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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31)]'영원한 화학 물질'의 저주⋯몸속 노화 앞당기는 PFAS의 실체
- 프라이팬의 눌음 방지 코팅, 패스트푸드 포장지, 우비 등 방수 재킷, 청소용 세제 등 우리가 매일 접하는 평범한 생활용품들이 '영원한 화학 물질(Forever Chemicals)'이라 불리는 독성 물질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잇따른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노화 분야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에이징(Frontiers in Aging)'에 발표된 새 연구는 이 문제를 한층 더 심각하게 다룬다. 연구에 참여한 326명 중 무려 95%의 혈액에서 PFAS(과불화알킬 및 폴리불화알킬 물질)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이미 광범위한 노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PFAS란 무엇인가⋯왜 '영원한' 화학 물질인가 PFAS는 1950~60년대에 개발된 합성 화학 물질군으로, 물·기름·열·부식에 강한 특성 덕분에 수십 년간 산업계와 소비재 시장에서 폭넓게 활용되어 왔다. 문제는 이름 그대로 자연계에서 분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토양과 수원에 축적되고,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와 결국 인간의 혈류에 안착한다.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럿은 26일(현지시간) 모든 PFAS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견고한 탄소-불소 골격 때문에 이들이 분해되는 데 최대 천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한 업계는 분자 구조를 약간만 변형하여 유사한 결과를 가져오는 완전히 새로운 PFAS를 만들어 기존 국제 규제를 우회할 수 있으며, 1만2000여 종의 변종이 여전히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상하이 교통대 과학자들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11종의 PFAS 중 특히 과불화노난산(PFNA)과 과불화옥탄술폰아미드(PFOSA) 두 물질에 주목했다. 이 두 성분의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즉 실제 나이보다 세포와 장기가 더 빠르게 늙어가는 현상이 뚜렷이 관찰됐다. 왜 중년 남성이 가장 취약한가 연구팀이 1999~2000년에 수집된 전국 대표 표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64세 중년 남성 집단에서 PFAS로 인한 가속 노화 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상하이교통대 의대의 리샹웨이(Xiangwei Li) 교수는 그 이유로 생활 습관을 지목했다. "흡연과 같은 생활 습관 요인이 노화 지표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데, 남성의 경우 이런 요인들이 오염 물질의 유해 효과를 복합적으로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공동 저자인 쉬야첸(Ya-Qian Xu) 박사는 생물학적 맥락을 더했다. 중년은 신체가 노화 관련 스트레스 요인에 민감해지는 '취약한 생물학적 창(sensitive biological window)'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화학 물질 노출이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강한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제의 공백-유럽은 움직이는데, 한국은? 국제 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프랑스는 의류와 화장품에 PFAS 사용을 이미 전면 금지했으며, 유럽연합(EU)도 유사한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반면 미국과 한국 등 많은 나라에서는 여전히 제도적 공백이 크다. 연구팀은 개인 차원의 위험 감소 방법으로 포장 식품 소비를 줄이고, 패스트푸드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행위를 피할 것을 권고했다. 열이 가해질수록 포장재에서 PFAS가 더 많이 용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합 오염의 시대, 연구는 이제 시작 리샹웨이 교수팀은 후속 연구로 PFAS가 다른 환경 오염 물질과 상호작용할 때 발생하는 누적 건강 위험을 모델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실에서 사람들은 하나의 화학 물질이 아니라 수십 종의 오염 물질에 동시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편의를 위해 용인해온 화학 물질들이 우리 몸속에서 시계를 빠르게 돌리고 있다. '영원한 화학 물질'의 저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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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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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31)]'영원한 화학 물질'의 저주⋯몸속 노화 앞당기는 PFAS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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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9)] '달, 강한 자기장' 논쟁 50년 만에 종결⋯아폴로 달 암석 재분석
- 달의 자기장이 과거에 강했는지, 아니면 미약했는지를 둘러싼 50년 논쟁이 옥스퍼드대학교 과학자들의 새로운 분석으로 매듭지어졌다. 영국 옥스퍼드대 지구과학과 연구진은 26일(현지시간) 아폴로 임무로 채집된 달 암석을 재검토한 결과, 초기 달에는 지구보다 강한 자기장이 존재한 시기가 있었지만 그것은 극히 짧은 예외적 현상이었으며, 대부분의 기간에는 약한 자기장이 유지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달의 자기장은 달 내부에 '다이너모(dynamo)'라 불리는 자기장 생성 메커니즘이 작동했는지 여부와 직결된다. 이는 달 내부 구조와 열 진화, 형성 역사 전반을 이해하는 핵심 단서다. 그동안 일부 아폴로 암석에서는 매우 강한 고(古)자기 신호가 검출돼 "초기 달에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달의 작은 핵과 빠른 냉각 속도를 고려하면 장기간 강한 자기장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반론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을 통해 양측 주장이 모두 일정 부분 타당하다는 절충적 해석을 제시했다. 달 형성 이후 약 35억~40억 년 전, 특정 시기에는 지구보다 더 강한 자기장이 형성됐지만, 이는 매우 단속적이고 일시적인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달의 자기장은 약한 상태였으며, 강한 자기장은 예외적 화산 활동과 연계된 현상이었다는 설명이다. 핵심 단서는 고(高)티타늄 현무암이다. 연구진은 달 내부 깊은 곳의 티타늄이 풍부한 물질이 용융되면서 일시적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고티타늄 암석의 형성과 강한 자기장 기록이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달 내부의 화산 활동이 단속적 다이너모를 촉발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과거 해석에는 '표본 편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드러났다. 아폴로 임무는 비교적 평탄한 '마레(Mare)' 지역에 착륙했는데, 이 지역은 고티타늄 현무암이 풍부하다. 우주비행사들이 상대적으로 이들 암석을 많이 채집하면서, 지구로 가져온 표본 역시 강한 자기장 신호를 보존한 암석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졌다. 그 결과 달이 오랜 기간 강한 자기장을 유지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모델은 이러한 표본 편향을 정량적으로 검증했다. 만약 달 표면에서 무작위로 암석을 채집했다면, 강한 자기장 사건을 기록한 표본을 확보할 확률은 극히 낮았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공동저자인 존 웨이드 옥스퍼드대 부교수는 "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단 여섯 번만 착륙했다면, 평탄한 지역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 역시 표본 편향을 겪었을 것"이라며 "아폴로가 마레 지역에 집중한 것은 우연이었고, 착륙지가 달랐다면 우리는 달이 줄곧 약한 자기장만 가졌다고 결론 내렸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달 자기장 형성사를 '강하거나 약하거나'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단속적으로 강해졌다가 약해지는 '간헐적 다이너모' 모델로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달 내부의 열·화학적 진화 과정을 새롭게 조명하는 단서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검증이다. 공동저자인 사이먼 스티븐슨 박사는 "어떤 유형의 암석이 어떤 자기장 세기를 보존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아르테미스 임무는 이 가설을 시험하고 달 자기장 역사를 더욱 정밀하게 밝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폴로가 남긴 표본은 인류가 달을 이해하는 토대가 됐다. 그리고 반세기 만에, 그 표본을 다시 들여다본 과학은 달 내부의 숨은 역사를 한층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번 연구는 달 탐사의 과거와 미래가 하나의 과학적 연속선 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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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79)] '달, 강한 자기장' 논쟁 50년 만에 종결⋯아폴로 달 암석 재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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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픈AI, 160조원 투자 유치⋯기업가치 1200조원 '껑충'
-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총 1100억 달러(약 160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오픈AI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아마존닷컨과 소프트뱅크그룹 등으로부터 모두 1100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자사의 시장가치를 8400억 달러(약 1212조 원)로 평가하며 추진한 이번 대규모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아마존으로부터 500억 달러, 소프트뱅크와 미국 엔비디아로부터 각각 300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소프트뱅크 주도로 진행된 400억 달러 투자(기업가치 5000억 달러 평가)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아마존의 500억 달러는 우선 150억 달러를 집행하고 향후 수개월 내 일정 조건 충족 시 350억달러를 추가 투입하는 구조다. 오픈AI는 “다른 투자자들도 라운드에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AI는 경제 전반을 바꾸고 있으며, 이를 감당하려면 막대한 집단적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오픈AI는 장기적으로 매우 큰 승자가 될 것"이라며 전략적 협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신규 자금 유입 전 기업가치(pre-money)는 7300억 달러였고 이번 투자금을 포함한 기업가치는 84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투자와 함께 양사는 다년간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오픈AI는 기존 380억달러 규모였던 아마존웹서비스(AWS) 이용 계약을 향후 8년간 1000억달러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AWS는 오픈AI가 이달 초 공개한 기업용 플랫폼 '프런티어(Frontier)'의 독점 외부 클라우드 유통 파트너가 된다. 또한 오픈AI는 아마존의 자체 AI 칩 ‘트레이니움’을 활용해 아마존 고객용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될 맞춤형 모델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강화된다.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시스템을 기반으로 추론(inference) 전용 3기가와트(GW), 학습(training) 전용 2기가와트 등 총 5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프라 확보 비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연산 자원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2030년까지 총 컴퓨팅 지출 목표를 약 60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올트먼 CEO가 과거 언급한 1조4000억 달러 인프라 구상보다 축소된 수치로, 시장의 과도한 투자 우려를 반영해 보다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픈AI는 2030년 총매출이 28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소비자 사업과 기업용 사업이 거의 비슷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아마존·엔비디아, 복잡해진 구도에 경쟁도 격화 AI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구글의 '제미나이'가 소비자 AI 시장에서 추격하고 있고, 기업용 시장에서는 앤스로픽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이달 초 300억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38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오픈AI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 조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기존 협력 관계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이후 오픈AI의 핵심 투자자로, 이번 라운드에도 참여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반도체·클라우드 기업이 AI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주요 고객이 되는 '순환 투자'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수요가 기대만큼 빠르게 확대되지 않을 경우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에 대해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AI 생태계 전반으로 새로운 수익이 유입될 경우에만 이러한 구조가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챗GPT 등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컴퓨팅 역량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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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오픈AI, 160조원 투자 유치⋯기업가치 1200조원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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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 도매물가 '0.5% 급등'⋯다우 600P 추락·은행주 5%대 급락
