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방산 톱100 지형 급변-실리콘밸리가 록히드마틴을 위협하는 시대⋯K-방산의 선택은?
  • 안두릴 인더스트리·제너럴 아토믹스, 고성능 드론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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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디펜스 뉴스(Defense News)가 발표한 2025년 '글로벌 방산기업 톱100' 분석에 따르면, 드론, 인공지능(AI), 로봇 기술의 부상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사진은 안두릴 인더스트리의 일명 '퓨리(Fury)'로 불리는 드론 'YFQ-44'. 사진=안두릴 인더스트리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 방산 시장의 전통적 질서가 드론, 인공지능(AI), 로봇 기술의 부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디펜스 뉴스(Defense News)가 발표한 2025년 '글로벌 방산기업 톱100' 분석에 따르면, 안두릴 인더스트리(Anduril Industries)와 제너럴 아토믹스(General Atomics) 같은 중소 기술기업들이 고성능 드론과 차세대 전장 기술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현대 군사용 드론의 출발점은 1982년 레바논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무인정찰기(Mastiff, Scout)를 대규모로 사용한 것이었다. 정찰을 넘어 공격용으로 드론이 등장한 것은 2000년대다. 이후 드론은 2020년 9월 27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자칭 아르차흐 공화국) 간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에서 핵심 무기로 등장했다.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산 드론으로 아르메니아의 전차·방공망을 대량 파괴했고, 이것이 '드론 전쟁의 시작'으로 불린다.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에서 지난 3년 동안 드론은 정찰·포병유도·자폭 공격 등 전술 핵심 무기로 등장했다. 현대전에서 존재감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는 드론과 인공지능(AI), 로봇이 투입되는 글로벌 방산 현주소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8년차 스타트업 안두릴, 글로벌 방산 톱100 첫 진입


2025년 5월 1일, 미 공군 참모총장이 SNS에 올린 40초짜리 영상 하나가 방산업계를 뒤흔들었다. 캘리포니아 코스타메사의 격납고 문이 열리며 자율 드론 YFQ-44가 극적인 전자음악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 기체를 만든 곳은 록히드마틴도, 보잉도, 노스럽그루먼도 아니었다. 설립 8년 차 스타트업 안두릴 인더스트리(Anduril Industries)였다. 9월 2일 공개된 디펜스뉴스 '글로벌 방산기업 톱100'에서 안두릴은 방산 매출 9억 5000만 달러로 처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실리콘밸리식 스타트업이 방산 거인들의 아성에 처음으로 균열을 낸 순간이었다.


이처럼 드론과 AI, 자율 무기 체계가 글로벌 방산 시장의 질서를 근본에서 뒤흔들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최고 속도의 군비 확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장의 '물리 법칙' 자체가 바뀌면서 수십 년간 굳건하던 대형 방산업체 중심의 생태계에 거대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그 균열 속으로 AI 소프트웨어 기업과 드론 스타트업이 파고들고 있다. 그리고 이 격변의 틈새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갈아치우며 글로벌 무대에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성공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경고도 이미 들려오고 있다.


냉전 이후 최대 군비 확장…2조7000억 달러의 충격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025년 4월 2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국방비는 2조 71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1988년 이후 가장 가파른 연간 상승률이며, 10년 연속 증가세다.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이 국방비를 동시에 늘린 결과다. 글로벌 군사부담(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2.5%로 상승했고, 1인당 군사비 지출은 334달러로 1990년 이후 가장 높았다. SIPRI는 이를 '냉전 종식 이후 가장 가파른 연간 상승'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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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국방비 추이 및 2024년 주요국 국방비 증감. 인포그래픽=포커스온경제


특히 유럽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유럽 전체(러시아 포함) 국방비는 17% 증가한 6930억 달러를 기록했다. 냉전 종식 당시 수준을 처음 넘어선 것이다. 독일은 28% 증가한 885억 달러로 서유럽 최대 국방 지출국 자리를 탈환했다. 폴란드는 GDP의 4.2%를 국방비로 지출하며 무려 31% 증가를 기록했다. 루마니아(+43%), 스웨덴(+34%), 네덜란드(+35%)도 두 자릿수 급증세를 나타냈다. 이스라엘은 가자·헤즈볼라 전쟁 여파로 65% 증가한 456억 달러를 기록해 1967년 6일 전쟁 이후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러시아는 38% 증가한 1490억 달러로, GDP의 7.1%, 정부 지출의 19%를 군사비에 쏟아부었다(SIPRI 2025.4.28).


