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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1)] 태양 남극 첫 관측⋯자기장 반전 단서 포착
- 유럽우주국(ESA)이 태양의 남극을 촬영한 사상 최초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 이미지들은 태양이 자연 주기의 가장 활발한 국면인 '태양 극대기'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그간 관측이 불가능했던 태양 남극의 자기 활동을 생생히 보여주며 태양 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이번 이미지는 유럽우주국(ESA)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운영하는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 탐사선이 촬영했다고 ESA가 밝혔다. 이 탐사선은 지구 궤도와 다른 고위도 경로를 따라 비행하며, 지난 3월 말 태양 적도에서 약 15~17도 아래 위치한 지점에서 남극의 스냅샷을 직접 포착했다. 태양의 극지대는 지금껏 어떤 관측 장비도 직접적으로 담아낸 적이 없는 '우주 과학의 미지의 땅'이었다. 12일(현지시간) USA 투데이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가 본 태양 이미지는 모두 적도 부근에서 찍은 것이다. 지구는 태양계의 모든 행성과 마찬가지로 황도라고 알려진 하늘의 평평한 원반 모양의 평면을 가로지르는 선을 따라 태양 궤도를 돌기 때문이다. 그러나, 솔라 오비터는 2025년 2월 금성을 가까이 지나면서 중력이 증가해 우주선에 궤도면을 벗어나 더 높은 각도로 태양을 볼 수 있게 되면서 '태양 남극 포착'이라는 역사적인 스냅샷을 촬영했다. 카롤 먼델 ESA 과학국장은 "태양은 생명의 원천이자, 동시에 현대 사회의 우주 및 지상 전력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라며, "태양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솔라 오비터의 이번 성과는 태양 연구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포착된 태양 남극은 자기장 북극과 남극 성분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였다. 이는 태양활동이 절정에 이르는 '극대기' 국면에 나타나는 특징으로, 자기장이 곧 반전되어 남극이 북극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예고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태양은 약 11년을 주기로 활동성을 바꾸며, 조용한 '극소기'와 폭발적인 플레어와 폭풍이 빈번한 '극대기'를 오간다. ESA에 따르면, 극대기 동안에는 양 극의 자기장이 서로 뒤바뀌고, 이후 단일 성향의 자기장이 서서히 축적되며 극소기로 향한다. 그러나 이러한 극점 변화의 정교한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솔라 오비터는 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분석할 수 있는 첫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막스플랑크 태양계연구소의 소장인 사미 솔란키 박사는 "솔라 오비터는 극점 자기장 형성 과정을 유례없는 관측각에서 추적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태양 극지를 향한 솔라 오비터의 접근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이 탐사선은 금성을 수차례 근접 비행하며 궤도를 점차 기울여 지구와 다른 경사각에서 태양을 바라보도록 설계되었다. 기존의 태양 관측은 모두 지구와 비슷한 적도면을 따라 회전하는 궤도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극지 관측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솔라 오비터는 2020년 2월에 발사되어 현재까지 고위도에서 태양을 정밀 추적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간 궤도 기울기를 더 확대해 더욱 많은 극지 이미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ESA의 태양탐사 책임자인 다니엘 뮐러 박사는 "이 데이터들은 태양 자기장과 태양풍, 태양 활동 전반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며 "최고의 장면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기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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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1)] 태양 남극 첫 관측⋯자기장 반전 단서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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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 필리핀에 12대 추가 수출⋯올해 최대 방산 성과
- 국산 다목적 전투기 FA-50이 필리핀에 추가 수출된다.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4일, 필리핀 국방부와 FA-50PH 12대를 2030년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약 7억 달러(약 1조원)로,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 사례다. 필리핀은 2014년 FA-50PH 12대를 도입한 데 이어, 이번에 11년 만에 추가 구매를 결정했다. 개량형 FA-50PH는 항속거리와 탐지·타격능력이 향상됐으며, 필리핀 공군은 이미 실전 운용에서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미니해설] 11년 만의 재신뢰…FA-50, 필리핀과 7억 달러 추가 수출 계약 국산 다목적 전투기 FA-50이 동남아 대표 우방국인 필리핀에 두 번째로 수출되며 한국 방산 수출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4일, 필리핀 국방부와 FA-50PH 12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 기한은 2030년까지이며, 계약 규모는 약 7억 달러(한화 약 1조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 성과다. 필리핀은 이미 2014년 FA-50PH 12대를 도입한 바 있다. 당시 필리핀은 1950년대 낡은 전투기 중심의 공군 전력을 보완하고자 한국산 항공기에 눈을 돌렸고, FA-50PH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이번 2차 수출은 11년 만의 추가 도입으로, 필리핀 정부가 그간의 실전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기종의 우수성을 재확인한 결과로 평가된다. FA-50PH는 2017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마라위 시에서 벌어진 정부군과 반군 간 전투에서 공대지 정밀 타격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어 2023년 8월에는 호주 다윈기지에서 열린 다국적 공중훈련 '피치 블랙(Pitch Black)'에도 참가해, 우수한 기동성과 전술 성능으로 참가국 공군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번에 공급되는 개량형 FA-50PH는 전투 능력이 한층 향상됐다. 공중급유 기능이 추가돼 항속거리가 늘어났고,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를 비롯해 공대공·공대지 정밀 무장이 탑재돼 탐지 및 타격 능력이 기존 모델보다 강화됐다. KAI는 "이번 계약은 필리핀 공군의 실전 경험에서 비롯된 FA-50PH에 대한 신뢰의 결과"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성과는 정부, 군, 산업계가 긴밀히 협력한 '원팀 코리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KAI는 필리핀과 항공기 유지비용 절감과 가동률 향상을 위한 '성능기반군수지원(PBL)' 계약을 체결하며, 정비·부품 공급 체계를 강화한 바 있다. 이는 이번 2차 계약 체결의 기반이 됐다. 방사청 역시 외교적 설득을 병행했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지난 3월 필리핀을 방문해 길베르토 테오도로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FA-50PH 추가 도입을 적극 제안했다. 방사청은 "필리핀 공군의 FA-50PH 운용률 제고를 포함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양국의 방산 협력을 공고히 했다. 이번 계약으로 FA-50 수출 실적은 더욱 탄탄해졌다. FA-50은 필리핀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태국, 이라크,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140대 이상이 수출된 바 있다. 2023년 5월에는 말레이시아와 18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필리핀 수출은 그 이후 약 2년 만의 성과다. FA-50은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개발된 국산 경공격기이자 다목적 전투기로, 최대 속도 마하 1.5, 정밀유도폭탄 탑재 능력, 전술데이터링크, 야간작전 능력 등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적 미사일 회피용 채프발사기(CMDS)와 레이더경보수신기(RWR) 등 생존성 향상 장비도 포함돼 있어, 실전성과 경제성을 두루 갖춘 기종으로 평가된다. 필리핀은 최근 10년간 약 30억 달러(4조 1000억 원) 규모의 K-방산 장비를 도입해 동남아시아 최대 한국 방산 시장으로 부상했다. 방사청은 "이번 계약은 양국 간 군사 협력 강화와 함께 역내 안보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FA-50의 연이은 수출 성공은 단순한 상업적 성과를 넘어, 한국 항공방산 기술의 경쟁력과 국제적 신뢰도를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KAI와 방사청은 이를 계기로 FA-50의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추가 시장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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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 필리핀에 12대 추가 수출⋯올해 최대 방산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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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0조 원대 정찰위성군 배치 추진⋯"지구 전역 실시간 감시"
- 유럽우주국(ESA)과 유럽연합(EU)이 전 세계 상황 인식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규 정찰위성군 배치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위성군은 유럽 안보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국방전문지 '밀리타르니(militarnyi)'는 27일(현지시간) 폴란드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24(Space24)의 최근 보도를 인용해, ESA와 EU는 지구 전역의 움직임을 20~30분 간격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정찰위성군 개발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코페르니쿠스(Copernicus, 지구관측), 갈릴레오(Galileo, 위성항법), IRIS²(위성통신) 등 기존 유럽 우주 전략에 이은 차세대 전략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요제프 아슈바허 ESA 사무총장은 최근 컨퍼런스에서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가능한 짧은 시간 안에 관측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정찰 체계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며 "해당 위성군은 유럽의 정보·감시·정찰(ISR)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의 공식 명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EU 측은 '지구관측 공공서비스 체계(EO Government Services)', ESA는 '유럽우주복원력 위성군(European Resilience from Space Constellation)'이라는 가칭을 사용 중이다. 2025년 가을 ESA 각료이사회, 예산 승인 여부가 최대 분수령 총 사업비는 200억 달러(약 27조 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슈바허 사무총장은 오는 2025년 가을 열릴 ESA 각료이사회(Ministerial Council)에서 회원국들에게 공동 재정 분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과는 이미 사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 확보 방안은 EU의 다년재정프레임(MFF, Multiannual Financial Framework)과의 연계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이를 위해 ESA는 EU 국방·우주정책을 총괄하는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Andrius Kubilius) 유럽위원과 공동 실무 그룹을 구성해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아슈바허 사무총장은 "이번 위성군은 유럽의 독자적 안보 체계를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EU가 CM25(2025 ESA 재정계획)와 MFF에서 충분한 우주예산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미국·중국·인도 등 글로벌 우주 강국들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도 본격 참여…코페르니쿠스 프로그램 협정 체결 한편 우크라이나는 지난 4월 EU와 코페르니쿠스 프로그램 참여 협정을 체결했다. 해당 협정에는 우주기반 정보 공유, 정찰 데이터 활용, 기후·환경 정보 공동 개발 등이 포함돼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참여가 향후 유럽 위성 네트워크의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신규 정찰위성군 프로젝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조된 유럽 안보 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ESA와 EU는 향후 본격적인 개발 일정과 발사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유럽 우주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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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0조 원대 정찰위성군 배치 추진⋯"지구 전역 실시간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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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5)]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목성 오로라의 새로운 비밀 포착⋯지구보다 수백 배 밝아
