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이견 해소될거라 확신"⋯"내가 연준 의장이면 통화스와프 이미 했다"
- 구윤철 부총리 " 빠른 속도로 조율단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5일(현지 시간) 한미간 관세협상이 마무리단계에 있으며, 열흘 내에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경제·통상 지휘부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일제히 미국으로 향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합의가 임박했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중국 외에 어떤 나라와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 (무역 협상에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진행자가 협상이 잘 되고 있느냐고 다시 묻자 "문제는 세부사항에 달려있고, 현재 그 세부내용들을 해결 중이다"고 답했다. 또한 이날부터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을 여기로 오는데, 우리는 그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미국에 도착했고, 총회 기간 베선트 장관과 회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개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미국으로 향한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관세협상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미 미국으로 들어갔다. 경제 관료들이 총출동한 만큼 조만간 협상 성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날 재무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협상 관련 질문에 "이견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현재 논의 중에 있고, 향후 10일 이내에 무언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에 대해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소관이라면서도,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놀랍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만약 제가 연준 의장이라면, 물론 아니지만,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가 한 것처럼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2020년 미국과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한국 정부는 관세 협상 과정에서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을 요구해왔는데,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이러한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구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미국이 우리나라 외환 시장에 대해 많이 이해를 하고 있다"며 "그래서 자기들도 저희가 제안한 것에 대해 받아들이고 이럴 것 같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계속 빠른 속도로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며 "그분들(김용범 대통령실 정책 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만나고 저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만나 총력 대응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 7월 말 한국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고,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펀드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3500억달러 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 구조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두달 넘게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이 최근 기존의 '전액 현금' 요구에서 한발 물러나 새로운 투자안을 제시했으며, 우리 정부가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전날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쪽에서 한참 동안 가타부타 말이 없었는데, 다행히 이번에 김정관 장관이 갔을 때 의미 있는 코멘트를 했고, 우리 입장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며 "이번 주에 장관급이 건너가서 또 논의해볼 생각"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2주 사이 우리가 보낸 수정 대안에 대해 미국이 상당히 의미 있는 반응을 보였다"며 타결 시점에 대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간이 목표"라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측이 지금 새로운 대안을 들고 나왔다"며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30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전망인데, 이를 계기로 한미 무역합의가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베선트 장관은 CNBC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후 정상들이 만나는 APEC 회의를 위해 한국으로 이동한다"고 확인했다.
APEC을 계기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은 최근 무역 갈등에도 정상 진행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알기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할 것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 문제가 악화되지 않는 이유는 두 정상간의 신뢰 수준 때문이다"며 "이는 미중 관계의 지속가능한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베선트 장관은 APEC에 앞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먼저 만나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