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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국가자본주의' 귀환⋯"중국식 모델로 중국 견제"
- '엉클 샘'으로 불리는 미국 정부가 자국 공급망 강화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민간 기업 지분을 대거 사들이는 '미국식 국가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촉발된 이러한 흐름은 중국 견제라는 대의 아래 초당적 지지를 확보하며, 트럼프 시대 이후에도 지속될 강력한 투자 기조로 자리 잡았다가 미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납세자 수익 창출과 공급망 강화라는 최소 세 가지 목표를 위해 법적 권한의 경계를 넓히며, 주식 확보를 대가로 수십억 달러를 기업들에 쏟아붓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투자자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공세적 '주주 행동주의'의 이면에는 중국을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무역 갈등 속에서 일부 핵심 원자재와 제조 공정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이 미국의 심각한 국가 안보 취약점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는 반도체 제조사 인텔을 비롯해 MP 머티리얼스, 리튬 아메리카스 같은 핵심 광물 기업들의 지분을 전격 인수했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산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기업 이사회는 정부를 주주로 맞이하는 것을 '위험 해소'의 기회로 보고 간절히 원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정부 허가나 승인의 대가로 지분이나 경영 통제권을 포기해야 할 것을 우려해 경계한다. 일부 경영진은 미국의 투자가 회사 발전에 실질적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지만, 자유 시장 옹호론자들은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례가 수두룩하다고 경고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전략 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정부의 지분 인수 자체는 상당한 초당적 지지를 받는다. 미 재무부의 스콧 베선트 장관은 백악관이 미국 국가 안보에 중요한 핵심 산업에 집중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가격 조작과 산업 경쟁력 약화를 통해 전략적 이점을 취해 온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탈피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10월 15일 CNBC 행사에서 "미국이 민간 기업 지분을 더 인수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같은 비시장 경제에 맞설 때는 산업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악관의 투자 대상은 종종 기회에 따라 정해지는 양상도 띤다.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퇴출을 요구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인텔 지분을 인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체결한 "납세자에게 불공정한 거래"를 바로잡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앞서 2024년 11월, 바이든 행정부는 인텔의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규모 미국 내 반도체 프로젝트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약 80억 달러(약 11조 5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으나, 이 거래에는 정부 지분 확보 조항이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납세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거래"라고 비판하며 주당 20.47달러에 9.9%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주가(약 38달러) 기준 정부의 투자수익률은 약 85%에 이른다. 미 상무부의 하워드 루트닉 장관은 인텔 지분 인수 완료 당시 CNBC에 출연해 "왜 우리가 1000억 달러 가치의 회사에 이런 돈을 그냥 주는가? 미국 납세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은 우리가 투자한 돈에 대한 지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역시 행동에 나섰다. 지난 7월, 캘리포니아에서 희토류 광산을 운영하는 MP 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약 5700억 원)를 투자했다. 정부는 우선주와 보통주 신주인수권 확보를 통해 이 회사 지분 15%를 가진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 거래에는 정부가 일부 희토류 제품의 최저 가격을 보장하고, 국방부가 신규 시설에서 생산되는 자석 전량에 대해 완공 후 10년간 구매처를 보장한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담았다. 이달 들어 정부는 두 건의 핵심 광물 거래를 추가로 성사시켰다. 밴쿠버 소재 리튬 아메리카스는 부채 1억 8400만 달러(약 2600억 원) 유예의 대가로 9300만 달러(약 1330억 원) 상당의 지분 5%를 확보했으며, 역시 밴쿠버에 본사를 둔 트릴로지 메탈스 지분 10%와 추가 7.5% 인수 권리(신주인수권)를 확보했다. 이와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뒤집고 211마일(약 340km)의 알래스카 광물도로 계획도 부활시켰다. "미국 정부가 최대 주주"…핵심 광물·반도체 '싹쓸이' 정부 투자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광물 투자 회사 테크멧(TechMet)의 브라이언 메넬 CEO는 "미국의 투자는 사업을 엄청나게 가속하고 변화시키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20년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통해 테크멧에 2500만 달러(약 350억 원)를 투자했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8000만 달러(약 1150억 원)가 추가 투자됐다. 메넬 CEO는 "미국의 지분 투자는 다른 투자자들과 외국 정부의 관점에서 프로젝트 위험을 낮춘다"며, "미국 정부의 참여는 전 세계 투자자에게 신뢰의 '보증표'가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카타르 투자청(QIA)이 미 정부의 투자 이후 1억 8000만 달러(약 2590억 원)를 추가 출자한 사례를 들었다. 백악관은 행정부 초기의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 조성 논의에도, 대규모 기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지분 인수의 요점은 대통령의 목표가 납세자가 무상 지원을 받는 기업에 아무 권리를 주지 않는 상황을 막는 것"이라며, 재정적 수익은 "본질적 목적인 국가 안보"에 따르는 "부수적인 혜택"이라고 규정했다. 비평가들은 그러나 정부의 주식 취득이 반드시 공급망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인텔의 경우, 트럼프 백악관은 기존 보조금과 대출을 지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당초 바이든 행정부가 내걸었던 '미국 내 반도체 프로젝트 건설 단계별 목표 달성' 조항을 삭제했다. 때로는 주식 인수 없이도 정부가 기업 활동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지난 8월, 엔비디아와 AMD는 수출 허가를 받는 대가로 중국에 대한 AI 칩 판매 수익의 15%를 정부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 거래는 백악관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이 해당 칩 판매를 금지하면서 무산됐다. 또한 일본제철(Nippon Steel)의 US 스틸 인수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정부는 일부 기업 활동에 대한 거부권을 갖는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 거부권을 처음 행사해 일리노이 공장의 원강 가공 중단 결정을 막았다. 백악관은 해당 결정이 "사업적으로 타당할 수 있으나 미국 국익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US 스틸 대변인은 "해고는 없었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철강 산업의 위대한 친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행보를 두고 제프리 소넌펠드 예일대 최고경영자 리더십 연구소 소장은 "여러 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수익의 일정 비율이나 실제 지분 소유권을 요구하는 것은 갈취 계획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정부의 투자는 관련 업계에 '골드러시'를 촉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변호사 중 한 명인 Y. 데이비드 샤프는 "핵심 광물부터 제조, 로보틱스에 이르는 20~30개 기업이 미국 정부 투자를 주선해 달라고 문의해 왔다"며 "정부 관리들 역시 긍정적인 투자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투자 수익을 종합 발표한 바는 없으나, 개별 사례를 보면 수익률은 견조하다. 테크멧의 메넬 CEO는 정부가 자사에 투자해 연 30%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MP 머티리얼스의 최근 주가(약 83달러)는 정부의 전환 행사가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리튬 아메리카스의 경우, 정부는 1억 8400만 달러(약 2640억 원)의 부채 상환을 유예하는 대가로 9300만 달러(약 1330억 원) 상당의 지분 5%를 받았다. 가장 수익성이 높은 투자는 인텔로, 정부는 주당 20.47달러(시장가 대비 할인)에 지분 9.9%를 매입했는데, 최근 주가는 약 38달러에 이른다. 정부는 현재 7개 주요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추가 지분투자 가능성을 검토 중이나 세부 산업은 공개하지 않았다. 방위산업 등을 유력 후보로 꼽는다. "납세자 권리" vs "갈취"…엇갈린 미 정치권·재계 정부의 지분 인수 추진은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계속될 전망이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은 인텔 거래를 칭찬하며 "정부가 거액의 지원금을 준다면 합리적 수익을 돌려받는 것은 공정"하며, "미국 납세자들은 보조금의 대가로 합리적인 수익을 얻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2018년 의회가 설립한 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이미 해외 개발투자를 위해 주식 보유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의 전 관리였던 피터 해럴은 "기업들이 정부의 주식 보유에 공식적으로 동의하는 한, 정부가 법정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은 낮다"고 법적 문제를 일축했다. 바이든 행정부 국가경제위원회 출신인 앨릭스 재커스 그라운드워크 컬래버러티브 정책 책임자는 "지분 인수는 보조금, 세액 공제와 마찬가지인 산업 정책 도구"라며 "현명하게 사용될 수도, 서투르게 사용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과시용 놀이'이자 '개인 포트폴리오'처럼 다루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워싱턴에 모인 미국 최고 기업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기업 지배구조 개입에 극심한 불안감을 표출했다. 이 모임을 주최한 소넌펠드 소장은 "그들(CEO)은 이것을 큰 실수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대기업 리더들이 정부의 지분 인수에 반대하면서도 "대통령의 보복을 두려워한 탓에" 트럼프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 침묵하고 있으며, 일부는 정부 지원을 "단기적인 주가 상승" 기회로 본다고 덧붙였다. 자유지상주의 성향의 카토 연구소 노버트 마이클 부소장은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미국 경제의 성공 조건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몇 개 기업의 5%를 사는 것에서부터 사회주의로 가는 선은 흐릿하다"며 "우리는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되며, 이것이 바로 그런 길로 이어진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정책은 사실상 미국식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기존의 자유시장 중심 미국 자본주의 모델이 국가안보 중심의 '산업자본주의'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공급망 안정과 투자 수익성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중립성 훼손과 기업의 정부 종속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ey Insights] 미국의 '국가자본주의' 회귀는 한국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서 미국 정부의 직접 개입이 현실화하며 '안보'가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동맹국인 한국 기업들도 미국의 새로운 산업 정책과 보호주의 강화 기조에 맞춰 공급망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Summary]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와 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미국식 국가자본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인텔, 희토류 기업 등 민간 기업 지분을 직접 인수하며 '강력한 투자자'로 나섰다. 이러한 기조는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으나, 재계와 자유시장 옹호론자들은 "시장을 훼손하는 갈취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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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국가자본주의' 귀환⋯"중국식 모델로 중국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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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 '현금 비중' 충돌⋯정상회담 앞두고 간극 여전
