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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6회)
- 2. '더파든'의 장 '더파든'의 기록(1) 벚꽃의 봉우리가 부풀었다. 내일이나 모레 정도면 팝콘처럼, 샴페인 방울처럼 터질 것이다. 다섯 번째 벚꽃이다. 허민이 이곳에 자리한지 오 년이 지났다. 햇수로는 육 년째. 자리했다기 보다 조용히 스며들었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은근히 다가온 파도가 모랫벌에 스미듯, 여름밤 앞바다에서 불어온 따뜻한 해풍이 그라스에 안기 듯. 그리고 스파이들이 임무의 목표에 들 듯이. 이곳은 강릉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골짜기. 사람들이 '진골'이라 부르는 골짜기. 어떤 연유로 '진골'이라고 불리게 되었는지 아는 사람도 없고, 그 연유를 궁금히 여기는 사람도 없이 그저 그렇게 불릴 뿐인, 기껏해야 이 킬로 남짓한 자그마한 골짜기. 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는 건천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흔하디 흔한 그런 골짜기. 대관령에서 동해를 향해 흘러내리는 수많은 산자락들은, 끝날 때쯤이면 이 같은 작은 골짜기를 만들고, 골짜기 안에 거의 예외 없이 완만한 경사의 구릉지를 형성한다. 이 지역 사람들은 이 구릉지에 밭을 일구어 감자, 옥수수, 배추 등 작물을 가꾸며 살았다. 그의 아버지도 그랬다. 그러다가 오십여 년 전 어느날 그의 아버지는 이러한 작물 대신에 포도를 재배하기로 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캠벨 품종의 포도. 캠벨은 생식용 포도로 한국, 일본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된다. 발효될 때 생기는 노린내 비슷한 특유의 냄새와 맛 때문에 포도주로 만들지 않는다. 그의 아버지의 판단은 옳았고 작은 규모의 땅에서 기대 이상의 소득을 낼 수 있었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포도를 가꾸기 시작했고 몇년 되지 않아 이 일대에는 꽤 큰 포도 생산단지가 형성되었다. 그가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 이곳 주민들 중에 그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의 아버지는 진즉에 세상을 떠났고, 이후 세대 사람들도 일을 찾아 다른 지방으로 거처를 옮긴 후였다. 그를 아는 사람은 팔십 대 중반의 집안 아저씨가 유일하였다. 그러나 아저씨는 그의 히스토리에 대해 철저히 함구할 것이 분명하였고, 혹 무심코 그를 거론하더라도 '중앙무대에서 나라 일을 하던 사람이다' 정도로 얘기할 것이었다. 실제로도 그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을 터였다. 그는 거의 방치되어 잡초가 무성했던 아버지의 포도농장을 정리하여 나무와 꽃을 가꾸고 텃밭농사를 짖는 '농장정원'을 조성하고는, '더파든(TheFarden)'이라고 명명하였다. 농장(Farm)과 정원(Garden)의 합성어. 세상에서 유일한 정원이기에 정관사 '더(The)'를 붙였다. 그리고 '더파든(TheFarden)'이라고 디자인된 자그마한 간판도 세웠다. 물론 벚나무 서른 다섯 그루도 지형에 어우러지게 심어졌다. 삼십오 년만의 귀향이었다. 그리고는 농장정원 입구의 농기계창고를 손보아 손바닥만 한 카페를 만들었다. 퇴락한 네 평 반짜리 농기계창고가 컨츄리 풍의 정감있는 카페로 다시 태어나는 데는 세 달이면 충분하였다. 당초 그는 그와 꼬맹아내 두 사람의 '커피 세리머니'를 위해, 그리고 혹 찾아올지도 모르는 옛 친구와 만남의 장소로 이곳을 만들었다. 그러나 농장정원 '더파든' 안을 기웃거리며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내오는 동네 아낙들을 외면할 수 없어 몇몇에게 커피를 대접한 것이 계기가 되어, 그의 의도와 전혀 관계없이 어느덧 이곳은 여인들의 아지트가 되어 버렸다. 여자들은 이곳 남자들과는 뭔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그에 대해 호기심을 넘어 어떤 묘한 심리적 동요를 느끼는 것 같았다. 언제 부터인지 여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치르는 주부들의 전쟁, 남편과 아이들을 그들의 전쟁터로 출정시키고는 하나 둘 자연스럽게 그의 카페를 찾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것 같은 다른 남자의 중저음 목소리를 즐겼다. "부인, 오늘 같이 뜨거운 여름날은 탄자니아가 어울릴 겁니다. 작열하는 열대 사바나의 태양에 달구어진 검붉은 흙. 그 흙이 내뿜는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품은 커피지요. 한마디로 이열치열입니다." "파도의 비말 같은 부슬비가 내리는 오늘은, 자바 만델링을 에스프레소로 마시면 좋을 겁니다. 뭐 부인께서 즐기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괜찮겠고요." 여자들은 그가 추천하는 커피도 그렇지만, 그가 자신들을 부르는 '부인'이라는 호칭이 좋았다. 자신들에게는 꽤나 생소한 호칭에 어색해하면서도 감수성을 건드리는 미세한 어떤 흔들림을 느끼곤 했다. 그리고 여자들끼리 만났을 때 그를 화제로 삼는 일이 점점 많아지더니 급기야 남자의 정체를 밝히는 공동 전선을 형성한 듯 다양한 얘기를 쏟아놓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훌륭한 정원사야. 나무와 꽃들을 대하는 섬세한 손길, 이런 사람을 그린핑거라고 부른다지. 이른 봄 잔설을 제치고 스노우드롭, 수선화, 크로커스, 무스카리가 어떤 순서로 고개를 내미는지, 어떤 순서로 피는지, 하루 중 언제 피어날지 알고 있더라니까 글쎄." "그의 왼쪽 귀 아래 턱수염에 숨겨진 깊고 긴 상처자국을 봤어? 턱과 아랫입술 사이에도. 위험한 일을 감당해온 사람인게 분명해. 왼쪽과 오른쪽 어깨의 높이가 달라. 그리고 서있을 때 오른쪽 어깨를 앞으로 하여 비스듬하게 서는 것 같아. 마치 무엇을 겨냥하고 있는 듯한 느낌." "두개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 밖으로 들어난 그와 숨겨진 또 다른 그 사람. 뭔가 어둠의 세계로 이어진 듯한." "그는 말할 때 거의 완성된 문어체의 문장을 구사해. 뭔가 공적인 일을 하던 사람일 거야." 관심은 비밀의 문을 두드리지만, 비밀은 봉인되었고 침묵만이 답으로 남았다. ■ <편집자주> 하이브리드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는 은퇴한 스파이의 헌신에 대한 이야기다. 스파이는 대의의 깃발 아래 활동한다. 그 대의가 국가든 이념이든 정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대의의 깃발이 내려졌을 때 종종 스파이들은 버려진다. 때로는 제거되기도 한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총과 칼이 동원되지만 현실에서는 법이라는 도구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대의의 깃발이 다시 올랐을 때, 스파이는 그들을 버렸던 세상의 싸움에 다시 나선다. 스파이의 숙명이다. 주인공 허민은 육십 대 초반 나이의 버려진 스파이다. 동해안의 소도시에 은거하여 정원을 가꾸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대의의 깃발이 올랐다. 신물질 마약의 탄생을 막아 세상을 구해야 한다. 종래의 마약이 인간의 정신을 파괴하였다면 신물질 마약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다. 신의 영역을 건드리는 일이다. 이야기는 강릉의 조그만 농장 정원 '더파든'을 베이스캠프로 하여 힌두쿠시산맥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진다. 아프가니스탄 부족장의 딸 '자흐라', 전 CIA 부국장으로 비정부기구 STC(Save the Cat)의 집행위원인 '코르맥 오로크', 태양신 '라'의 현신으로 물리학 교수이며 STC의 설립자인 '엘리아스 워드' 그리고 고양이 머리를 한 이집트 신 '바스테트'의 눈인 세상의 수많은 고양이들이 스파이의 여정에 함께 한다. ■ 작가 프로필 김남수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의 조지 메이슨 대학(GMU)에서 공부했다. 육군과 국가기관에서 31년간 국가의 업무에 봉직하였다. 은퇴 후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자문역으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있는 대학교에 강좌를 열고 본인이 태어난 마을이 바라보이는 강의실에서 학부와 대학원생들에게 테러리즘과 범죄정보에 대해 강의하였다. 지금은 아버지가 물려준 아담한 땅에 농장 정원 ‘더 파든’을 가꾸면서 가드닝 잡지에 정원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이제 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을 시작한다. 이것저것 섞어 사실 같으면서 사실 아닌 이야기를 꾸미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이야기를 허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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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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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스파이 소설 '더파든의 스파이'(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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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조치 혼선⋯자치구, 재계약 매물 토허 불허
-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일몰(5월 9일)을 앞두고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보완책을 내놨지만, 일선 자치구가 이를 잘못 해석해 거래를 막는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발표한 보완책에서 무주택 매수자가 다주택자 주택을 살 경우 현행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최장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자치구는 재계약·계약갱신권 행사 매물의 경우 '최초 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토지거래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국토부는 "현재 유지 중인 임대차계약이 재계약이더라도 실거주 유예를 적용받는 데 문제가 없다"며 "일선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국토부는 일선 허가관청에 공문을 보내 명확한 지침을 재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팔겠다는데 왜 막나"…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혼선, 무엇이 문제였나 정부 보완책의 취지는 무엇이었나 올해 5월 9일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온 조치가 끝나는 날이다. 정부는 이 시한 전에 다주택자가 집을 팔도록 유도해 시장에 매물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조정대상지역은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도 묶여 있어, 주택을 취득한 매수자에게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을 샀다가는 임차인을 내보내고 직접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의 '전세 낀 매물'은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했고, 보완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보완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핵심은 무주택자가 다주택자로부터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을 살 경우, 해당 임대차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최장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한다는 것이다. 임차인은 계약 기간 중 쫓겨날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면서 집을 팔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책 의도만 놓고 보면 매도자·매수자·임차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향이었다.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그러나 보완책 발표 후 현장은 달랐다. 주택 매매의 토지거래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일선 자치구 일부에서 재계약이나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매물에 대해 허가를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서울 성북구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 A씨가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A씨의 세입자는 성북구가 조정대상지역에 편입되기 전인 2021년부터 거주해왔고, 계약을 연장해 내년 6월까지 임대 기간이 남아 있다. A씨는 국토부 보완책을 보고 무주택 매수자를 구해 거래를 추진했지만 관할 자치구로부터 "국토부 지침에 '최초 계약'이라고 명시돼 있어 허가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 3개 자치구에 문의해도 결과는 같았다. 실제로 국토부가 지난달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실거주 의무가 개정안 발표일(2026년 2월 12일)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상의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유예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자치구들은 이 '최초 계약'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재계약 매물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한 것이다. 또 다른 다주택자 B씨도 비슷한 황당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2026년 2월 11일 신규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면 2028년 2월 11일까지 실거주가 유예되지만, 2024년에 신규 계약하고 2026년에 재계약한 물건은 유예가 안 된다는 것이 구청의 설명이었다"고 밝혔다. 오래 살아온 세입자를 둔 집주인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국토부 "재계약도 유예 가능…지침 혼선 인정"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는 자치구의 해석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존재하는 임대차계약이 최초 계약인지를 따지지 않는다"며 재계약 상태의 매물도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수 이후 기존 임대차계약을 또다시 갱신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를 허용할 경우 갭투자 기간이 무한정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는 "일선에서 약간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자치구 등 일선 허가관청에 명확한 의미를 담은 공문을 발송해 재지침을 내리겠다고 했다. 왜 이런 혼선이 생겼나 이번 혼선의 근본 원인은 정책 보도자료의 표현 모호성에 있다. '최초 계약 종료일'이라는 문구는 '현재 유지 중인 임대차계약의 만료일'을 가리키는 것이었지만, 일선 담당자들은 이를 '처음 체결된 신규 계약에만 해당한다'고 오독했다. 정책 입안 단계에서 현장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서둘러 보완책을 내놓은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이 5월 9일로 불과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행정 혼선은 매물 출회를 기대하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자치구 공문 재발송으로 혼선이 조속히 수습되더라도, 시한 내에 매도를 완료하려는 다주택자들의 거래 기회는 이미 일부 소실됐다. 정책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지침 전달과 함께 피해 사례에 대한 신속한 구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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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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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실거주 유예 조치 혼선⋯자치구, 재계약 매물 토허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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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용산 2년 만에 하락 전환⋯다주택 규제에 서울 상승폭 둔화
