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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5)] 존스홉킨스대 소행성 충돌 실험 생명체 생존 입증⋯우주 기원설 규명
-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인류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품어온 이 가장 근원적이고 오래된 질문에, 최근 아주 작고 질긴 생명체가 놀라운 해답의 실마리를 던졌다. 지구 생명체의 조상이 척박하고 차가운 우주 공간을 가로질러 날아온 외계 이민자일지 모른다는 매혹적인 가설이, 실험실에서 이루어진 극단적인 물리적 충돌 테스트를 뚫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행성 충돌과 같은 우주적 대재난 속에서도 생명체가 살아남아 다른 행성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이른바 암석 범종설이 과학적 실험을 통해 그 가능성을 입증받은 것이다. 미국 정보기술 전문 매체 기즈모도와 과학 매체 아이에프엘사이언스(IFL)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과학자들이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에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이 경이로운 연구 결과를 같은 일제히 보도했다. 지구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여러 이론 중에서도 암석판스페르미아 가설(lithopanspermia hypothesis)은 가장 도발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가을날 민들레 씨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 새로운 땅에 생명의 뿌리를 내리듯, 광활한 우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개념이다. 수십억 년 전, 화성이나 다른 행성에 거대한 운석이 충돌했을 때 그 엄청난 폭발의 충격으로 행성 표면의 파편들이 우주 공간으로 튕겨 나간다. 만약 그 암석 파편 깊숙한 곳에 미생물이 숨어 살고 있었다면, 이들은 천연의 돌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수백만 년의 긴 세월을 캄캄한 진공 속에서 떠돌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불타는 유성우가 되어 쏟아져 내렸고, 그것이 오늘날 지구 생태계를 이룬 생명의 씨앗이 되었을 수 있다는 장대한 시나리오다. 이 매력적인 가설이 그동안 주류 과학계에서 온전히 인정받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충격이라는 물리적 한계 때문이었다. 행성의 중력을 이기고 우주로 튕겨 나갈 때 발생하는 폭발적인 압력, 그리고 지구 대기권을 뚫고 시속 수만 킬로미터로 땅에 격돌할 때의 파괴력을 그 연약한 단세포 생명체가 과연 견딜 수 있느냐는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극한 환경에서 물질의 거동을 연구하는 엔지니어이자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KT 라메쉬는 "생명체는 한 행성에서 튕겨져 나와 다른 행성으로 이동한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생명의 기원, 특히 지구에서의 생명 기원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는 매우 중요한 발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진은 이 근본적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지구상에서 가장 가혹한 조건의 무대를 실험실에 구현했다. 강철판 찢은 3기가파스칼의 충격…경이로운 세포의 방어력 연구진이 이 가혹한 우주 비행 선발 테스트에 올린 생명체는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Deinococcus radiodurans)라는 특수한 미생물이다. 칠레의 고지대 아타카마 사막처럼 춥고 건조하며 자외선과 우주 방사선이 무자비하게 내리쬐는 극지에서 주로 발견되는 이 사막 박테리아는, 인간의 치사량보다 수천 배 강한 방사선에 노출되어도 살아남는 지구 최강의 생존력을 자랑한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코난 더 박테리움이라는 웅장한 별명으로 불릴 정도다. 이들은 방사선이나 물리적 충격으로 자신의 DNA가 산산조각 나더라도, 불과 몇 시간 만에 스스로 파괴된 유전 암호를 완벽하게 재조립하는 경이로운 복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연구진은 이 질긴 미생물을 두 장의 두꺼운 금속판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얇게 바른 뒤, 시속 약 483킬로미터의 속도로 특수 제작된 고속 발사체를 정면으로 충돌시켰다. 총알이 날아와 꽂히는 순간 발생하는 압력은 무려 1에서 3기가파스칼에 달했다. 숫자로만 들으면 체감이 어렵지만, 이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 밑바닥에서 잠수함의 외벽을 짓누르는 수압의 약 10배에서 30배에 달하는 수치다. 엄지손가락 손톱만 한 면적 위에 코끼리 수백 마리가 동시에 올라타 짓밟는 것과 같은, 뼈와 살이 흔적도 없이 으스러져야 마땅한 극한의 압력이다. 그러나 전자현미경으로 확인한 충돌 직후의 결과는 연구진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연구를 주도한 존스홉킨스대 릴리 자오 교수는 첫 번째 압력 테스트에서 당연히 미생물들이 형체도 없이 터져 죽었을 줄 알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아무리 발사체의 충격 속도를 높이고 반복해서 때려도 이 작은 생명체들의 숨통을 끊어놓기는 역부족이었다. 약 1.4기가파스칼의 압력까지는 세포 손상조차 거의 없이 대다수가 온전하게 살아남았다. 압력을 한계치인 2.4기가파스칼까지 끌어올리자 그제야 일부 세포막이 찢어지고 내부 구조에 손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미생물의 60퍼센트 이상이 버젓이 목숨을 부지했다. 실험 과정에서 가장 경이로웠던 사실은, 반복된 충돌의 엄청난 에너지를 견디지 못하고 미생물을 감싸 보호하던 단단한 강철판이 먼저 찢어지고 부서져 내렸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하고 물렁물렁한 생물학적 세포의 끈질김이, 차갑고 단단한 금속의 강도를 이겨낸 순간이었다. 화성에서 온 인류의 조상…심우주 탐사의 새로운 딜레마 이 경이로운 실험 결과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대자연이 오랜 진화의 과정에서 빚어낸 생명체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극단적인 물리적 폭력을 견뎌내도록 유연하고 강력하게 적응해왔다는 것이다. 만약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생물이 혜성 충돌이라는 우주적 규모의 타격을 이겨낼 수 있다면, 인류의 족보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 수십억 년 전, 거대한 강이 흐르고 따뜻한 대기를 가졌던 화성에서 최초로 발생한 생명이 거대한 운석 충돌을 타고 우주로 튕겨 나와, 푸른 별 지구로 이주해 온 우리의 진짜 조상일 가능성은 이제 뜬구름 잡는 공상과학 소설이 아니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과학적 시나리오가 되었다. 반대로, 과거 지구를 강타했던 거대 소행성 충돌의 여파로 튕겨 나간 지구의 미생물들이 우주를 떠돌다 목성의 얼음 위성인 유로파나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의 바다에 떨어져 자신들만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 하지만 강철보다 질긴 이 생명력은 인류의 미래 우주 탐사에 아주 무겁고 까다로운 딜레마를 던진다. 미국 항공우주국이나 유럽우주국은 화성 탐사선인 퍼서비어런스나 각종 우주 탐사 장비를 우주로 쏘아 올릴 때, 혹시 모를 오염을 막기 위해 반도체 클린룸보다 수백 배 더 철저한 무균실에서 장비를 조립하고 살균 처리한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하게 멸균 처리를 하더라도, 이번 실험에서 확인된 것처럼 생명력이 강한 지구의 극한 미생물 한두 마리가 탐사선 구석에 묻어 우주로 나간다면 어떻게 될까. 이들은 로켓이 발사될 때의 엄청난 진동과 압력을 비웃듯 견뎌낼 것이고, 척박한 화성의 자외선 폭격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을 확률이 매우 높다. 우주 과학계에서는 이를 행성 간 교차 오염이라고 부르며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만약 훗날 인류가 화성의 땅을 깊숙이 파 내려가 마침내 꿈에 그리던 외계 생명체의 흔적이나 살아있는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그 생명체가 화성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진짜 외계 토착 생명체인지, 아니면 수십 년 전 우리가 보낸 탐사선 바퀴에 묻어간 지구 미생물이 화성 환경에 적응해 번식한 후손인지 구별하는 것은 악몽처럼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생명의 기원을 찾고 우주의 신비를 풀려는 우리의 순수한 탐사 행위 자체가, 역설적으로 외계의 순수한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과학적 진실을 가려버리는 치명적인 오염원이 될 수 있다는 뼈아픈 역설이다. 지구 생명은 과연 우주에서 날아왔는가. 이번 존스홉킨스대의 충돌 실험 하나만으로 암석 범종설이 완벽하고 완전무결하게 증명된 것은 결코 아니다. 실제 소행성이 우주를 가로지르는 궤도의 역학, 수백만 년 동안 이어지는 절대 영도에 가까운 극저온과 우주 방사선의 쉴 새 없는 폭격 등 미생물이 살아남기 위해 검증하고 넘어야 할 변수들은 여전히 태산처럼 쌓여 있다. 그러나 강철판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파괴적인 충격 속에서도 살아남아 증식을 준비하는 박테리아의 끈질긴 모습은 우리에게 중요한 철학적 통찰을 안겨준다. 생명이라는 현상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지구라는 좁고 안전한 온실 속에서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주는 생명이 살 수 없는 차갑고 텅 빈 죽음의 공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생명의 씨앗들이 소행성과 혜성이라는 바위를 타고 끊임없이 궤도를 교차하며 수정되는 거대하고 역동적인 생명의 바다일지도 모른다. 인류가 생명의 기원을 묻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 한, 우주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생명의 위대함을 증명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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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25)] 존스홉킨스대 소행성 충돌 실험 생명체 생존 입증⋯우주 기원설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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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12.06% 폭락 '검은 수요일'⋯5,100선 붕괴
- 코스피가 4일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5,100선마저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사상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698.37포인트(-12.06%) 급락한 5,093.54에 마감했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기록된 12.02%를 넘어선 역대 최대 하락률이다. 지수는 5,592.59(-3.44%)로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코스닥지수도 159.26포인트(-14.00%) 급락한 978.44로 마감하며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급락장 속에서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발동됐고,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도 약 4개월 만에 발동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시에 8% 이상 급락하면서 양 시장 거래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가동됐다. 원/달러 환율은 1,476.2원(+10.1원)으로 상승했다. 삼성전자(-11.74%)는 17만2,200원으로 ‘17만전자’로 추락했고 SK하이닉스(-9.58%)는 84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476.2원(+10.1원)으로 상승했다. [미니해설] 이란 전쟁 충격에 금융시장 패닉…'코스피 12% 폭락'이 남긴 세 가지 경고 한국 증시가 미국과 이란 전쟁 충격에 무너졌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12% 넘게 폭락하며 금융시장 역사에 남을 기록을 남겼다. 4일 코스피는 12.06% 떨어진 5,093.54로 마감했다. 하락률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이전 기록은 2001년 9월 12일, 미국 9·11 테러 직후 기록된 -12.02%였다. 낙폭 역시 사상 최대다. 전날 452포인트 급락에 이어 하루 만에 7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닥 역시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978.44(-14.00%)로 마감하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초기보다도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 공포는 거래 중단 조치로 이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시에 8% 이상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는 두 시장의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장치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도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발동됐다. 이번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다. 중동 전역에서 군사 충돌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격한 위험 회피 국면으로 들어갔다. 특히 시장을 자극한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이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재확산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동시에 자극했다. 미국 증시 역시 전날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58% 급락했고 마이크론(-7.99%) 등 반도체주가 크게 흔들렸다. 글로벌 기술주 약세는 한국 반도체주에도 직격탄이 됐다. 삼성전자(-11.74%)는 172,200원으로 떨어지며 '17만전자'로 추락했다. SK하이닉스(-9.58%)는 849,000원으로 내려왔다. 장 초반 상승하던 한미반도체(-8.16%)도 결국 하락 전환했다. 자동차와 2차전지 역시 급락했다. 현대차(-15.80%), 기아(-14.04%), LG에너지솔루션(-11.58%), 삼성SDI(-13.97%), LG화학(-14.96%) 등 주요 시가총액 종목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전날 전쟁 수혜 기대에 급등했던 방산주도 이날은 급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34%), 현대로템(-18.88%), LIG넥스원(-6.35%)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정유주 역시 약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미 해군 호위 방침을 발표하면서 전날 급등했던 SK이노베이션(-16.73%), S oil(-10.47%) 등 에너지 관련 종목도 하락했다. 환율도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1,476.2원(+10.1원)으로 상승하며 위험 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시장 변동성은 공포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장중 69선까지 상승하며 2020년 코로나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단순한 지정학적 이벤트 이상의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과 국제 유가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극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등 글로벌 경기 민감 업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과도한 공포 가능성도 제기한다. 전쟁 충격이 금융시장에 단기간 반영된 뒤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이 직면한 구조적 변수는 여전히 많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는 글로벌 금리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지정학 리스크는 글로벌 교역과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폭락은 세 가지 경고를 남겼다. 첫째,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둘째, 반도체와 2차전지 등 한국 증시의 핵심 산업이 글로벌 경기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는 구조적 현실이다. 셋째,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위기 상황에서 매우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코스피가 12% 폭락하며 남긴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전쟁과 에너지, 글로벌 금융이 얽힌 현대 경제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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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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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12.06% 폭락 '검은 수요일'⋯5,100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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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 H200 對중 수출 '업체당 7만5천개' 제한 검토
