비 수출 중단, 중국 기업의 블랙리스트 지정, 항만세·항공 제한 등 다양한 제재가 잇따랐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자국이 절대적 우위를 가진 희토류 공급망을 무기화하고 있다. 희토류는 AI용 칩, 전기차, 풍력발전기, 드론, 스마트폰, 에어컨은 물론 핵잠수함·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 무기 생산의 핵심 소재로, 세계 생산의 약 70% 이상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우려해 호주·캐나다·베트남 등 대체 공급망을 모색하고 있지만, 중국의 정제 기술력과 생산 효율을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희토류-칩 스왑' 가능성…말레이시아 회담이 분수령 미중은 25일부터 나흘간 말레이시아에서 제5차 고위급 무역회담을 열 예정이다. 양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경주 개최)를 앞두고 긴장 완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희토류와 AI 칩의 상호 규제 완화가 타협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회담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미국은 중국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는 미국이 기술 봉쇄를 완화하지 않는 한 중국 역시 희토류 공급을 무기로 대응하겠다는 경고로 읽힌다. '희토류 전쟁'의 파급력…ESG·공급망 안정성 시험대 AI와 전기차 산업이 글로벌 성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희토류는 단순한 무역 품목이 아니라 첨단산업 패권의 근간이 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양국 기업뿐 아니라 한국·일본·EU 등 기술 수입국의 공급망 안정성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강화로 희토류 채굴과 재활용의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어, 중국의 수출 통제가 국제 시장의 자원 가격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AI 패권 경쟁의 다음 전선"으로 본다. 한 국제무역 전문가는 "AI 칩은 21세기의 석유, 희토류는 그 연료"라며 "두 자원을 둘러싼 협상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산업 안보의 주도권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기술,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한 가운데, 말레이시아 회담이 미중 '칩-희토류 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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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AI 칩–희토류 교환'이 핵심 변수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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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7)] 138억년 우주론의 심장 '인플라톤', 그 가설의 종언
- 우주론의 교과서가 반세기 만에 다시 쓰일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우주의 탄생을 설명하는 표준 이론 '빅뱅 이론'의 핵심 가설 '우주 급팽창(cosmic inflation)'의 오랜 숙제를 풀 새로운 모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공동 연구팀은 빅뱅 직후 우주를 부풀린 동력원으로 지목됐던 미지의 입자 '인플라톤(inflaton)' 없이도, 태초의 시공간을 뒤흔든 '중력파(Gravitational waves)'만으로 우주의 기원과 구조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혁신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아인슈타인의 100년 묵은 아이디어를 되살려낸 이 이론은, 오직 중력과 양자역학만으로 우주 창조의 비밀을 풀 수 있음을 증명하며 학계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25년 7월, 미국 물리학회(American Physical Society)가 발행하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피지컬 리뷰(Physical Review)'에는 '인플라톤 없는 급팽창(Inflation without an inflaton)'이라는 제목의 기념비적인 논문 한 편이 실렸다. 바르셀로나 대학교의 라울 히메네스 교수가 이끄는 4인의 과학자팀은 이 논문을 통해 기존 빅뱅 이론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새로운 모델을 제안했다. 이들의 주장은 놀랍고도 명료하고 우아하다. 우주를 지금의 모습으로 빚어낸 창조의 싸앗은 정체불명의 '유령 입자'가 아니라, 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 퍼져나가는 물결처럼 시공간 자체에 새겨진 미세한 파동, 즉 중력파라는 것이다. 우주 표준론의 아킬레스건, '인플라톤' 기존 표준 우주론에 따르면, 약 138억년 전 빅뱅 직후 우주는 1초도 안 되는 눈 깜짝할 사이보다 짧은 찰나에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팽창했다. '우주 급팽창'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현재 우주가 거대 규모에서 놀랍도록 평탄하고 균일한 이유를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가설이었다. 하지만 이 이론에는 치명적인 공백이 있었다. 대체 무엇이 이 상상조차 힘든 팽창을 일으켰는가. 이론의 성립을 위해 여러 변수들이 극도로 정밀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복잡성도 문제였다. 과학자들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인플라톤'이라는 가상의 입자를 무대 위로 불러냈다. 이 입자가 가진 막대한 에너지가 급팽창의 동력원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인플라톤의 존재는 단 한 번도 실험적으로 관측되거나 증명되지 못했고, 현대 우주론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남아있었다. 아인슈타인의 100년 된 유산, 해답을 품다 연구팀은 바로 이 지점에서 과감한 역발상을 시도했다. 증명되지 않는 가상의 존재에 의존하는 대신, 이미 그 존재가 증명된 가장 근본적인 물리 현상에서 답을 찾고자 한 것이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100여년 전 아인슈타인이 예측했던 시공간의 메아리 '중력파'였다. 연구팀은 전통적인 우주론의 틀을 벗어나 양자 물리학의 렌즈로 우주를 들여다봤다. 