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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초가공식품의 식탁 위협⋯건강 빨간불
-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에서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린 즉석밥, 편의점에서 산 컵라면, 퇴근길에 들른 패스트푸드점의 세트 메뉴, 야식으로 손이 간 과자 한 봉지. 이것이 대한민국 직장인 A씨의 하루 식사 일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 기준으로 삼는 NOVA 분류법에 따르면, 이 음식들은 모두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 UPF)'에 해당한다. 2024년 국제학술지 《BMJ》에 발표된 사상 최대 규모 메타분석(45개 연구, 약 1,000만 명 참여)은 초가공식품과 32가지 부정적 건강 결과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50% 증가, 불안 장애 48% 증가, 비만 55% 증가, 2형 당뇨 40% 증가 등 만성질환 팬데믹의 핵심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통적 자연식 중심 식단을 전 세계적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우리의 식탁에 조용히 스며든 초가공식품이 지금 우리 건강에 빨간불을 켜고 있다. 특히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지난 9월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아동과 청소년의 비만율이 사상 처음으로 저체중 비율을 넘어섰다면서 "비만은 더 이상 선진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모든 국가가 아동의 건강과 미래를 위협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또한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아동이 영양가 있고 저렴한 식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가 식품 환경을 개선하고, 초가공식품 산업의 정책 개입을 차단하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어린아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초가공식품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쳐본다. 초가공식품이란 무엇인가-NOVA 분류와 정의 초가공식품(UPF)은 2009년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 카를로스 몬테이루 교수팀이 개발한 NOVA 식품 분류 체계의 4단계 중 최고 가공 단계에 해당하는 식품군이다. 단순히 '가공된 식품'이 아니라, 자연 식품이나 가공 식품에서 추출·합성된 성분을 산업적으로 재조합하고 다양한 식품첨가물을 대량 투입해 만든 식품이다. NOVA 분류 체계는 가공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과일·채소·육류·달걀처럼 가공이 없거나 최소화된 식품이다. 2단계는 설탕·버터·식물성 기름처럼 요리에 쓰이는 가공 조리 재료다. 3단계는 절임류·치즈·통조림처럼 제한적 가공을 거친 식품이다. 그리고 4단계, 즉 초가공식품에는 즉석 라면, 탄산음료, 소시지·햄, 냉동 피자, 감자칩, 시판 빵·쿠키·시리얼, 가향 요거트, 패스트푸드, 에너지 드링크 등이 포함된다. 초가공식품의 핵심은 '첨가물의 범람'이다. 유화제, 방부제, 인공향료, 합성색소, 고과당 옥수수 시럽, 안정제, 증점제 등 가정 주방에서는 쓰지 않는 성분들이 원재료 목록을 가득 채운다. 이 성분들이 단순 '영양 불량'을 넘어 장내 미생물 교란, 내분비계 혼란, 염증 반응 촉진 등 독립적인 건강 위해를 유발한다는 것이 최신 연구의 핵심이다. 우리 식탁에 오른 초가공식품-세계와 한국의 섭취 실태 초가공식품은 더 이상 미국·영국의 문제가 아니다. 2023년 기준 미국 성인은 전체 열량의 58%, 영국은 57%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한다. 캐나다와 호주도 50% 이상이다. 유럽은 국가마다 편차가 크지만 14~44% 범위이며, 독일·프랑스 등 식문화가 강한 국가는 상대적으로 낮다. 브라질은 약 35%, 멕시코와 칠레는 40%를 상회한다. 주목할 점은 '증가 속도'다. 전 세계 초가공식품 판매는 1990년대 이후 일관되게 증가해왔으며, 아시아·남미·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증가세가 특히 가파르다. 미국에서는 2017~2018년 성인 56%, 청소년 65.6%이던 초가공식품 열량 비중이 2021~2023년에는 성인 53%, 청소년 61.9%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 초가공식품 섭취, 1998~2022년 10%p 급증⋯청소년 특히 위험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데이터 9만 6447명(1998~2022년)을 분석해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2025.2)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초가공식품 에너지 섭취 비중은 1998~2005년 17.41%에서 2016~2019년 26.71%로 약 9.3%포인트 급증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0~2022년) 처음으로 25.33%로 소폭 하락했지만 추세 반전으로 보기는 이르다. 더 심각한 건 아동·청소년이다. 2024년 11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비만 아동·청소년(8~17세)의 하루 섭취 식품 중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에너지 비중은 25%에 달했다. 초가공식품 섭취가 높은 상위 1/3 그룹에서는 식품량의 38%, 에너지의 45%가 초가공식품이었다. 한국 간편식(즉석식품류) 시장은 2022년 5조 8,5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4% 성장했으며, 2024년에는 약 6조 5,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연구들은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비타민·엽산·칼슘·마그네슘 등 필수 영양소 섭취가 줄어들고, 포화지방·나트륨·첨가당 섭취는 늘어난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양적으로는 배부르지만, 질적으로는 굶주리는' 이중 영양 불량이 초가공식품 식단의 본질이다. 