- 한·미 관세 협상의 분수령이 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국이 장관급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극적인 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주말부터 최근까지 두 차례 이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3500억달러(약 50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실행안을 논의했다. 이들 양측은 지난 7월 한국 투자와 미국의 관세 인하를 교환하는 협상 틀을 마련했으나, 현금 투자 비중을 둘러싸고 여전히 첨예한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한국이 8년간 총 2000억달러 규모 현금 투자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한국은 700억달러 수준을 제시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이 29일 열리지만, 양측 모두 "타결은 시기상조"라는 신호를 보내며 협상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니해설] 한미 관세 협상, '현금 투자 비중'이 최대 난제 한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 쟁점이 여전히 미해소 상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양국 모두 협상 타결을 위한 외교적 분위기 조성에는 공감하지만, 이익 배분·위험 부담·현금 투자 비율, 세 가지가 풀리지 않는 매듭으로 남아 있다. 특히 미국은 "투자 효과가 즉시 가시화되는 방식"을 선호하며 대규모 현금 투자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대규모 외화 유출이 가져올 금융 안정 훼손 우려를 근거로 맞서고 있다. 미국 "현금 중심 투자" 요구 미국 측은 연 250억달러씩 8년간 총 2000억달러, 즉 전체 패키지의 절반 이상을 현금 조달로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일본과의 선행 합의 모델을 사실상 한국에 동일하게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협상에서 "미국 경제와 산업 기반 강화의 핵심은 즉각적 수요 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경제 위기 유발 우려…20% 이상 어렵다" 한국은 10년간 매년 70억달러씩 총 700억달러, 즉 20%대 수준의 현금 투자 한도를 제시했다. 정부는 자본 유출이 확대될 경우 환율 급등 및 금융시장 변동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손실 부담 등 대부분 사안이 여전히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기존 정부 설명과 달리 협상 전체가 초기 단계 수준임을 시사한다. "합의 기대 낮아…정상회담 후 반전 가능성 주목"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또한 "29일 전까지 타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를 종합하면, 정상회담이 교착 상태를 푸는 '판 흔들기' 역할을 수행할 수는 있지만, 즉각적인 공동 발표 가능성은 낮다. 관세 협상이 무기한 지연될 경우, 한국 산업계는 관세 25% 적용 장기화, 환율 불안 심화, 투자 결정 지연 등 복합 압력을 받게 된다. 특히 자동차·철강·배터리 등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기업 수익성 및 글로벌 투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美·中 정상회담과 연동 가능성 같은 시기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도 관세 협상의 외생 변수다. 희토류 규제 유예 여부는 반도체 공급망-무역 구조-한국 투자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 결과에 따라 한미 협상 전략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정황상 한미 양국은 △원칙적 틀 유지, △ 협상 기간 연장, △ 후속 채널 가동 지속이 가장 현실적 시나리오로 관측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수준의 공동 메시지가 나온다면, 그것이 사실상의 타협 예고편이 될 수 있다. 미·중 갈등 완화 기대가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한미 관세 협상의 향방은 한국 금융·산업 전반을 흔들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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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 '현금 비중' 충돌⋯정상회담 앞두고 간극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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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이번주부터 본사 3만명 감원 단행⋯자동화 대체 시작
- 최근 자동화를 통한 대규모 감원설이 제기된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이번주부터 본사 인력만 최대 3만 명을 줄이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은 27일(현지 시간) 3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의 이 같은 계획을 보도했다. 이번 감원 규모는 본사 전체 직원 총 35만여 명 가운데 10%에 가까운 규모다. 이는 아마존이 2022년 말부터 해고한 약 2만 7000명 이후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소식통은 감원은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감원은 인사부를 비롯해 기기·서비스, 운영 등 다양한 부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월마트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로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회사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21일 회사 내부 전략문서 등을 바탕으로 아마존이 사업 운영의 75%를 자동화하면서 인력을 대규모로 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아마존의 자동화 업무팀은 2027년까지 미국 내에서 향후 필요로 하는 인력 중 16만 명을 자동화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상품 품목당 판매 비용의 약 30센트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 또 2033년까지 제품 판매량이 현재의 두 배로 성장할 경우 자동화로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은 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NYT에 따르면 아마존 내무 문서는 고용 축소에 따른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지역사회 행사에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자동화나 인공지능(AI) 대신 첨단 기술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로봇 대신 인간과의 협업하는 로봇을 의미하는 '코봇(cobot)'이란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마존은 오는 30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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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이번주부터 본사 3만명 감원 단행⋯자동화 대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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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내년 AI칩 출시 공식화⋯엔비디아에 도전장
-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용 칩과 컴퓨터 출시를 공식 발표하며 업계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던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퀄컴은 27일(현지시간) 차세대 AI 가속기 칩인 AI200과 AI250을 각각 2026년과 2027년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AI200은 독립형 부품, 기존 기계에 추가할 수 있는 카드와 전체 서버 랙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칩 형태로만 제공될 경우에는 엔비디아나 다른 경쟁사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장비에서도 작동한다. 전체 서버 형태로 제공되면 경쟁사 제품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새 제품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스마트폰에서 처음 도입된 NPU는 AI 관련 작업 속도를 높이면서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퀄컴은 이를 노트북용 칩으로 발전시켰고 규모를 또다시 확장해서 AI 가속기 칩을 개발했다. 전 세계 최대 스마트폰 프로세서 제조업체인 퀄컴은 AI 반도체 시장에는 다소 늦게 진입하는 편이다. 퀄컴은 스마트폰 판매가 예전만큼 빠르게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앞서 자동차와 PC용 칩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두르가 말라디 퀄컴 수석 부사장은 "퀄컴은 이 분야에서 조용히 시간을 들이며 역량을 쌓아왔다"고 밝혔다. 회사는 자사 하드웨어 기반 서버 랙 배치를 위해 모든 주요 칩 구매사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퀄컴은 모바일 기기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메모리 관련 기능과 전력 효율성이 고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했다. 퀄컴의 AI 가속기 칩의 첫 고객은 사우디아라비아의 AI 스타트업 휴메인이다. 휴메인은 내년부터 이 칩을 기반으로 하는 200메가와트(MW) 규모의 컴퓨팅 시스템을 배치할 계획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쿠난 소바니와 오스카 에르난데스 테하다 애널리스트들은 휴메인과의 계약이 퀄컴의 새로운 AI 가속기가 "초기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퀄컴이 아직 엔비디아의 지배력을 실질적으로 위협한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5000억달러가 넘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소폭의 점유율만 확보해도 매출이 수십억달러 추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퀄컴이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와 같은 기업의 주문을 확보할 경우 주요 신규 매출원이 될 수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AI 분야에서의 성장은 퀄컴이 애플로 인해 발생한 매출 손실을 상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년간 퀄컴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던 애플은 자체 칩으로 전환하고 있다. AI 컴퓨팅 분야 최강자인 엔비디아는 올해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180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퀄컴을 포함한 다른 모든 칩 제조사의 총매출을 능가할 전망이다. 퀄컴의 이같은 발표에 퀄컴주가는 이날 오전장에서 15%대까지 급등하다 결국 11.09%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퀄컴은 지난 2년간 안정적이고 수익성 있는 성장을 기록했지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10% 상승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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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내년 AI칩 출시 공식화⋯엔비디아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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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17)] 국제금값 상승랠리 끝났나⋯장중 온스당 4천달러 무너져