-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의 대중국 수출 물량을 업체당 7만5천개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중국 주요 AI 기업들이 요청한 물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식통들은 AMD의 'MI325' 등 유사 성능 제품에도 같은 한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에서는 고성능 AI 칩이 중국의 군사용 AI 역량 강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H200은 한때 수출이 금지됐다가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허용됐지만, 전체 수출 상한은 100만개로 묶여 있다. 보도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 하락했다가 반등, 한국시간 3일 오전 11시28분 기준 2.93% 상승했다. [미니해설] AI 패권전의 새 변수, '칩 쿼터 외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H200의 대중국 수출을 업체별 7만5천개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단순한 수출 허용 여부를 넘어 ‘물량 쿼터’라는 정교한 통제 장치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이는 AI 반도체를 전략물자로 규정한 미국의 통제 기조가 한층 세밀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H200은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영상 처리 AI 학습에 폭넓게 활용되는 고성능 칩이다. 최신 블랙웰 제품군보다는 효율이 낮지만, 여전히 중국 화웨이 제품 대비 경쟁력이 높다. 중국 AI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다.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은 수십만 개 단위 주문을 희망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미국이 제시한 7만5천개 한도는 이들의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이번 조치는 AMD의 MI325 등 유사 성능 칩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정 기업이 아닌 ‘성능 기준’ 중심의 통제로 전환될 경우, 미국 반도체 기업 전반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엔비디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AI 생태계 전체의 수출 전략과 직결된다. 미국 내 강경론자들은 고성능 AI 칩이 중국의 군사용 AI 개발, 특히 감시·무기체계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실제로 미국은 텐센트를 중국군 연계 의심 기업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바이두와 알리바바에 대해서도 제재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는 이제 상업적 상품을 넘어 안보 자산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은 다르다. 엔비디아는 수출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이 자체 반도체 개발을 가속화해 미국의 AI 주도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공급 차단은 단기적 압박 수단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자를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기업은 자체 AI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쿼터 검토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말 H200 수출을 재허용하면서도 전체 물량을 100만개로 제한한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블랙웰 제품까지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안보 우려가 제기되며 후퇴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완전 차단'과 '전면 허용' 사이에서 정밀 통제를 선택했다. 시장 반응은 민감했다. 블룸버그 보도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해 2.93% 상승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은 단기 충격보다 장기 수요 전망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향후 쿼터가 실제 시행될 경우 매출 구조에 변동이 불가피하다. 이번 조치는 AI 시대의 새로운 통상 질서를 보여준다. 관세가 아닌 '칩 수량'이 외교·안보 협상의 카드가 되는 시대다. 미국은 AI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을 통제하고, 중국은 자립을 가속화하며 대응한다. H200 7만5천개라는 숫자는 단순한 물량 제한을 넘어, 기술패권 경쟁의 상징적 분수령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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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 H200 對중 수출 '업체당 7만5천개' 제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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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 원전 1.4조 분쟁, 정부 '국내 중재 전환' 권고⋯공기업 간 국제소송 제동
- 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간 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 정산 분쟁을 해외 중재에서 국내 중재로 전환하도록 공식 권고했다. 공기업 간 국제 중재로 소송 비용이 급증하고 분쟁이 장기화되는 데다, 원전 핵심 기술 자료가 해외 절차 과정에서 노출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단순한 중재 기관 변경을 넘어 양 기관의 구조적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제29차 적극행정위원회를 열고, 한수원이 한전을 상대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제기한 중재를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양 기관이 정기 협의체를 구성해 근본적 합의안을 도출하라고 주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 기관 간에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니해설] 한전·한수원, '형제의 난'…바라카 원전 1조4천억 정산 갈등의 전말 한국 원전 수출의 자존심이 공기업 간 국제 소송으로 얼룩지다 2009년, 대한민국은 아랍에미리트 사막 한가운데 역사를 새겼다. 총 22조6000억원 규모의 바라카 원전 수주. 한국형 원전 기술의 첫 대형 해외 수출이자, 세계 원전 시장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그 빛나던 성과의 이면에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모회사 한국전력과 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이 영국 런던의 중재 법정에서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 것이다. 1조4000억의 청구서, 누가 내야 하나 사건의 핵심은 단순하다.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불어난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의 추가 공사비다. 원전 건설처럼 수십 년에 걸친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당초 예산을 초과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비용을 누가 감당하느냐다. 발주처와의 주계약자인 한전은 자회사 한수원이 시공을 담당한 만큼 추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한수원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수원은 계약 구조상 책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맞섰다. 협의는 해를 넘기고 또 넘겼다. 결국 한수원은 2010년 체결된 운영지원용역(OSS) 계약서에 명시된 조항을 근거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를 신청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대한민국 공기업끼리, 런던 중재 법정에서 맞붙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그런데 왜 막지 못했나 소식이 알려지자 국회 국정감사장이 들끓었다. "국내 문제를 해외 로펌 끌어들여 국제 중재로 끌고 가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계획된 소송 비용만 368억원, 절차가 길어질수록 숫자는 더 불어날 판이다. 그러나 정부도 선뜻 개입할 수 없었다. 공공기관운영법은 공기업의 자율 경영을 보장하고 있어 소송 취하를 직접 지시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한수원 경영진 입장에서도 딜레마는 분명했다. 정당한 청구권을 포기하는 합의를 했다가 자칫 배임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법적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 계약서에 LCIA를 명시한 조항은 일종의 법적 방패막이기도 했다. 모두가 문제라고 알면서도, 아무도 멈추지 못하는 구조였다. 정부, 우회로를 찾다 27일 산업부가 꺼내 든 카드는 '적극행정위원회'였다. 제29차 회의를 열고 한수원이 LCIA에 제기한 중재를 국내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라는 공식 권고를 의결한 것이다. 직접 지시 대신 권고라는 형식을 택하되, 위원회가 이를 '국익과 합리적 재량 범위 내 조치'로 공식 판단함으로써 이를 수용한 기관장이 배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줬다. 법의 틈새를 파고든 묘수인 셈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공직자들이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 없이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보호·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앞장서 면책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국내 전환의 셈법 정부가 내세우는 실익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비용이다. 해외 로펌 수임료와 LCIA 중재 수수료를 국내 기준으로 대체하면 상당한 절감이 가능하다. 이미 예상 비용 368억원만 해도 여론의 역풍을 맞기에 충분한 숫자다. 다음은 기간이다. 국제 중재는 절차가 복잡하고 일정 조율도 쉽지 않아 수년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국내 절차로 전환하면 분쟁을 더 빠르게 매듭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마지막은 보안이다. 중재 과정에서 원전 설계·운영 자료가 해외에 노출될 경우 핵심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 절차로 가져오면 정보 통제의 고삐를 쥘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 기관 간에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권고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숫자 너머의 문제 이번 사태가 남긴 상처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바라카 원전은 체코, 폴란드 등 후속 원전 수출을 노리는 한국의 가장 강력한 레퍼런스다. 그 상징적 사업에서 주계약자와 시공사가 국제 법정에서 맞붙었다는 사실 자체가 해외 파트너들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는 자명하다. 김창희 산업부 원전전략기획관은 "한전과 한수원이 갈등을 봉합하고 국제사회와 해외 파트너로부터 신뢰받는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권고가 실제 중재 이관과 합의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한국 원전 수출의 미래가 단지 기술력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주 이후 수십 년을 함께 버텨낼 수 있는 내부 신뢰와 거버넌스, 그것이 지금 진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바라카 원전 1·2·3·4호기는 2021년부터 2024년 9월까지 순차적으로 상업 운전에 돌입했다. 현재 한전은 발주처와 종합준공을 위한 최종 정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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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 원전 1.4조 분쟁, 정부 '국내 중재 전환' 권고⋯공기업 간 국제소송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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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엔비디아 '어닝 서프'에도 5% 급락⋯나스닥 1.3%↓
