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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6억 달러 탱커 자국 발주…에너지 안보·조선업 동시 육성
- 인도 국영 정유사들이 자국 조선 산업을 키우려는 정부 정책에 맞춰 국내 조선소에 선박 10척의 공동 발주를 추진한다. 원유 수입의 85% 이상을 외국 선박에 의존하는 현실을 극복하고 에너지 안보와 해상 물류 주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13일(현지시간) 인디아 쉬핑 뉴스 등 외신은 인디안 오일 코퍼레이션(IOC), 바라트 페트롤리엄(BPCL), 힌두스탄 페트롤리엄(HPCL) 등 인도 국영 정유 3사가 올해 말 자국 내 연료 운송용 중형(MR) 탱커 입찰을 공동으로 낸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주 계획은 최대 6억 달러(약 8209억 원) 규모에 이르며, 오는 2028년부터 차례로 선박을 넘겨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발주할 탱커는 5만~6만 재화중량톤수(DWT)급으로, 총 10척 가운데 인디안 오일이 6척, BPCL과 HPCL이 각각 2척씩 소유한다. '메이크 인 인디아' 기치…에너지 안보·산업 육성 동시 조준 이번 발주는 선박을 에너지, 무역, 국방의 핵심 국가 전략 자산으로 여기고 자국 조선업 역량을 키우려는 인도 정부 계획의 한 부분이다. 정부는 이번 발주를 기회로 2047년까지 인도 소유·건조 탱커 비중을 69%까지 끌어올리고, 조선·기자재 등 연관 산업에서 15만~20만 개의 새 일자리를 만든다는 긴 안목의 목표를 세웠다. 현재 인도에는 조선소 40여 곳이 있지만, 이번에 발주할 MR탱커급 이상 선박의 건조 능력을 갖춘 곳은 네 곳뿐이다. 높은 비용·기술 한계 '걸림돌'…정부 지원이 성공 관건 하지만 자국산 선박 건조는 정유사들에 큰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산 MR 탱커의 예상 가격은 척당 5500만~6000만 달러(약 752억 4000만~820억 8000만 원)로, 한국산(약 5000만 달러)이나 중국산(약 4300만 달러)보다 15~25%가량 비싸다. 이 때문에 발주 주체인 정유사들은 선박을 직접 소유하기보다 빌려 쓰는 용선이 경제적이라며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여기에 대형 선박 건조 경험이 부족한 인도 조선소의 설계·기술·인력의 한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런 어려움을 풀기 위해 인도 정부는 적극 지원에 나섰다. 2025-26년 예산에 약 25억 달러(약 3조 4200억 원) 규모의 '선박금융지원정책(SBFAP 2.0)'을 담고, 보조금, 세금 혜택, 장기운송계약 보장 등 여러 인센티브를 추진한다. 또한 기술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국, 일본 같은 세계 조선 강국과 기술 협력과 합작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찾고 있다. 업계는 이번 10척 공동 발주가 앞으로 10년 동안 100억 달러(약 13조 6800억 원)를 들여 선박 112척을 확보하려는 인도 정부 장기 계획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본다. 비싼 가격과 기술의 한계라는 과제가 남았지만, 정부의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인도가 조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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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6억 달러 탱커 자국 발주…에너지 안보·조선업 동시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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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산업화 이후 강으로 유입된 수은 3배↑⋯규제 완화 우려
- 전 세계 강을 통해 이동하는 수은(mercury)의 양이 산업혁명 이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석탄 연소, 광산 채굴, 제조업 등 인간의 산업 활동이 수은의 방출과 이동 경로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툴레인대학교 연구팀은 화산활동·산불 등 자연 기원을 반영한 수은 방출량을 재구성하고 이를 현재와 비교해 연간 수은 유출량이 1850년대 390메가그램에서 현재 약 1000메가그램으로 증가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전 세계 강 하상 퇴적물 코어 분석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입증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쿨레인대학교의 환경공학과 장옌쉬(Yanxu Zhang) 교수는 "수은은 신경계 독성 물질로, 강과 어류에 축적될 수 있어 인체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며 "특히 남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 지역에서 수은 노출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추진중인 수은과 중금속 배출 규제 완화 조치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EPA는 올해 초 '수은 및 공기 유해물질 기준(MATS)'을 포함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20여 건의 정책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기준은 석탄 및 석유 화력발전소의 수은, 비소 등 유해물질 배출을 제한해온 핵심 규제다. 리 젤딘(Lee Zeldin) EPA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새 규제가 시행되더라도 발전소는 현재보다 더 많은 수은을 배출할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환경단체들과 전문가들은 "사실상 수은 방출의 문을 다시 여는 결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의 제임스 퓨(James Pew) 연방청정대기법 책임자는 "수은은 아동의 뇌 발달을 방해하고, 비소는 암과 선천적 결함과 연관이 있다"며 강력한 규제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이미 수은 오염으로 인한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미네소타주는 강·호수에서 잡힌 어류에 포함된 수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함에 따라 주민들에게 '주 1회 이상 어류 섭취 금지' 권고를 내렸다. EPA는 수은 노출이 말초 시야 상실, 감각 이상, 언어·청각·운동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태아기 노출시 신경계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존 홀드렌(John Holdren) 전 백악관 과학보좌관은 "놀라운 결과가 아니다. 인간의 환경적 영향이 자연 영향의 규모를 월등히 초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 기반의 공중보건 보호 체계에서 불러나려는 현 행정부의 행보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호나경법 전문가인 예일대 댄 에스티(Dan Esty) 교수는 "수은은 미국 환경정책사에서 대중 건강과 규제가 직접 연결된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를 되돌리는 시도는 장기적 보건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 하원은 지난달 화학 공장, 정유시설, 농약 제조업체 등 약 1800개 시설이 자체적으로 '경미한 오염원'으로 재분류되도록 하는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조치는 향후 해당 건설의 유해물질 감시·보고 의무를 사실상 면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장옌쉬 교수는 "미국 동부처럼 산업 시설이 밀집된 지역은 특히 수은 오염에 만감하다"며 "지속적인 수은 유입은 결국 인간이 생선 섭취를 조절해야 할 정도의 사안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은과 같은 중금속은 축적성과 장기 독성이 강한 물질로, 그 피해는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재의 과학적 증거를 무시한 규제 완화가 장기적으로 심각한 환경적·보건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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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산업화 이후 강으로 유입된 수은 3배↑⋯규제 완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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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UAE 아드녹, BP의 LNG 자산 '정조준'⋯에너지 M&A 지각변동 예고