 "100개가 넘는 국가들이 2024년에 군비 지출을 늘렸다. 정부들이 점점 더 군사 안보를 우선시하면서 다른 예산 분야를 희생시키고 있으며, 이 경제적·사회적 트레이드오프는 수년간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시아오 량(Xiao Liang), SIPRI 군비지출 프로그램 연구원(SIPRI 공식 보도자료, 2025.4.28)


이 수요 폭발은 방산 기업 매출 성장으로 직결됐다. 디펜스뉴스 '글로벌 방산기업 톱100' 2025년판(2025.9.2)에 따르면, 100대 기업의 총 방산 매출은 6610억 달러로 전년 5940억 달러 대비 11% 증가했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에서 신속 납기와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로 주문이 집중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것이 바로 전통 강자들의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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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디펜스 뉴스 글로벌 방산 톱100 주요 순위 변동. 인포그래픽=포커스온경제

 

'네오프라임'의 부상…실리콘밸리가 방산을 바꾼다


2025년 방산 시장의 가장 큰 이변은 소위 '네오프라임(Neoprime)'으로 불리는 실리콘밸리발 기업들의 약진이다. 디펜스뉴스 톱100에서 안두릴은 방산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한 9억5000만 달러로 처음으로 93위에 진입했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방산 매출 15억7000만 달러로 70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이스X는 방산 매출 40억 달러로 40위에 새로 진입했다. 드론 제조사 크라토스 디펜스는 매출이 38% 증가해 9억8900만 달러를 기록했음에도 치열한 경쟁 탓에 89위에서 91위로 소폭 하락했다. UAE의 EDGE그룹도 42억 달러의 방산 매출로 38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Defense News 2025.9.2, defensehere.com 2025.9.1)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AI 소프트웨어와 자율 시스템을 핵심으로 한다는 점이다. 안두릴의 핵심 플랫폼 '래티스(Lattice OS)'는 위성·드론·지상 센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실시간 처리해 표적을 탐지·추적·분류하고 교전 여부를 결정한다. 팔란티어는 AI 기반 전장 데이터 통합 플랫폼으로 각국 군의 의사결정 속도를 수시간에서 수분으로 단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5년 5월 YFQ-44 드론의 공개는 이 패러다임 전환의 상징이었다. CCA(협업 전투기) 프로그램 1차 사업자로 안두릴과 제너럴 아토믹스가 선정됐다는 사실은, 펜타곤이 전통 대형 방산업체를 배제하고 기술 중심 신흥 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안두릴의 2024년 주요 수주 실적은 이 변화의 실체를 보여준다. 미 육군 차세대 지휘·통제 시스템 구축 팀 리더로 1억 달러 계약을 따냈다. 미 해병대·특수전사령부·육군과 방공 시스템 계약을 체결했다. 대만에 자폭 드론 계약을 성사시켰고, 해상 자율 잠수정 프로그램에서도 여러 건의 대형 계약을 확보했다. 안두릴은 최근 5년간 매년 매출을 2배씩 늘려왔다(Defense News, 2025.9.2).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변화를 더욱 가속화했다. 수십 달러짜리 상용 드론이 수백만 달러짜리 전차를 격파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각국 군은 기존 중량급 무기 체계 투자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전장의 물리적·수학적 조건이 영구적으로 변했다. 전장의 수학 문제-거리, 숫자, 질량, 규모, 센서 편재성-는 장거리에서 대규모 효과를 순간적으로 집중시키는 것을 요구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AI의 돌파구와 자율성, 무인 지휘통제를 기반으로 한 엄청난 컴퓨팅 능력이다. AI와 자율 시스템, 초연산 능력이 결합된 신개념 무기 체계가 이제 필수다."-매트 스텍크먼(Matt Steckman), 안두릴 인더스트리 사장·최고사업책임자(Defense News, 2025.9.2)


글로벌 순위의 재편…전통 강자와 신흥 도전자의 판세


록히드마틴은 2024년 방산 매출 683억9000만 달러로 1위를 굳건히 지켰다. RTX는 435억 달러로 2위로 올라섰다. 노스럽그루먼(366억 달러)과 제너럴 다이내믹스(365억 달러)가 각각 4·5위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3위에는 중국항공우주과학공업집단공사(CASIC)가 387억1000만 달러로 새로 이름을 올렸다. 2위였던 중국항공산업집단공사(AVIC)는 2024년 방산 수익을 공개하지 않아 순위에서 제외됐다(Defense News 2025.9.2, defensehere.com 2025.9.1).