- 미국항공우주국(나사·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의 오로라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특징을 포착했다. 이번 관측은 목성 자기권과 대기 상층부의 상호작용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NASA는 13일(현지시간) 웹 우주망원경이 2023년 12월 25일 관측한 목성 북극 오로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영국 레스터대학의 조너선 니콜스(Jonathan Nichols)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진이 수행했으며, 주요 내용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목성의 오로라는 지구의 북극광·남극광처럼 태양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입자들이 자기장을 따라 대기 상층에 유입돼 형성된다. 그러나 목성에서는 이와 더불어 위성 '이오(Io)'에서 방출된 화산 분출물도 중요한 기여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오의 강력한 화산 활동으로 방출된 입자들은 목성 주변의 자기장에 포획돼 초고속으로 가속되며, 대기와 충돌해 강력한 오로라를 만들어낸다. 특히 웹 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를 활용한 이번 관측에서는 오로라 내에서 생성된 삼수소양이온(H₃⁺)의 방출선이 이전보다 훨씬 불규칙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는 목성 상층 대기의 열적 구조와 방출 메커니즘에 대한 기존 가설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니콜스 박사는 "오로라가 15분 간격으로 천천히 희미해졌다 다시 밝아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전 영역이 초 단위로 변화하며 '튀고 터지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자료는 말 그대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발견"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한 웹 망원경과 동시에 허블 우주망원경의 자외선 센서를 활용해 목성 오로라를 관측했지만, 웹에서 관측된 가장 밝은 빛이 허블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상 현상을 발견했다. 니콜스 박사는 "두 망원경의 데이터를 종합해도 기존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매우 저에너지 입자가 대량으로 대기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으나, 이는 현재의 물리학적 예측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관측 결과는 향후 목성의 자기권 구조뿐 아니라 외계행성 오로라 연구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향후 NASA의 주노(Juno) 탐사선의 데이터와 추가적인 웹 망원경 관측을 결합해 분석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NASA,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 최고 성능의 적외선 천문관측 장비로, 우주의 기원과 행성 시스템의 진화를 밝히기 위한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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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5)]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목성 오로라의 새로운 비밀 포착⋯지구보다 수백 배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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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4)] "금성 지각, 예상보다 얇고 역동적"⋯NASA, 새로운 지질 순환 모델 제시
-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원한 최신 연구에서 지구의 '뜨거운 쌍둥이'로 불리는 금성의 지각이 기존 예측보다 얇고, 독자적인 방식의 지각 변화 과정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금성의 평균 지각 두께는 약 40km, 최대 65k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높은 열과 압력을 지닌 금성의 환경을 감안할 때 의외로 얇은 수준이다. 지구의 지각은 여러 개의 거대한 판으로 구성되어 천천히 이동하며, 충돌, 융기, 침강을 반복한다. 이 같은 판 구조운동(plate tectonics)은 지각의 두께와 성분을 결정짓는 핵심 매커니즘으로 작용해왔다. 두 판이 충돌할 경우, 밀도가 낮은 판이 위로 올라가고, 무거운 판은 지구 내부 맨틀로 끌려 들어가게 되는 데, 이 과정에서 고온 고압 환경에 노출된 암석은 성질이 변하는 '변석작용(metamorphism)'을 겪는다. 그러나 금성에서는 이러한 판 운동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다. NASA 존슨우주센터 산하 행성과학부문의 저스틴 필리베르토(Justin Filiberto) 부소장은 "금성은 단일 지각판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지구처럼 판 충돌에 의한 지각 침강 현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은 금성 지각의 하부가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조밀해져, 일정 두께를 넘어서면 아래 맨틀로 떨어지거나, 고온으로 인해 녹아내리는 과정을 거친다는 모델을 제시했다. 이 과정 역시 지각 물질을 내부로 되돌려 보내고, 화산 활동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판 구조운동이 없는 금성에서, 암석의 밀도와 열 변화에 기반한 이러한 지각 순환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필리베르토 부소장은 "지각이 더 두꺼워지면 바닥층이 밀도 증가로 인해 멘틀에 흡수거나 용융되며, 이로 인해 수분과 원소가 다시 내부로 순환될 수 있다"며 "이는 금성에서 용암이 생성되고 화산이 분출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금성의 내부 구조와 화산, 대기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NASA는 앞으로 금성 표면과 대기를 직접 관측할 수 있는 탐사 미션을 준비 중이다. 다빈치(DAVINCI·금성의 대기 성분 조사), 베리타스(VERITAS·표면 지형 및 화산 활동 탐사), 유럽우주국(ESA)의 엔비전(EnVision) 등 차세대 탐사선들이 금성의 지각 구성과 활동성을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필리베르토는 "금성의 화산 활동이 실제로 얼마나 활발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데이터가 없다"며 "다양한 탐사를 통해 지질 및 대기 활동의 상호 작용을 밝혀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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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14)] "금성 지각, 예상보다 얇고 역동적"⋯NASA, 새로운 지질 순환 모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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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3)] 초강력 자기장 별 '마그네타', 금 등 무거운 원소 새 기원으로 떠올라
-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금이나 은, 백금 같은 귀금속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 무거운 원소들이 우주의 장구한 역사 속, 아주 특별하고 강력한 사건을 통해 생겨났을 것이라고 추측해왔다. 최근까지 유력한 후보는 '중성자별'이라는 매우 무겁고 단단한 천체 두 개가 충돌하며 일으키는 거대한 폭발이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금과 같은 무거운 원소를 만드는 또 다른 '공장' 후보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로 '마그네타'라는 초강력 자기장을 가진 특별한 중성자별이 일으키는 거대한 우주 폭발이다. 무거운 원소 기원의 오랜 의문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처음 탄생했을 때는 수소, 헬륨 같은 가벼운 원소들만 존재했다. 이후 별 내부 핵융합으로 탄소, 산소, 철 등 좀 더 무거운 원소가 생겨났다. 별이 수명을 다하고 폭발(초신성 폭발)할 때 이 원소들은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 새로운 별과 행성을 만드는 재료가 되었다. 그러나 금, 은, 백금, 우라늄처럼 철보다 훨씬 무거운 원소들은 일반적인 별의 핵융합이나 초신성 폭발만으로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이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훨씬 더 극한의 환경과 특별한 과정이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r-과정(rapid neutron capture process)'이라고 부른다. 원자핵이 짧은 시간에 중성자를 빠르게 흡수하며 무거운 원소로 변신하는 과정이다. 이 r-과정이 정확히 우주 어디서 일어나는지가 오랜 숙제였다. 2017년, 천문학계는 큰 발견을 했다. 지구에서 약 1억 3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두 개의 중성자별이 충돌하는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중성자별은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이 최후를 맞이할 때 남는 핵으로, 각설탕 한 조각 크기가 수억 톤에 달할 정도로 밀도가 높다. 이 두 개의 중성자별이 충돌하면서 시공간이 휘어지는 중력파와 함께 엄청난 빛과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킬로노바'라고 부른다. 이 킬로노바 현상 분석 결과, 금, 백금, 납 등 다양한 무거운 원소가 r-과정으로 대량 생성됨을 처음 확인했다. 마치 우주에 있는 거대한 '금 공장'과 같았다. 이 발견으로 중성자별 충돌은 무거운 원소의 주요 기원 중 하나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킬로노바만으로는 모든 설명이 부족했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천문학자 아닐러드 파텔 박사는 "중성자별 합병은 우리 은하의 역사에서 비교적 후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우주 초기에 존재했던 무거운 원소까지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과학자들은 r-과정이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를 찾아야 했다. 특별한 중성자별 '마그네타' 주목 새로운 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마그네타'다. 마그네타는 중성자별 중에서도 지구 자기장의 수조 배에 이르는 초강력 자기장을 가진 특별한 천체다. 과학자들은 마그네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정확히 밝히려고 노력 중이며, 우주 탄생 후 약 2억 년 안에 첫 별들과 함께 등장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마그네타는 때때로 표면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는데, 이를 '거대 플레어(giant flare)'라고 부른다. 이는 마치 지구에서 지진이 일어나듯, 중성자별 표면 아래의 움직임 때문에 지각에 쌓인 스트레스가 터져 나오며 발생하는 '별 지진(starquake)'과 비슷하다. 이 거대 플레어는 태양이 100만 년 동안 방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단 몇 초 만에 쏟아낼 정도로 강력하며, 별 표면의 물질들을 고속으로 우주 공간에 내뿜는다. 연구팀은 2004년 12월, 인근 마그네타에서 관측된 거대 플레어 데이터에 주목했다. 당시 이 폭발 자체도 엄청났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폭발이 있고 약 10분 뒤 감지된 정체불명 희미한 '잔광(afterglow)' 신호에 있었다. 이 잔광 신호의 정체는 20년간 미스터리였다. '잔광' 신호에서 찾은 결정적 단서 컬럼비아 대학교와 플랫아이언 연구소의 브라이언 메츠거 교수 등 연구진은 마그네타의 거대 플레어가 r-과정을 통해 무거운 원소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플레어로 분출된 뜨겁고 중성자가 풍부한 물질 속에서 r-과정이 일어나 금 같은 무거운 원소가 생성되며, 이 과정에서 특정 감마선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의 에릭 번스 교수는 과거 데이터를 뒤져 2004년 마그네타 플레어의 잔광 신호를 찾아냈다. 놀랍게도 이 잔광 감마선 신호의 특징이 연구팀 이론 모델 예측과 거의 완벽히 일치했다. 마그네타 거대 폭발이 r-과정으로 무거운 원소를 생성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나사의 인테그랄(INTEGRAL), 레시(RHESSI), 윈드(Wind) 위성 등 과거 임무 데이터들이 이 발견을 뒷받침했다. 파텔 박사는 "우리 중 누구도 20년 동안 데이터가 그냥 거기에 있었을 것이라고는, 그리고 우리의 이론 예측이 그렇게 완벽하게 일치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우리 휴대폰이나 노트북 속 부품 일부가 우리 은하 역사 속 이런 극한의 폭발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니 매우 흥미롭다"고 밝혔다. 새로운 가능성, 신중론 그리고 미래 이 연구 결과는 r-과정이 중성자별 충돌뿐 아니라 마그네타 거대 플레어 같은 다른 환경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존 카원 교수는 "r-과정이 다른 천체물리 현장에도 존재한다는 좋은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한, 마그네타는 중성자별 충돌에 비해 우리 은하 내에서 더 가까이 발생할 수 있어, 앞으로 무거운 원소 생성 과정을 더 자세히 연구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인디애나 대학교 블루밍턴의 찰스 호로위츠 박사는 "다음 마그네타 거대 플레어에서는 개별 원소를 직접 검출할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운 가능성"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2017년 중성자별 충돌에서 방출된 엑스선 발견을 이끌었던 로마 대학교의 엘레오노라 트로야 박사는 이번 마그네타 플레어 증거가 "2017년에 수집된 증거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그네타가 만드는 금 생산은 "가능한 설명 중 하나일 뿐이며, 마그네타는 복잡한 천체라 금 대신 다른 가벼운 금속을 만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금의 새로운 원천을 발견했다기보다는, 생산을 위한 대안 경로를 제안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마그네타 거대 플레어가 우리 은하에 있는 철보다 무거운 원소의 약 10% 정도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전히 나머지 90%의 무거운 원소를 만드는 다른 과정이나 장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을 탄생시키는 특별한 종류의 초신성 등 다른 후보들도 떠오른다. 파텔 박사는 "이번 발견은 우리를 올바른 그림에 더 가깝게 이끌지만, 다른 가능한 r-과정 장소와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7년 발사 예정인 나사의 새로운 감마선 망원경 COSI(콤프턴 분광계 및 영상장치)는 앞으로 마그네타 거대 플레어를 직접 관측하고 생성되는 원소를 식별하여 이 수수께끼를 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일상 생활 속 금속들이 사실은 수십억 년 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주의 격렬한 사건 속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과학자들의 끈질긴 탐구를 통해 우리는 우주와 우리 자신의 기원을 조금씩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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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3)] 초강력 자기장 별 '마그네타', 금 등 무거운 원소 새 기원으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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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파편, 위기인가? ESA "1cm 이상 파편 120만개 넘어"