-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석유기업인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아드녹)가 영국 에너지 대기업 BP의 자산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의 인수합병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장기간 실적 부진으로 최근 1년 새 시가총액이 3분의 1가량 줄어 800억 달러(약 108조 3680억 원)를 밑돌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 BP 인수설은 아드녹의 참전으로 증폭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아드녹이 BP의 분할이나 사업부 매각 때 자산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드녹은 특히 BP의 액화천연가스(LNG) 자산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며, 한때는 BP 전체 인수를 고려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드녹은 최근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서 입지를 다지며 세계 LNG 자산 구성을 확장하는 데 힘쓰고 있어, BP의 LNG 자산이 아드녹에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는 이유다. 실제 거래가 이뤄진다면 아드녹의 해외 사업부인 XRG를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필요하면 다른 투자자와 공동 인수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인수설에 BP, 아드녹, XRG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공룡'의 추락…실적 부진에 M&A 매물로 BP가 인수합병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경쟁사에 비해 실적이 장기간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미 영국의 셸(Shell)을 비롯해 미국의 엑손모빌(Exxon Mobil), 셰브런(Chevron) 등 세계 석유 대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아드녹과 BP의 만남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지만, 두 회사는 이미 탄화수소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오랜 기간 협력해왔다. 아부다비와 이집트 등 여러 지역에서 공동 사업을 진행했고, 2023년 9월 물러난 버나드 루니 전 BP 최고경영자(CEO)가 술탄 알자베르 아드녹 CEO와 함께 XRG 이사회에 속해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아드녹의 셈법…LNG 자산으로 세계 시장 공략 퀼터 체비오트의 마우리치오 카룰리 글로벌 에너지·소재 분석가는 "아드녹의 관심 표명은 중대한 진전"이라면서도, "가스 사업 확장을 노리는 현금 부자 기업인 아드녹의 행보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CNBC에 보낸 이메일에서 "아드녹이 BP의 석유 자산에는 전략 관심이 없어 회사 전체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며 "하지만 BP가 보유한 업스트림(탐사·개발)과 다운스트림(정제·판매) 자산들은 수많은 에너지 기업과 사모펀드에 매력적인 매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궁지에 몰린 BP도 방어에 나섰다. 회사의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캐스트롤(Castrol) 윤활유 사업부와 일부 정유·소매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자금 확보에 나섰다. 지난 5월 블룸버그는 인도의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사우디 아람코,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매각 카드로 방어 나선 BP…'전략 재설정' 승부수 또한 BP는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자 '전략 재설정'에 나섰다. 재생에너지 투자를 줄이는 대신 2027년까지 석유·가스에 해마다 100억 달러(약 13조 5620억 원)를 투자하며 다시 화석 연료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앞으로 수년간 200억 달러(약 27조 1620억 원) 규모의 자산 매각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통해 2027년까지 부채를 140억~180억 달러(약 19조 554억~24조 4998억 원)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BP의 머리 오친클로스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방향을 이행하는 데 훌륭한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아드녹의 투자사인 XRG는 기업 가치 800억 달러(약 108조 9520억 원) 달성을 목표로 가스와 화학 자산 거래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술탄 알자베르 CEO는 "이해관계자를 위한 장기 가치를 만들고 UAE의 세계 에너지·화학 리더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6개월이 분수령"…업계 전망은? 모닝스타의 앨런 굿 주식 리서치 이사는 "BP가 최근 탄화수소 사업 강화로 돌아선 만큼, 업스트림 자산의 핵심 부분을 떼어낼 가능성은 낮다"며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력 또한 핵심 자산 매각보다는 비용 절감에 집중돼 회사 분할이 주주들이 원하는 해법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AJ 벨의 러스 몰드 투자 이사는 "BP는 부채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하므로 현금 흐름 개선과 자산 처분이 시급하다"며 "아드녹은 BP의 이런 처지를 잘 알고 있으므로, 실제 협상에 나선다면 매우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앞으로 6개월이 BP의 주가 반등과 투자자 신뢰 회복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 이번 인수설이 두 회사의 전략 재편을 넘어 세계 에너지 산업 전체의 재편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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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UAE 아드녹, BP의 LNG 자산 '정조준'⋯에너지 M&A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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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1)] 태양 남극 첫 관측⋯자기장 반전 단서 포착
- 유럽우주국(ESA)이 태양의 남극을 촬영한 사상 최초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 이미지들은 태양이 자연 주기의 가장 활발한 국면인 '태양 극대기'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그간 관측이 불가능했던 태양 남극의 자기 활동을 생생히 보여주며 태양 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이번 이미지는 유럽우주국(ESA)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운영하는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 탐사선이 촬영했다고 ESA가 밝혔다. 이 탐사선은 지구 궤도와 다른 고위도 경로를 따라 비행하며, 지난 3월 말 태양 적도에서 약 15~17도 아래 위치한 지점에서 남극의 스냅샷을 직접 포착했다. 태양의 극지대는 지금껏 어떤 관측 장비도 직접적으로 담아낸 적이 없는 '우주 과학의 미지의 땅'이었다. 12일(현지시간) USA 투데이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가 본 태양 이미지는 모두 적도 부근에서 찍은 것이다. 지구는 태양계의 모든 행성과 마찬가지로 황도라고 알려진 하늘의 평평한 원반 모양의 평면을 가로지르는 선을 따라 태양 궤도를 돌기 때문이다. 그러나, 솔라 오비터는 2025년 2월 금성을 가까이 지나면서 중력이 증가해 우주선에 궤도면을 벗어나 더 높은 각도로 태양을 볼 수 있게 되면서 '태양 남극 포착'이라는 역사적인 스냅샷을 촬영했다. 카롤 먼델 ESA 과학국장은 "태양은 생명의 원천이자, 동시에 현대 사회의 우주 및 지상 전력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라며, "태양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솔라 오비터의 이번 성과는 태양 연구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포착된 태양 남극은 자기장 북극과 남극 성분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였다. 이는 태양활동이 절정에 이르는 '극대기' 국면에 나타나는 특징으로, 자기장이 곧 반전되어 남극이 북극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예고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태양은 약 11년을 주기로 활동성을 바꾸며, 조용한 '극소기'와 폭발적인 플레어와 폭풍이 빈번한 '극대기'를 오간다. ESA에 따르면, 극대기 동안에는 양 극의 자기장이 서로 뒤바뀌고, 이후 단일 성향의 자기장이 서서히 축적되며 극소기로 향한다. 그러나 이러한 극점 변화의 정교한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솔라 오비터는 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분석할 수 있는 첫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막스플랑크 태양계연구소의 소장인 사미 솔란키 박사는 "솔라 오비터는 극점 자기장 형성 과정을 유례없는 관측각에서 추적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태양 극지를 향한 솔라 오비터의 접근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이 탐사선은 금성을 수차례 근접 비행하며 궤도를 점차 기울여 지구와 다른 경사각에서 태양을 바라보도록 설계되었다. 기존의 태양 관측은 모두 지구와 비슷한 적도면을 따라 회전하는 궤도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극지 관측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솔라 오비터는 2020년 2월에 발사되어 현재까지 고위도에서 태양을 정밀 추적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간 궤도 기울기를 더 확대해 더욱 많은 극지 이미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ESA의 태양탐사 책임자인 다니엘 뮐러 박사는 "이 데이터들은 태양 자기장과 태양풍, 태양 활동 전반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며 "최고의 장면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기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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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1)] 태양 남극 첫 관측⋯자기장 반전 단서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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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0)] 100년 된 수수께끼, 은하계 '우주선' 기원에 한 발 더 다가서다