초가공식품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질환별 분석 심혈관 질환-사망 위험 50~66% 증가 2024년 랜싯 지역 건강 아메리카(Lancet Regional Health Americas)에 발표된 연구(미국 3개 대형 코호트, 총 22만 명 이상)와 메타분석은 초가공식품 최다 섭취군이 최소 섭취군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17% 높고,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은 50%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심장 질환 사망 위험은 66%까지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초가공식품에 함유된 트랜스지방·포화지방은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과도한 나트륨은 혈압을 올린다. 여기에 유화제가 혈관 내피에 직접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대사질환-비만·당뇨의 악순환 2019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수행한 입원 무작위 대조시험(RCT, Cell Metabolism 게재)에서 초가공식품 식단군은 최소가공식품 식단군보다 하루 평균 500kcal를 더 섭취했고, 2주 만에 체중이 0.9kg 증가했다. 이 연구는 '초가공식품이 과잉 섭취를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2024년 메타분석은 초가공식품 고섭취군의 비만 위험이 55%, 2형 당뇨 위험이 40%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의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2024.11)는 국내 비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 최고 그룹의 지방간 위험이 최저 그룹 대비 1.75배, 중등도 이상 지방간 위험은 4.19배, 인슐린 저항성(2형 당뇨 전 단계) 위험은 2.44배 높음을 MRI 측정으로 확인했다. 연구 대상 비만 아동의 83%에서 지방간이 발견되었고, 62.8%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확인됐다. 암-대장암·유방암 위험 증가 2022년 《BMJ》에 발표된 연구는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남성의 대장암 발병 위험이 29% 높다고 보고했다. 2023년 리뷰 연구는 초가공식품 섭취가 10% 증가할 때마다 대장암·유방암·췌장암 위험이 상승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공육에 포함된 아질산나트륨은 체내에서 발암물질인 나이트로사민으로 변환되며,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뇌 건강-인지 저하·치매·파킨슨병 하버드 의과대학·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은 45세 이상 성인 2만여 명을 추적한 결과(Neurology, 2024.6), 전체 식사에서 초가공식품 비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인지 저하 위험이 16%, 뇌졸중 위험이 8%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2025년 1월 《알츠하이머병 예방 저널(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은 프레이밍햄 코호트 연구를 통해 중년기 초가공식품 섭취가 알츠하이머병 위험 증가와 유의하게 연관된다고 보고했다. 또한 2025년 3월 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는 초가공식품 장기 섭취가 파킨슨병 전구 증상과 연관된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정신 건강-불안·우울·삶의 질 저하 2024년 BMJ 메타분석은 초가공식품 고섭취군의 불안 위험이 48%, 우울 위험이 20% 높다는 것을 '높은 근거 수준'으로 확인했다. 수면장애 위험도 41% 증가했다. 초가공식품이 장내 미생물 군집을 교란하고, 이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 점점 더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2025년 3월 학술지 PeerJ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대학생 집단에서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을수록 정신적 고통이 크고 삶의 질이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체 사망 위험-섭취량과 정비례 증가 2025년 2월 학술지《체계적 문헌 고찰(Systematic Reviews)》(베이징우의병원·수도의과대학 연구팀)에 발표된 메타분석(18개 연구, 114만8387명, 17만3107건 사망)은 초가공식품 최다 섭취군이 최소 섭취군보다 전 원인 사망 위험이 15% 높고, 초가공식품 비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도 10% 씩 증가한다는 용량-반응 관계를 확인했다. 어떤 연구도 초가공식품 섭취와 긍정적 건강 결과의 연관성을 보고한 것은 없다. 왜 멈출 수 없는가-초가공식품의 '중독' 메커니즘 초가공식품이 건강에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왜 손을 놓지 못할까? 핵심은 '초미각성(hyperpalatability)'이다. 감자튀김처럼 설탕·지방·소금의 최적 조합을 갖춘 음식은 뇌의 보상 회로를 강력하게 활성화한다. 미국 스탠퍼드 의대 연구에 따르면 이 구조는 담배나 알코올의 중독 메커니즘과 유사하다. 초가공식품의 부드러운 질감과 빠른 소화 흡수는 포만감 신호를 지연시킨다. NIH 실험에서 초가공식품을 자유롭게 먹은 피험자들은 하루 약 1,000kcal를 추가로 섭취했다. 더불어 유화제·인공감미료 등이 장내 미생물을 교란하고 렙틴(포만 호르몬) 신호를 방해해 '먹어도 배고픈' 상태를 만든다. 가격은 싸고, 접근성은 높으며, 광고는 끊이지 않는다. 구조적 불평등이 저소득층일수록 더 많은 초가공식품을 소비하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한다. 초가공식품 문제는 개인의 의지력 문제가 아니라 식품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다. 한국 및 글로벌 대응-'경고 라벨'부터 '탄소세'까지 해외의 선제적 대응 칠레는 2016년 세계 최초로 에너지·당·나트륨·포화지방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검은 팔각형 경고 라벨을 의무 부착하도록 했다. 도입 후 대상 식품 구매가 24%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멕시코·콜롬비아·페루·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들이 유사 제도를 도입했다. 영국은 2022년 과학자문위원회(SACN)가 초가공식품 관련 문헌 검토를 시작했고, 2024년 6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세계비만연맹(World Obesity Federation) 국제 비만학술대회(2024, 상파울루)에서 NOVA 분류 창안자 몬테이루 교수는 "초가공식품을 담배처럼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학교·병원 내 초가공식품 판매 금지, 광고 제한, 세금 부과 후 수익으로 신선식품 보조금 지원 등을 공식 제안했다. 