- 지구 저궤도에 1cm 이상의 파편이 무려 120만개가 떠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우주국(ESA)은 4월 1일(현지시간) 제9차 유럽 우주 파편 콘퍼런스에서 다큐멘터리 '우주 파편: 위기인가?'를 공개하며 우주 환경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현재 지구 저궤도에는 약 4만 개의 우주 물체가 추적되고 있으며, 이 중 1cm 이상 파편은 120만 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충돌 위험은 급증하고 있으며, 일부 고도대에서는 파편 밀도가 실제 운용 위성과 맞먹는 수준이다. ESA는 파편 증가를 막기 위해 위성 임무 종료 후 궤도 이탈 조치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파편 제거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120백만 개의 파편, 충돌은 시간문제" 유럽우주국이 본 우주 쓰레기 위기 4월 1일,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열린 제9차 유럽 우주 파편 콘퍼런스에서 유럽우주국(ESA)은 단편 다큐멘터리 '우주 파편: 위기인가?( Space Debris: Is it a Crisis?)'를 공개하며, 우주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ESA는 2025년판 '우주 환경 보고서'를 통해 우주 파편의 급증 추세와 충돌 가능성, 그리고 대응책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우주는 더 이상 무한하지 않다 ESA는 지구 저궤도를 "유한한 자원"으로 규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주에서 추적 가능한 물체는 약 4만 개에 달하며, 이 중 실제 운영 중인 위성은 약 1만 1000개다. 그러나 1cm 이상 크기의 파편은 120만 개, 10cm 이상은 5만 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충돌 시 위성을 치명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더 혼잡해진 지구 저궤도 특히 통신 위성들이 밀집해 있는 550km 고도에서는 실제 위성과 동일한 규모의 파편이 존재해, 충돌 가능성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ESA의 파편 모델링 도구인 MASTER에 따르면 고도 약 550km의 저지구 궤도 범위에서는 현재 활성 위성의 수와 동일한 규모의 파편이 충돌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SA는 이를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으로 경고했다. 케슬러 증후군은 우주 파편 간의 연쇄 충돌이 발생해 특정 고도가 아예 쓸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뜻한다. 2024년, 파편 3천개 추가⋯폭발·충돌 여전히 발생 2024년 한 해 동안만도 여러 건의 주요 파편화(fragmentation)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추적 대상 우주 파편이 3000개 이상 추가됐다. ESA는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위성과 로켓이 임무 종료 후 남은 연료 및 배터리를 사전에 제거하는 '수동화(passivation)' 조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재진입 추세는 긍정적, 하지만 해결책은 아니다 다행히 최근 몇 년간 위성 및 로켓의 재진입 횟수는 증가하고 있다. 2024년에는 하루 평균 3건 이상으로, 사상 처음으로 통제된 재진입이 비통제 재진입을 넘어섰다. ESA는 특히 상업 부문에서 파편 저감 지침 준수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에는 임무 종료 후 25년 이내 궤도 이탈이 기준이었으나, ESA는 2023년부터 자체적으로 5년 이내 이탈 기준을 도입했다. 현재 이 5년 기준에 부합하는 사례는 80%를 넘고 있으며, 국제 기준으로도 확산이 기대된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재진입에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다른 요인은 현재 태양 주기의 정점으로 인해 발생한 높은 수준의 태양 활동이다. 이 강렬한 우주 날씨 현상인 태양 활동은 종종 대기 저항을 증가시켜 재진입 시간을 가속화한다. 그러나, 제거 없이 충돌 막을 수는 없다 ESA는 보고서를 통해 "신규 발사가 없더라도, 기존 파편의 충돌·폭발로 인한 추가 파편 발생 속도가 자연 대기권 재진입보다 빠르다"며, 우주 쓰레기 자체를 적극 제거하는 '적극적 파편 제거(ADR, Active Debris Removal)' 없이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태양 활동이 활발해 대기 저항이 증가하면서 위성의 궤도 이탈과 재진입 속도가 다소 빨라진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외부 요인일 뿐,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ESA의 판단이다.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인간의 우주 에 대한 미래의 열망은 달 탐사와 화성 탐사 등으로 향하고 있다. 인간 우주 탐험가가 통과하기에 안전한 저궤도를 유지하는 것 외에도 지구와 달 사이의 공간인 지구-달 공간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구-달 사이는 강력한 중력과 두꺼운 대기가 없어 궤도에서 점차적으로 잔해물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SA는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미래 세대의 우주 이용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우주 환경 윤리'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민간 기업, 정부, 국제기구가 협력해 새로운 파편 저감 조치를 시행하고, 기술적·정책적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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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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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파편, 위기인가? ESA "1cm 이상 파편 120만개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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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29] 남극 빙붕에서 거대 빙산 분리⋯미지의 심해 상태계 드러나
- 기후 변화로 빙하가 급격한 속도로 소실되는 가운데, 남극 빙붕에서 거대한 빙상이 떨어져 나가면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전혀 새로운 수중 생태계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약 510제곱킬로미터(㎢) 면적의 거대한 빙산이 남극 대륙을 떠다니는 빙하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미치 경기장의 개폐형 지붕처럼 숨겨져 있던 미지의 생태계가 햇빛과 외부에 노출되는 놀라운 사건이 발생했다고 사이언스 얼럿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울 특별시 면전이 약 605㎢임을 감안하면 남극에서 떨어져 나간 빙하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영국과 포르투갈 등 국제 과학자 팀은 2025년 초, 남극의 조지 6세 빙붕 근처에서 탐사를 진행하다가 빙하가 떨어져나가면서 새롭게 드러난 지역으로 신속히 이동해 심해 230m 지역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빙산이 있던 푸른 심해로 '원격 조종 탐사 로봇 수바스찬(ROV SuBastian)'을 투입했다. 수바스찬은 그곳에서 이전에는 인간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해면동물, 말미잘, 히드라충, 산호 등으로 이루어진 번성한 생태계를 발견했다. 이번 탐사의 공동 책임자인 포르투갈 아베이루 대학교 환경 및 해양 연구 센터(CESAM) 및 생물학과(DBio)의 패트리샤 에스케테 박사는 "우리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탐사 계획을 변경해 심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관찰하기 위해 곧바로 나섰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녀는 또한 "그토록 아름답고 번성한 생태계를 발견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두꺼운 부빙 아래 남극 해저에 어떤 생물들이 서식하는 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햇빛이 전혀 들지 않고, 위에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은 이 심해 생태계는 두꺼운 빙붕 아래로 흘러들어오는 해류에 의해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이 특별한 서식지와 주변 벨링스하우젠해에서 잠재적으로 발견된 새로운 종들을 모두 분류하고, 두께가 약 150km에 달하는 얼음 덮개 아래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생존하는지 밝히는 데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케테 박사는 "발견된 동물들의 크기를 바탕으로 볼 때, 우리가 관찰한 군집은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 동안 그곳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위의 사진에 보이는 커다란 해면동물을 살펴보자. 해면동물은 일반적으로 1년에 몇 센티미터밖에 자라지 않기 때문에, 이 개체는 잠재적으로 수십 년 또는 수백 년 동안 살아왔을 수 있다. 이 해면동물은 수심 230m에 서식하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대한 얼음 지붕에 의해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되어 있었다. 원격 탐사로봇 수바스찬은 며칠 동안 새롭게 드러난 해저 생태계 군집을 탐사하며 해당 지역을 지도화하고, 추가 분석을 위해 퇴적물 코어와 수많은 샘플을 채취했다. 이번 탐사의 공동 책임자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알렉산드르 몬텔리 박사는 "제가 알기로는 이처럼 포괄적이고 학제적인 연구가 빙붕 하부 환경에서 완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떠다니는 빙하 아래로 원격 조종 탐사 로봇을 투입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다. 두꺼운 얼음 때문에 기존의 항법 시스템은 GPS 대신 음향에 의존해야 한다. 극심한 압력과 온도는 이러한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킨다. 슈미트 해양 연구소의 전무 이사인 조티카 비르마니는 "과학 연구팀은 원래 이 외딴 지역에서 얼음과 바다가 만나는 경계면의 해저와 생태계를 연구하기 위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빙붕에서 방산이 떨어져나간 순간을 바로 그곳에서 목격한 것은 매우 드문 과학적 기회였다. 예상치 못한 순간들은 해상 연구의 흥미로운 부분이며, 우리 세계의 손이 닿지 않은 아름다움을 처음으로 목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동일한 연구팀은 수년전에 베링스하우젠해의 인근 지역에서는 빙붕이 소실된 곳에서 산호, 남극암치, 게, 거대한 바다거미, 등각류, 해파리, 문어 등이 모여 사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견은 떠다니는 얼음이 해저에서 멀어지면 새로운 생명체가 빠르게 유입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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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29] 남극 빙붕에서 거대 빙산 분리⋯미지의 심해 상태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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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6)] 초기 우주에서 풍부한 산소 발견, 천문학계 '경악'
- 우주 탄생 후 불과 3억 년이라는 이른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은하에서 기존 학설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다량의 산소가 발견돼 천문학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최근 관측된 JADES-GS-z14-0 은하는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초기 우주에는 극히 드물었을 것이라는 과학계의 통념을 뒤엎는 산소 풍부도를 나타냈다고 과학전문 매체 사시언스얼럿과 CNN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초기 우주가 기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숙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또 다른 강력한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네덜란드 라이덴 천문대의 우주론 학자인 산더르 스하우스는 이번 발견에 대해 "마치 갓난아기들만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서 청소년을 발견한 것과 같다"며 감격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해당 은하가 매우 빠르게 형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은하 형성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JADES-GS-z14-0 은하의 존재 자체도 기존 우주론 모델에는 이미 상당한 문제였다. 은하가 탐지될 만큼 거대하고 밝아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134억 광년이 넘는 거리에서 관측될 수 있을 정도의 크기와 밝기는 기존 이론으로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웠다.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의 형성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 또한 이번 발견의 중요성을 더한다. 빅뱅 직후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만이 존재했으며, 밀도 차이로 인해 최초의 별들이 탄생했다. 별의 중심핵에서 수소 원자들이 융합하여 점차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산소가 존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렇게 생성된 원소들이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기 위해서는 별이 수명을 다하고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야 한다. 이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날 수 있지만, 가장 무거운 별의 수명도 1천만 년 이하일 수 있다. 하지만 칠레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망원경(ALMA)을 이용한 관측 결과, JADES-GS-z14-0 은하에서 검출된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의 양은 예측치의 10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소 생성 속도 또한 기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탈리아 고등사범학교의 천체물리학자인 스테파노 카르니아니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매우 놀랐으며, 이는 초기 은하 진화의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갓 태어난 우주에서 이미 성숙한 은하의 증거는 은하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방출된 빛은 도플러 효과로 인해 붉은 파장으로 늘어난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은 이러한 적색편이된 천체를 탐지하는 데 최적화된 가장 강력한 적외선 우주 망원경이다. JWST 발사 이후 천문학자들은 빅뱅 후 첫 10억 년 동안 초기 우주에서 예상보다 훨씬 큰 은하들을 다수 발견했으며, 이는 초기 우주 진화에 대한 기존의 그림과는 매우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JADES-GS-z14-0 은하에서의 산소 발견은 초기 우주에서 은하들이 기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진화했다는 것을 점점 더 강력하게 시사하는 또 다른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과학자들은 이러한 빠른 성장이 우주론적 시간표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초기 우주에 대한 기존의 다른 가설들을 어떻게 재검토해야 할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과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저널에 게재될 예정이며, 사전 공개 사이트인 arXi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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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6)] 초기 우주에서 풍부한 산소 발견, 천문학계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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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6)] 뇌파로 움직이는 '꿈의 팔', 마비 환자에 희망 심다