- 우주에서 날아오는 매우 빠르고 에너지가 높은 입자인 우주선(宇宙線, cosmic rays)의 출처는 어디일까.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 천체물리학 연구진이 은하계 내 고에너지 우주선(cosmic rays)의 기원을 밝히기 위한 연구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웹사이트 PHYS.org가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지난 6월 8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제246차 미국천문학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에서 발표됐으며,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및 'AAS 리서치 노트(Research Notes of the AAS)'에 각각 게재됐다. '우주선(Cosmic Rays)'은 빛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하는 고에너지 입자로, 1912년 처음 발견된 이후 100년 넘게 그 발생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미시간주립대 슈오 장(Shuo Zhang) 물리·천문학과 조교수 연구팀은 블랙홀, 초신성 잔해, 별 형성 지역 등 극한 천체현상이 우주선의 주요한 기원 후보임을 지목하고, 이를 '페바트론(PeVatron)'이라는 고에너지 천체 입자 가속 장치 개념으로 접근해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중국의 고고도 공기 샤워 관측소(LHAASO)가 발견한 미지의 페바트론 후보 천체를 분석했다. 박사후연구원 스티븐 디커비(Stephen DiKerby)는 유럽우주국의 XMM-Newton X선 우주망원경 자료를 활용해, 해당 천체가 펄서풍 성운(pulsar wind nebula)임을 규명했다. 이는 펄서로부터 방출된 전자·양전자와 함께 고에너지를 전달하는 확산 거품 구조로, 실제 페바트론의 실체를 확인한 드문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두 번째 연구는 학부생 엘라 웨어(Ella Were), 아미리 워커(Amiri Walker), 샨 카림(Shaan Karim)이 주도했다. 이들은 NASA의 스위프트(Swift) X선 망원경을 통해 또 다른 LHAASO 천체들의 X선 방출 한계를 측정하고, 향후 보다 정밀한 천체 분류 및 관측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장 교수는 "우주선은 생각보다 지구 생명체와 훨씬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블랙홀처럼 아주 먼 곳에서 온 약 100조 개의 우주 중성미자가 매초 우리 몸을 통과한다. 그것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장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우주선의 발원지를 식별하고 분류함으로써, 향후 중성미자 관측소와 전통적 광학·X선·감마선 망원경의 심층 연구를 위한 기준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향후 입자 가속 메커니즘 해명과 은하 진화, 암흑물질 연구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팀은 향후 남극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IceCube Neutrino Observatory) 자료와 X선, 감마선 망원경 자료를 융합해, 왜 일부 천체는 중성미자를 방출하는 반면 다른 천체는 그렇지 않은지를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성미자의 발생 조건과 공간적 기원을 규명하고, 입자물리학과 천문학 간의 융합연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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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0)] 100년 된 수수께끼, 은하계 '우주선' 기원에 한 발 더 다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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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8)] RNA, 스스로 복제하다⋯생명 기원 미스터리 풀 실마리
- 인류의 기원은 어디일까.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수천년 동안 인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온 이 바탕이 되는 질문에 과학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최근 과학자들이 실험실 환경에서 생명 탄생의 가장 초기 단계로 여기는 리보핵산(RNA)의 자가 복제 과정을 일부 재현하는 데 성공하면서, 지구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등장했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약 40억 년 전 단백질이나 DNA(디옥시리보핵산) 보다 먼저 RNA가 생명 활동의 중심이었으리라는 'RNA 세계' 가설에 힘을 싣는 연구 결과로 주목받는다. 생명의 설계도이자 일꾼, RNA 대부분의 진화생물학자는 지구가 약 4억 년 동안 'RNA 세계'였다고 본다. 이 가설의 핵심은 생명의 시작이 정교한 DNA나 단백질이 아닌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의 RNA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RNA는 오늘날 우리 몸 속에서 유전 정보를 전달하거나 단백질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다. RNA는 DNA처럼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과 단백질처럼 화학 반응을 돕는 효소 기능을 일부 함께 수행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RNA는 정보 저장과 기능 수행이라는 생명의 두 가지 핵심 역할을 혼자 해낼 수 있는 다재다능한 분자다. 과학자들은 이런 RNA가 스스로 복제하며 점차 복잡한 생명 시스템으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제임스 애트워터 박사는 RNA를 두고 "이것이 생물학을 움직인 분자였다"고 표현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RNA 세계 가설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첫째, 현재 살아있는 생물에게서 이 '최초 RNA 복제자'의 명확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초기 지구와 비슷한 환경에서 RNA가 스스로 복제하는 과정을 실험실에서 성공적으로 재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RNA 분자는 DNA처럼 두 가닥이 서로 꼬인 이중 나선 구조를 이룰 수 있는데, 이 RNA 이중 나선은 DNA와 견주어 결합력이 훨씬 강하다. 이 때문에 두 가닥을 분리해 각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RNA 가닥을 만드는 복제 과정이 매우 어렵다. 마치 단단히 붙은 테이프 두 장을 떼어 복사본을 만들려는 것과 비슷하다. 풀리지 않던 RNA 복제의 수수께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케임브리지 MRC 분자생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RNA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발표한 논문에서 특정 조건으로 RNA의 부분 자가 복제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트리뉴클레오타이드', 즉 세 개의 RNA 문자(핵산의 기본 단위인 뉴클레오타이드가 세 개 이어진 것)로 이루어진 짧은 RNA 조각인 '삼중항 RNA'였다. 애트워터 박사는 "우리가 사용한 삼중 뉴클레오타이드라고 불리는 RNA의 삼중항 또는 세 글자 구성 요소는 오늘날 생물학에서는 찾을 수 없지만, 훨씬 쉬운 복제를 가능하게 한다. 가장 초기 형태의 생명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생명체와도 상당히 달랐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오늘날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 단위가 세 개의 염기(코돈)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삼중항 RNA의 역할은 흥미롭다. 애트워터 박사는 "생물학이 과거에 RNA를 복사하는 방식과 오늘날 생물학이 RNA를 사용하는 방식 사이에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험실에서 찾은 생명 탄생의 조건 연구팀의 실험 과정은 초기 지구의 특정 환경 변화를 따랐다. 먼저, 복제의 바탕이 될 긴 RNA 가닥과 많은 양의 삼중항 RNA 조각들을 물에 넣고 용액을 산성으로 만든 뒤 80°C까지 가열했다. 뜨거운 온도와 산성 조건은 긴 RNA 가닥의 이중 나선 구조를 풀어 헤쳐 단일 가닥으로 만들고, 이 단일 가닥에 상보적인 삼중항 RNA 조각들이 달라붙도록 이끈다. 마치 긴 사다리의 한쪽 면에 짧은 가로대 조각들이 붙는 것과 같다. 이렇게 삼중항 RNA 조각들이 달라붙으면 원래 RNA 가닥들이 다시 서로 강력하게 결합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이 용액을 알칼리성으로 바꾸고 영하 7°C로 빠르게 냉각해 얼렸다. 물이 얼면서 RNA와 삼중항 RNA 조각들은 얼음 결정 사이의 좁은 액체 공간에 높은 농도로 모인다. 바로 이 조건에서 RNA 효소(화학 반응을 돕는 RNA)가 활성화해, 주형 RNA 가닥에 붙어 있던 삼중항 RNA 조각들을 마치 구슬을 꿰듯 하나로 길게 이어 새로운 RNA 가닥을 만든다. 연구팀이 녹인 뒤 수소 이온 농도(pH)와 온도를 조절하자 RNA는 거듭 복제됐다. 애트워터 박사는 "우리가 설계한 변화하는 조건이 예를 들어 밤낮의 온도 변화나 뜨거운 암석이 차가운 대기와 만나는 지열 환경과 같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 오늘날 지구에서 그 재료들을 찾을 수 있다. 아이슬란드 온천은 우리가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것만큼 산성인 것을 포함해 다양한 이온 농도(pH)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이며, 이런 과정이 자연적인 담수 환경 예를 들어 지열 활동이 활발한 연못이나 호수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소금물은 어는 과정을 방해해 이 과정에 알맞지 않다고 한다. 한 걸음 다가선 생명의 기원, 남은 과제들 이번 실험으로 연구팀은 약 180개 문자로 이루어진 RNA 효소 가닥 가운데 약 17%인 최대 30개 문자까지 성공적으로 복제했다. 이는 완전한 자가 복제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RNA가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으로 보여준 중요한 성과다. 연구팀은 사용한 RNA 효소의 효율을 높이면 완전한 복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MRC 분자생물학 연구소 필리프 홀리거 박사는 "생명은 정보를 통해 순수 화학과 분리된다. 