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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 500 6,900 전망 속 시험대 오른 뉴욕증시
-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온 뉴욕증시가 운명의 한 주를 맞는다. 2025년 들어 약 7% 상승하며 강세장을 구가해온 시장이 8월 1일 추가 관세 발효를 앞두고 기업들의 실제 손익계산서와 물가 충격 여부라는 현실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근거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2개월 내 6,9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는 15일(현지시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시작으로 17일 소매판매, 18일 주택착공 등 핵심 경제지표가 연이어 공개된다. 특히 CPI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변수다. 시장은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고, 근원 CPI는 5월(2.8%)보다 높은 3.0% 상승을 전망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가시화될 전망이다.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지만,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연준의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JP모건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을 필두로 넷플릭스, 존슨앤드존슨, 3M 등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다. S&P 500 기업의 2분기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4월 초 10.2%에서 최근 4.8~5.8%로 하향 조정됐다. 2025년 전체 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9% 내외로, 2024년(11%) 대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같은 흐름이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 공급망 조정, 가격 책정 등을 통해 관세 충격을 흡수하고 있으며, 예상보다 관세 전가 효과가 아직 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025년과 2026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7%로 유지했다. [미니해설] S&P 500 6,900 낙관론의 이면…'관세·쏠림' 두 개의 파고를 넘어라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S&P 500 지수는 2025년 들어 약 7% 상승했으며,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발표로 인한 급락 이후 무려 26%나 반등하며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시장은 마치 눈앞의 위험을 애써 외면하는 듯하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크리스 파시아노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펀더멘털이 더 나아지는 연말과 내년을 바라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단기적인 불확실성은 기꺼이 감내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낙관론에 월가의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불을 지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S&P 500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기존 6,500에서 6,9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더 빠르고 깊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과 국채 금리 하락 전망이 그 핵심 근거다. 하지만 이 '불안한 낙관론'은 여전히 혹독한 현실의 시험대에 올라있다. 관세 장벽, 예상보다 낮은가? 투자자들이 '단기 불확실성'을 외면해 온 배경에는 기업 실적에 대한 믿음이 자리한다. 그러나 그 믿음의 근거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S&P 500 기업의 2분기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4월 초 10.2%에서 최근 4.8~5.8%까지 주저앉았다. 그러나 코스틴 전략가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기업 설문조사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관세 전가가 지금까지 덜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S&P 500 기업들이 비용 절감, 공급망 조정, 가격 책정의 조합을 통해 관세 영향을 상쇄할 계획이며, 일부 상품 관련 기업들은 2분기 진입 시점에 약 3개월분의 평균 이상 재고를 확보해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랠리의 두 얼굴, '확산'과 '추락' 현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아킬레스건은 '극심한 쏠림'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지만, 지수 내 중간값 주식은 52주 최고가보다 1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장 상승세가 소수의 대형주에 극도로 편중되어 있다는 의미이며, 시장 폭(market breadth)은 202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 코스틴 전략가는 이 현상을 두고 "극도로 좁은 시장 폭은 향후 몇 달이 최근의 시장 주도주들의 '따라잡히기(catch down)' 또는 최근의 부진주들의 '따라잡기(catch up)'로 특징지어질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셈법 '캐치업(확산)' 시나리오의 핵심 동력은 연준의 금리 인하다. 과거 40년간 연준이 6개월 이상 금리를 동결한 후 인하를 재개했을 때, 경제가 계속 성장한 4차례의 경우 S&P 500은 6개월간 평균 7% 상승하며 긍정적인 선례를 남겼다. 그러나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변수다. 6월 근원 CPI는 3%대 상승이 유력하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시장의 기대와 경제 현실 사이에서 연준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혼돈 속 투자의 길 다가오는 한 주는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분수령이다. '캐치다운(추락)'의 위험을 피하고 '캐치업(확산)'의 온기를 누리기 위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골드만삭스는 금리 인하가 변동금리 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실적을 5%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며,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소재, 유틸리티, 미디어, 부동산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중소형주나 저평가된 주식의 지속적인 강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은 지금, 아슬아슬한 외줄 위에서 '동반 상승'과 '동반 하락'의 갈림길을 마주하고 있다. 이번 주 공개될 실적과 물가 지표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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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 500 6,900 전망 속 시험대 오른 뉴욕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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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대서양 나노플라스틱 오염, 기존 추정치 훌쩍 넘어⋯'보이지 않는 공포'
- 대서양에 나노플라스틱이 무려 2700만톤이나 떠다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럽 연구진이 북대서양 전역에서 해수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인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나노플라스틱'이 해양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특히 수면 근처와 유럽 해안 인근에서 고농도로 발견됐다.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사이멕스(scimex), 유렉얼랏, 뉴욕타임스 등 다수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해당 내용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됐다. 유렉얼럿에 따르면 로열 네덜란드 해양연구소(NIOZ)와 위트레히트 대학교가 시행한 연구는 해양 나노플라스틱 양에 대한 최초의 추정치를 제공한다. 이번 조사는 NIOZ와 위트레히트 대학교를 포함한 공동 연구팀이 북대서양 12개 지점에서 다양한 수심에서 채취한 해수 시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수면에서 10미터 깊이의 해수 1세제곱미터(m³)당 평균 18.1밀리그램의 나노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럽 해안 인근의 샘플에서는 이보다 높은 25밀리그램의 농도가 측정됐다. 해저 부근에서는 평균 5.5밀리그램 수준이었다. NIOZ 연구원이자 위트레흐트 대학교 지구화학 교수인 헬게 니만은 "해수에 나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논문이 몇 편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 양을 추정할 수 없었다"며 해양 과학자들과 위트레흐트 대학교의 대기 과학자 두샨 마테리치(Dušan Materić) 박사의 지식이 힘을 합쳐 이 최초의 추정치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두샨 마테리치 박사팀은 특히 북대서양 수면 10미터 이내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의 총량이 2,7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그간 전 세계 바다 전체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나노플라스틱 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해양 오염에 대한 기존 추정이 매우 심하게 과소평가됐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노플라스틱은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1μm, 1000분의 1mm) 이하인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으로, 바다에서 자외선과 파도 등의 물리적 작용으로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미세플라스틱과 달리 생물학적 장벽을 쉽게 통과할 수 있어 어류 등 해양 생물체 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나노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대서양에 축적된 플라스틱 질량 중 대부분은 나노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니만과 동료들은 예를 들어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니만은 "예를 들어, 나노플라스틱에서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 다른 분자에 의해 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나노플라스틱이 다른 바다에도 풍부한지 알고 싶다. 그럴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니만은 바닷물 속 나노플라스틱의 양이 중요한 미비점이었지만, 이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닷물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은 결코 정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연구의 중요한 메시지는 적어도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 플라스틱 문제의 양적·질적 위협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나노 단위 오염물질이 해양 생물과 먹이사슬, 나아가 인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보다 정밀한 모니터링과 국제적 규제 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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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대서양 나노플라스틱 오염, 기존 추정치 훌쩍 넘어⋯'보이지 않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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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99)] 52년 만에 최악의 달러 하락⋯美 통화 패권 흔들리나
- 미국 달러화가 올해 상반기 세계 주요 통화 대비 10.7% 하락하며 1973년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닉슨 대통령이 브레튼우즈 체제를 붕괴시킨 해 이후 5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오랜 기간 '안전 자산'으로 통했던 달러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새로운 피난처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달러 약세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B. 라일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시장전략가 아트 호건은 "거대한 재정적자를 두고도 양당 모두 이를 멈출 의지가 없으며, 동맹국들과의 마찰,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달러에 부정적 촉매가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 BWS)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인 1944년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턴우즈에서 열린 44개국이 참가한 연합국 통화 금융 회의에서 탄생된 국제 통화 체제이다. 미국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환본위제도의 실시해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시키고, 그 외에 다른 나라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시켰다. 이 협정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 설립됐다. 이 체제가 지속되는 동안 제1세계 국가들은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기록적인 고도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1971년 닉슨 쇼크 이후 브레튼우즈 체제는 1973년 초 주요국이 환율을 유동화시킴으로써 금환본위제라는 양대기본 개념이 크게 바뀌었고, IMF 체제는 새로운 국제통화제도로 변모했다. 