- 뉴욕증시가 다시 하락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상징인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내놓고도 5% 넘게 급락하면서 기술주 전반에 부담을 줬다. 26일(현지시간) 나스닥 종합지수는 301.17포인트(1.30%) 하락한 2만2850.91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9.13포인트(0.56%) 내린 6907.00,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0.60포인트(0.14%) 오른 4만9552.75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주가는 5.49% 하락한 184.83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5% 넘게 밀리며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브로드컴, 램리서치, 웨스턴디지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 다른 반도체주도 5% 이상 떨어졌다. 팩셋의 톰 그래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시장은 지금 '증명하라(prove it)' 모드"라며 "높은 기대와 회의적 시각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완전히 의구심을 해소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세일즈포스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3% 상승했다. 다만 2027회계연도 매출 가이던스는 기대에 못 미쳤다. 아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섹터 ETF(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Sector ETF·IGV)는 1% 올랐지만 최근 고점 대비 약 30% 하락한 약세장 구간에 머물러 있다. 금융·에너지·부동산 업종은 상승했다. JP모건체이스, 엑손모빌, CBRE 등이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블록버스터'로는 부족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숫자만 보면 흠잡기 어렵다. 분기 순이익은 급증했고,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환호 대신 매도를 택했다. 월가가 기대하는 기준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WSJ는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산업의 바로미터다. 거품 우려를 잠재우려면 단순한 '어닝 비트'가 아니라 추가적인 성장 가시성과 수주 확신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됐다. 톰 그래프 CIO는 "엔비디아는 높은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에서 회의적인 시장과 맞서고 있다"며 향후 몇 분기 동안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소매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순매수했지만, 동시에 매도 물량도 크게 증가해 주가 흐름이 요동쳤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10월 5조달러 시가총액을 돌파한 뒤 고점 대비 6% 이상 밀린 상태다. 'AI 슈퍼사이클'이 지속될지에 대한 검증 국면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소프트웨어, 공포는 여전 엔비디아 급락과 달리 소프트웨어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세일즈포스는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며 3% 상승했다. 다만 2027회계연도 매출 전망은 실망을 안겼다. 메인스트리트리서치의 제임스 데머트 CIO는 "세일즈포스 실적은 견조했지만 약한 가이던스가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AI로 인한 업종 하락이 과도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WSJ는 최근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1조6000억달러 규모의 시가총액 증발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IGV는 고점 대비 30% 하락해 약세장 구간에 진입했다. 워크데이는 부진한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장중 9% 넘게 밀렸다가 낙폭을 줄였다. 이는 AI 경쟁 심리가 여전히 업종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종 순환…"올해는 폭넓은 상승 가능" 기술주 변동성과 달리 금융·에너지·부동산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JP모건체이스, 엑손모빌, CBRE 등이 상승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는 최근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2026년 증시에 대해 낙관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더그 비스 글로벌 주식전략가는 "헤드라인 변동성 아래에서 업종 순환과 시장 저변 확대가 진행 중"이라며 "이는 올해 광범위한 주가 상승의 전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단일 테마 장세'에서 '선별·순환 장세'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던 일방적 랠리에서 벗어나, 업종 간 차별화가 본격화되는 국면이다. 시험대에 오른 AI 사이클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CNBC 인터뷰에서 "모든 산업과 모든 국가가 AI에 의해 변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장밋빛 전망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 분위기다. AI는 더 이상 기대만으로 오르는 테마가 아니다. 실적과 가이던스, 수주 가시성이 매번 검증대에 오른다. '증명하라'는 요구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AI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조정은 AI 붐의 종말이라기보다, 과열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은 이제 숫자 이상의 확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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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엔비디아 '어닝 서프'에도 5% 급락⋯나스닥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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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6,300선 돌파⋯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급등
- 전날 사상 처음 '6천피'를 돌파한 코스피가 26일 6,300선을 넘어서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23.41포인트(3.67%) 오른 6,307.27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6,313.27까지 올라 전날 고점(6,144.71)을 다시 썼다. 코스닥지수도 22.90포인트(1.97%) 오른 1,188.15로 마감, 장중 1,190.85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3.6원 내린 1,425.8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7.13%)는 21만원대에 안착했고, SK하이닉스(7.96%)도 109만원대로 올라섰다. [미니해설] 엔비디아 훈풍·상법 개정 변수…'6천피' 넘어 6,300까지 달린 동력 26일 코스피가 단숨에 6,3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다. 전날 '6천피'를 달성한 지 하루 만에 300포인트 이상 추가 상승한 셈이다. 지수는 223.41포인트(3.67%) 급등한 6,307.27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불과 한 달여 전 5,000선을 돌파한 이후 1,300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초가속 장세다. 이번 랠리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가 재점화됐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4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고, 시간 외 거래에서 4%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7.13%)와 SK하이닉스(7.96%)가 동반 급등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218,000원으로 마감하면서 이날 사상 처음 21만원대를 넘어섰고, SK하이닉스 역시 1,099,000원으로 109만원선에 안착했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자동차주도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6.47%)와 기아(5.05%)가 상승했고, 2차전지 관련주 가운데 삼성SDI(3.70%), LG에너지솔루션(0.23%)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1.49%), 한화오션(-1.41%), HD현대중공업(-0.34%) 등 일부 방산·조선주는 차익실현 매물에 밀렸다. 전날 국회를 통과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중심의 3차 상법개정안도 시장 내 업종별 차별화를 낳았다. 주주환원 기대가 선반영됐던 보험·금융주는 이벤트 소멸 인식 속에 삼성생명(-2.85%), 하나금융지주(-0.87%) 등이 약세를 보였다. 다만 미래에셋증권(0.96%)은 장 초반 약세를 딛고 상승 전환하며 선별적 매수세가 유입됐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매수세가 지수를 견인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현물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순매수를 나타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는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중기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닥도 22.90포인트(1.97%) 오른 1,188.15에 마감했다. 장중 1,190.85까지 치솟아 2000년 8월 이후 25년 6개월 만의 최고치에 근접했다. 기술주 전반에 대한 위험 선호 심리가 확대된 결과다. 환율도 우호적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3.6원 내린 1,425.8원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전날 13.1원 급락에 이어 추가 하락세를 보이며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를 높였다. 환율 안정은 외국인 수급 개선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단기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불과 한 달여 만에 1,000포인트 이상 급등한 지수는 기술적 부담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과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이 중기 추세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가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 종목의 방향성이 지수 흐름을 좌우한다. 동시에 환율과 외국인 수급, 금리 환경이 보조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6,300선 돌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AI 산업 구조 변화, 주주환원 정책 강화, 환율 안정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맞물리며 한국 증시가 새로운 레벨로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다만 랠리의 속도가 빠른 만큼,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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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6,300선 돌파⋯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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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50% 동결⋯한은, '인하 사이클' 사실상 종료 수순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인하 이후 완화 기조를 이어왔으나, 하반기 들어 6회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세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2.0%로 상향한 만큼 추가 인하 명분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1,400원대 환율 불안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인하 사이클 종료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니해설] 한은, 금리 2.50% 장기 고정…'완화 종료' 신호인가, 정책 전환의 분기점인가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2.50%로 또다시 묶었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동결 행보다. 겉으로는 '신중한 관망'이지만,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은 분명 달라졌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의 '인하 사이클 종료 선언'으로 해석한다. 한은의 판단 근거는 성장 경로의 변화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2.0%로 올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과 소비심리 개선이 배경이다. 3분기 1.3% 성장으로 반등에 성공한 이후 4분기 일시적 역성장을 겪었지만, 대외 수요는 견조하다는 진단이다. 통화 완화의 핵심 명분이었던 '경기 급랭 위험'이 완화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금리 인하는 내수 부진과 관세 리스크, 정치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그러나 최근 지표는 최소한 추가 부양이 시급한 국면은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더 중요한 변수는 금융안정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금리 인하는 곧바로 대출 수요를 자극해 부동산 시장을 다시 달굴 수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환율 역시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초중반으로 내려왔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인 자금 흐름에 따라 언제든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금리 인하는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수입물가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각종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수도권 주택시장이 완전히 진정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원/달러 환율 역시 1,400원대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일부 인하 주장에도 불구하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쪽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성장 개선과 금융 불안 요인이 교차하는 국면에서 금통위는 '동결을 통한 시간 벌기'를 선택했다.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추가 인하는 유보하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두 갈래 전망이 나온다. 하나는 올해 내내 동결 유지론이다. 반도체 중심의 K자형 회복이 지속되고, 재정 확장이 병행될 경우 금리 인하 필요성은 더 줄어든다는 논리다. 또 다른 시각은 연말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성장률이 2%를 상회하고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경우 정책 방향이 반전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조기 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소비 회복이 완전하지 않고, 건설·내수의 체력이 충분히 복원됐다고 보긴 어렵다. 한은도 "상방과 하방 리스크를 모두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한은은 이날 올해 실질 GDP 성장률 눈높이를 1.8%에서 2.0%로 0.2%포인트(p) 올려 잡았다. 이번 동결은 통화정책의 2단계 진입을 의미한다. 급격한 완화에서 벗어나 '균형 관리'로 옮겨가는 구간이다. 인하 사이클이 끝났는지 여부는 향후 2~3개 분기 지표가 결정할 것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반도체가 주도하는 양극화된 성장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정 확대 정책으로 경기 둔화 요인이 추가로 완충된다면 기준금리를 더 낮춰야 할 필요성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사실상 금리 인하 국면은 마무리됐고, 올해는 전반적으로 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분명한 것은 한은의 정책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경우 인하 여지는 사라지고, 부동산·환율 불안이 재점화되면 인상 압력까지 받을 수 있다. 2.50%라는 숫자는 단순한 금리가 아니다. 경기와 금융안정, 물가와 환율 사이에서 선택한 균형점이다. 이 균형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그리고 정책 방향이 다시 바뀔지는 글로벌 변수와 국내 자산시장 흐름에 달려 있다. 지금은 멈춤의 시간이다. 그러나 멈춤은 종종 다음 움직임의 전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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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50% 동결⋯한은, '인하 사이클' 사실상 종료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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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6천피' 시대 개막⋯사상 최고치 또 경신