- 뉴욕증시가 2월 마지막 거래일에 급락했다. 예상보다 뜨거운 도매물가 지표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겹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27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80.26포인트(1.17%) 내린 4만8918.94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600포인트 넘게 밀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8.77포인트(0.56%) 하락한 6870.09, 나스닥 종합지수는 227.59포인트(0.99%) 떨어진 2만2650.79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시장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8% 급등해 예상치(0.3%)를 크게 상회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971%로 하락했지만, 인플레이션 재가열 우려가 증시를 압박했다. 은행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5.06% 급락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7.29%), 모건스탠리(-6.47%) 등 대형 금융주가 동반 급락했다. 사모대출 시장 리스크가 소비자금융과 은행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다. 엔비디아는 3% 추가 하락하며 실적 발표 이후 약세를 이어갔다. 반면 델 테크놀로지스는 AI 서버 매출 급증과 2027회계연도 가이던스 상향에 힘입어 21.54% 폭등한 147.61달러에 거래됐다. [미니해설] 물가가 다시 흔든 연준의 선택 이번 급락의 직접적 방아쇠는 물가였다. 1월 PPI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며 "인플레이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특히 근원 PPI 0.8% 상승은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통상 PPI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WSJ는 다수 이코노미스트가 1월 근원 PCE 상승률을 0.4~0.5%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12개월 기준 3%대 초반으로, 연준 목표치(2%)와의 간극을 다시 벌리는 수치다. 인티그레이티드 파트너스의 스티븐 콜라노 CIO는 "인플레이션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에 나설지, 물가를 잡기 위해 동결을 유지할지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지만, 금리 인하 기대는 한층 후퇴했다. 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다. AI 기대와 회의 사이 AI 테마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 엔비디아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하락했다. 오픈AI 투자 라운드에 3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한 결정도 투자자들에게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마존은 500억달러, 소프트뱅크도 300억달러를 약속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I 인프라 투자가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막대한 자본지출(CapEx)이 지속 가능하냐는 의구심이 겹쳤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에 의해 구조적으로 압박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아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ETF(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ETF·IGV)는 2월 한 달간 10% 하락, 연초 대비 23% 급락했다. 나스닥은 2월에만 3% 넘게 떨어지며 지난해 3월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AI 수요 자체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 델은 AI 서버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UBS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델의 밸류에이션 확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JP모건은 "높아진 메모리 비용에도 가이던스를 상향한 것은 리스크 관리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AI는 여전히 성장 동력이지만, 이제는 '무조건 매수' 구간을 지나 선별과 검증의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다. 사모대출·은행주 '연쇄 불안' 금융주는 또 다른 축의 리스크에 노출됐다. 영국 모기지 대출기관 마켓 파이낸셜 솔루션스(MFS) 붕괴 여파가 사모대출 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5% 넘게 급락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이 일제히 5~7%대 하락했다. 사모신용에 대한 노출이 높은 금융사들은 배당 삭감 이슈까지 겹치며 압박을 받았다. WSJ는 "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대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하락과 AI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가 대출 자산 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방어주·금·유가의 신호 흥미로운 점은 방어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점이다. 월마트(+2.5%), 코카콜라(+1.1%), 프록터앤드갬블(+1.5%) 등 필수소비재와 머크(+3.67%), 애브비(+2.4%) 등 제약주가 상승했다. 엑손모빌도 2% 가까이 올랐다. 금 선물은 2월 한 달간 약 11% 상승해 2012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는 방증이다. 2월 한 달은 AI 기대와 회의, 인플레이션 재점화, 신용시장 불안이 교차한 변동성의 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월가는 지금, 성장 서사와 물가 현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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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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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美 도매물가 '0.5% 급등'⋯다우 600P 추락·은행주 5%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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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 원전 1.4조 분쟁, 정부 '국내 중재 전환' 권고⋯공기업 간 국제소송 제동
- 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간 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 정산 분쟁을 해외 중재에서 국내 중재로 전환하도록 공식 권고했다. 공기업 간 국제 중재로 소송 비용이 급증하고 분쟁이 장기화되는 데다, 원전 핵심 기술 자료가 해외 절차 과정에서 노출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단순한 중재 기관 변경을 넘어 양 기관의 구조적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제29차 적극행정위원회를 열고, 한수원이 한전을 상대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제기한 중재를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양 기관이 정기 협의체를 구성해 근본적 합의안을 도출하라고 주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 기관 간에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니해설] 한전·한수원, '형제의 난'…바라카 원전 1조4천억 정산 갈등의 전말 한국 원전 수출의 자존심이 공기업 간 국제 소송으로 얼룩지다 2009년, 대한민국은 아랍에미리트 사막 한가운데 역사를 새겼다. 총 22조6000억원 규모의 바라카 원전 수주. 한국형 원전 기술의 첫 대형 해외 수출이자, 세계 원전 시장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그 빛나던 성과의 이면에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모회사 한국전력과 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이 영국 런던의 중재 법정에서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 것이다. 1조4000억의 청구서, 누가 내야 하나 사건의 핵심은 단순하다.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불어난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의 추가 공사비다. 원전 건설처럼 수십 년에 걸친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당초 예산을 초과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비용을 누가 감당하느냐다. 발주처와의 주계약자인 한전은 자회사 한수원이 시공을 담당한 만큼 추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한수원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수원은 계약 구조상 책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맞섰다. 협의는 해를 넘기고 또 넘겼다. 결국 한수원은 2010년 체결된 운영지원용역(OSS) 계약서에 명시된 조항을 근거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를 신청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대한민국 공기업끼리, 런던 중재 법정에서 맞붙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그런데 왜 막지 못했나 소식이 알려지자 국회 국정감사장이 들끓었다. "국내 문제를 해외 로펌 끌어들여 국제 중재로 끌고 가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계획된 소송 비용만 368억원, 절차가 길어질수록 숫자는 더 불어날 판이다. 그러나 정부도 선뜻 개입할 수 없었다. 공공기관운영법은 공기업의 자율 경영을 보장하고 있어 소송 취하를 직접 지시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한수원 경영진 입장에서도 딜레마는 분명했다. 정당한 청구권을 포기하는 합의를 했다가 자칫 배임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법적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 계약서에 LCIA를 명시한 조항은 일종의 법적 방패막이기도 했다. 모두가 문제라고 알면서도, 아무도 멈추지 못하는 구조였다. 정부, 우회로를 찾다 27일 산업부가 꺼내 든 카드는 '적극행정위원회'였다. 제29차 회의를 열고 한수원이 LCIA에 제기한 중재를 국내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라는 공식 권고를 의결한 것이다. 직접 지시 대신 권고라는 형식을 택하되, 위원회가 이를 '국익과 합리적 재량 범위 내 조치'로 공식 판단함으로써 이를 수용한 기관장이 배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줬다. 법의 틈새를 파고든 묘수인 셈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공직자들이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 없이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보호·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앞장서 면책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국내 전환의 셈법 정부가 내세우는 실익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비용이다. 해외 로펌 수임료와 LCIA 중재 수수료를 국내 기준으로 대체하면 상당한 절감이 가능하다. 이미 예상 비용 368억원만 해도 여론의 역풍을 맞기에 충분한 숫자다. 다음은 기간이다. 국제 중재는 절차가 복잡하고 일정 조율도 쉽지 않아 수년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국내 절차로 전환하면 분쟁을 더 빠르게 매듭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마지막은 보안이다. 중재 과정에서 원전 설계·운영 자료가 해외에 노출될 경우 핵심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 절차로 가져오면 정보 통제의 고삐를 쥘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 기관 간에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권고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숫자 너머의 문제 이번 사태가 남긴 상처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바라카 원전은 체코, 폴란드 등 후속 원전 수출을 노리는 한국의 가장 강력한 레퍼런스다. 그 상징적 사업에서 주계약자와 시공사가 국제 법정에서 맞붙었다는 사실 자체가 해외 파트너들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는 자명하다. 김창희 산업부 원전전략기획관은 "한전과 한수원이 갈등을 봉합하고 국제사회와 해외 파트너로부터 신뢰받는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권고가 실제 중재 이관과 합의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한국 원전 수출의 미래가 단지 기술력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주 이후 수십 년을 함께 버텨낼 수 있는 내부 신뢰와 거버넌스, 그것이 지금 진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바라카 원전 1·2·3·4호기는 2021년부터 2024년 9월까지 순차적으로 상업 운전에 돌입했다. 현재 한전은 발주처와 종합준공을 위한 최종 정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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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 원전 1.4조 분쟁, 정부 '국내 중재 전환' 권고⋯공기업 간 국제소송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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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금리 넉 달 연속 상승⋯주담대 10개월 만에 최고