실제로 달러화는 올해 1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완화 기대감에 잠시 반등했지만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6월 말 기준, 달러는 202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달러 약세 배경으로 NPR은 트럼프는 관세부터 연준과 금리 문제를 두고 부딪히는 등 일련의 혼란스러운 정책과 성명을 반복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미국에 대해 가졌던 신뢰중 일부를 흔들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갈등을 빚은 것은 미국 대통령들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간섭하지 않는다는 전통을 뒤엎는 것으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국가의 부채는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주 의회에서 통과된 공화당의 거대 법안으로 인해 부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달러 약세는 미국 주식시장에는 일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들의 매출 중 약 40%가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달러 약세는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통화 패권 약화 가능성은 금융시장 전반에 중장기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금과 같은 대체자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달러 대신 금 비중을 높이기 위해 월평균 24톤의 금을 매입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로슨 윈더는 "중앙은행들이 준비자산 다변화, 달러 의존도 감소, 인플레이션 및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일부 기관은 달러에 대해 공세적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리서치 회사 TS 롬바드는 CNBC에 "달러는 여전히 대부분의 환율 지표에서 고평가 상태이며, 미국 행정부의 약달러 지향과 트럼프의 연준 압박은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달러 약세 전망에 베팅 중이다. 미 연준의 정책 기조 역시 달러 약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현실화되면 달러의 매력도는 더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지난해 금리 인하 이후 달러와 미 국채 금리는 오히려 상승한 바 있어 단순한 연준 정책 변화가 달러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달러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토마스 매튜스는 "최근 미국 증시의 강세는 달러 약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웰스파고도 "달러는 여전히 글로벌 무역과 금융의 중심 통화로서 법치주의, 시장의 유동성 등 근본적인 장점이 뚜렷하다"며 '달러 패권'이 단기간에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 역시 CNBC 인터뷰에서 "현재의 환율 변동은 비정상적인 수준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달러와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방증이다. 하반기 달러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기술적으로 과매도 국면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미국의 거시경제 상황과 정치 리스크, 글로벌 탈달러화 흐름이 교차하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도는 시험대에 올랐다. '달러 약세 시대'의 시작일지, 일시적 조정일지는 이제 시장이 판단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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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99)] 52년 만에 최악의 달러 하락⋯美 통화 패권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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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 26%↑ 뉴욕증시 최고가 행진⋯9일 '관세 D-데이'에 촉각
- 뉴욕증시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지수의 연이은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 유예 조치 종료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우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어 강세에 동참할지 관심을 끈다. 오는 9일(현지시간) 관세 마감시한이 무역 갈등 격화 없이 지나간다면 시장의 안도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번 상승장이 기관이 아닌 개인 투자자가 주도한 '질 낮은 강세'라는 분석과 함께 기관들이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와 신중론도 고개를 든다. 최근 중국, 영국 등과 맺은 부분적인 무역 합의가 투자 심리를 개선했지만, 9일 공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10일 델타항공의 실적 발표 또한 앞으로 시장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다. [미니해설] S&P 26% 올랐는데…기관은 왜 주식을 외면하나 뉴욕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S&P500과 나스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축포를 쐈고, 한동안 주춤했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마저 2년 7개월 만의 최고치 경신을 코앞에 뒀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 선언 직후인 4월 8일 저점과 비교해 S&P500 지수는 약 26%나 급등했다. 시장을 짓누르던 공포는 환희로 바뀌었고, 월가는 역사적으로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7월 효과'에 대한 기대로 부푼다. 하지만 화려한 잔치의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이번 상승세의 주역은 노련한 기관 투자자가 아닌, 공격적인 개인 투자자와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다. "질 낮은 투기적 강세"…개미가 지핀 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 주소를 명확히 짚었다. "이번 상승세는 분명히 질이 낮고, 더 투기적이다." 그는 "지난 한 주쯤은 기관보다 개인이 훨씬 더 주도했다고 생각한다. 기관의 투자 비중은 정말 평균 수준이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지적처럼 시장 지수는 신고점을 향해 질주하지만 정작 큰손인 기관들은 주식 비중을 오히려 줄이며 관망하는 모습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현재 주식 보유 현황은 지난 2월 수준을 크게 밑돈다. 이는 2020년 팬데믹 충격 직후 시장이 폭락했다가 반등할 때, 지수보다 주식 투자 회복이 더뎠던 모습과 비슷하다. 관세 마감시한, 엄격한 시한 아니다? 이처럼 기관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가장 큰 까닭은 오는 9일로 다가온 '관세 마감 시한'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12개가 넘는 주요 교역 상대국에 부과한 징벌적 관세의 90일 유예 조치가 이날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하다. 지난 4월 트럼프의 '관세 폭탄' 선언으로 시장이 바닥을 쳤던 학습효과 덕분이다. 특히 6월 말부터 미국이 베트남, 중국, 영국 등과 부분적인 무역 합의를 맺은 덕분에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BCA 리서치의 아이린 툰켈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약간의 위협과 힘겨루기가 있을 수 있지만, 이제 그 어떤 것도 시장에 큰 위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시장의 내성을 설명했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줄리안 맥매너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저는 그것을 반드시 엄격한 마감 시한으로 보지는 않는다" 고 분석했다. 그는 "90일 유예 조치 자체도 시장이 붕괴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행한 것"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이 출구를 찾으려 시간을 번 것이라는 통찰을 내놓았다. UBS의 폴 도노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번 기한이 추가 연장이나 협상 지속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마감시한이 무역 갈등의 종착역이 아닐 것이라는 시각에 힘을 싣는다. 백악관도 "가혹한 수준의 관세율은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속도를 조절하는 점 역시 시장의 불안감을 덜어준다. 웅크린 기관 자금, 오히려 상승 동력 오히려 일부 전문가는 기관의 소극적인 투자 태도가 앞으로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역발상 분석을 내놓는다. 도이체방크의 파라그 타테 전략가는 "이는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주식에 긍정적인 신호인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계속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즉, 관망하던 기관 자금이 시장에 유입된다면 추가 상승 동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기로에 선 증시, 기관의 선택은? 이제 시장의 공은 다시 기관 투자자들에게 넘어왔다. 인공지능(AI) 강세를 이끌며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넘보는 엔비디아의 독주와 견조한 미국 경제는 분명 매력적인 요소다. 오는 10일 델타항공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2분기 실적 발표 기간의 성적표와 9일 공개될 FOMC 의사록에 담길 연준의 속내를 확인한 뒤, 기관들이 움직일 전망이다. 여기에 7월은 지난 20년 동안 S&P 500 지수가 평균 2.5% 오르며 가장 강력한 수익률을 보인 달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한다. 리사 샬렛 CIO의 마지막 말 한마디가 현재 시장 흐름을 정확히 요약한다. "우리는 기관들이 이 상승세를 믿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바로 그 시점에 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불을 지핀 강세장에 기관들이 기름을 부어줄 것인가. 뉴욕증시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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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 26%↑ 뉴욕증시 최고가 행진⋯9일 '관세 D-데이'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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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싱가포르 운임 10억⋯아시아 MR탱커, 수출 날개 달고 연중 최고가
- 아시아 지역 중형(MR) 석유제품운반선 운임이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트레이드윈즈가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역내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지난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 운임 상승을 이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MR 탱커는 주로 휘발유, 경유, 제트유 같은 청정 석유제품을 운송하는 4만~5만 DWT(재화중량톤수)급 중형 유조선이다. 이 선박들은 아시아 역내 단거리와 중거리 운송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선박 중개업체 센토사 십 브로커스는 화물 수송량에 운송 거리를 곱한 톤마일(tonne-mile)이 늘면서 한국-싱가포르 노선의 총액 운임이 73만 달러(약 10억 원)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 운임은 연초와 비교해 20~30% 넘게 상승했다. 운임 급등의 주된 원인은 아시아 정유사들의 청정 석유제품 수출 증가다. 올 상반기 한국·중국·인도 등 주요 정유국이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동남아시아로 가는 수출 물량이 연중 최고치에 이르렀다. 특히 단순히 선적량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러시아산 제품 우회 등으로 수송 거리가 함께 길어진 점도 운임 상승을 부채질했다. 이번 운임 상승은 선주와 선사 수익성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신조선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수요가 급증하며 운임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 역시 이번 운임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국으로 꼽힌다. 국내 정유사들은 수출 채산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으며, MR 탱커를 운용하는 국내 선사 또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아시아 안에서 석유제품 수요가 탄탄하게 이어지고, 계절 요인 등이 더해져 MR 탱커 운임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세계 경기와 유가 변동 등은 앞으로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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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싱가포르 운임 10억⋯아시아 MR탱커, 수출 날개 달고 연중 최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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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TSMC, 애리조나 2팹 3나노 양산 속도⋯미국 생산 칩 가격 최대 30% 올린다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미국 애리조나 2팹의 가동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르면 2026년 3분기 3나노(nm) 공정 장비 반입을 시작으로 2027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상승으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웨이퍼 가격은 최대 30%까지 대폭 오를 전망이다. '탈대만' 비용 청구서…미국산 웨이퍼 몸값 급등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공상시보(工商時報),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고객 수요를 맞추고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공사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그러나 여러 업계 소식통은 TSMC가 2025년에서 2026년 사이 애리조나 공장 생산분에 대해 최소 10%에서 최대 30%의 가격 인상을 검토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인상률은 세계 4나노 칩 가격 인상률(약 1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밖에도 3나노와 5나노 웨이퍼 가격은 3~5%, CoWoS 등 첨단 패키징 비용은 5~10% 추가로 오를 전망이다. 