이 정보는 유전 물질에 암호화된 분자 기억으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이 과정이 일어나려면 정보가 복사, 즉 복제되어 전달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연구의 뜻을 설명했다. 정보의 복제와 전달이야말로 생명 현상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삼중항 RNA의 역할을 두고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재커리 애덤 박사는 "RNA 뉴클레오타이드 삼중항은 모든 세포에서 번역 때 매우 특정한 정보 기능을 수행한다"며, "이 논문은 RNA 뉴클레오타이드 삼중항이 살아있는 세포가 나타나기 전에 했을 수 있는 순전히 화학 역할, 즉 비정보 기능을 가리킬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이는 삼중항 RNA가 정보 전달 기능 이전에 구조나 화학 역할을 먼저 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과거 자연 복제에 가장 많이 관여했을 삼중항들이 가장 강하게 결합하며, 최초 유전 코드가 이런 삼중항 세트로 이루어졌으리라는 또 다른 흥미로운 연결고리도 내놓았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가 생명 기원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아니다. 아직 부분 복제에 머물고 있으며, 초기 지구의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 조건을 실험실에서 완벽히 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성과는 지구의 오랜 RNA 세계가 실제로 자가 복제 능력을 가졌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보여주며, 생명 탄생이라는 궁극적인 물음을 향한 과학 탐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오랜 궁금증을 풀려는 과학자들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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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8)] RNA, 스스로 복제하다⋯생명 기원 미스터리 풀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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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美 전기차 공장서 2년간 3명 사망⋯美 평균보다 사망률 3배
-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건설 중인 전기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지난 2023년 1월 수직 공사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총 3명의 건설노동자가 현장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현지매체 AJC닷컴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공장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짓고 있는 76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경제개발 사업으로 꼽힌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건설 산업의 평균 사망률은 연간 노동자 1만 명당 약 1명 수준이다. 그러나 현대차 HMGMA의 경우, 상시 2000~8000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가운데 약 2년 반 만에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최소 15건 이상의 중대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중 2건은 응급 헬기 후송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다. 지난 3월, HL-GA 배터리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유 선복(Sunbok You) 씨는 지게차에 치여 10피트(약 3m) 이상 끌려가며 허리에서 상반신이 절단되는 참변을 당했다. 이어 5월 20일에는 또 다른 작업자인 앨런 코왈스키(Allen Kowalski)가 빗물이 고인 자재를 처리하던 중 금속 구조물이 무너져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사고는 작업장의 안전 관리 체계와 공정 속도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버지니아텍 건설학교장인 브라이언 클라이너 교수는 "이 정도 수준의 잦은 사망 사고는 공사현장의 안전 문화가 미흡하다는 증거"라며 "총괄 시공사나 하청사 모두 안전 기준을 현장에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대차는 이번 사고들에 대해 전사 차원의 안전 점검과 절차 검토, 안전 거버넌스 위원회 구성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 운영책임자(COO)는 사고 직후 조지아 공장을 방문해 타운홀 미팅을 열고 "어떤 공정에서도 안전을 타협해서는 안 된다"며 '안전 최우선'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지금까지 해당 공장에 대해 13건의 안전 위반 조사를 벌였고, 이 중 5건에서 법 위반이 확인돼 총 14만 4294달러(약 1억98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특히, 2023년 철골공 빅터 감보아(Victor Gamboa)의 추락 사망 사건에서는 부실한 보호 장비 착용이 확인되었고, 고용된 하청사 '이스턴 컨스트럭터스'는 반복된 사망 사고 이력으로 인해 OSHA의 '중대 위반 사업자 명단'에 등록됐다. 건설이 급속도로 진행된 점도 사고 발생 배경으로 지적된다. 현대차는 착공 후 20개월 만에 전기차 양산을 시작하며, 이는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진 일정이다. 전문가들은 공기 단축이 때로는 작업장 안전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경고했다. 보스턴의 웬트워스 공과대학 아프신 푸르목타리안 교수는 "고소 작업, 지게차 접근, 자재 낙하 등은 기초적인 안전 교육으로 예방 가능한 사고 유형"이라며 "하청사 관리가 어렵다고 해서 안전이 희생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감보아 사망 사고 이후 안전 심사를 강화하고, 사고가 반복된 하청사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안전 문화의 개선 없이는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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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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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美 전기차 공장서 2년간 3명 사망⋯美 평균보다 사망률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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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미세플라스틱, 중금속 체내 전달 경로 될 수 있어⋯과학계 경고
- 전 세계적으로 매년 3억 8900만 톤 이상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상당량이 해양과 산악 지형은 물론, 인체 내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 가운데 미세플라스틱이 중금속을 흡착해 인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면서,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잠재적 건강 위협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더쿨다운(TCD)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공과대학교(NJIT)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케미칼·엔지니어링뉴스(Chemical & Engineering News, C&EN)에 발표한 실험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유래한 미세플라스틱이 납, 카드뮴, 코발트, 망간, 아연 등 주요 중금속을 빠르게 흡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실생활과 유사한 환경을 모사하기 위해 플라스틱 폐기물과 수돗물을 혼합한 용액에 미세플라스틱을 노출시켰다. 그 결과, 세 가지 종류의 일반적인 플라스틱 입자에서 5분 이내에 중금속 흡착 반응이 일어났으며, 특히 납의 경우 99% 이상이 빠르게 흡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흡착력 큰 미세플라스틱, 인체 내 침투 시 중금속 전달 가능성"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 및 나노플라스틱(nanoplastics)은 물병 등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극소 입자다. OECD와 미국 국립의학도서관(NLM)에 따르면 이러한 입자는 식품 섭취 또는 호흡을 통해 인체에 유입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암 발생 위험이나 대사 장애 등 건강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NJIT 연구에 참여한 소메나스 미트라(Somenath Mitra) 교수는 "이번 결과는 나노플라스틱 오염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러 의문에 접근할 수 있는 실마리"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실험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미세플라스틱을 활용해 실제 환경에서 존재하는 입자 특성과 유사한 조건을 구현했으며, 이러한 입자들은 실험실 합성 입자보다 표면적이 넓어 중금속을 더 잘 흡착하는 경향을 보였다. 독성 여부는 '노출량'이 핵심…"추가 연구 필요" 그러나 이번 연구만으로 미세플라스틱을 통한 중금속 노출이 실제 인체에 유해한지를 단정하긴 어렵다. 퍼듀대학교의 독성학자 조너선 샤나한(Jonathan H. Shannahan) 교수는 "중요한 것은 노출량(dose)"이라며 "현재로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어느 정도의 노출을 받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 이는 장기적 연구를 통해 규명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인식 전환도 중요…"플라스틱 사용 줄여야"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본격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개인 차원에서도 ▲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절감 ▲ 재사용 용기 사용 ▲ 무독성 제품 선택 등 소비 습관의 변화가 중장기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대응과 함께,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과 거리두기' 실천이 인류 건강 보호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중요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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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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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미세플라스틱, 중금속 체내 전달 경로 될 수 있어⋯과학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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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 16 정식 배포⋯알림 기능·보안·사진 품질 대폭 개선
