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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20회)
제20회 스라소니 꼬리를 가진 아기 고양이 카카오는 막장 개구쟁이였다. 노부부와 살던 며칠은 여기저기 가구 뒤에 숨어지냈다지만, 미상 씨 집으로 옮겨온 뒤론 사람에게 달라붙어 놔주질 않았다. 문제는 미상 씨가 쿠팡 카플렉서라는 점이다. 이틀에 한 번은 야간배송을 나가야 하는데 카카오는 그 시간을 견디지 못했다. 게다가 카카오와 희정 씨는 긴밀히 친할 수 없는 사이였다. 희정 씨의 고양이 알러지 때문이다. 카카오를 데리고 온 첫날 희정 씨는 너무나 기뻐했지만 금방 자신의 고양이 알러지를 알게 됐다. 기침이 나고 눈이 가렵고 숨이 가빠오는 증상에 카카오를 가까이하기 힘들었다. "카카오야, 넌 미상 씨 아이인가 봐. 나하곤 친할 수 없다." 그래서 카카오는 미상 씨 침실에서 침대와 벽 사이 좁은 공간을 자신의 집으로 삼고, 미상 씨 침대를 자신의 운동장으로 삼았다. 숨숨집을 사줬으나 숨숨집 따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언제나 미상 씨 품에 안겨 있었고 미상 씨 시선 안에서만 통통거리며 굴러다녔다. 그렇게 일주일쯤 지난 어느 날 쿠팡 야간배송을 끝내고 돌아온 미상 씨는 깜짝 놀랐다. "이게 뭐야, 카카오?" 카카오는 언제나 들어앉아 있던 침대 곁 틈에서 나와 침대 발치 책장의 책꽂이에 올라앉아 있다. 커다란 타월을 깔아준 침대 곁 틈을 들여다보니 그곳에는 카카오가 싸놓은 똥과 오줌으로 질퍽했다. "카카오! 너 미친 고양이로구나!" 어미 고양이와 헤어지고 남매 고양이마저 사라진 뒤 장작 가리 뒤에 숨어 있을 적의 스트레스 때문인 듯 카카오는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했다. 야간배송에서 돌아올 적마다 미상 씨는 카카오가 사고 친 곳을 찾아 집안을 살펴봐야 했고, 그럴 때마다 카카오는 자신의 죄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상 씨 다리에 달라붙어 깨물고 할퀴며 외로움에 떨었던 지난밤의 공포에 대한 해방감을 드러냈다. 그런 카카오를 불쌍하게 여긴 희정 씨가 하룻밤 카카오를 돌보게 되었다. 하지만 카카오의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집착은 간단히 끝나지 않았다. 카카오는 희정 씨의 침대에 뛰어올라 희정 씨의 품을 파고들었고 다음 날 아침 미상 씨가 희정 씨네 집에 들어섰을 때, 희정 씨는 두 눈이 퉁퉁 부어올라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미상 씨, 카카오는 정말 미친 고양이에요. 사랑에 굶주린 야수야." 궁리 끝에 두 사람은 카카오와 이별하기로 결심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희정 씨가 핸드폰으로 찾은 유기묘 임시보호 가정으로 보내는 방법이었는데, 다행히 그 집은 서울 시내 멀지 않은 곳에 있었으며 열 마리나 되는 유기묘를 거두어 키우고 있었다. 카카오로선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다. 사정 설명이 끝나고 이소하게 된 카카오를 앞에 두고 미상 씨가 말했다. "카카오야, 이 미친 아기 고양이야! 너는 친구 많은 집으로 살러 가지만 난 너무 가슴이 아파." 여전히 자신의 품으로 기어오르는 카카오를 껴안으며 미상 씨가 또 말했다. "내가 쿠팡 카플렉스를 퇴직하던가 네가 좀 더 자라 난동질을 그칠 때 우리 다시 만나자. 그래…… 넌 영원히 나와 희정 씨의 반려란다. 아주 예쁘고 영리하고 미친 고양이지." 유기묘 임보 가정으로 보호 생활하러 떠난 카카오를 희정 씨와 미상 씨는 늘 그리워했다. 다행히 임보하는 여인은 자주 카카오 사진을 보내주었고 그 사진은 두 사람에게 좋은 선물이 됐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나 카카오 중절 수술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은 늦여름의 어느 날, 임보하는 여인은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 두 마리 사진을 희정 씨의 핸드폰으로 보냈다. "어머나, 얘들 좀 보세요." 사진을 들여다보는 순간 미상 씨는 그들과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다. 이제 갓 눈 뜬 두 마리 아기 고양이는 남매인 듯했다. 오빠인듯한 노란색 고양이는 씩씩했고 여동생인 듯한 밤색 고양이는 얌전했다. "얘들은 딱 카카오 동생이에요. 카카오 동생 코코아와 초콜릿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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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5,600선 회복⋯한화오션 급등·증권주 랠리
코스피가 11일 1% 넘게 상승하며 5,600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7.36포인트(1.40%) 오른 5,609.95로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126.13포인트(2.28%) 오른 5,658.72로 출발해 장중 상승폭을 줄이며 거래를 마쳤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0.85포인트(-0.07%) 내린 1,136.83으로 약보합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내린 1,466.5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1.12%)와 SK하이닉스(2.03%)가 상승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한화오션(7.40%)과 삼성바이오로직스(4.08%), 금융주도 강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10.53%)과 키움증권(5.51%) 등 증권주는 급등했다. [미니해설] 중동 변수 속 증시 랠리…금융·조선 강세, 반도체가 지수 방어 코스피가 이틀 연속 상승하며 5,600선을 회복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글로벌 증시 혼조 속에서도 반도체와 금융, 조선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코스닥은 약보합으로 마감하며 대형주 중심 장세가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7.36포인트(1.40%) 오른 5,609.95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상승폭이 더 컸다. 지수는 126.13포인트(2.28%) 오른 5,658.72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3%대 상승을 보이며 5,700선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코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코스닥은 0.85포인트(-0.07%) 내린 1,136.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후반 들어 매물이 출회되면서 약보합으로 돌아섰다. 이날 증시는 대형주 중심의 강세 흐름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1.12%)는 장 초반 2.71% 상승 출발해 장중 3.03%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19만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2.03%) 역시 강세를 유지했다. 다만 장비주인 한미반도체(-3.55%)는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했다. 자동차와 배터리 관련 종목도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차(0.95%)와 기아(0.93%)가 동반 상승했고 LG에너지솔루션(0.68%), LG화학(1.45%)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SK스퀘어(1.99%) 역시 상승했다. 바이오와 조선 업종도 강세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4.08%)가 크게 올랐고 조선주인 한화오션(7.40%)은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방산주 일부는 약세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3.09%), 현대로템(-2.17%), 한화시스템(-5.44%) 등이 하락했다. 삼성SDI(-0.87%)도 약세였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증권주 급등이었다. 미래에셋증권(10.53%), 미래에셋생명(7.98%), 신영증권(7.83%), 키움증권(5.51%) 등 증권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주 역시 강세였다. KB금융(2.65%), 신한지주(2.13%), 하나금융지주(3.18%), 우리금융지주(3.89%) 등이 상승하며 금융 업종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인터넷 플랫폼 기업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NAVER(0.68%)는 상승했지만 카카오(-1.74%)는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내린 1,466.5원에 마감했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장 초반 환율은 4.8원 오른 1,474.0원에 출발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줄이며 하락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80달러대에서 안정된 점이 환율 안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우려 속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0.01% 상승했고 다우지수(-0.07%)와 S&P500(-0.21%)은 하락했다. 다만 엔비디아(1.16%), 테슬라(0.14%), 애플(0.37%) 등 주요 기술주는 상승했다. 국내 증시는 이런 엇갈린 신호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된 점을 주요 상승 요인으로 꼽는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증시 상승 추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업종이 조정을 받더라도 지수 상승 흐름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와 금융, 조선 등 실적 기대가 높은 업종 중심의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다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변동성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과 관련 뉴스에 따라 글로벌 위험자산 심리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가 지정학 변수와 글로벌 금리 흐름, 외국인 수급에 따라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미국 증시가 혼조 양상을 보였지만,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상승(0.7%)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는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 강세가 이어지는 한 국내 증시의 중기 상승 흐름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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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의 시의 정원-베이고 베다
베이고 베다 홍성주 풀이 울어요 와앙와앙 사각사각 머리카락만 자르라니까요 잘린 건 모가지예요 톱날 가득 풀냄새가 찐득찐득 코를 풀어요 땅속부터 흩뿌린 먼지 알갱이 풀이 풀어놓은 비명이에요 겁에 질린 팔 다리 늘어졌어요 이제야 보이는 바람이에요 피할 수 있는 공간은 이빨과 이빨 사이 한 철을 살아낸 이력이지요 기계가 우웅 울어요 뜨거운 한낮이 흥건히 시드는 중이지요 잘려나간 풀냄새가 납작 여름을 베고 누웠어요 마르는 중이에요 키 좀 크면 어때서요 차라리 뿌리째 뽑아버리든가요 풀 죽은 풀은 항변도 못하는 걸요 죽은듯 살아온 풀벌레만 누렁소만 소문없이 흔적없이 달아났어요 여태껏 풀, 벌레 없는 여름이 있기는 했던가요 우리도 가끔은 그렇게 잘려나가지 않나요 누군가의 손에 의해 깔끔하게 정돈된 길을 걷다 보면, 그 매끄러운 풍경을 만들기 위해 지불된 소리 없는 대가들을 잊곤 합니다. 무성하게 자란 풀들을 잘라내며 공중에 흩날리는 그 진한 풀비린내가 사실은 식물들이 온몸으로 내지르는 비명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지곤 하지요. 보기 좋게 정돈된 도시의 미관 뒤에는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었을 풀숲과, 그곳을 지키던 작은 생명들의 갑작스러운 퇴장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늘 효율과 질서를 최고로 여깁니다. 조금만 기준을 벗어나거나 키가 커지면 '관리'라는 명목 아래 가차 없이 베어내고 다듬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정말로 베어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거추장스러운 풀잎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와 함께 숨 쉬며 한 철을 견뎌온 생명의 이력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뿌리째 뽑히지도 못한 채 어중간하게 잘려나간 자리에 남은 그 찐득한 풀냄새는,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남긴 마지막 항변처럼 공중에 오래도록 머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회가 정한 높이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의 개성을 깎아내고, 튀어나온 부분을 억지로 눌러가며 '보기 좋은 상태'를 유지하려 애쓰곤 합니다. 그렇게 매끈하게 다듬어진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속에서 정작 내가 누려야 할 고유한 생명력이나 곁에 머물던 소중한 인연들은 소문도 없이 달아나버린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됩니다. 풀벌레 소리 들리지 않는 여름이 진정한 여름이 아니듯, 타인의 시선에 맞춰 박제된 삶 속에서 우리의 영혼은 점점 메말라가는 것은 아닐까요. 뜨거운 햇살 아래 납작하게 누워 말라가는 풀잎들을 보며, 문득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은 무질서하고, 때로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무성하더라도 그 안에 생명이 들끓고 숨소리가 들리는 풍경이 그립습니다. 무언가를 베어내어 얻은 일시적인 정갈함보다, 서로의 키 차이를 인정하며 어우러져 흔들리는 그 투박한 생명력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고 싶습니다. <필자 소개> 김조민 프로필 2013년 《서정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미래서정문학상, 조지훈문학상,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 한국예술위원회 문학창작산실 지원금 수혜. 웹진 시인광장 디카시 주간, 유튜브 (시읽는고양이) 크리에이터. 주요 작품 시집 『힘없는 질투』, 디카시집 『편복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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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3개월 연속 감소⋯2금융권 3조3000억 급증에 전체는 두 달째 증가
정부와 은행권의 강도 높은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 2월까지 석 달 연속 감소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00억원 줄었다. 은행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23년 1∼3월 이후 3년 만이다. 다만 2금융권 가계대출이 3조3000억원 늘며 증가 폭을 키운 탓에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에서 4000억원 늘어 반등했고, 상호금융권 집단대출이 급증하면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미니해설] 대출 조이니 2금융권으로…가계부채 숨은 팽창, 규제의 역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가 은행권 대출 증가세를 눌렀지만, 전체 가계부채 흐름까지 꺾지는 못했다. 오히려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뚜렷해지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6월 6조2000억원까지 불어났던 월간 증가 폭은 6·27 대책과 10·15 대책, 여기에 연말 총량관리까지 겹치면서 급격히 둔화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2조원 감소로 돌아선 뒤 올해 1월 1조1000억원 감소, 2월 3000억원 감소로 석 달 연속 줄었다. 은행권만 놓고 보면 대출 조이기가 일정한 효과를 낸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흐름은 엇갈렸다. 주택담보대출은 934조9000억원으로 4000억원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늘어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데다 신학기 이사 수요까지 겹친 영향이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36조6000억원으로 7000억원 줄어 석 달째 감소했다. 연초 상여금 유입에도 주식투자 수요가 늘면서 감소 폭은 다소 축소됐다. 문제는 은행권 억제만으로 전체 가계부채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2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늘어 1월 1조4000억원 증가보다 폭이 더 커졌다. 은행권에서 3000억원 줄었지만 2금융권에서 3조3000억원이 늘며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특히 상호금융권이 3조1000억원 증가하며 전체 확대를 주도했다. 집단대출 위주 증가라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과 맞물린 자금 흐름이 여전히 강하다는 뜻이다. 대출 항목별로 봐도 부동산 자금 수요는 꺾이지 않았다.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4조2000억원 늘어 전월 3조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2000억원 줄었지만 전월 1조6000억원 감소에 비해 줄어든 폭은 축소됐다. 은행 창구를 조여도 시장 전체에서는 주담대 중심의 증가세가 살아 있다는 의미다. 당국도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다소 꺾이고 일부 강남 지역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있지만, 이를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듯하다가 다시 확대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가계대출 흐름은 집값 기대 심리, 정책 강도, 비은행권 자금공급 속도에 따라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한편 2월 은행 기업대출은 9조6000억원 늘어 137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이 5조2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4조3000억원 증가했고, 개인사업자 대출도 1조원 늘었다. 수신은 47조3000억원 급증했다. 기업 결제성 자금과 지방자치단체 재정집행 대기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시입출식예금이 39조6000억원 늘었고, 정기예금도 10조7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자금 흐름의 결은 단순하지 않다. 