미국 내 높은 생산비 부담과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급증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2024년 말 4나노 생산을 시작한 애리조나 1팹은 최근 애플,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용 첫 웨이퍼를 성공적으로 출하했다. 다만 이 칩들은 첨단 패키징을 위해 다시 대만으로 운송됐다. 주요 고객사들이 비용 일부를 떠안겠지만, 최종적으로 소비자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앞으로의 로드맵에 대해 "1팹은 4나노, 2팹은 3나노 공정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후 건설할 3, 4팹에서는 N2(2나노급)와 A16(1.6나노급) 같은 최첨단 공정을 도입해 기술 격차를 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자립의 그림자…핵심인 첨단 패키징은 '대만 의존' 여전 그러나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완성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핵심 공정인 첨단 패키징 시설 건설이 지연되는 탓이다. TSMC가 애리조나에 계획 중인 첫 첨단 패키징 공장(AP1)은 2026년 3분기에 착공하며, 본격적인 가동은 2029년쯤으로 예상된다. SoIC(시스템온인티그레이티드칩) 기술에 중점을 둘 이 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CoWoS 등 고성능 칩에 필수적인 첨단 패키징은 전적으로 대만에 의존해야 한다. 한편, TSMC는 미국 총 투자액을 1650억 달러(약 222조 원)로 확대한다. 여기에는 6개의 팹과 2개의 첨단 패키징 공장, R&D 센터 설립이 포함되며, 이를 통해 4만여 개의 건설 일자리와 수만 개의 고급 기술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지난 1월 자사 4나노 칩이 TSMC 애리조나 1팹에서 생산에 들어갔다고 확인했지만, 로이터 통신은 이 칩들을 패키징을 위해 다시 대만으로 보내야 한다고 보도하며 미국 내 '칩 생산 완결'의 한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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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TSMC, 애리조나 2팹 3나노 양산 속도⋯미국 생산 칩 가격 최대 30%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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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터넷 없이 작동하는 로봇 AI '제미나이 온디바이스' 공개
-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25일(현지시간) 로컬 환경에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AI) 언어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 온디바이스(Gemini Robotics On-Device)'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로봇의 움직임과 작업 수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번에 발표된 모델은 지난 3월 공개된 클라우드 기반의 '제미나이 로보틱스'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음성 또는 텍스트 명령을 통해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고 세부 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은 제미나이 로보틱스 온디바이스는 광범위한 테스트 시나리오에서 강력한 시각적, 의미적, 행동적 일반화를 달성하고, 자연어 명령을 따르며, 가방 지퍼 풀기나 옷 접기와 같은 매우 복잡한 작업을 완료하며 이 모든 작업은 로봇이 직접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자체 벤치마크에서 이 모델이 클라우드 기반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보였으며, 일반적인 온디바이스 AI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다만 비교 대상으로 삼은 타사 모델의 구체적인 명칭은 언급하지 않았다. 공개된 시연 영상에서는 로컬 모델을 탑재한 로봇이 로봇이 물건을 집어서 서랍에 넣고 서랍 닫기, 도시락 가방 지퍼 열기, 물건을 집어서 전달하기, 옷을 개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 소개됐다. 구글은 해당 모델이 처음에는 알로하(ALOHA) 로봇을 위해 훈련됐지만, 이후 양팔형 프랑카 FR3 로봇 및 앱트로닉(Apptronik)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Apollo)'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랑카 FR3는 훈련되지 않은 새로운 작업 환경과 사물을 인식하고 산업용 벨트 조립 등 정밀한 조립 라인에서의 조립 업무를 수행하는 등 일반화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구글 딥마인드는 개발자들이 손쉽게 로봇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미나이 로보틱스 SDK'도 함께 발표했다. 이 도구를 활용하면 개발자들이 시뮬레이터(MuJoCo) 상에서 50~100개의 시범 동작만으로 새로운 작업에 대한 훈련이 가능하다. 구글은 책임 개발 및 혁신(Responsible Development & Innovation, ReDI) 팀은 모든 제미니 로보틱스 모델의 실제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자문하여 사회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며 책임있는 개발과 안전 추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 과학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24일(현지시간)구글 외에도 엔비디아(Nvidia), 허깅페이스(Hugging Face), 미래에셋이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 RLWRLD 등 다양한 기술기업들이 로봇 전용 AI 기반 모델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AI 기술과 로봇공학의 융합이 본격화되면서 차세대 산업 자동화 및 인간형 로봇 분야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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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터넷 없이 작동하는 로봇 AI '제미나이 온디바이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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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하이만, 세계 FPSO 심장부로⋯中 3대 기업 '중심지' 연합체 출범
- 중국의 주요 해양 설비 기업들이 손잡고 동맹을 맺고 보하이만(渤海灣)을 세계적인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건조 중심지로 키우고 있다고 해양 에너지 및 해양 플랜트 산업 전문 매체 업스트림 온라인이 최근 보도했다. FPSO는 해상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 저장, 하역하는 복합 해양 설비로, 심해 유전 개발이 넓어짐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설계·모듈·선체 '삼각편대'…일괄 공급 체계 갖춘다 이번 연합체는 중국해양석유엔지니어링(COOEC), 보멕해양엔지니어링, 중국선박그룹(CSSC) 톈진 조선 등 3개사로 구성됐다. 설계(COOEC), 상부 구조물 모듈(보멕), 선체 건조(CSSC)로 이어지는 각 분야의 강점을 합쳐, 설계부터 인도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일괄 공급 체계'를 갖춘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사업 기간을 줄이고 비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압도적 점유율, 목표는 '완전한 지배력' 업스트림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세계 FPSO 사업 인도를 이끄는 선두 주자다. 현재 세계 FPSO 선체 발주의 76%와 상부 구조물 모듈 제작의 51%를 중국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합체 참여사인 보멕이 2023년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에 인도한 '세페티바(Sepetiba) FPSO'는 중국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다. 연합체는 앞으로 디지털 복제(디지털 트윈)와 로봇 용접을 아우르는 스마트 조선소 기술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브라질과 아프리카 등 주요 시장의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넓혀 시장 지배력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동맹이 단순한 기업 간 협력을 넘어 중국 해양 산업 전략의 큰 전환점이자, 앞으로 10년 안에 세계 FPSO 시장 판도를 바꿀 핵심 기지로 보하이만을 올려놓을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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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하이만, 세계 FPSO 심장부로⋯中 3대 기업 '중심지' 연합체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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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27일째 숨 고르기⋯유가 4%↑·PCE 3%↑ '더블 악재'에 촉각
- 뉴욕증시가 숨을 고르며 향후 방향성을 탐색하는 한 주를 맞는다. 4월 급락세에서 반등해 2월 고점 부근까지 회복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최근 27거래일간 정체된 모습을 보이며 쉬어가는 양상이다. 시장의 눈은 일촉즉발의 중동 리스크와 연준의 금리 정책 향방을 가늠할 핵심 경제지표에 온통 쏠려있다. 최대 변수는 단연 이스라엘-이란 분쟁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공습과 이란의 보복 우려가 교차하며 국제 유가는 최근 3주 연속 상승했고, 브렌트유와 WTI는 주간 4% 가까이 올랐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꺾을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다. 이번 주에는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비롯해 S&P 케이스실러 주택지수, 소비자 신뢰지수 등 핵심 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이에 앞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하고, 올해 PCE 물가 전망치를 3%로 상향 조정하며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드러냈다. 또한 반도체 업황의 풍향계인 마이크론과 소비 경기의 바로미터인 나이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은 거시와 미시 경제의 시그널을 동시에 확인하며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니해설] 유가와 물가라는 족쇄…S&P500 '27일 횡보'에 갇힌 증시 4월의 투매 공포를 딛고 가파르게 반등했던 뉴욕증시가 안갯속에 갇혔다. S&P 500 지수는 2월 고점을 눈앞에 두고 한 달 가까이 제자리걸음이다. 관세 전쟁 우려가 잦아들며 마련된 안도 랠리의 동력이 소진된 자리를, 이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지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채우고 있다. 시장은 말 그대로 '살얼음판' 위에서 다음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숨을 죽이고 있다. 이번 주는 이 살얼음판의 두께를 확인할 결정적인 한 주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2주'…유가 통해 연준을 겨누는 지정학 리스크 시장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단연 중동의 화약고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미사일을 주고받으며 시작된 무력 충돌은 단순한 국지전을 넘어 세계 경제의 뇌관인 유가를 뒤흔들고 있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최근 3주 연속 상승했으며, 브렌트유와 WTI는 주간 기준으로 약 4% 가까이 급등하는 등 시장의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직접 개입 여부 결정을 "최대 2주" 시한부로 유예하며 시장에 잠시 숨 돌릴 틈을 줬지만, 위기의 소멸이 아닌 이연일 뿐이다. 아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모두 이스라엘-이란 상황이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불안감의 근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파급효과가 유가라는 도화선을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 심장부로 곧장 이어지기 때문이다. 카슨 그룹의 소누 바기스 글로벌 거시 전략가는 "문제는 유가와 그것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며, 이는 통화 정책과 연준이 얼마나 오랫동안 '상당히 긴축적인' 금리를 유지할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중동의 포성이 단순한 소음을 넘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계를 멈추거나 되돌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것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장사꾼'의 본능을 접고 실제 개입을 결정한다면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직접 개입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특히 '세계의 원유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데이미언 매킨타이어 멀티에셋 솔루션 대표 역시 "만약 미국이 전쟁에 참전하거나 양국 간의 공격이 더욱 격화된다면, S&P 500과 주식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더 많은 이유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그 반대의 시나리오도 열려 있다. 그는 "만약 양측이 서서히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면, 이는 주식 시장과 위험 자산 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은 트럼프의 '2주'라는 시간 속에서 최악과 최선의 시나리오를 모두 저울질하며 '다소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3%로 높아진 PCE 전망…'매파' 연준에 좁아진 운신 폭 지정학적 불안이 시장의 상단을 억누르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의 본질적인 체력을 확인하려 할 것이다. 그 시금석이 될 첫 번째 시험대는 바로 연준이 가장 예민하게 살피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다. 연준은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하고, 올해 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3.0%로 상향 조정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명확히 했다. 