- 마비 환자가 뇌파로 팔을 움직였다. 과거에는 그저 공상 과학 소설 속 이야기로 여겨졌던 일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 San Francisco, UCSF)의 연구진이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통해 마비 환자가 오직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는 획기적인 소식을 전해왔다. 이는 마비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혁신적인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특히 BCI 기술의 장기적 안정성과 적응형 학습 능력을 뚜렷하게 입증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존 BCI 장치들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며칠 이상 안정적인 작동을 담보하기 어려웠으나, UCSF 연구진이 개발한 AI 강화 BCI는 무려 7개월이라는 놀라운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더욱 획기적인 것은 이 장치가 뇌 활동의 일일 변화에 스스로 적응하는 능력을 갖춰, 시간이 흐르더라도 초기와 같은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꾸준히 유지한다는 점이다. 연구를 총괄 지휘한 UCSF 웨일 신경과학 연구소의 신경과 교수 카루네시 강굴리(Karunesh Ganguly) 박사는 "인간의 학습 능력과 AI의 강력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융합하는 것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이번 연구는 BCI 기술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 훈련 거쳐 '현실' 로봇 팔 제어 성공 강굴리는 동물의 뇌활동 패턴이 특정 움직임을 어떻게 나타내는지 연구했고, 동물이 학습함에 따라 이러한 패턴이 매일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인간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뇌졸중 발병 후 수년 동안 마비 상태로 지내온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환자의 뇌 표면에 아주 작은 센서들을 심어, 그가 움직임을 상상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뇌 활동 신호를 감지하도록 설계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에게 2주 동안 손가락, 손 또는 엄지손가락으로 간단한 동작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요청하고 센서가 뇌 활동을 기록하여 AI를 훈련시켰다. 그런 다음 참가자는 로봇 팔과 손을 제어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움직임이 정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강굴리는 참가자에게 가상의 로봇 팔로 연습하게 하고 시각화의 정확도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했다. 참가자가 실제 로봇 팔로 연습을 시작한 후 몇 번의 연습 세션만 거치면 자신의 기술을 실제 세계로 옮길 수 있었다. 그는 로봇 팔로 블록을 집어 돌리고 새로운 위치로 옮길 수 있었다. 심지어 캐비닛을 열고 컵을 꺼내 정수기까지 들어올릴 수 있었다. 연구 초기 단계에서 환자는 시각화 훈련을 통해 가상 로봇 팔을 정확하게 제어하는 연습에 집중했다. 강굴리 박사는 "환자가 가상 환경에서 자신의 의도대로 팔을 움직이는 방법을 완전히 숙달하자, 놀랍게도 실제 로봇 팔을 제어하는 데에는 단 몇 번의 훈련 세션만으로 충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로봇 팔을 이용한 실험에서 환자는 단순히 생각만으로 물건을 집어, 옮기고, 원하는 장소에 내려놓는 등 섬세한 동작들을 막힘없이 수행해냈다. 심지어 컵을 집어 들고 물 디스펜서에서 물을 받아 마시는, 비교적 복잡한 일상생활 동작까지 성공적으로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AI 기반 BCI 기술이 더 이상 실험실 안의 몽상이 아닌, 실제 삶의 영역에서 마비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임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AI, 뇌파 변화 '실시간'으로 읽는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공 요인은 개발된 AI 모델이 인간 뇌 활동 패턴의 미묘한 변화를 스스로 학습하고 적응하는 데 있다. 강굴리 박사는 이전 연구에서 동물이 새로운 동작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뇌 활동 패턴이 매일매일 미세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뇌 활동의 '변동성'이 BCI 기술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환자가 특정 동작을 반복적으로 상상하는 동안 뇌 활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뇌 활동의 변화 패턴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BCI 시스템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뛰어난 적응 능력을 갖춘 AI 덕분에 개발된 BCI는 장기간 사용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BCI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니킬레스 나타라즈(Nikhilesh Natraj) 박사는 "AI는 뇌 활동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 변화에 맞춰 시스템을 자동으로 보정함으로써 BCI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BCI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의료 현장과 일상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시점을 앞당기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비 환자 삶, BCI로 바꿀 수 있다" 현재 강굴리 박사 연구팀은 개발된 AI 모델을 더욱 고도화하여 로봇 팔의 움직임을 지금보다 훨씬 빠르고 부드럽게 만들 수 있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BCI 기술을 환자의 가정 환경에 적용했을 때의 실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도 계획 중이다. 강굴리 박사는 "마비 환자들이 BCI 기술을 통해 스스로 식사를 하고, 목마를 때 물을 마실 수 있게 된다면, 그들의 삶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바뀔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드디어 BCI 시스템을 실용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으며, 머지않아 이 기술이 실제 환자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NIH 지원, '셀' 논문 게재 '주목'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 중 하나인 '셀(Cell)' 2025년 3월 6일자에 정식 게재되어 전 세계 과학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에는 UCSF의 사라 세코(Sarah Seko)와 아델린 투-찬(Adelyn Tu-Chan), 그리고 로드아일랜드대학교의 레자 아비리(Reza Abiri) 박사 등이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연구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마비 질환 환자들에게 AI 기반 BCI 기술이 새로운 희망의 빛을 비춰줄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성과다. 향후 BCI 기술이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더욱 발전하여, 마비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들이 불편함 없이 로봇 팔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보다 인간다운 삶을 되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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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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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6)] 뇌파로 움직이는 '꿈의 팔', 마비 환자에 희망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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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2)] 나선 성운, 별의 장렬한 최후…행성 삼키는 백색왜성 포착
- 한때 태양과 같은 별이었으나, 이제는 행성을 집어삼키는 '죽음의 별' 백색왜성의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됐다.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과 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학 연구소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나선 성운 중심부 백색왜성 WD 2226-210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X선이 행성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40년 넘게 지속된 천문학계의 난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행성 성운의 중심에 있는 백색 왜성에 의해 행성이 파괴되었을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을 처음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나사는 "이는 천문학자들이 40년 넘게 헬릭스 성운에서 감지해온 신비한 X-선 신호를 설명할 수 있다"며 "헬릭스 성운은 행성 성운(Planetary nebula)으로, 우리 태양과 같은 후기 단계의 별이 외층을 벗겨내고 그 중심에 백색왜성이라는 희미한 별을 남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선 성운은 수명을 다한 별이 외피층을 우주 공간으로 방출한 후 남은 백색왜성의 잔해로, '행성 성운'이라고도 불린다. 과거 아인슈타인 X선 관측선과 ROSAT 망원경은 나선 성운 중심부에 위치한 백색왜성 WD 2226-210에서 강력한 X선이 방출된다는 사실을 감지했으나, 통상적으로 백색왜성은 강력한 X선을 방출하지 않아 그 원인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의 산디노 에스트라다-도라도 박사 연구진은 "WD 2226-210에서 감지된 X선 신호는 백색왜성으로 끌려온 행성 잔해 때문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며, "40년 넘게 지속된 미스터리의 원인을 마침내 밝혀냈을지도 모른다"고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 '왕립천문학회 월보(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발표했다. '운명의 행성', 백색왜성에 파괴되는 순간 포착 연구진은 WD 2226-210 주변을 공전하는 해왕성 크기의 행성이 3일도 채 안 되는 짧은 주기로 백색왜성을 공전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행성보다 훨씬 더 안쪽에 목성형 행성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목성형 행성이 원래 백색왜성에서 멀리 떨어진 궤도를 돌았으나, 다른 행성과의 중력 상호작용으로 인해 점차 백색왜성 방향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운명의 날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목성형 행성이 백색왜성에 충분히 가까워지자, 백색왜성의 강력한 중력이 행성을 산산조각 내기 시작한 것이다. 안달루시아 천체물리학 연구소의 마틴 게레로 박사는 "우리가 감지해온 수수께끼의 X선 신호는 산산조각 난 행성 잔해가 백색왜성 표면으로 떨어지면서 고온으로 가열되어 X선으로 빛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하며, "만약 이 가설이 입증된다면, 행성 성운 중심별에 의해 파괴되는 행성이 관측된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 ROSAT, NASA 찬드라 X선 관측선, ESA XMM-뉴턴 X선 관측선 등 세계적인 천문 관측 장비들이 1992년부터 2002년까지 WD 2226-210을 관측한 결과 X선 신호 밝기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2.9시간마다 X선 신호에 미묘하고 규칙적인 변화가 감지되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미세한 신호 변화가 백색왜성에 매우 가까이 붙잡힌 행성 잔해의 궤도 운동 때문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태양과 유사한 별의 말년, 행성 운명 밝혀줄 단서" 연구진은 행성 대신 질량이 작은 별이 백색왜성에 파괴되었을 가능성도 고려했지만, 질량이 작은 별은 목성형 행성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훨씬 무겁기 때문에 백색왜성의 중력에 의해 파괴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WD 2226-210은 행성상 성운 외부에 있는 다른 두 백색왜성과 X선 방출 특성이 유사한 점도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한다. 이 두 백색왜성 중 하나는 행성 동반성에서 물질을 점진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행성 잔해의 흔적에서 물질을 끌어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연구진은 이 세 백색왜성이 새로운 유형의 변광 천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추가 연구를 통해 백색왜성 주변 행성 파괴 현상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의 헤수스 토알라 박사는 "태양과 같은 별이 노년기에 접어들 때 행성이 어떻게 생존하거나 파괴되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을 더 많이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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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2)] 나선 성운, 별의 장렬한 최후…행성 삼키는 백색왜성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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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0)] 화성의 붉은색, 냉수 속 철 산화물 '페리하이드라이트' 때문일 가능성 제기