게다가 유럽의 변동이 두드러진다. 영국 BAE 시스템즈는 방산 매출 322억 6000만 달러로 6위에 올랐다. 프랑스 탈레스(Thales)는 17위에서 10위로 급등했다. 독일 라인메탈은 82억 5000만 달러로 20위에서 18위로 상승했다.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퍼거 CEO는 "유럽에서 Zeitenwende(시대 전환) 2.0이 본격화됐다"고 선언했다(2025.3). 터키는 아셀산(43위, 35억 4000만 달러)·TAI(47위, 31억 5000만 달러)·로케트산(71위)·ASFAT(78위)·MKE(80위) 등 5개 기업을 동시에 톱100에 올리며 방산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이스라엘의 엘빗시스템스, 라파엘, IAI 등은 가자·헤즈볼라 전쟁 장기화로 방산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defensehere.com 2025.9.1).


  "드론과 로봇 기술은 기존 대형 항공기·함정 제조사들이 따라잡기 힘든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안두릴과 팔란티어 같은 기업들은 강한 관계를 형성했을 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방산 구조를 체계화해왔다. 이 기업들은 IT와 사이버 분야의 주요 강자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앨런 츠보트킨(Alan Chvotkin), 방산업계 수석 애널리스트(Defense News, 202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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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방산 핵심 성과 지표. 인포그래픽=포커스온경제


K-방산의 황금기…세계 10위, 수주잔고 730억 달러


방산 시장의 격변 속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은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KED글로벌(2025.2.18)에 따르면, 7개 주요 한국 방산 기업의 합산 수주잔고는 2024년 말 기준 105조 6000억 원(약 730억 달러)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말 42조 2283억 원의 두 배가 넘으며, 향후 4~5년치 작업량을 이미 확보한 셈이다. 한국 방산의 7대 기업 합산 매출은 2024년 19조 6800억 원에 달했다.


성장의 핵심 드라이버는 유럽의 긴급 무기 수요다. 유럽 CFE 조약 가동 중단(2022) 이후 한국은 미국·유럽 제조사들이 단기 대응하지 못하는 수요를 흡수했다. KED글로벌(2025.4.16)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4년 매출은 11조 2400억 원(폴란드 K9 자주포 수출 견인), 현대로템은 4조 3800억 원(폴란드 K2 전차), LIG넥스원은 역대 최고 연매출 3조 2800억 원(이라크 천궁 II 미사일 등)을 각각 기록했다. Fn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상장 방산 31개사 합산 매출은 2024년 43조 1000억 원으로, 2021년 29조 6000억 원에서 46% 증가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배 이상 증가한 3조 6400억 원으로, 반도체·자동차·스마트폰·조선과 함께 5대 주력 제조업에 진입했다(KED Global 2025.4.16).


SIPRI가 2025년 3월 10일 발표한 국제 무기 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0~24년 글로벌 무기 수출의 2.2%를 차지해 세계 10위 무기 수출국에 올랐다. 이는 10년 전 0.9%에서 2.4배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의 주요 무기 수출 물량은 2010~14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2020~24년 수출의 절반 이상이 유럽으로 향했으며, 폴란드만 46%를 차지했다.


  "K-방산의 성공이 향후 10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하다.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유럽의 안보 불안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해소되더라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 세대 기술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안상남,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진흥처장(코리아헤럴드, 2025.8.19)


AI·드론 시대의 K-방산…전략적 파트너십과 구조적 과제


K-방산의 현재 성공은 눈부시지만,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금의 호황은 재래식 무기(자주포·전차·로켓)의 대규모 수요에 기반한다. 문제는 AI와 드론, 자율 시스템이 이 재래식 무기 시장의 성장 한계를 빠르게 끌어당기고 있다는 점이다. '안두릴 충격'은 한국 방산업계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KED글로벌(2025.2.18)은 'K-방산이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엔진과 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의 국산화가 필수'라고 분석했다.