-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가 넉 달 연속 올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50%로 전월보다 0.15%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3월(4.51%)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9%로 0.06%p, 전세자금대출은 4.06%로 0.07%p 각각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24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5.55%로 0.32%p 하락하며 3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86.6%에서 75.6%로 한 달 만에 11%p 줄었다. 변동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수요가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예금금리는 하락했다. 1월 저축성 수신 금리는 2.78%로 전월보다 0.12%p 떨어지며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1.46%p로 한 달 새 0.17%p 확대됐다. [미니해설] '주담대' 다시 고점…시장금리 영향 직격 가계대출 금리가 넉 달 연속 상승하며 금융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 반등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금리 인하 기대에 기댔던 가계의 체감 부담은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연 4.50%로 전월 대비 0.15%p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진 시장금리 상승이 은행 대출 금리에 본격 반영된 결과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9%로 올라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4.06%로 상승하며 주거 관련 금융비용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주목할 점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의 급감이다. 1월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75.6%로 한 달 새 11%p나 줄었다.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으로 고정금리 자체가 높아진 반면, 단기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변동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자 차주들이 변동금리로 이동한 결과다. 이는 단기 부담을 줄이려는 선택이지만, 향후 기준금리나 시장금리가 다시 오를 경우 상환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대출 금리는 하락했다. 1월 신용대출 금리는 5.55%로 0.32%p 떨어졌는데, 이는 단기 은행채 금리 하락과 함께 고금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다만 신용대출 금리 하락이 가계 전반의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주택 관련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대출 금리는 소폭 하락 기업대출 금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1월 기업대출 금리는 4.15%로 소폭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지만,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단기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을 받아 내려간 결과다. 다만 기업대출 역시 향후 시장금리 방향에 따라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출 금리가 오르는 동안 예금 금리는 하락했다. 1월 저축성 수신 금리는 2.78%로 전월 대비 0.12%p 떨어지며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는 예금 금리가 장기물보다 단기물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으로, 단기 시장금리 하락이 즉각 반영된 결과다. 정기예금뿐 아니라 금융채·CD 등 시장형 상품 금리도 함께 낮아졌다. 예금 금리는 5개월 만에 하락⋯금융 비용 부담 증가 이로 인해 예대금리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신규 취급 기준 예대금리차는 1.46%p로 한 달 만에 0.17%p 커졌고,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2.24%p로 소폭 확대됐다. 은행의 이자 마진은 개선되는 반면,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은 커지는 구조다. 은행 외 금융기관에서도 대출 금리 상승 흐름이 나타났다.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의 대출 금리는 모두 상승했다. 특히 상호저축은행 대출 금리는 9% 중반대로 올라 취약 차주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향후 전망도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은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출·예금 금리 모두 추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국채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 금리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계는 높은 대출 금리와 낮아진 예금 금리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변동금리 비중 확대, 예대금리차 확대, 취약 차주 금리 부담 증가는 금융시장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수준 자체보다 금리 구조의 변화가 가계와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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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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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금리 넉 달 연속 상승⋯주담대 10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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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8)] 유럽 극한폭염 10배 급증⋯인위적 기후변화 영향 첫 정량화
- 유럽에서 최근 수십 년 사이 극한 폭염의 위험도가 과거보다 약 10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EU리포터(eureporter)가 25일 보도했다.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가 극한 고온의 빈도와 강도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정량 분석이다. 오스트리아 그라츠대(University of Graz) 베게너센터 소속 고트프리트 키르헨가스트(Gottfried Kirchengast) 교수 연구팀은 1961년부터 2024년까지 유럽 전역의 일일 최고기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2024년 기간의 '극한 폭염 총강도(total extremity)'가 1961~1990년 대비 약 10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웨더 앤드 클라이밋 익스트림스(Weather and Climate Extreme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기존 단일 지표 중심 분석에서 벗어나, 특정 임계값을 초과하는 극한 기상현상의 빈도·지속 기간·강도·공간적 범위 등을 동시에 계산할 수 있는 새로운 수학적 방법을 개발했다. 각 지역에서 1961~1990년 기준 상위 1%에 해당하는 기온을 '극한' 기준으로 설정한 뒤 이후 변화를 추적했다. 오스트리아는 약 30도, 스페인 남부는 35도 이상, 핀란드는 25도 안팎이 해당 기준이다. 분석 결과,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중·남부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극한 폭염의 빈도와 지속 기간이 크게 늘었고, 고온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폭과 영향을 받는 지역 범위 역시 확대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총강도 지표의 급증은 자연적 변동 범위를 현저히 넘어선 것으로, 인위적 기후변화의 영향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방법론이 폭염뿐 아니라 홍수·가뭄·폭풍 등 다양한 극한 기상현상 분석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기 기후자료만 확보된다면 국가별·지역별로 연도 및 10년 단위 변화를 체계적으로 산출할 수 있어, 기후 적응 정책 수립과 피해 규모 산정, 기후 소송 등 법적 책임 논의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보건·농업·건설·에너지 등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극한 기상 위험을 정밀하게 계량하는 도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30도 이상 고온은 인체에 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전력 수요 급증과 산림 피해, 농작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유럽을 대상으로 했지만, 동일한 계산 체계를 전 세계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기후 위험 평가의 표준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구진은 "극한 기상의 변화는 단순한 체감 문제가 아니라 수치로 확인되는 구조적 전환"이라며,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 전략의 속도와 강도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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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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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98)] 유럽 극한폭염 10배 급증⋯인위적 기후변화 영향 첫 정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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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6,300선 돌파⋯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급등