자산운용사 수신에서는 주식형펀드가 34조1000억원 급증했고 기타펀드도 7조6000억원 늘었다. 반면 채권형펀드는 2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정기예금에서 가계 자금이 2조원 후반대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통상 2월 상여금으로 대출을 갚거나 예금을 늘리던 패턴과 다른 움직임이다. 예금과 채권시장에서 이탈한 일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2월 금융 흐름은 세 가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첫째, 은행권 대출 규제는 분명히 작동하고 있다. 둘째, 그 효과는 2금융권 확대로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 셋째, 가계 자금은 대출 상환과 예금 확대보다 투자처 이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가계부채를 안정시키려면 은행권 총량관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까지 포괄하는 정교한 관리 없이는 규제가 다른 통로를 키우는 역설만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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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89_천안(2)] 둥근 달에 띄워 보낸 염원, 양곡리 장승 앞의 천년 약속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굽이진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볕뉘가 따스하게 내려앉는 마을, '양곡리(陽谷里)'에 다다릅니다. 이름 그대로 볕이 잘 들고 골짜기마다 곡식이 풍성하게 여무는 이 아늑한 마을은, 사시사철 자연의 순리와 이웃의 정이 함께 흐르는 우리의 고향입니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객을 반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마을의 든든한 마스코트이자 수호신인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석상입니다. 투박하지만 인자한 웃음을 머금은 돌장승 옆으로는 마을 사람들이 직접 정성스레 돌을 주워다 쌓아 올린 거북이 조형물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돌무더기 하나하나에는 우리 양곡리 사람들의 무병장수와 안녕을 기원하는 간절한 염원이 깃들어 있습니다. 매년 정월 대보름이 되면, 조용하던 양곡리 어귀는 꽹과리와 장구 소리로 들썩입니다. 바로 한 해의 액운을 막고 풍요를 비는 ‘장승제’와,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윷을 던지는 ‘척사대회(擲柶大會)’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장승제와 척사대회는 단순한 민속놀이나 제례를 넘어, 기나긴 겨울을 이겨낸 농부들이 새봄의 농사를 준비하며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던 신성하고도 흥겨운 의식이었습니다. 이날만큼은 온 마을 사람들이 장승 앞에 모여 정성껏 차린 돼지머리와 과일 앞에서 절을 올리며, 올 한 해 마을의 화합과 무탈함을 한마음으로 기원합니다. 하지만 돌장승 앞에 차려진 제사상과 신명 나는 풍물패의 가락 이면에는, 짙은 애잔함이 배어 있습니다. 과거, 온 동네가 떠들썩하게 밤을 새우며 즐겼을 이 성대한 마을 축제는 이제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일제 강점기의 억압과 6.25 전쟁의 참화를 거치며 우리 민족의 수많은 토속 신앙과 전통이 뿌리째 흔들렸고, 뒤이은 거센 산업화와 도시화의 물결은 농촌의 청년들을 도시로 앗아갔습니다. 그 결과, 현재 양곡리를 비롯한 우리네 농촌은 심각한 고령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젊은 웃음소리는 잦아들었고, 외지인들의 발길이나 참여도 저조해졌습니다. 한때 마을의 가장 큰 잔치였던 장승제와 척사대회는 이제 백발이 성성한 마을 어르신들의 힘겨운 노력으로 간신히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냉정히 말해, 이대로라면 십수 년 뒤 이 아름다운 전통이 어찌 될지 비관적인 전망을 지울 수 없는 것이 뼈아픈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위태로운 명맥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마을을 지키고자 하는 헌신적인 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곡리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는 신동일 이장님의 노고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장님은 한겨울 함박눈이 쏟아지면 행여나 어르신들이 미끄러지실까 본인의 장비를 동원해 묵묵히 온 마을의 눈을 치우십니다. 이번 장승제와 척사대회를 위해서도 며칠 전부터 어르신들과 함께 동분서주하며 제물을 준비하고 행사장을 쓸고 닦으셨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마을을 내 가족처럼 보듬는 이러한 헌신이 있기에, 양곡리의 온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한 마을의 역사이자 우리 민족의 정신적 뿌리인 이러한 전통 행사를 단지 노령화된 마을의 자체적인 책임으로만 남겨두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각 지역에 산재한 토속적 행사와 전통이 소멸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재정적 지원과 함께 젊은 세대나 외지인들도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킬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전통은 박물관의 유리 장식장 안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숨 쉬는 광장에서 이어질 때 비로소 생명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둥근 대보름달 아래 장승 앞에서 두 손을 모은 양곡리 주민들의 주름진 얼굴에는 그래도 환한 미소가 번집니다. 윷가락이 허공을 가르고 떨어질 때마다 터져 나오는 탄성과 웃음 속에서 우리는 봅니다. 아무리 매서운 현실의 겨울바람이 불어와도,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마을 공동체의 힘은 결코 얼어붙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번 장승제와 척사대회를 통해 양곡리 주민들의 마음은 더욱 단단하게 하나로 이어질 것입니다. 돌을 하나하나 쌓아 듬직한 거북이를 만들어 냈듯, 서로를 향한 배려와 화합을 층층이 쌓아가는 양곡리는 앞으로도 볕이 잘 드는 그 이름처럼 더욱 흥하고 발전할 것입니다. 천하대장군의 넉넉한 웃음이 양곡리의 내일에도 변함없이 함께하기를, 둥근 달에 간절히 띄워 보냅니다. <필자 소개> 김종철 프로필 김종철은 1969년 경북에서 태어나 공학과 종교학을 아우르는 이력으로 독자적인 학문적 궤적을 구축해 온 연구자이자 출판인이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인문·종교 분야로 학문적 관심을 확장해 선문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 박사(Ph.D.)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선문대학교에서 강의전담교수로 재직하며 종교사상과 신종교 운동, 현대 한국 종교 현상에 대한 강의와 연구를 수행했다. 학문 활동과 더불어 출판 영역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현재 도서출판 아우내 대표로 재직하며 종교·사상·문화 분야 전문 서적을 기획·출간하고 있다. 또한 한국메시아운동사연구소 소장으로서 한국 신종교와 메시아 운동의 역사적 전개, 교리 형성, 분열과 재편 과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국제신인류문화학회 학회장으로 학술 교류와 연구 네트워크 확장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주식회사 네일톡톡 총괄이사로 기업 경영에도 참여하며 학문과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요 저서 『한국의 육신영생 신앙』 『통일교의 분열』 『통일교와 독생녀 현상』 『통일교 분열 실록 전집』(전 11권) 『독생녀론은 페미니즘 신학이다』 이들 저서는 한국 신종교 운동, 특히 통일교 계열의 교리 변화와 분열 양상, '독생녀' 담론의 신학적·사회문화적 의미를 분석한 연구 성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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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군, F-47·B-21용 차세대 침투 공격 무기(SiAW) 추가 공급원 탐색 착수
미 공군이 차세대 전투기 F-47과 스텔스 폭격기 B-21에 탑재할 '침투 공격 무기(SiAW, Stand-in Attack Weapon)' 또는 동등 성능 체계를 생산할 수 있는 추가 업체 발굴에 나섰다. 에글린 공군기지(Eglin AFB) 소재 미 공군 생애주기관리센터(AFLCMC) 무기국이 지난 수요일 정부 조달 시스템(SAM.gov)에 공급원 탐색 공고(Sources Sought Notice)를 게시했다고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 뉴스가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공고는 입찰 공고가 아닌 시장 조사 목적으로, 현재 노스롭 그루먼이 개발 중인 SiAW와 "대등하거나 향상된 역량"을 갖춘 체계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업체 응답 기한은 3월 19일이다. F-47, 특정 무기 체계 연동 문서에 최초 등장 이번 공고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보잉이 개발 중인 NGAD(Next-Generation Air Dominance) 전투기 F-47이 특정 무기 체계와 연동된 공개 조달 문서에 최초로 명기되었다는 사실이다. 공고에는 SiAW의 플랫폼 호환 요구사항으로 F-35, F-16, F-47, B-21이 나열되어 있다. F-35가 SiAW의 초기 탑재 기체이며, 미 공군은 이전에 B-21도 이 무기를 운용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SiAW는 분쟁 환경(contested environments) 내에서 이동식 표적을 초고속으로 타격하도록 설계된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이다. 주요 타격 대상에는 통합 방공망(IADS), 탄도 미사일 발사대, GPS 교란 장치, 반위성(ASAT) 체계가 포함된다. 공고에 명시된 주요 요구 역량은 다음과 같다. - 확장된 스탠드오프 사거리(extended standoff range) - 주파수 가변형 및 저탐지(LPI) 레이더를 추적하는 첨단 대방사(anti-radiation) 시커 - 항재밍 역량을 갖춘 정밀 GPS/INS 항법 - 견고한 전자 방어책(ECCM) 및 재공격(reattack) 능력 - 연간 최대 600발 양산 역량, 수명 주기 15년 노스롭 그루먼 개발 현황과 추가 공급원 탐색 배경 미 공군은 2023년 9월 노스롭 그루먼에 7억 500만 달러 규모의 SiAW 개발·시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이전 초기 단계에서는 록히드마틴과 L3해리스도 경쟁에 참여했었다. 노스롭 그루먼은 2024년 11월 첫 시험용 미사일을 공군에 인도했고, 2025년 12월에는 F-16에서의 분리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SiAW 프로그램은 현재 중간 단계 획득 신속 시제(Middle Tier Acquisition Rapid Prototyping) 단계를 실행 중이며, FY2026 예산 문서에 따르면 시제 개발은 FY2027 1분기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공고에는 계약 체결로부터 48개월의 성능 구현 기간이 설정되어 있으며, 2030년 초도 양산분 인도를 목표로 한다. 다만 미 공군은 추가 공급원을 탐색하는 이유나 이것이 기존 노스롭 그루먼 프로그램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번 탐색의 배경으로는 이란을 대상으로 한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작전이 정밀 유도 탄약 재고와 방산 산업 기반 역량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목요일 발표한 보고서가 이러한 우려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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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5% 급락⋯오천피 달성 나흘 만에 5,000선 붕괴
- 코스피가 2일 5% 넘게 급락하며 5,000선을 내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오천피’를 기록한 지 불과 4거래일 만에 5,0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1.74포인트(1.95%) 내린 5,122.62로 출발한 뒤 장 초반 5,000선이 무너졌다. 한때 낙폭을 줄이는 듯했지만 오전 10시 이후 하락세가 다시 가팔라지며 장중 4,933.58까지 밀렸다. 급락 여파로 낮 12시 31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지수도 51.80포인트(4.44%) 내린 1,098.36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매도세 영향으로 24.8원 오른 1,464.3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6.29%, SK하이닉스는 8.69% 급락했다. [미니해설] 은값 폭락·달러 강세가 키운 충격…'오천피' 이후 첫 대형 조정 코스피가 단숨에 5% 넘게 밀리며 '오천피' 안착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번 급락은 단일 악재보다는 해외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가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증시 약세, 은 가격 폭락, 달러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6%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43%, 0.94% 떨어졌다. 여기에 투기적 거래로 급등했던 은 가격이 하루 만에 30% 이상 폭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은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1% 넘게 급락했고, 금 가격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경계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증폭됐다. 국내 증시는 이 같은 외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장 초반 5,000선을 내준 뒤 오전 중 낙폭을 키우며 프로그램 매매가 쏟아졌고, 결국 올해 첫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발동되는데, 그만큼 단기 충격이 컸다는 의미다. 환율 급등도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24원 넘게 뛰며 1,460원 중반까지 치솟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000억 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주식 매도와 환율 상승이 맞물리는 전형적인 위험회피 국면이 전개된 셈이다. 원화 약세 폭은 엔화보다도 가팔라 원·엔 환율 역시 빠르게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한다.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매파 성향이 강한 인사가 지명됐다는 소식 이후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졌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한층 후퇴했다. 금리·환율·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흔들리는 구간에서는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더 큰 압박을 받기 쉽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2차전지, 성장주 전반의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6.29%)와 SK하이닉스(-8.69%)가 동반 급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4.25%)과 삼성SDI(-8.72%)도 큰 폭으로 밀렸다. 지수 상승을 이끌어왔던 대형주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으면서 시장 전반의 체력 저하가 드러났다. 자동차주와 금융주, 방산주, 플랫폼주 역시 예외 없이 하락하며 방어 역할을 하지 못했다. 현대차(-4.40%), 기아(-1.64%), 삼성바이오로직스(-1.95%), SK스퀘어(-11.40%)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하락세인 가운데 KB금융(-1.11%)과 한화오션(-3.54%),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2%), NAVER(-2.55%) 등 대부분의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이번 조정을 두고 추세적 하락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단기간에 급등한 뒤 외부 충격이 겹치며 나타난 가격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최근 몇 주간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오며 단기 과열 신호도 일부 나타난 상태였다. 문제는 조정 이후의 회복 속도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경우, 5,000선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향후 증시 방향은 미국 통화정책 신호와 달러 흐름, 원자재 가격 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 국면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천피' 이후 첫 대형 조정은 시장 체력을 점검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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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5% 급락⋯오천피 달성 나흘 만에 5,000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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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6)] "중국발 공포가 깨운 12년 전의 악몽"⋯금·은 시장 '검은 목요일'의 경고