그 결과 빅뱅 빅후 극도의 혼돈 상태에서 발생한 미세한 중력하들이 서로 간섭하고 상호작용하며 2차효과로 미세한 밀도의 차이를 만들어냈음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 아이디어를 '더시터르 공간(De Sitter space)'이라는 수학적 구조와 연결했는데, 1920년대 아인슈타인과 함께 우주의 구조를 탐구했던 네덜란드 수학자 빌럼 더시터르(Willem De Sitter)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잊혔던 아인슈타인의 유산이 21세기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마치 미세한 잉크 방울이 물에 퍼지며 무늬를 만들듯, 이 작은 밀도 차이가 바로 우주 구조의 씨앗이 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밀도가 조금 더 높았던 곳ㅇ른 중력에 의해 주변 물질을 끌어당겨 별과 은하를 잉태했고, 마침내 장엄한 우주 거대 구조로 성장했다. 연구팀의 모델은 이 과정이 현재 천문학자들이 관측하는 우주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함을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급팽창 이론의 또 다른 난제였던 '팽창의 종료' 문제에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초기 우주의 고유한 불안정성이 급격한 팽창을 자연스럽게 멈추고, 에너지가 입자로 변환되며 오늘날처럼 복사(빛)로 가득한 우주로 순조롭게 전환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가설 없이, 중력과 양자역학만으로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스페인 ICREA의 실험과학 및 수학 연구원 라울 히메네스 박사는 "수십 년간 우리는 한 번도 관측된 적 없는 요소에 기반한 모델을 사용해 초기 우주를 이해하려 노력해왔다"면서, "이번 제안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 단순성과 검증 가능성에 있다. 우리는 추측에 기반한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중력과 양자역학만으로 우주 구조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설명하기에 충분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교의 다니엘레 베르타카 교수 역시 "과학에서 이론의 유연성이 너무 크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모델이 현상을 예측하는 것인지, 단순히 관측 데이터에 꿰맞추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제안된 모델의 진정한 강점은 바로 그 우아함과 단순성, 그리고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자유 매개변수가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세기의 발견, 최종 검증의 무대에 오르다 중력파라는 개념은 1893년 올리버 헤비사이드와 1905년 앙리 푸앵카레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고, 아인슈타인이 1916년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시공간 구조의 물결'로 정립했다. 초신성 폭발이나 블랙홀 병합 같은 격렬한 우주 현상에서 발생하는 이 파동은 극도로 미약하여, 인류는 2015년 9월에 이르러서야 미국의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를 통해 100년 만에 그 존재를 직접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정밀한 우주 관측을 통해 이 새로운 모델의 예측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인류의 우주관은 혁명적인 전환을 맞게 된다. 우주의 기원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의 해답이 미지의 입자가 아닌, 시공간의 본질인 '중력' 그 자체에 새겨져 있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우리는 별의 물질로 만들어졌다. 우리는 우주가 스스로를 알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파했듯, 이 연구는 우주가 스스로의 비밀을 인류에게 드러내는 또 하나의 장대한 과정일지 모른다. 인류가 던진 가장 오래된 질문에, 우주가 마침내 가장 근원적인 방식으로 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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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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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7)] 138억년 우주론의 심장 '인플라톤', 그 가설의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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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4)] 해수면 상승, 지난 4000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
- 기후 위기가 지구 전역을 강타한 가운데 지질학적 기록을 토대로 한 최신 연구 결과, 지구의 해수면이 지난 4000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럿거스대학교(Rutgers University) 주도의 국제 공동연구팀은 "1900년 이후의 해수면 상승률이 과거 40세기 동안의 어느 시기보다 빠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고대 산호초와 맹그로브 숲 등에서 확보한 수천 개의 지질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약 1만2000년에 걸친 해수면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1900년 이후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연 1.5㎜씩 상승해, 지난 4000년 동안의 어떤 100년 단위 상승률보다 높았다. 연구를 이끈 린위청(Yucheng Lin)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원은 "1900년 이후의 해수면 상승 속도는 적어도 4000년 이래 가장 빠르다"고 지적했다. 함께 참여한 럿거스대 로버트 코프(Robert Kopp) 교수는 "지질학적 데이터를 통해 오늘날 해안 도시들이 직면한 위험을 정량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난화와 빙하 해빙이 상승 가속화 연구진은 해수면 상승의 주된 원인을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 열팽창과 빙하·빙상 해빙으로 꼽았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다가 열을 흡수해 부피가 커지고, 그린란드·남극의 빙상이 녹아 해수량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린 박사는 "지구가 더워질수록 바다는 팽창하고, 작은 빙하는 대륙 크기의 빙상보다 훨씬 빠르게 반응한다"며 "특히 최근 그린란드의 빙하 해빙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해안도시, 침하와 해수면 상승의 '이중 위기' 연구는 특히 중국 해안 도시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험 수준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상하이·선전·홍콩 등 경제 중심지는 모두 두꺼운 연약 지반 위의 삼각주 지역에 형성돼 자연적으로 침하(沈下)가 일어나기 쉬운 구조다. 