- 전날 사상 처음 '6천피'를 돌파한 코스피가 26일 6,300선을 넘어서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23.41포인트(3.67%) 오른 6,307.27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6,313.27까지 올라 전날 고점(6,144.71)을 다시 썼다. 코스닥지수도 22.90포인트(1.97%) 오른 1,188.15로 마감, 장중 1,190.85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3.6원 내린 1,425.8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7.13%)는 21만원대에 안착했고, SK하이닉스(7.96%)도 109만원대로 올라섰다. [미니해설] 엔비디아 훈풍·상법 개정 변수…'6천피' 넘어 6,300까지 달린 동력 26일 코스피가 단숨에 6,3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다. 전날 '6천피'를 달성한 지 하루 만에 300포인트 이상 추가 상승한 셈이다. 지수는 223.41포인트(3.67%) 급등한 6,307.27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불과 한 달여 전 5,000선을 돌파한 이후 1,300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초가속 장세다. 이번 랠리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가 재점화됐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4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고, 시간 외 거래에서 4%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7.13%)와 SK하이닉스(7.96%)가 동반 급등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218,000원으로 마감하면서 이날 사상 처음 21만원대를 넘어섰고, SK하이닉스 역시 1,099,000원으로 109만원선에 안착했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자동차주도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6.47%)와 기아(5.05%)가 상승했고, 2차전지 관련주 가운데 삼성SDI(3.70%), LG에너지솔루션(0.23%)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1.49%), 한화오션(-1.41%), HD현대중공업(-0.34%) 등 일부 방산·조선주는 차익실현 매물에 밀렸다. 전날 국회를 통과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중심의 3차 상법개정안도 시장 내 업종별 차별화를 낳았다. 주주환원 기대가 선반영됐던 보험·금융주는 이벤트 소멸 인식 속에 삼성생명(-2.85%), 하나금융지주(-0.87%) 등이 약세를 보였다. 다만 미래에셋증권(0.96%)은 장 초반 약세를 딛고 상승 전환하며 선별적 매수세가 유입됐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매수세가 지수를 견인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현물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순매수를 나타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는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중기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닥도 22.90포인트(1.97%) 오른 1,188.15에 마감했다. 장중 1,190.85까지 치솟아 2000년 8월 이후 25년 6개월 만의 최고치에 근접했다. 기술주 전반에 대한 위험 선호 심리가 확대된 결과다. 환율도 우호적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3.6원 내린 1,425.8원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전날 13.1원 급락에 이어 추가 하락세를 보이며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를 높였다. 환율 안정은 외국인 수급 개선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단기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불과 한 달여 만에 1,000포인트 이상 급등한 지수는 기술적 부담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과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이 중기 추세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가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 종목의 방향성이 지수 흐름을 좌우한다. 동시에 환율과 외국인 수급, 금리 환경이 보조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6,300선 돌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AI 산업 구조 변화, 주주환원 정책 강화, 환율 안정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맞물리며 한국 증시가 새로운 레벨로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다만 랠리의 속도가 빠른 만큼,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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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6,300선 돌파⋯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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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용산 2년 만에 하락 전환⋯다주택 규제에 서울 상승폭 둔화
-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 강화를 연일 강조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약 2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이 26일 발표한 2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0.04%포인트 줄며 4주 연속 둔화했다. 강남구(-0.06%), 송파구(-0.03%), 서초구(-0.02%), 용산구(-0.01%)는 급매물 출회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84건으로 1월23일 대비 20.6% 늘었다. 수도권은 0.09%, 전국은 0.05% 상승했다. 전세가격은 전국 0.07%, 서울 0.08% 올랐다. [미니해설] 강남의 신호탄…다주택 규제·세제 변수에 서울 집값 변곡점 맞나 서울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강남3구와 용산구가 약 2년 만에 동반 하락 전환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는 상황에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전체 매매가격은 0.11%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4주 연속 축소됐다. 겉으로는 상승, 속으로는 균열이 감지되는 흐름이다. 이번 하락 전환의 직접적 배경은 세제 일정이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예 연장이 없다는 정부 방침이 확인되면서 보유 리스크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한 것이다. 여기에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고가 1주택 보유자들 역시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다. 정책 불확실성이 매도 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실제 매물은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84건으로, 1월 23일 대비 20.6% 증가했다. 공급이 단기간에 확대되면 가격은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압구정 신현대 전용 183㎡가 지난해 12월 128억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동일 면적이 98억원에 매물로 등장한 사례는 시장의 심리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실거래와 호가의 괴리가 커지는 구간은 통상 조정 국면의 전조로 해석된다. 강남·서초·송파·용산은 2024년 초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오던 대표적 '상급지'다. 이들 지역이 먼저 꺾였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은 시장을 선도하는 지역"이라며 파급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강남권 조정은 인접 지역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었다. 다만 서울 전역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강서·종로·동대문·영등포·성동·광진 등 21개 자치구는 여전히 상승했다. 선호도 높은 역세권·대단지 위주의 수요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이 '전면 하락'이 아니라 '차별화 조정'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정책 변수에 민감한 고가·다주택 시장이 먼저 흔들리고, 실수요 중심 지역은 상대적으로 버티는 구조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의 흐름도 주목된다. 경기는 상승폭이 0.08%에서 0.10%로 확대됐고, 용인 수지·구리·분당·하남 등은 강세를 보였다. 인천 역시 0.02% 상승했다. 이는 서울 핵심지의 가격 부담이 커지자 대체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 효과'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수도권도 0.02% 상승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전세 시장은 또 다른 변수다. 전국 전세가격은 0.07%, 서울은 0.08% 상승했다. 송파구는 대단지 입주 영향으로 -0.11% 하락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매물 부족 속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매매 조정과 전세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다. 전셋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매수 대기 수요가 재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하락 전환은 '정책 신호에 대한 선제적 반응'으로 볼 수 있다. 다주택자 규제,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개편 가능성 등 복합적 요인이 겹치면서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다만 상승 추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매물 증가가 실거래 하락으로 이어지는지, 전세 수급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정부의 추가 규제 강도가 어느 수준인지에 따라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 강남의 하락 전환은 상징적 사건이다. 시장은 정책과 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향후 몇 달이 서울 부동산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정이 일시적 숨 고르기인지, 본격적인 하락 사이클의 출발점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정책 환경이 시장 심리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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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용산 2년 만에 하락 전환⋯다주택 규제에 서울 상승폭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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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전립선암 종양 90%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 미국에서 수술로 적출한 전립선암 종양 대부분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 조직에서의 농도는 인접한 정상 조직보다 현저히 높아, 환경 중 플라스틱 노출이 암 발생과 연관될 가능성에 대한 경고 신호가 제기되고 있다. NBC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학교 랑곤헬스(NYU Langone Health) 연구진은 전립선 절제 수술을 받은 65세 남성 환자 10명의 조직을 분석한 결과, 종양 샘플의 90%에서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암성 전립선 조직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70% 검출됐지만, 농도는 종양 조직이 평균 약 2.5배 높았다. 암 조직에서는 조직 1g당 약 40마이크로그램(㎍), 정상 조직에서는 16마이크로그램 수준이었다. 이번 연구는 NYU 랑곤헬스의 펄머터 암센터(Perlmutter Cancer Center)와 환경위해성연구센터(Center for the Investigation of Environmental Hazards)가 공동 수행했다. 연구진은 음식 용기·포장재·화장품 등 일상 제품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체내로 유입돼 전립선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탐색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열·마찰·화학적 변형 과정에서 분해된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로, 호흡·섭취·피부 접촉을 통해 인체에 들어올 수 있다. 앞선 연구에서는 주요 장기, 체액, 태반 등에서도 검출된 바 있으나, 전립선암 조직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서구권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 책임자인 스테이시 로엡(Stacy Loeb) 교수는 NBC뉴스에서 종양 조직에서 더 높은 농도가 검출된 것은 "매우 놀랍고 우려스러운 결과"라면서 "이번 파일럿 연구는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전립선암의 잠재적 위험 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라고 밝혔다. 다만 "환자 수가 적은 만큼 대규모 연구를 통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분석 과정에서 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플라스틱 실험 도구를 알루미늄·면 소재 등으로 대체하고, 미세플라스틱 전용 청정 실험실에서 검사를 진행했다. 12종의 주요 플라스틱 분자를 대상으로 입자의 양·화학 조성·구조적 특성을 정밀 측정했다. 공동 저자인 비토리오 알베르가모(Vittorio Albergamo)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전립선 조직 내에서 만성 염증 반응을 유발해 세포 손상과 유전자 변이를 촉진할 가능성을 가설로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성 염증은 암 발생의 주요 기전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남성 8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전립선암 진단을 받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26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비뇨기암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플라스틱 오염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구체적 수치로 드러나면서, 환경 규제와 노출 저감 정책의 필요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다만 연구진은 "직접적 인과관계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과학적 검증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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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전립선암 종양 90%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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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6천피' 시대 개막⋯사상 최고치 또 경신