- 안전자산의 대명사였던 금 시장이 유례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제 금값이 하루 만에 9% 급락하며 1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2024년부터 이어진 '황금 랠리'의 기세가 한순간에 꺾이면서, 시장에서는 2013년의 폭락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무적' 같던 금값, 9% 수직 낙하⋯2013년의 데자뷔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금 현물 종가는 트로이온스당 4,894.23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9.0% 폭락했다. 이는 2013년 4월 15일(-9.1%) 이후 가장 낮은 일일 변동률이다. 당시에도 금값은 10년 가까이 이어진 장기 우상향 끝에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과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겹치며 폭락한 바 있다. 이번 폭락의 도화선은 역설적으로 그간 랠리를 주도했던 '중국발 투기 자금'이었다. 2024년(27%)과 2025년(64%)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금값은 올해 장중 5,595달러까지 치솟으며 광기 어린 속도를 보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경 매파' 성향의 케빈 워시를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리 인하 기대감에 베팅했던 중국 투자자들이 일제히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시장은 붕괴했다. 전 브리지워터 원자재 책임자 알렉산더 캠벨은 "중국이 팔기 시작했고, 전 세계는 이제 그 강력한 후폭풍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라고 진단했다. '디베이스먼트' 신뢰의 균열⋯은(銀) 시장은 '아수라장' 지난해 투자자들은 달러 가치 하락과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금과 은을 사들이는 '디베이스먼트(Debasement) 트레이드'에 몰두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과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는 달러 신뢰도를 8%나 떨어뜨리며 금값을 천정부지로 밀어 올렸다. 그러나 투기 자금이 쏠린 곳부터 균열은 더 크게 나타났다. 시장 규모가 금의 8분의 1 수준(약 980억 달러)에 불과한 은 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달 30일 은 현물 가격은 하루 만에 27.7% 급락했다. 이날 최대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의 거래대금은 평소의 20배가 넘는 4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자산 중 하나로 기록됐다. 1980년 '은 파동'의 경고⋯거품 붕괴의 서막인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서 1980년 '헌트 형제 사건'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텍사스 석유 재벌 헌트 일가의 매집으로 50달러까지 치솟았던 은값은 단 두 달 만에 10달러 선으로 폭락하며 시장에 궤멸적인 타격을 입혔다. 올해 초까지 17%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이 단순한 조정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3년 폭락 당시에도 금값은 그해 말까지 저점을 계속 낮추며 장기 침체기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과열된 투기 수요가 빠져나간 자리에 실물 경제의 펀더멘털이 버텨줄지가 향후 금·은 가격의 향방을 결정할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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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6)] "중국발 공포가 깨운 12년 전의 악몽"⋯금·은 시장 '검은 목요일'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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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거래소, AI로 주가조작 조기 차단 나선다
-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초기 대응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오는 3일부터 '사이버 이상거래 탐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고 2일 밝혔다. 최근 온라인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 디지털 공간을 중심으로 허위 정보를 유포하거나 사전에 매집한 종목을 추천해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해당 시스템은 과거 이상거래 가능성이 제기됐던 종목과 관련한 온라인 게시물, 스팸 문자 신고 자료, 유튜브 콘텐츠, 주가 급등락 데이터 등을 인공지능이 종합적으로 학습·분석하도록 설계됐다. AI는 이를 바탕으로 객관화된 판단 지표를 산출하고, 사이버 공간의 정보 흐름을 상시 감시하면서 상장 종목별 위험도를 수치화해 이상 징후가 두드러진 종목을 자동으로 선별한다. 실무 담당자는 AI가 포착한 종목을 토대로 관련 거래 양상을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정밀 분석과 추가 조사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번 AI 시스템 도입을 통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보다 조기에 포착하고 시장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인공지능 기술과 사이버 정보 활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자본시장 감시 체계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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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거래소, AI로 주가조작 조기 차단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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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7,000선 뚫은 S&P 500의 비명'빅테크 실적·고용'에 내주 운명 걸렸다
- 2026년의 첫 달을 기록적인 상승세로 마감한 뉴욕 증시가 다음 주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한다.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하며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망스러운 클라우드 실적에 빅테크주들이 일제히 몸을 사리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주 연준(Fed)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내주 예정된 알파벳, 아마존 등 거대 기술기업들의 실적과 6일 발표될 1월 고용 보고서가 강세장의 지속 여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시장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성향을 보였던 인물로, 그의 지명 소식에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채권 금리와 달러가 요동치고 있다. 투자자들은 또한 지난주 금·은 가격의 급격한 변동에 주목하며 자산 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셧다운의 기저 효과가 사라진 뒤 처음으로 공개되는 '깨끗한'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내주 월가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미니해설] 7,000시대 뉴욕 증시, 'AI 실익'과 '매파 의장'이라는 두 개의 벽 1. "성장만으론 부족하다"…심판대에 서는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 지출(Capex)을 쏟아붓고도 클라우드 부문에서 시장을 감동시키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플란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짐 베어드는 "기대치가 매우 높아진 기업들에게 이제 실적으로 증명해야 할 책임(onus)이 돌아갔다"며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면 주가는 가차 없이 징벌당할 것(punished)"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단순히 숫자의 증가를 넘어, '수익화의 질'을 따지겠다는 시장의 서늘한 경고다. 내주 실적 발표를 앞둔 알파벳(4일)과 아마존(5일)은 MS와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TD 웰스의 수석 투자 전략가 시드 바이드야는 "빅테크 기업들의 엇갈린 반응 속에서도 확인된 것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출에 멈춤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이들이 AI 지출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미래를 향해 '돈을 태우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요구할 것이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AWS(클라우드)의 가속화와 함께 역대급 연휴 쇼핑 시즌의 성과가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다. 2026년 기업 이익이 15%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현실이 되려면, 내주 발표될 이들의 가이던스가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워야만 한다. 2. '케빈 워시' 지명 서프라이즈…연준의 '독립성'과 '매파적 본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것은 월가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워시는 과거 금융 위기 당시 위기 해결사로 활약하며 시장 친화적인 면모를 보였으나, 동시에 통화 팽창에 비판적이었던 강경파였다. 그의 등장은 연준의 독립성 문제와 맞물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주 연준이 금리 인하 중단(Pause)을 선언한 상황에서, 워시의 지명은 향후 금리 인하 경로가 더욱 좁아질 것임을 시사한다. 글렌메드(Glenmede)의 마이클 레이놀즈 부사장은 "정부 셧다운 여파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깨끗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지표들의 중요성은 평소보다 훨씬 높다"고 진단했다. 현재 선물 시장은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워시 체제'에 대한 공포는 채권 금리의 하방 압력을 방해하고 있다. 차기 의장 지명자가 상원 인준 과정에서 어떤 통화 정책 기조를 드러낼지에 따라, 달러 인덱스와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는 국면이다. 3. 고용 시장의 민낯 드러날 6일…'6만 4천 명'의 의미 내주 금요일(6일) 발표되는 1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는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지표가 될 것이다. 로이터 통신 설문 조사에 따르면 시장은 약 6만 4000건의 신규 고용을 예상하고 있다. 43일간의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통계적 왜곡이 사라진 뒤 처음으로 공개되는 '정제된'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짐 베어드 CIO는 "전반적으로 경제가 완만한 성장 궤도에 있다는 믿음이 고용 시장의 하한선을 지탱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만약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노동 시장의 급격한 균열을 보여준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중단 결정은 '정책적 실수'로 비판받으며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견조하다면 연준의 동결 기조는 탄력을 받겠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셧다운이라는 '안개'가 걷힌 뒤 마주할 미국 경제의 민낯이 어느 쪽이든, 내주 금요일 월가는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다. 4. 2026년 이익 성장률 15%…거품과 확신의 기로 현재 S&P 500의 7,000선 돌파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논리는 2026년 이익 성장률이 15%에 달할 것이라는 강력한 펀더멘털이다. 시드 바이드야는 "주식 시장은 긍정적인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익 성장이 그 핵심 구성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MS의 사례에서 보듯, 높은 멀티플(배수)을 정당화하려면 단순한 매출 성장을 넘어 영업이익률의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 내주 실적을 발표하는 일라이 릴리(비만 치료제), AMD(반도체), 디즈니(미디어) 등 각 섹터 대장주들의 성적표는 2026년 강세론의 실체를 검증하는 '현미경 조사'가 될 것이다. 특히 지난주 금과 은 가격의 급격한 폭락은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에서마저 수익을 확정 짓고 현금화하거나 다른 기회를 엿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이 이미 호재를 선반영해 7,000선까지 달려온 만큼,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유리턱' 상태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짐 베어드의 지적처럼 "불안한 지표가 나오거나 위험을 감수할 명백한 이유가 사라진다면, 얇아진 시장(thin market)은 변동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5. 한국 수출 30% 급등 예고…반도체가 견인하는 'K-트레이드' 국내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2월 1일 발표될 1월 수출입 동향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1월 수출은 전년 대비 무려 30%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2월의 13.3% 성장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폭발적 성장의 배경에는 견조한 반도체 수요와 함께, 설 연휴 이동에 따른 조업 일수 증가(3.5일)라는 계절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지출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외신의 분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다만, 수입 역시 12% 증가하며 무역 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보다 다소 줄어든 63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주 화요일(2월 3일) 발표될 한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의 행보와 맞물려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내주 주요 일정(현지 시각 기준) 2월 2일(월):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2월 3일(화): JOLTS 구인 보고서, 일라이 릴리·AMD 실적 2월 4일(수): 알파벳 실적, ISM 서비스업 PMI, ADP 민간 고용 2월 5일(목): 아마존·페덱스·디즈니 실적,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2월 6일(금): 1월 고용 보고서(비농업 고용, 실업률),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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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7,000선 뚫은 S&P 500의 비명'빅테크 실적·고용'에 내주 운명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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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연준 리스크 걷히자 투기 거품 붕괴⋯은·기술주 급랭
- 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 소식에 한때 안도했지만, 귀금속 가격 폭락과 기술주 약세가 겹치며 하락 마감했다.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지만, 과열됐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식으면서 시장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됐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41.18포인트(0.50%) 하락한 4만8796.7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9.21포인트(0.71%) 내린 6919.80, 나스닥종합지수는 289.21포인트(1.22%) 떨어진 2만3395.91에 마감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는 소식에 초반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워시는 인플레이션에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인물로,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고, 미 국채 금리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곧 하락 전환했다. 은과 금 가격이 각각 하루 만에 약 30%, 11% 급락하면서 투기적 자금이 빠져나갔고, 이 여파로 소재주와 기술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은 가격 급락은 최근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형성됐던 레버리지 거래가 강제 청산 국면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술주 가운데 애플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했다. 전날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적 발표 이후 10% 넘게 급락한 데 이어, 대형 기술주 전반에 대한 경계심이 이어졌다. 반면 통신주인 버라이즌은 실적 호조와 연간 전망 상향에 힘입어 11% 이상 급등했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는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유지했다. 1월 들어 다우·S&P500·나스닥은 각각 1% 안팎 상승했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5% 이상 오르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안도 랠리'는 짧았고, 시장은 다시 냉정해졌다 이번 뉴욕증시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금융시장 내부의 조정 압력이 동시에 작동한 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연준이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 워시는 과거 연준 내부에서 물가 안정과 통화정책 신뢰를 중시해온 인물로, 금융시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달러화 강세와 국채 금리 안정은 이러한 인식을 반영한다. 시장은 워시가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제도적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 변수 하나가 정리되자, 투자자들은 곧바로 다음 질문으로 이동했다. "그렇다면 지금 자산 가격은 정당한가." 은값 30% 폭락이 던진 경고…'투기 과열'의 끝은 늘 급격했다 이날 시장의 진짜 충격은 귀금속에서 나왔다. 은 가격은 하루 만에 약 30% 폭락하며 1980년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고, 금 역시 11% 급락했다. 