- 국제금값이 27일(현지시간) 미중간 무역협상 돌파구 마련 기대감으로 안전자산 매력이 줄어든 영향으로 이틀째 급락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가격은 2.9%(118.1달러) 내린 온스당 401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은 장중 일시 온스당 3970.81달러까지 추락하며 지난 10일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국제금값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돼온 온스당 4000달러 밑으로 하락한 것은 약 2주만이다. 하이리지 퓨처스 담당이사 데이비드 메거는 "미·중 무역 합의 가능성은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다소 줄이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국제금값은 지난 10월 20일 온스당 4381.2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 완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지난주 3.2% 하락했다. 금 현물가격도 일사 전주말보다 3.4% 내리며 온스당 3971.52달러에 마감됐다. 최근 최고치를 연일 경신해온 금 현물가격은 상승랠리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며 지난 24일 하락반전했다. 삭스뱅크의 상품전략책임자 올레 한센은 "금은 오래동안 미뤄졌던 조정 국면에 들어가 있다. 오늘의 하락 요인은 통상협의에 관한 긍정적인 보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의 최고치는 이미 도달했는지도 모른다. 시장 참가자가 다소 신중한 자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주식시세가 상승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금현물 시세 조정이 더 깊어지면 금가격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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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17)] 국제금값 상승랠리 끝났나⋯장중 온스당 4천달러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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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미중 무역합의 기대에 사상 최고 랠리
- 뉴욕증시가 미중 정상 간 무역 합의 기대감에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기술주가 랠리를 주도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사상 처음으로 6800선을 넘어섰다. 2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0.71% 오른 4만7544.59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1.23% 오른 6875.16, 나스닥 지수는 1.86% 상승한 2만3637.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소형주지수 러셀2000도 함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말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 갈등 완화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희토류 수출 규제 연기,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 철회,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등이 포함된 초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 관련 분쟁 역시 미국판 서비스를 위한 합의 가능성이 부상했다. 이날 랠리는 기술주, 특히 반도체가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2.81% 오른 191.49달러로 장을 마쳐 지난 사상 최고가(192.57달러)에 근접했다. 퀄컴은 AI 데이터센터용 신규 칩 발표에 힘입어 11.09% 폭등했다. 테슬라는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며 4.30% 급등했다. 알파벳은 3.62% 상승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형 AI·양자컴퓨터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희토류 관련 종목은 미중 합의 관측에 급락했다. MP 머티어리얼스가 7.40%, USA 레어 어스가 8.36% 떨어졌다. 시장은 이번 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와 함께 '매그니피센트 7'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어 추가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 관계 개선이 글로벌 공급망 회복과 기술 업종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니해설] 미중 '디커플링 완화' 조짐…기술주에 돌아온 중국 프리미엄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다시 한 번 '무역 랠리'에 불을 붙였다. 이번 랠리는 2019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의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을 관통하는 반도체와 AI 산업이 회복의 신호를 가장 빠르게 감지했기 때문이다. 이번 상승세의 핵심 메시지는 기술, 특히 반도체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중국과 민감한 교차점에 있는 칩 제조기업이 나란히 2% 이상 상승했고, 테슬라는 4% 넘게 뛰었다. 퀄컴은 AI 데이터센터 칩 시장 진출 선언과 함께 11% 폭등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독차지했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전략가 샘 스토발은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을 배제한 상태에서 많은 기술 업종 전망이 작성돼 왔다. 중국을 다시 식탁 위에 올릴 수 있다면 시장에 매우 낙관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초점은 기술기업이 아니라 중국 그 자체다. 무엇보다 희토류 공급 협상 진전은 기술 업종의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미국의 관세 철회, 중국의 제한 완화 가능성은 반도체와 전기차 공급망 정상화에 직결된다. 스토발은 이어 "미·중 두 나라가 다시 함께 움직인다면, 세계 최대 두 무역 파트너가 공조한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희토류 급락이 말하는 새로운 승자와 패자 희토류 기업 주가 급락은 무역지형이 조정되고 있다는 메시지다. 미중 갈등 심화로 공급 리스크가 고평가 요인이었으나 협상 재개는 희토류 업종에선 악재로 작용했다. 기술기업이 이익을 얻는 순간, 희토류 기업은 타격을 받는 구조다. 이는 무역정책 변화가 업종 간 명암을 동시에 갈라놓는 전형적 사례다. 연준 금리 인하·빅테크 실적이 다음 방향성 좌우 시장은 무역 변수 외에도 이번 주 연준 금리 인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강화했다. 스토발은 "금리가 더 내려가고 경기 침체 우려가 사라지면 중소형주도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주에는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매그니피센트 7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기술기업이 기존 밸류에이션을 방어하려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투심 회복에도 남은 기술 패권 경쟁의 그림자 무역 관세 리스크 해소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미국의 중국 기술 견제 전략이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매우 존중한다. 우린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시장을 향해 온도를 낮추는 발언이지만,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는 남아 있다. 강세장을 유지하려면 실적, 금리, 무역이라는 3개 축이 모두 안정돼야 한다. 이번 랠리는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가능성에 반응한 것일 뿐, 경기·펀더멘털 개선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장은 중국이라는 단어를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자본은 정치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기술과 무역이 다시 만난 자리에서 뉴욕증시는 새로운 기록을 향한 다음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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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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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미중 무역합의 기대에 사상 최고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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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해양 플라스틱, 사라지지 않았다⋯'표면→심해' 오가는 오염 순환 밝혀져
- 전 세계 과학자들이 오랜 기간 의문을 가져왔던 "바다 속 플라스틱은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답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해양 표면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양은 유입량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이른바 '실종된 플라스틱(missing plastic)' 문제를 두고, 국제 연구진이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영국 런던 퀸 메리 대학 지리 및 환경 과학과의 과학자들은 부력이 있는 플라스틱이 수중을 통해 어떻게 가라앉는지 보여주는 간단한 모델을 개발했으며, 바다 표면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거하는 데 10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은 단순히 해안선으로 밀려오거나 표면에서 부유한 채 남는 것이 아니다. 태양광, 파도, 미생물에 의해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분해되며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 뒤, 해양 유기물 입자인 '마린 스노우(marine snow)'와 결합해 심해로 천천히 가라앉는다. 다시 부유층으로 떠오르는 과정까지 반복되며, 바다는 사실상 플라스틱을 위아래로 순환시키는 '자연 오염 컨베이어벨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린 스노우(marine snow)는 바다에 있는 눈(snow)으로 비유된다. 즉, 사멸한 플랑크톤과 기타 유기 입자로 이루어진 작고 끈적거리는 조각들이 뭉쳐서 천천히 가라앉으며, 미세 플라스틱처럼 달라붙은 조각들을 깊은 바다로 운반한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플라스틱의 장기 분해 과정, 해수 중 입자와의 결합, 해류 이동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바다에 유입된 부유성 플라스틱의 약 10%는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수면 근처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미세화와 침강 과정을 거쳐 심해로 이동하지만, 이 또한 극도로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 연구는 또 하나의 우려를 지적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마린 스노우와 대량 결합할 경우, 탄소와 영양분을 심해로 운반하는 해양 '생물학적 펌프'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 생태계뿐 아니라 지구 기후 조절 기능까지 영향을 미칠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오염이 단순 청소나 수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수십 년 전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이 지금도 미세 플라스틱을 생성하며 새로운 오염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사용·폐기 전 과정에 걸친 구조적 감축 없이는 해양 오염이 수 세대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진단이다. 연구팀은 "해양은 결국 모든 것을 연결한다"며 "오늘 떠다니는 플라스틱은 언젠가 심해로 가라앉고, 다시 형태를 바꿔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던 퀸 메리 대학 지리학 및 환경 과학과의 논문 주저자인 난 우 박사는 "사람들은 바다 속 플라스틱이 그냥 가라앉거나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희 모델은 대부분의 크고 부력이 있는 플라스틱이 수면에서 천천히 분해되어 수십 년에 걸쳐 더 작은 입자로 분해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작은 조각들은 바다의 눈과 함께 해저에 도달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는 시간이 걸린다. 100년이 지난 후에도 원래 플라스틱의 약 10%가 여전히 수면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 퀸 메리 대학교 지리 및 환경 과학과의 공동 저자이자 프로젝트 책임자인 케이트 스펜서 교수는 "이 연구는 미세하고 끈적끈적한 부유 퇴적물이 미세 플라스틱의 이동과 이동을 조절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저희의 광범위한 연구의 일환이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 오염은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문제이며, 우리가 내일 당장 플라스틱 오염을 막더라도 우리 후손들은 여전히 바다를 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3일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A: Mathematical, Physical and Engineering Scie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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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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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해양 플라스틱, 사라지지 않았다⋯'표면→심해' 오가는 오염 순환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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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4,000 시대 개막⋯"AI·무역 훈풍"에 사상 최고치 경신