연준은 최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트럼프발(發) 관세 여파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하며 향후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딜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이번 PCE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시장에 퍼져있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은 급격히 냉각될 수 있다. 현재 시장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p 인하될 가능성을 약 59%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이 수치는 중동 사태와 향후 물가 지표에 따라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는 유동성을 내포한다. 반도체부터 소비까지…기업 실적으로 확인하는 경제 체력 거시 지표와 함께 시장을 이끌어온 주도주들의 체력도 검증대에 오른다. 특히 25일 발표되는 마이크론의 실적은 인공지능(AI) 랠리를 주도해온 반도체 업종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할 풍향계다. 최근 미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를 중단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이라, 마이크론 경영진의 발언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26일에는 소비 경기의 바로미터인 나이키가, 24일에는 실물 경제의 동맥 역할을 하는 페덱스가 실적을 공개한다. 관세 위협과 고금리 속에 미국 소비자들이 정말 지갑을 닫고 있는지, 기업들의 물류는 원활한지 등을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할 기회다. 지난 3~5월, 관세 공포로 급락했던 소비자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 시장 전략가는 "설문조사 기반 데이터가 모두 무너졌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도 "저는 여전히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공포가 다소 과도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군사 충격은 단기적"…관망 속 '옥석 가리기' 나설 시장 뉴욕증시는 갈림길에 섰다. 지정학적 충격이라는 돌발 악재와 경제 펀더멘털이라는 본질 가치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다만, 노련한 전략가들은 단기 충격에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역사를 돌이켜보면 군사적 충격은 대개 그 영향이 얕고 단기간에 그쳤으며, 월스트리트도 이번 사안에 그렇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한 주, 중동에서 들려오는 소식과 워싱턴에서 발표될 숫자들은 뉴욕증시의 오랜 숨 고르기를 끝내고 새로운 방향으로 달려 나갈 신호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당분간 '관망과 방어적 포지션'을 유지하며 지정학 리스크와 경제지표의 향방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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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27일째 숨 고르기⋯유가 4%↑·PCE 3%↑ '더블 악재'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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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SIPRI 보고서 "인도, 핵탄두 파키스탄 추월"⋯세계 핵 군비경쟁 재점화
-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8일(현지시각) 연례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9개 핵보유국이 핵무기고 현대화와 신형 무기 개발에 나서면서 '위험한 신형 핵 군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SIPRI는 "냉전 이후 계속됐던 핵무기 감축 시대가 끝나고, 오히려 현대화와 증강, 군비통제 붕괴, 전략적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중국 같은 강대국들도 핵무기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세계 핵탄두는 총 1만 2241기로 추정되며, 이 중 약 9614기는 군사용으로 비축돼 있다. 인도-파키스탄 핵 경쟁 격화 보고서는 남아시아의 군비 경쟁을 세계 핵 군비 경쟁의 축소판으로 규정했다. 2025년 초 잠시 무력 충돌까지 벌였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2024년에도 새로운 유형의 핵 운반 체계 개발을 계속했다. 2025년 1월 기준, 인도는 핵탄두 180기를 보유해 파키스탄(170기)을 수량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인도는 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한 채로 운반할 수 있는 '캐니스터화된' 미사일을 개발·배치 중이며, 앞으로는 한 발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하는 다탄두(MIRV) 탑재도 가능할 전망이다. 인도는 이 무기들을 항공기, 지상 기반 미사일,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으로 구성된 '핵 3축(nuclear triad)'에 배치한다. 인도는 공식적으로 '최소 억지(minimum deterrence)'와 '선제 불사용(no first use)'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러한 운반체계의 변화를 두고 전략적 유연성을 넓히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키스탄은 핵탄두 수량을 유지했으나, 신형 미사일·운반체계 개발과 핵분열성 물질 축적을 계속하고 있어 앞으로 핵전력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SIPRI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맷 코르다 준선임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핵무기가 안보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최근 인도의 파키스탄 사례에서 보듯 핵무기는 분쟁을 막지 못한다. 오히려 확전과 치명적 오판의 위험을 수반하며, 국민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러, 핵무기 현대화 가속 핵 군비 경쟁은 남아시아에 국한되지 않는다. 보고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세계 핵무기의 90%를 보유하고 있으며, 양국 모두 광범위한 현대화 프로그램을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중국의 핵무기고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성장해 600기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은 약 350개의 새로운 미사일 격납고(사일로) 건설을 진행 중이며, 2030년에는 미국이나 러시아와 맞먹는 수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는 핵탄두 수량과 운반체계 기술에서 파키스탄을 앞서며 전략적 격차를 벌리고 있고, 파키스탄은 신형 운반체계 개발로 미래 확장 가능성을 유지하며 뒤쫓고 있다. 남아시아의 핵 경쟁은 세계 핵 군비경쟁 심화와 군비통제 체제 약화라는 국제적 흐름을 반영, 앞으로 지역 및 세계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양국 간 군축 협정인 뉴 스타트(New START)가 2026년 2월 만료되면, 새로운 합의가 없을 때 전략미사일에 배치되는 핵탄두 수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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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SIPRI 보고서 "인도, 핵탄두 파키스탄 추월"⋯세계 핵 군비경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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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비트코인 금고 열까⋯블랙록이 지핀 '양자 위협' 논쟁
- "양자컴퓨터가 곧 현재의 최첨단 인공지능(AI)으로도 수년이 걸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발언을 계기로 암호화폐 '양자 위협'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위험성을 경고하는 서류를 제출하면서 논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이론에 머물던 문제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고 독일 유력 일간지 한델스블라트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쇼어 알고리즘'의 창, 비트코인 방패 뚫을까 문제의 핵심은 비트코인을 지탱하는 암호 기술이다. 비트코인은 '타원곡선 디지털서명 알고리즘(ECDSA)' 같은 복잡한 암호 체계가 보호한다. 현재 컴퓨터 기술로는 이 암호를 푸는 데 사실상 수백만 년이 걸려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게임의 규칙을 바꿀 수 있다. 쇼어나 그로버 같은 양자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이론상 현재의 암호 체계를 순식간에 해독할 수 있다. 특히 과거 거래로 공개키가 노출된 오래된 지갑이나 여러 번 쓴 주소가 주요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장기에는 채굴 보안 알고리즘(SHA-256)까지 위협해 블록체인 원장을 조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당장 현실이 될 위협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최근 구글의 '윌로우' 칩 같은 기술 발전이 있었지만, 오늘날의 양자컴퓨터는 아직 '잡음이 많은 중간 규모 양자(NISQ)' 단계에 머물러 있다. 많은 전문가는 "암호화폐 업계가 이 도전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양자내성암호'로 맞불…미래 기술과의 속도 경쟁 그럼에도 '지금 수확하고, 나중에 해독하는' 공격 가정은 당장의 우려를 낳는다. 공격자가 현재의 암호화된 거래 데이터를 대량으로 저장해 둔 뒤,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나온 다음 이를 이용해 과거 기록을 해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업계 역시 이런 양자 위협에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양자컴퓨터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개발하며 대비하고 있다. 네트워크 전체를 새로운 암호 체계로 바꾸는 것은 모든 참여자의 합의가 필요한 어려운 과제지만, 과거 '탭루트' 개선 작업처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결국 양자컴퓨터의 발전 속도와 암호화폐의 방어 기술 도입 속도 사이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랙록이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한 것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로서 투자자에게 모든 잠재 위험을 알려야 할 의무 때문이다. 비록 장기, 이론상 위험일지라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금융기관의 당연한 절차다. 암호화폐의 미래는 이 보이지 않는 위협에 얼마나 먼저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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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비트코인 금고 열까⋯블랙록이 지핀 '양자 위협'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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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지정학·AI·기후 '복합위기'⋯페트로나스 CEO "아시아에 1경원 투자해야"
- 페트로나스의 등쿠 무하맛 타우픽 최고경영자(CEO)가 지정학적 갈등과 무역 분쟁, 기술 격변이 겹치는 '복합위기' 때문에 세계 에너지 시스템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촉발할 아시아의 폭발적인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려면 2050년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만 약 90조 달러(약 12경 2445조 원)에 이르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우픽 최고경영자는 16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에너지 아시아' 콘퍼런스 개막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업스트림 온라인이 보도했다. 그는 "장기화한 지정학적 갈등은 주변 지역으로 전이됐으며,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진 또 다른 형태의 대립으로 세계 분열은 더욱 심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시장에서 행동 방식을 재구성하고, 변동성으로 가득한 새로운 표준을 받아들여야만 했다"고 말했다. 타우픽 최고경영자는 매일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를 구체적인 예로 들었다. 이 여파로 공급 충격 우려가 커지며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모든 일은 세계가 상호 보복 관세와 공급망 불안정의 망령으로 휘청거리는 때에 벌어지고 있다"며 "이미 문명의 발전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세계 에너지 시스템은 실로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타우픽 최고경영자는 인류의 발전 뒤에는 항상 에너지가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시대를 바꾸는 모든 획기적인 기술 발전은 에너지 자원에 대한 접근성과 가용성 덕분에 가능했다"며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혁명들이 세계 GDP를 꾸준히 성장시켜 2022년 처음으로 100조 달러(약 13경 6020조 원)를 돌파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가 현재 5차 산업혁명의 문턱에 서 있으며, 그 중심에 AI가 있다고 말했다. "AI는 모든 산업에 걸쳐 없어서는 안 될 기초 기술이 되고 있다"며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만 해도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945테라와트시에 이를 것이며, 이는 앞으로 총 전력 수요 증가분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이러한 수요 급증은 기존 에너지 기반시설과 전력망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갈등, 기술 혁명, 기후 변화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현상을 페트로나스는 '복합위기(polycrisis)'라고 규정했다. 