불과 하루 전까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자산이 순식간에 급락한 것이다. 최근 1년간 은과 금 가격은 각각 200% 안팎, 80% 이상 급등했다. 지정학적 불안, 달러 가치 하락 우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겹치며 투기적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와 선물 거래를 통해 은 시장에 대거 유입됐다. 문제는 가격 상승 속도만큼이나 레버리지도 빠르게 쌓였다는 점이다.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자 마진콜이 연쇄적으로 발생했고, 이는 다시 강제 매도로 이어졌다. 실물 수급이나 펀더멘털 변화보다 금융 포지션 정리가 가격을 끌어내린 전형적인 ‘디레버리징 장세’였다. 귀금속 시장에서 시작된 충격은 곧바로 주식시장으로 번지며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경계심을 키웠다. 기술주 '실적의 함정'…AI는 성장 동력인가, 비용 리스크인가 기술주 흐름 역시 시장의 고민을 보여준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급증과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이는 실적 자체보다 비용 구조와 향후 마진 압박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성장 둔화와 AI 인프라 투자 부담을 이유로 급락한 이후, 대형 기술주 전반에 ‘좋은 실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AI는 여전히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지만, 단기적으로는 막대한 설비 투자와 운영 비용 증가라는 그림자를 동반한다. 시장은 이제 AI라는 키워드보다 "이익으로 얼마나 연결되는가"를 묻고 있다.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은 상태에서 실적의 질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는 오히려 실적 발표 이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장세는 분명히 보여줬다. 방어주·중소형주로 이동하는 자금…2026년 장세의 단서 흥미로운 점은 같은 날에도 업종별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점이다. 버라이즌처럼 실적 가시성이 높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종목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방어적 성격과 배당 매력이 재조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소형주가 대형 기술주 대비 상대적 강세를 이어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러셀2000지수는 이날 하락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5% 이상 상승하며 주요 지수를 웃돌았다. 대형 기술주 쏠림에 대한 피로감과 포트폴리오 분산 요구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정은 단순한 악재 반영이라기보다 시장이 다음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연준 인선이라는 정치 변수는 일단락됐고,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유동성에 기대 오른 자산들이 실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2026년 증시는 점차 그 답을 요구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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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연준 리스크 걷히자 투기 거품 붕괴⋯은·기술주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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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5,300 첫 돌파 후 진폭 확대⋯강보합 마감
- 코스피가 30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5,300선을 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11포인트(0.06%) 오른 5,224.3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10.90포인트(0.21%) 내린 5,210.35로 출발했으나 오전 10시 30분께 5,321.68까지 치솟으며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5,199.78까지 밀리는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코스닥 지수는 14.97포인트(1.29%) 내린 1,149.44로 약세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3.2원 오른 1,439.5원(15:30 종가)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0.12%)는 약보합 마감했고, SK하이닉스(5.57%)는 급등했다. [미니해설] 5,300선의 유혹과 경계…'불장' 속 더 커진 변동성 30일 국내 증시는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하락 출발했지만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단숨에 5,3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장중 5,3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을 단숨에 뛰어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수는 오전 한때 5,199.78까지 밀리며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장세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다. 특히 SK하이닉스(5.57%)는 909,0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931,000원까지 오르며 '90만 닉스'에 진입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강하게 작용했다. 반면 삼성전자(-0.12%)는 장 내내 강세를 보이다가 장 막판 차익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 대형 반도체주의 엇갈린 흐름은 지수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종별로는 극명한 온도 차가 나타났다. SK스퀘어(7.34%)는 급등했지만, 현대차(-5.30%)와 기아(-1.48%) 등 자동차주는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NAVER(-4.18%), LG에너지솔루션(-4.44%), 두산에너빌리티(-3.62%) 등 성장주와 이차전지 관련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에서 대형 수주 소식이 전해진 삼성SDI(0.52%)는 장 막판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지수는 14.97포인트(1.29%) 하락하며 1,150선을 내줬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차익 실현과 위험 회피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은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30일 외국인 투자자 국내 주식 매도 등의 영향으로 크게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3.2원 상승하며 1,439.5원(15:30 종가)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5.7원 상승한 1,432.0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11시24분께 1,441.25원으로 1,440원을 넘기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미 기술주 변동성 확대와 함께 환율 불안이 재차 부각되면서 외국인 수급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지수 상단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와 함께,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한 경계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코스피 5,300선 돌파는 한국 증시의 체력과 기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지만, 빠른 상승 이후 조정 가능성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환율 불안과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 미국 통상·환율 정책 변수는 당분간 증시의 주요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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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5,300 첫 돌파 후 진폭 확대⋯강보합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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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사상 첫 '4조 클럽' 가입⋯주주환원율 46.8% 달성
-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당기순이익 4조 원 시대를 열었다. 하나금융지주는 30일 공시를 통해 2025년 연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4조 2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비이자 이익의 가파른 성장이 견인했다. 그룹 비이자 이익은 2조 2133억 원으로 전년보다 14.9% 늘었으며,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 또한 비이자 이익이 59.1%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그룹의 이자 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합산한 핵심 이익은 11조 3,8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증대와 함께 강력한 주주환원책도 발표됐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중 총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기말 현금배당을 주당 1366원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연간 총 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9%p 상승한 46.8%를 기록하게 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니해설] 금융권의 새로운 이정표, 하나금융 '4조 클럽' 진입 국내 금융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4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금리 변동성 확대라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은행의 전통적 수익원인 이자 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비이자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점이 고무적이다. 금융권에서 KB금융은 2024년에 이미 5조원을 돌파했다. 신한금융 또한 2025년에 사상 처음으로 5조 클럽에 진입한 것으로 예상된다. 비이자 이익이 견인한 질적 성장 이번 하나금융 실적의 핵심 키워드는 '비이자 이익'이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비이자 이익은 2조 21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경우 비이자 부문의 약진이 더욱 눈부시다. 하나은행의 비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59.1% 증가한 1조 92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외환 및 자산관리(WM) 수수료 증대와 더불어 트레이딩 실적 개선,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매매 평가익과 수수료 이익이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그룹 전체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은 시장 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이 이번 실적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실적 성장만큼 주목받는 부분은 리스크 관리 능력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연체율 상승 우려가 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을 방어했다. 그룹 연체율은 0.52%로 전 분기 대비 0.05%p 하락하며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고, 대손 비용률 역시 0.29%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손실 흡수 능력을 입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모범, 파격적 주주환원 하나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주주환원책을 내놓았다. 이사회는 올해 상반기 중 총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결정했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000억 원씩 나누어 집행하며 주가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배당 정책 또한 대폭 강화됐다. 기말 현금배당을 포함한 연간 총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4105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조세특례제한법상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이는 주주들에게 배당소득 분리 과세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됨으로써 투자 매력도를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하나금융의 지난해 연간 주주환원율은 46.8%에 달하며, 금융권 내 '밸류업'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사상 최대 실적은 효율적인 비용 관리와 수익 구조의 다각화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하나카드(2177억), 하나증권(2120억) 등 비은행 관계사들 역시 견고한 수익을 뒷받침하며 그룹의 체질 개선을 도왔다. 향후 하나금융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시장과의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4조 클럽'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하나금융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얼마나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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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사상 첫 '4조 클럽' 가입⋯주주환원율 46.8%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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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 환율 관찰 대상국 재 지정⋯"원화 약세, 기초여건과 괴리"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9일(현지시간)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차 지정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연방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태국 등 10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했다. 태국은 이번에 새롭게 포함됐다. 한국은 2023년 11월 7년여 만에 명단에서 제외됐으나, 2024년 1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시 관찰 대상국에 포함된 이후 이번에도 지위를 유지했다. 재무부는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지정 사유로 들었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2024년 말 원화는 한국의 강력한 경제 기초여건에 부합하지 않게 약세를 보였다"고 지적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대체로 대칭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 측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니해설] 환율 압박 카드 다시 꺼낸 미국…'관찰' 유지 속 한국은 방어 논리 강화 미국이 다시 한 번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 명단에 올려두면서 한미 통상·금융 관계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지정 유지'에 불과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환율 문제를 무역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재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과 정책 당국 모두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대목이다. 미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한 이유로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명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2025년 6월까지 4개 분기 동안 GDP의 5.9%로, 전년 동기 4.3%에서 크게 확대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 5년 평균인 5.2%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흑자 확대의 원인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상품 무역이 지목됐다. 소득과 서비스 부문의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와 기타 기술 제품 수출이 경상수지 개선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평가다. 대미 상품·서비스 흑자 역시 520억 달러로, 2016년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180억 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의 환율보고서 평가 기준 가운데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 미국은 ▲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흑자 ▲ GDP 대비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 ▲ 외환시장 개입 요건 등 세 가지 기준 중 두 개를 충족할 경우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한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심층분석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었지만, 한국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관찰 대상국에 머물렀다. 