한국 정부의 현재 대응과 과제 한국 정부는 아직 초가공식품을 독립 규제 범주로 명문화하지 않았다. 다만 몇 가지 관련 조치가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23년 말 밀키트 등 간편식에 대한 9가지 영양 성분 의무 표시 개정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또한 식품업계와 나트륨·당 저감 자발적 협약을 이어오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2024년 11월 초가공식품과 아동 비만·지방간·인슐린 저항성 간 연관성을 국내 최초로 규명해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것이다. 이 연구는 정책 수립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이 칠레식 전면 경고 라벨, 학교 급식 내 초가공식품 제한 강화, 어린이 대상 광고 규제 등에서 뒤처져 있다고 지적한다. 2023년 식품소비 행태조사에서는 포장재 안전성을 우려하는 소비자가 20.6%, 식품첨가물 유해성을 걱정하는 소비자가 30.0%에 달했다. 소비자 인식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정책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계와 시민사회는 ▲NOVA 기반 초가공식품 영양 표시 도입 ▲학교·어린이집 내 초가공식품 판매 제한 ▲어린이 대상 광고 제한 ▲당·나트륨 함량 기준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식탁의 혁명이 필요하다 초가공식품은 '편리함'의 외피를 쓴 만성질환의 씨앗이다. 심장병, 당뇨, 암, 치매, 우울증, 비만-현대인을 괴롭히는 대부분의 만성 질환이 초가공식품 섭취와 연관된다는 근거가 지금 이 순간에도 쌓이고 있다. 더 이상 '어쩌다 한 번 먹는 간식'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성인은 하루 열량의 4분의 1 이상을, 아동은 절반 가까이를 초가공식품으로 채우는 세상이 됐다. 개인의 선택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불가능하다. 저렴하고 편리하고 맛있게 설계된 식품이 도처에 넘쳐나는 환경에서, 의지만으로 저항하라는 것은 가혹하다. 담배처럼, 정부와 사회가 구조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경고 라벨, 광고 규제, 학교 내 판매 제한, 신선식품 접근성 강화. 우리의 식탁을 지키는 일은 결국 정책의 몫이다. ■ 취재 및 참고 자료 · Lane MM et al. Ultra-processed food exposure and adverse health outcomes: umbrella review. BMJ, 2024 · Dai S et al. Ultra-processed foods and human health: umbrella review and updated meta-analyses. Clin Nutr, 2024 · Mendoza K et al. Ultra-processed foods and cardiovascular disease. Lancet Reg Health Am, 2024 · Lee H et al. Long-term trends in ultra-processed food consumption among Korean adults. Scientific Reports, 2025 ·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비만 아동·청소년의 초가공식품 섭취와 대사이상 연관성, Nutrients, 2024 · Lancet Series: Ultra-processed foods and human health, 2025.11 · Hall KD et al. Ultra-processed diets cause excess calorie intake and weight gain (RCT). Cell Metab, 2019 · 식품의약품안전처: 2024년 식품 등 생산실적 통계 · Stanford Medicine Insights: Ultra-processed food, 2025.7 · CDC: Ultra-processed food consumption data, 202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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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보도] 초가공식품의 식탁 위협⋯건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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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엔비디아 GPU 1만장 도입 추진⋯"AI 생태계 종속 우려" 목소리도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내 엔비디아의 최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을 확보하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인공지능(AI) 산업 생태계가 특정 글로벌 기업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16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클라우드 업계 대상 사업 설명회에서, 연내 확보 예정인 GPU 1만장을 엔비디아 H200(6400장)과 B200(3600장)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B200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GPU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제품으로, 국내에는 아직 도입 사례가 거의 없다. 과기정통부는 이들 GPU 도입과 관련해 유상범 장관이 미국을 방문 중 엔비디아 측과 직접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모델과 수량은 확정된 바 없으며, 클라우드 기업들의 수요와 기술 변화 속도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에서는 정부의 계획이 사실상 엔비디아 생태계에 종속되는 방향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에서 제기됐다. 