-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 강화를 연일 강조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약 2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이 26일 발표한 2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0.04%포인트 줄며 4주 연속 둔화했다. 강남구(-0.06%), 송파구(-0.03%), 서초구(-0.02%), 용산구(-0.01%)는 급매물 출회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84건으로 1월23일 대비 20.6% 늘었다. 수도권은 0.09%, 전국은 0.05% 상승했다. 전세가격은 전국 0.07%, 서울 0.08% 올랐다. [미니해설] 강남의 신호탄…다주택 규제·세제 변수에 서울 집값 변곡점 맞나 서울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강남3구와 용산구가 약 2년 만에 동반 하락 전환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는 상황에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전체 매매가격은 0.11%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4주 연속 축소됐다. 겉으로는 상승, 속으로는 균열이 감지되는 흐름이다. 이번 하락 전환의 직접적 배경은 세제 일정이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예 연장이 없다는 정부 방침이 확인되면서 보유 리스크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한 것이다. 여기에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고가 1주택 보유자들 역시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다. 정책 불확실성이 매도 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실제 매물은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84건으로, 1월 23일 대비 20.6% 증가했다. 공급이 단기간에 확대되면 가격은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압구정 신현대 전용 183㎡가 지난해 12월 128억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동일 면적이 98억원에 매물로 등장한 사례는 시장의 심리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실거래와 호가의 괴리가 커지는 구간은 통상 조정 국면의 전조로 해석된다. 강남·서초·송파·용산은 2024년 초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오던 대표적 '상급지'다. 이들 지역이 먼저 꺾였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은 시장을 선도하는 지역"이라며 파급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강남권 조정은 인접 지역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었다. 다만 서울 전역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강서·종로·동대문·영등포·성동·광진 등 21개 자치구는 여전히 상승했다. 선호도 높은 역세권·대단지 위주의 수요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이 '전면 하락'이 아니라 '차별화 조정'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정책 변수에 민감한 고가·다주택 시장이 먼저 흔들리고, 실수요 중심 지역은 상대적으로 버티는 구조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의 흐름도 주목된다. 경기는 상승폭이 0.08%에서 0.10%로 확대됐고, 용인 수지·구리·분당·하남 등은 강세를 보였다. 인천 역시 0.02% 상승했다. 이는 서울 핵심지의 가격 부담이 커지자 대체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 효과'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수도권도 0.02% 상승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전세 시장은 또 다른 변수다. 전국 전세가격은 0.07%, 서울은 0.08% 상승했다. 송파구는 대단지 입주 영향으로 -0.11% 하락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매물 부족 속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매매 조정과 전세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다. 전셋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매수 대기 수요가 재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하락 전환은 '정책 신호에 대한 선제적 반응'으로 볼 수 있다. 다주택자 규제,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개편 가능성 등 복합적 요인이 겹치면서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다만 상승 추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매물 증가가 실거래 하락으로 이어지는지, 전세 수급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정부의 추가 규제 강도가 어느 수준인지에 따라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 강남의 하락 전환은 상징적 사건이다. 시장은 정책과 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향후 몇 달이 서울 부동산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정이 일시적 숨 고르기인지, 본격적인 하락 사이클의 출발점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정책 환경이 시장 심리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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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용산 2년 만에 하락 전환⋯다주택 규제에 서울 상승폭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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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동에도 '관세 드라이브'⋯트럼프 2기 통상·안보 전면전 선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관세 정책을 오히려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유감스러운 판결이지만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이 기존 합의를 유지하길 원한다"며 무역법 122조·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활용한 대체 관세를 예고했다. 그는 "앞으로의 관세는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관세 수입이 소득세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외교를 우선하되 군사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미니해설] "관세는 멈추지 않는다"…대법원 판결 이후 더 강해진 트럼프의 통상·안보 드라이브 연방대법원의 제동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경해졌다.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은 단순한 정책 보고가 아니라 '통상·안보 일괄 압박 전략'의 재확인이었다. 미 대법원은 지난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통상 정책의 상징이었던 관세가 법적 기반을 상실한 셈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전략적 후퇴'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무역법 122조,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라는 기존 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사실상 동일하거나 더 강력한 관세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IEEPA는 비상권한에 근거한 조치였지만, 301조와 232조는 과거 행정부도 활용해온 전통적 통상 도구다.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보복 조치가 가능하다.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견고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검증된 대안"이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관세가 소득세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발언이다. 이는 단순한 통상 정책을 넘어 조세 구조 재편을 시사한다. 관세를 재정 수입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은 글로벌 교역 질서와 미국 내 소비 구조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수입 물가 상승과 보복 관세 가능성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협상 지렛대'로 본다. 각국이 이미 체결한 합의를 유지하려는 이유도 "더 나쁜 조건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식의 메시지를 반복했다. 이는 국제 협상을 '상호 호혜'가 아닌 '위협과 양보'의 프레임으로 재정의하는 접근이다. 대법원 판결을 약화의 신호로 보지 않고, 오히려 협상국을 압박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계산이 엿보인다. 안보 분야에서도 강경 기조는 동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고 말하면서도,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명확히 열어뒀다. "세계 최대 테러 후원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협상 전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신호로 읽힌다. 미국은 이미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배치한 상태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이는 통상 정책과 마찬가지로 '힘을 통한 협상' 전략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과 북한을 연설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전략적 침묵일 가능성이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국내 경제·이민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실제로 연설의 상당 부분은 물가, 불법 이민, 범죄 등 국내 이슈에 할애됐다. 그는 전임 행정부로부터 물려받은 문제를 1년 만에 해결했다고 자평하며 "미국의 황금시대"를 선언했다. 그러나 새로운 정책 방향보다는 기존 성과의 반복에 가까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지율이 정체된 가운데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임기 후반 국정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경 통상과 안보 메시지는 지지층 결집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국정연설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법원의 판결이 정책 방향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 그리고 미국의 통상·안보 전략은 더 공격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국제 질서의 파장이다. 관세 확대는 글로벌 공급망을 다시 흔들 수 있다. 각국은 보복 조치를 검토할 것이고, 무역 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동 긴장 고조 역시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이는 향후 몇 달간 글로벌 경제와 안보 환경을 규정할 신호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관세는 멈추지 않는다"는 선언은 미국이 다시 한 번 보호무역과 힘의 외교를 전면에 내세웠음을 보여준다. 이제 세계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협상 테이블로 갈 것인가, 맞대응으로 갈 것인가. 그리고 미국 내부 정치의 향방이 그 결론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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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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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동에도 '관세 드라이브'⋯트럼프 2기 통상·안보 전면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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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기대 40~60대서 급랭⋯50대 지수 100으로 '중립'