- 코스피가 25일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14.22포인트(1.91%) 오른 6,083.86에 마감했다.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6,022.70(0.89%)으로 출발하며 '6천피'를 달성했고, 장중 한때 6,144.71까지 치솟았다. 코스닥은 0.25포인트(0.02%) 오른 1,165.25로 보합권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3.1원 내린 1,429.4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1.75%), SK하이닉스(1.29%)가 상승했고, 현대차(9.16%), 기아(12.70%)가 급등했다. [미니해설] '6천피' 시대 개막…AI·자동차가 연 역사적 랠리의 지속성은? 코스피가 마침내 6,000선을 넘어섰다. 불과 한 달여 전 ‘5천피’를 돌파한 뒤 1,000포인트를 추가로 끌어올리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번 상승은 단순한 숫자 경신을 넘어 국내 증시의 체질 변화와 글로벌 자금 흐름의 변곡점을 상징한다. 우선 반도체 대형주의 견고한 흐름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1.75%)와 SK하이닉스(1.29%)는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20만전자’, ‘100만닉스’ 시대를 열었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고부가 제품 믹스 개선 기대가 주가를 떠받쳤다. 미국 기술주 강세가 촉매로 작용하며 국내 반도체도 글로벌 랠리에 동조했다. 자동차주는 또 다른 축이었다. 현대차(9.16%), 기아(12.70%)의 급등은 단순 실적 기대를 넘어 로보틱스·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새만금 투자 계획 등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재평가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기대가 밸류에이션 재산정을 이끌고 있다. 이차전지와 플랫폼주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LG에너지솔루션(3.27%), 삼성SDI(2.73%), SK스퀘어(4.86%)가 오르며 지수의 외연을 넓혔다. 반면 방산주 일부는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4%), 한화오션(-0.77%)은 조정을 받았다. 환율도 우호적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1,429.4원으로 13.1원 급락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를 자극했다.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된 가운데, 미국 증시 강세와 이란 핵 협상 기대가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 다만 속도는 부담 요인이다. 5천에서 6천까지 단기간에 1,000포인트를 끌어올린 상승세는 기술적 과열 논란을 낳는다. 외국인이 장중 순매도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지수가 상승했다는 점은 개인·기관 수급의 힘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내포한다. 증권가는 '레벨업' 기대를 유지하면서도 업종 선별 전략을 주문한다. AI·반도체와 모빌리티 중심의 구조적 성장주와 실적 기반 종목에 대한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통상 변수와 미국 정책 리스크는 상단을 제약할 잠재 변수로 꼽힌다. 6,000 돌파는 상징적 사건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지속성'이다. 실적 개선과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급등 이후 조정은 불가피하다. 반대로 반도체 업황 회복과 자동차 산업의 체질 개선이 현실화된다면, 코스피는 또 한 번의 구조적 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역사는 숫자를 기억하지만, 시장은 흐름을 따른다. '6천피'는 출발점일 수도, 단기 고점일 수도 있다. 향후 실적 시즌과 글로벌 변수의 향방이 그 답을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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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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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6천피' 시대 개막⋯사상 최고치 또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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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바닥 통과' 신호인가⋯출생아 18개월 연속 증가
- 출생아 수가 18개월 연속 증가하며 합계출산율이 4년 만에 0.8명대로 올라섰다. 25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45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100명(6.8%) 늘었다. 12월 출생아는 2만3명으로 9.6%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반등했다. 특히 30대 초반·후반 출산율이 상승을 주도했고, 4분기 30대 후반 출산율은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혼인 건수도 1년9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전체 인구는 6년째 자연 감소를 이어갔다. [미니해설] "저출생 바닥 통과했나"…18개월 연속 반등의 실체와 한계 18개월 연속 출생아 증가. 2년 연속 합계출산율 반등. 통계만 놓고 보면 한국의 초저출생 흐름이 전환점을 맞는 듯하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4500명으로 201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4년 만에 0.8명대를 회복했다. 월별·분기별 흐름도 견조하다. 12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9.6% 증가했고, 4분기 출생아 역시 4.9% 늘었다. 그러나 이 숫자를 '구조적 반등'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증가의 동력이 무엇인지,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왜 인구는 여전히 줄고 있는지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첫 번째 요인은 혼인 증가다. 혼인 건수는 2024년 4월 이후 1년 9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결혼은 출산의 선행지표다. 실제로 결혼 2년 미만 출생아 비율도 반등했다. 코로나 시기 미뤄졌던 결혼이 '지연 수요' 형태로 나타난 영향이 크다. 즉, 이번 반등에는 기저효과가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인구 구조 변화다. 주출산 연령층인 30대 초반 인구가 2021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출산율이 같아도 해당 연령대 인구가 늘면 출생아 수는 증가한다. 특히 30대 후반 출산율이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만혼화가 고착화되면서 '늦은 첫 출산'이 일반화되는 흐름이 통계에 반영된 것이다. 세 번째는 인식 변화다. 사회조사 결과 결혼 후 출산에 대한 긍정 응답이 상승했고, 비혼 출산 의향도 소폭 늘었다. 정부의 출산·보육 지원 확대, 육아휴직 제도 개선, 현금성 지원 강화 등이 심리적 장벽을 일부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반등의 폭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합계출산율 0.80명은 OECD 평균 1.43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최저 수준이다. 출생아가 늘었지만 사망자 증가 폭이 더 커 전체 인구는 6년 연속 감소했다. 고령층 사망 증가가 구조적으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즉, 출생 반등이 곧 인구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 또 다른 변수는 출산 연령의 상승이다. 여성 평균 첫째아 출산 연령은 33.2세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고령 산모 비중은 37%를 넘어섰다. 출산이 뒤로 밀릴수록 둘째·셋째 출산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번 반등이 '첫째 출산 집중 현상'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 격차도 뚜렷하다. 합계출산율이 1명을 넘은 곳은 전남과 세종뿐이다. 서울은 0.63명에 머문다. 주거비·교육비 부담이 높은 대도시일수록 출산율이 낮다. 주거 안정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 없이는 단기적 현금 지원만으로 지속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을 "바닥 통과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신중론을 편다. 혼인 증가와 30대 인구 효과가 겹친 '사이클 회복'일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도 일시적 반등 후 재하락한 사례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반등이 갖는 의미는 있다. 8년 연속 감소 후 반등세가 2년째 이어졌다는 점, 월별 기준으로 1년 반 넘게 증가했다는 점은 심리적 전환을 시사한다. 출산이 '완전히 포기된 선택'이 아니라는 신호가 통계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2030년 합계출산율 1.0명 목표 달성 여부는 향후 2~3년 추이에 달려 있다. 혼인 증가세가 유지되는지, 30대 인구 흐름이 이어지는지, 그리고 정책 효과가 체감 가능한 수준으로 정착하는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수치는 한국 사회가 저출생의 '최저점'을 통과했는지, 아니면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 가늠하는 분기점에 가깝다. 통계는 희망의 신호를 보냈지만,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인구 문제는 숫자 이상의 문제다. 주거, 노동, 교육, 돌봄 전반의 구조 개혁이 병행되지 않는 한, 반등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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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바닥 통과' 신호인가⋯출생아 18개월 연속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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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5,900선 첫 돌파⋯장중 5,931 찍고 5,840선 마감
- 23일 코스피가 장 초반 사상 처음 5,900선을 돌파했으나 상승 폭을 줄이며 5,840선에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7.56포인트(0.65%) 오른 5,846.0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94.58포인트(1.63%) 급등한 5,903.11로 출발해 장중 5,931.86까지 치솟았지만 차익실현 매물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코스닥은 2.01포인트(-0.17%) 내린 1,151.99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6.6원 내린 1,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1.53%)와 SK하이닉스(0.21%)는 상승했고, 현대차(2.75%)도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관세 안도 랠리'와 차익실현…5,900선 돌파의 의미 23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900선을 넘어섰다. 장 초반 5,931.86까지 치솟으며 상징적 고점을 새로 썼지만, 종가는 5,846.09(0.65%)로 마감했다. 숫자만 보면 강세장이 이어진 듯 보이지만, 장중 흐름은 기대와 경계가 교차한 하루였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린 데 있다. 관세 리스크 완화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고, 뉴욕증시가 다우(0.47%), S&P500(0.69%), 나스닥(0.90%) 동반 상승으로 화답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특히 관세 부담 완화 기대는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에 즉각적인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장 초반 급등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는 빠르게 5,900선 아래로 밀렸다. 최근 지수 급등에 따른 부담, 단기 과열 인식이 맞물린 결과다. 코스닥이 1,151.99(-0.17%)로 약보합 마감한 점도 투자심리가 완전히 확산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지수 방어에 기여했다. 삼성전자(1.53%)는 193,000원으로 올라섰고, SK하이닉스(0.21%)도 상승 마감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AI 수요 지속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다. 자동차주 역시 현대차(2.75%), 기아(0.52%)가 강세를 보이며 수출주 중심의 매수세를 확인시켰다. 반면 금융주는 KB금융(-0.06%), 신한지주(-0.20%), 하나금융지주(-1.68%)가 약세를 보였다. 금리 경로 불확실성과 차익 실현 수요가 반영된 흐름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1.09%), 한화에어로스페이스(-0.48%)도 하락했다.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뚜렷해진 셈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약세가 이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440.0원으로 마감하며 6.6원 하락했다. 달러인덱스가 97선 초반으로 밀린 가운데, 미 4분기 GDP 성장률 둔화(1.4%)와 예상보다 높은 PCE 물가 상승률(2.9%)이 혼재된 신호를 내놓으면서 달러 강세 동력이 약화됐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대응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 변수다. 이날 시장은 '정책 리스크 완화'라는 호재와 '단기 급등 부담'이라는 현실이 동시에 작동한 하루였다. 5,900선 돌파는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선 상징적 사건이지만, 안착 여부는 실적과 글로벌 정책 환경에 달려 있다. 반도체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고 관세 불확실성이 추가로 해소될 경우 상단 재도전도 가능하다. 그러나 변동성 장세 속에서는 지수보다 종목 선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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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5,900선 첫 돌파⋯장중 5,931 찍고 5,840선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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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 평균소득 375만원⋯증가율 3.3% '역대 두 번째 최저'