- 코스피가 25일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14.22포인트(1.91%) 오른 6,083.86에 마감했다.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6,022.70(0.89%)으로 출발하며 '6천피'를 달성했고, 장중 한때 6,144.71까지 치솟았다. 코스닥은 0.25포인트(0.02%) 오른 1,165.25로 보합권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3.1원 내린 1,429.4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1.75%), SK하이닉스(1.29%)가 상승했고, 현대차(9.16%), 기아(12.70%)가 급등했다. [미니해설] '6천피' 시대 개막…AI·자동차가 연 역사적 랠리의 지속성은? 코스피가 마침내 6,000선을 넘어섰다. 불과 한 달여 전 ‘5천피’를 돌파한 뒤 1,000포인트를 추가로 끌어올리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번 상승은 단순한 숫자 경신을 넘어 국내 증시의 체질 변화와 글로벌 자금 흐름의 변곡점을 상징한다. 우선 반도체 대형주의 견고한 흐름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1.75%)와 SK하이닉스(1.29%)는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20만전자’, ‘100만닉스’ 시대를 열었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고부가 제품 믹스 개선 기대가 주가를 떠받쳤다. 미국 기술주 강세가 촉매로 작용하며 국내 반도체도 글로벌 랠리에 동조했다. 자동차주는 또 다른 축이었다. 현대차(9.16%), 기아(12.70%)의 급등은 단순 실적 기대를 넘어 로보틱스·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새만금 투자 계획 등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재평가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기대가 밸류에이션 재산정을 이끌고 있다. 이차전지와 플랫폼주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LG에너지솔루션(3.27%), 삼성SDI(2.73%), SK스퀘어(4.86%)가 오르며 지수의 외연을 넓혔다. 반면 방산주 일부는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4%), 한화오션(-0.77%)은 조정을 받았다. 환율도 우호적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1,429.4원으로 13.1원 급락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를 자극했다.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된 가운데, 미국 증시 강세와 이란 핵 협상 기대가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 다만 속도는 부담 요인이다. 5천에서 6천까지 단기간에 1,000포인트를 끌어올린 상승세는 기술적 과열 논란을 낳는다. 외국인이 장중 순매도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지수가 상승했다는 점은 개인·기관 수급의 힘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내포한다. 증권가는 '레벨업' 기대를 유지하면서도 업종 선별 전략을 주문한다. AI·반도체와 모빌리티 중심의 구조적 성장주와 실적 기반 종목에 대한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통상 변수와 미국 정책 리스크는 상단을 제약할 잠재 변수로 꼽힌다. 6,000 돌파는 상징적 사건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지속성'이다. 실적 개선과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급등 이후 조정은 불가피하다. 반대로 반도체 업황 회복과 자동차 산업의 체질 개선이 현실화된다면, 코스피는 또 한 번의 구조적 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역사는 숫자를 기억하지만, 시장은 흐름을 따른다. '6천피'는 출발점일 수도, 단기 고점일 수도 있다. 향후 실적 시즌과 글로벌 변수의 향방이 그 답을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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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6천피' 시대 개막⋯사상 최고치 또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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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동에도 '관세 드라이브'⋯트럼프 2기 통상·안보 전면전 선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관세 정책을 오히려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유감스러운 판결이지만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이 기존 합의를 유지하길 원한다"며 무역법 122조·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활용한 대체 관세를 예고했다. 그는 "앞으로의 관세는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관세 수입이 소득세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외교를 우선하되 군사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미니해설] "관세는 멈추지 않는다"…대법원 판결 이후 더 강해진 트럼프의 통상·안보 드라이브 연방대법원의 제동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경해졌다.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은 단순한 정책 보고가 아니라 '통상·안보 일괄 압박 전략'의 재확인이었다. 미 대법원은 지난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통상 정책의 상징이었던 관세가 법적 기반을 상실한 셈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전략적 후퇴'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무역법 122조,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라는 기존 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사실상 동일하거나 더 강력한 관세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IEEPA는 비상권한에 근거한 조치였지만, 301조와 232조는 과거 행정부도 활용해온 전통적 통상 도구다.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보복 조치가 가능하다.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견고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검증된 대안"이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관세가 소득세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발언이다. 이는 단순한 통상 정책을 넘어 조세 구조 재편을 시사한다. 관세를 재정 수입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은 글로벌 교역 질서와 미국 내 소비 구조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수입 물가 상승과 보복 관세 가능성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협상 지렛대'로 본다. 각국이 이미 체결한 합의를 유지하려는 이유도 "더 나쁜 조건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식의 메시지를 반복했다. 이는 국제 협상을 '상호 호혜'가 아닌 '위협과 양보'의 프레임으로 재정의하는 접근이다. 대법원 판결을 약화의 신호로 보지 않고, 오히려 협상국을 압박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계산이 엿보인다. 안보 분야에서도 강경 기조는 동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고 말하면서도,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명확히 열어뒀다. "세계 최대 테러 후원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협상 전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신호로 읽힌다. 미국은 이미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배치한 상태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이는 통상 정책과 마찬가지로 '힘을 통한 협상' 전략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과 북한을 연설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전략적 침묵일 가능성이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국내 경제·이민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실제로 연설의 상당 부분은 물가, 불법 이민, 범죄 등 국내 이슈에 할애됐다. 그는 전임 행정부로부터 물려받은 문제를 1년 만에 해결했다고 자평하며 "미국의 황금시대"를 선언했다. 그러나 새로운 정책 방향보다는 기존 성과의 반복에 가까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지율이 정체된 가운데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임기 후반 국정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경 통상과 안보 메시지는 지지층 결집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국정연설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법원의 판결이 정책 방향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 그리고 미국의 통상·안보 전략은 더 공격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국제 질서의 파장이다. 관세 확대는 글로벌 공급망을 다시 흔들 수 있다. 각국은 보복 조치를 검토할 것이고, 무역 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동 긴장 고조 역시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이는 향후 몇 달간 글로벌 경제와 안보 환경을 규정할 신호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관세는 멈추지 않는다"는 선언은 미국이 다시 한 번 보호무역과 힘의 외교를 전면에 내세웠음을 보여준다. 이제 세계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협상 테이블로 갈 것인가, 맞대응으로 갈 것인가. 그리고 미국 내부 정치의 향방이 그 결론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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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동에도 '관세 드라이브'⋯트럼프 2기 통상·안보 전면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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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바닥 통과' 신호인가⋯출생아 18개월 연속 증가
- 출생아 수가 18개월 연속 증가하며 합계출산율이 4년 만에 0.8명대로 올라섰다. 25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45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100명(6.8%) 늘었다. 12월 출생아는 2만3명으로 9.6%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반등했다. 특히 30대 초반·후반 출산율이 상승을 주도했고, 4분기 30대 후반 출산율은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혼인 건수도 1년9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사망자 수가 더 많아 전체 인구는 6년째 자연 감소를 이어갔다. [미니해설] "저출생 바닥 통과했나"…18개월 연속 반등의 실체와 한계 18개월 연속 출생아 증가. 2년 연속 합계출산율 반등. 통계만 놓고 보면 한국의 초저출생 흐름이 전환점을 맞는 듯하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4500명으로 201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4년 만에 0.8명대를 회복했다. 월별·분기별 흐름도 견조하다. 12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9.6% 증가했고, 4분기 출생아 역시 4.9% 늘었다. 그러나 이 숫자를 '구조적 반등'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증가의 동력이 무엇인지,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왜 인구는 여전히 줄고 있는지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첫 번째 요인은 혼인 증가다. 혼인 건수는 2024년 4월 이후 1년 9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결혼은 출산의 선행지표다. 실제로 결혼 2년 미만 출생아 비율도 반등했다. 코로나 시기 미뤄졌던 결혼이 '지연 수요' 형태로 나타난 영향이 크다. 즉, 이번 반등에는 기저효과가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인구 구조 변화다. 주출산 연령층인 30대 초반 인구가 2021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출산율이 같아도 해당 연령대 인구가 늘면 출생아 수는 증가한다. 특히 30대 후반 출산율이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만혼화가 고착화되면서 '늦은 첫 출산'이 일반화되는 흐름이 통계에 반영된 것이다. 세 번째는 인식 변화다. 사회조사 결과 결혼 후 출산에 대한 긍정 응답이 상승했고, 비혼 출산 의향도 소폭 늘었다. 