여기에 인간 활동이 상황을 악화시킨다. 린 박사는 "자연적 상승률 외에 지하수 과다 추출이 침하를 가속하고 있다"며 "상하이의 경우 20세기 동안 일부 지역이 1m 이상 내려앉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의 전 지구적 해수면 상승 속도보다 수십 배 빠른 수준이다. 삼각주 지역은 평탄하고 비옥해 농업과 도시개발에 유리하지만, 그만큼 해수면 상승에 취약하다. 린 박사는 "단 몇 ㎝의 해수면 상승만으로도 홍수 위험이 급증한다"며 "이들 지역은 글로벌 제조·물류 허브이기 때문에 침수 피해는 세계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수면 상승 대응과 희망의 조짐 연구진은 위기 속에서도 도시들이 이미 적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 신호를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상하이는 지하수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지하대수층에 담수를 재주입하는 방식으로 침하를 완화하고 있다. 또한 이번 연구는 각 도시의 취약 지역을 표시한 '침하 취약도 지도'를 제공해 정부와 도시계획 당국이 향후 해수면 상승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에 참여한 아르투르 핀투(Artur Pinto) 포르투대학교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해안 도시에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며 "뉴욕, 자카르타, 마닐라 등 저지대 도시는 모두 유사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각주는 인류 문명이 발전해 온 터전이지만, 인간이 만든 침하와 지속적 해수면 상승이 결합하면 빠른 속도로 잠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논문은 「현대 해수면 상승, 중국 남동부 4,000년 안정기 깨뜨려(Modern sea-level rise breaks 4,000-year stability in southeastern China)」라는 제목으로 네이처 10월 15일자에 실렸으며, 미 국립과학재단(NSF)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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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4)] 해수면 상승, 지난 4000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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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노태우 비자금은 불법 자금"⋯최태원 회장 1조3천억 재산분할 판결 파기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1조3000억 원대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는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은 1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 원 비자금은 뇌물로 조성된 불법자금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불법원인급여는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으며, 이러한 자금을 부부 재산 형성의 기여분으로 참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최 회장이 이미 처분한 SK 주식 등은 사실심 변론종결일 기준으로 보유하지 않은 만큼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도 내렸다. 다만 위자료 20억 원 지급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세기의 이혼'으로 불린 두 사람의 소송은 재산분할 부분을 두고 다시 2심 재판이 열린다. [미니해설] 대법,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파기환송⋯2심 서울고법으로 환송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대법원 판단에 따라 다시 2심으로 돌아갔다. 핵심 쟁점이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 원 비자금'이 대법원에서 불법자금으로 판단되며,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16일 최 회장이 제기한 상고심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뇌물로 조성된 불법자금으로, 사회질서에 반하는 재산은 법적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2심에서 인정된 재산분할금 1조3천808억 원 판결은 파기되고,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환송됐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불법원인급여'에 대한 대법원의 명확한 해석이다. 민법 제746조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은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은 "이혼 재산분할에서도 불법원인급여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뇌물로 형성된 자산은 반사회적·반도덕적 성격이 뚜렷해 재산분할의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은 노 전 대통령이 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전 회장에게 300억 원을 제공했고, 이 자금이 SK그룹의 초기 자금 형성에 기여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노 관장의 기여도를 높게 평가해 1심(665억 원)의 20배가 넘는 1조3000억 원을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자금이 불법 비자금임이 명백한 이상, 이를 부부 공동재산 형성의 기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대법원은 최 회장이 이미 처분했거나 증여한 SK 및 SK C&C 주식,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출한 자금 등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법원은 "혼인 파탄 이전에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처분된 재산은 공동생활의 유지나 재산 가치 증대와 관련된 것으로, 2심 변론종결 시점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 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심 재판부가 최 회장이 처분한 927억 원 규모의 주식 및 자산을 여전히 보유한 것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 포함한 판단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위자료 20억 원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혼인 파탄의 책임은 최 회장에게 있고, 노 관장이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단순한 이혼 재산분할 문제를 넘어, 불법 자금이 혼인 중 형성된 재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된다. 