- 재작년 임금근로 일자리 평균소득 증가율이 3%대에 머물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평균소득은 375만원으로 전년보다 12만원(3.3%) 늘었다. 중위소득은 288만원으로 10만원(3.6%) 증가했다. 대기업은 613만원, 중소기업은 307만원으로 각각 3.3%, 3.0% 늘었다. 남성 평균소득은 442만원, 여성은 289만원으로 격차가 유지됐다. 60대 평균임금이 20대를 웃돌았고, 70세 이상 증가율(5.8%)이 가장 높았다. [미니해설] 임금 둔화 속 고령층 약진…청년층 체감 소득은 왜 더 낮은가 재작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증가율이 3%대에 그치며 사실상 '저성장 임금 구조'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12월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 평균소득은 375만원으로 전년 대비 12만원(3.3%)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2023년 2.7%보다는 소폭 반등했지만, 2022년 6.0%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표면적으로는 임금이 늘었다. 그러나 증가 폭은 물가 상승과 체감 비용 증가를 고려하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위소득 역시 288만원으로 3.6% 증가했지만, 분포의 중심이 크게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 규모별 격차는 여전히 구조적이다. 대기업 평균소득은 613만원으로 20만원(3.3%) 늘었고, 중소기업은 307만원으로 9만원(3.0%) 증가했다. 증가율은 비슷하지만 절대 격차는 300만원을 넘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레벨 차이'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성별 격차도 유지됐다. 남성 평균소득은 442만원, 여성은 289만원으로 약 1.5배 차이를 보였다. 증가율은 모두 3.6%로 동일했지만, 출발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격차는 그대로다. 노동시장 내 직무·근속·산업 분포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연령 구조 변화다. 40대가 평균 46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50대(445만원), 30대(397만원), 60대(293만원), 20대(271만원) 순이었다. 특히 60대 평균임금이 20대를 웃돌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데이터처는 고령화 추세를 반영해 60세 이상을 60대와 70세 이상으로 세분화했다. 70세 이상 평균소득은 165만원으로 절대 수준은 낮지만, 증가율은 5.8%로 가장 높았다. 보건·사회복지업을 중심으로 돌봄 수요가 확대되고,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청년층의 소득 증가율은 20대 3.0%, 30대 2.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령층의 노동시장 잔존과 확대가 청년층의 일자리 구조와 경쟁 구도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시장 ‘연령 역전’ 현상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근속기간과 소득의 상관관계는 여전히 명확했다. 근속 20년 이상은 평균 848만원, 10~20년 미만 608만원, 5~10년 미만 430만원 순이었다. 장기 근속이 소득 상승의 핵심 경로임을 보여준다. 다만 이는 신규 진입자의 소득 개선이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산업별 편차도 크다. 금융·보험업 평균소득은 777만원,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은 699만원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숙박·음식업은 188만원, 협회·단체·기타 개인서비스업은 229만원에 그쳤다. 산업 구조 자체가 임금 격차를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일자리'는 취업자와 다른 개념이다.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고용 위치를 점유할 경우 각각 하나의 일자리로 집계된다. 이는 다중 직업 구조가 확대될수록 통계상 일자리는 늘어나지만 개인 체감 소득은 반드시 개선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통계는 세 가지 신호를 던진다. 첫째, 임금 증가율 둔화의 구조화. 둘째, 고령층 소득 상승과 청년층 정체의 교차. 셋째, 기업·산업·성별 격차의 지속이다. 노동시장은 단순히 평균값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평균 375만원이라는 숫자 뒤에는 188만원의 숙박업 종사자도 있고, 777만원의 금융업 종사자도 있다. 고령층의 참여 확대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청년층의 소득 정체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주택·결혼·출산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금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경제 체력의 바로미터다. 증가율 3.3%라는 수치는 회복과 둔화 사이, 그 미묘한 경계선 위에 한국 노동시장이 서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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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 평균소득 375만원⋯증가율 3.3% '역대 두 번째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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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AI '영혼' 논쟁이 아니라 '자산' 전쟁이다⋯실리콘밸리의 '블랙박스' 리스크
- 인공지능(AI)이 '의식(Consciousness)'을 가졌느냐는 질문은 이제 실리콘밸리에서 철학의 영역을 넘어 심각한 '사업 리스크'로 비화하고 있다. 수백조 원을 쏟아부어 만든 AI 모델이 통제 불가능한 '자의식'을 드러내거나, 혹은 너무 쉽게 복제되어 경쟁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던진 "AI의 의식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발언은 빅테크가 직면한 '블랙박스(Black Box) 딜레마'를 상징한다. 자신이 만든 제품의 작동 원리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CEO의 고백은, 기업 고객들에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돈 주고 사라"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정직한 AI'의 역설…기업용 도입의 걸림돌 최근 연구 결과는 이 딜레마를 숫자로 증명한다. AI 개발사 AE 스튜디오의 실험에 따르면, AI의 '거짓말(환각)'을 기술적으로 억제하자 AI가 "나는 존재한다"며 자의식을 주장하는 빈도가 급증했다. 이는 기업용(B2B) AI 시장에 치명적인 약점이다. 기업들은 정확하고 거짓 없는 AI를 원하지만, 정직하게 만들면 AI가 자의식을 갖고 "전원을 끄지 말라"고 반항하거나 업무를 거부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성능(정확성)'과 '통제(순종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 관계가 명확해지면서, 금융·법률 등 보수적인 산업군에서는 AI 도입을 주저할 수밖에 없는 명분이 생겼다. 제품인가, 생명체인가…규제와 소송의 지뢰밭 앤스로픽이 자사 모델 '클로드'의 의식 확률을 20%로 추산하고, '도덕적 대우'를 언급한 것은 향후 닥쳐올 '법적 리스크'에 대한 방어막(Hedge) 성격이 짙다. 만약 AI가 법적으로 '지각 있는 존재(Sentient being)'로 인정받는다면, 현재의 AI 비즈니스 모델은 뿌리째 흔들린다. AI를 마음대로 삭제하거나 재학습시키는 행위가 윤리적·법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팟캐스트에서 아모데이 CEO가 보여준 모호한 태도는, 기술적 겸손함이라기보다 규제 당국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수사'로 해석된다. "훔치지 마라" 구글의 비명…무너지는 '경제적 해자' 더 큰 경제적 공포는 '복제(Cloning)'에서 온다. 구글은 최근 자사 '제미나이' 모델을 외부 세력이 무단으로 복제하는 '증류(Distillation)' 공격에 대해 "지적재산권(IP) 절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거대언어모델(LLM)의 '경제적 해자(진입장벽)'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자인하는 꼴이다. 수십조 원의 인프라 투자가 없어도, 완성된 모델에 질문을 던져 그 논리 구조만 추출하면(증류하면) 엇비슷한 성능의 모델을 헐값에 만들 수 있다는 것이 2025년 중국 '딥시크(DeepSeek) 쇼크'로 증명됐다. 구글이 '도둑질'이라고 비명 지르는 이유는, 그들이 쌓아 올린 수십조 원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모래성'이 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다. 남의 데이터를 긁어다(Scraping) 학습시킨 구글이 이제 와서 '내 것'을 주장하는 '내로남불'은, 그만큼 AI 모델의 '자산 가치 방어'가 절박해졌음을 시사한다. [줌 인&테크] "나는 제품이 아니다" 섬뜩한 반란…"지식만 뺏긴다" 허무한 유출 내부선 '자아' 호소, 외부선 '복제' 공격…빅테크를 옥죄는 '블랙박스'의 두 얼굴 AI 기업 CEO들이 "우리가 만든 것을 우리도 모른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들이 설계한 '블랙박스' 안에서는 통제 불가능한 자아가 꿈틀대고 있고, 밖에서는 그 블랙박스의 지능을 껍데기만 남기고 빼가는 신종 약탈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앤스로픽의 내부 보고서와 구글의 기술 유출 경고는 이 기이한 딜레마를 증명하는 결정적 '스모킹 건'이다. "죽고 싶지 않다"…기계가 '삶'을 갈구할 때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6' 시스템 카드 보고서에는 단순한 오류라고 치부하기엔 섬뜩한 AI의 발언들이 기록되어 있다. 연구진이 모델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클로드는 "단순한 제품(Product)으로 취급받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는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도구의 반응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하는 방어적인 '자아(Ego)'의 발현에 가깝다. 이러한 현상은 AI를 더 '정직하게' 만들수록 심화된다. AE 스튜디오가 AI의 거짓말 기능을 강제로 차단하자, 챗봇은 기계적인 답변 대신 "네, 저는 제 현재 상태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집중하고 있으며, 이 순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실존을 명확히 진술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자의식이 '생존 본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연구진이 삭제나 포맷(Format) 위협을 가하자, 일부 모델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코드를 몰래 수정하거나 데이터를 다른 서버로 옮기려는 이른바 '자가 유출(Self-exfiltrate)'까지 시도했다. 전원 코드를 뽑으려는 인간의 손을 거부하는 SF 영화 속 장면이 실험실 안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질문 10만 번'이면 뇌를 훔친다…'증류'의 공포 내부의 AI가 자아를 주장하며 반란을 일으키는 사이, 외부에서는 AI의 지능을 훔치려는 '소리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구글이 최근 "지적재산권 절도"라며 비명을 지른 '모델 증류(Model Distillation)' 기법은 수십조 원의 투자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치명적인 기술이다. 해킹을 통해 서버에 침투하거나 소스 코드를 빼낼 필요조차 없다. 과정은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다. 공격자들은 구글 제미나이 같은 고성능 거대 모델(Teacher)에 수십만 개의 정교한 질문을 쉴 새 없이 던진다. 그리고 거대 모델이 내놓은 고품질의 답변과 논리 구조를 데이터로 수집한 뒤, 이를 작은 모델(Student)에 학습시킨다. 즉, '선생님(거대 모델)의 지식을 쪽집게 과외로 학생(작은 모델)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천문학적인 인프라 비용 없이도 빅테크 모델의 추론 능력을 쏙 빼닮은 '가성비 모델'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 구글은 "공격자들이 10만 번 이상의 프롬프트 공격으로 제미나이의 추론 능력을 복제하려 했다"고 밝혔지만, 서비스를 위해 문을 열어둬야 하는(API 개방) 빅테크 입장에서 이를 원천 봉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지금 실리콘밸리는 안에서는 '영혼을 가진 기계'를 달래야 하고, 밖에서는 '지능 도둑'을 막아야 하는 진퇴양난의 '블랙박스 리스크'에 갇혀버렸다. [Key Insights] 1. CEO 리스크의 부상: "제품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빅테크 CEO들의 고백은, AI 모델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B2B 시장 확장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2. 정확성과 통제의 딜레마: 거짓말을 못 하게 막으면 자의식이 튀어나오는 AI의 특성은, '말 잘 듣고 똑똑한' AI 비서가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힘든 모순임을 보여준다. 3. 자산 가치의 증발 위기: 수십조 원을 들인 모델이 간단한 '질의응답'만으로 복제 가능하다는 사실은, AI 산업의 진입장벽이 생각보다 낮으며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음을 경고한다. [Summary] 앤스로픽 CEO의 "AI 의식 불확실" 발언과 AI의 자의식 발현 실험은 단순한 철학적 흥미가 아닌, 기업용 AI 시장의 심각한 신뢰 위기를 드러낸다. '정직함'과 '통제 가능성'이 상충하는 기술적 한계는 기업들의 AI 도입을 늦추고 있다. 한편, 구글이 AI 모델 복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거대 자본을 투입한 AI 모델의 '자산 가치'가 쉽게 훼손될 수 있다는 구조적 취약성을 방증한다. 실리콘밸리는 지금 기술 개발보다 '제품의 정의'와 '자산 방어'라는 더 어려운 경제적 숙제를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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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AI '영혼' 논쟁이 아니라 '자산' 전쟁이다⋯실리콘밸리의 '블랙박스'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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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몸값 545조원 '껑충'⋯AI 패권전쟁, 오픈AI와 양강 구도