폭증하는 아시아 수요…2050년까지 90조 달러 필요 이런 복합위기 속에서 에너지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세계 인구의 60%(48억 명)를 차지하는 이 지역은 2050년까지 세계 에너지 수요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타우픽 최고경영자는 "아시아는 이 야심 찬 목표를 이루기 위해 중추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세계의 에너지 전환은 아시아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 전반에 AI를 도입하고, 늘어나는 인구를 위해 불을 밝히며, 우리 지역사회의 안녕을 지키고 저탄소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지역에만 약 90조 달러(약 12경 2445조 원)의 에너지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타우픽 최고경영자는 "오늘날 우리는 점점 더 불규칙해지는 시장, 급증하는 운영 비용, 올라가는 기온, 반복되는 자연재해와 씨름하고 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에너지원 다변화와 국제 공조 '유일한 해법' 그는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첫째, 에너지원 구성의 다변화다. 그는 "에너지 회복력을 유지하려면 저배출 에너지원과 배출 저감 연료를 모두 갖춘 더 균형 잡힌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둘째는 에너지 투자의 확대다. 타우픽 최고경영자는 "에너지는 경제의 생명선이며, 투자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과 저렴한 가격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정부, 금융 기관, 산업계가 협력해 특히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에너지 사업을 위한 자본을 끌어올 정책과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이 "아시아의 시대"라고 선언하며, "아시아가 탄소중립(넷 제로)을 이루지 못하면 세계의 탄소중립도 없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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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지정학·AI·기후 '복합위기'⋯페트로나스 CEO "아시아에 1경원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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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희토류 무기 삼은 중국, '자원 부국' 인도가 구원투수 될까
-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며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세계 3위 희토류 매장국인 인도가 ‘탈중국’ 공급망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16일(현지시각) 인도의 잠재력과 현실적 과제를 집중 조명했다. 최근 중국발 희토류 공급 부족 사태로 전 세계 자동차, 첨단 기술 산업이 타격을 입자 각국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이를 "전 세계에 대한 경종"이라며 "인도가 대안을 제공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미국 등 서방 역시 인도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프리 파이엇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미래 경제 경쟁력에 중요한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 인도의 협력을 심화할 기회"라고 밝혔다. 문제는 희토류 시장에서 중국의 지배력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60%, 정제·가공의 거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반면 인도의 생산량은 세계 1% 미만으로 7위에 그친다. 잠재력은 충분…매장량 세계 3위, 핵심 광물도 35% 보유 하지만 잠재력만큼은 확실하다는 평가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인도의 희토류 매장량은 690만 톤으로 중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특히 중요 희토류의 공급원인 해안사 광물 매장량은 전 세계의 35%에 이른다. 그레이슬린 바스카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장은 "상당한 매장량을 고려할 때, 인도는 다각화된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인프라·환경 '삼중고'…현실의 벽은 높아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벽은 높다. 인도는 희토류 채굴과 정제 과정에서 기술·인프라·환경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EY 파르테논의 아브히지트 쿨카르니 파트너는 "인도는 특히 중국, 미국, 일본에 비해 첨단 분리 및 정련 기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부가가치를 지닌 중(重)희토류 정제 기술은 중국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전문 기술 인력 부족과 채굴 지역의 열악한 기반 시설,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 역시 생산 확대를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다. '국가 임무' 선포한 인도…정부 주도 자립 나선다 인도 정부도 이런 현실을 뚫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2025년 '국가 핵심광물 임무단'을 출범시켜 희토류 탐사·채굴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약 20억 달러(약 2조 8042억 원)를 투입해 자국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국영기업 인도희토류공사(IREL)는 핵심 희토류인 네오디뮴 생산량을 2026년까지 450톤으로, 2030년까지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물론 인도가 단기간에 중국의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신규 광산과 정제 공장이 본격 가동되려면 최소 3~5년이 걸릴 전망이다. 바스카란 국장은 "인도가 시장에서 중국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공급원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분간 중국 의존이 불가피하다는 방증으로, 인도의 자동차 산업 대표단은 희토류 자석 수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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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희토류 무기 삼은 중국, '자원 부국' 인도가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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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5)] 기후변화, 토양 내 '슈퍼박테리아' 확산 부추긴다⋯항생제 내성 새 경로 주목
- 기후변화가 토양 속 항생제 내성균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수면 상승이나 폭염, 허리케인 등 기후 재난과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지만, 인류의 공중보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용한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국 더럼대학교(Durham University)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토양 속 항생제 내성 유전자(antibiotic resistance genes, ARGs)와 병원성인자(virulence factors)의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쿨다운,어스닷컴 등이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 토양 샘플의 메타게놈 분석, 현장조사, 실험실 실험을 종합해 온도 상승과 항생제 내성 유전자(ARGs) 발현의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그 결과, 기온이 오를수록 토양 내 박테리아가 생존에 유리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더 많이 보유하고, 새로운 내성 균주가 출현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유전자는 환경 속 세균에서 인간 감염원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더럼대 환경공학자 데이비드 W. 그레이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건강과 환경 변화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대다수 전염병의 병원체는 환경에서 유래하는 만큼, 토양 내 내성 증가가 곧 치료 불가능한 감염증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항생제 내성 문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2023년 유엔환경위원회 보고서 '슈퍼버그에 대비하기(Bracing for Superbugs)'에서도 예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그 예측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최초의 정량적 결과로 평가된다. 연구에 따르면, 토양 내 ARGs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금세기 말까지 최대 23% 증가할 수 있다. 특히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와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 의간균류) 등 항생제 내성과 병원성 유전자를 보유한 세균군의 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항생제의 효과를 무력화할 새로운 '슈퍼박테리아' 출현 가능성과 직결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엔 병원체가 생존하기 어려웠던 미국 알래스카주 북부, 핀란드 북부와 동부, 스웨덴 북부, 아이슬란드 북부, 러시아 연방 북부, 칠레 최남부 등 한대 지역조차 이들의 서식지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연구진은 "저온 환경에서는 일반적으로 세균 생존이 어렵지만,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들 지역에서도 내성균이 살아남고 진화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험실에서 이뤄진 온도 상승 실험 결과도 경고 신호를 보낸다. 대장균(Escherichia coli)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온도가 높을수록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는 세균이 항생제를 배출하는 '에플럭스 펌프'나 스트레스 대응 단백질을 더 많이 생성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보건 위기와 직결된 다층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원헬스(One Health)' 접근법을 통해 인간, 동물, 환경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연구진은 시민 과학의 참여도 요청했다. 고온 지역의 토양 변화, 항생제 내성균 출현 사례 등에 대한 기록과 시각 자료가 향후 데이터 축적과 대응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이지 않는 토양 속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는 곧 인간 사회로 연결될 수 있다. 코로나19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경험이 말해주듯, 미생물의 환경 내 진화와 확산은 언제든 인류에게 새로운 도전을 안겨줄 수 있다. 연구진은 "우리가 보는 것 너머의 생태계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항생제 내성 문제는 기후 위기의 또 다른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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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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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5)] 기후변화, 토양 내 '슈퍼박테리아' 확산 부추긴다⋯항생제 내성 새 경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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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2년 만에 운영체제 대대적 개편⋯반투명 디자인 도입
-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 탑재되는 운영체제가 12년 만에 확 바뀌고 반투명한 디자인이 도입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올해 가을부터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 애플은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라고 명명한 반투명한 시각적 표현 디자인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자시 기기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리퀴드 글래스'는 기존의 다소 경직된 운영체제에서 크게 달라진 디자인이다. 애플은 '유리'의 광학적 특성에 유동적인 감각을 결합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알림창의 경우 배경 화면이 가려졌던 것과 달리 반투명으로 뒷배경 화면이 그대로 살아난다. 마치 여러 개의 층(레이어)이 투명하게 겹친 형태다. 첫 화면에 일정 크기로 고정적이었던 시간의 경우 배경 화면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등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이에 가려지는 부분이 없게 되면서 배경 화면이 더 확장되고, 이용자 경험도 연속성을 갖게 된다. 애플의 '리퀴드 글래스' 도입은 아이폰 운영체제 iOS7이 출시됐던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변화다. 애플은 iOS7 출시 때부터 현재와 같은 아이콘 형태의 운영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리퀴드 글래스'는 iOS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애플워치, 애플TV,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등 애플 전 기기에 적용된다. 애플은 이와 함께 iOS18, 아이패드OS18, 워치OS11, 비전OS2 등 제각각이었던 운영체제를 해당 출시 연도에 맞춰 'iOS26'과 같이 통일하기로 했다. 애플은 새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10월부터 새 운영체제를 출시한다. 애플 휴먼 인터페이스 디자인 부사장 앨런 다이는 "애플은 항상 기술과 상호작용을 직관적이고, 아름답고 경쾌하게 만들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심도 있는 통합을 지향해 왔다"며 "이번 소프트웨어 디자인 업데이트가 적용되는 영역은 역사상 제일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시리의 업그레이드 빠져 애플은 시리의 업그레이드는 빠졌지만 이날 행사에서 새롭게 추가된 AI 기능을 대거 선보였다. 아이폰 전화는 실시간 통번역을 지원하고 스팸 전화·메시지를 감지하게 가능도 탑재됐다. 등록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오면 자신이 누군지를 소개해 '사람'임을 밝혀야 벨이 울린다. 스팸 메시지는 알람 없이 별도 항목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지난해 출시된 이모지 생성은 챗GPT 스타일 이모지 제작이 가능해졌다. 애플뮤직은 실시간으로 가사를 번역해주거나, 발음법을 설정한 언어로 알려준다. 애플워치는 UX 예측 알고리즘을 개선했고, 운동 중 음성으로 사용자를 '응원'하거나 운동 현황을 전해준다. 맥OS 검색 기능 스팟라이트에는 자연어 검색이 추가됐다. 프로그래밍 도구에는 챗GPT도 통합했다. 아이패드는 앱을 윈도우 창처럼 띄워 멀티테스킹(다중작업)이 용이해졌다. 맥OS와 유사한 감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아이폰·아이패드 등에 설치된 게임을 한 데 모아보는 한편 커뮤니티 지원으로 점수 등을 경쟁할 수 있는 게임센터도 생겼다. 다만 기능 개선 발표 사항은 대다수가 구글 안드로이드와 삼성전자 갤럭시 AI에 이미 도입된 것이다. 실시간 전화 통번역은 지난해 갤럭시S24부터 적용됐다. 멀티윈도우는 안드로이드가 2016년부터 지원하던 기능이다. 지난해에 이어 애플만의 자체 AI 없이 오픈AI 챗GPT와 연계성만 강조했다는 점도 실망감을 키운다. 애플 주가는 이날 시장의 기대와 달리 AI(인공지능)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모습을 보여 1.21% 하락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웨어 혁신보다 디자인 요소에 중점을 뒀고 몇가지 새로운 AI 기능을 소개해 애플 팬들에게는 반가울 수 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큰 인상을 주지 못한다"며 "경쟁사들에 비해 AI 기술력이 뒤떨어진 애플이 올해 WWDC에서 상황을 반전시킬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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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2년 만에 운영체제 대대적 개편⋯반투명 디자인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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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 이슈] 미중 2차 무역회담 돌입⋯희토류·첨단기술 수출통제 쟁점