한국 방산 기업들은 2025년 들어 미국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이 공백을 메우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했다. 2025년 4월 2일, 방위사업청(DAPA)은 안두릴과 차세대 무인 전투 시스템 공동 R&D MOU를 체결했다. 서명식에는 한국항공(Korean Air) 항공우주사업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즈, KAI, LIG넥스원 대표들도 참석해 한국 방산 전체가 AI·자율 시스템 전환을 선언한 자리가 됐다(DAPA 공식 발표, 2025.4.2, Global Defense Aerospace Post 2025.4.8). 이튿날인 4월 3일에는 안두릴이 LIG넥스원과 AI 플랫폼 '래티스'를 신형 유도무기에 통합하는 파트너십 MOU를 맺었다. 같은 달 한국항공과도 자율 항공기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Army Recognition 2025.4).


같은 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제너럴 아토믹스와 그레이이글 STOL 전술 드론을 공동 개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5월에는 미국 자율 드론 스타트업 쉴드AI(Shield AI)도 LIG넥스원과 유인-무인 협업(MUM-T) 솔루션 개발 협약을 맺었다. 2025년 8월 7일에는 안두릴의 서울 사무소가 공식 개소하며, 한국 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Korea Times 2025.8.7). 국내 방산 역량 강화도 이어졌다. 2025년 7월 28일, DAPA는 LIG넥스원을 청궁 III 미사일 방어 체계 핵심 8개 사업의 주관 사업자로 선정했다. 약 3조 원 규모의 이 사업은 이스라엘 아이언돔의 한국판으로, ECS(교전통제체계)와 유도탄 개발을 LIG넥스원이 총괄한다. LIG넥스원은 이 사업을 통해 '방공 시스템의 두뇌' 역량을 공고히 하며, 이미 26억 달러 규모 이라크 수출 실적을 보유한 청궁 계열 체계의 차세대 수출 경쟁력도 강화할 전망이다(KED Global 2025.7.28).


  "우리는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에 수출하지 않지만,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설령 휴전이나 평화협정이 있더라도, 유럽의 전반적인 군비 증강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장기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방산업계 고위 관계자(코리아헤럴드, 2025.8.19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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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3대 전략 과제와 위험 혹은 기회 요인. 인포그래픽=포커스온경제


K-방산이 나아가야 할 길…분석과 3대 전략 제언


전문가들은 한국 방산 기업들이 현재의 호황을 발판 삼아 3가지 방향으로 전략적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AI 전장 관리 플랫폼의 독자 구축이다. 안두릴의 래티스처럼 센서·드론·무기 체계를 통합하는 독자적 AI 전장 OS를 확보해야 한다. DAPA와 LIG넥스원이 맺은 래티스 통합 파트너십은 기술 이전의 기회이지만, 미국 기술 의존이 고착될 위험도 안고 있다. 파트너십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내재화하는 것이 장기 경쟁력의 핵심이다. 둘째, 드론·무인 체계 혁신 생태계 구축이다. 안두릴이 8년 만에 톱100에 진입했듯, 방산 기술의 교체 주기는 과거보다 훨씬 빠르다. 대기업-스타트업-국방과학연구소(ADD)를 잇는 혁신 생태계를 속도 있게 육성해야 한다.


셋째, 핵심 부품·소프트웨어 국산화다. KED글로벌의 분석대로, 엔진과 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의 국산화가 없으면 미국 기술 수출 통제(ITAR)에서 벗어날 수 없고, 수출 자유도도 제한된다. 한국 방산업체들이 주요 무기 체계의 국산화율 80%를 달성했다는 것은 강점이지만, 아직 항공기 엔진과 고급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이 외국에 의존한다는 것은 취약점이다. KAI의 KF-21 전투기 독자 개발, LIG넥스원의 AESA 레이더 독자 개발이 그 방향성을 보여준다. 한국은 기술 자립 없이는 2030년 세계 4대 방산 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드론·AI·자율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새 전장에서 '규모'보다 '속도'와 '소프트웨어'가 승패를 가른다. 록히드마틴이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아성을 안두릴이 8년 만에 흔들었듯, 방산 시장의 패권은 전쟁의 물리 법칙이 변하는 속도만큼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K-방산이 이 거대한 조류에 올라탈 수 있을지는 지금 이 순간 내리는 전략적 결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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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글로벌 방산 패러다임 대전환-드론·AI·로봇이 전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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