대법원은 "노태우가 대통령 재임 중 수수한 뇌물을 사위 측 가문에 지원하고 그 출처를 은폐한 행위는 사회질서에 반하며 법의 보호 영역 밖에 있다"고 지적했다. 노 관장 측은 그동안 "비자금의 반환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이 SK 성장에 기여한 점을 재산분할에서 참작해 달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불법성이 절연될 수 없다"며 이를 기여로 인정하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은 1988년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 존재를 공개하면서 결별이 공식화됐다. 최 회장은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불성립으로 끝났고, 노 관장은 2019년 맞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1심은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 665억 원을 인정했으나, 2023년 2심은 이를 대폭 늘려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 1조3808억 원을 명령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과 노소영 관장의 기여가 SK그룹 성장의 토대가 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은 불법 비자금이 재산 형성의 토대가 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로써 두 사람의 '세기의 이혼'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재산분할 부분이 서울고법으로 환송되면서, 양측은 다시 치열한 법적 공방을 이어가야 한다. 특히 최 회장 측은 "노태우 자금의 불법성이 확인된 만큼, 현실적인 재산분할 규모는 대폭 줄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불법자금이 포함된 혼인 재산의 분할 가능성을 차단한 의미 있는 선례"라며 "재산의 출처와 사회적 정당성이 향후 이혼 소송에서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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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노태우 비자금은 불법 자금"⋯최태원 회장 1조3천억 재산분할 판결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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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 외환당국, 1년 6개월 만에 구두개입⋯원/달러 1,430원 돌파에 '경고 메시지'
- 원/달러 환율이 13일 장중 1,430원을 돌파하자 외환당국이 1년 6개월 만에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공동 문자 메시지를 통해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 쏠림 가능성을 경계하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두개입은 실개입 없이 발언을 통해 환율 급등락을 억제하는 수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원 오른 1,430.0원에 출발해 1,434.0원까지 치솟았다가 당국 발언 이후 1,427원대로 내려왔다. 환율 급등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와 미국 셧다운 장기화, 한미 관세협상 교착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니해설] 1년 6개월 만의 구두개입…당국, '시장 쏠림' 경계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30원을 돌파하며 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하자 외환당국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3일 오후 공동 입장문을 통해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의 쏠림 가능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실제 달러를 매도·매입하는 '실개입' 대신 시장에 개입 의지를 시사해 급등세를 진정시키려는 신호로, 이른바 '말로 하는 개입'이다. 기재부와 한은의 공동 구두개입은 지난해 4월 중동 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을 당시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원 오른 1,430.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 한때 1,434.0원까지 오르며 5월 2일(1,440.0원) 이후 약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1,420원대 중후반으로 다소 진정되는 듯했으나 정오 무렵 1,432원까지 재차 상승했다. 당국의 경고성 발언이 전해지자 환율은 1,427원~1,428원대로 내려왔다. 트럼프의 '100% 관세' 예고…미중 갈등 재점화 이번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미중 무역갈등의 재점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단행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해석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다시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가 강해졌고, 원화 가치는 약세로 반응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장기화되고, 한미 간 관세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한 점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국내에서는 연말을 앞둔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겹치며 환율 상승 압력이 가중됐다. 1,430원대 '심리적 경계선'…실개입 가능성은 낮아 시장에서는 당국의 구두개입이 '심리적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1,430원 돌파에 대응한 조치로 보고 있다. 