- 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무역 갈등 해소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재개했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의 희토류 등 핵심광물 수출 제한과 미국의 첨단기술 통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경제전문 매체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양국 고위급 통상 당국자들은 이날 런던에서 무역협상에 돌입했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통화해 무역 갈등을 완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고위급 무역 협상의 연장선이다. 미중 양국은 회담 첫날 6시간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등 핵심 광물 대미 수출 제한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통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구체적으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에 대한 수출 통제 해제가 고려된다고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전했다. 최근 무역 갈등 국면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이 새로 부과한 조치들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과 잘하고 있다고 했지만 답답함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은 쉽지 않다"면서 "마치 여러분의 고향 나라가 쉽지 않은 것과 같다"고 언급했다. 이날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 측은 중국이 핵심광물 공급 재개에 대한 확답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회의의 목적은 중국 측이 진지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모든 수출 통제가 완화되고 희토류가 대량으로 풀리며 이후에 더 작은 사안들에 대해 협상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공급 국가로 이를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양국 대표단은 현지 시각 10일 오전 다시 만나 대화를 이어간다. 이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6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와 스텔란티스의 공급업체에 희토류 수출 허가를 발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이번 협상을 앞두고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큰 진전을 이루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경제안보센터의 레베카 하딩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미국은 사실상 존재론적 투쟁에 휩싸여 있다"며 "이는 단순한 무역 문제 이상의 것이며 두 나라가 경제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와 관련된 문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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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 이슈] 미중 2차 무역회담 돌입⋯희토류·첨단기술 수출통제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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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4)]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사상 첫 430ppm 돌파
- 2025년 5월,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사상 처음으로 월평균 430ppm을 넘어섰다. 이는 지구 온난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 농도가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스크립스 해양연구소가 지난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나로아 산 정상(해발 11,141피트)에 위치한 관측소에서 측정된 올해 5월 평균 CO₂ 농도가 430.1ppm을 기록했다. 이는 1958년부터 해당 지역에서 시작된 장기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년 대비 3ppm 증가한 것이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USA 투데이, NBC 뉴스 등 다수 외신이 심층 보도했다.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스크립스 CO₂ 프로그램 책임자인 랄프 킬링(Ralph Keeling) 박사는 "또다시 기록이 갱신됐다. 슬픈 일이다"고 말했다. 그의 부친인 찰스 데이비드 킬링 박사는 1958년 마우나로아에서 CO₂ 농도 장기 측정을 시작한 인물로, 계절에 따라 농도가 변동하며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기록한 '킬링 곡선(Keeling Curve)'을 통해 지구 대기 변화의 흐름을 처음으로 시각화했다. 킬링에 따르면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이렇게 높았던 마지막 시기는 약 3000만년 전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인간이 지구에 나타나기 훨씬 전이며, 지금의 기후와 크게 달랐다. 수십 년 전만 해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선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기 중 가스 분자 100만 개 당 이산화탄소는 400개 이상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 시대 이래로 급격히 증가했다. 주된 원인은 대기 중으로 온실가스를 뿜어내는 인간 활동 때문이다. 대기 중 온실 가스 농도가 높으면 지구 기온 상승과 해수면 상승, 극지방 빙하 해빙, 그리고 극심한 무더위와 가뭄 등 극한 기후 현상이 더 빈번해지고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과학계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지구를 덮는 '열의 담요' 역할을 하며 기온 상승을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배출 증가 속도가 지구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서, 기후변화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선 현실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이제 과학자들은 30년 안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500ppm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유타대학교를 포함한 세계 16개국 90여 명의 과학자들은 2023년 공동 연구에서 현재의 대기 중 CO₂ 농도가 인류 출현 이래 최고치이며, 최소 1400만 년 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2024년 1월, 스크립스 연구소는 2023년 한 해 동안의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폭이 전년 대비 3.58ppm에 달해 사상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엘니뇨 현상 당시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랄프 킬링은 엘니뇨가 종종 CO₂ 증가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이번 상승 역시 2024년 초 종료된 엘니뇨의 잔여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는 북반구 대기의 평균 상태를 대표하는 전 지구적 기준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NOAA는 1974년부터 해당 관측소에서 매일 독립적인 CO₂ 측정을 수행해오고 있으며, 이 자료는 국제기후과학자들이 활용하는 핵심 데이터로 쓰인다. 2022년 마우나로아 화산 분화로 전력 공급이 일시 중단되자, 과학자들은 인근 마우나케아 산에 임시 관측소를 설치해 측정을 지속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억제를 위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경고해왔지만, 현재의 추세는 목표치와는 거리가 멀다. 과학계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과 대규모 탄소 감축 정책의 긴급한 실행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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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4)]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사상 첫 430ppm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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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6,000 돌파⋯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2.3% 남기고 숨고르기
-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둔 뉴욕 증시가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지난 6일 S&P 500 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한 반등세를 보였으나, 이번 주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각종 정책 변수가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가장 큰 관심은 현지 시각 12일(수요일) 발표될 5월 CPI에 쏠린다. 이번 지표는 관세가 물가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고 6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을 가늠할 결정적 단서가 될 전망이다. 시장은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은 이 기대감을 꺾을 수 있다. 한편, 9일 런던에서 재개될 미·중 무역 협상과 미 상원에서 논의 중인 감세 및 지출 법안 역시 주요 변수다. 특히 해당 법안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애플의 연례 개발자 회의(WWDC), 엔비디아의 GTC 콘퍼런스 등 굵직한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어, 거시 경제 지표와 정책 변수 사이에서 투자자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미니해설] 숨고르기 들어간 증시, 넘어야 할 '걱정의 벽'은 무엇인가 뉴욕 증시가 숨 가쁘게 달려왔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고, 4월 8일 저점 대비 20%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넘보고 있다. 그러나 축포를 터뜨리기엔 이르다. 시장 참여자들은 화려한 V자 반등 뒤에 도사린 거대한 '걱정의 벽'을 직시하고 있다. 이번 한 주는 인플레이션 압력, 워싱턴발 정책 리스크, 개별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복합적으로 얽혀 향후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할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 꺾을까…'인플레이션'이라는 첫 번째 시험대 시장의 모든 눈과 귀는 오는 12일 공개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한다. 관세 정책이 실제 소비자가격에 미친 영향을 확인할 수 있고, 6월 17~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할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플랜트 모런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짐 베어드 CIO는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으며, 만약 단기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될 조짐이 보인다면 이는 임의 소비재 지출에 더 큰 압박을 가하고 궁극적으로 더 뚜렷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은 이미 연내 두 차례(각 0.25%p)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번 CPI는 시장이 환호하며 전고점을 뚫어낼 '촉매제'가 될지, 아니면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지를 판가름할 분수령이다. 부채 리스크와 정치 갈등…예측불허 '워싱턴 내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은 시장의 또 다른 불안 요소다.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막대한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맨 그룹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시장 전략가는 "부채가 증가할수록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 법안을 둘러싸고 일론 머스크가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공개 비판하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실망감을 표명하는 등 빅테크와 정치권의 갈등은 정책 리스크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섰음을 방증한다. 