- 코스피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와 미국 금리 인하 전망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며 지수는 장중 고점에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 6월 20일 3,000선을 돌파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또 한 단계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는 3.24% 뛴 102,000원으로 종가 기준 처음 '10만전자'에 올랐고 SK하이닉스도 4.90% 상승하며 장중 537,0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9.62포인트(2.22%) 오른 902.70에 마감하며 1년 7개월 만에 종가 기준 900선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은 5.4원 내린 1,431.7원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희토류·관세 이슈가 봉합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의 물가 지표 둔화가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운 것이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니해설] 코스피 4,000 돌파, 16년 만에 코스피 체급 변화…증시 지형이 달라졌다 코스피가 마침내 '4천 시대'에 진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2,000~3,000선 박스권에 갇혀 있던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레벨 업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적인 랠리 이상의 구조적 상승 전환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상승의 동력은 명확하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미·중 통상 긴장 완화 조짐, 미 금리 인하 전망, 외국인 자금 유입, 자국 증시 매력도 부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반도체가 증시를 끌고 간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상 최고치 또 경신 이날 삼성전자(3.24%)가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선을 돌파했으며, SK하이닉스(4.90%)도 단숨에 53만원대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이날 102,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장중 한 때 537,0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한미반도체(-0.07%)는 소폭 하락했다. 그밖에 LG에너지솔루션(0.71%)는 오른 반면 POSCO홀딩스(-1.69%)는 하락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2.55%), 셀트리온(3.18%) 등 제약주도 올랐다. HD현대중공업(5.05%),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7%), LIG넥스원(4.54%), 한화어오션(3.3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다수가 강세다. 금융주 중에서는 신한지주(1.50%), 우리금융지주(1.37%), KB금융(3.69%)은 올랐고, 하나금융지주(-0.23%)는 내렸다. NAVER(1.62%), 카카오(2.87%)은 상승했고 현대차(0.79%), 기아(-0.09%) 등 자동차주도 종목별로 등락을 달리했다. 무역·외환 리스크 완화 기대…외국인 투자심리 안정 이번 랠리는 정치·외교 이벤트에서 비롯된 불확실성 완화 기대가 핵심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시진핑 주석 정상회담 확정되면서 희토류 규제 완화 기대감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 진전 기대에 증시가 반응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원/달러 환율(1,431.7원) 하락도 외국인 매수세를 부추겼다. 투자자 심리 전환의 분기점 올해 코스피 3,000 돌파 당시만 해도 일시적 랠리를 우려하는 시각이 강했다. 그러나 4,000선 안착은 구조적 상승 기대를 강화한다. 증권가는 하반기 이후 기업 실적과 자본시장 호황이 맞물리는 '뉴 사이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그러면서도, 코스피가 사상 첫 4,000선 돌파라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한 가운데 일각에선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18% 가까이 껑충 뛰어오르면서 단기 급등에 대한 조정 위험을 바라보는 투자자가 늘면서다. 반면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기준으로는 여전히 낮은 편에 속하는 만큼 과열을 우려하긴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그러나 버블 논란은 이르다 의견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7,000 다가왔고 코스피 4,000 시대가 왔다. 아직은 될 만한 주가만 오르고 있다"면서 "주식으로 돈 벌어서 차를 바꾸거나, 집을 산 친구들도 그다지 많이는 없다. 버블 논란은 이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 전체 시가총액 증가분에서 특정 종목 및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지점일 수 있다. 한국 증시, 글로벌 중심 무대로 이동 중 한국 증시는 더 이상 '신흥시장'의 변방이 아니다. AI·배터리·친환경 산업 중심의 구조개편이 진전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전략적 포트폴리오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4,000선 돌파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한국 경제 체력에 대한 국제 자본의 재평가 신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급등 피로감을 관리하며 지속 가능한 상승 구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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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4,000 시대 개막⋯"AI·무역 훈풍"에 사상 최고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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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CMO 시장 점유율 3위⋯론자·우시바이오 이어 상위권 유지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장에서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7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 등의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사업 규모가 16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론자는 42억 달러(점유율 19~21%), 우시는 18억 달러(7~10%) 수준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9%를 기록하며 미국 써모피셔사이언티픽(16억 달러), 애브비(11억 달러)와 함께 상위권을 구성했다. 상위 5개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50~55%로 나타났다. 글로벌 CMO 시장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8.8% 성장해 341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미니해설]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CMO 시장 '3강 체제' 핵심 축 부상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선두권을 형성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두 기업을 바짝 뒤쫓으며 '3강 체제'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 자료를 분석해 2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CMO 시장 규모는 20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론자와 우시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상위 5개 기업이 50~55%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장 점유율은 7~9%, 생산 규모는 16억달러로 집계됐다. 론자가 42억달러(19~21%)로 압도적 1위, 우시바이오로직스가 18억달러(7~10%)로 2위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써모피셔사이언티픽(16억달러), 애브비(11억달러)를 제치고 3위를 확고히 거머쥐었다. 바이오 생산 아웃소싱 확산…삼바에 우호적 환경 CMO 시장 확대의 흐름은 뚜렷하다. 보고서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8.8% 성장, 34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 요인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 면역항암제 등 바이오의약품 수요 급증, △ 고도화되는 생산 공정과 품질 규제 강화, △ 제약사의 연구개발(R&D) 집중 전략 등이다. 복잡한 단백질 기반 치료제 특성상 시설·기술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외주 생산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치료 분야는 '종양학' 중심…차세대 CGT·ADC 급부상 시장 세부 구조를 보면 제조 서비스(94억달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제형·충전·마감(63억달러), 포장·라벨링(28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분자 유형별로는 단일클론항체가 89억달러, 세포·유전자치료제(CGT)가 51억달러, 항체-약물 접합체(ADC)가 21억달러였다. 특히 CGT와 ADC는 최근 대거 임상에 진입하며 차세대 생산 캐파 경쟁의 핵심 분야로 꼽힌다. 치료 분야에서는 종양학(78억달러)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아시아태평양 성장 속도 가장 빨라…송도 효과 주목 지역별 시장은 북미 75억달러, 유럽 61억달러, 아시아태평양 56억달러(점유율 27.2%) 순이다. 보고서는 "아시아태평양은 글로벌 제약사의 아웃소싱 확대, 파트너십 증가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최대 단일 CMO 생산단지(인천 송도)를 운영하는 점은 시장 확대의 직접 수혜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4공장(24만L)이 가동 중이며, 5공장(18만L)도 증설이 진행되고 있다. CDMO 전환 가속…경쟁의 본질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최근 CMO 업계는 제조에 그치지 않고 공정 개발, 임상 지원, 통합 품질관리까지 수행하는 CDMO(개발·생산 통합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미국 샌디에이고 R&D센터 확대, 멀티모달 생산 전략을 통해 CDMO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장은 CGT와 ADC에서 열린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술 전환 속도를 얼마나 앞당기느냐에 향후 승부가 달렸다고 본다. 한국의 잠재력과 과제 한국의 지난해 CMO 시장 규모는 6억달러. 2030년까지 연평균 8% 성장, 10.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높은 의존도와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 부족, 고급 기술 인력 수급 제약 등의 한계도 분명하다. 즉, 생산기업 성장만으로는 산업 전체의 질적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투자·수주 지형 변화의 중심에 선 삼성 현재 시장은 선두 론자의 기술·규모 경쟁, 중국 우시의 공급망 확장, 삼성의 공격적 증설이 맞부딪히는 3파전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규모의 경제), 품질·공정 안정성, 지리적 경쟁력(아시아 공급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주에서 우위를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장 확대를 흡수할 수 있는 생산 체력을 갖춘 몇 안 되는 기업"이라며 "다음 싸움은 첨단치료제 포트폴리오 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CMO 시장은 커지고 있다. 문제는 누가 그 성장을 '가장 많이 가져갈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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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CMO 시장 점유율 3위⋯론자·우시바이오 이어 상위권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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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5)] 지구 남·북반구 간 '태양광 반사 대칭' 깨진다