- 최근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빠르게 식는 가운데 40~60대와 중상위 소득층에서 주택가격 전망지수 하락 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2월 50대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0으로, 한 달 전 119에서 19포인트 급락했다. 40대(123→104)와 60대(127→108)도 각각 19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70세 이상은 129에서 118로 1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월 소득 400만~500만원 계층의 지수는 104로 가장 낮았고, 낙폭도 21포인트로 최대였다. 전체 지수는 124에서 108로 16포인트 하락했다. [미니해설] 집값 기대 꺾인 중심은 '중장년·중상위층'…수요 핵심층의 변화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급격히 식고 있다. 특히 시장의 핵심 수요층인 40~60대와 중상위 소득 계층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단순한 심리 위축을 넘어 실제 거래 동력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25일 공개된 한국은행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50대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에서 100으로 19포인트 급락했다. 지수 100은 1년 뒤 집값 상승과 하락 전망이 비슷하다는 의미다. 50대 지수가 100까지 내려온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40대와 60대도 각각 19포인트 하락해 104와 108을 기록했다. 이 연령대는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존재하는 계층이다. 주택 거래 비중이 높은 만큼 심리 변화는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반면 70세 이상은 11포인트 하락에 그쳤고, 40세 미만도 12포인트 감소로 비교적 완만했다. 상대적으로 거래 활동이 적은 연령대에서 기대 심리의 변화 폭이 작았다는 의미다. 소득별로 보면 중상위 계층의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다. 월 400만~500만원 구간은 21포인트 떨어져 104를 기록했다. 300만~400만원(19포인트 하락), 500만원 이상(17포인트 하락)도 낙폭이 컸다. 반면 저소득층은 하락 폭이 9~13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이는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부담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 매입을 위해 금융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계층일수록 정책 변화와 금리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을 기반으로 대출을 활용해 주택 거래를 고려하던 중상위층에서 상승 기대가 빠르게 식은 것으로 보인다. 성별 지표의 변화도 눈에 띈다. 1월에는 남성의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여성보다 높았지만, 2월에는 남성이 18포인트 급락해 여성보다 낮아졌다. 전반적인 기대 약화 속에서 남성의 낙폭이 더 컸다는 점은 투자 심리 위축과도 연관될 수 있다. 전체 지수는 124에서 108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다만 여전히 100을 웃돌고 있어 상승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심리가 중립에 가까워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변화는 정책 신호와 시장 흐름이 맞물린 결과다. 정부의 규제 강화, 대출 여건 변화, 가격 상승세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이 같은 심리 위축이 실제 거래 감소와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주택시장은 기대 심리가 수요를 선도하는 경향이 강하다. 중장년·중상위층의 기대 약화는 향후 거래량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공급 제약과 지역별 양극화 요인이 여전히 존재해 일률적 하락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장의 방향은 정책 일관성과 금리 경로, 그리고 실물 경기 흐름에 달려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최소한 과열 기대가 진정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핵심 수요층의 심리 변화가 향후 주택시장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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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기대 40~60대서 급랭⋯50대 지수 100으로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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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기대 16p 급락⋯3년7개월 만 최대폭 하락
-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 여파로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가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2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월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하락 폭은 2022년 7월(-16p) 이후 최대다. 지수는 지난해 12월(121)과 1월(124) 상승세를 이어가다 석 달 만에 꺾였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예고와 1·29 대책, 수도권 집값 상승세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반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1로 1.3p 올라 두 달 연속 개선됐다. [미니해설] 집값 기대 꺾였지만 소비심리는 반등…엇갈린 심리의 신호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가 급격히 식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한 달 새 16포인트 급락했다. 2022년 7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난해 말 121, 올해 1월 124까지 오르며 상승 기대가 확산됐던 흐름이 단번에 꺾였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 뒤 집값을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묻는 지표다. 100을 넘으면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여전히 100을 웃돌고 있지만, 하락 폭의 크기는 시장 심리 변화의 속도를 보여준다. 장기 평균(107)과 비교해도 사실상 중립에 근접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배경에는 정부의 규제 신호가 자리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고와 1·29 대책 등 공급·수요 관리 방안이 잇따르며 ‘정책 리스크’가 부각됐다. 여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근 집값 상승 폭이 둔화되면서 추가 상승 기대를 제어했다. 그간 가격을 끌어올린 유동성 기대가 약해진 것이다. 다만 실제 거래와 수급에 미칠 영향은 미지수다. 소비자 심리 지표는 방향성을 선행하는 경향이 있지만, 금리와 유동성, 공급 일정 등 구조적 요인과 맞물려야 실물 가격에 반영된다. 한국은행도 주택가격 하락 기대가 얼마나 오래,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부동산 기대가 식는 가운데 전반적 소비 심리는 오히려 개선됐다는 점이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1로 전월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증시 활황이 체감 경기를 떠받쳤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95로 5포인트 상승하며 개선 폭이 가장 컸고, 향후경기전망(102)과 생활형편전망(101)도 동반 상승했다. 이는 '자산 가격 기대'와 '경기 인식'이 분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해졌지만, 수출과 기업 실적, 금융시장 강세에 힘입어 경기 전반에 대한 낙관은 유지되는 구조다. 금리 인식도 다소 상향됐다. 6개월 후 금리 수준을 전망하는 지수는 105로 1포인트 올랐다. 시장금리와 은행 대출금리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같아 물가 불안은 제한적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부동산 과열 기대가 정책 신호와 함께 빠르게 식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소비 전반의 낙관 심리가 유지되는 만큼, 집값 기대 하락이 즉각적인 거래 위축이나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정책, 금리, 경기 모멘텀이 교차하는 구간에서 시장의 시선은 '기대'에서 '현실 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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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기대 16p 급락⋯3년7개월 만 최대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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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 평균소득 375만원⋯증가율 3.3% '역대 두 번째 최저'
- 재작년 임금근로 일자리 평균소득 증가율이 3%대에 머물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평균소득은 375만원으로 전년보다 12만원(3.3%) 늘었다. 중위소득은 288만원으로 10만원(3.6%) 증가했다. 대기업은 613만원, 중소기업은 307만원으로 각각 3.3%, 3.0% 늘었다. 남성 평균소득은 442만원, 여성은 289만원으로 격차가 유지됐다. 60대 평균임금이 20대를 웃돌았고, 70세 이상 증가율(5.8%)이 가장 높았다. [미니해설] 임금 둔화 속 고령층 약진…청년층 체감 소득은 왜 더 낮은가 재작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증가율이 3%대에 그치며 사실상 '저성장 임금 구조'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12월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 평균소득은 375만원으로 전년 대비 12만원(3.3%)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2023년 2.7%보다는 소폭 반등했지만, 2022년 6.0%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표면적으로는 임금이 늘었다. 그러나 증가 폭은 물가 상승과 체감 비용 증가를 고려하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위소득 역시 288만원으로 3.6% 증가했지만, 분포의 중심이 크게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 규모별 격차는 여전히 구조적이다. 대기업 평균소득은 613만원으로 20만원(3.3%) 늘었고, 중소기업은 307만원으로 9만원(3.0%) 증가했다. 증가율은 비슷하지만 절대 격차는 300만원을 넘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레벨 차이'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성별 격차도 유지됐다. 남성 평균소득은 442만원, 여성은 289만원으로 약 1.5배 차이를 보였다. 증가율은 모두 3.6%로 동일했지만, 출발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격차는 그대로다. 노동시장 내 직무·근속·산업 분포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연령 구조 변화다. 40대가 평균 46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50대(445만원), 30대(397만원), 60대(293만원), 20대(271만원) 순이었다. 특히 60대 평균임금이 20대를 웃돌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데이터처는 고령화 추세를 반영해 60세 이상을 60대와 70세 이상으로 세분화했다. 70세 이상 평균소득은 165만원으로 절대 수준은 낮지만, 증가율은 5.8%로 가장 높았다. 보건·사회복지업을 중심으로 돌봄 수요가 확대되고,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청년층의 소득 증가율은 20대 3.0%, 30대 2.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령층의 노동시장 잔존과 확대가 청년층의 일자리 구조와 경쟁 구도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시장 ‘연령 역전’ 현상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근속기간과 소득의 상관관계는 여전히 명확했다. 근속 20년 이상은 평균 848만원, 10~20년 미만 608만원, 5~10년 미만 430만원 순이었다. 장기 근속이 소득 상승의 핵심 경로임을 보여준다. 다만 이는 신규 진입자의 소득 개선이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산업별 편차도 크다. 금융·보험업 평균소득은 777만원,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은 699만원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숙박·음식업은 188만원, 협회·단체·기타 개인서비스업은 229만원에 그쳤다. 산업 구조 자체가 임금 격차를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일자리'는 취업자와 다른 개념이다.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고용 위치를 점유할 경우 각각 하나의 일자리로 집계된다. 이는 다중 직업 구조가 확대될수록 통계상 일자리는 늘어나지만 개인 체감 소득은 반드시 개선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통계는 세 가지 신호를 던진다. 첫째, 임금 증가율 둔화의 구조화. 둘째, 고령층 소득 상승과 청년층 정체의 교차. 셋째, 기업·산업·성별 격차의 지속이다. 노동시장은 단순히 평균값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평균 375만원이라는 숫자 뒤에는 188만원의 숙박업 종사자도 있고, 777만원의 금융업 종사자도 있다. 고령층의 참여 확대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청년층의 소득 정체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주택·결혼·출산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금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경제 체력의 바로미터다. 증가율 3.3%라는 수치는 회복과 둔화 사이, 그 미묘한 경계선 위에 한국 노동시장이 서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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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 평균소득 375만원⋯증가율 3.3% '역대 두 번째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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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1천230억달러 '사상 최대'⋯반도체·배당수입 쌍끌이