주목할 부분은 재무부가 원화 약세를 비교적 직설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2024년 4분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국내 정치적 불안이 겹치며 원화에 대한 절하 압력이 극심해졌다"며 "2025년 말에도 원화는 한국의 강한 경제 기초여건과 부합하지 않게 추가 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했던 상황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해석된다. 다만 동시에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비교적 우호적인 평가를 내놨다. 재무부는 한국의 외환 개입이 "대체로 대칭적(symmetrical)"이었다며, 절하 압력과 절상 압력 모두에서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2009~2016년 원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일방적 개입 패턴에서 벗어나 대칭적 개입으로 전환한 점을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외환시장 제도 개선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재무부는 한국 자본시장이 상당한 개방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와 외국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 허용 등이 시장의 회복력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연금의 외화 매수 역시 해외 투자 다변화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경쟁적 평가절하로 보지 않았다. 이번 보고서부터 달라진 점도 있다. 재무부는 단순한 외환시장 개입 여부를 넘어 자본 유출입 관리, 거시건전성 조치, 정부투자기관 활용 여부까지 포함해 경쟁적 평가절하 가능성을 보다 폭넓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무역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보고서에서 "무역 상대국들이 외환 개입이나 비시장적 관행을 통해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지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투명성 부족을 강하게 지적하며 향후 지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원화에 대한 이례적 평가는 지난해 하반기 원화 약세가 과도했다는 미국 재무부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이번 환율 관찰 대상국 재지정은 한국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기보다는, 환율 문제를 무역 협상의 주요 변수로 관리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성격이 강하다. 다만 대미 흑자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관세·통상 이슈와 맞물려 환율 문제가 다시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으로서는 '조작국' 프레임을 피하면서도 원화 변동성 관리와 대미 통상 전략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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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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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 환율 관찰 대상국 재 지정⋯"원화 약세, 기초여건과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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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마이크로소프트 급락에 기술주 흔들⋯뉴욕증시, AI 낙관론에 첫 제동
- 미국 뉴욕증시가 대형 기술주의 급락에 휘청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실적 발표 이후 12% 급락하며 기술주 전반에 충격을 주자, 인공지능(AI) 랠리를 이끌어온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 내린 6940.02에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3% 급락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4포인트(0.1%) 하락에 그쳤다. 비트코인은 6% 급락하며 약 두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이날 증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발표가 결정타가 됐다. MS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는데, 클라우드 사업 성장 둔화와 함께 다음 분기 영업이익률 전망을 낮춘 점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MS의 급락은 S&P500과 나스닥 지수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도 흔들렸다. 서비스나우, 오라클, 세일즈포스 등이 일제히 급락하며 기술주 조정 폭을 키웠다. 소프트웨어 업종을 추종하는 ETF는 고점 대비 22% 하락해 약세장 국면에 진입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가 성장 동력인 동시에 수익성과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메타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10% 급등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캐터필러도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3% 상승했다. 한편 미 상원에서 정부 예산안이 진전을 보지 못하며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다시 부각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니해설] 'AI는 성장 엔진인가, 비용 폭탄인가'…기술주가 던진 불편한 질문 이번 뉴욕증시 조정의 출발점은 단순한 실적 미스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은 수치만 놓고 보면 ‘참패’라 부르기 어렵다. 문제는 시장이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왔던 전제가 흔들렸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성장 둔화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AI가 더 이상 단기 실적을 끌어올리는 만능 카드가 아니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경쟁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12% 급락이라는 극단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AI 투자가 가져올 ‘수익의 시점’이 예상보다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AI 데이터센터와 GPU 확보 경쟁은 비용 구조를 빠르게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 비용이 얼마나 빠르게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시장은 이제 "AI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넘어 "AI가 언제, 얼마나 돈이 되느냐"를 묻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급락은 이 질문에 대한 시장의 조급함이 집약된 사건이었다. 소프트웨어의 약세, 기술주 내부에서 갈라진 운명 이번 장세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기술주 내부의 균열이다. 반도체와 일부 하드웨어 종목은 여전히 AI 수혜 기대를 받는 반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정반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서비스나우, 세일즈포스, SAP 등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동반 급락은 단기 실적보다 구조적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AI는 소프트웨어 기업에 양날의 검이다.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기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구독 모델의 가격 정당성을 약화시킬 가능성도 크다. 생성형 AI가 코딩, 데이터 분석, 업무 자동화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하면서 "비싼 소프트웨어를 계속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기업 고객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종 ETF가 고점 대비 20% 넘게 밀리며 약세장에 진입한 것은 상징적이다. 이는 기술주 전체의 붕괴라기보다, AI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재평가로 해석할 수 있다. 기술주 내부에서도 'AI 수혜주'와 'AI 피해주'가 분명히 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연준·정치 리스크까지 겹친 '속도 조절 국면' 여기에 거시 변수들이 겹치며 조정의 깊이를 키웠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금리 인하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재확인했다. 이는 고평가 논란이 있는 기술주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질수록,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은 높아지고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미 상원의 예산안 처리 난항으로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실제로 금 가격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고,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은 큰 폭으로 밀렸다. 이는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조정을 강세장의 종말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 기업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시장은 AI라는 거대한 테마를 포기하기보다 '속도 조절'과 '선별 투자'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메타가 실적과 가이던스로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며 급등한 사례는, AI 투자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향후 관건은 남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와 수익성 간의 균형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느냐다. 애플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 실적은 이번 조정이 단기 충격에 그칠지, 아니면 기술주 전반의 구조적 재평가로 이어질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AI는 여전히 시장의 핵심 동력이지만, 이제 그 힘은 '꿈'이 아니라 '숫자'로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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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마이크로소프트 급락에 기술주 흔들⋯뉴욕증시, AI 낙관론에 첫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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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반도체 쌍두마차에 불붙은 코스피⋯사상 첫 5,200선 안착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 발표에 힘입어 코스피가 29일 사상 처음으로 5,200선을 넘긴 채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50.44포인트(0.98%) 오른 5,221.25로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72.61포인트(1.40%) 오른 5,243.42로 출발해 개장 직후 5,252.61까지 치솟았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한때 5,073.12까지 밀리는 등 변동성을 보였다. 이후 낙폭을 만회하며 5,2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30.89포인트(2.73%) 급등한 1,164.41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3.8원 오른 1,426.3원(15:30 종가)을 기록했다. 대형 반도체주는 혼조세였다. 삼성전자(-1.05%)는 차익 매물 출회로 하락 마감했으며, SK하이닉스(2.38%)는 상승 전환해 강세를 보였다. 반면 증권주는 지수 급등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 기대에 일제히 급등했다. [미니해설] "광풍의 1월"…반도체가 열고 증권주가 완성한 5,200 코스피 코스피가 마침내 '오천피'를 넘어 5,200선에 안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반도체 양대 축이 기록적인 실적을 내놓으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여기에 증권주가 불을 붙이면서 시장 전반으로 상승 에너지가 확산됐다.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은 컸지만, 시장은 이날을 ‘레벨 업’의 하루로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시장 기대를 웃도는 수치를 기록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했고,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수요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여파가 이어졌다. 지수는 개장 직후 5,252.61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그러나 상승 속도만큼이나 조정도 빨랐다. 실적 재료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인식 속에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셀 온(sell-on)' 현상이 나타났다. 오전 한때 코스피는 5,073.12까지 밀리며 5,100선 붕괴 우려도 제기됐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상단을 눌렀다. 반면 개인은 1조원 넘는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고, 개인과 기관이 이를 받아내는 구도였다. 이 같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다시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은 배경에는 '반도체 이후'에 대한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1.05%)는 장 초반 급등 이후 차익 매물에 밀렸지만,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하며 마감했다. SK하이닉스(2.38%)는 실적 모멘텀을 재확인하며 강세로 장을 끝냈다.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중장기 전망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인식이 유지된 결과다. 눈에 띄는 변화는 증권주였다.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코스닥까지 1,100선을 돌파하자 증권업종으로 자금이 집중됐다. 미래에셋증권은 17.39%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4만원대를 넘어섰다. 키움증권(7.85%), 한국금융지주(9.38%), NH투자증권(4.62%), 삼성증권(3.85%) 등 대형 증권사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상상인증권(18.72%), 신영증권(7.01%), 부국증권(6.76%) 등 중·소형사 역시 동반 상승했다. 증권주는 지수 상승 구간에서 수혜가 가장 빠르게 반영되는 업종이다. 거래대금 증가, 신용잔고 확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부문의 실적 개선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후행 업종'이 아닌 '주도 업종'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KRX 증권지수는 최근 한 달 새 28% 넘게 상승해 코스피와 코스닥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한편 이차전지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LG에너지솔루션(-3.36%), 삼성SDI(-2.14%) 등은 차익 매물과 업황 부담으로 하락했고, 바이오주 역시 셀트리온(-1.83%), 삼성바이오로직스(-0.84%) 등이 약세를 보였다. 지수 급등 국면에서 자금이 보다 확실한 실적과 모멘텀을 가진 업종으로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환율은 소폭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3.8원 오른 1,426.3원으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달러 약세가 진정되고, 엔화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 반영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장세를 '광풍에 가까운 랠리'로 표현하면서도, 구조적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반도체가 판을 열고 자동차와 증권이 뒤를 받치는 장세"라며 증권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변동성 확대는 경계 요인으로 남아 있다. 코스피 5,200선 안착은 상징적 이정표지만, 향후에는 실적의 지속성과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지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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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반도체 쌍두마차에 불붙은 코스피⋯사상 첫 5,200선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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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인하 멈춘 연준…파월, '독립성 수호' 마지막 배수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과 사법 처리 위협 속에서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의 ‘숨 고르기’를 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오던 금리 인하 행진에 제동을 걸며, 연준의 최우선 가치인 ‘정치적 독립성’과 ‘데이터 후행적(Data-dependent) 정책’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표결 결과는 10대 2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0.2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대세는 ‘동결’이었다. 