- 구글이 10일(현지시간) 안드로이드 16을 공식 출시했다. 회사 측은 이날 공식 블로그를 통해 "향후 수개월 내 출시되는 신형 기기에는 안드로이드 16이 기본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IT전문 매체 엔가젯에 따르면 이번 버전은 사용자 경험과 보안, 사진·영상 품질 등 전방위적인 기능 개선이 특징이다. 가장 주목할 변화는 실시간 알림 기능이다. 차량 호출이나 음식 배달 앱 등에서는 알림창에 진행 상황을 보여주는 진행 막대가 표시돼, 사용자가 앱을 반복적으로 열지 않아도 현재 배달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구글은 삼성 나우 바(Now Bar), 오포(OPPO) 및 원플러스(OnePlus)의 실시간 알림(Live Alerts)을 포함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이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앱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림 기능은 한층 정돈된 형태로 개선됐다. 동일 앱에서 발생한 여러 알림은 자동으로 묶여 표시되며, 알림 소음을 줄이기 위한 설계가 반영됐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지원도 강화됐다. 저전력 오디오 전송(LE Audio)을 지원하는 보청기 사용자는 별도의 조작 없이 스마트폰 마이크로 전환해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보다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보안 기능은 통합 플랫폼으로 재정비됐다. 사용자들은 이제 단 한 번의 조작으로 온라인 공격, 유해 앱, 위험한 웹사이트, 스팸 전화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 5월 일부 기능이 예고됐던 보이스 피싱 탐지 기능도 이번 정식 버전에 포함됐다. 사진·영상 기능 개선도 눈에 띈다. 자동 야간 모드 감지, 하이브리드 자동 노출, 정밀 색온도 조정 등 사진 품질을 높이기 위한 기능들이 대거 탑재됐다. 울트라HDR 이미지 품질도 향상됐으며, HEIC 포맷 인코딩과 고급 전문가용 영상 코덱(APV)도 지원한다. 한편 구글은 안드로이드에서도 데스크톱 창 모드를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이 기능은 연내 일반 사용자에게 제공될 예정이며, 현재는 Android 16 QPR 3 베타 2에서 프리뷰 형태로 제공된다. 에코시스템 전반에 걸친 개선도 병행된다. RCS 그룹 채팅 기능은 맞춤형 아이콘과 알림 음소거 기능이 추가됐고, 구글 포토에는 AI 기반 편집 추천 기능이 새롭게 적용됐다. 이모지 키친에는 새로운 조합 스티커가 추가됐으며, Wear OS 기기는 전용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교통 요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됐다. 마지막으로, 월간 기능 업그레이드인 6월 픽셀 드랍(Pixel Drop) 기능도 공개됐다. 프리미엄 사용자 대상의 위젯(Pixel VIPs 위젯) 기능과 동영상 자막 표현력 강화를 포함한 다양한 신기능이 추가된다. 이번 안드로이드 16은 호환 기기에서 즉시 업데이트가 가능하며 실용성과 편의성, 그리고 보안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대규모 업데이트로, 사용자 경험의 전반적인 향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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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 16 정식 배포⋯알림 기능·보안·사진 품질 대폭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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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포브스 '미다스 리스트'에 닐 선 등 아시아 15인⋯中 AI·로봇 투자 빛났다
- 미중 갈등과 중국 경기 침체 탓에 지난 1년간 아시아 벤처캐피털(VC)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올해 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떠오르면서 중국 기술 업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브스가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판 '미다스 리스트(Midas List)'에 아시아 투자자 15명이 이름을 올렸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패스트패션 대기업 쉬인(SHEIN) 같은 거대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가 급등한 덕분에 지난해보다 명단에 오른 투자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명단에 오른 15명 중 14명은 중국계였으며, 그래닛 아시아(Granite Asia)의 제니 리가 유일한 비(非)중국계 아시아 투자자였다. 바이트댄스 '대박'…훙산캐피털 닐 선, 아시아 1위 수성 아시아 투자자 가운데 최고 순위는 지난해에 이어 훙산캐피털(紅杉資本)의 닐 선 창립 파트너가 차지했다. 그는 과거 세쿼이아 캐피털 차이나로 알려진 훙산캐피털을 이끌며 바이트댄스 초기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 훙산캐피털은 2014년 바이트댄스의 기업 가치가 4억 6500만 달러(약 6343억 원)일 때 처음 투자했다. 이후 틱톡의 세계적인 인기와 AI 분야 성과에 힘입어 기업 가치가 3000억 달러(약 409조 원)를 웃돌았고, 닐 선은 이 성과를 발판으로 올해 미다스 리스트 전체 4위에 등극했다. 지난 1년간 훙산캐피털의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여러 기업이 상장에 성공했다. 베이징에 있는 자율주행용 AI 칩 개발사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지난해 10월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첫날 주가가 80% 넘게 폭등했다. 자율주행 택시 운영사 '포니 AI'는 지난해 11월 미국 나스닥에, AI 신약 개발 스타트업 '엑스탈피'는 올해 6월 홍콩 증시에 입성했다. 아시아 2위는 전체 12위에 오른 '5Y 캐피털'의 리처드 리우 창립 파트너였다. 5Y 캐피털은 홍콩 부동산 재벌 로니 찬의 '모닝사이드 그룹'에서 나온 펀드로, 중국 최대 차량 공유 기업 디디추싱, 바이트댄스의 경쟁사 콰이쇼우,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 전기차 기업 샤오펑 등에 투자했다. 5Y 캐피털의 피셔 장 역시 세계 47위에 이름을 올렸다. 싱가포르에 있는 그래닛 아시아의 파트너들도 명단에 합류했다. 그래닛 아시아는 2024년 GGV 캐피털에서 아시아 부문이 분사해 설립됐으며, 그랩(Grab)과 샤오미 투자로 유명하다. 이 회사의 직슨 푸와 제니 리 시니어 매니징 파트너는 각각 전체 65위와 75위를 기록했다. AI·로봇이 낳은 새 얼굴들…미래 산업 투자로 첫 진입 특히 올해는 두 명의 새로운 아시아 투자자가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한 명은 전체 39위에 오른 시차오다. 그는 전 세쿼이아 차이나 파트너 출신으로 2021년 '모노리스 매니지먼트'를 공동 창업했다. 이후 중국의 인간형 로봇 스타트업 '유니트리'에 대한 초기 투자에 성공했다. 시 차오는 2019년 유니트리에 초기 투자를 했으며, 이 회사는 현재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유니트리의 창업자는 지난 2월 시진핑 주석이 주재한 기술 업계 지도자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모노리스 매니지먼트는 중국의 또 다른 유망 AI 스타트업 '문샷 AI'에도 투자했다. 다른 새로운 얼굴은 전체 52위에 오른 IDG 캐피털의 멍량 파트너다. 그는 중국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의 초기 투자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쉬인의 기업 가치는 2023년 투자 유치 때 660억 달러(약 90조 2682억 원)에 이르렀다. 쉬인은 당초 추진하던 런던 증시 상장이 중국 당국의 불허로 무산되었지만, 현재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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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포브스 '미다스 리스트'에 닐 선 등 아시아 15인⋯中 AI·로봇 투자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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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4)] 설탕 대체품 에리트리톨, 뇌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 가능성