지난해 1,400원대 환율이 이어질 당시에도 정부는 실개입 없이 발언 중심의 개입으로 시장을 안정시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구두개입은 환율 상승세를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흐름을 바꾸기에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한다. 실제 달러 매도를 동반한 실개입은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가 당장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대신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경고 신호'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 원화 약세 기조 이어질 듯 한편,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뿐 아니라 유럽과 한국에 대한 무역 압박을 강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 강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 외환전문가는 "현재 환율 급등은 단기적으로 과열된 측면이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1,420원원화약세기조~1,44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국이 실개입에 나서지 않는 한 근본적 반전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구두개입은 시장 심리 안정에는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향후 미중 무역전쟁의 전개 방향과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원화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연말까지 환율이 다시 1,440원을 시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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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 외환당국, 1년 6개월 만에 구두개입⋯원/달러 1,430원 돌파에 '경고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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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6)] 두 개의 블랙홀 '쌍둥이 궤도' 첫 관측⋯136년 수수께끼 풀리다
- 인류가 처음으로 두 개의 블랙홀이 서로를 공전하는 모습을 직접 관측했다. 핀란드 투르쿠대학교 천문학자 마우리 발토넨(Mauri Valtonen) 연구팀은 초대형 전파망원경 관측망을 통해 퀘이사 'OJ287' 중심부에서 두 개의 초질량 블랙홀이 나란히 공전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 IFL사이언스 등 다수 외신이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연구는 9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됐다. OJ287은 지구에서 약 50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퀘이사로, 그동안 12년 주기의 밝기 변동이 관측되어 두 블랙홀이 존재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지상 및 우주 전파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결합해 두 블랙홀의 존재를 시각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두 블랙홀이 서로를 도는 장면이 이미지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블랙홀 자체는 빛을 내지 않지만, 주변 가스와 고속 입자 제트를 통해 그 위치를 식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관측 결과, 중심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180억 배, 동반 블랙홀은 약 1억5000만 배로 추정된다. 이번 전파망원경 네트워크에는 러시아의 우주 전파망원경 '라디오애스트론(RadioAstron)' 위성이 포함됐다. 이 위성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운영된 전파망원경을 탑재한 러시아 과학 위성이다. 이 위성의 안테나는 달까지 거리의 절반까지 접근해 관측 정밀도를 크게 높였다. 덕분에 연구진은 두 개의 제트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 있는 것을 식별해 각각의 블랙홀에 해당함을 확인했다. OJ287의 특이성은 이미 19세기 후반부터 알려져 있었다. 136년 동안의 광학 관측에서 약 12년을 주기로 밝기가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되어 왔다. 이번 연구는 그러한 주기적 변화가 두 블랙홀의 공전으로 인해 발생한 것임을 뒷받침한다. 블랙홀은 거대한 별이 붕괴하면서 형성되며, 주변 물질을 흡수하며 성장한다. 일부는 강력한 중력과 마찰로 인해 물질이 고온으로 달아오르며 빛을 방출하는데, 이를 '활성은하핵(AGN)'이라 부른다. 이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퀘이사다. 퀘이사는 태양보다 수십억 배 무거운 초질량 블랙홀이 방출하는 강렬한 빛줄기로, 지구에서도 관측 가능한 우주 최강의 광원 중 하나다. 이번 관측으로 과학자들은 그동안 중력파 탐지로만 간접 확인했던 '블랙홀 이중계'의 실재를 시각적으로 증명하게 됐다. 연구진은 다만 "관측된 두 개의 제트가 겹쳐 보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더 높은 해상도의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토넨 교수는 "라디오애스트론 위성이 활동하던 시기 덕분에 이런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며 "향후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가동되면, 작은 블랙홀의 '꼬리 흔들림(wagging tail)' 현상까지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인류가 블랙홀의 형성과 병합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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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6)] 두 개의 블랙홀 '쌍둥이 궤도' 첫 관측⋯136년 수수께끼 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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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AI 투자, 닷컴 버블 17배 규모⋯혁신 정체 속 붕괴 경고