정부의 출산·보육 지원 확대, 육아휴직 제도 개선, 현금성 지원 강화 등이 심리적 장벽을 일부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반등의 폭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합계출산율 0.80명은 OECD 평균 1.43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최저 수준이다. 출생아가 늘었지만 사망자 증가 폭이 더 커 전체 인구는 6년 연속 감소했다. 고령층 사망 증가가 구조적으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즉, 출생 반등이 곧 인구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 또 다른 변수는 출산 연령의 상승이다. 여성 평균 첫째아 출산 연령은 33.2세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고령 산모 비중은 37%를 넘어섰다. 출산이 뒤로 밀릴수록 둘째·셋째 출산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번 반등이 '첫째 출산 집중 현상'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 격차도 뚜렷하다. 합계출산율이 1명을 넘은 곳은 전남과 세종뿐이다. 서울은 0.63명에 머문다. 주거비·교육비 부담이 높은 대도시일수록 출산율이 낮다. 주거 안정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 없이는 단기적 현금 지원만으로 지속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을 "바닥 통과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신중론을 편다. 혼인 증가와 30대 인구 효과가 겹친 '사이클 회복'일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도 일시적 반등 후 재하락한 사례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반등이 갖는 의미는 있다. 8년 연속 감소 후 반등세가 2년째 이어졌다는 점, 월별 기준으로 1년 반 넘게 증가했다는 점은 심리적 전환을 시사한다. 출산이 '완전히 포기된 선택'이 아니라는 신호가 통계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2030년 합계출산율 1.0명 목표 달성 여부는 향후 2~3년 추이에 달려 있다. 혼인 증가세가 유지되는지, 30대 인구 흐름이 이어지는지, 그리고 정책 효과가 체감 가능한 수준으로 정착하는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수치는 한국 사회가 저출생의 '최저점'을 통과했는지, 아니면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 가늠하는 분기점에 가깝다. 통계는 희망의 신호를 보냈지만,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인구 문제는 숫자 이상의 문제다. 주거, 노동, 교육, 돌봄 전반의 구조 개혁이 병행되지 않는 한, 반등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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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바닥 통과' 신호인가⋯출생아 18개월 연속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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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에세이(1)] 프란치스코 교황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 요즘처럼 좌우가 헷갈릴 때도 없다. 아무런 이데올로기가 없어도 극좌가 되었다가, 극우로 휩쓸려 갈 수 있다. 이데올로기가 관련 없는 종교인도 피해갈 수 없다. 교황이 정치를 할 리 없지만 대중은 교황을 좌우로 구분해서 바라본다. 프란치스코 교황(1936-2025)은 '좌파'로 통한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정치 지망생 시절 "공산주의를 퍼뜨리는 좌파"라며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 레오나르도 보프는 "프란치스코 우리 중 한 명"이라며 지지를 보냈다. 좌우 양측에서 해방신학자이자 좌파 공산주의자라고 바라본다.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한때 남미를 뒤덮은 해방신학은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를 해방시켜야 한다는 예수의 정신과 맞닿아 보인다. 예수가 다시 오면 성당이 아니라 학교를 지을 거라는 이태석 신부의 말과도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에 대한 종교적 실천을 정치개입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약자에 대한 연민으로 정치적 성향을 구분한다면, '측은지심'을 말한 맹자도 좌파일까? 프란치스코 교황, 즉 호르헤 베르골료 신부가 젊은 시절 예수회로부터 징계성 유배를 당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가톨릭 일각에서는 '웃지 않는 신부'가 고초를 겪으며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찾게 되었다고 평하기도 한다. 왜 유배당했는지 그 이유까지 알아보는 언론은 없다. 예수회 베르골료 신부는 늦은 나이에 사제로 서품되었지만 유능한 사제로 인정받았다. 예수회 28대 총장 페드로 아루페는 베르골료에게 아르헨티나 관구장 임무를 맡겼다. 70년대 아르헨티나 예수회 내에는 해방신학의 영향으로 무장 혁명 세력과 연대하거나 정치 현장에 직접 뛰어들려는 사제들이 많았다. 베르골료 신부는 "사제는 이데올로기가 아닌 복음에 충실해야 한다"며 이를 엄격히 금지했고, 이 과정에서 진보적 사제들과 감정적 골이 깊어졌다. 예수회 본부는 갈등을 빚은 베르골료 신부의 모든 권한을 박탈하고 멀리 코르도바 수도원으로 유배 보냈다. 코르도바 예수회원은 베르골료를 위험분자로 낙인찍고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산책하고, 외부 연락도 통제된 채 철저히 고립되었으니 수도원이 아니라 감옥이었다. 수도회내에서 이렇게 한번 찍히면 옷 벗고 환속하는 것 밖에 대책이 없다. 베르골료에게 동앗줄을 내려준 사람은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장 콰라시노 추기경이다. 해방신학에 거리를 두고 민중을 위한 복음을 전하려 소위 ‘민중신학’을 만든 사람이다. 콰라시노 추기경은 유배된 베르골료를 구출하기 위해 작전을 짰다. 곧바로 그를 주교로 임명하려 들면 예수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게 뻔했다. 평판이 형편없는 신부가 주교로 임명될 수 없다. 가톨릭 같은 보수적인 집단에서는 조용한 게 최선이다. 1992년 초, 로마를 방문한 콰라시노 추기경은 요한 바오로 2세를 독대하여 "코르도바에 유배된 유능한 예수회원을 내 보좌주교로 임명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비밀 작전 끝에 베르골료가 파격적으로 주교에 임명되자 예수회는 경악했다. 예수회 총장이 반대 의견서를 바티칸에 보냈지만, 요한 바오로 2세는 임명을 강행했다. 콰라시노 추기경은 적들 사이에 홀로 선 베르골료를 철저히 비호 했다. 권한을 차례차례 하나씩 넘기면서 차기 대교구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콰라시노 추기경은 건강이 악화 되자, 또다시 교황청에 베르골료 주교를 대주교로 승격시키고 부교구장이 되도록 요청한다. 부교구장은 교구장 사임시 자동으로 직위를 승계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파가 막을 길이 없다. 8개월 뒤 콰라시노 추기경이 선종하자 베르골료는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장이 되었다. 콰라시노의 통찰력과 보호가 없었다면 지금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교구장 취임 3년 뒤 바티칸은 베르골료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서임해 힘을 실어주었다. 권한을 얻게 된 베르골료 추기경은 예수회나 해방신학과 드러내놓고 갈등을 빚지는 않았다. 젊은 시절의 실패를 수없이 되씹었을 것이다. 대신 예수회 관련 예산을 삭감하거나, 행사에 초대하지 않는 식으로 교묘하게 해방신학을 통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콰라시노 추기경의 탁월한 통찰력, 겸손한 유머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말한 바 있다. "콰라시노 추기경은 신학이 이데올로기의 시녀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는 복음이 책상 위의 이론이 아니라, 우리 민중의 소박한 신심과 가난한 이들의 구체적인 눈물 속에서 살아 움직여야 한다고 믿었던 참된 목자였습니다." 베르골료 추기경은 교황이 되자 예수회 본부에 전화를 걸어 화해의 마음을 보였다. 2014년 한국에 방문했을 때도 서강대에 방문해 예수회 회원을 격려했다. 자신을유배 보냈던 콜벤바흐 총장이 선종했을 때에는 "교회와 예수회에 헌신한 훌륭한 인물"로 칭송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에 대한 사랑이 정치적 도구로 변질되는 것을 끝까지 경계했다. 2013년 발표한 회칙 ‘복음의 기쁨’에 그 뜻이 담겨있다. "교회에게 가난한 이를 위한 선택은 문화적, 사회학적, 정치적, 혹은 철학적 범주라기보다는 무엇보다도 신학적 범주입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진정한 선택은 그 어떤 이데올로기와도 다르며, 가난한 이들을 자신의 개인적 또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그 어떤 시도와도 다릅니다." 제발 종교에 이데올로기를 담지 말자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만일 누군가가 제 말에 기분이 상한다면, 저는 제 말이 개인적인 이익이나 정치적 이데올로기와는 전혀 상관없이, 오로지 애정과 최선의 의도로 한 말임을 밝히고 싶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민중신학자이며, 민중신학은 해방신학의 한 흐름이라고 보도한다. 개념이 오염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해방신학과 맞서 선택한 것은 Teología del Pueblo, 영어로는 Theology of the People. 피플이 있다고 민중신학 비슷한 것으로 퉁쳐버렸지만 한국의 민중신학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내용이다. 한국의 민중신학은 독재권력에 저항하고, 구조적 모순을 타파하려는 사회운동이고 프란치스코의 민중신학은 가톨릭 전통 아래 가난한 이를 위한 복음일 뿐이다. People을 번역할 땐 대개 인민이라는 말을 쓰지만, 이때만 일부러 민중이라는 말을 굳이 써서 비슷한 것처럼 혼란시켰다.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위를 빌려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세력이 있었던 것이다. 해방신학 때문에 수단을 벗을 뻔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좌파 해방신학자로 만들어진 이유다. 우리는 좌우의 대립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데올로기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제3자에 의해 좌 또는 우로 색칠된다. 프란치스코 같은 걸출한 인물도 피해갈 수 없었으니 얌전히 받아들일 수밖에. <필자 소개> 김성민 몽테뉴가 부러워 책으로 성벽을 쌓은 은거자. 디지털 소음과 고전의 침묵을 모두 즐기는 독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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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에세이(1)] 프란치스코 교황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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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직구 늘자 카드 해외 사용 229억달러 '역대 최대'
- 해외여행과 해외 직구 증가로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거주자의 신용·체크카드 해외 사용 금액은 229억1000만달러로 전년(217억2000만달러)보다 5.5% 늘었다. 출국자 수는 2955만명으로 3.0% 증가했고, 해외 직구도 59억8000만달러로 1.0% 확대됐다. 체크카드 사용액은 15.7% 급증했다. 한편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 사용액도 140억8000만달러로 18.2% 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니해설] 해외 소비의 귀환…여행·직구·트래블카드가 바꾼 결제 지형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액이 229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단순한 수치 경신을 넘어, 소비의 방향과 결제 방식이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해외여행 회복, 온라인 직구 확대, 디지털 구독 경제의 성장, 그리고 트래블카드 확산이 맞물린 결과다. 먼저 여행 수요의 복원이 뚜렷하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955만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항공·숙박·현지 소비가 동반 확대됐다. 여행은 체류 기간 동안 식음료·교통·쇼핑 등 다층적 지출을 유발하는 만큼 카드 사용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 해외 직구도 한 축을 이뤘다. 지난해 해외 직구 금액은 59억8000만달러로 1.0% 늘었다.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글로벌 플랫폼 이용이 일상화된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 확장세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앱스토어 결제, OTT·클라우드 등 구독형 서비스 지출이 더해지면서 ‘보이지 않는 해외 소비’가 누적되고 있다. 실물 여행이 아닌 디지털 경로를 통한 해외 결제가 구조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결제 수단의 변화도 주목된다. 신용카드 해외 사용액은 1.3% 증가에 그친 반면, 체크카드는 15.7% 급증했다. 체크카드 해외 사용 규모는 신용카드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는 환율 우대와 수수료 절감 기능을 내세운 트래블카드의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 선충전 방식으로 환차손을 관리하고, 실시간 환율을 적용받는 구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해외 결제의 ‘신용 중심’ 구조가 ‘현금성·선충전형’으로 다변화되는 흐름이다. 한편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사용도 140억8000만달러로 18.2% 급증했다. 입국자 수가 15.7% 늘어난 데다 K-컬처·K-푸드 인기에 힘입어 체류 소비가 확대된 영향이다. 특히 면세점, 숙박, 뷰티·패션 등 고부가 소비 영역에서 카드 결제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내·외국인의 교차 소비가 동시에 확대되며 국내 결제 시장의 외연도 커지고 있다. 다만 변수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해외 결제 비용에 직접 영향을 준다. 환율 상승은 해외 소비의 체감 비용을 키워 단기적으로 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 반대로 원화 강세는 해외 결제를 자극한다. 최근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해외 카드 사용이 늘었다는 점은 소비 심리가 비교적 견조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번 통계는 소비의 '국경 희석'을 보여준다. 여행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개인의 소비 범위는 국내외 구분을 넘어 확장되고 있다. 결제 인프라의 발전, 환전 비용 절감 서비스, 모바일 금융의 보편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동시에 이는 국내 소비의 일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구조이기도 하다. 관건은 균형이다. 해외 소비 확대가 국내 서비스 산업과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상쇄 효과도 기대된다. 결제 데이터는 단순한 지출 기록이 아니라 경제 구조 변화를 읽는 창이다. 사상 최대 해외 카드 사용액은 '소비의 세계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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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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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직구 늘자 카드 해외 사용 229억달러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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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22)] 中, 사막 모래를 10개월 만에 '옥토'로⋯미생물 토양화 기술의 도전