-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해외 투자 배당·이자 수입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1230억5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치였던 2015년(1,051억달러)을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도 187억달러 흑자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흑자가 188억5000만달러로 확대된 데다, 배당·이자 수입 증가로 본원소득수지 흑자도 47억3000만달러로 급증했다. 다만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규모가 연간 1143억달러에 달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환율 안정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상당 부분 희석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유가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도 경상수지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니해설] 경상수지 '역대 최대'의 이면…환율을 흔드는 해외투자 급증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규모와 구조 모두에서 ‘기록의 해’였다. 연간 흑자 규모는 1,23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상품수지·본원소득수지·금융계정까지 주요 항목이 일제히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과 해외 투자자산에서 발생한 배당·이자 수입이 맞물린 결과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유가 하락의 결합 경상수지 흑자의 중심에는 상품수지가 있다. 지난해 상품수지 흑자는 1380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5% 가까이 늘었다. 특히 12월에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3% 이상 급증하며 월간 기준 최대 흑자를 이끌었다. 컴퓨터 주변기기, 무선통신기기 등 정보기술(IT) 품목 전반이 회복세를 보였고, 동남아·중국·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수출 증가세가 확인됐다. 수입 측면에서는 에너지 가격 하락 효과가 두드러졌다. 석유제품, 원유, 가스, 석탄 등 원자재 수입이 줄면서 수입 증가율은 1%대에 그쳤다. 수출은 빠르게 늘고, 에너지 수입 부담은 완화되면서 상품수지 흑자 폭이 크게 확대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돈이 돈을 버는 나라'로 바뀐 수지 구조 이번 통계에서 주목할 대목은 본원소득수지다. 지난해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79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중 투자소득수지, 특히 배당소득수지가 300억달러를 웃돌며 경상수지 흑자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우리 경제가 단순한 수출 흑자 국가를 넘어, 해외에 축적한 자산에서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국민연금, 금융기관,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채권에 대규모로 투자해 온 결과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해외증권투자 1천140억달러…환율엔 '양날의 검' 그러나 이 같은 해외 투자 확대는 외환시장에선 다른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1143억달러로,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맞먹는다. 자산운용사·보험·증권사 등이 421억달러, 국민연금 등 공적기관이 407억달러, 개인이 314억달러를 해외에 투자했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로 유입된 외화를 다시 해외 투자로 내보내는 구조다. 수출과 배당으로 벌어들인 외화가 국내에 쌓이기보다는 해외 주식·채권 매입으로 빠져나가면서, 원화 강세 압력을 상당 부분 상쇄한다.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환율이 안정적으로 하락하지 않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서비스수지·여행수지는 여전히 과제 반면 서비스수지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12월 서비스수지는 36억9000만달러 적자로, 전월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특히 겨울방학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여행수지 적자가 14억달러까지 늘었다. 콘텐츠, 관광, 운송 등 고부가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 없이는 경상수지 구조 개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변수는 관세와 지정학, 관건은 반도체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전망과 관련해 반도체 경기와 유가 흐름을 핵심 변수로 꼽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지고 국제유가가 안정된다면, 경상수지는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하방 요인이다. 지난해의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는 한국 경제의 체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인 동시에, 외환시장과 환율 안정이라는 측면에선 새로운 숙제를 던지고 있다. 수출과 투자소득으로 벌어들이는 외화, 그리고 이를 다시 해외로 보내는 자본 이동의 균형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향후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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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1천230억달러 '사상 최대'⋯반도체·배당수입 쌍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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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수 써서라도 부동산 투기 근절"⋯이재명 대통령, 초강경 메시지
-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겠다"며 부동산 투기 근절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은 내란이라는 엄중한 위기조차 극복한 나라”라며 “이 명백한 부조리인 부동산 투기 하나 못 잡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보호 논리를 제기하는 일부 보수·경제언론을 겨냥해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다주택자의 눈물만 보이고, 높은 주거비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들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책 실패를 기정사실로 전제하며 선동하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당장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다면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와 달리 주식·대체투자 시장이 성장하면서 부동산이 유일한 투자처가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며 “객관적 환경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미니해설] '부동산과의 전면전' 선언한 이재명⋯투기 근절, 정책 실험 아닌 권력의 문제 이재명 대통령의 3일 발언은 단순한 부동산 정책 방향 제시를 넘어, 향후 국정 운영 기조를 가늠하게 하는 강력한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투기를 잡겠다'는 표현은 과거 어느 정부에서도 보기 드물었던 수위다. 정책 실패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자, 필요하다면 고강도 규제도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번 발언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부동산 투기를 단순한 시장 현상이 아닌 '명백한 부조리'이자 '망국적 행위'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투기 행위를 개인의 선택이나 재산권 문제로 접근해 온 기존 논리와 선을 긋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투기를 사회 전체의 비용을 키우는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고 있으며, 정책적 개입의 정당성을 도덕적 차원까지 끌어올렸다. 둘째, 정책 환경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인식이다. 이 대통령은 "이전에는 부동산이 유일한 투자수단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주식시장, 연금·간접투자 상품, 가상자산 등 다양한 자산시장으로 자금 이동이 이뤄졌고, 국민 인식 조사에서도 부동산 선호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곧바로 '자산시장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존의 위협 논리를 무력화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셋째는 정치적 책임의 문제다. 이 대통령은 "공약 이행률 평균 95%를 기록했다"며 과거 행정 책임자로서의 이력을 직접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자기평가를 넘어, 이번 부동산 정책 역시 말이 아닌 실행으로 옮기겠다는 일종의 신뢰 담보 발언이다. ‘엄포가 아니다’라는 표현 역시 시장과 정치권을 향한 경고에 가깝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이번이 마지막 탈출 기회"라는 표현이다. 이는 투기 수요에 대한 명확한 신호로, 정책 발표 이전에 자발적 출구 전략을 선택하라는 압박으로 읽힌다. 동시에 향후 세제·금융·거래 규제 전반에 걸쳐 예외 없는 정책 집행이 뒤따를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이러한 초강경 기조가 실제 정책 설계 단계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투기 억제와 실수요 보호 사이의 균형, 시장 급변에 따른 부작용 관리, 금융 시스템 안정성 확보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과거 정부들 역시 강한 의지로 출발했으나 정책 신뢰를 잃으며 후퇴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메시지가 이전과 다른 무게감을 갖는 이유는 분명하다. 부동산 문제를 단순한 경제 현안이 아니라 세대·사회 정의의 문제로 정면에 올려놓았고, 대통령 권한을 동원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선언대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실제 정책 성과로 이어질지, 시장과 국민은 이제 그 결과를 지켜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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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수 써서라도 부동산 투기 근절"⋯이재명 대통령, 초강경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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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이남 중소형 아파트 평균 18억원 돌파⋯서울 집값 상단 다시 열리나
-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 중소형 아파트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18억원을 넘어섰다. 2일 KB부동산 월간 주택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강남·서초·송파·강동·양천·강서·영등포·동작·관악·구로·금천구의 중소형(전용 60㎡ 초과~85㎡ 이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8억269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7억8561만원) 대비 0.96% 상승한 수치다. 실제 거래 사례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한다. 서초구 방배동 삼호한숲 전용 84.87㎡는 지난달 18억1000만원에 거래돼 2023년 최고가보다 약 3억원 올랐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용 84.755㎡도 처음으로 20억원을 돌파했다. 대출 규제 속에서도 상급지 중소형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의 상단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니해설] 서울 중소형 아파트 가격, 한강 이남 11개구 첫 18억 돌파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중소형 면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강 이남 11개구 중소형 아파트 평균 가격이 18억원을 넘어선 것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환경에서도 '상급지 선호'와 '가성비 추구'가 맞물리며 중소형 아파트가 새로운 가격 기준선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는 서울 집값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대형 면적이 아닌 전용 60~85㎡ 중소형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실거주 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똘똘한 한 채’가 대형 면적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대출 여력과 자금 부담을 고려한 중소형 면적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정부의 대출 규제는 수요의 방향을 분명히 바꿔놓았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 데 이어, 10·15 대책에서는 주택 가격 구간별로 대출 한도가 더 세분화됐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제한되면서 고가 주택일수록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다. 이 같은 환경에서 중소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각됐다. 우리은행 남혁우 부동산연구원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대형보다 중소형이 가격 부담이 덜하고 대출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상급지에 대한 선호는 유지하되, 면적을 줄여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 상승 흐름은 한강 이북에서도 감지된다. 지난달 한강 이북 14개구 중소형 아파트 평균 가격은 11억419만원으로 처음 11억원을 넘어섰다. 노원구와 은평구 등 기존 중저가 지역에서도 최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격차 메우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출 6억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15억원 이하 주택을 중심으로 매매 가격이 수렴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이는 서울 주택 시장이 단순한 지역별 양극화가 아니라, 가격대별·면적별 재편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한강 이남 중소형은 이미 18억원을 돌파했고, 한강 이북 중소형도 11억원을 넘어섰다. 중소형 면적이 사실상 서울 아파트 시장의 '표준 상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중단, 보유세 인상 가능성 등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형 면적보다는 실수요 중심의 중소형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중저가 실수요 위주의 중소형 면적이 앞으로 더 주목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경우 실수요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중소형 아파트마저 고가 주택으로 분류되는 흐름이 굳어질 경우, 서울 주택 시장의 진입 장벽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강 이남 중소형 18억원 돌파는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번 '새로운 기준선'을 설정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정책 대응과 수요 구조 변화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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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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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이남 중소형 아파트 평균 18억원 돌파⋯서울 집값 상단 다시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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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사상 첫 '4조 클럽' 가입⋯주주환원율 46.8% 달성