- 대표적인 저칼로리 감미료로 널리 사용되는 에리트리톨(erythritol)이 뇌혈관 세포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감미료는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거의 유발하지 않아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 환자들을 위한 '건강한 대체당'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 심혈관계 위험성과 관련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사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와 밴더빌트대학교 등 공동 연구진은 학술지 '응용생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hys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에리트리톨이 뇌 미세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인간 뇌혈관 내피세포를 배양한 뒤 일반적인 음료 한 캔에 해당하는 수준(6mM)의 에리트리톨에 3시간 노출시켜 세포 반응을 측정했다. 산화 스트레스·질산화물 감소·혈관 수축 유도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리트리톨에 노출된 세포는 활성산소(ROS) 생성이 약 75% 증가했다. 이는 세포 손상과 노화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심혈관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에 대응해 항산화 단백질인 SOD-1과 카탈라아제 발현도 증가했으나, 세포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혈관 확장과 혈류 유지에 핵심적인 질산화물(nitric oxide) 생성 역시 저해되었다. 질산화물 생성 효소(eNOS)의 전체 발현량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활성화를 위한 인산화 반응(Ser1177)은 약 65% 감소한 반면, 억제 반응(Thr495)은 약 85% 증가했다. 그 결과, 실제 질산화물 생산량은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수축 단백질·혈전 용해 반응도 방해 연구진은 에리트리톨이 혈관 수축 유도 물질인 엔도텔린-1(endothelin-1)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구체인 Big ET-1의 세포 내 농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엔도텔린-1의 분비량도 약 30% 증가했다. 이는 뇌혈류 흐름을 저해하고, 특히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혈전 용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형 플라스미노겐 활성화제(t-PA)의 반응성도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세포는 트롬빈(thrombin) 자극에 반응해 t-PA 분비가 크게 증가했지만, 에리트리톨에 노출된 세포는 이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이는 혈전 형성 상황에서 응급 방어기제가 작동하지 않을 위험성을 시사한다. "장기 복용 영향은 향후 추가 연구 필요"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번 베리(Auburn Berry) 연구원은 "에리트리톨은 당분이 없는 식품의 건강한 대안으로 인식돼 왔지만, 실제로는 뇌혈관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일상에서 섭취량을 인식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세포 수준에서 이루어진 인 비트로(in vitro, 살아 있는 생명체 내부가 아니라 시험관 등 제어가 가능한 환경에서 수행되는 실험 과정) 연구이며, 인간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노출 강도, 빈도, 개인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실제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임상 및 역학 연구들과도 일관된 경향을 보이는 만큼,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에리트리톨 섭취에 대한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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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4)] 설탕 대체품 에리트리톨, 뇌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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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야심작의 추락⋯잇단 결함·판매 부진에 테슬라 '골칫덩이' 된 사이버트럭
- 테슬라의 '역대 최고 제품'이 될 것이라던 사이버트럭이 잇따른 품질 문제와 판매 부진에 시달리며 회사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야심 차게 선보인 신기술의 상징은 이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논란 많은 정치 행보와 맞물려 브랜드 명성에 흠집을 내고, 소유주들에게 수리 스트레스를 안기는 문제의 상징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가운데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테슬라는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고받은 후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1500억 달러(약 204조 원) 증발하며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기대 밑돈 판매량, 실망스러운 첫 성적표 실제로 2024년 미국 내 사이버트럭 판매량은 4만 대에 미치지 못해, 해마다 25만 대를 팔겠다던 머스크의 목표에 한참 모자랐다.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약 7,100대에 그쳐 포드의 F-150 라이트닝에 판매량에서 뒤처졌다. 상황이 이렇자 테슬라는 판매량을 늘리고자 저가 버전을 출시하고 무이자 할부, 무료 업그레이드 등 인센티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소유주가 베타테스터"…끊이지 않는 품질 논란 10만 달러(약 1억 3615만 원)에 이르는 사이버트럭은 출시 직후부터 품질 문제에 휩싸였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앞유리 균열, 녹과 비슷한 주황색 반점 발생 등 불만이 쏟아졌다. 출시 첫해에만 위험한 결함으로 일곱 차례 리콜했고, 지난 3월에는 주행 중 금속 외장 패널이 떨어져 나가는 문제로 리콜 횟수는 여덟 번으로 늘었다. 지난 3월 사이버트럭을 구매한 데이비드 픽은 "일론 머스크는 모델 X의 팰컨 도어가 가장 큰 업무상 실수였다고 말하겠지만, 나는 사이버트럭이 훨씬 더 큰 기업의 실책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는 최첨단 기술을 시장에 서둘러 내놓기 때문에 결국 소유주가 시험 사용자가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약 7만 2000달러(약 9802만 원)에 차를 사고 7300달러(약 993만 원)를 들여 외장 패널에 랩핑 작업을 마쳤으나, 직후 해당 패널의 접착 불량 탓에 리콜 통보를 받았다. 그는 "과거 테슬라 리콜의 80%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했지만, 지금은 물리 문제와 씨름한다"고 토로했다. "문제 알고도 출시"…부실했던 개발 과정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가속 페달 패드, 앞유리 와이퍼 등 일부 품질 문제를 출시 전부터 내부에서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이버트럭 개발에 참여했던 전 직원들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인터뷰에서 "회사가 제품을 서둘러 시장에 내놔야 한다는 내부 압박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사이버트럭의 문제는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도 있다. 개발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2019년 머스크가 시제품을 처음 공개하며 제시한 가격은 3만 9900달러(약 5432만 원), 주행거리는 500마일이었다. 하지만 개발이 2년 넘게 늦어지고 수륙양용 기능 같은 야심 찬 계획들이 기술 한계에 부딪혔다. 결국 개발팀은 초기 설계를 폐기하고 더 작고 평범한 육상용 트럭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과정에서 최종 시험 기간을 불과 몇 달로 줄였다. 유튜버 리드 토마스코의 사례는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지난 2월 주행 중 트럭 측면의 금속 패널이 통째로 날아가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이 문제는 혹한의 날씨에 접착제가 부서지기 쉬워 발생하는 결함으로, 결국 4만 6000대 이상을 리콜하는 사태를 불렀다. 토마스코는 "차량의 다른 패널에서도 거의 모두 접착 불량을 발견했다"면서 "왜 다른 패널은 리콜하지 않는지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테슬라는 그가 낸 차량 가격 10만 2000달러(약 1억 3887만 원) 거의 전액을 환불하는 조건으로 트럭을 되샀다. 그럼에도 토마스코는 "조만간 더 저렴한 최신 모델을 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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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야심작의 추락⋯잇단 결함·판매 부진에 테슬라 '골칫덩이' 된 사이버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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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5)] 기후변화, 토양 내 '슈퍼박테리아' 확산 부추긴다⋯항생제 내성 새 경로 주목