- 인공지능(AI) 열풍이 사상 최대 규모의 버블로 비화하고 있다. 미국 마켓워치는 지난 3일(현지시간) "AI 투자는 이미 닷컴 버블의 17배, 서브프라임 부동산 버블의 4배에 달한다"고 전하며, "금리 왜곡이 만든 인위적 호황이 경제 전반의 자본 배분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립 리서치사 매크로스트래티지 파트너십(MacroStrategy Partnership)의 줄리앙 개런 애널리스트는 "AI는 단순한 거품이 아니라 역사상 유례없는 초대형 버블"이라며 "19세기 경제학자 크누트 윅셀의 이론에 따라 계산해보면, 현재의 '위크셀리언 결손'은 2008년 금융위기를 훨씬 웃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저금리로 부채 비용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낮게 유지되면서 기업 투자가 왜곡됐다"며 이 왜곡된 자본 흐름이 AI뿐 아니라 부동산, 대체불가토큰(NFT), 벤처투자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진단했다. '돈 먹는 하마' 된 LLM…성능 개선 없이 투자만 10배 개런은 특히 대규모언어모델(LLM)의 기술적 정체를 지적했다. "언어의 통계적 복잡성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 한계에 도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모델 비용이 10배 늘어나는데 성능 개선이 거의 없다면 그것이 벽에 부딪힌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구체적 사례로 설명했다. "챗GPT-3는 5000만 달러, 챗GPT-4는 5억 달러가 들었지만, 챗GPT-5는 50억 달러가 투입되고도 이전 버전보다 눈에 띄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 기업들의 AI 도입률은 이미 꺾였다. 미국 상무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아폴로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의 그래프에 따르면, 대기업의 AI 채택 속도는 2025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런은 "AI 앱은 대부분 상업적 가치가 없거나, 공공 도메인 정보를 재활용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LLM을 학습시키는 데 드는 비용이 사용료 수입보다 커진 시점에서 산업은 수익성 위기로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닷컴 버블 붕괴 재연되나…美 경제 '실속 구간' 진입 매크로스트래티지는 AI 버블 붕괴가 단순한 산업 조정이 아니라 미국 경제 전반의 디플레이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런은 "경제가 이미 '실속 구간'에 들어서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투자와 자산효과가 동시에 꺾이면 2001년 닷컴 버블 붕괴와 유사한 경기 수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트럼프 행정부가 부양책을 시행하더라도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며 "저축대부조합(S&L) 위기 이후처럼 장기 리플레이션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고용 유지를 위해 달러 평가절하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크로스트래티지는 투자 전략으로 △금 관련 주식 매수 △단기 미국채 매수 △변동성 지수(VIX) 매수 △엔화 매수를 권고하며, AI·플랫폼 기업 비중 축소를 제시했다. AI만 돈 몰리는 VC 시장…스타트업 생태계 '고사 위기'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같은 날 "2025년 들어 벤처캐피털(VC)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AI로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VC 투자는 총 3668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1927억 달러(약 52%)가 AI 스타트업에 유입됐다. 피치북의 카일 샌포드 리서치 디렉터는 "시장은 완전히 양분됐다. AI 분야에 있느냐, 아니냐가 생존을 좌우한다"며 "대형 기업이거나 AI 기업이 아니면 자금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앤스로픽과 xAI 같은 대형 기업이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끌어모으는 반면, 비(非)AI 스타트업은 자금난에 직면해 있다. 미국 벤처 투자액의 62.7%, 전 세계 투자액의 53.2%가 AI 기업으로 향했다. 이러한 자금 쏠림으로 AI를 제외한 스타트업 생태계는 붕괴 위기에 처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신규 벤처 자금을 확보한 기업 수는 최근 몇 년 중 최저 수준"이라며 "VC가 새 펀드를 조성한 건 823건, 총 800억 달러 규모로 2022년 4430건·4120억 달러에 비해 급감했다"고 전했다. 샌포드는 "펀드 출자자들이 '돈을 어디에 넣을지' 훨씬 신중해졌고, 그 답은 대부분 AI”라며 “이 같은 집중은 혁신의 다양성을 약화시키고, 실물경제 성장의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혁명인가 거품인가…자본 왜곡에 커지는 경계감 AI는 이미 자본시장과 실물경제의 핵심 축이 됐다. 그러나 기술적 효용의 정체, 투자 편중, 자산 왜곡이 맞물리면서 '혁명인가, 거품인가'라는 논쟁은 거세지고 있다. AI 투자가 몰리는 동안, 전통 기술·바이오·핀테크·에너지 스타트업은 성장 자금줄이 마른 채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 시장은 'AI가 투자 대상일 뿐, 혁신의 원천은 아니다'라는 역설에 직면했다. 기술 혁신 없는 자본 쏠림은 AI가 단순한 버블을 넘어, 마켓워치가 경고한 '거대한 자산 왜곡' 현상임을 시사한다. 투자자는 이 거품이 '닷컴 붕괴'처럼 실물경기를 덮칠지, 혹은 새로운 산업 질서의 기폭제가 될지를 냉정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Key Insights] AI 투자는 자본시장의 50% 이상을 빨아들이며 사상 최대 규모로 팽창했지만, 기술 효율성은 정체되고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수익성 악화, VC 시장의 양극화, 실물경제 왜곡이 맞물리면서 'AI 버블 붕괴→미 경기 침체→달러 약세'라는 연쇄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 [Summary] AI 투자금이 1927억달러에 달하며 VC 시장의 절반을 점유했다. 