-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당기순이익 4조 원 시대를 열었다. 하나금융지주는 30일 공시를 통해 2025년 연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4조 2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비이자 이익의 가파른 성장이 견인했다. 그룹 비이자 이익은 2조 2133억 원으로 전년보다 14.9% 늘었으며,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 또한 비이자 이익이 59.1%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그룹의 이자 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합산한 핵심 이익은 11조 3,8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증대와 함께 강력한 주주환원책도 발표됐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중 총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기말 현금배당을 주당 1366원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연간 총 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9%p 상승한 46.8%를 기록하게 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니해설] 금융권의 새로운 이정표, 하나금융 '4조 클럽' 진입 국내 금융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4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금리 변동성 확대라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은행의 전통적 수익원인 이자 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비이자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점이 고무적이다. 금융권에서 KB금융은 2024년에 이미 5조원을 돌파했다. 신한금융 또한 2025년에 사상 처음으로 5조 클럽에 진입한 것으로 예상된다. 비이자 이익이 견인한 질적 성장 이번 하나금융 실적의 핵심 키워드는 '비이자 이익'이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비이자 이익은 2조 21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경우 비이자 부문의 약진이 더욱 눈부시다. 하나은행의 비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59.1% 증가한 1조 92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외환 및 자산관리(WM) 수수료 증대와 더불어 트레이딩 실적 개선,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매매 평가익과 수수료 이익이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그룹 전체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은 시장 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이 이번 실적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실적 성장만큼 주목받는 부분은 리스크 관리 능력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연체율 상승 우려가 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을 방어했다. 그룹 연체율은 0.52%로 전 분기 대비 0.05%p 하락하며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고, 대손 비용률 역시 0.29%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손실 흡수 능력을 입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모범, 파격적 주주환원 하나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주주환원책을 내놓았다. 이사회는 올해 상반기 중 총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결정했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000억 원씩 나누어 집행하며 주가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배당 정책 또한 대폭 강화됐다. 기말 현금배당을 포함한 연간 총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4105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조세특례제한법상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이는 주주들에게 배당소득 분리 과세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됨으로써 투자 매력도를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하나금융의 지난해 연간 주주환원율은 46.8%에 달하며, 금융권 내 '밸류업'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사상 최대 실적은 효율적인 비용 관리와 수익 구조의 다각화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하나카드(2177억), 하나증권(2120억) 등 비은행 관계사들 역시 견고한 수익을 뒷받침하며 그룹의 체질 개선을 도왔다. 향후 하나금융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시장과의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4조 클럽'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하나금융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얼마나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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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사상 첫 '4조 클럽' 가입⋯주주환원율 46.8%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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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 환율 관찰 대상국 재 지정⋯"원화 약세, 기초여건과 괴리"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9일(현지시간)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차 지정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연방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태국 등 10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했다. 태국은 이번에 새롭게 포함됐다. 한국은 2023년 11월 7년여 만에 명단에서 제외됐으나, 2024년 1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시 관찰 대상국에 포함된 이후 이번에도 지위를 유지했다. 재무부는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지정 사유로 들었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2024년 말 원화는 한국의 강력한 경제 기초여건에 부합하지 않게 약세를 보였다"고 지적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대체로 대칭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 측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니해설] 환율 압박 카드 다시 꺼낸 미국…'관찰' 유지 속 한국은 방어 논리 강화 미국이 다시 한 번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 명단에 올려두면서 한미 통상·금융 관계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지정 유지'에 불과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환율 문제를 무역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재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과 정책 당국 모두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대목이다. 미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한 이유로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명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2025년 6월까지 4개 분기 동안 GDP의 5.9%로, 전년 동기 4.3%에서 크게 확대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 5년 평균인 5.2%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흑자 확대의 원인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상품 무역이 지목됐다. 소득과 서비스 부문의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와 기타 기술 제품 수출이 경상수지 개선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평가다. 대미 상품·서비스 흑자 역시 520억 달러로, 2016년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180억 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의 환율보고서 평가 기준 가운데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 미국은 ▲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흑자 ▲ GDP 대비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 ▲ 외환시장 개입 요건 등 세 가지 기준 중 두 개를 충족할 경우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한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심층분석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었지만, 한국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관찰 대상국에 머물렀다. 주목할 부분은 재무부가 원화 약세를 비교적 직설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2024년 4분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국내 정치적 불안이 겹치며 원화에 대한 절하 압력이 극심해졌다"며 "2025년 말에도 원화는 한국의 강한 경제 기초여건과 부합하지 않게 추가 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했던 상황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해석된다. 다만 동시에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비교적 우호적인 평가를 내놨다. 재무부는 한국의 외환 개입이 "대체로 대칭적(symmetrical)"이었다며, 절하 압력과 절상 압력 모두에서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2009~2016년 원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일방적 개입 패턴에서 벗어나 대칭적 개입으로 전환한 점을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외환시장 제도 개선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재무부는 한국 자본시장이 상당한 개방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와 외국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 허용 등이 시장의 회복력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연금의 외화 매수 역시 해외 투자 다변화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경쟁적 평가절하로 보지 않았다. 이번 보고서부터 달라진 점도 있다. 재무부는 단순한 외환시장 개입 여부를 넘어 자본 유출입 관리, 거시건전성 조치, 정부투자기관 활용 여부까지 포함해 경쟁적 평가절하 가능성을 보다 폭넓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무역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보고서에서 "무역 상대국들이 외환 개입이나 비시장적 관행을 통해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지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투명성 부족을 강하게 지적하며 향후 지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원화에 대한 이례적 평가는 지난해 하반기 원화 약세가 과도했다는 미국 재무부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이번 환율 관찰 대상국 재지정은 한국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기보다는, 환율 문제를 무역 협상의 주요 변수로 관리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성격이 강하다. 다만 대미 흑자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관세·통상 이슈와 맞물려 환율 문제가 다시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으로서는 '조작국' 프레임을 피하면서도 원화 변동성 관리와 대미 통상 전략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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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 환율 관찰 대상국 재 지정⋯"원화 약세, 기초여건과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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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로 날고 배당으로 답했다⋯사상 최대 실적에 '특별배당' 카드