- 지구의 북반구와 남반구가 유지해온 태양복사 에너지 균형이 최근 20여 년 사이 무너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나사(NASA) 랭글리연구센터 노먼 로브 박사 연구팀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북반구가 남반구보다 더 빠른 속도로 태양빛을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26일(현지시간) 라이브사이언스가 전했다. 연구진은 NASA 위성 'CERES'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1~2024년 지표 반사율과 일사 흡수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북반구는 10년마다 1㎡당 0.34W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빙하와 만년설 감소, 오염물질 저감, 수증기 증가 등이 지목됐다. 특히 연구진은 구름량이 에너지 불균형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기후 시스템의 전환점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며 경고했다. [미니해설] 지구 에너지 균형 '균열'…북반구 일사 흡수 급증 지구 기후 균형 무너지는 징후…북반구 일사 흡수 증가, '비대칭 지구'로 가나 지구 기후 시스템에서 북반구와 남반구 간의 에너지 균형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업활동과 도시화가 집중된 북반구가 오히려 태양광 반사율이 높은 특성을 보여온 ‘기후의 역설’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학계는 이를 기후변화가 본격적인 '불안정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균형이 깨지고 있다"…24년 관측이 말해준 변화 NASA 랭글리연구센터 노먼 로브 박사 연구팀은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북반구의 일사 흡수 증가 추세가 남반구보다 현저하게 크다고 밝혔다. 분석에는 2001년 이후 24년간 NASA의 '구름 및 지구복사에너지시스템(CERES)' 위성 관측 자료가 활용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반구는 10년마다 ㎡당 약 0.34W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작아 보일 수 있으나, 행성 규모로 확대하면 거대한 에너지 유입 증가를 의미한다. 에너지 불균형은 결국 기온 상승, 강수 패턴 변화, 극한 기후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구는 태양에서 흡수한 에너지와 우주로 방출하는 에너지를 통해 기후 균형을 유지한다. 어느 한쪽이 어긋나면 전체 시스템이 재구성된다. 메릴랜드대 잔칭 리 교수는 "이는 지구의 에너지경제가 적자 상태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장기적으로 기후 시스템이 새로운 상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강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왜 북반구만 더 뜨거워지나…3대 원인 분석 로브 박사팀은 '부분복사교란(PRP)' 분석 방식을 통해 불균형의 원인을 분해했다. 그 결과 세 가지 요인이 핵심으로 지목됐다. ① 빙하·만년설 감소 북극 빙권은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지역이다. 밝은 얼음이 녹으면 어두운 바다와 토지가 드러나 일사 흡수가 증가하는 '빙하-알베도 피드백'이 발생한다. ② 대기오염물질 감소 중국·미국·유럽 등에서 에어로졸 배출 저감 정책이 진행되면서 태양광을 반사하는 미세 입자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역설적이게도 환경정책의 성과가 기후 균형 측면에서는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③ 수증기 증가 온난화가 더 빠른 북반구에서 대기 수증기량이 증가하면서 흡수되는 단파 복사 에너지량이 확대됐다. 수증기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그 결과, 북반구는 지속적으로 더 많은 열을 '가둬두는 행성'이 되고 있다. "구름이 상쇄해줘야 하는데"…기후 시스템의 경고 이 변화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구름의 보상 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기후 시스템은 균형을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다. 북반구가 더 많은 열을 흡수하면, 구름이 더 많이 형성되어 반사 작용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관측 결과, 지난 20년 동안 구름량 변화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로브 박사는 이를 두고 "기후 시스템의 '교정 매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후 변화가 새로운 체제(regime)로 넘어가는 초기 징후일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기후·경제·안보 전반에 파장…"불균형 확대되면 위험" 북반구 중심의 일사 흡수 증가는 △ 대기 대순환 변화, △ 해수면 온도 상승 가속, △ 폭염·폭우·한파 등 극한현상 불규칙화, △아열대 고기압대 확장, △식량 생산 지형 변화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산업 기반이 집중된 북반구는 전 세계 GDP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기후 불균형이 경제·금융 안정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리 교수는 "이 변화는 더 이상 이론이 아니라 현실 데이터로 관측되는 기후 변곡점"이라며 "정책 대응의 속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계 "모델 고도화로 향후 10년이 관건" 연구진은 곧 공개될 차세대 기후 모델을 통해 △ 구름-에어로졸 상호작용, △ 열수지 변화에 대한 지역별 응답, △ 남·북반구 간 에너지 교환 메커니즘 등을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로브 박사는 "다음 세대 관측과 모델링 연구가 이 의문을 풀 열쇠"라며 "'비대칭 지구'가 일시적일지, 새로운 표준이 될지 향후 10년 내 결판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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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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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5)] 지구 남·북반구 간 '태양광 반사 대칭'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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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하루 평균 외환거래액 또 사상 최대⋯외국인 자금 유입 지속
- 올해 3분기 국내 외환시장이 다시 한 번 최고 규모의 거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3분기 외국환은행의 외환거래 동향'에 따르면 현물환과 외환파생상품을 합친 일평균 외환거래액은 828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8216억달러)보다 0.8%(68억달러) 증가한 수치로, 2008년 통계 개편 이후 분기 기준 최고치다. 한은은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과 외국인 증권투자 확대가 거래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 매매액은 월평균 285조원에서 351조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환율 변동성 축소로 외환파생상품 거래가 감소하면서 전체 증가폭은 2분기 대비 둔화됐다. [미니해설] 외환시장 '거래 체질' 변화…외국인 유입 vs 파생거래 축소의 이중 흐름 국내 외환시장의 위상이 다시 강화되고 있다.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기존 3시 30분에서 익일 새벽 2시까지 연장한 이후, 글로벌 투자가들의 접근성이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상 일평균 외환거래액이 3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기록을 쌓고 있다. 외국인 주식·채권 투자 유입이 활발한 점도 거래 확대로 직결됐다. 미국 금리 경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된 영향이다. 현물환↑·파생↓…환율 안정 효과의 이면 상품별 흐름은 엇갈렸다. 현물환 거래는 6.4% 증가했고, 외환파생상품 거래는 2.9%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1,420~1,430원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변동성이 낮아지자 헤지 수요가 줄어든 결과다. 시장 안정이라는 긍정적 신호이지만, 파생거래 위축은 거래 다변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국내은행 비중 확대…위상 변화 신호 3분기 국내은행 외환거래는 394.9억달러로 6.0% 증가한 반면 외국계 지점은 3.4% 감소했다. 이는 외환시장 주도권이 외국계 중심에서 국내은행 중심 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환시장 개편 이후 △ㅍ실거래 위주 현물환 확대, △ 시장 정보와 고객 기반을 가진 국내은행 우위가 드러나는 구조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 자금 흐름이 불러올 '투트랙 리스크' 전문가들은 외환거래 급증이 유동성 강화·시장 신뢰 상승 등의 기회요인과 외국인 자금 이탈 시 변동성 급증 등 위험 요인을 동시에 내포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외국인 증권자금은 △ 금리차, △ 무역갈등, △ 지정학 이벤트(APEC·한미협상) 에 민감하다. 환율 안정이 이어지고 있으나 대외 변수에 따라 언제든 변동성이 재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다. 정책 당국의 다음 시선 — 심층 파생시장 육성 외환시장은 규모와 품질이 동시에 중요하다. 현물 중심 성장만으로는 글로벌 금융허브 경쟁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 기관 중개 참여 확대, △ 파생·선물시장 활성화, △ 외환 위험관리 수단 개선 등 시장 심화 전략이 후속 과제로 꼽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유동성 확대 효과가 자리 잡는 만큼, 외환 위험관리 기능을 강화해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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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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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하루 평균 외환거래액 또 사상 최대⋯외국인 자금 유입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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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차세대 아이패드 프로에 '베이퍼 챔버' 냉각 채택 전망
- 애플이 차세대 아이패드 프로에 본격적인 발열 관리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는 26일(현지시간) 애플이 향후 출시할 아이패드 프로에 '베이퍼 챔버(Vapor Chamber·증기 냉각 장치)'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베이퍼 챔버는 금속 박판 사이의 미세한 공간에 소량의 액체를 봉입한 구조로, 고열 상태에서 액체가 증발·응축하며 열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와 구글 스마트폰, 갤럭시 탭 S9 등에 이미 적용된 기술로, 애플은 최근 출시한 아이폰17 프로에 처음 채택했다. 아이패드는 아이폰보다 표면적이 넓어 상대적으로 발열에 유리하지만, 고사양 게임·영상 편집·온디바이스 AI 처리 등 고부하 작업이 늘어남에 따라 냉각 시스템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애플은 M6 칩과 결합한 증기 냉각 기술을 통해 장시간 고성능 유지 능력을 강화하고, 제품 라인업 간 차별화 요소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앞서 M4 기반 아이패드 프로에 구리 히트싱크를 적용하며 열 처리 성능을 개선했으며, 이번 기술 전환은 발열 대응의 한 단계 진화를 의미한다. 애플은 앞서 M4 세대 아이패드 프로에 새로운 구리 방열판을 적용해 냉각 성능을 개선한 바 있다. 베이퍼 챔버를 도입함으로써 이번 기술 전환은 발열 대응의 한 단계 진화를 의미한다. 삼성은 2023년 출시된 갤럭시 탭 S9에도 이 같은 액체 냉각 방식을 적용했다. 출시 시기는 기존 18개월 주기를 고려하면 2027년 상반기가 유력하다. IT 전문매체들은 이 기술이 차세대 아이패드 프로의 핵심 판매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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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차세대 아이패드 프로에 '베이퍼 챔버' 냉각 채택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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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국세청 시스템 '코어택스' 오류, 원인은 韓 개발사?