그러나 LLM 기술은 한계에 직면했고, AI 외 산업은 자금난으로 위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버블이 닷컴의 17배 규모"라며, 거품 붕괴 시 미국 경기 침체와 자산시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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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AI 투자, 닷컴 버블 17배 규모⋯혁신 정체 속 붕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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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중 '막바지 협상', 中 대두·보잉 구매에 달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이 사실상 '막바지 협상'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최종 성사 여부는 미국산 대두와 보잉 항공기 구매에 달려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전했다. SCMP는 중국이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빈 방문 초청장을 전달했으며, 2017년 이후 처음 이뤄지는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이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과 관련한 중국 측의 상호관세 인하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두 및 보잉 항공기 구매 문제가 협상의 핵심 조건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올해 1~7월 대두 수입량의 70%를 브라질에서, 25%를 미국에서 조달했으며, 향후 20년간 9755대의 신규 상업용 항공기 수요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시점은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가 유력시된다. [미니해설] 틱톡 협상 마무리 국면…트럼프 방중, 대두·보잉 딜이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하지만 최종 성사 여부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 및 보잉 항공기 구매 결단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빈 방문 초청장을 보냈다"며 "이번 방중은 사실상 성사 수순이지만 경제적 성과물 마련이 최대 변수"라고 보도했다. 틱톡 매각과 무역 딜 연계 이번 협상의 또 다른 핵심은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다. 미·중은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4차 관세·무역 회담에서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오라클 등 자국 기업 컨소시엄을 인수 주체로 검토 중이다. 그러나 중국은 틱톡 매각에 대한 '보상'으로 상호 관세 인하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협상 테이블 위에는 대두와 보잉 구매라는 전통적인 무역 카드가 남았다. 대두, 여전히 협상의 무기 중국은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으로, 올해 1~7월 수입량은 6103만t에 달했다. 이 중 브라질산이 70%를 차지했고, 미국산은 25% 수준에 머물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이 미국산 대두 주문을 4배로 늘리길 바란다"고 직접 언급했지만, 중국은 즉답을 피하며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비중을 확대할 경우, 미중 무역 갈등 완화와 동시에 미국 중서부 농민 표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보잉, '방중 선물' 될까 항공기 구매도 협상의 핵심이다. 세계 2위 항공 시장인 중국은 향후 20년간 신규 상업용 항공기 수요가 9755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항공기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단기간 내 수요 충족은 어렵다. 이에 보잉과 에어버스 의존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중국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당시 370억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 300대 구매를 발표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대규모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2019년 보잉 737 맥스 추락 사고 이후 중국 내 운항 중단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구체적 구매 결정은 여전히 변수다. 일정 협의 이견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과 관련해서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 공식 방문 외에도 고속철을 이용해 상하이로 이동, 11월 초 열리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참석을 권유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경제·기술 성과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반면 미국은 이를 수용할 경우 "중국에 대한 양보"로 비칠 수 있다며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을 보이고 있다. APEC 전후 성사 가능성 외교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시점을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방중이 성사되면 내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협상이 틱톡 매각과 관세 문제에서 교착된다면, APEC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관세 휴전' 시한 임박 현재 양국 간 관세 휴전은 11월 10일 만료된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미중은 관세 유예 연장을 위해 5차 무역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휴전이 다시 90일 연장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방중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미중 경제관계가 갈림길에 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미중 무역·기술 전쟁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틱톡 매각이라는 디지털 무역 이슈와 대두·보잉 같은 전통적 교역 품목이 결합하면서, 이번 협상은 '21세기형 무역 딜'의 상징적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중국의 구매 약속과 미국의 관세 인하 거부가 충돌하는 가운데, 최종 합의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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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중 '막바지 협상', 中 대두·보잉 구매에 달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