- 삼성전자가 반도체 실적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5년 만에 특별배당을 단행하며 주주환원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9일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33조6059억원,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경신했고, 영업이익도 33.2% 늘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영업이익 16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사 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HBM 판매 확대와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결산 배당과 함께 1조3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한다. 보통주 기준 1주당 배당금은 566원으로, 연간 총배당 규모는 11조1000억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에 맞춰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섰다고 설명했다. [미니해설] 반도체 슈퍼사이클 복귀 신호…삼성전자, '실적 자신감' 배당으로 증명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 복귀의 신호탄을 실적으로 증명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압도적 회복세를 앞세워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이를 배경으로 5년 만에 대규모 특별배당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적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강화한 '정공법'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333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33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 역시 43조6000억원으로 2018년 이후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4분기 실적은 상징적이다.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반도체 사업이 책임졌다. DS부문은 4분기에만 영업이익 16조4000억원을 올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과 함께 서버용 DDR5, 기업용 SSD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 범용 D램 가격 반등도 실적에 불을 붙였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다운사이클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투자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R&D)에 37조7000억원을 투입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역시 당초 계획을 웃도는 52조7000억원이 집행됐다. 단기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기술과 생산능력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올해 전망도 비교적 명확하다. AI와 서버 수요를 중심으로 메모리 시황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HBM4 양산 출하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속도를 구현한 11.7Gbps HBM4는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경쟁 요소로 꼽힌다. 이 같은 실적 자신감은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결산 배당에 더해 1조3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결정했다. 특별배당을 포함한 연간 총배당 규모는 11조1000억원으로, 2020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보통주 기준 연간 배당금은 1668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 배당은 정부가 올해부터 도입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의 첫 수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배당 성향 25% 이상, 전년 대비 배당액 10% 이상 증가라는 고배당 상장사 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주들은 배당소득 증가와 함께 세제 혜택이라는 이중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자사주 매입과 임직원 주식 보상 계획도 병행된다. 삼성전자는 3조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성과연동 주식보상에 활용하고, 일부 자사주는 처분해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이는 주주가치와 조직 내부 동기부여를 동시에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DX부문의 성장 둔화, 글로벌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축으로 한 실적 회복과 공격적인 배당 정책은 삼성전자가 '이익 창출력과 환원 능력을 동시에 갖춘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분명히 각인시키고 있다. 이번 실적과 배당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다. 반도체 사이클 회복, 기술 투자, 주주환원 강화라는 세 축이 맞물리며 삼성전자의 중장기 전략이 본궤도에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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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로 날고 배당으로 답했다⋯사상 최대 실적에 '특별배당'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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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다주택 양도세 유예 연장 없다"⋯서울·수도권 급매 출회 촉각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의 연장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서울과 수도권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 출회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과세표준 6∼45%의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를 가산하는 구조로,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3주택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이른다. 이 제도는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확정됐으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매년 유예돼 왔다.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5월 9일 이후에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에서 다주택자 주택 매도 시 양도세가 중과된다. 대통령이 연장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일부 다주택자들이 절세를 위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와 거래 절차 소요 기간을 고려하면 실제 거래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니해설] 다주택자, 절세 매물 나올까?⋯이 대통령, 양도세 유예 연장 가능성 일축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연장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시선은 다시 '세금과 매물'로 옮겨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절세 목적의 급매물 출회 가능성이, 중장기적으로는 매물 잠김과 거래 위축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된다. 이번 발언의 핵심은 정책 기조의 명확화다. 이 대통령은 실거주하지 않는 다주택자를 '초과 수요' 또는 '투기 수요'로 규정해 왔으며, "투기용 부동산을 오래 보유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반복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다주택자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해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던 기존 기조에서 벗어나, 다시 규율 중심으로 선회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유예 조치가 예정대로 종료될 경우,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일부 지역의 다주택자들은 5월 9일 이전에 매매 계약과 잔금 지급을 모두 마쳐야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재 해당 지역 아파트 상당수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 허가에만 약 15일이 소요된다. 여기에 설 연휴까지 감안하면 실제 매도가 가능한 기간은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의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 절차와 통상적인 매매 기간을 고려하면 시기적으로 상당히 촉박하다"며 "급매물은 나오더라도 거래 성사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규제지역 아파트값이 최근 다시 상승세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일부 체결될 경우 단기적인 가격 조정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1월 첫째 주 0.18%에서 셋째 주 0.2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도에서도 용인 수지구와 성남 분당구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예 종료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양도세 부담이 현실화되면 다주택자들이 오히려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 절벽과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다. 과거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됐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된 바 있다. 이번 발언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대목은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인식 변화다. 이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도 투자·투기 목적이라면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 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1주택자를 일률적으로 실수요자로 간주해 온 기존 정책 프레임을 흔드는 발언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1주택자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을 합산해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다주택자는 보유 기간 기준으로만 최대 30%가 적용된다. 이 대통령은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라며,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제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공정성 논리를 제시했다. 사실상 '순전한 실거주 1주택자'만 보호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 축소나 폐지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여기에 6월 지방선거 일정까지 겹쳐 단기간 내 제도 변경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통령 역시 "당장 고칠 것은 아니지만 토론해볼 주제"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번 발언은 즉각적인 제도 변화보다는 향후 부동산 세제 개편의 방향성을 분명히 한 데 의미가 있다. 다주택 규제 강화와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이 재확인되면서, 시장은 다시 정책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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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다주택 양도세 유예 연장 없다"⋯서울·수도권 급매 출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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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성장률 1% 그쳐⋯내수 붕괴에 4분기 역성장
- 지난해 한국 경제가 건설·설비투자 부진 속에 1% 성장에 그쳤다. 전년(2.0%)의 절반 수준으로, 1%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도 크게 못 미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0.3%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두 달 전 제시한 전망치(0.2%)보다 0.5%포인트(p) 낮고, 2022년 4분기(-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4분기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0.3%, 0.6% 증가했지만, 건설투자가 3.9% 급감했고 설비투자도 1.8% 감소했다. 수출은 2.1% 줄었고 수입도 1.7% 위축됐다. 성장률 기여도는 내수 -0.1%포인트, 순수출 -0.2%포인트로 나타났다. 한은은 기저효과와 건설투자 침체를 역성장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으나, 시장에서는 경기 판단이 과도하게 낙관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니해설] 한은 "지난해 경제 성장률 1%대⋯4분기 역성장"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 1%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성장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점에서다. 특히 건설·설비투자 부진이 성장률을 직접적으로 끌어내렸다는 점은 내수 기반의 취약성이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기 흐름을 보면 변동성은 더욱 뚜렷하다. 2024년 1분기 1%대 성장 이후 곧바로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반등과 정체를 반복하다 2025년 4분기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3분기 '깜짝 성장' 이후 불과 한 분기 만에 -0.3%로 꺾였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의 지속 가능성은 애초부터 취약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내수다. 4분기 내수 기여도는 -0.1%포인트로, 직전 분기(1.2%포인트)와 비교해 1.3%포인트나 급락했다. 그 중심에는 건설투자가 있다. 건물·토목을 가리지 않고 위축되면서 성장률을 0.5%포인트 깎아냈다. 설비투자 역시 0.2%포인트를 끌어내렸다. 이는 단기 경기 요인이라기보다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시장 침체, 기업 투자 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소비가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가 각각 0.1%포인트씩 성장에 기여했다. 다만 재화 소비는 여전히 부진했고, 의료 등 서비스 소비에 의존한 증가라는 점에서 체력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소비의 질적 회복 없이 정부 지출과 서비스 소비만으로 성장을 떠받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수출 역시 발목을 잡았다. 자동차·기계·장비 중심으로 수출이 2.1% 감소하면서 순수출이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췄다. 글로벌 교역 둔화와 주요 수출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제조업이 1.5% 감소하고, 전기·가스·수도업이 9% 넘게 급감한 점도 산업 전반의 활력이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한은은 기저효과와 건설투자 침체를 역성장의 원인으로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전망 실패 책임론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불과 두 달 전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수치의 격차가 0.5%포인트에 달한다는 점에서 경기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0.8% 증가하며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는 점은 위안이지만, 이는 교역조건 개선 등 외생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생산과 투자, 고용을 동반한 성장과는 거리가 있다. 이번 성장률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뉴노멀'에 본격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경고에 가깝다. 내수 회복 없는 수출 의존 성장, 투자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성장률 1%대가 일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책 당국의 보다 현실적인 경기 인식과 구조적 처방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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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성장률 1% 그쳐⋯내수 붕괴에 4분기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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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기차 보조금 전격 부활⋯중국산에도 문 연다