- 중국 과학자들이 사막 모래를 10~16개월 만에 식생이 가능한 토양 기반으로 전환하는 생물학적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중국과학원(CAS)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을 모래 표면에 분사해 '생물학적 토양피막(Biological Soil Crust)'을 빠르게 형성하는 방식으로, 기존 수십 년이 걸리던 사막 자연 복원 과정을 수년 단위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중국과학원 산하 서북생태환경자원연구소 샤포터우 사막힐섬연구소에서 개발한 이 기술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타클라마칸 사막 인근 시험지에서 검증됐다고 중국과학일보가 보도했다. 밀짚 격자 구조 위에 남세균을 처리한 모래 표면에는 암갈색 막이 형성됐고, 계절성 모래폭풍 이후에도 유지됐다. 연구진은 해당 피막이 형성되는 데 10~16개월이 소요됐으며, 이후 관목과 초본 식물의 정착 기반을 제공했다고 전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토양생물학 및 생화학(Soil Biology and Biochemistry)'에 게재됐다. 미생물로 '땅을 설계하다'…사막화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 이번 기술의 핵심은 남세균이 분비하는 점성 다당류와 광합성 작용이다. 남세균은 태양광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생성하고, 일부 종은 질소 고정 기능을 통해 식물이 이용 가능한 영양분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분비되는 끈적한 당 성분이 모래 입자를 결합해 얇지만 강한 피막을 형성한다. 현미경으로 보면 모래 알갱이를 실처럼 감싸는 미생물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기존 사막 복원은 방풍림 조성, 인공 관개, 대규모 식재에 의존했다. 그러나 강풍과 고온, 토양 유실로 어린 식물의 생존율이 낮아 반복 식재가 필요했다. 이번 공정은 '식재 이전에 토양을 먼저 만든다'는 점에서 접근 방식이 다르다. 생물학적 피막이 형성되면 수분 증발이 줄고, 질소·인 등 영양분이 표층에 축적된다. 실제로 처리 구역은 비가 온 뒤 수분 유지 기간이 인접 나지보다 길었고, 바람에 의한 토양 유실도 실험실 조건에서 90% 이상 감소했다. 샤포터우 관측소 쟈오 양 부소장은 "이 토양 씨앗을 사막 표면에 뿌리면, 강수량에 노출될 때 토양 표면이 딱딱하게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 강우에서 영감을 받은 자오 교수는 가압 분무방식을 시도했다. 연구진은 모래 알갱이 틈에 남세균을 주입해 자연 상태에서 15년 걸리는 표면 경화 시간을 단 1~2년으로 단축하고 60% 이상 생존율을 달성했다고 중국과학일보는 전했다. 수십년 걸리던 사막 복원, 수년 내로 압축 특히 주목되는 점은 시간 단축 효과다. 중국은 59년에 걸친 사막 토양피막 성장 데이터를 축적해왔는데, 자연 상태에서는 수십 년이 걸리던 과정이 남세균 접종을 통해 수년 내로 압축됐다. 이는 사막화 방지 정책의 실행 속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으로 평가된다. 이 기술이 인류 발전에 갖는 의미는 단순한 사막 녹화에 그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확산되는 사막화, 농경지 황폐화, 탄소 흡수 기반 약화 문제에 대응하는 '저에너지·생물 기반 토양공학'이라는 점에서 지속가능성 측면의 상징성이 크다. 토양피막은 탄소를 고정하고, 질소 순환을 촉진하며, 장기적으로는 생태계 복원력을 높인다. 생물학적 피막 한계에 정밀한 생태 설계 요구 물론 한계도 존재한다. 생물학적 피막은 차량 통행이나 과도한 방목에 취약하며, 기후 조건에 따라 휴면 상태에 들어가기도 한다. 또한 지역별 토착 미생물 활용이 필수적이어서 대규모 상용화에는 정밀한 생태 설계가 요구된다. 사막화의 근본 원인인 과잉 개발과 수자원 남용을 해결하지 않으면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성과는 '미생물 기반 토양 엔지니어링'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모래를 묶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생태계의 출발점을 재설계하는 작업이다. 사막의 시간을 단축하는 기술, 그것은 곧 기후위기 시대 인류의 복원 전략을 재정의하는 실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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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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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22)] 中, 사막 모래를 10개월 만에 '옥토'로⋯미생물 토양화 기술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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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00포인트 반등⋯AMD 9% 급등에 AI 공포 진정
- 뉴욕증시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전날 인공지능(AI) 산업 충격 우려로 800포인트 넘게 급락했던 다우지수는 반발 매수와 대형 기술주의 상승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42.30포인트(0.70%) 오른 4만9146.36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4.73포인트(0.65%) 상승한 6882.48, 나스닥 종합지수는 206.85포인트(0.91%) 오른 2만2834.12를 기록했다. 반등의 중심에는 AMD가 있었다. 메타가 100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인공지능(AI) 칩 계약을 발표하면서 AMD 주가는 8.62% 급등했다. 메타는 AMD로부터 6기가와트 규모의 AI 연산 능력을 확보하고, 최대 1억6000만주를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도 부여받았다. 경쟁사 엔비디아도 소폭 상승했다. 전날 급락했던 IBM과 오라클 등 일부 기술주도 반등했다. 소프트웨어 관련 ETF는 3%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10% 관세가 이날 자정 발효되면서 무역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금 선물은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6만4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미니해설] 메타 '1000억달러 승부수'…AI 투자 본게임 전날 시장을 뒤흔든 AI 충격론은 하루 만에 방향을 틀었다. 메타가 AMD와 체결한 100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칩 계약이 투자 심리를 되살렸다. 계약에는 6기가와트 규모의 AI 연산 능력 확보와 함께 최대 1억6000만주 매입이 가능한 워런트가 포함됐다. AMD 주가는 9% 가까이 급등했고, 이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독주 체제에 균열 가능성을 제기하는 신호로 해석됐다. WSJ는 이번 계약이 전날 광범위한 매도세를 촉발했던 바이럴 AI 보고서의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했다고 전했다. IBM, 오라클 등 전날 급락 종목도 반등에 동참했다. 소프트웨어 ETF는 3% 가까이 오르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시장에서는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즉각 대체할 것이라는 시각이 과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CNBC에 따르면 일부 투자전략가는 대기업들이 단기간에 검증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를 포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AI가 '대체자’]'가 아니라 '보완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등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관세 10% 발효…정책 변수는 여전 반등에도 불구하고 정책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10% 관세가 이날 자정 공식 발효됐다. 그는 주말 SNS를 통해 15% 인상을 시사했지만, 공식적으로는 10%만 시행됐다. WSJ는 행정부가 대규모 배터리·통신 장비 등 일부 산업에 대해 국가안보 관세를 추가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페덱스는 무효화된 관세에 대해 환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관세 정책의 법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이날 밤 예정된 대통령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에서 추가 정책 방향이 제시될지 주목하고 있다. 무역 정책이 다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시장의 잠재적 부담 요인이다. 달러 강세·금 하락…비트코인 낙폭 축소 자산시장에서는 전날과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WSJ 달러지수는 상승했고, 엔화 대비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금 선물은 하락하며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비트코인은 전날 급락 이후 낙폭을 줄이며 6만4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전일 패닉성 매도에서는 다소 벗어난 분위기다. 한편 홈디포는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며 3% 넘게 상승했고, 다우 상승을 지지했다. 반면 노보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가격 인하 계획 발표 이후 약세를 이어갔다. 이번 반등은 구조적 추세 전환이라기보다 전날 과도한 매도에 대한 기술적 회복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AI 투자 확대라는 긍정적 신호와 관세 정책이라는 부정적 변수가 교차하는 가운데, 시장은 다시 '선별적 대응' 국면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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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다우 400포인트 반등⋯AMD 9% 급등에 AI 공포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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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용등급 강등⋯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은 상향