끝나지 않은 미·중 무역전쟁…살얼음판 걷는 협상 워싱턴 내부 리스크만큼이나 시장을 짓누르는 것은 외부 변수인 미·중 무역 갈등이다. 9일 런던에서 재개될 미·중 무역 협상은 7월 8일로 다가온,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선언으로 90일간 유예되었던 관세 조치 종료 시한을 앞두고 있어 그 중요성이 남다르다. 극적인 타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협상 테이블에서 나오는 발언 하나하나가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밥 돌 CIO는 "워싱턴 D.C.의 정책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큰 물음표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안갯속을 걷는 이유다. 그래도 믿을 건 기업 실적?…냉랭한 소비심리는 '부담' 복잡한 거시 환경 속에서도 시장은 개별 기업들의 펀더멘털에서 희망을 찾으려 할 것이다. 이번 주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WWDC)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GTC 콘퍼런스 기조연설은 기술주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짐 크레이머는 애플이 이번 행사를 통해 "주가 상승의 촉매제"를 마련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이 "여전히 명확한 방향성을 찾고 있다"는 짐 베어드 CIO의 진단은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요약한다. 특히 '꽤 우울하다'는 짐 크레이머의 소비자 심리 진단은 화려한 주가 지수 이면에 존재하는 실물 경제의 냉엄한 현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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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500 6,000 돌파⋯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2.3% 남기고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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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멈추지 않는 중국 전기차 가격 전쟁⋯'내부화' 우려 속 산업 재편 기로
-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자동차 부문에서 격화하는 가격 전쟁에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과 분석가들은 경쟁이 오히려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는 지난 5월 23일 일부 모델 가격을 30% 이상 대폭 낮추는 등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지리(Geely), 체리(Chery), SAIC-GM 같은 주요 경쟁사들도 즉각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중국 전기차 시장 전체로 가격 전쟁이 번지는 모양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지난 5월 31일 낸 중국어 성명에서 "특정 자동차 제조업체가 대규모 가격 인하를 이끌자 많은 기업이 뒤따르면서 새로운 '가격 전쟁' 공포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는 "무질서한 가격 전쟁이 기업 이익을 쥐어짜고, 소비자 안전과 산업 발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가혹한 가격 전쟁은 산업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해친다"며, 불공정 경쟁과 원가 이하 판매(덤핑)에 법에 따른 제재를 할 것을 예고했다. CAAM 역시 "지속 가능한 수익성이 아닌 시장 점유율 경쟁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며, 건전한 경쟁 질서 확립을 강조했다. 공업정보화부는 비생산적인 경쟁 규제를 강화하고, 다른 부처와 협력해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법률을 엄격히 시행할 방침이다. 공업정보화부는 CNBC의 논평 요청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비야디는 중국 관영 매체에 밝힌 자사의 공식입장을 참조하라고 CNBC에 전했는데, 해당 공식입장에서 비야디는 "공정 경쟁을 촉구하고 건강한 시장을 만들자는 자동차공업협회의 호소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CNBC는 관련 영상 "'카피캣' 휴대폰 제조사 샤오미는 어떻게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강자가 되었나 (영상 길이 13:01)"를 통해 샤오미의 성장 과정을 다루기도 했다. "생산성 향상 없는 '소모전'…내부화의 늪에 빠진 중국 EV" 중국에서는 지나친 경쟁 때문에 생기는 '내부화(네이쥐안, involution)' 현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내부화는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 노력 없이 가격만으로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가리킨다. 최근 몇 달간 중국 최고 지도부는 내부화 문제 해결 노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용어는 지난 3월 리창 중국 총리의 연례 업무 보고서에도 등장했다. 지난달 시장 규제 당국 회의에서도 "'내부화 경쟁'을 전면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분석가들은 비야디의 최근 가격 인하 조치를 두고, 소비자들이 기존 보상 판매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이미 받았을 법한 할인을 공식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중고차 시장에서 '주행거리 0km' 차량(실제로 달리지 않은 새 차)이 대량 매물로 나오고, 새 차 평균 가격이 2년 새 19% 떨어지는 등 공급 과잉 신호도 뚜렷하다. 노무라 증권 분석가들은 월요일 보고서에서 "비야디가 약 30%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거센 경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런 버핏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는 비야디의 지난달 매출 성장률은 14%로, 4월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성장률 19%에서 다소 둔화했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의 중시 분석가는 지난주 "말로만 그럴 뿐, 시장 경쟁을 실제로는 제어할 방법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른 나라들도 중국 자동차 시장의 극심한 경쟁 상황과 이것이 자국 자동차 산업에 앞으로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승용차협회 추이둥수 사무총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자료를 보면, 중국산 수출 자동차 평균 가격은 2023년을 기점으로 떨어져 이전 상승 흐름을 뒤집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독일로 수출하는 자동차 한 대당 평균 가격은 2023년 3만 달러에서 올해 2만 1000달러로 내렸다. 반면, 중국 자동차 수출 최대 시장인 멕시코는 평균 가격이 2년 전 1만 2000달러에서 1만 3000달러로 조금 올라 예외를 보였다. 오토홈 연구소 산업 데이터를 인용한 노무라 보고서를 보면, 중국 내 자동차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년간 약 19% 떨어져 현재 약 16만 5000위안(약 2만 2900달러) 수준이다. 전기차 시장으로 급히 쏠리면서 공급 과잉을 불렀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창청자동차의 웨이젠쥔 회장은 5월 23일 시나 파이낸스와 한 중국어 인터뷰에서 "주행거리가 전혀 없는 새 차가 중고차로 팔리는 '기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중고차 거래터에서 약 3000~4000개 판매업체가 이런 차를 다룬다고 덧붙였다. 이들 차량은 공장 출고와 동시에 판매 실적으로 잡히고, 즉시 중고 시장으로 넘어가 판매량을 부풀리는 데 쓰인다. 웨이 회장은 이런 행태가 "지나친 혼란을 일으킨다"며 업계 질서 확립을 위한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살얼음판 위 中 EV, 어디로?"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격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노무라 등은 "중국 자동차 시장 공급 과잉이 심해지고 있어, 뜻있는 시장 통합이 이뤄지기 전까지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 전쟁이 짧은 기간 혼란을 일으키지만, 길게 보면 연구개발(R&D) 역량과 공급망 경쟁력을 갖춘 업체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진화)되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규제 강화와 더불어,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력·서비스 같은 비가격 경쟁 요소가 중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급성장하는 중국 순수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지난 2년간 여러 차례 가격 인하 파동을 겪었다.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의 허샤오펑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중국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가격 전쟁은 아직 꼭짓점에 이르지 않았으며, 앞으로 5년간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오펑 쪽은 해당 발언 내용을 CNBC에 확인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앞으로 펼쳐질 일들의 '맛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허 CEO는 샤오펑이 가격 경쟁보다는 기술력으로 겨루며,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펑은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지난 7개월 내리 한 달에 3만 대 넘는 차를 팔았다. 지난주에는 중저가 모델인 모나(Mona) 03 고급형(Max)을 12만 9800위안(약 1만 8020달러)에 선보였는데, 이는 지난 8월 해당 모델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약 17% 싸진 값이다. 대부분 전기차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샤오펑 역시 1분기에 약 9000만 달러 주주 귀속 손실을 기록했다. 고급 전기차 시장에 주력해 온 니오(Nio) 또한 지난 3일 발표에서 1분기 9억 4960만 달러 손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Xiaomi)도 지난 3일 자사 전기차 사업부가 올 하반기에는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회사 대변인이 CNBC에 밝혔다. 샤오미는 지난해 테슬라 모델 3보다 싼 SU7 세단을 내놓으며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고, 올여름에는 SUV 모델인 YU7로 모델 Y와 경쟁할 전망이다. 중국산 전기차의 값싼 공세는 유럽연합(EU)과 미국 같은 주요 시장에서 반덤핑 관세 같은 보호무역 조치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는 중국 내 가격 경쟁이 해외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세계 자동차 산업 전체에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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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멈추지 않는 중국 전기차 가격 전쟁⋯'내부화' 우려 속 산업 재편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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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7)] AI, 의식을 논하다⋯SF 상상에서 현실의 질문으로
- 인간이 아니면서도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AI)에 의식이 있다고 보아야 하는가? 인간을 진정으로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피험자가 부스에 들어가 스트로보 조명과 음악을 체험하는 연구가 진행됐다. 공상과학 영화 '블레이드 러너(1993년, 리들리 스콧 감독)'에서 인간과 인공 존재를 구별하는 시험을 방불케 하는 이 실험은, 인간의 의식 생성 과정을 탐구하기 위해 설계된 '드림머신' 연구의 일부다. 스트로보 조명이 터지자 눈을 감았음에도 소용돌이치는 2차원 기하학 무늬가 나타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삼각형, 오각형, 팔각형이 만화경처럼 펼쳐지며 분홍색, 자홍색, 청록색의 강렬한 색채가 네온사인처럼 빛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이미지는 개인의 내면세계에 고유한 것으로, 의식 자체를 밝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한 체험자는 "정말 아름답다. 마치 내 마음속을 날아다니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영국 서식스 대학교 의식 과학 센터의 '드림머신'은 인간 의식, 즉 자아 인식, 사고, 감정, 독립적 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마음의 영역을 연구하는 세계 흐름 가운데 하나다. 연구자들은 의식의 본질을 파악함으로써 인공지능(AI)의 실리콘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 일각에서는 AI 시스템이 이미 의식을 가졌거나, 곧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공지능(AI)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며 지능, 의식, 그리고 인간다움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는 현재 AI가 주관적인 경험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점점 더 많은 과학자, 철학자, 기술자들이 AI가 언젠가 의식을 갖출 수 있거나 이미 그 과정에 있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의식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AI는 의식 획득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을까? AI가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인류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나온다. 공상 과학 속 AI, 현실의 화두로 떠오르다 '스스로 생각하는 기계'라는 생각은 오랜 공상 과학의 주제였다. AI에 대한 걱정은 약 100년 전 영화 '메트로폴리스(1927년, 프리츠 랑 감독)'에서 로봇이 실제 여성을 사칭하는 모습으로 등장한 뒤 계속됐다. 1968년 작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스탠리 큐브릭 감독)'에서는 우주선 컴퓨터 HAL 9000이 승무원을 공격하며 의식을 가진 기계의 위협을 그렸다. 