- 기후변화가 토양 속 항생제 내성균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수면 상승이나 폭염, 허리케인 등 기후 재난과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지만, 인류의 공중보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용한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국 더럼대학교(Durham University)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토양 속 항생제 내성 유전자(antibiotic resistance genes, ARGs)와 병원성인자(virulence factors)의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쿨다운,어스닷컴 등이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 토양 샘플의 메타게놈 분석, 현장조사, 실험실 실험을 종합해 온도 상승과 항생제 내성 유전자(ARGs) 발현의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그 결과, 기온이 오를수록 토양 내 박테리아가 생존에 유리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더 많이 보유하고, 새로운 내성 균주가 출현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유전자는 환경 속 세균에서 인간 감염원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더럼대 환경공학자 데이비드 W. 그레이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건강과 환경 변화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대다수 전염병의 병원체는 환경에서 유래하는 만큼, 토양 내 내성 증가가 곧 치료 불가능한 감염증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항생제 내성 문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2023년 유엔환경위원회 보고서 '슈퍼버그에 대비하기(Bracing for Superbugs)'에서도 예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그 예측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최초의 정량적 결과로 평가된다. 연구에 따르면, 토양 내 ARGs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금세기 말까지 최대 23% 증가할 수 있다. 특히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와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 의간균류) 등 항생제 내성과 병원성 유전자를 보유한 세균군의 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항생제의 효과를 무력화할 새로운 '슈퍼박테리아' 출현 가능성과 직결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엔 병원체가 생존하기 어려웠던 미국 알래스카주 북부, 핀란드 북부와 동부, 스웨덴 북부, 아이슬란드 북부, 러시아 연방 북부, 칠레 최남부 등 한대 지역조차 이들의 서식지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연구진은 "저온 환경에서는 일반적으로 세균 생존이 어렵지만,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들 지역에서도 내성균이 살아남고 진화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험실에서 이뤄진 온도 상승 실험 결과도 경고 신호를 보낸다. 대장균(Escherichia coli)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온도가 높을수록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는 세균이 항생제를 배출하는 '에플럭스 펌프'나 스트레스 대응 단백질을 더 많이 생성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보건 위기와 직결된 다층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원헬스(One Health)' 접근법을 통해 인간, 동물, 환경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연구진은 시민 과학의 참여도 요청했다. 고온 지역의 토양 변화, 항생제 내성균 출현 사례 등에 대한 기록과 시각 자료가 향후 데이터 축적과 대응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이지 않는 토양 속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는 곧 인간 사회로 연결될 수 있다. 코로나19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경험이 말해주듯, 미생물의 환경 내 진화와 확산은 언제든 인류에게 새로운 도전을 안겨줄 수 있다. 연구진은 "우리가 보는 것 너머의 생태계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항생제 내성 문제는 기후 위기의 또 다른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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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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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5)] 기후변화, 토양 내 '슈퍼박테리아' 확산 부추긴다⋯항생제 내성 새 경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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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혹등고래, 인간에게 말거나?⋯'버블 링' 포착, 비언어적 교감 가능성 제기
- 혹등고래가 인간과의 교감을 시도하는 듯한 행동으로 '버블 링(bubble ring)'을 형성하는 장면이 과학자들에 의해 최초로 포착됐다. 이는 먹이활동이나 짝짓기와는 무관한 상황에서 나타난 행동으로, 고래의 창의성과 호기심을 보여주는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 SETI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UC 데이비스) 공동 연구팀은 하와이, 도미니카공화국, 프랑스령 모레아, 미국 대서양 연안 등에서 12차례에 걸쳐 총 11마리의 혹등고래가 39개의 버블 링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해양 포유동물 과학(Marine Mammal Science)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BBC 야생동물 매거진, 어스닷컴, IFL사이언스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정확한 표현으로 '버블 스모크 링(bubble smoke ring)'은 고래가 사냥 시 사용하는 '버블 넷(bubble net)'과는 다른 형태로, 수면 아래에서 회전하며 올라오는 연기처럼 둥근 고리 모양의 기포다. 연구진은 이 링이 공격이나 먹이 활동 중이 아닌, 인간을 향해 다가가는 느린 움직임 속에서 생성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한 개체는 한쪽 콧구멍만 사용해 링을 만드는 정교한 행동을 보여, 대형 해양 포유류의 미세 운동 능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분석됐다.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혹등고래는 거품을 이용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협력하여 만든 나선형 거품 그물부터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거품 구름까지 다양하다. 연구팀은 특히 물기둥 위로 솟아오르는 버블 링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는 파이프를 불어서 나오는 연기 고리와 유사하다. 버블 링의 사진과 영상은 고래 관찰 여행, 소형 비행기, 개인 선박 등 다양한 출처를 통해 수집됐다. 연구팀은 또한 드론 영상을 분석해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도 혹등고래가 버블링을 생성하는지 확인했다. 버블 링 형성 12회 중 10회는 고래 근처에 사람이나 수영객이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었으며, 12회 중 6회에는 고래가 한 마리 이상 있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사람이나 다른 고래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은 없었다고 보고했으며, 오히려 고래들이 이러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즐기고 호기심을 보였다고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프레드 샤프 박사와 조디 프레디아니 박사는 "혹등고래는 복잡한 사회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음향 신호와 기포를 활용한 도구적 행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관찰은 이들이 단순한 놀이 이상의 목적, 즉 인간과의 상호작용이나 의도적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드론 영상과 수중 촬영을 통해 대부분의 버블 링이 고래가 인간이나 보트에 가까이 접근한 직후 발생했으며, 일부 개체는 수영자를 링으로 감싸는 행동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같은 행동은 자발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났으며, 링 형성과 함께 머리를 수면 위로 들어 올리거나 해조류를 가지고 노는 등의 놀이성 징후도 동반됐다. SETI연구소의 라우런스 도일 박사는 "지금까지 외계 생명체 탐사에서 중요한 전제 중 하나는 상대방이 의사소통 의지를 가진 존재라는 점"이라며 "혹등고래의 독립적인 진화 과정에서 나타난 호기심은 이 가정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자연계 사례"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존 대규모 드론 조사를 통해 인간이 없는 환경에서는 혹등고래의 버블 링 형성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인간 존재에 반응한 '의도적 행동'으로 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버블 링이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닌, 유연하고 목적 있는 행동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래의 행동을 면밀히 기록·분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인간 외 생명체의 신호 해석 및 인지 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향후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유사 사례를 수집하고, 기포 형성 맥락에 따른 사회적 의미를 규명해나갈 계획이다. 혹등고래의 버블 링 행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일 수 있다는 해양 동물학계의 새로운 논의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인류가 타 종(種)의 신호를 포착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함의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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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혹등고래, 인간에게 말거나?⋯'버블 링' 포착, 비언어적 교감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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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아 SUV 폭발 사고 생존자, "끝나지 않은 싸움"⋯책임 규명 촉구