특히 국내 AI 기업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 유연성을 제한하고, 특정 기업의 폐쇄형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쿠다(CUDA)'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실제로 한 참석자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모델이 국내 AI 기술과 충분히 호환되지 않을 경우, 정부의 대규모 GPU 도입이 오히려 국내 기업의 기술 자율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GPU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전용 프레임워크와 툴체인을 함께 공급하며, 대부분이 자사 중심 생태계(쿠다 생태계) 안에서만 활용 가능한 구조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유 장관이 엔비디아와의 협상에서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관련된 논의도 병행하고 있다"며, 특정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기술적·정책적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AI 인프라의 시급한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며,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의 클러스터링 역량과 기술 기반도 평가에 반영하겠다"며 "완제품 중심이 아닌 기술 자립과 유연성 확보를 병행하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다음 주 중으로 GPU 인프라를 실질적으로 구축·운영할 민간 클라우드 기업을 공모할 예정이며, 해당 사업을 통해 국내 AI 산업의 기반을 단기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AI 컴퓨팅 자원의 확보가 단순한 하드웨어 수입에 그칠 경우,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술 생태계의 구조적 종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 방향이 단기적 성과를 넘어, 독자적 기술 역량과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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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엔비디아 GPU 1만장 도입 추진⋯"AI 생태계 종속 우려"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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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포함⋯과학기술 협력 차질 우려
- 미국 에너지부가 15일(현지시간)부터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SCL)'에 포함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동맹국인 한국을 북한 등과 같은 규제 대상으로 분류함에 따라 한미 간 원자력, 에너지, 첨단기술 분야 협력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 리스트 내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기타 지정 국가'로 분류됐으며, 이에 따라 미국 에너지부 및 산하 연구기관 방문 시 신원 확인 등의 보안 절차가 요구된다. 한국 정부는 해당 조치의 해제를 위해 미측과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은 현재 협력 제한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니해설] 한국, 美 에너지부 '민감국가 리스트' 편입…과학기술 협력에 빨간불 켜지나 미국 에너지부(DOE)가 15일(현지시간)부터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SCL: Sensitive Countries List)'에 포함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 조치는 과학기술, 특히 원자력·에너지·첨단기술 분야에서 활발한 협력을 이어온 한미 간 관계에 상징적이자 실질적인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CL은 미국 에너지부가 국가안보와 핵 비확산, 테러 관련 우려 등을 이유로 연구 협력, 기술 교류 등에 제한을 두는 내부 리스트다. 리스트는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며, '테러지원국', '중국·러시아 등 고위험국', '기타 지정 국가'로 구분된다. 한국은 이 중 상대적으로 우려 수위가 낮은 '기타 지정 국가'로 분류됐지만, 에너지부 및 산하 17개 연구소와의 협력에 있어 사전 신원조회 등 보안 절차가 요구된다. 이는 사실상 북한 등과 유사한 취급을 받는 것이어서, 과학기술 협력을 비롯한 전략 동맹으로서의 상징성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새로운 제한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한국 정부는 실제 협력 현장에서의 차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리스트에서의 조속한 해제를 위해 미국 측과 국장급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SCL은 원래 공개되지 않는 명단이기 때문에 별도의 해제 통보가 없는 한 발효된 것으로 간주한다"며, 현재까지 미국 측으로부터 리스트 제외 관련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가 한국을 리스트에 추가한 시점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인 올해 1월이다. 다만, 명단 반영 이후에도 시행은 미뤄져 왔지만, 15일을 기점으로 발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지속적으로 명단 제외를 요청해왔지만, 미국 측은 에너지부 내부 절차 및 연례 검토 등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수용을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안은 다르지만, 미국 국무부가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2022년 한국을 2등급으로 강등했다가 2023년에 다시 1등급으로 복귀시킨 사례도 있어, 향후 리스트 해제 가능성은 열려 있다. 앞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크리스 라이트 DOE 장관과 만나 해당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정부는 한미 간 과학기술 및 산업 협력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현재 관계부처가 협력해 DOE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협력 계획에는 영향이 없도록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한국과의 협력 지속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에너지부는 지난달 연합뉴스에 "한국과의 양자 협력에 새로운 제한은 없으며, 향후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 증진을 기대한다"고 밝혔고, 국무부 역시 "한국과의 과학적 연구 협력을 매우 중시한다"며 긴밀한 협력 유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실무적 차원에서는 양국 과학자 및 기술자 간의 상호 방문과 연구개발 