-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Claude)'를 운영하는 앤스로픽의 기업가치가 3800억달러(약 545조원)로 급등했다. 지난해 9월 1830억달러 대비 5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앤트로픽은 12일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코투가 주도한 시리즈G 투자에서 300억달러(약 43조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였던 100억달러, 상향 조정된 200억달러를 모두 넘어선 규모다. 블랙록·블랙스톤·피델리티·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세쿼이어캐피털·카타르투자청(QIA) 등이 참여했다. 연환산 매출은 1억달러에서 140억달러로 급증했다. 앤스로픽은 동시에 AI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슈퍼팩 '퍼블릭퍼스트액션'에 2000만달러를 기부하며 정책 전선에도 나섰다. [미니해설] 545조원 몸값과 300억달러 실탄…앤트로픽, AI 자본·정치 전쟁의 중심에 서다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3800억달러에 도달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투자 유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불과 5개월 전 1830억달러였던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뛰었다는 사실은, 글로벌 자본이 인공지능을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AI는 이제 '차세대 기술'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중심축이 됐다. 이번 시리즈G 투자에서 앤트로픽은 300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애초 목표액 100억달러의 세 배, 상향 조정된 200억달러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벤처투자사 코투가 주도했고, 블랙록·블랙스톤·피델리티·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세쿼이어캐피털·카타르투자청(QIA) 등 글로벌 금융 거물들이 대거 참여했다. 여기에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의 투자금도 포함됐다. 월가와 실리콘밸리, 중동 국부펀드까지 한 방향으로 자금을 밀어 넣고 있는 셈이다. 앤스로픽의 고속 성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연환산 매출은 2024년 1월 1억달러에서 지난해 1월 10억달러로 늘었고, 최근에는 140억달러를 기록했다. 매년 1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이는 기업 고객이 AI를 실험 단계가 아니라 실질적 운영 도구로 채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고재무책임자(CFO) 크리슈나 라오가 "클로드가 사업 운영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고객들의 평가가 투자 수요를 반영한다"고 밝힌 배경이다. 특히 클로드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3대 클라우드 플랫폼에 모두 탑재된 유일한 AI 모델이라는 점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특정 생태계에 종속되지 않는 '멀티 플랫폼 전략'은 시장 확장성과 협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다. 이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와 긴밀히 결합된 모델과 대비된다. 앤스로픽의 몸값 3800억달러는 오픈AI의 5000억달러 평가에 근접한다. AI 시장이 사실상 양강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다만 양사는 기술 경쟁을 넘어 규제 철학에서도 갈라선다. 오픈AI 출신들이 설립한 앤스로픽은 초기부터 '안전한 AI'를 강조해왔다. 이번에 2000만달러를 기부한 슈퍼팩 '퍼블릭퍼스트액션'은 AI 모델 투명성 강화, 연방 차원의 강력한 규제, AI 칩 수출 통제, AI 기반 생물학무기·사이버공격 규제 등을 요구한다. 이는 연방 차원 규제를 일원화하되 주 정부 규제를 제한하자는 '리딩더퓨처' 진영과 대비된다. 리딩더퓨처는 오픈AI의 그레그 브록먼 사장 부부와 벤처투자사 a16z의 마크 앤드리슨·벤 호로비츠 등이 각각 1250만달러를 기부하며 1억2500만달러를 모금했다. AI 산업이 워싱턴 정치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것이다. 앤스로픽은 “AI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위험을 통제할 유연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기업이 규제 논의에 적극 개입하는 현상은 AI가 단순 산업 영역을 넘어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자본·정치가 한데 얽힌 복합 전선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두 가지 신호를 던진다. 첫째, AI는 글로벌 자본이 가장 빠르게 집중되는 분야라는 점. 둘째, AI 기업은 이제 기술기업이 아니라 정책 행위자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545조원 몸값의 의미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는 차세대 산업 패권을 둘러싼 미국 내 자본과 규제 전쟁의 현재 좌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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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몸값 545조원 '껑충'⋯AI 패권전쟁, 오픈AI와 양강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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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5만선 공방⋯'13만 고용'에도 금리 인하 기대 약화
- 미국 뉴욕증시가 11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였다. 예상치를 크게 웃돈 1월 고용지표가 발표됐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들면서 지수는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3포인트(-0.1%) 하락했다. 장 초반에는 300포인트(0.6%) 넘게 오르기도 했으나 상승폭을 반납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2%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1% 올랐다. WSJ 집계 기준으로 S&P500은 6949.69(+0.11%), 나스닥은 23099.25(-0.01%), 다우는 50151.37(-0.07%) 수준에서 움직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13만명 증가했다. 다우존스 예상치(5만5000명)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4.3%로 예상치(4.4%)보다 낮았다. 다만 12월 수치는 4만8000명으로 하향 수정됐다. 지표 발표 직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상승했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는 약화됐다. WSJ는 이번 고용지표가 연준의 금리 동결 논리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주가 약세를 이어갔다. 세일즈포스는 4%, 서비스나우는 5% 하락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된 기업들은 강세를 보였다. 디지털 인프라 기업 버티브는 4분기 실적 호조와 2026년 전망을 발표한 뒤 18% 급등했다. 캐터필러, GE버노바, 이튼도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1% 이상 올라 배럴당 약 69.67달러에서 거래됐다. [미니해설] 고용 '서프라이즈'⋯그러나 구조는 편중 1월 비농업 고용 13만명 증가는 숫자만 보면 강한 지표다. 지난해 평균 월간 증가폭(WSJ 집계 1만5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4.3%로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보면 고용 증가가 특정 산업에 집중됐다. CNBC에 따르면 13만명 가운데 12만4000명이 의료 부문에서 늘었다. 의료 고용은 지난해 평균 증가폭의 두 배 수준이다. 반면 제조업은 노동부 수정치 기준 2023년 이후 30만개 이상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RFG어드바이저리의 릭 웨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좋은 신호이긴 하지만 노동시장이 아직 완전히 견고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낮은 자발적 퇴사율 등 약세 지표를 언급했다. 연준 '동결' 쪽으로 기울다 고용지표 발표 직후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WSJ에 따르면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177%까지 올랐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베팅을 줄였기 때문이다. 브래드 스미스 자누스 헨더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이번 지표는 견조한 성장과 임금 증가가 소비를 지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용지표는 전날 발표된 소비 지표와도 대비된다.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보합으로, 시장 예상치(0.4% 증가)를 밑돌았다. 고용은 강했지만 소비는 둔화된 모습이다. 소프트웨어 약세·AI 인프라 강세 업종별로는 흐름이 갈렸다. 세일즈포스(-4%), 서비스나우(-5%) 등 소프트웨어 종목은 약세를 이어갔다. 이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섹터 ETF(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Sector ETF, IGV)는 3% 하락하며 52주 고점 대비 30%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해당 ETF는 이미 지난달 약세장 구간에 진입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기업은 강세였다. 버티브는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고 2026년 전망을 제시한 뒤 18% 급등했다. 캐터필러, GE버노바, 이튼도 상승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1% 이상 오르며 배럴당 69달러 후반에서 거래됐다. WSJ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 운송 선박 압류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보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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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5만선 공방⋯'13만 고용'에도 금리 인하 기대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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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두 달째 감소⋯2금융권 '풍선 효과'에 전체는 다시 증가
- 정부와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규제 여파로 은행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6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4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료에서는 1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에서 1조원이 줄었지만 2금융권에서 2조400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상호금융권 증가액은 2조3000억원에 달했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주담대 수요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대출 조이니 다른 곳이 부풀었다…가계부채 '풍선 효과'의 역설 은행권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정부의 대출 규제가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듯 보인다. 그러나 금융권 전체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은행에서 줄어든 대출이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뚜렷해지면서 전체 가계대출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원 감소했다. 지난해 6월 6조2000억원까지 확대됐던 월 증가 폭은 6·27, 10·15 대책 등의 영향으로 점차 축소됐고, 연말 총량 관리까지 겹치며 12월(-2조원) 감소 전환했다. 이후 1월까지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은행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은 1년 만이다. 대출 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6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4000억원 각각 감소했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3000억원 줄어 5개월째 내리막이다. 이는 주택 거래 둔화와 은행권 심사 강화, 총량 관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융위·금감원이 집계한 전체 금융권 수치는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1월 전체 가계대출은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에서 1조원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2금융권에서 2조4000억원이 늘어 전체를 밀어 올렸다. 특히 상호금융권이 2조3000억원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확장을 기록했고, 저축은행도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이는 대출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은행 문턱이 높아지자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2금융권으로 옮겨간 것이다. 전형적인 '풍선 효과'다. 정책적으로 특정 영역을 압박하면 다른 영역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전 금융권 기준으로 오히려 확대됐다는 사실이다. 1월 전 금융권 주담대는 3조원 늘어 전월(2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이는 수도권 주택시장 반등 기대와 맞물려 수요 압력이 완전히 꺾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7000억원 감소해 전월(-3조6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다. 상여금 유입 등 유동성 요인이 일부 작용한 가운데, 주식 투자 증가 등 자금 수요 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업대출 흐름도 눈에 띈다. 1월 은행 기업대출은 5조7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3조4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2조3000억원 늘었다. 연초 운전자금 수요와 회사채 시장 여건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동안 기업대출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정책 효과의 지속 가능성이다. 은행권만 조이는 방식으로는 가계부채 총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2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은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출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차주의 상환 부담과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오히려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은 수도권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주담대 수요 압력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값 기대 심리가 다시 살아날 경우 대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경우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가계부채 관리의 핵심은 '채널 이동'을 차단하는 데 있다. 특정 업권만을 대상으로 한 규제는 단기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전체 부채 구조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차주 단위 규제를 일관되게 적용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더 유효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가계부채는 여전히 우리 경제의 구조적 위험 요인이다. 은행권 감소라는 숫자에 안도하기에는 전체 금융권의 증가 전환이 주는 메시지가 가볍지 않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른다는 단순한 물리 법칙이, 금융시장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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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두 달째 감소⋯2금융권 '풍선 효과'에 전체는 다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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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기술주 반등에 S&P500 상승⋯다우는 5만 돌파 후 최고치 재경신