- 인도네시아 재무부가 국세청 전산 행정 시스템 '코어텍스(Coretax)' 오류 논란에 대해 전면적인 기능 개선에 나선다. 26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 데틱 파이낸스(detic finance)에 따르면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장관은 지난주 금요일인 24일 재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어텍스의 여러 기능이 완전히 작동하지 않아 로그인 실패, 사용자 세션 끊김 등 장애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한 달이면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던 시스템 보완 작업도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업체 개발 품질 기대 미달"…계약 문제로 즉각 개편 어려움 푸르바야 장관은 시스템 일부를 개발한 한국 기업 컨소시엄(LG CNS-Qualysoft)의 소프트웨어 품질을 문제 삼았다. 그는 "소스 코드를 검토한 내부 전문가 판단으로는 미숙한 수준"이라며, 핵심 영역의 수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양측 간 기존 개발 계약이 남아 있어, 정부가 시스템 전체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푸르바야 장관은 "내년 1~2월 개발 권한이 완전히 이양되면 보안과 인프라를 포함한 개편 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비용 없이 개선…사이버 보안 수준 "A+ 등급" 푸르바야 장관은 외부 인력 신규 투입은 없으며, 재무장관 산하 IT 전문팀이 개선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가 비용은 크지 않다"며 "필요한 것은 기존 인력의 역량 강화"라고 밝혔다. 또한 "과거 데이터 유출 우려가 제기됐으나 현재는 보안성이 크게 강화됐다"며 "사이버 보안 평가 점수가 기존 30점에서 95점 이상으로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보보호 강화와 시스템 신뢰도 회복을 목표로 코어텍스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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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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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국세청 시스템 '코어택스' 오류, 원인은 韓 개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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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첫 '10만전자' 돌파⋯반도체훈풍에 사상최고가 경신
- 삼성전자가 27일 장중 처음으로 주가 10만원대를 돌파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3% 오른 10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는 101,300원으로 출발하며 '10만 전자' 시대를 공식적으로 열었다. 장중 한때 101,900원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프리마켓 단계에서 이미 10만원선을 넘어선 흐름이 확인되며 강세가 예고됐고,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시각 3.82% 상승한 529,500원에 거래되며 개장 직후 533,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굳건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줘온 미·중 무역 갈등 완화 전망이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한층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아시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며 NBC, ABC, CBS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희토류 수출 규제가 유예되고 이에 따라 미국의 추가 대중 관세 부과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무역 합의의 틀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 간 협상 최대 쟁점이던 희토류 통제와 100% 고율 관세 조치가 일단 유예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지난 24일 발표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된 점도 국내 반도체 대형주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6년 삼성전자 영업실적은 D램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세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64조원 규모(전년 대비 78% 증가)가 전망된다"며 "2018년 이후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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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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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첫 '10만전자' 돌파⋯반도체훈풍에 사상최고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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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 완료⋯중국 희토류 규제-미국 대중 추가관세 유예
- 미·중 고위급 협상단이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를 모두 유예하는 쪽으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유예되고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100% 추가 관세 부과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동행 중인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 NBC, ABC, CBS 방송과 각각 인터뷰를 갖고 "저와 제 중국 카운터파트인 (허리펑) 부총리는 (무역 합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30일 부산에서 열릴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선트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 양측 고위급 인사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이틀간 만나 최종 의제 조율을 마친 상태다. 이번 협상에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이 나섰고, 미국 측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이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100% 관세 부과를)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또한 중국이 논의했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일정 기간 유예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NBC방송에 말했다. 그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저는 중국이 그것(희토류 수출 통제)을 검토하면서 1년간 시행을 연기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00% 관세 부과' 위협을 통해 나에게 막강한 협상 지렛대를 줬다"며 "그 결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에 따라) 관세 부과를 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수출국인 중국은 오는 12월 1일부터 희토류 수출 통제를 대폭 확대한다고 앞서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비판하며 중국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미중 무역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희토류 수출 통제 및 대(對)중국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해 양측이 보류하는 방향으로 합의의 틀을 마련했음을 시사한다. 베선트 장관은 또한 "미국 농부들을 위한 대규모 농산물 구매에 대해서도 합의했다"며 "중국이 미국을 황폐화하는 펜타닐 원료물질 문제 해결을 돕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협상의 또 다른 쟁점이었던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입 중단과 미국으로의 펜타닐 유입 차단 등에서도 접점이 마련됐다고 밝힌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아울러 중국의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내용의 '틱톡 합의'와 관련, "우리는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며 "오늘 기준으로 모든 세부 사항이 조율됐으며, 그 합의를 두 정상이 목요일(30일) 한국에서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정상은 아시아와 중동에서 성공을 거둔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평화 구상에 대해서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청강 부부장은 "하루가 넘는 매우 긴장된 토론을 거쳐 중미 양국은 이 의제들에 관해 일부 양국의 관심사를 적절히 처리하는 방안을 건설적으로 논의했고, 일차적 합의를 만들었다"며 "다음 단계로 각자는 내부 보고와 승인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도 "양국은 미국의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치와 상호 관세 중단 기간 연장, 펜타닐 관세와 법 집행 협력, 농산물 무역, 수출 통제 등 양국이 함께 관심을 가진 중요 경제·무역 문제에 관해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성이 풍부한 교류·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자의 우려를 해결하는 계획에 관해 기본적 합의를 이뤘다"며 "양국은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추가로 확정하고 각자 국내 승인 절차를 이행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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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의제 조율 완료⋯중국 희토류 규제-미국 대중 추가관세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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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인플레 3%에도 '민심 이반'⋯지표와 체감의 거대한 괴리
- 미국 9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당초의 비관적 전망을 밑돌자 시장과 경제 전문가들은 일단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지표상의 안도가 현장의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2%)를 여전히 웃도는 물가 상승률 속에서, 특히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이 체감하는 경제 고통은 임계치에 다다른다는 분석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각) 발표된 9월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3.0%로 집계됐다. 올봄 트럼프 대통령이 새 무역전쟁 조치를 발표했을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던 예상치(3.6%)보다 낮은 수치다. 공급망 문제나 유가 상승 등 일부 요인이 완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촉발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셈이다. 그러나 안도감은 잠시였다. 수치 자체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도는 데다, 팬데믹 이후 수년간 이어진 고삐 풀린 인플레이션 위에 누적된 수치이기 때문이다. 식료품, 주거비, 보험료 등 필수 지출 비용 급등에 시달리는 수백만 미국인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계층 간의 체감 온도 차는 극명하다. 활황인 주식 시장 덕에 재정 여유가 있는 부유층은 물가 상승의 충격을 흡수하며 소비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의 임금 인상률은 급격히 둔화되면서 많은 가구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2023년 초 저소득층의 연간 임금 증가율은 6% 이상이었으나, 2025년 9월에는 1.4%로 급락하며 인플레이션율(3%)을 크게 밑돌았다. 콜로라도주 스팀보트 스프링스에 거주하는 부동산 전문가 트래비스 크룩은 "정말 낙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와 아내 캐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외식을 거의 중단하고 여행도 줄였다. 15년 된 차량 교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부부의 연간 소득은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를 겨우 넘지만 저축은 불가능하다. 그는 "청구서는 낼 수 있지만, 저축은 못 하고 있다"며 "경제 형편이 전혀 나아지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인식은 현장과 괴리가 있다. 