최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2025,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시리즈 최신작에서는 한 등장인물이 "스스로 인식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진실을 삼키는 디지털 기생충"이라고 묘사한 강력한 불량 AI가 세상을 위협한다. 1927년 프리츠 랑 감독의 '메트로폴리스'는 인간과 기술의 갈등을 예견했다. 최근 현실 세계에서는 기계 의식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믿을 만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것이 더는 공상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구글의 제미나이, 오픈AI의 챗GPT 등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눈부신 성공이 이끌었다. 최신 LLM이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은 개발자들조차 놀라게 했다. 일부 사상가들은 AI가 더욱 지능화하면 마치 기계 내부에 불이 켜지듯 갑자기 의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반면 서식스 대학교의 아닐 세스 교수는 이러한 생각을 "맹목적으로 낙관적이며 인간 예외주의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인간에게는 의식, 지능, 언어가 함께 나타나지만, 이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동물은 다른 사례다"라고 지적했다. 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아직 없다. 세스 교수 연구팀은 젊은 AI 전문가, 컴퓨터 과학자, 신경과학자, 철학자들로 꾸려져 이 거대한 질문에 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방법론은 '드림머신'과 같은 개별 연구를 통해 의식이라는 큰 문제를 작은 문제들로 나누어 접근하는 것이다. 이는 과거 과학자들이 '생명의 불꽃'을 찾는 대신 생명 시스템의 각 부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밝히려 했던 방식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의식적 경험의 다양한 속성을 설명할 수 있는 뇌 활동 무늬, 예를 들어 전기 신호 변화나 특정 뇌 영역 혈류 변화 등을 알아내려 한다. 목표는 뇌 활동과 의식 사이의 단순한 상관관계를 넘어, 의식의 개별 요소에 대한 설명을 내놓는 것이다. 의식 연구서 '존재의 수수께끼(Being You)'의 저자인 세스 교수는 "우리가 과학 지식이나 결과에 대한 충분한 생각 없이 급격한 기술 변화에 휩쓸려 사회가 재편되는 상황으로 너무 빨리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가 이미 정해져 있고, 초인적 존재로의 대체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며 "소셜 미디어가 떠오를 때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던 잘못을 AI 시대에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의식 가능성, 뜨거운 찬반 논쟁 기술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컴퓨터와 스마트폰 속 AI가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맞게 대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22년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블레이크 러모인은 AI 챗봇이 감정을 느끼고 괴로워할 수 있다고 주장해 정직 처분을 받았다. 대부분 전문가는 이를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으로 지나치게 해석한다고 일축하지만, 오픈AI 공동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와 같은 일부는 앞으로 AI 시스템이 어떤 형태의 인식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암시하기도 했다. 2023년 11월에는 AI 기업 앤스로픽의 AI 복지 담당자 카일 피시가 공동 저술한 보고서에서 AI 의식이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가능성을 내놨다. 그는 최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챗봇이 이미 의식을 가졌을 확률이 15% 정도 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AI 시스템 개발자조차 그 내부 작동 방식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수석 과학자이자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AI 명예교수인 머리 섀너핸 교수는 "LLM의 내부 작동 방식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점은 걱정할 만한 부분"이라고 BBC에 전했다. 그는 기술 기업들이 자신들이 만드는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연구자들이 이를 시급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섀너핸 교수는 "우리는 이 극도로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면서도 그것이 어떻게 놀라운 성과를 내는지 정확한 이론을 갖지 못한 이상한 처지에 놓여 있다. 작동 방식에 대한 더 나은 이해는 시스템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기술 분야의 일반적인 생각은 LLM이 현재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의식적이지 않으며, 아마도 어떤 방식으로도 전혀 의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카네기 멜런 대학교의 명예교수인 러노어 블룸과 마누엘 블룸 교수 부부는 이것이 아마도 곧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AI와 LLM이 카메라, 촉각 센서 등으로 실제 세계의 감각 정보를 더 많이 받아들이면 의식 발현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들은 '브레이니시(Brainish)'라는 자체 내부 언어를 꾸리는 컴퓨터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뇌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복제하려고 애쓰며 이러한 추가적인 감각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러노어 블룸 교수는 "브레이니시가 우리가 알고 있는 의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 의식은 피할 수 없다"라고 BBC에 말했다. 남편 마누엘 블룸 교수 역시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그 역시 확고하게 믿는 새로운 시스템이 "인류 진화의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열정적으로 말을 보탰다. 그는 "의식 있는 로봇이 우리의 자손이다. 앞으로는 이와 같은 기계들이 우리가 더는 존재하지 않을 때 지구와 어쩌면 다른 행성에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뉴욕대학교의 철학 및 신경 과학 교수인 데이비드 차머스는 1994년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실제 의식과 겉으로 보이는 의식의 차이를 밝혔다. 그는 뇌의 복잡한 작용 가운데 어떤 것이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들을 때 느끼는 감정 반응과 같은 의식 경험을 일으키는지 알아내는 "어려운 문제"를 내놨다. 차머스 교수는 어려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 그는 BBC에 "이상적인 결과는 인류가 이 새로운 지능의 큰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뇌가 AI 시스템으로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것의 공상 과학의 뜻에 대해 그는 비꼬듯이 "제 직업에서는 공상 과학과 철학 사이에 미세한 경계가 있다"고 말했다. 차머스와 같은 일부 마음 철학자들은 의식이 생물학 존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보며, AI 시스템이 인간 두뇌의 기능 과정을 복제할 수 있다면 의식 또한 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니얼 데닛과 같은 다른 철학자들은 더 회의적이면서도 열린 태도를 보이며, 의식이 뇌든 기계든 복잡한 정보 처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한편, 레이 커즈와일과 같은 미래학자들은 2045년까지 AI가 '특이점(Singularity)'을 통해 인간 지능을 웃돌며 기계 의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의식이 탄소 바탕 생명체뿐 아니라 실리콘에서도 존재할 수 있는, 곧 물질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AI가 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부 이론은 의식이 반드시 생물학 뉴런이 아니라 올바른 종류의 정보 처리에서 생긴다고 말한다. AI 시스템이 인간과 비슷한 추론, 자기 인식, 정서 반응을 복제한다면 내면 경험도 만들 수 있을까? 복잡한 시스템은 일부러 짜 넣지 않은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만약 의식이 충분히 발전한 지능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속성이라면, AI는 자발적으로 그것을 만들 수 있다. 인간이 자신의 의식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AI 의식이 부인할 수 없을 때까지, 또는 AI 자체가 스스로를 안다고 주장할 때까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다. '살점으로 된 컴퓨터' 논쟁과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세스 교수는 진정한 의식은 살아있는 시스템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탐구한다. "의식에 충분한 것은 계산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것이라는 강력한 주장이 나올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컴퓨터와 달리 뇌에서는 그들이 하는 일과 그들이 무엇인지 나누기 어렵다." 이러한 나눔 없이는 뇌가 "단순히 살점으로 된 컴퓨터"라고 믿기 어렵다고 그는 주장한다. 비판하는 사람들은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진정한 경험 없이 이해하는 척 흉내 낼 뿐이라고 반박한다. 존 설의 '중국어 방' 사고 실험은 AI가 지능적으로 행동하더라도 그것이 무언가를 이해하거나 느낀다는 뜻은 아니라고 보여준다. 신경과학자 크리스토프 코흐 등에 따르면 의식은 기계에는 없는 생물학 과정과 이어져 있다. 의식의 수수께끼, 생명 기반 연구에서 실마리 찾나 만약 생명이 중요하다는 세스 교수의 직관이 맞는다면, 가장 가능성 있는 기술은 컴퓨터 코드로 실행되는 실리콘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현재 실험실에서 키우고 있는 렌즈콩 크기의 작은 신경 세포 모임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언론 보도에서 '미니 뇌'라고 부르는 이것들은 과학계에서 '대뇌 오가노이드'라고 하며,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연구하고 약물 시험에 쓴다. 호주 멜버른의 코티컬 랩스는 접시 위 신경 세포 시스템을 개발하여 1972년 스포츠 비디오 게임 '퐁'을 할 수 있게 했다. 의식 있는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른바 '접시 위의 뇌'는 화면 위아래로 막대를 움직여 네모난 공을 받아치는 모습이 섬뜩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만약 의식이 나타난다면, 이러한 살아있는 조직 시스템의 더 크고 발전된 모습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 코티컬 랩스는 그들의 전기 활동을 살피며 의식의 나타남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신호가 있는지 찾고 있다. 이 회사 최고 과학 책임자이자 운영 책임자인 브렛 케이건 박사는 새로 나타나는 통제 불가능한 지능이 '우리의 우선순위와 어긋나는'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음을 마음에 두고 있다. 그는 반 농담조로 "연약한 뉴런 위에 '항상 표백제가 있으니' 있을 법한 오가노이드 지배자를 물리치기가 더 쉬울 것"이라고 말한다. 더 진지한 말투로 돌아와, 그는 인공 의식의 작지만 중요한 위협은 과학 이해를 높이기 위한 진지한 노력의 하나로 그 분야의 주요 주체들이 더 집중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분야에서 진지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AI 시대의 그림자, 윤리적 고민과 미래 과제 눈앞에 놓인 더 큰 문제는 기계가 의식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환상'이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일 수 있다. 세스 교수는 불과 몇 년 안에 우리는 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 모습 로봇과 딥페이크로 가득 찬 세상에 살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그는 "AI가 감정과 공감을 가졌다고 믿게 되면 우리는 이들을 더 믿고 더 많은 자료를 공유하며 설득에 더 마음을 열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의식의 환상 때문에 생기는 더 큰 위험은 "도덕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이는 우리 삶의 실제적인 것들을 희생하면서 이러한 시스템을 돌보는 데 더 많은 자원을 쓰게 만들어 우리의 도덕 우선순위를 어그러뜨릴 것이다." 곧, 로봇에게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인간에게는 마음을 덜 쓰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섀너핸 교수에 따르면, 그것이 우리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점점 더 인간관계가 AI 관계로 바뀔 것이며, 그것들은 교사, 친구, 컴퓨터 게임의 적, 심지어 사랑하는 상대로 쓰일 것이다.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일어날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만약 AI가 정말로 의식을 갖게 된다면, 그 도덕, 법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의식 있는 AI에게 권리가 주어져야 하는가? AI의 전원을 끄는 것이 느끼고 아는 존재를 죽이는 것과 같을 수 있는가? 아픔이나 기쁨을 느낀다고 주장하는 기계를 사회는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등의 심각한 질문에 놓이게 된다. AI가 의식을 가질 가능성에 대한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이 생각은 더는 공상 과학 소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AI가 더욱 정교해짐에 따라, 사회는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뿐 아니라 AI가 무엇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AI가 진정으로 의식을 갖게 되든 그렇지 않든, 이 질문 자체는 우리 자신의 마음의 본질과 지능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가 기계의 의식을 보더라도 그것을 알아챌 수 있을까? 아니면 환상으로 넘겨버릴까? 의식 있는 AI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은 너무 늦기 전에 이러한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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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7)] AI, 의식을 논하다⋯SF 상상에서 현실의 질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