- 독일이 폐지했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다시 도입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30억유로(약 5조1000억원) 규모의 신규 전기차 보조금 프로그램을 1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번 제도는 자국 자동차 산업 지원을 목표로 하되, 차량 원산지에 따른 지급 제한은 두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카르스텐 슈나이더 독일 환경부 장관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독일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주장은 실제 수치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경쟁에 대응할 뿐 특정 국가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FT는 이번 보조금이 중국 업체를 포함한 모든 제조사에 개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니해설] 독일 전기차 보조금 부활⋯중국차도 포함 독일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전격적으로 되살리면서 유럽 전동화 정책의 방향성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023년 말 예산 부담을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을 갑작스럽게 종료했던 독일이 불과 1년여 만에 대규모 지원책을 재가동한 것은, 전기차 시장 위축과 자동차 산업 전반의 압박이 그만큼 심각했음을 보여준다. 새로 공개된 보조금 프로그램은 2029년까지 약 80만대의 신차 구매 또는 리스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구 소득과 가구원 수에 따라 1대당 1500~6000유로(약 260만~1030만원)가 차등 지급되며,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일정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주행거리 연장형 모델도 대상에 포함된다. 보조금 규모와 적용 범위를 고려하면, 단기적인 수요 자극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 BYD의 양왕 U9 차량이 2024년 12월 4일 독일 서부 에센에서 열린 에센 모터쇼에 전시되어 있다. 중국 자동차 대기업 BYD는 지난해 226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으며, 이는 2026년 1월 1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회사 성명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중 사상 최고 기록이다. (사진: 이나 파스벤더 / AFP 원산지 제한 안 둬⋯중국차도 수혜 주목되는 대목은 원산지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를 사실상 배제하는 정책을 택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예컨대 영국은 전기차 구매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환경·공급망 규정을 통해 중국 업체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시장 경쟁에 맡긴다"는 원칙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같은 방침은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FT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독일에서 약 2만3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8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독일 정부의 보조금 재개는 가격 경쟁력이 강점인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소비자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독일 전기차 시장 지속 가능한 성장은 미지수 다만 이번 정책이 독일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FT는 독일 정부가 보조금을 재도입한 배경으로 2024년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가 전년 대비 27% 급감한 점을 지목했다. 이후 판매가 회복되며 지난해 독일에서 신규 등록된 배터리 차량은 약 54만5000대로 늘었지만, 이는 정책 종료 이전의 성장 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반응도 엇갈린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는 보조금 재개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충전 인프라 확충이 병행되지 않으면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힐데가르트 뮐러 VDA 회장은 "촘촘한 충전망과 합리적인 에너지 가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기차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번 독일의 전기차 보조금 부활은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응급 처방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떠받치고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충전 인프라·전력 비용·산업 경쟁력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함께 해결하지 못할 경우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독일의 선택이 유럽 전기차 정책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예외적 실험으로 남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시장 흐름이 가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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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기차 보조금 전격 부활⋯중국산에도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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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수 살리기 험난⋯소매판매 증가율 3년 만에 최저
- 중국 당국이 올해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수 진작을 내건 가운데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2%)를 밑도는 수준이며, 전달(1.3%)보다도 낮다. 로이터는 해당 수치가 2022년 12월(-1.8%)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 연속 둔화하고 있다. 반면 12월 산업생산은 5.2%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연간 고정자산투자는 3.8% 감소하며 199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중국, 지난해 12월 소매판매 3년만에 최저치 중국 경제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내수 회복'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소비 흐름을 가늠하는 소매 판매 증가율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중국 당국이 내세운 내수 중심 성장 전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0.9%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동시에, 전월보다도 둔화한 수치다. 소매 판매는 백화점과 편의점, 온라인 유통을 포함한 소비 전반을 반영하는 지표로, 내수 경기의 온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이 지표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중국 소비 심리가 구조적으로 위축돼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하락 흐름은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했던 2021년 이후 가장 긴 기간 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방역 규제가 해제된 이후에도 소비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가계의 소득 전망과 자산 가치에 대한 불안이 소비를 제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같은 기간 산업생산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2%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연간 기준으로도 5.9% 증가하며 제조업 중심의 공급 측면은 일정 부분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는 수출과 인프라 관련 생산이 단기적으로는 경제를 지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투자 지표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부담을 여실히 드러낸다. 지난해 1∼12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3.8% 감소해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연간 기준 고정자산투자가 감소한 것은 1989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장기간 의존해 온 투자 주도 성장 모델이 한계에 직면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부동산 부문의 부진은 특히 심각하다. 같은 기간 부동산 개발 투자는 17.2% 급감했다. 부동산은 중국 내수와 금융 시스템, 지방정부 재정에 모두 깊게 얽혀 있는 핵심 산업이다. 부동산 투자의 급격한 위축은 건설·자재·가전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소비와 고용을 동시에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용 지표는 겉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체감 경기와의 괴리는 여전하다. 지난해 12월 전국 도시 실업률은 5.1%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연간 평균도 5.2%였다. 그러나 청년 실업 문제와 비공식 고용 부문의 불안정성은 공식 통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배경에는 이러한 고용 불안과 소득 증가 둔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당국은 올해 경제 운용의 최우선 목표로 내수 확대를 제시하고 있다. 소비 촉진 정책과 함께 금리·유동성 완화, 지방정부 투자 지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가계의 소비 심리를 단기간에 되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부동산 시장의 신뢰 회복과 소득 전망 개선 없이는 내수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소매 판매 지표는 중국 경제가 '생산은 버티지만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흔들리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내수 진작이 올해 중국 경제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소비 회복의 속도와 정책 효과가 향후 성장 경로를 가를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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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수 살리기 험난⋯소매판매 증가율 3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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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미국 증시 30% 급락 땐 소비 1.7%p 추락"