케빈 해싯(Kevin Hassett)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환상적인 수치"라고 자평하며 3% 상승의 원인을 인디애나주 정유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9월 물가 상승 내역을 보면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이유가 명확히 드러난다. 천연가스와 전기 요금이 가장 큰 연간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식료품 비용 역시 전체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커피 가격은 18.9% 폭등했고, 쇠고기 가격은 14.7%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품목들은 부유층보다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 가구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가격 상승이 이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임금은 물가 못따라가"…싸늘한 여론조사 여론조사 결과는 싸늘한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달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서 응답자의 74%는 현 경제 상황을 "공정하거나 나쁘다(fair or poor)"고 평가했으며, 가장 큰 이유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뱅크레이트(Bankrate)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임금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최근 4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시간대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도 하락을 지속했다. 소비자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앞으로 1년간 훨씬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있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심리 자체가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또한 1년 전보다 재정 면에서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더 나아졌다'는 응답을 압도했으며, 응답자의 68%는 앞으로 1년간 소득이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5월 기록된 사상 최고치와 동일한 수치다. 높은 생활비를 둘러싼 불만은 올가을 선거판을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버지니아에서는 민주당 애비게일 스팬버거(Abigail Spanberger) 주지사 후보가 '가계 부담 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뉴욕의 민주당 시장 후보인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는 버스와 보육 무상화, 임대료 동결 등 파격 공약을 내걸었다. 주거비가 폭등한 마이애미에서는 후보들이 앞다퉈 공영토지 위에 신규 주택 건설, 재산세 감면, 무료 대중교통 등 생활비 인하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저소득층 직격탄…월세 내고 나면 '빚더미' 문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이 관세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한 번에 전가하지 않고 시차를 두고 반영하고 있다. 듀크대와 리치먼드 및 애틀랜타 연은이 공동 실시한 3분기 설문조사에서 미국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내년도 가격을 올해보다 평균 4.3%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세가 없었을 경우의 예상 인상률(3.2%)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치다. 조사를 공동 지휘한 듀크대의 존 그레이엄(John Graham) 경제학자는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은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알베르토 카발로(Alberto Cavallo) 교수는 "저가 상품의 가격이 고가 상품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현상이 저소득층 미국인들에게 불균형하게 더 큰 타격을 준다고 덧붙였다. 임금 상승이 물가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근본 문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초 저소득 가구의 연간 임금 상승률은 6%를 넘어 당시 인플레이션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 9월 이들의 임금 상승률은 1.4%로 곤두박질치며 인플레이션율 3%에 한참 못 미쳤다. 매사추세츠주 뉴베드퍼드의 골프공 공장에서 주 40시간 일하는 아이올라 비자로(48) 씨의 사례는 저소득 노동자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녀가 2주마다 손에 쥐는 돈은 세후 1000~1100달러(약 140만~150만 원) 남짓이다. 하지만 두 자녀와 함께 사는 아파트 월세는 1600달러(약 230만 원), 자동차 할부금은 월 756.54달러(약 108만 원)에 달한다. 공과금과 식료품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녀는 "우유와 계란 가격이 통제 불능 수준"이라며 "식료품비 때문에 쌓인 신용카드 빚만 4000달러(약 570만 원)에 이르고 공과금도 제때 내기 어렵다. 지금 당장 삶이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올해 초부터 지역 '푸드 팬트리(무료 식료품 배급소)'를 찾기 시작했다. 이 푸드 팬트리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PACE의 제니퍼 메데이로스 코디네이터는 "최근 정규직 직장인들을 위해 목요일 저녁 연장 운영을 시작했다"며 "보통 목요일 저녁이면 약 140명이 식료품을 받으러 오는데, 이 중 90%가 직업이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들 중에는 자신이 매대에 진열하는 식료품조차 살 형편이 안 되는 슈퍼마켓 직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미국인들이 유독 인플레이션에 분노하는 데는 심리 요인도 작용한다. 2021년 프란체스코 다쿤토 교수 등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플레이션 인식을 형성할 때 식료품처럼 자주 구매하는 품목 가격에 큰 영향을 받으며, 하락하는 가격(예: 달걀)보다 상승하는 가격(예: 커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버드대의 스테파니 스탄체바(Stefanie Stantcheva)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의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일시 현상'이라는 인식이 약해지고 있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Key Insights] 미국 내수 경제의 핵심인 중산층 붕괴는 한국 수출 전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발표하는 거시 지표와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 간의 괴리가 얼마나 큰 정치적 부담이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 역시 금리 정책과 민생 안정 사이의 정교한 균형이 요구된다. [Summary] 미국 9월 인플레이션이 3.0%로 예상보다 낮았으나, 서민들의 불만은 크다. 임금 상승률(1.4%)이 물가(3.0%)를 밑도는 가운데 커피, 소고기 등 필수재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 여론조사는 비관론을 보여주며, '생활비 위기'가 주요 선거 쟁점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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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인플레 3%에도 '민심 이반'⋯지표와 체감의 거대한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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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순방 첫 행보서 '동남아 무역 합의' 성사⋯중국 견제 수위 높였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에 나선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주요 동남아 4개국과 잇따라 무역 합의를 타결했다. 이번 합의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동시에 완화하고, 경제 안보와 수출 통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중국을 염두에 둔 동남아 공조 강화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과 무역 합의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캄보디아와는 '상호무역협정 합의'를, 태국·베트남과는 '상호무역협정 프레임워크 합의'를 각각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19%로, 베트남산 제품에 대해서는 2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서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미국의 공산품 및 농산물에 대해 시장 우대 접근을 제공하고, 캄보디아와 태국은 미국산 공산품·식품·농산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동차 안전기준, 배출가스 규제, 의약품·의료기기 인증 등 비관세 장벽도 낮추기로 합의했다. 디지털세 문제도 포함됐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미국의 디지털 서비스 및 디지털 제품에 대해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차별적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백악관은 "이번 합의는 경제 및 안보 협력을 심화하고, 공급망 회복력과 혁신을 강화하며, 투자안보 및 수출통제에서 긴밀히 협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핵심광물 및 희토류 원소의 수출을 금지하거나 할당제를 두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산업의 신속한 육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는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세계 공급망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동남아를 새로운 전략적 공급 파트너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 첫 일정이 말레이시아에서의 무역 합의로 시작된 만큼, 곧 예정된 한국·중국 정상회담에서도 유사한 무역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백악관은 말레이시아·캄보디아와 체결한 무역협정은 수 주 내 국내 절차를 거쳐 발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국·베트남과의 프레임워크 합의는 후속 협상을 통해 세부안을 확정한 뒤 협정 서명 및 국내 비준 절차를 거쳐 효력을 갖게 된다. 이번 동남아 4개국과의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안보 동맹 구상'의 첫 가시적 성과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동시에 미·동남아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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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순방 첫 행보서 '동남아 무역 합의' 성사⋯중국 견제 수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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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10·15 대책 전 '올해 최고 상승'⋯광진·강동·성동 순 급등