교류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에너지 안보, 원전 수출, AI 및 첨단기술 공동 연구 등 민감한 분야에서 미국의 신중한 태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미동맹이 단순히 군사동맹을 넘어 과학·기술·산업 협력으로 확장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기술 동맹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양국 정부는 민감국가 리스트 논란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협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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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포함⋯과학기술 협력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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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도 무탄소연합 "올해부터 해외 기업 참여 확대"
- 한국 주도의 '무탄소 에너지(Carbon-Free Energy, CFE)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비정부기구인 무탄소 연합(Carbon-Free, CF Alliance)이 올해부터 해외 기업을 회원으로 적극 포함시키며 국제적 확장을 모색하기로 결정했다. CF 연합은 2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정기 총회에서, 2023년을 CFE 이니셔티브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기념비적인 해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전략적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합체는 올해 중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작업반'을 출범시키고, 하반기에는 국제 기관 및 기업들에게도 회원 자격을 개방할 계획임을 밝혔다. CF 연합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기조 연설에서 'CFE 이니셔티브'의 전 세계적 확산을 강조한 이후, 민간 기업 및 기관의 참여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사단법인 형태로 설립됐다. 현재 CF연합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LG화학, 한화솔루션, 한국전력,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20개의 국내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아직 해외 기업 및 기관의 참여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RE100(재생 가능 에너지 100% 사용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과 같은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영향력 있는 이니셔티브에 비해 CF 연합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 정부와 산업계는 RE100 운동이 청정 전력으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는 주로 전력 사용에 한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에너지 사용이 많은 산업 부문 전체를 아우르는 국제적인 탈탄소 규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CF 연합 측은 이날 총회를 통해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한국생산기술연구원, FITI시험연구원 등 3개의 국내 기관이 CF 연합에 새롭게 가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CFE 이행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작업반'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기업들이 전력 사용 및 생산 공정 등의 영역에서 겪는 문제들이 글로벌 이행 기준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주요 국가 정부들 뿐만 아니라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같은 해외 주요 기관들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탄소제로(Carbon Zero) 또는 탄소 중립(Carbon Neutrality)은 특정 활동, 기업, 지역, 또는 국가가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줄이거나 상쇄하여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환경 정책이나 실천 방안을 말한다. 우리나라 정부가 주도하는 무탄소 운동도 이같은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 개념은 기후 변화를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신재셍 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이 운동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업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2014년 시작됐다. RE100은 비영리 단체인 국제기후변화 대응 단체 '더 클라이미트 그룹(The Climate Group)'이 국제 비영리 단체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카본 디스클로저 프로젝트,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기업의 탄소 배출 정보 공개 플랫폼)와 협력해서 운영한다. RE100에 가입한 기업들은 설정된 시간 내에 자신들의 전력 소비를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충족시키겠다고 약속한다. 이 목표는 태양광, 풍력, 수력 및 기타 재생 가능 에너지 소스를 통해 달성할 수 있으며,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재생 가능 에너지 공급자로부터 에너지를 구매하거나, 재생 가능 에너지 인증서(RECs)를 구입하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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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도 무탄소연합 "올해부터 해외 기업 참여 확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