- 화성을 상징하는 붉은 색은 건조 광물인 '적철석' 이 아닌, 물이 풍부한 철광물인 페리하이드라이트(ferrihydrite)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화성은 특유의 붉은색으로 인해 오랜 기간 '붉은 행성'으로 불렸다. 최근 과학계는 이 독특한 색채의 기원을 밝혀낼 잠재적 단서를 발견해,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화성의 먼지는 산화철을 포함한 다양한 광물이 뒤섞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산화철 중 하나인 물이 풍부한 페리하이드라이트가 화성의 붉은 색의 원인이라고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설명했다. 미국 브라운 대학교 지구·환경·행성 과학부의 박사후 연구원인 주저자 애덤 발란티나스는 "화성이 왜 붉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아마도 수천 년에서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발란티나스는 "저희 분석에 따르면 페리하이드라이트는 먼지의 모든 곳에 있으며 아마도 암석 형성에도 있을 것이다. 페리하이드라이트가 화성이 붉은 이유라고 생각한 것은 처음은 아니지만, 관찰 데이터와 새로운 실험 방법을 사용해 실험실에서 화성 먼지를 만들어 테스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은 지구 가까이에 위치한 거리 상의 이점과 수십년 동안 탐사선을 보냄으로써 태양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연구된 행성 중 하나다. 궤도선과 착륙선은 화성의 붉은색이 행성을 뒤덮은 먼지 속 산화된 철 광물에서 비롯된다는 자료를 제공해 왔다. 과거 화성 암석 속 철은 물 또는 물과 대기 중 산소와 반응하여 지구에서 녹이 형성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산화철을 생성했다. 수십억 년에 걸쳐 산화철은 먼지로 분해되어 화성의 바람에 의해 이동하며 행성 전체에 퇴적되었고, 이는 현재에도 먼지 회오리와 대규모 먼지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브라운대학교 연구팀이 시뮬레이션된 화성 먼지를 보여주는 실험실 샘플. 황토색은 철분이 풍부한 페리히드라이트의 특징으로, 화성의 고대 물 활동과 환경 조건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광물이다. 이 미세 분말 혼합물은 페리히드라이트와 현무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입자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머리카락 지름의 1/100) 미만이다(샘플 규모: 가로 1인치). 사진=애덤 발란티나스 그동안 우주선의 관측에만 의존한 화성 산화철 분석에서는 물의 흔적이 감지되지 않아 연구자들은 산화철이 적철석(hematite)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철광석의 주요 구성 성분인 건조 광물 적철석은 수십억 년에 걸쳐 화성 대기와의 반응을 통해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적철석이 화성 표면에 호수와 강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 이후에 형성되었음을 의미했다. 그러나 브라운대학교 연구팀은 다수의 탐사 임무에서 수집된 자료와 모사된 화성 먼지를 결합한 새로운 연구 결과는 적철석이 아닌 냉수 환경에서 형성되는 광물인 페리하이드라이트(ferrihydrite)가 붉은색의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수백만 년 전 화성의 환경과 잠재적 거주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25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연구를 주도한 애덤 발란티나스 박사후 연구원은 "화성은 여전히 붉은 행성이다. 다만, 화성이 왜 붉은색인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변화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지구 실험실서 화성 먼지 재연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익스프레스 궤도선과 엑소마스 미량 가스 궤도선, 그리고 NASA의 화성 정찰 궤도선과 큐리오시티, 패스파인더, 오퍼튜니티 로버에서 수집된 자료를 활용했다. 미량 가스 궤도선의 CaSSIS 컬러 카메라는 화성 먼지 입자의 정확한 크기와 구성을 밝혀 연구자들이 지구에서 자체적으로 먼지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다양한 유형의 산화철을 사용하여 실험실에서 자체적인 화성 먼지를 만들었다. 모사된 먼지는 특수 분쇄기를 통해 화성의 먼지와 동일한 크기의 입자로 제작됐으며, 두께는 사람 머리카락의 1/100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화성 궤도를 돌며 행성을 연구하는 궤도선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유사한 X선 기계와 반사 분광계를 사용하여 먼지를 분석했다. 이후 실험실 자료와 우주선 자료를 비교했다. 발란티나스 연구원은 화성 익스프레스의 OMEGA 반사 분광계는 화성의 먼지가 가장 많은 지역에서도 물이 풍부한 광물의 증거를 보여주었으며, CaSSIS 자료는 실험실 시료와 비교했을 때 적철석이 아닌 페리하이드라이트가 화성 먼지와 가장 잘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CaSSIS 카메라 개발을 주도한 스위스 베른 대학교 물리학 연구소의 니콜라스 토마스 교수는 "우리는 현무암과 혼합된 페리하이드라이트가 화성에서 우주선이 관측한 광물과 가장 잘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미량 가스 궤도선 자료를 사용하여 스위스 베른 대학교에서 연구를 시작한 발란티나스 연구원은 "주요 시사점은 페리하이드라이트가 표면에 물이 존재했을 때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화성이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녹슬었다는 것이다. 또한 페리하이드라이트는 현재 화성의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물이 풍부했던 과거 화성 발란티나스 연구원은 화성의 붉은색에 대한 미스터리가 수천 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고 말했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로마인들은 화성의 색이 피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전쟁의 신의 이름을 따서 화성이라고 명명했으며, 이집트인들은 화성을 '헤르 데셰르(Her Desher)', 즉 "붉은 것"이라고 불렀다. 발란티나스 연구원은 화성의 색이 물이 없는 형태의 녹인 적철석이 아닌 페리하이드라이트와 같은 물을 함유한 녹슨 광물 때문일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진을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화성의 지질학적, 기후학적 역사에 대한 흥미로운 단서를 제공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발란티나스는 "물이 함유된 녹이 화성 표면 대부분을 덮고 있다는 것은 화성의 고대 과거에 액체 상태의 물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존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화성이 한때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던 환경을 가지고 있었음을 의미하며, 물은 생명체의 필수 조건이다. 우리 연구는 화성에서 페리하이드라이트 형성에 산소(대기 또는 다른 출처에서)와 철과 반응할 수 있는 물이 모두 필요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페리하이드라이트, 30억년 전 생성 가능성 이번 연구는 광물이 정확히 언제 형성되었는지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다. 하지만 페리하이드라이트는 냉수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수백만 년 전 화성이 더 따뜻하고 습했던 시기가 아닌 약 30억 년 전에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발란티나스는 "이 시기는 화성에서 격렬한 화산 활동이 일어나 얼음이 녹는 현상과 물과 암석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발하여 페리하이드라이트 형성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은 시기였다. 이 시기는 화성이 초기 습한 상태에서 현재의 사막 환경으로 전환되는 시기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페리하이드라이트는 먼지뿐만 아니라 화성 암석층에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붉은 행성에서 암석과 먼지 실제 표본을 확보하는 것이다. 퍼시비어런스 로버는 이미 암석과 먼지를 포함하는 여러 표본을 수집했으며, NASA와 ESA는 화성 표본 귀환 프로그램(Mars Sample Return program)을 통해 2030년대 초까지 지구로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SA의 미량 가스 궤도선 및 화성 익스프레스 프로젝트 과학자인 콜린 윌슨은 "이 귀중한 표본을 실험실로 가져오면 먼지에 페리하이드라이트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화성의 물의 역사와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발란티나스 연구원과 동료들에게 먼지 폭풍을 통해 화성 전체로 퍼져나가기 전 페리하이드라이트의 원래 생성 위치와 페리하이드라이트가 형성되었을 때 화성 대기의 정확한 화학적 구성 성분 등 새로운 미스터리를 안겨주었다. 호건 교수는 먼지가 언제 어디서 형성되었는지 이해하는 것은 과학자들이 초기 지구와 유사한 행성의 대기가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호건 교수는 "페리하이드라이트는 눈이 녹거나 따뜻한 기후에서 짧은 기간 동안 강렬한 강우로 인해 단기간에 많은 물이 이동하는 지구의 토양에서 매우 흔하게 발견된다. 우리는 또한 (큐리오시티 로버가 탐사하고 있는 화성의) 게일 분화구의 호수 퇴적물에서도 페리하이드라이트의 증거를 발견했다. 이 퍼즐을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화성 먼지 표본을 지구의 실험실로 가져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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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00)] 화성의 붉은색, 냉수 속 철 산화물 '페리하이드라이트' 때문일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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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99)] 화성 고대 해안선 발견, 과거 대양 존재 가능성 제시
- 현재는 먼지로 뒤덮인 건조한 사막과 같은 화성에 과거 호수뿐 아니라 대양까지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과 중국 공동 연구팀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표 투과 레이더 관측을 통해 약 40억 년 전 화성에 해변과 유사한 지하 지형이 확인됐다고 과학 기술 전문 매체 컨버세이션과 사이언스얼럿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화성이 과거 북반구에 거대한 바다를 품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로 평가된다. 이 연구에는 중국 광저우 대학의 리 젠후이(Jianhui Li)가 이끄는 중국과 미국 과학자 팀이 참여했으며, 중국 국가우주국(CNSA)의 무인 화성 탐사선 주룽(Zhurong)이 수행한 작업을 기반으로 했다. 연구진은 해당 바다를 '듀테로닐루스(Deuteronilus)'라 명명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의 지질학자 벤자민 카르데나스는 "화성에서 고대 해변 및 삼각주와 유사한 지형을 발견했다"며, "바람, 파도, 풍부한 모래 등 휴양지 해변과 유사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화성 탐사 로버는 지질, 토양, 대기를 포함한 여러 측면을 연구한다. 종종 물의 증거를 찾는데, 물은 화성에서 생명의 존재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퇴적암은 화성에 물이 존재하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증거를 담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종종 조사 대상이 된다. 나사의 퍼시비어런스 로버는 현재 델타 퇴적물에서 생명체를 찾고 있다. 델타는 이집트의 나일 델타처럼 강의 하구에 대량의 토사와 같은 퇴적물이 쌓인 삼각형 지형인 삼각주(river delta)를 말한다. 퍼시비어런스 로버는 너비가 약 45km인 제제로 분화구에 있는 삼각주를 탐사하고 있으며, 고대 호수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의 주룽 로버는 화성 북반구에 위치한 유토피아 평원에서 고대 바다 흔적을 찾고 있다. 화성의 물의 역사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거대한 수수께끼이다. 표면만 보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던 흔적을 찾기 어렵고, 전 세계적인 먼지 폭풍은 화성의 건조함을 더욱 강조한다. 그러나 점차 늘어나는 증거들은 화성이 과거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을 풍부하게 보유했음을 보여준다.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으나, 물의 양과 소멸 시기, 소멸 원인 등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지구물리학자 마이클 망가는 "대양은 행성의 기후와 표면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잠재적인 생명체 서식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성 탐사에서 '물을 따라가라'는 주제가 중요한 이유이며, 특히 해저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해변 퇴적물을 관측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화성, 과거 충분한 물 존재 시사 중국 국가우주국(CNSA)의 주룽(Zhurong) 화성 탐사 로버가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한 중국-미국 공동 연구팀(광저우 대학교의 엔지니어 리젠후이 및 지질학자 류하이 주도)은 과거 화성에 충분한 양의 물이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주룽 로버는 유토피아 평원(Utopia Planitia)을 이동하며 지표 투과 레이더(GPR)를 통해 지하 80미터 깊이까지 암석층을 측정했다. 이 기술은 전파를 지하로 보내고, 밀도가 다른 물질을 만나 반사되는 파형을 분석하여 지하 구조의 3차원 지도를 생성한다. 주룽 로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전 연구에서 해안선으로 추정되는 지형이 발견되었으나, 그 해석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GPR 데이터 분석 결과, 주룽 로버의 이동 경로를 따라 15도 각도로 상승하는 두꺼운 물질층이 발견되었으며, 이는 지구의 고대 해안선과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 망가 교수는 "해당 구조는 사구, 충돌 분화구, 용암류와는 다른 형태를 보였으며, 이는 대양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지형의 방향은 과거 해안선과 평행하며, 장기간에 걸쳐 모래 해변이 형성되었음을 뒷받침하는 적절한 방향과 경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형은 강에서 퇴적물이 유입되고 파도와 조석 작용이 존재하는 거대한 액체 상태의 대양을 암시한다. 또한, 지구에서 퇴적물이 형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교했을 때, 화성에는 수백만 년 동안 물 순환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퇴적물은 호숫가에서는 형성될 수 없다. 망가 교수는 "수역이 클수록 조석 간만의 차이가 커지고, 바람이 더 큰 파도를 만들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확보된다"며, "큰 조석과 파도는 해변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화성에는 지구의 달과 같은 조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위성이 없다. 태양 또한 지구의 조석에 영향을 미친다. 화성의 조석은 지구와는 다른 형태일 수 있지만,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며, 풍부한 바람은 표면 파도를 생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견은 화성에 과거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높이고, 적절한 장비를 갖추고 탐사할 경우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장소를 제시한다. 망가 교수는 "물, 육지, 대기가 함께 존재하는 해안 환경은 잠재적인 생명체 서식 환경이다. 이러한 환경이 언제 어디에 존재했는지 아는 것은 탐사 방향을 설정하고 위성 관측과 같은 다른 관측 결과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해안선은 과거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에 좋은 장소이며, 지구의 초기 생명체는 공기와 얕은 물의 경계와 같은 곳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망가 교수 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화성의 물은 대부분 내부로 흡수되어 현재 접근 불가능한 액체 저장소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화성의 흥미롭고 신비로운 과거에 이러한 저장소를 채울 만큼 충분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또 다른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액체 상태의 대양에 대한 가설을 더욱 심층적으로 검증하고, 외계 행성의 파도와 조석을 모델링하는 것이다. 본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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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99)] 화성 고대 해안선 발견, 과거 대양 존재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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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98)] 100만 개 넘는 '성간 물체', 태양계 오르트 구름에 존재할 수도