-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반면,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등급이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예산처가 24일 발표한 '2025년 주요국 국가신용등급 변동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무디스에서 Aaa에서 Aa1으로 강등됐다. 감세로 세입이 줄었으나 의무지출이 늘며 재정적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중국도 피치에서 A+에서 A로 낮아졌다. 내수 부진과 성장 둔화, 디플레이션 압력이 반영됐다. 반면 이탈리아(Baa3→Baa2), 스페인(A-→A), 포르투갈(A-→A) 등은 재정 개선과 성장세를 인정받아 등급이 올랐다. 한국은 S&P AA, 무디스 Aa2, 피치 AA-로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미니해설] 재정이 가른 신용지도…美·中 하향, 남유럽은 반등 2025년 글로벌 신용지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24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나란히 하향 조정된 반면, 재정 취약국으로 분류되던 남유럽 국가들은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재정 건전성과 구조개혁 성과가 신용평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은 무디스가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감세 정책으로 정부 수입이 감소했지만 사회보장 등 의무지출은 증가해 재정적자가 구조적으로 확대된 점이 주요 배경이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국채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최대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신용등급에 반영된 셈이다. 피치는 중국을 A+에서 A로 등급을 낮췄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성장률이 둔화했고, 내수 부진이 디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구조적 성장 둔화 우려도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역시 정치적 불안정과 재정 경직성이 문제로 부각됐다. S&P와 피치 모두 등급을 AA-에서 A+로 낮췄다. 연금 개혁을 유예하면서 재정개혁 의지가 약화됐고, 높은 세율에도 추가 세수 확대 여력이 제한적인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회지출 비중이 EU 평균보다 높은 구조 역시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이탈리아는 무디스와 피치가 각각 한 단계씩 등급을 올렸다. 정부 투자 확대와 디지털화, 세수 개선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스페인은 대규모 이민 유입으로 노동 공급이 늘고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성장 기반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르투갈도 관광산업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지속 전망, 낮은 실업률 등이 반영돼 등급이 상향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국가가 여전히 GDP 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임에도 등급이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부채 규모보다 성장 잠재력과 재정 운용의 신뢰도가 더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S&P AA, 무디스 Aa2, 피치 AA-로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상향된 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거시경제 안정성과 재정 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등급 변동은 글로벌 경제의 '재정 시험대'를 보여준다. 고금리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재정 여력과 구조개혁 의지가 국가 신용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 성장률, 정치 안정성, 부채 관리, 개혁 추진력 등 복합 요인이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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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용등급 강등⋯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은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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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은행예금 1.45조위안 급증⋯증시 활황에 자금 이동 가속
- 아시아 증시가 새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증시 자금이 포함된 '비은행예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 2월 발표된 중국인민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1월 금융기관 신규 위안화 예금은 8조9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8000억위안 증가했다. 특히 비은행예금은 1조4500억위안 늘며 지난해 1월(-1조1100억위안)과 대조를 이뤘다. 반면 주민예금 증가폭은 2조130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축소됐다. 증시 일평균 거래액이 전월 대비 58%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 활황이 자금 이동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니해설] '저축에서 투자로'…중국 비은행예금 급증이 던지는 신호 중국 금융시장에서 자금 흐름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새해 들어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은행권을 벗어난 '비은행예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라 가계 자산 배분과 금융 유동성 구조의 전환을 시사한다. 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한 1월 통계에 따르면 금융기관 신규 위안화 예금은 8조9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8000억위안 증가했다. 지난해 1월 신규 예금이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회복세다. 그러나 세부 구조를 들여다보면 양상이 다르다. 주민예금은 2조1300억위안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었다. 반면 비은행예금은 1조4500억위안 늘어 지난해 1월의 마이너스 흐름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이는 가계 자금이 단순 예금에서 증권사 결제 자금, 펀드·신탁 자금, 보험사 준비금 등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은 24일 "1월 비은행예금이 늘어난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낮은 기저 효과와 연초 주식시장 강세가 가계 자금을 증권시장으로 이동시키면서 비은행예금 확대의 핵심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1월 중국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월보다 58% 급증했고, 과학혁신100지수를 비롯한 A주 주요 지수와 종합지수가 전반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는 점 역시 중국 주식시장의 강한 투자 열기를 방증하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비은행예금은 증권사 고객 예탁금과 펀드 자금, 선물 증거금 계좌 등 사실상 투자 대기 자금을 포함한다. 1월 중국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액이 전월 대비 58% 급증했고, 과학혁신100지수 등 주요 A주 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증시 활황이 자금 이동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위안화 예금 구조에서도 이런 경향은 나타났다. 중국 경제데이터 분석업체 윈드 통에 따르면 가계예금 잔액은 9.7% 증가한 반면, 비은행예금 잔액은 22.8% 늘어 증가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는 투자 선호 회복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 개선을 반영한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양면성을 지닌다. 비은행예금은 은행 예금에 비해 변동성이 높고, 시장 상황에 따라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자산관리 상품은 수익률 곡선과 감독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시장 급변 시 대규모 환매가 발생하면, 비은행 금융기관이 은행 예금을 인출하며 유동성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은행예금 증가가 은행권의 유동성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은행 예금이 줄어들 경우 대출 여력과 금리 정책 운용에 제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투자 자금이 확대되면 자본시장 활성화와 기업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비은행예금 증가는 중국 금융시장이 '저축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전환이 안정적 자산 배분 구조로 이어질지, 아니면 변동성 확대의 전조가 될지는 향후 증시 흐름과 정책 대응에 달려 있다. 중국 당국이 유동성 관리와 자본시장 육성이라는 두 목표를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자금 흐름의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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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은행예금 1.45조위안 급증⋯증시 활황에 자금 이동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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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막판 처분' 12월에 25% 몰려⋯상법 개정 앞두고 지배구조 정비 논란
- 기업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지난해 말 상장사들이 자기주식 처분에 대거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자기주식 처분 공시 647건 가운데 25.3%가 12월에 집중됐다. 1~11월 월평균 43.9건이던 공시는 12월에만 164건으로 급증했다. 이 중 55.5%는 특정 대상 처분이었고, 교환사채 발행도 23건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상장사의 66.2%가 자사주를 보유 중이며, 10% 이상 보유 기업은 8.4%로 집계됐다. [미니해설] 소각 의무화 앞두고 '자사주 러시'…지배권 방어와 주주가치의 경계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자 상장사들이 지난해 말 자기주식 처분에 대거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변화에 앞서 ‘쓸 수 있을 때 쓰자’는 움직임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자기주식 처분 공시는 647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164건(25.3%)이 12월 한 달에 몰렸다. 1~11월 월평균 43.9건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특히 12월 처분의 55.5%가 특정 대상에게 이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연간 평균(25.7%)의 두 배를 웃돈다. 교환사채(EB) 발행도 23건에 달했다. 자기주식은 기업이 시장에서 사들여 보유한 자사 주식이다. 현행 법제에서는 일정한 절차 아래 이를 처분하거나 교환사채 발행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유연성이 주주환원보다는 지배권 안정과 승계 구조 정비 수단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제도 변화에 앞서 자기주식을 지배권 안정 또는 승계 구조 정비에 활용하려는 유인이 상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대주주 자녀 등 특수관계인에게 자사주를 처분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는 경영권의 편법적 승계 논란을 낳을 수 있다.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 역시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계는 자사주가 국내 상장사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말 기준 상장사 1723곳(66.2%)이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보유 비율이 10% 이상인 기업은 전체의 8.4%, 20% 이상은 2.3%에 달한다. 이는 자사주가 단순한 재무적 유연성 수단을 넘어 구조적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처분 유형을 보면 임직원 보상이 47.4%로 가장 많았고, 특정 대상 처분(25.7%), 교환사채 발행(17.9%)이 뒤를 이었다. 임직원 보상은 성과연동 보상체계 차원에서 활용될 수 있으나, 특정 대상 처분과 EB 발행은 이해상충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다. 전문가들은 현행 법제가 2011년, 2015년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 보유 자율성을 확대하면서 주주 보호 장치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당초 취지는 기업의 재무적 유연성 확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지배권 강화 수단으로 남용될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다. 해외 주요국은 자사주 처분 시 주주총회 승인이나 공정성 심사 등 보호 장치를 두는 경우가 많다. 반면 국내 제도는 상대적으로 완화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는 단순한 주주환원 강화 차원을 넘어, 지배구조 개편 논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핵심은 자사주의 본래 목적이다. 자사주는 이론적으로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는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소각 대신 특정 대상 처분이나 우호 지분 형성에 활용될 경우, 이는 소수주주 이익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사주를 일정 기간 내 소각하도록 의무화해 이런 논란을 차단하려는 취지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운용과 지배구조 전략의 자율성이 제약될 수 있다. 자사주가 '재무 전략 자산'에서 '즉시 소각 대상'으로 전환되는 만큼, 기업 경영 환경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자사주 처분 급증은 제도 전환기의 단면이다. 기업은 남은 유연성을 활용하려 했고, 시장은 이를 지배권 방어 신호로 해석했다. 향후 입법이 마무리되면 자사주는 단순한 회계 항목이 아니라, 주주가치와 경영권 사이의 균형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재조명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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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막판 처분' 12월에 25% 몰려⋯상법 개정 앞두고 지배구조 정비 논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