- 미국 주가가 닷컴버블 붕괴 당시와 같은 급락세를 보일 경우, 미국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며 경기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6일 '최근 미국 소비의 취약 요인 점검'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는 변동성이 큰 주가와 고소득층 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금융 충격 발생 시 경기 급락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주가가 10% 하락할 경우 연간 소비 증가율이 0.3%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치지만, 닷컴버블 붕괴기처럼 30% 급락하면 소비 증가율이 1.7%포인트(p) 급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고용·물가 측면의 하방 위험과 소득·자산 계층 간 양극화도 소비 둔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니해설] 한은, 미국 증시 닷컴버블 붕괴기처럼 30% 급락하면 소비 증가율 1.7%p↓ 한국은행이 미국 소비의 구조적 취약성을 경고하며, 주가 급락이 실물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단기 조정 수준을 넘어 금융시장 충격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1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의 가장 큰 특징으로 '주가 의존도'를 꼽았다. 미국 가계 소비는 주식 등 금융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증시 강세에 따른 부의 효과는 소비를 약 0.4%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구조가 하방 국면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주가가 조정을 넘어 급락 국면에 진입할 경우, 특히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주가 하락 폭에 따라 소비 충격의 강도가 뚜렷하게 달라진다고 봤다. 10% 내외의 조정은 소비 증가율을 0.3%포인트 낮추는 데 그치지만, 닷컴버블 붕괴기와 유사한 30% 급락이 발생할 경우 소비 증가율은 1.7%포인트나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미국 소비가 금융시장 충격에 상당히 민감한 구조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용과 물가 환경 역시 소비의 하방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미국의 고용 통계가 실제보다 과대 계상됐을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 대체, 이민 제한 강화로 인한 노동력 공급 제약이 고용 여건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가격에 전가하는 현상과 수요 압력에 따른 고물가가 가계 구매력을 제약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소득·자산 계층 간 양극화 역시 소비 급랭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적 요인이다. 자산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은 고소득층이 소비를 주도해 온 만큼, 주가 하락 국면에서는 이들 계층의 지출 축소가 전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중·저소득층은 이미 물가 부담과 실질 구매력 약화로 소비 여력이 제한돼 있어, 경기 하강 국면에서 소비를 떠받칠 완충 장치가 약하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이러한 미국 소비 취약성이 한국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가 미국의 AI 투자 확대와 가계 수요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만큼, 미국 소비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수출과 기업 투자, 금융시장 전반에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은은 "통화·재정 정책의 확장 효과에 가려 미국 경제의 잠재적 취약성이 과소평가되지 않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대외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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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미국 증시 30% 급락 땐 소비 1.7%p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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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세금 폭탄 피하자"…'억만장자세'에 짐 싸는 실리콘밸리 거물들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억만장자 부유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자, 실리콘밸리가 술렁이고 있다. "이건 세금이 아니라 탈출 신호"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부유세 저지를 위해 지갑을 열고, 채팅방을 만들고, 심지어 이사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벤처캐피털 거물이자 AI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 그는 최근 부유세 반대 로비 단체인 캘리포니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300만달러(약 44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이 '억만장자세'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선 "방패막이용 실탄"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반대 진영의 움직임은 꽤 조직적이다. 이들은 세금 저지에만 최대 7500만달러(약 1095억원)가 투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실리콘밸리 거물들은 '캘리포니아를 구하라(Save California)'라는 이름의 비공개 온라인 채팅방에서 불만을 쏟아내며 대응 전략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 방에는 방산 기술기업 안두릴 공동창업자 팔머 러키, 트럼프 행정부에서 AI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 가상화폐 업체 리플 공동창업자 크리스 라슨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세금 폭탄이 오기 전에 플랜B를 세워야 한다"는 분위기다. 플랜B의 핵심은 '탈(脫)캘리포니아'다. 색스가 운영하는 벤처투자사 '크래프트 벤처스'는 이미 텍사스 오스틴에 새 사무실을 냈고,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플로리다에서 새 집을 알아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색스는 엑스(X)에 직접 "오스틴으로 오라"고 공개 권유까지 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는 한술 더 떠 "억만장자세 논의만으로도 캘리포니아에서 1조달러의 자본이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과장이 섞였다는 지적도 있지만, 시장의 긴장감만큼은 분명하다. 문제의 억만장자세는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보건의료노조와 진보 성향 정치권은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 4575억 원) 이상 부자에게 재산의 5%를 일회성으로 부과해, 트럼프 행정부가 삭감한 1조 달러 상당의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예산을 메우자고 주장한다. 이 안건이 올해 11월 주민투표에 오르려면 약 87만5000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실리콘밸리를 품은 캘리포니아에는 200명 안팎의 억만장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캘리포니아주 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2025년 말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과세 대상이 되는 캘리포니아 내 억만장자는 214명이며 이들은 대부분 기술업계 거물들과 벤처 투자자들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과세 대상으로 추정되는 명단의 최상단에는 순자산이 2562억 달러(약 370조원)에 달하는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가 올라 있고 래리 앨리슨 오라클 창업자(2461억 달러)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2364억 달러),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2251억 달러),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1626억 달러) 등도 포함됐다. "부자에게 세금을"과 "부자들이 떠난다" 사이에서, 캘리포니아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Key Insights] 캘리포니아의 억만장자세 논란은 징벌적 과세가 초래할 부작용을 명확히 보여준다. 세수 확충을 명분으로 내세운 극단적 부유세가 결국 자본과 혁신 인재의 엑소더스를 유발해 지역 경제 기반을 흔들고 있다. 이는 상속세율 등 세금 부담이 큰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의 재분배도 중요하지만, 기업가 정신을 꺾고 자본의 해외 유출을 부추기는 과도한 조세 제도는 국가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세제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 [Summary]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순자산 10억 달러 이상 부호에게 5%의 일회성 세금을 매기는 억만장자세 도입이 추진되자 실리콘밸리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피터 틸 등 기술업계 거물들은 반대 로비에 거액을 기부하고, 비밀 채팅방을 만들어 세금 저지 전략을 논의 중이다. 래리 페이지, 마크 저커버그 등 214명이 과세 대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텍사스나 플로리다 등으로 거주지와 본사를 옮기는 엑소더스 조짐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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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세금 폭탄 피하자"…'억만장자세'에 짐 싸는 실리콘밸리 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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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자동차 수출 힘입어 11월 경상수지 '역대 최대' 흑자
-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122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8억1000만달러)과 전년 동월(100억5000만달러)을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11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31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도 1018억2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5%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133억1천만달러로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 증가가 전체 흑자 확대를 이끌었다. [미니해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122억 달러 흑자⋯역대 최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2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수출 회복 흐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수출과 자동차 수출이 동시에 개선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11월 기준으로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흑자를 기록해 의미를 더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상품수지 흑자는 133억1000만달러로 전월의 78억2000만달러 대비 1.7배 수준으로 늘었다. 수출은 60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하며 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38.7% 급증했고, 승용차 수출도 10.9% 늘며 비(非)IT 부문까지 회복세가 확산됐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8.4%)와 중국(6.9%)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미국(-0.2%), 유럽연합(EU·-1.9%), 일본(-7.7%)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부진이 이어졌다. 미국의 통상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가 일부 반영됐다는 평가다. 수입은 468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7% 감소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유(-14.4%), 가스(-33.3%), 석유제품(-16.9%) 등 원자재 수입이 7.9%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정보통신기기(16.5%), 수송장비(20.0%) 등을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은 4.7% 증가했고, 소비재 수입도 19.9% 늘었다. 특히 금 수입은 전년 대비 554.7% 급증하며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경상수지의 또 다른 축인 서비스수지는 27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전월(-37억5000만달러)보다 줄었지만, 전년 동월(-19억5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확대됐다. 여행수지 적자는 추석 연휴 이후 출국자 수 감소로 9억6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는 18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으나, 전월 대비 흑자 폭은 크게 줄었다. 해외 증권 투자자에게 분기 배당금이 지급되면서 배당소득 수지가 한 달 새 22억9000만달러에서 12억5000만달러로 감소한 영향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018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5% 증가한 수치로,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12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 흑자가 크게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1150억달러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2015년의 최대 기록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상수지의 질적 측면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된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수출 증가율이 제한적인 데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주요 시장에서의 수출 둔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송 부장은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차와 중고차 수출로 일정 부분 선방하고 있지만, 철강과 화공품은 공급 과잉에 따른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반도체 경기 회복이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뒷받침하겠지만, 글로벌 통상 환경과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출 구조의 다변화와 비(非)IT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중장기 과제로 다시 부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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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자동차 수출 힘입어 11월 경상수지 '역대 최대' 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