- 우리 태양계의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인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AC·센타우루스자리 알파) 항성계에서 방출된 100만 개 이상의 '성간 물체'가 태양계를 감싸고 있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에 이미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지난 5일(현지시간) arXiv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 논문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논문은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았으며, 추후 행성 과학 저널(The Planetary Science Journal)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라이브사이언스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캐나다 서부 온타리오 대학의 리 및 천문학과, 지구 및 우주 탐사 연구소의 콜 그렉과 폴 비거트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알파 센타우리(AC) 항성계에서 지난 1억 년 동안 방출된 성간 물질의 양을 시뮬레이션하여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 계산을 바탕으로 현재 태양계 내에 센타우루스 알파에서 온 폭 100m 이상의 '성간 물체'가 약 100만 개 존재할 것으로 예측했다. 참고로 미국을 대표하는 자유의 여신상은 높이가 93.5m에 달한다. 이는 현재 태양계 내에 자유의 여신상 크기의 성간 물체가 약 100만 개가 떠돌아다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성간 물체 발견의 의의 '성간 물체(Interstellar Object)'는 태양계 외부에서 기원하여 태양계를 통과하는 천체를 의미한다. 2017년 발견된 '오무아무아(Oumuamua)'와 2019년 발견된 '보리소프 혜성(Borisov)'이 대표적인 사례다. 성간 물체는 다른 행성계에서 온 천체이므로, 이를 분석하면 태양계 외부의 물질 조성과 형성 과정을 연구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보리소프 혜성은 태양계 혜성과 유사한 성질을 보여, 혜성이 우주적으로 공통된 형성과정을 가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간 물체는 원래 있던 별 주위에서 방출된 후 우주를 떠돌다 태양계로 들어온 천체다. 이를 통해 다른 행성계의 형성 과정과 동역학적 진화를 연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우무아무아는 예상과 달리 혜성 활동 없이 가속하는 특성을 보여 기존 모델을 수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성간 물체는 '판스페르미아(Panspermia)' 이론, 즉 생명체의 씨앗이 우주에서 이동할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성간 물체에서 생명체의 기본 구성 요소(아미노산, 유기물 등)가 발견된다면, 생명체가 우주적 규모에서 이동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성간 물체는 자연적으로 태양계를 통과하는 천체이므로, 인류가 미래에 다른 별로 이동할 가능성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오우무아무아의 특이한 운동 방식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외계 문명이 만든 탐사선 가능성도 제기했으며, 이는 외계 문명 탐색(SETI) 연구와 연결될 수 있다. 아울러 태양계와 은하 환경을 이해할 수 있다. 성간 물체의 존재 자체가 은하 내에서 천체들이 얼마나 자주 방출되고 이동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태양계가 다른 항성계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태양계가 속한 은하 환경의 역학을 연구할 수 있다. 오르트 구름은 어디에 위치하나? 연구팀은 이러한 가상의 성간 침입자(천체)들은 '오무아무아'나 '보리소프 혜성'과는 달리 태양의 중력에 영구적으로 붙잡혀 대부분 태양계 가장자리 근처의 거대한 혜성 및 소행성 저장소인 오르트 구름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따라서 발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지금은 사라진 오무아무아와 보리소프 혜성은 우리 우주 주변을 고속으로 항해하는 모습이 발견돼 성간 공간에서 유래했음을 확인했다. 오르트 구름(Oort Cloud)은 태양계를 둘러싸고 있는 가상의 천체 집합체로, 혜성의 기원지로 추정된다. 태양으로부터 약 2,000~100,000 AU(천문단위) 정도 떨어진 구간에 존재한다고 여겨지며, 이는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 거리의 약 1/4에 해당한다. 이 개념은 1950년 네덜란드 천문학자 얀 오르트(Jan Oort)가 장주기 혜성(공전 주기 200년 이상)의 궤도를 분석하면서 제안했다. 오르트 구름은 구형의 구조로 태양을 중심으로 모든 방향에 퍼져 있기 대문에 혜성이 다양한 방향에서 태양계로 들어올 수 있다. 오르트 구름은 아직 직접 관측된 적은 없지만, 수많은 혜성이 태양계 바깥 먼 곳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보아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지금은 사라진 카시니 탐사선을 포함한 여러 우주선도 이전에 태양계를 흐르는 작은 성간 먼지 입자를 감지했다. 카시니 탐사선은 나사와 유럽우주국(ESA)이 공동 개발한 토성 무인탐사선으로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해 본격적으로 탐사를 시작했으며, 약 13년 동안 토성을 300여 차례 공전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보낸 뒤 2017년 7월 토성의 대기권으로 진입해 임무를 종료했다. 연구진은 또한 작은 입자들이 알파 센타우리에서 태양계로 이동하는 방식을 시뮬레이션했다. 연구진은 100마이크로미터(0.004인치) 이상의 입자는 이론적으로 두 항성계 사이를 이동할 수 있으며, 이 입자 중 약 10개가 매년 지구 대기에서 불타면서 유성으로 소멸할 것으로 추정했다. 태양계와 가까운 이웃, 알파 센타우리 알파 센타우리는 알파 센타우루스 A와 알파 센타우루스 B(두 별은 쌍성계를 이루며 서로 공전하는 태양과 유사한 별임), 그리고 이 쌍성계를 도는 더 작은 적색 왜성인 프록시마 센타우루스(Proxima Centauri)의 세 개의 별로 구성되어 있다. 프록시마 센타우루스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로 약 4.25광년 떨어져 있으며, 프록시마 센타우루스 b로 알려진 행성이 확인된 유일한 항성이다. 연구에 따르면 알파 센타우리에서 나온 물질이 잠재적으로 대량으로 존재한다. 그렉과 비거트는 "오르트 구름 내에 직경 100m 이상인 알파 센타우리 입자의 현재 수는 10⁶개 또는 100만 개"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런 물체들은 감지하기가 극히 힘들다. 두 연구원은 "이러한 천체의 관측 가능한 비율은 낮은 수준이며 태양으로부터 10AU 이내에 존재할 확률은 백만 분의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전체 항성계는 현재 우리를 향해 이동하고 있으며 약 28,000년 후에 태양에 가장 가까워진다. 연구진은 이때 두 항성계 사이의 간격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태양계로 들어오는 물체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한 우리 태양계에서 방출되는 물질의 비율이 알파 센타우리와 매우 유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우리 우주 이웃에서 유래한 비슷한 수준의 성간 물질이 우리 이웃 별들에 포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알파 센타우리와 태양계 사이의 물질 전달 방식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은 항성계의 상호 연결성과 은하 전체의 물질 교환 가능성을 탐구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고 논문에 적었다. 이번 연구는 우리 태양계가 고립되어 있지 않다는 구체적인 예를 보여준다. 항성계의 물질이 서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면 행성 형성 과정에 대한 또 다른 이해의 문을 열어줄 수 있다. 두 연구원은 논문에서 "알파 센타우리에서 태양계로 물질이 이동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한 철저한 이해는 항성 간 수송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항성계의 상호 연결성과 은하계 전체에 걸친 물질 교환의 잠재력을 탐구하기 위한 새로운 경로를 열어준다"고 강조했다. 성간 물체의 발견은 태양계 외부 물질의 직접적인 연구 기회를 제공하며, 행성계 형성 과정, 우주 생명체 기원, 항성 간 여행 가능성, 외계 문명 탐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과학적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더 많은 성간 물체가 발견된다면, 인류의 우주 이해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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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98)] 100만 개 넘는 '성간 물체', 태양계 오르트 구름에 존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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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한국 경제 성장률 2.2% 전망… 정부 예측보다 높아
-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를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유엔은 한국 경제가 2.2%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와 내년 각각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 1.4%보다 상승한 수치로, 반도체 수출 호조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 반면, 수입은 정체됐다"고 분석하며,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내수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내수 주도 성장 전망⋯금융비용 감소와 실질 임금 상승 주목 보고서는 실질 임금 상승과 금융비용 감소가 내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한 점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이러한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은행은 금리 조정 과정에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과 환율 안정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3%로 안정세를 보였으며,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1.6%와 1.8%로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유엔 전망, 정부와 주요 기관 예측보다 낙관적 유엔의 이번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 정부와 주요 국제기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제시한 수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 정부는 이달 초 수출 부진 우려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1.8%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의 2.0~2.1%, 아시아개발은행(ADB)의 2.0% 등과 비교해 다소 보수적인 평가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 역시 대체로 1%대 후반에 머물렀다. UBS와 바클레이는 각각 1.9%, 1.8%를 예상했으며, JP모건은 최근 전망치를 1.3%로 낮추며 가장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세계 경제 성장률 2.8% 유지⋯미·중 둔화 속 일본·독일 반등 유엔은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도 2.8%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주요 경제 대국들의 성장세 둔화는 전반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성장률이 지난해 2.8%에서 올해 1.9%로, 중국은 부동산 부문의 취약으로 4.9%에서 4.8%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인구 감소와 무역 및 기술 갈등 증가가 해소되지 앟으면 중기적 성장 전망이 훼손될 수 있다"고 적었다. 반면, 일본과 독일은 각각 -0.2%에서 1.0%, -0.2%에서 0.3%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전 2010~2019년 평균 성장률 3.2%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부진, 생산성 증가 둔화, 높은 부채 수준, 인구 구조 변화 등 구조적 요인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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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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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한국 경제 성장률 2.2% 전망… 정부 예측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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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케슬러 증후군이 위협적인 이유는?