이로써 3차례 연속 이어지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일단 멈춰 섰다. 시장의 이목을 끈 것은 연준의 확연히 달라진 경기 진단이다. 성명서 곳곳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연준은 기존 12월 자료의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문구를 “견조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고용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문구를 과감히 삭제하고, 대신 “실업률이 일부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고용 악화 우려보다 “여전히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불씨를 더 경계하겠다는 선회다. 연준은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 경제 지표와 전망, 위험의 균형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밝혀, 시장에서는 연준이 빨라야 오는 6월에나 금리 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 지표 이면에는 오는 5월 임기 종료를 앞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벼랑 끝 대치가 자리 잡고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연준 청사 개보수 문제로 미 법무부 대배심의 소환장을 받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그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이번 수사를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전례 없는 행정부의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임기 말 파월 체제의 연준이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이번 금리 동결로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연준의 독립성 수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이오와주 경제 연설에서 “차기 의장 후보를 곧 발표할 것”이라며 “새 의장 체제에서 금리가 크게 내려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파월이 떠난 5월 이후, 트럼프의 의중이 반영된 새 의장이 연준의 운전대를 잡을 경우 글로벌 통화정책은 또 한 번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Key Insights] 미 연준의 금리 동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장악 시도는 한국 경제에 중대한 도전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은 한국은행의 통화 완화 속도를 제약해 내수 회복에 부담을 준다. 반대로 5월 이후 트럼프 입맛에 맞는 새 연준 의장이 인위적인 대폭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극심한 환율 변동성이 촉발될 수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통화정책의 정치화가 부를 외환·금융 시장의 거대한 충격에 대비해 철저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Summary] 미 연준은 올해 첫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동결하며 3회 연속 이어온 인하 행진을 멈췄다. 경제의 견조한 성장과 고용 안정 조짐을 반영해 인플레이션 경계감으로 선회한 조치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미 법무부의 기소 위협을 받으며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5월 파월 퇴임 후 새 의장 체제에서 대폭적인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압박해 향후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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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인하 멈춘 연준…파월, '독립성 수호' 마지막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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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 7천 첫 터치⋯Fed '동결+신중'에 랠리 숨 고르기
- 미국 뉴욕증시가 28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동결 속에서 '기록 경신'과 '상승 둔화'가 교차하는 장을 연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장중 7000선을 사상 처음 넘어 7002.28까지 치솟았지만, 연준이 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고 경제 평가를 '견조' 쪽으로 끌어올리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해 보합권으로 밀렸다. 다우지수도 보합권, 나스닥은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0.3% 안팎 오름세를 유지했다. 연준 성명은 "경제 활동이 탄탄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문구를 넣고, 실업률에 대해서도 "안정 조짐"을 언급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이 크게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며 시장의 조기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발표 직후 미 국채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았고, 통화정책 경로가 '서두르지 않겠다'는 쪽으로 기울자 위험자산의 추격 매수도 한 템포 느려졌다. 지수 상단을 떠받친 것은 반도체·AI 관련주였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가 AI 데이터 저장 수요를 근거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며 주가가 20% 급등했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사상 최대 수준의 수주와 2026년 낙관 전망을 제시하며 장중 강세를 이끌었다. 또 중국 당국이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의 엔비디아 H200 AI 칩 구매를 승인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엔비디아가 1% 넘게 오르는 등 반도체주 전반에 매수세가 붙었다. 마이크론, TSMC도 동반 강세를 보였고, 반도체 ETF(SMH)는 2%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칩 랠리'가 장 전체로 넓게 번지지 못하면서 S&P500의 상승도 연준 발표를 기점으로 힘이 빠졌다. 시장의 다음 초점은 초대형 기술주의 실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메타·테슬라가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고, 애플은 다음 날 성적표를 공개한다. 월가는 AI 투자 규모(설비·운영비)와 수익화 속도, 클라우드 성장률이 이번 분기 ‘방향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니해설] '7000 돌파'의 의미…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 S&P500이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어선 장면은 분명 상징적이다. 그러나 이번 돌파는 과거와 같은 '환호성 랠리'와는 결이 달랐다. 지수는 반도체와 AI 관련주의 강세에 힘입어 장중 7002선까지 올라섰지만, 고점을 확인한 직후 매수세는 빠르게 둔화됐다. 연준의 정책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시장이 더 이상 ‘지수 숫자’ 자체에 반응하기보다, 그 숫자를 정당화할 수 있는 펀더멘털의 지속성을 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뉴욕증시는 AI 기대감이 촉발한 랠리를 통해 이미 상당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거쳤다. 7000선 돌파는 이 흐름의 연장선에 있었지만, 동시에 "이 가격을 계속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시장에 던졌다. 특히 연준 회의를 전후로 한 매매 패턴은, 상승 추세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기록 경신 이후 곧바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점은, 시장이 과열보다는 균형을 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Fed의 메시지 변화…'인하 방향'은 유지, '속도'는 후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핵심은 금리 동결 자체보다 연준의 인식 변화에 있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 평가를 '완만한 속도'에서 '탄탄한 속도'로 상향했고,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안정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연준이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경기 둔화 우려에서 한 발 물러선 신호로 읽힌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이 크게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한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지만, 실물 경제를 압박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연준 내부에서 10대2라는 비교적 단단한 동결 표결이 나온 점 역시, 정책 방향에 대한 내부 합의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메시지는 금리 인하 기대를 완전히 꺾지는 않았지만, 그 시계(時系)를 뒤로 미뤘다. 시장은 여전히 올해 하반기 두 차례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연준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는 반등했고, 달러화도 강세로 돌아섰다. 주식시장이 상승폭을 반납한 배경에는 이러한 금융 환경의 미묘한 재조정이 자리 잡고 있다. AI 랠리의 재편…'이야기'에서 '실적 언어'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급락하지 않은 것은 AI를 둘러싼 실적 기반 신뢰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는 AI 데이터 저장 수요 급증을 근거로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가 급등했고, ASML은 사상 최대 수주 잔고와 함께 2026년까지 이어지는 강한 수요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 당국이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의 엔비디아 H200 AI 칩 구매를 승인했다는 소식도 반도체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자극을 줬다. 이 같은 흐름은 AI 랠리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처럼 'AI가 세상을 바꾼다'는 거시적 서사보다는, 누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를 증명하느냐가 주가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반도체·장비·메모리로 이어지는 공급망 전반에서 수요 초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AI 투자가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임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 랠리가 지수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특정 섹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경계 요소다. 기술주 외 업종에서는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실적 가시성이 떨어지는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이는 시장이 낙관론과 경계심을 동시에 안고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S&P500의 7000선 돌파는 AI 시대의 또 다른 이정표이지만, 그 위에서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선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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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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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500 7천 첫 터치⋯Fed '동결+신중'에 랠리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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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개인 매수에 5,100선 돌파⋯삼성전자 '16만 전자' 시대 개막
- 코스피가 28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5,100선을 넘어선 채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85.96포인트(1.69%) 오른 5,170.81에 장을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5,183.44까지 오르며 전날 기록한 장중 최고치도 갈아치웠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50.93포인트(4.70%) 오른 1,133.52로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다. 전날 사상 최대 시가총액을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은 23.7원 내린 1,422.5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대형 반도체주의 상승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1.82% 오른 162,4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16만 전자'를 달성했고, SK하이닉스도 5.13% 급등한 84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니해설] 코스피 5,100선 돌파해 사상 최고치 경신 국내 증시가 역사적 이정표를 새로 썼다. 코스피는 28일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5,100선을 넘어섰고, 코스닥은 5%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며 중소형주 랠리를 재점화했다.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기대와 환율 안정이 투자 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는 평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85.96포인트(1.69%) 오른 5,170.81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초반에는 4,9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지만,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오전 11시께에는 5,183.44까지 치솟으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후에도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종가 기준으로 5,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코스닥의 상승 탄력은 더욱 두드러졌다. 지수는 전장 대비 50.93포인트(4.70%) 오른 1,133.52로 마감했다. 전날 1,0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2004년 지수 개편 이후 최고치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쓴 것이다. 최근 2년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지수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1.82% 오른 162,400원에 마감하며 '16만 전자' 시대를 열었다. 장중에는 164,000원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톱티어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SK하이닉스도 5.13% 급등한 841,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80만 닉스'를 굳혔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실적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강세였다. SK스퀘어(6.55%), LG에너지솔루션(5.51%), 한화에어로스페이스(4.72%), 셀트리온(3.31%) 등이 상승한 반면, 금융주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KB금융(-3.57%), 신한지주(-2.67%), 하나금융지주(-2.19%) 등이 하락했다. 환율 환경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20원 이상 하락하며 1,42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등이 맞물리며 글로벌 달러 지수가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다. 환율 안정은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를 키우며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했다. 시장 외형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이날 3조2,500억달러로 독일 증시를 추월하며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코스피가 76% 급등한 데 이어 올해도 20% 넘는 상승률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반도체 실적과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뒷받침되는 한 강세 흐름이 쉽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수 급등 이후 주도주 쏠림과 업종 간 격차 확대는 향후 조정 국면의 변수로 지목된다. '오천피'를 넘어선 국내 증시가 새로운 가격대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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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개인 매수에 5,100선 돌파⋯삼성전자 '16만 전자'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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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는 질주·다우는 흔들⋯'AI 실적' 앞둔 불균형 장세