-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까지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2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46% 상승하며 1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은 9월(0.82%)보다 0.64%포인트 확대돼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대책이 발표되기 전인 10월 13일 기준이다. 특히 한강벨트권 중 갭투자가 가능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급등세가 두드러졌다. 광진구(4.46%)가 2006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강동구(4.17%), 성동구(3.95%), 마포구(2.96%)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전체도 0.60% 올랐으며 전국 아파트값은 0.28% 상승했다. 상위 20%와 하위 20%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전국 12.5, 서울 6.8로 각각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서울 집값 다시 달아오른 이유…'10·15 규제 전 갭투자'가 불쏘시개 10월 서울 아파트 시장은 '규제 공백기'를 틈탄 투자수요가 폭발하며 다시 과열 양상을 보였다. KB부동산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46% 올라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세는 17개월째 이어졌고, 특히 규제 사각지대였던 한강벨트권이 폭등세를 주도했다. 광진구가 4.46% 상승하며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강동구(4.17%)·성동구(3.95%)·마포구(2.96%)·송파구(2.68%)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비교적 새 아파트 비중이 높고 학군, 교통, 강변 개발 호재 등으로 투자수요가 꾸준한 곳이다. 이번 급등세는 10·15 대책 발표 직전 규제 회피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갭투자가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단기 매수세가 몰리며 거래량이 증가했다. 규제지역 지정 이후에도 이미 형성된 호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도권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성남 분당구는 4.10% 상승하며 2018년 9월(5.9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과천(2.83%)·하남(1.47%)·광명(1.32%)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인천은 0.04% 하락으로 전환됐다. 고가·저가 격차 '역대 최대'…서울 33억 vs 4.9억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도 심화됐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전국 5분위 배율(상위 20%와 하위 20% 간 가격비율)은 12.5로 8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위 20% 평균 아파트 가격은 14억3613만원, 하위 20%는 1억1000만원대 수준이다. 서울은 이 격차가 더욱 크다. 상위 20% 평균가가 33억4409만원으로 처음 33억원을 돌파한 반면, 하위 20%는 4억9536만원으로 5분위 배율이 6.8에 달했다. 고가 아파트 중심의 매수세가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세시장도 '끓는다'…서울 27개월 연속 상승 전세가격 역시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15% 올랐으며, 수도권은 0.22%, 서울은 0.43%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27개월 연속 오름세로, 매매가격 상승과 맞물리며 실수요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실수요 중심의 매수세가 일정 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 기대감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단기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 압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월의 급등세는 규제 이전 '막차 수요'가 만들어낸 일시적 과열 양상으로, 10·15 대책 이후 시장의 반응이 향후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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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10·15 대책 전 '올해 최고 상승'⋯광진·강동·성동 순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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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M7 실적과 연준 금리 결정⋯연말 랠리 중대 기로
- 뉴욕증시가 연말 상승세의 향방을 결정할 중대한 한 주를 맞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시장은 '매그니피센트 7(M7)'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주는 3분기 실적 발표 기간 중 가장 바쁜 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5개 M7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이들 M7의 이익은 16.6% 증가해, 나머지 S&P 500 기업(8.1%)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한 이들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지가 관건이다. 한편, 연준은 2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회의 끝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3.75~4.00%로 낮출 것이 유력하다. 시장은 금리 인하 자체보다 12월 추가 인하 등 향후 경로에 대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4주차에 접어든 연방정부 셧다운과 미·중 무역 갈등이 최대 복병이다. 셧다운 장기화는 4분기 GDP 성장을 저해하고 고용 등 주요 지표 발표를 지연시켜 연준의 정책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30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미니해설] 'M7 실적·연준 메시지' 양대 관문…증시 랠리 동력 시험대 올라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저점 대비 36% 급등한 화려한 성적표다. 하지만 시장의 내면은 축포를 터뜨리기보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처럼 긴장감이 역력하다. 겉보기엔 화려한 이 상승세가 '빅테크 실적'과 '연준의 메시지'라는 두 개의 거대한 산을 넘고, '정부 셧다운'과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두 개의 암초를 피해야만 하는 '살얼음판 랠리'이기 때문이다. 'AI 열풍' M7, 높은 기대치 충족 관건 이번 주 시장의 심장은 단연 '매그니피센트 7(M7)'의 실적 발표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이들 M7 기업의 3분기 이익은 16.6% 증가해, 나머지 S&P 500 기업(8.1%)의 두 배가 넘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며 시장 전체를 끌어올린 주역이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앤서니 사글림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금부터 연말까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요인은 이들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될 것"이라며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이들 기업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 높은 기대치는 양날의 검이다. 최근 넷플릭스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자 시장이 즉각 냉각됐던 것처럼, M7 중 한 곳이라도 삐끗한다면 시장 전체의 투자 심리가 무너질 수 있다. 연준 금리 인하보다 중요한 '12월 신호' 두 번째 관문은 연방준비제도(Fed)다. 시장은 29일 발표될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인플레이션 자료가 예상보다 온화했고, 노동 시장 약화 징후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얼라이언스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지속적인 노동 시장 약세가 연준의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리 인하 자체는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됐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자금 시장은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모두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을 움직일 진짜 변수는 파월 의장이 12월 인하 가능성을 포함한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해 어떤 신호를 주느냐다. 모닝스타 웰스의 도미닉 파팔라도 수석 멀티에셋 전략가는 "가장 큰 영향은 연준이 금리 인하 경로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준이 시장의 기대에 조금이라도 못 미치는 신호를 보낸다면, 금리 인하 기대로 부풀어 오른 자산 시장은 즉각 방향을 틀 수 있다. 4주차 셧다운, 연준의 '눈' 가리고 경제 발목 '높은 실적'과 '우호적인 연준'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가는 랠리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4주차에 접어든 연방정부 셧다운은 이미 과거 평균 셧다운 기간보다 길어졌다. B. 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얼라이언스는 셧다운 때문에 4분기 GDP 성장률이 0.4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셧다운이 연준의 '눈'을 가린다는 점이다. 고용보고서 등 핵심 경제 자료 발표가 줄줄이 지연되면서 연준이 정확한 경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셧다운 장기화가 바로 이 '신뢰'를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크리스 파시아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사람들이 긴장하기 시작하는 것은 소비자 신뢰나 기업 신뢰가 하락하는 것을 볼 때"라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정상회담 '촉각'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1일 추가 관세를 위협한 가운데, 30일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사글림벤 전략가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위협하는 수준까지 관세가 인상된다면... 특히 투자자들이 그것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할 때, 시장은 더 크게 변동하고 아마도 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증시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요구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M7은 시장의 '매우 높은' 기대를 넘어서야 하고, 연준은 '지속적인 금리 인하'라는 시장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셧다운과 무역전쟁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무사히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크리스 파시아노 전략가가 지적했듯 "지속적인 (예상치 웃도는) 실적과 기업들의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사상 최고치 랠리는 연말을 향한 질주가 아닌 짧은 축제로 끝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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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M7 실적과 연준 금리 결정⋯연말 랠리 중대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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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메타·틱톡에 '디지털법 위반' 잠정결론⋯최대 매출 6% 벌금 가능성
- 유럽연합(EU)은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와 중국 틱톡이 디지털서비스법(DSA)의 투명성 의무를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위반이 확정될 경우 두 회사는 전 세계 연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2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틱톡과 메타가 연구자들에게 공공 데이터에 대한 충분한 접근권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는 DSA가 규정한 투명성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모두에서 불법 콘텐츠 신고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이용자들이 쉽게 신고하거나 콘텐츠 심사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DSA는 EU가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을 통제하기 위해 도입한 핵심 법안으로, 플랫폼이 이용자 안전과 데이터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의무화한다. EU는 이미 별도의 법안인 디지털시장법(DMA)을 근거로 구글·애플·아마존 등도 조사 중이다. 메타의 벤 월터스 대변인은 이 같은 결정에 "우리는 DSA를 위반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집행위와 긴밀히 협의 중이며, 이미 콘텐츠 신고·이의제기 절차·데이터 접근 방식 등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틱톡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EU는 연구자들이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통해 기술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집행위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이 연구자 접근 절차를 과도하게 복잡하게 만들어, 불완전하거나 신뢰하기 어려운 데이터만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미성년자 유해 콘텐츠 노출 연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U 집행위는 두 기업에 서면 소명 기회를 부여한 상태다. 최종 판단에서 위반이 확정되면 비준수(non-compliance) 결정을 내려 전 세계 연 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양사는 최대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게 되는 것이다. 이는 시가총액 1조 달러 규모의 메타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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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메타·틱톡에 '디지털법 위반' 잠정결론⋯최대 매출 6% 벌금 가능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