- 현재 약 1만 3000개의 위성이 우주를 질주하며 지구를 초속 10km의 맹렬한 속도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이는 전투기보다 14배 이상 빠른 것이다. 지난 세기 동안 인류가 이룩한 과학적 진보를 보여주는 매우 인상적인 업적이지만, 우주 쓰레기라는 적지 않게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로 인한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이 우려되고 있다고 IFL사이언스가 전했다. 이는 너무 많은 물체를 우주로 보내면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다시 더 많은 우주 쓰레기가 생성되며, 미래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생각을 말한다. 이는 본질적으로 도미노 효과이며, 일부 과학자들은 우리가 돌이킬 수 없는 임계 질량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궤도에 축적되는 우주 쓰레기 이 개념은 70년대에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돈 케슬러가 처음 제안했다. 그 이후 지구의 저궤도에는 점점 더 많은 쓰레기가 쌓였다. 지난 2024년 9월 발표된 유럽우주국(ESA)의 최신 수치에 따르면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활성 위성은 1만 개가 넘고, 수명이 다하거나 파괴되어 작동하지 않는 위성은 3000개가 넘는다. 수치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많은 우주 물질이 사용 기한이 지난 후에도 대기에 남아 문제를 악화시키고, 특히 저궤도(LEO)에 축적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주로 발사된 위성의 수도 크게 증가했다. 스페이스X가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 프로젝트로 680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했다. 우려하는 과학자 연합(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에 따르면 2022년에만 추가로 2000개가 우주로 발사됐다. 1cm 우주 쓰레기 타격, 치명적 텍사스 오스틴 대학의 모리바 자 교수는 2023년 팟캐스트에서 "몇 년 전에는 한 달에 한 번 발사하는 것도 빈번한 것으로 인식됐다. 그런데 지금은 일주일 평균 12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하고 있다"며 "이 속도대로라면 이렇게 많은 위성을 자주 발사하는 것이 어떤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인간이 개발한 우주 기술의 발전은 지구를 도는 수백만 개의 미세 유성체에 더해진다. 요컨대, 지구의 천체 고속도로가 매우 혼잡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속도를 방정식에 포함시키면 물체의 엄청난 수는 더 큰 문제가 된다. 1cm의 페인트 얼룩은 무해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우주에 떠 있을 때는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나사(NASA)에 따르면, 지구에서 시속 60마일(97km)로 움직이는 250kg 물체(돼지 한 마리 정도)와 같은 양의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우주 비행사가 우주 쓰레기와 충돌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또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고, 지구로 돌아가는 우주선을 위협할 수도 있다. 위성은 항해에서 통신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순환 우주 경제' 모색해야 그렇다면 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가. 많은 과학자들은 '순환 우주 경제'를 요구하고 있다. 재사용 및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 기술로 전환하고 폐기된 우주 쓰레기를 보다 책임감 있게 수거하거나 완벽히 폐기하는 방법이 포함된다. 한 가지 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있는 우주 비행사가 시험하는 나무 위성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한편 ESA와 같은 기관은 미래 우주 임무에서 생산될 쓰레기의 양을 줄이고 현재 유통 중인 일부 파편을 제거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자체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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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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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케슬러 증후군이 위협적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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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89)] 화성 궤도선, 붉은 행성에서 '겨울 원더랜드' 목격
- 한국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볼 수 없었지만, 적어도 '붉은 행성' 화성에서는 '겨울 원더랜드'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 지난 2022년 6월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익스프레스 궤도선에 탑재된 독일산 고해상도 스테레오 카메라(HRSC)와 2022년 9월 나사(NASA)의 화성 정찰 궤도선이 고해상도 영상 과학 실험(HiRISE)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한 이 이미지는 화성의 남극 근처, 오스트랄레 스코풀리(Australe Scopuli) 지역의 눈 덮인 풍경을 보여준다. 그러나 여기서 보이는 '눈 또는 얼음'은 지구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사실, 그것은 이산화탄소 얼음이며, 화성의 남극에는 일년 내내 8m 두께의 얼음층이 있다. 또한 위 사진은 실제로 겨울이 아니라 여름에 찍은 것이다. 이곳은 1년 내내 매우 춥다. 그렇다면 왜 이 사진에서는 눈이 살짝 뿌려진 것처럼 보일까. 어두운 부분은 얼음 위에 떨어진 먼지층이다. 먼지는 일반적으로 얼음 아래 깊은 곳에서 발견되지만,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일부가 표면으로 올라온다. 나사의 화성 정찰 궤도선도 화성의 모래 언덕 옆면에 겨울 서리가 늘어선 것을 촬영했다. 나사에 따르면 이 서리는 침식을 방지하여 모래 언덕을 구성하는 먼지를 봄의 해빙기까지 그대로 유지하도록 한다. 여름에 화성 남극의 이산화탄소 얼음이 햇빛으로 인해 따뜻해지면 얼음이 승화되기 시작한다. 즉, 고체에서 증기로 바로 변환한다. 그렇게 되면서 얼음 안에 갇힌 가스 주머니가 형성된다. 결국 압력이 충분히 커져서 주머니가 터지면 가스가 분출하고, 분출하는 가스의 압력은 얼음 아래에 있는 어두운 먼지를 공기 중으로 뿜어낼 정도의 강도를 갖고 있다. 먼지가 지표면으로 다시 떨어지면 바람이 이 먼지를 소용돌이 패턴으로 운반한다. 유사한 과정이 화성 표면에서 발견되는 거미와 같은 특징을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화성 익스프레스 궤도선이 촬영한 이미지에서 아름다운 목가적인 겨울 풍경처럼 보이는 것은 실제로는 가스 제트가 표면에 먼지를 뿜어내는 역동적인 여름 풍경이다.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기온은 섭씨 영하 125도로 매우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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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89)] 화성 궤도선, 붉은 행성에서 '겨울 원더랜드'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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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06)] 나사와 ESA, 실시간으로 녹는 그린란드 빙하 사진 공개
-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 빙상이 빠르게 녹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해수면이 상승하고 기상 패턴은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이로 인해 변화하는 상황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기후과학자들이 ESA(유럽우주국)의 크라이오샛(CryoSat)과 나사(NASA)의 아이스샛-2(ICESat-2) 빙하 탐사선에서 얻은 데이터를 사용해 그린란드 빙하가 변화하는 모양을 처음으로 측정했다고 ESA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ESA에 따르면 두 위성 모두 고도계를 기본 센서로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측정값을 수집하는 데는 서로 다른 기술을 사용한다. 크라이오샛은 레이더 시스템을 사용해 지구 표면의 높이를 측정하는 반면 아이스샛-2는 이 작업에 레이저 시스템을 사용한다. 레이더 신호는 구름을 통과할 수 있지만 빙상 표면도 관통하기 때문에 이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조정해야 한다. 반면 레이저 신호는 실제 표면에서 반사되지만 구름이 있는 경우에는 기록할 수 없다. 따라서 두 탐사선의 측정은 상호 보완적이며, 두 측정값을 통합하는 것이 문제였다. 영국 극지 관측 및 모델링 센터(CPOM)의 전문가들이 지구물리학 연구 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는 크라이오샛과 아이스샛-2의 그린란드 빙상 고도 변화 측정은 변화의 3% 이내에서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두 위성의 데이터를 결합하면 각각의 위성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얼음 손실 추정치를 생성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또 한 임무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임무가 극지방 얼음 변화 기록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2010~2023년 사이에 그린란드 빙하는 평균 1.2m 얇아졌다. 여름에 녹는 양이 겨울 강설량을 초과하는 구역에서는 훨씬 더 큰 변화가 발생했다. 그곳에서 얇아진 평균치는 무려 6.4m에 달했다. 가장 극심하게 얇아지는 현상은 빙하 출구에서 발생했다. 그린란드 중서부의 세르메크 쿠잘레크(Jakobshavn Isbræ라고도 함)에서 최대로 얇아진 측정치는 67m였고, 북동부의 자카리아에 이스트롬에서의 최대치는 75m였다. 전체적으로 13년의 조사 기간 동안 빙하는 2347㎢가 줄었다. 이는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호수에 저장된 물의 양과 비슷하다. 가장 큰 변화는 2012년과 2019년에 발생했는데, 당시 극심한 해빙으로 인해 빙하는 400㎢이상 줄었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는 것은 또한 전 세계 해양 순환과 날씨 패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의 생태계와 지역 사회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빙하 변화에 대한 정확한 최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비하고 적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 연구는 2020년에 시작된 ESA-나사 파트너십 크라이오2아이스(Cryo2ice) 캠페인 중에 수집된 데이터를 포함해 두 임무에서 4년 동안 측정한 값을 활용했다. ESA는 크라이오샛의 궤도를 아이스샛-2와 동기화함으로써 동일한 지역에서 레이더와 레이저 두 종류의 데이터를 거의 동시에 수집할 수 있었다. 이 데이터의 정렬을 통해 전문가들은 눈의 깊이를 측정하고, 바다와 육지의 얼음 두께를 추적하는 데 전례 없는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ESA의 크라이오샛 미션 관리자인 토마소 파리넬로는 "크라이오샛은 지난 14년 동안 지구의 얼음 면적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플랫폼을 제공했으며, 아이스샛-2와 데이터를 일치시킴으로써 정밀성을 대폭 열었다"고 말했다. 또 "이 협력은 기술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기후 영향을 이해하고 완화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전문가와 정책 입안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큰 진전이다"라고 설명했다. ESA는 크라이오샛이 극지방 얼음의 변화에 대한 조사를 통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나사의 아이스샛-2와 협력해 빙상 변화에 대한 강력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학계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무를 함께 수행함으로써 극지방 얼음 손실을 모니터링하고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데 큰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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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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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06)] 나사와 ESA, 실시간으로 녹는 그린란드 빙하 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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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62)] 인공일식 만드는 '유럽의 눈', 태양의 비밀 밝힐까?