- 뉴욕증시가 27일(현지시간) 대형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혼조세 속에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헬스케어 대형주의 급락 여파로 다우지수는 큰 폭으로 밀렸다. 이날 S&P 500은 전장 대비 0.49% 오른 6983.97에 마감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도 1.05% 상승했다.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38.51포인트(0.89%) 하락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스 등 대형 기술주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헬스케어 업종은 급락했다. 미 행정부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지급률을 사실상 동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유나이티드헬스와 휴매나, CVS헬스 등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유나이티드헬스 주가 급락이 다우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시장은 이번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함께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Fed)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힌트가 나올지 여부가 관건이다. 금융시장 전반에서는 불확실성도 감지됐다. 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금 가격은 고점 부근에서 등락했다. 정치·통상 변수와 실적 시즌이 맞물리며 뉴욕증시는 방향성 탐색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미니해설] 신고가의 이면…월가는 'AI 실적'과 '정책 충격'을 동시에 재기입 중이다 27일(현지 시간) 뉴욕증시는 표면적으로는 강세장의 연장선에 서 있다.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나스닥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수의 외형과 달리 시장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뚜렷했다. 상승의 동력은 일부 종목에 집중됐고, 정책 변수는 예상보다 강한 충격을 남겼다. 이번 장세는 '상승'보다 '구조 변화'를 읽어야 하는 국면에 가깝다. 지수를 끌어올린 주체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 등 소수의 초대형 기술주였다. 이들 종목은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기대를 다시 끌어올렸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기술의 가능성 자체가 아니라, 그 가능성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맞춰져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데이터센터 증설이 어느 시점부터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가 이번 실적 시즌의 핵심 판단 기준이 됐다. AI 기대가 다시 살아나면서 기술주 주가는 반등했지만, 동시에 밸류에이션 부담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말 월가에서는 AI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이 거세게 일었지만, 시장은 이를 완전히 정리하지 않은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 이는 AI가 중장기 성장 동력이라는 믿음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지만,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동시에 내포한다. 기술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날 시장의 또 다른 축은 헬스케어 업종 급락이었다. 미 행정부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지급률을 사실상 동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주요 보험사 주가가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유나이티드헬스의 급락은 다우지수 전체를 끌어내리며 지수 간 괴리를 키웠다. 이번 하락은 단순한 업종 조정이 아니라, 정책 결정 하나가 기업 가치와 지수 흐름을 얼마나 빠르게 뒤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정책 환경이 바뀌면 시장 평가는 순식간에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존재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시장은 금리 결정 그 자체보다 연준의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 둔화와 경기 흐름이 맞물린 상황에서 연준이 어떤 조건을 금리 인하의 전제로 제시할지에 따라 시장의 기대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내 두 차례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연준이 이를 명확히 확인해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눈에 띄는 점은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안전자산 선호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 가격은 고점 부근에서 움직이고, 달러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현재의 상승장이 전면적인 위험 선호 국면이 아니라, 선택적이고 방어적인 전략이 병행되는 국면임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기회를 쫓으면서도 동시에 헤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뉴욕증시는 두 개의 힘이 동시에 작용하는 시장이다. AI 실적에 대한 기대가 지수를 위로 끌어올리는 한편, 정책과 정치 변수는 언제든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태다. 사상 최고치라는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그 숫자가 어떤 구조 위에 올라서 있는가다. 이번 주 대형 기술주의 실적과 연준의 메시지는 이 미묘한 균형을 유지할지, 아니면 새로운 변곡점을 만들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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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기술주는 질주·다우는 흔들⋯'AI 실적' 앞둔 불균형 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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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트럼프 관세 발언에도 코스피 5,084 '사상 첫 오천피' 마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가운데서도 코스피가 27일 3% 가까이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35.26포인트(2.73%) 오른 5,084.85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하락 출발했으나 낙폭을 빠르게 만회하며 종가 기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코스닥도 18.18포인트(1.71%) 오른 1,082.59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6원 오른 1,446.2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실적 기대 속에 삼성전자(4.87%)와 SK하이닉스(8.70%)가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트럼프 관세 충격 쇼크에도 종가 '오천피' 첫 돌파 대외 변수에 흔들리던 국내 증시가 ‘체력’을 증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시사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27일 장중 변동성을 딛고 사상 첫 5,000선 안착에 성공했다. 지수는 개장 직후 4,890선까지 밀렸으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방향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관세 리스크보다 실적과 성장 모멘텀이 더 강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랠리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다. 오는 29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기대감이 집중되며 지수 전반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4.87% 오른 159,500원에 역대 최고가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8.70% 상승해 800,000원에 사상 최고가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장중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인공지능(AI) 칩 ‘마이아 200’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단독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 상승폭이 확대됐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재확인된 셈이다. 관세 발언의 파급력은 업종별로 엇갈렸다. 자동차 업종은 관세 인상 우려가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며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0.81%, 1.10% 하락했다. 반면 원전과 금융, 플랫폼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1.96%)와 한전기술(1.64%) 등 원전주가 강세를 보였고, KB금융(5.54%)·신한지주(4.49%)·하나금융지주(3.75%)·우리금융지주(3.72%) 등 금융주는 금리 환경 안정 기대 속에 동반 상승했다. NAVER 역시 3.30% 오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HD현대중공업(-2.81%), 셀트리온(-1.63%),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4%), LG에너지솔루션(-1.80%) 등은 내렸다. 환율은 위험회피 심리가 일부 되살아나며 상승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6원 오른 1,446.2원에 마감했다. 다만 환율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엔화가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 속에 약세로 돌아선 데다, 국내 증시의 강세가 외국인 자금 이탈을 완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오천피' 돌파가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기업 이익 개선이 확인되고 있고, AI를 축으로 한 반도체·플랫폼 생태계의 성장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다. 특히 반도체 업종은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며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경계 요인도 상존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은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될 경우 업종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국회 입법 절차를 둘러싼 미국의 불만, 대미 투자 이행 문제 등이 다시 쟁점화될 여지도 있다. 여기에 환율 변동성과 글로벌 금리 경로 역시 중기적 변수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이날 시장의 선택은 분명했다. 관세라는 외풍보다 실적과 성장, 특히 AI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변화에 베팅했다. 코스피 5,000선 돌파는 상징적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내 증시가 대외 변수에 휘둘리는 국면을 넘어, 자체 모멘텀으로 레벨업을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관건은 '돌파' 이후의 지속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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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트럼프 관세 발언에도 코스피 5,084 '사상 첫 오천피'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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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하 '연 1회' 그칠 듯⋯한국은 연내 동결 전망
-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 주택 가격 상승 우려와 환율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27일 '올해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미국 경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며 올해 한 차례, 25bp(베이시스포인트) 인하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경기 회복 필요성과 부동산·환율 리스크의 균형을 고려해 2.5%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니해설] 자본연 "올해 미국 1회 금리 인하⋯한국은 동결" 전망 글로벌 통화정책 환경이 다시 '관망 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는 시장 기대보다 크게 느려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동시에 한국 역시 주택 가격과 환율 부담을 감안할 때 연내 기준금리 인하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27일 열린 세미나에서 "올해 미국 경제는 AI 인프라 투자와 세제 혜택 확대가 성장의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며 미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2.3%로 제시했다. 다만 그는 "관세 등 무역정책 영향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AI 관련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감도 존재한다"며 상·하방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물가와 고용 지표를 면밀히 관찰하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장 실장은 "물가·고용 리스크가 병존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공격적으로 완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며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한 차례, 25bp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연내 두 차례 이상 인하를 기대해온 일부 시장 전망보다 보수적인 시각이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완만한 회복 흐름이 예상됐다. IT와 조선 부문이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민간 소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가 점진적으로 개선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인 2% 안팎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서비스 물가의 상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 하락 효과로 2%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통화정책 운용 여건은 녹록지 않다. 장 실장은 "경기 회복을 이어갈 필요성, 최근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 환율 변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올해 국내 기준금리는 2.5%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자산시장 과열과 환율 불안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원화 약세 압력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그는 "원/달러 환율은 전통적으로 달러화 지수와 높은 연동성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그 괴리가 확대됐다"며 연기금과 기관의 해외자산 배분 확대, 저성장 기조에 따른 해외투자 수요 증가 등을 구조적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AI 관련 개인 투자 확대, 관세 협상에 따른 대미 직접투자 우려, 원/엔화 동조화 현상 등 순환적 요인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순환적 요인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미국 주식시장 상승세 둔화 등이 맞물리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평가와 함께 구조적 과제도 제시됐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IT 업종을 중심으로 상장기업 이익 개선과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병행될 경우 국내 증시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수 주도 업종과 개별 종목 간 성과 격차가 확대되는 ‘시장 이분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환경 변화도 주요 이슈로 언급됐다. 이석훈 금융산업실장은 "주식 위탁매매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생산적 금융 정책에 따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모험자본 공급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며 IB 경쟁력 강화, AI 도입 확대, 개인정보 보호와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가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재우 펀드·연금실장은 해외 ETF 중심으로 이어지는 투자 흐름을 국내 투자로 유도하기 위해 연금계좌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조정 등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종합하면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와 물가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국면 속에서 '속도 조절'이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한국 모두 통화정책의 방향성보다 '시점과 속도'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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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하 '연 1회' 그칠 듯⋯한국은 연내 동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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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4)] 미일당국 협조 시장개입 등 영향 달러 전면 약세⋯엔화가치 2개월만에 최고치