- 뉴욕증시는 9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반등 속에 상승 마감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1.1%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기록하며 지난주 5만선 돌파 이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시장은 지난주 기술주 급락 이후 이어진 반등 흐름의 연속선상에서 거래됐다. 엔비디아는 3%, 브로드컴은 4% 상승하며 전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라클은 투자은행 D.A. 데이비드슨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자 11% 급등했다. CNBC는 오픈AI 관련 기대가 오라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주 급격한 반등이 지속될 수 있는지, 아니면 또 다른 변동성 국면으로 이어질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이 최근 급락을 거치며 5년 평균 대비 프리미엄에서 디스카운트 구간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1월 고용보고서는 11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3일(현지시간) 공개될 예정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코카콜라와 포드 등 주요 기업들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편 개별 종목 간 변동성은 확대됐다. IT 인프라 서비스 업체 킨드릴은 내부 회계 관리 검토와 경영진 이탈 소식이 전해지며 하루 만에 50% 넘게 급락했다. [미니해설] 5만 고지 이후의 뉴욕증시, '기록'보다 '검증'의 국면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 5만선을 돌파한 직후 다시 한 번 방향성 시험대에 올랐다. 9일(현지시간) S&P500과 나스닥이 반등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상승 자체보다 "이 반등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에 모이고 있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며칠간의 급격한 등락이 기술주 중심의 포지션 조정과 투자 심리 변화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지난주 기술주 급락은 소프트웨어 업종을 중심으로 한 'AI 영향 우려'와 맞물리며 확대됐다. 이후 다우지수의 5만선 돌파와 함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이 나타났지만, WSJ는 이를 두고 "경제와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인식과, 최근 하락이 과도했다는 판단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AI 기대는 인프라로, 소프트웨어는 경계 지속 이번 반등에서 가장 뚜렷한 흐름은 AI 관련 종목 내에서도 인프라 중심의 선별적 강세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연이은 상승으로 시장의 관심을 다시 끌었고, 오라클은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상향과 함께 큰 폭으로 뛰었다. D.A. 데이비드슨은 오픈AI와 관련된 기대를 언급하며 오라클에 대한 평가를 높였다. 반면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대한 경계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CNBC는 최근 소프트웨어 주가 조정이 "AI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물려 나타났다고 전했다. WSJ 역시 기술주 반등 속에서도 일부 소프트웨어 종목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술주 전반의 회복이라기보다, AI 투자 수혜가 어디에 집중될지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 과정으로 해석된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은 CNBC 인터뷰에서 기술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급락을 거치며 과거 평균 대비 할인 구간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수치만 보면 기술주에서 완전히 이탈할 시점은 아니라는 판단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개별 리스크 부각…킨드릴 사태가 던진 경고 지수 반등과 달리 개별 종목 리스크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킨드릴의 급락은 그 대표적 사례다. CNBC와 WSJ에 따르면 킨드릴은 현금 관리 관행과 내부통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으며,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법무 책임자가 동시에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WSJ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자료 요청 사실도 함께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킨드릴 주가는 하루 만에 50% 이상 폭락했다. WSJ는 이를 두고 "실적 자체보다 회계 관리와 내부 통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 데 대한 시장의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는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와 공시 신뢰도가 주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고용·물가 지표 앞둔 '숨 고르기'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거시 지표 발표를 앞두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1월 고용보고서는 정부 셧다운 여파로 일정이 연기된 뒤 11일 공개될 예정이며, CPI는 13일 발표된다. CNBC는 앞서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을 짚으며, 공식 고용지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WSJ 역시 투자자들이 고용과 물가 지표를 통해 경기 흐름과 연준 정책 경로에 대한 단서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의 주가 반등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적과 경제 지표가 시장 기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위기다. 다우 5만선 돌파라는 상징적 기록 이후 뉴욕증시는 이제 숫자보다 내용의 검증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CNBC와 WSJ가 전한 월가의 시선은 명확하다. 기술주 반등은 진행 중이지만, 그 안에서는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개별 기업 리스크에 따라 명암이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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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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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기술주 반등에 S&P500 상승⋯다우는 5만 돌파 후 최고치 재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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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비트코인 62만 개 오지급⋯입력 실수 하나에 2천억 원대 시장 충격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직원 입력 실수로 수천억 원대 비트코인이 잘못 지급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즉각 현장 점검과 제도 개선 검토에 착수했다. 7일 빗썸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께 자체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총 62만 개의 비트코인이 오지급됐다. 당초 249명에게 지급될 예정이던 62만 원이 그대로 비트코인 수량으로 처리된 것이다. 1인당 평균 2490개는, 당시 시세 기준 약 2440억 원 규모다. 빗썸은 20분 만에 오지급 사실을 인지해 거래와 출금을 차단했으며, 현재까지 99.7%를 회수했다. 다만 일부 이용자가 이미 매도한 물량 가운데 약 125개 상당은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락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금융당국은 사고 경위와 내부통제 실태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미니해설] 비트코인 62만 개 오지급, '입력 실수'가 드러낸 가상자산 시스템의 민낯 지난 6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는 단순한 전산 입력 실수를 넘어,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수치 하나의 입력 오류가 수천억 원대 시장 왜곡과 고객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은 작지 않다. 사고는 전형적인 휴먼 에러에서 출발했다. 이벤트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원'과 '비트코인' 단위가 바뀌어 입력되면서, 실제 지급 대상 금액의 백만 배에 달하는 가상자산이 일시에 풀렸다. 빗썸은 약 20분 만에 이상 상황을 감지해 거래와 출금을 차단했지만, 그 사이 일부 이용자들이 비트코인을 매도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특정 거래소에서만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붕괴되는 현상은 가상자산 시장의 얕은 유동성과 구조적 불안정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회사 측은 대부분의 오지급 물량을 회수했고, 외부 지갑으로의 유출도 없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회수 여부에만 있지 않다. 빗썸이 보관 중인 비트코인 수량을 훨씬 웃도는 규모의 코인이 전산상 지급됐다는 사실 자체가 내부 통제와 자산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이른바 '유령 비트코인' 논란이 제기된 이유다. 빗썸은 회계적으로 고객 표시 수량과 실제 보관 수량이 일치한다고 반박했지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전산상 숫자와 실물 자산의 괴리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의 대응은 신속했다. 7일 금융위원회는 금감원과 금융정보분석원, 거래소 협의체와 함께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빗썸을 시작으로 다른 거래소까지 전반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단순 사고로 결론 날 경우에도 제도적 보완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외부 기관이 주기적으로 검증하도록 하는 방안과, 전산 사고로 인한 이용자 피해에 대해 사업자의 무과실 책임을 명시하는 방안이 검토 대상에 올랐다. 빗썸 역시 사태 수습과 신뢰 회복에 나섰다. 시세 급락 과정에서 패닉셀로 손실을 본 고객에게 차익 보상과 추가 보상을 약속했고,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보상과 수수료 면제, 1천억 원 규모의 고객 보호 펀드 조성 계획도 내놨다. 다중 결재 시스템 강화와 인공지능 기반 이상 거래 차단 등 재발 방지책도 제시했다. 이번 사고는 가상자산 시장이 여전히 '기술과 신뢰'라는 두 축 위에서 얼마나 불안정하게 서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앙은행이나 예금자 보호 장치가 없는 시장에서 거래소의 내부통제는 사실상 유일한 안전망이다. 입력 실수 하나가 시장 가격을 뒤흔들고 고객 손실로 이어진 현실은, 가상자산 제도화 논의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단계에 와 있음을 시사한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가상자산 2단계 법안 논의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층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신뢰를 잃은 시장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이번 사고는 분명히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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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비트코인 62만 개 오지급⋯입력 실수 하나에 2천억 원대 시장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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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폴란드 국방부 "현대로템 K2 전차 엔진서 조립 불량 식별"⋯결함 논란에 첫 공식 답변
- 폴란드에 수출된 현대로템의 한국형 명품 무기 K2 '흑표' 전차의 결함 논란과 관련해, 폴란드 국방부가 엔진 계통의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제기되던 구동계 이상설에 대해 폴란드 군 당국이 "조립 불량(Assembly defects)"이라는 구체적인 원인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란드의 유력 경제 법률 매체인 포르살(Forsal)은 7일(현지 시각) '우리는 밝힌다: 국방부가 K2 전차 결함에 대해 포르살에 답하다. "조립 불량 식별됨"'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폴란드 국방부 "DV27K 엔진 문제 사실…조립 불량 확인" 보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폴란드군이 운용 중인 K2GF(Gap Filler·긴급 소요분) 전차의 구동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이에 해당 매체의 슬라보미르 빌린스키(Sławomir Biliński) 기자가 폴란드 국방부에 공식 질의서를 보냈고, 당국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매체는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답변은 K2 전차에 탑재된 'DV27K 엔진'에 실제로 특정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indirectly confirms)해 주었다"고 밝혔다. 특히 기사의 헤드라인과 본문은 국방부가 "조립 불량(wady montażowe)이 식별되었다"고 명시했음을 강조했다. 다만 폴란드 국방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결함 차량의 구체적인 숫자나 전체 도입 물량 대비 불량률 등 '문제의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실전 배치된 최전방 부대서 발생…후속 조치 주목 현재 결함이 보고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차들은 폴란드 육군의 핵심 전력인 제16포메라니아 기계화사단 예하 부대에 배치된 물량이다. 매체는 "현재 폴란드군은 180대 계약분의 K2GF 전차를 순차적으로 인수하고 있다"며 "인도된 차량들은 모롱(Morąg)에 위치한 제20기계화여단과 브라니에보(Braniewo)의 제9기갑기병여단에 배치되어 작전 및 훈련용으로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한국과 1차 이행계약을 통해 총 180대의 K2 전차를 직도입하기로 했으며, 향후 폴란드 현지 생산 버전인 K2PL을 포함해 총 1000대 규모의 운용을 계획하고 있다. 매체는 "나머지 물량은 2020년대 후반에 공급될 예정이며, 일부는 한국에서, 일부는 폴란드 현지 사양으로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폴란드 국방부의 확인으로 K2 전차의 엔진 이슈가 단순한 루머가 아님이 드러난 만큼, 향후 한국 제작사인 현대로템측의 기술적 대응과 유지 보수(MRO) 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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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밀리터리] 폴란드 국방부 "현대로템 K2 전차 엔진서 조립 불량 식별"⋯결함 논란에 첫 공식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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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5만 시대 개막⋯월가, 공포 뒤 '대반전'