- 유럽이 쏘아 올린 두 개의 '눈'이 태양의 신비를 밝히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유럽우주국(ESA)은 최근 인도에서 극궤도위성발사체(PSLV)를 통해 인공위성 두 대를 발사하며, 인공일식을 구현하고 태양 코로나를 정밀히 연구하는 임무에 착수했다. '프로바-3(Proba-3)'로 명명된 이 임무는 첨단 편대 비행 기술을 활용해 기존 관측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 연구를 목표로 한다. 두 위성이 만들어낼 인공일식은 태양의 숨겨진 비밀을 밝힐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일식, 태양 연구의 새로운 도구로 떠오르다 인공일식은 실제 일식과 유사하게 태양빛을 인위적으로 차단해 태양 외곽의 가스층인 코로나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자연일식은 태양, 달, 지구가 정확히 일직선으로 정렬되는 순간에만 짧게 관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공일식은 위성을 활용해 필요할 때 언제든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관측법을 뛰어넘는 혁신적 도구로 주목받는다. 프로바-3는 ESA가 주도하는 실험적 프로젝트로, 두 대의 위성이 놀랍도록 정교한 편대 비행을 통해 인공일식을 생성한다. 이를 통해 태양의 외곽 대기층인 코로나를 장시간 연구하며, 관측 기술과 차세대 우주 임무를 위한 정밀 비행 기술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SA, 프로바-3 위성 발사 성공⋯첨단 편대 비행 기술로 '인공일식' 구현 프로바-3의 두 위성은 각각 '코로나그래프 위성'과 '오컬터 위성'으로 구성된다. 코로나그래프 위성은 태양 코로나를 촬영하는 과학 장비를 탑재하고, 오컬터 위성은 태양빛을 차단하는 디스크를 장착해 코로나그래프 위성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두 위성은 150m 거리를 유지하며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이 기술을 실증할 예정이다. 2024년 12월 5일 오전 5시 34분(현지 시간), 두 위성은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의 극궤도위성발사체(PSLV)에 실려 발사됐다. PSLV는 두 위성을 약 356마일(573km)에서 3만 7632마일(6만 563km) 사이의 타원형 궤도에 배치했다. 초기 점검 후 두 위성은 내년 초 기술 실증 실험을 위해 서로 분리된다. ESA의 프로젝트 매니저 다미앵 갈라노는 "간단히 말해,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새로운 개념과 기술을 우주에서 실증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6시간 동안 유지되는 인공일식, 코로나 연구의 새 지평 열다 자연일식이 몇 분간 지속되는 것과 달리, 프로바-3는 최대 6시간 동안 인공일식을 유지할 수 있다. 프로바-3 오컬터 우주선은 궤도의 정점에 도달하면 약 150m 떨어진 코로나그래프 우주선에 정밀하게 제어된 그림자를 드리워 한 번에 6시간 동안 필요에 따라 일식을 관측할 수 있다. 이는 과학자들에게 코로나를 장시간 관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코로나는 태양 표면에서 방출되는 고온의 가스층으로, 온도가 태양 표면보다 수백 배 더 높다. 과학자들은 이 현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코로나는 태양의 대류 표면에서 수백만 마일 떨어져 있으며 온도는 화씨 350만도(섭씨 약 194만℃)에 달한다. 과학자들은 태양이 어떻게 태양풍을 생성하고 지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자기 폭풍을 일으키는 지 이해하기 위해서 코로나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왕립천문대의 안드레이 주코프는 "프로바-3는 기존 관측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1.1~3 태양 반지름의 영역을 연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코로나 질량 방출(CME)과 태양풍의 가속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바-3은 태양 표면에서 7만km(4만3500마일) 상공까지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코로나의 일부분을 이미지화하는 임무를 맡았다. 다른 위성의 기존 코로나그래프는 코로나의 가장 바깥 쪽을 관측하는 데 능숙한 반면, 극자외선 기기는 태양에 가까운 코로나의 일부를 관측할 수 있다. 또한, 프로바-3의 코로나그래프 위성의 고성능 카메라는 2초마다 이미지를 촬영해 태양풍을 형성하는 고온 플라스마의 미세한 움직임을 분석한다. 이는 태양풍이 최대 초속 200만 킬로미터로 가속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150m 거리 유지, 밀리미터 단위 정밀 비행의 비밀 이번 임무의 핵심은 정밀한 편대 비행 기술이다. 두 위성은 GPS, 항성 추적기, 무선 링크, 그리고 레이저 거리 측정 장비를 활용해 서로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ESA의 과학자 조 젠더는 "디스크와 카메라 간 거리를 늘려야 원치 않는 빛의 간섭을 방지하고 태양 주변의 코로나를 더욱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거리 측정 기술은 오컬터 위성이 코로나그래프 위성에 레이저를 발사하고 반사된 빛을 통해 거리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두 위성은 손톱 두께에 해당하는 1밀리미터 오차 범위 내에서 최대 6시간 동안 위치를 유지해 인공일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정밀 편대 비행 기술, 우주 탐사 혁신의 전환점 프로바-3 임무는 단순히 태양 연구에 머물지 않는다. 두 대의 우주선으로 정밀 편대 비행 기술이 입증되면, 이 기술은 향후 화성 샘플 회수 임무와 우주 쓰레기 제거 같은 프로젝트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밀 비행을 통해 화성에서 채취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캡슐을 정확히 회수하거나, 궤도에 떠도는 우주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ESA 사무총장 요제프 아슈바허는 "이번 임무는 작은 위성 여러 대가 협력해 가상 망원경을 형성하는 새로운 작업 방식을 열어줄 것"이라며 기술적 성과를 강조했다. 10년 연구의 결실, 국제 협력의 모범 사례 프로바-3는 약 10년에 걸쳐 14개 ESA 회원국과 캐나다의 협력으로 개발됐으며, 스페인과 벨기에가 주요 재원을 지원했다. 이 프로젝트는 국제적 협력을 통한 기술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ESA에 따르면 프로바-3의 초기 시운전 단계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5년 초에 오컬터와 코로나그래프 두 개의 우주선은 분리되어 개별 점검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편대 비행을 통한 코로나의 첫 관측을 포함한 임무의 운영 단계는 약 4개월 후에 시작된다. 두 위성은 2년 동안 최소 1000시간의 인공일식을 생성하며 코로나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임무 종료 후 위성들은 궤도를 낮춰 지구 대기권에서 소멸할 예정이다. '유럽의 눈', 우주 탐사의 새 길 열다 '유럽의 눈'으로 불리는 프로바-3 임무는 태양 연구와 우주 기술의 한계를 확장하며 과학적, 기술적 도약을 동시에 이뤄냈다. 이는 우주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뿐 아니라, 태양 연구를 통해 지구 환경과 우주 기후의 이해를 한층 깊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바-3가 그려낼 미래는 단순히 태양의 신비를 밝히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화성 탐사, 우주 쓰레기 제거 등 인류의 우주 탐사에 새로운 장을 열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유럽의 두 '눈'이 보여줄 미래, 그 시작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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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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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62)] 인공일식 만드는 '유럽의 눈', 태양의 비밀 밝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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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전세계 처음으로 16세 미만 SNS 이용 금지
- 호주 의회가 28일(현지시간) 16세미만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세계 최초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호주에서는 16세 미만일 경우 부모의 동의를 받더라도 SNS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호주상원은 이날 오후 찬성 34대 반대 19표로 이 법안을 승인했다. 전날 하원에서는 찬성 102대 반대 13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27일에는 하원에서 가결됐으며 연내 마지막 의회 회기 종료를 앞두고 호주 여야당이 합의했다. 법안은 하원으로 돌아가 야당의 개정안 승인을 거쳐 발표될 예정이다. 규제대상은 엑스(X·구 트위트)와 틱톡 등이며 어린이들이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대처를 게을리하는 기업에게는 벌금이 부과된다. 동영상 투고 사이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도 대상에 포함된다. 부모의 동의여부와 관계없이 어린이의 SNS이용이 금지되는 것은 국가차원에서는 처음이다. 법안은 모든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적용된다. 부모의 동의를 받은 청소년에 대한 예외 규정은 없다. 다만 법을 어기더라도 청소년이나 부모는 처벌받지 않는다. 대신 이를 허용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벌금 최대 5000만 호주달러(약 454억원)를 물게 된다. 기업들은 법안이 통과된 뒤 1년 동안 벌금을 유예받는다. 그동안 16세 미만 청소년 이용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아직 금지 대상 플랫폼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이러한 세부 사항은 미셸 로랜드 호주 통신부 장관이 호주 인터넷 규제 기관인 온라인안전국(eSafety Commissioner)의 조언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게임이나 메시지 플랫폼, 유튜브처럼 계정 없이 접속할 수 있는 플랫폼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호주 정부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법안 시행을 위해 SNS에 도입할 연령 확인 기술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호주에서는 SNS를 통해 어린이가 폭력적인 동영상 등 유해콘텐츠에 접속하거나 이지메(집단괴롭힘)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었다. SNS 이용금지를 법제화해 어린이의 정신건강을 지키려는 조치를 내린 것이다.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이 법안이 SNS가 어린이에게 가하는 '해악'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안전한지에 대해 걱정하는 부모가 많은데, 정부가 (이런 걱정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법안 시행 효과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해 위치정보를 조작하면 어린이들도 SNS에 접속할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계정 작성시 나이 확인을 어떻게 할지도 과제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으로 청소년이 온라인 규제 사각지대로 밀려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호주정부는 앞으로 신분증명서를 사용한 나이확인의 시스템을 시험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SNS 이용시에 신분증명서의 앱로드가 요구되면 16세이상의 이용자가 개인정보를 IT기업에 제공하게 된다. 호주정부는 IT기업에게는 개인데이터의 삭제를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15세 미만 미성년자가 SNS 계정을 만들려면 부모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법안이 통과했다. 그러나 이용자의 절반 정도가 VPN을 사용해 금지 조치를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글로벌 IT기업들은 이미 새로운 규제에 강한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엑스는 법안 가결전에 이루어진 상원조사에 대해 위법 의심이 있다며 소송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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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전세계 처음으로 16세 미만 SNS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