- 달러가치가 26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외환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 등 영향으로 전면 약세로 돌아섰다. 일본 엔화는 장중 153엔대까지 급등하며 2개월여만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로화 등 주요 6개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지난주말과 비교해 0.6% 하락한 97.03을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이번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의 추진하며 미국과 유럽간 '대서양 무역전쟁' 위기감이 고조된 지난 19일과 비교해 2.4%나 하락했다. 엔화가치는 이날 1% 오른 달러당 154.1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53엔대까지 하락했다. 달러화는 지난 2거래일간 약 3% 하락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에 대해 대규모 관세조치를 발표하며 대혼란을 겪었던 지난 2025년4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이날 달러가치의 전면약세를 보이자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호주달러는 2024년10월 이래 최고치를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오는 27~28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5월에 임기를 마치는 제롬 파월 연준의장 후임을 주내에라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점에서 달러매도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는 30일 미국 연방정부의 임시예산안 기한 마감을 앞두고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일부 중단) 우려가 재연될 우려가 부각된 점도 달러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3일에는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가치가 급락했는데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이 시장개입을 전제로 환율 제시를 요구하는 '레이트 체크'를 실시하지 않았나라는 관측이 높아졌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재무부의 지시로 뉴욕연방은행이 레이트 체크를 했다는 정보가 시장이 파다하게 퍼졌다. 미국이 달러/엔 시사와 관련 협조개입에 나선 것은 동일본 대지진이 후 엔매도 개입이 단행됐던 지난 2011년 3월이후 처음이다. 노무라의 G10 외환전략책임자 도미닉 버닝은 "일본의 재무성과 미국 재무부 양측이 엔저 진행을 억제하려 하고 있는 경우 영향력은 더욱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의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참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개입 시그널은 지난 2022년과 2024년 시점보다 더욱 강하며 실제로 개입이 단행될 경우는 협조개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기조적인 요인으로 환율 시세에 압력을 가할 경우는 직접 개입의 효과는 자주 일시적인 것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타야마(片山) 사츠키 일본 재무상은 26일 외환시장의 상황과 관련해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미국과의 협조개입에 대한 질문에는 "현시점에서는 대답할 수 없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미무라 준(三村淳) 재무관도 레이트 체크에 관한 언급을 회피했다. 투자회사 베리언트 퍼셉션의 조나단 피터슨 거시 전략가는 "'미국 매도'가 재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임시예산안의 기한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연방정부가 재차 폐쇄되는 사태가 빠질 우려가 있다는 불안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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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4)] 미일당국 협조 시장개입 등 영향 달러 전면 약세⋯엔화가치 2개월만에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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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실적이 받치고 정치가 흔들었다
-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대형 기술주의 실적 기대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다만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정치·통상 리스크를 반영한 불안 신호도 동시에 나타났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64% 오른 6959.88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80.63포인트(0.78%)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0.57% 올랐다. 이번 상승은 애플·메타플랫폼스·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다.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이들 기업 주가가 2~3%대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인텔은 실적 가이던스 부진 여파로 약세를 이어갔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통상 리스크가 재부각됐다. 캐나다 정부는 즉각 부인했지만, 동맹국을 상대로 한 고강도 관세 압박이 반복되며 투자심리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연방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셧다운 가능성도 거론됐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5000달러를 넘어섰고,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2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시그널과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Fed) 의장 지명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미니해설] 실적은 버티지만, 시장은 정치 리스크를 가격에 넣기 시작했다 이번 뉴욕증시는 '안도 랠리'라기보다 불안 위에 세운 반등에 가깝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위험을 재차 점검하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실적이 주가를 받치고 있지만, 정치는 그 위를 계속 흔들고 있다. 첫째, 실적 시즌의 핵심은 'AI가 비용을 넘어 수익이 되는가'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 등 대형 기술주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단순한 매출 증가보다 인공지능(AI) 투자 회수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 2년간 월가는 데이터센터·반도체·인력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성장 스토리로 용인해 왔다. 그러나 이제 시장은 “언제 돈이 되는가”를 묻고 있다. 이번 주 실적은 AI 기대가 지속 가능한지 가르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연준은 동결하겠지만, 시장은 '말'을 더 두려워한다.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문제는 성명과 기자회견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견조하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시장은 올해 두 차례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연준이 ‘데이터 의존’ 원칙을 재확인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주식·채권 모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셋째, 트럼프식 관세 정치가 다시 '시장 리스크'로 복귀했다. 캐나다에 대한 100% 관세 경고는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관세를 협상 카드로 상시 활용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다. 월가는 이제 트럼프 발언을 단순한 정치 수사가 아닌, 언제든 가격에 반영해야 할 변수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는 시장의 할인율을 높이는 요인이다. 넷째, 금값 5000달러는 단순한 인플레이션 신호가 아니다. 금과 은 가격의 급등은 위험 회피 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주식 상승과 모순되지 않는다. 월가는 '오르면서도 헤지하는 장세'에 들어섰다. 즉, 주식은 들고 가되 정치·정책 리스크에 대비해 안전자산 비중을 동시에 늘리는 국면이다. 이번 장세의 본질은 명확하다. 실적은 아직 시장을 배신하지 않았지만, 정치는 언제든 변수가 될 수 있다. 뉴욕증시는 지금 '강세장'이라기보다, 신뢰를 시험받는 국면에 있다. 이번 주 실적과 연준 메시지가 그 신뢰를 유지할지, 아니면 다시 흔들지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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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실적이 받치고 정치가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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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5,023 찍고 하락 전환⋯외인·기관 매도에 4,949 마감
- 26일 코스피는 장 초반 '오천피'를 재탈환한 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 밀려 하락 전환하며 4,949선에서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40.48포인트(0.81%) 내린 4,949.59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는 4,997.54로 출발해 오전 9시 16분 사상 최고치인 5,023.76까지 올랐으나 상승분을 반납했다. 반면 코스닥은 70.48포인트(7.09%) 급등한 1,064.41로 마감하며 약 4년 만에 1,000선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은 25.2원 내린 1,440.6원으로 떨어졌다. [미니해설] 코스피 '오천피' 찍고 하락 전환⋯코스닥은 '천스닥' 돌파 국내 증시는 26일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코스피는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천피' 시대 개막을 알리는 듯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하락 전환했다. 반면 코스닥은 중소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4년 만에 1,000선을 돌파, 강한 상승 탄력을 과시했다. 코스피는 4,997.54로 출발한 직후 상승폭을 키워 5,023.76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오전 장중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가 확대되면서 지수는 빠르게 밀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장 초반 4000억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00억원 안팎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매도 우위를 이어가 현·선물 동반 압박을 가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흐름도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2%대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으나, 종가에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SK하이닉스는 4.04% 넘게 하락해 73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주는 장중 강세를 보이다 종가 무렵 힘이 빠졌다. KB금융(-0.07%), 신한지주(-1.79%)는 약세였고, 하나금융지주(0.10%)는 소폭 상승마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56%), 셀트리온(1.42%), LG에너지솔루션(0.97%), 삼성SDI(3.75%) 등이 오르는 등 방산·바이오·이차전지 일부 종목은 선별적 강세를 이어갔다. 현대차(-3.43%), 기아(-2.39%), HD현대중공업(-3.51%), 두산에너빌리티(-1.61%) 한화오션(-0.36%)등은 하락하는 등 자동차와 조선주, 에너지 관련 주는 조정을 받았다. 코스닥은 전혀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지수는 1,003.90으로 출발해 장중 상승폭을 확대했고, 오전 9시 59분 코스닥150 선물과 현물 지수가 6% 넘게 급등하자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매수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해 4월 이후 291일 만이다. 기술주와 성장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거래대금과 변동성이 동반 확대됐다. 환율 급락도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은 엔화 초강세와 미·일 외환당국의 개입 시그널이 겹치며 25원 넘게 떨어져 1,440원대로 내려왔다. 엔/달러 환율이 155엔대 초반까지 급락하면서 달러 약세 압력이 확대됐고,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환율 하락은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날은 차익 실현 심리가 이를 상쇄했다는 평가다. 시장 시선은 이번 주 후반으로 향하고 있다. 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 국내 대형주의 실적 콘퍼런스콜이 예정돼 있어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주 중반 이후 대형 이벤트를 소화하며 5,000포인트 안착을 재시도할 것"이라며 "관건은 5,000선 돌파 이후 주가 레벨업의 지속력"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환율과 글로벌 정책 변수, 외국인 수급의 방향성이 코스피의 5,000선 안착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코스닥의 급등세가 이어질지, 대형주로의 수급 확산이 나타날지 여부가 다음 국면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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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5,023 찍고 하락 전환⋯외인·기관 매도에 4,949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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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3)] 거침없이 급등하는 금 온스당 5천달러 돌파
- 금 현물가격이 26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싱가포르시장에서 오전장중 현물 금가격이 1.79% 오른 온스당 5071.96달러에 거래됐다. 2월물 미국 금선물은 1.79% 오른 5076.70달러를 기록했다. 은 현물가격은 1.7% 오른 104.9148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지난해 64%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15%이상 올랐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비둘기파적 금융정책, 글로벌 중앙은행의 수요 급증, 상장투자신탁(ETF)로의 기록적인 자금유입등의 영향으로 급등했다. 올해들어서도 상승랠리는 멈추지 않을 기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주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독립성 훼손, 그린란드 합병 위협,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 등으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지난 2년간 금값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은 금이 시장에서 공포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의 금값 상승은 달러 약세 영향이 크다. 지난주 미국 달러화 주요 지표인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1.6%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주간 하락폭이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 관계 재편에 영향을 받아 투자자들이 국채 및 통화에서 자금을 빼돌렸다"며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처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금이 갖는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강조했다. 메탈포카스의 디렉터 필립 뉴만은 “금가격은 연내에 5500달러 전후에서 정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로스 노먼 분석가는 로이터통신에 "올해 금 가격은 온스당 최고 6400달러, 평균 537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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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43)] 거침없이 급등하는 금 온스당 5천달러 돌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