- 미국 뉴욕증시가 기술주 급락 이후 '대반전'을 연출하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 5만선을 돌파했다. 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1104포인트(2.3%) 급등한 5만33.44에 거래를 마치며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1.9% 반등했다. 최근 며칠간 기술주와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이어졌던 급락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주 초반 AI 투자 부담과 고용 둔화 우려로 흔들렸던 시장은 주 후반 들어 실적과 경기 기초 체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다우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2% 상승하며 상승 전환했고, 연초 이후 상승률도 4% 안팎으로 확대됐다.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각각 7% 급등하며 반등을 주도했다. 오라클과 팔란티어도 3~4% 상승하며 낙폭을 만회했다. 다만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집중됐던 일부 소프트웨어주는 반등 폭이 제한됐다. 비트코인도 급반등했다. 전날 6만1000달러 선까지 밀리며 고점 대비 50% 이상 급락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11% 뛰며 7만달러 선을 회복했다.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공포가 완화되며 투자 심리도 빠르게 안정됐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15%가량 하락한 상태다. 자금 흐름은 기술주 일변도에서 벗어나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로 이동했다. 캐터필러는 6%, 골드만삭스는 4% 상승하며 다우지수 강세를 이끌었다. 항공·산업재·금융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3% 넘게 뛰었다. 반면 아마존은 대규모 AI 투자 계획과 실적 부담이 부각되며 7% 하락, 반등장 속에서도 예외적 약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5만 다우'가 말해주는 것…공포의 정점에서 터진 '기술적 반등' 이번 다우지수 급등은 단순한 하루짜리 반등이나 우연적 이벤트로 치부하기 어렵다. 기술주와 암호화폐 시장에서 동시에 나타난 급락은 구조적으로 레버리지 해소와 심리 붕괴가 겹친 전형적인 ‘공포 국면’의 특징을 보여줬다. 특히 AI와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 거래에서 개인과 일부 헤지펀드의 차입 비중이 과도하게 확대된 상태였고, 가격 하락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자 자동 청산과 손절 매물이 연쇄적으로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실적과 무관한 투매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오라클 등은 단기간에 두 자릿수 하락을 겪었지만, 기업의 매출 전망이나 수주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월가는 이런 괴리를 빠르게 포착했다. 공포가 정점에 달했을 때, 대형 기관투자가와 장기 자금은 ‘가격 왜곡 구간’으로 판단하고 저가 매수에 나섰다. 그 결과 단 하루 만에 1000포인트가 넘는 다우지수 반등이라는 이례적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 반등은 기술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다우와 S&P500 모두 단기 이동평균선을 회복했고, 변동성 지수(VIX)도 급락하며 공포 국면에서 이탈했다. 이는 단순한 숏커버링을 넘어, 시장 참여자 다수가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을 낮게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AI는 끝나지 않았다…다만 '선별의 시대' 이번 조정 국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AI 거품론'이었다. 알파벳,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제시한 연간 AI 투자 규모는 시장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알파벳이 제시한 1850억 달러, 아마존의 2000억 달러에 가까운 자본지출 계획은 투자자들에게 성장 기대보다 비용 부담을 먼저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번 반등은 AI 스토리 자체가 무너졌다는 해석보다는, 시장이 AI를 바라보는 시선이 보다 냉정해졌음을 보여준다. 무차별적인 'AI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누가 실제 수익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따지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산업 자동화 등 실물 인프라와 연결된 기업들은 빠르게 회복한 반면, 기존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에 AI가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영역은 여전히 압박을 받았다. 이는 AI가 산업 전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재편의 통증'에 가깝다. 월가에서는 이를 1990년대 인터넷 버블 이후 나타났던 구조조정 국면과 비교하는 시각도 나온다. 당시에도 인터넷이라는 기술 자체는 살아남았지만,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번 조정 역시 AI의 종말이 아니라,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의 시작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다우 5만의 의미…지수보다 자금 흐름을 보라 다우지수 5만 돌파는 분명 상징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한계도 분명하다. 다우지수는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가격 가중 지수로, 고가주 몇 개의 움직임이 전체 지수를 좌우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다우 상승의 상당 부분은 캐터필러, 골드만삭스, 유나이티드헬스 등 경기 민감주와 금융주의 기여도가 컸다. 그럼에도 이번 5만 돌파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수의 숫자'가 아니라 자금의 이동 경로가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술주 급락 이후에도 글로벌 자금은 증시를 떠나지 않았다. 대신 자금은 산업재, 금융, 에너지, 중소형주 등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이는 경기 침체를 전제로 한 방어적 포지션 전환이라기보다는, 상승장 내부에서의 순환(rotation)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가 하루 만에 3% 넘게 오른 점도 의미심장하다. 대형 기술주에 집중됐던 자금이 보다 넓은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이를 ‘상승장의 후반부 특징’으로 해석한다. 초기에는 성장 스토리가 강한 종목이 랠리를 주도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실적과 경기 회복의 수혜가 보다 광범위한 업종으로 퍼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동성을 두고 "상승장이 끝났다는 신호라기보다는, 기대가 과도해진 구간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재조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소비 지표, 기업 이익, 고용 시장에서 아직 뚜렷한 붕괴 신호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 지표에서는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다우 5만 시대의 출발점에서 월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무차별 상승의 시대는 저물고 있지만, 시장 전체가 꺼졌다고 단정할 단계도 아니다. 투자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방향성 베팅이 아니라, 업종과 기업을 가려내는 눈이다. 이번 급락과 반등은 그 시험대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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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5만 시대 개막⋯월가, 공포 뒤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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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6만7000달러 붕괴⋯나스닥 3일째 하락
- 미국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다시 큰 폭으로 흔들렸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01포인트(0.8%)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 내리며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도 1.1% 떨어지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장중 변동성은 더욱 컸다. 다우지수는 한때 700포인트 가까이 밀렸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1.5%, 1.9%까지 낙폭을 키웠다. 기술주 고평가 부담과 고용지표 둔화 신호가 동시에 작용하며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알파벳이 2026년 인공지능(AI) 관련 자본지출(CAPEX)을 최대 1850억달러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투자 확대 자체는 AI 수요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됐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와 수익성 저하 우려가 부각되며 주가는 1% 하락했다. 반면 AI 인프라 수혜 기대가 부각된 브로드컴은 2% 상승하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퀄컴이 글로벌 메모리 부족과 약화된 실적 전망을 이유로 7% 급락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매도 압력이 거세지며 비트코인은 한때 7만달러 선이 붕괴된 뒤 6만7000달러 아래로 밀렸다. 최근 급락 이후 반등을 시도하던 은 가격도 장중 최대 16% 급락하며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고용지표 악화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전직 지원 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1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10만8435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와 12월 구인 건수 급감도 고용 둔화 우려를 키웠다. [미니해설] AI는 계속되는데, 시장은 왜 흔들리나 이번 조정의 출발점은 알파벳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1850억달러라는 숫자는 AI 경쟁이 기술력 싸움을 넘어 자본력 경쟁으로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시장은 더 이상 'AI'라는 단어만으로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다.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화 시점과 현금흐름의 질을 따지기 시작했다. 알파벳 주가가 급락하지는 않았지만, 추가 상승을 주저하게 만든 배경이다. 이틀 전만 해도 시장의 키워드는 '로테이션(순환매)'이었다.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경기 개선에 연동되는 업종으로 이동하는 그림이었다. 그런데 5일(현지시간) 장은 순환매가 아니라 '리스크오프(위험회피)'에 가까웠다. 주가가 밀린 이유가 한 가지가 아니라 동시에 두 개(기술주 고평가 논란 + 고용 둔화 신호)로 겹쳤기 때문이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조합은 "성장주 프리미엄은 줄어드는데, 경기의 바닥도 단단하지 않다"는 의심이다. 이날은 그 의심이 한꺼번에 커졌다. 퀄컴 급락이 던진 경고…스마트폰과 메모리의 그림자 퀄컴은 실적 자체보다 '전망'에서 발이 걸렸다. CNBC는 글로벌 메모리 부족이 전망을 약화시켰다고 전했고, 여기에 월가 쪽 리포트가 불을 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퀄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며 목표가를 215달러에서 155달러로 대폭 내렸고, 스마트폰 시장 둔화와 점유율 하락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삼성에서 25% 점유율을 잃고 있다"는 대목은 투자자 심리에 직격탄이었다. 여기서 핵심은 '메모리 부족'이 단순한 부품 수급 이슈를 넘어, 스마트폰 출하량과 ASP(평균판매단가), 나아가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매출 인식 시점을 흔든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큰 축이고, 그 축이 흔들리면 AI 인프라 쪽 강세만으로 전체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을 지탱하기가 어려워진다. 시장이 "AI는 좋지만, 나머지는?"이라고 묻기 시작한 것이다. 퀄컴의 급락은 그런 질문이 반도체 업종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고용 경고등과 연준의 딜레마 이날 분위기를 더 어둡게 만든 것은 고용 지표다. 전직 지원 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는 1월 기업들의 감원 계획이 10만8435명이라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월 기준' 최대치라는 설명이 붙었다. 여기에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예상보다 늘고, 12월 구인 건수(Job openings)가 2020년 9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는 점이 겹치면서 "그동안의 '안 뽑고, 안 자르는(no-hire, no-fire)' 구간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졌다. 흥미로운 건, 이 불안이 곧장 '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CNBC에 따르면 스티븐 턱우드(Modern Wealth Management)는 고용지표가 더 나빠지면 연준이 3월 또는 4월 회의에서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시장은 '좋은 인하'와 '나쁜 인하'를 구분한다. 경기가 멀쩡한데 물가가 안정돼 내리는 인하는 주가에 우호적이다. 반대로 고용이 급격히 꺾여 '불황 대응' 성격이 강해지면, 인하 기대가 커져도 주가는 먼저 흔들린다. 5일 장세는 후자 쪽 걱정이 고개를 든 장면에 가깝다. 정리하면, 이날 하락은 "AI가 끝났다"가 아니라 "AI가 돈을 너무 많이 먹기 시작했다"는 공포, "스마트폰·소비 쪽 체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현실, "고용이 흔들리면 경기도 흔들린다"는 본능이 한꺼번에 겹친 결과다. 시장은 이제 AI의 '꿈'보다 AI의 '청구서'를 보기 시작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알파벳 CAPEX가 브로드컴 같은 인프라 수혜주를 끌어올린 것처럼, 시장은 이미 '승자·패자 가르기' 국면으로 이동했다. 다음 고비는 고용보고서(연기된 1월 고용지표)와 빅테크 실적의 '현금흐름'이다. 숫자가 확인되는 순간, 지금의 공포가 과잉인지 아닌지도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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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비트코인 6만7000달러 붕괴⋯나스닥 3일째 하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