- 지난해 기아 SUV 차량 폭발 사고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한 미국 여성이 사고 이후에도 계속되는 고통과 책임 논란 속에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호소하며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8일(현지시간) MSN에 따르면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알렉사 존슨(Alexa Johnson)은 2024년 10월, 5세 딸 헤이젤(Hayzel)과 함께 정기 타이어 점검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갑작스럽게 브레이크가 작동을 멈추고 차량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하고 곧바로 탈출했다. 당시 그녀가 몰던 차량은 구입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2020년형 기아 스포티지였다. "딸이 차에서 벨트를 풀고 운전석 문으로 뛰어내렸어요. 우리가 20피트(약 6미터)쯤 달려간 순간, 차량이 가스 라인을 건드리며 폭발했죠. 마치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습니다." 존슨은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차량은 완전히 전소됐고, 존슨은 아직 2만3365달러의 차량 대금을 갚고 있는 중이었다. 보험사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로부터 1만8000달러를 보상받고, 갭(GAP) 보험까지 적용받았지만 여전히 약 600달러의 부족분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보험사 측은 매일 연체 시 19센트의 이자가 발생한다고 통보했다. 존슨은 피해 사실을 집단소송에 포함시키려 했지만 "증거 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세 차례의 사고 조사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 측은 "차량 소유주가 보험사와의 합의를 마쳤다는 사실을 확인한 직후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고, 프로그레시브 측은 "존슨 씨와 딸이 무사한 것에 안도하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계속해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고 MSN은 보도했다. 존슨은 "우리는 목숨을 잃지 않았기에 감사하지만, 사고의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식의 처리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며 "이 사건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한 "우리가 살아남은 건 기적입니다. 그날의 도움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당시 현장에서 도움을 준 구조대와 이름도 모르는 선행 시민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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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아 SUV 폭발 사고 생존자, "끝나지 않은 싸움"⋯책임 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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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관세 그림자에 美 경제 비관론 '급증'⋯기업들 "고용·투자 동결"
-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의 잘못된 경기 침체 경보를 이겨낸 미국 경제가 또다시 '불편한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를 멈춰 세우면서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미국 감사품질센터(CAQ)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미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감사 파트너의 비율은 지난해 가을 10%에서 현재 44%로 급증했다. 반면 낙관론은 38%에서 15%로 뚝 떨어졌다. 감사 파트너들은 잠재적 경기 침체, 지정학적 불안, 무역 불확실성을 비관론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5월 미국 경제는 13만 9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며 안정적인 고용 성장세를 보였다. 실업률 역시 지난 1년간 4.0%에서 4.2% 사이의 좁은 범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균열의 조짐이 뚜렷하다. 기업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역 정책이 미래 계획 수립을 방해한다며 고용과 투자 동결에 나서고 있다. "1년 수익 날아갈 판"…관세 직격탄에 기업들 '투자 동결' 현장의 기업들은 관세 충격에 직격탄을 맞았다. 울트라소스의 존 스타 대표는 관세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 고용과 자본 지출을 전면 중단하고 "몸을 웅크리고 있다"고 밝혔다. 울트라소스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육류 가공 기술을 수입·제조하는 회사다. 그의 회사는 10%의 관세가 발효된 4월 9일 이전에 유럽에 주문한 2000만 달러(약 272억 3000만 원)어치 장비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관세가 현 수준으로 유지되면 그는 200만 달러(약 27억 2300만 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3대째 회사를 운영하는 스타 대표는 "이 돈을 어떻게 내라는 말인가? 한 해 이익이 통째로 사라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앞으로의 주문에 20% 관세를 내는 것은 상관없지만, 고객·공급업체와 계약을 마친 후에 관세율이 갑자기 바뀌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세 탓에 이미 30만 달러(약 4억 845만 원)의 예상치 못한 비용을 부담한 그에게 법인세 감면 같은 정책은 "이익이 '0'이 되면 소용없는 일"일 뿐이다. 백악관은 대통령의 접근법이 더 나은 무역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의 스티븐 미란 위원장은 "상대국이 관세 부담을 떠안게 하려면 우리 공급망을 이전하겠다는 믿을 만한 위협이 있어야 한다"며 "그 위협에 신뢰성을 부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책 세부 사항이 완전히 구체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내놓지 못했다. 노동·소비·금융 '3대 위험'…불확실성 속 생존전략 고심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앞에 세 가지 큰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첫째, 노동 시장의 '불안한 균형'이다. 현재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꺼리면서도, 3~4년 전 어렵게 구한 인력의 해고는 주저하고 있다. 둘째, 소비자들이 마침내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다. 지난 1년간 소비자 부채 연체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주택 시장은 이미 '실패한 봄'을 보냈다. 셋째, 예측 불가능한 금융 시장 충격도 위험 요소다. 연준은 지난해 단기 금리를 1%포인트 내렸지만, 올해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하를 잠정 중단했다. 경제적 압박이 커지면서 기업 사기 위험도 높아져, 많은 기업이 강력한 사기 방지 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과거 미국 경제는 대유행 기간 중 초저금리 재융자와 인공지능(AI) 관련 자본 지출 덕에 금리 인상의 충격파를 견뎌냈다. 칼라일 그룹의 제이슨 토머스 수석 경제학자는 "이런 기술 충격이 과잉 건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갑작스러운 경기 후퇴 가능성을 경고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고객 서비스 개선과 내부 운영 합리화를 목표로 인공지능(AI) 도입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또한 일부 기업이 인력을 줄이는 가운데, 기존 직원의 기술 향상 교육에 투자한다. CAQ의 줄리 벨 린지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기업들이 장기 회복탄력성과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들면서 혁신에 투자하고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며, 청렴 문화를 다지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비콘 이코노믹스의 크리스토퍼 손버그 창립 파트너는 "경제가 상당한 동력을 가지고 있어 트럼프가 관세에서 물러나 진정한다면 경기 확장이 2~3년 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가 계속 평지풍파를 일으킨다면 내년 초까지 경제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Key Insights]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경기 불확실성은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 위협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Summary]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의 비관론이 급증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고용과 투자를 동결하며 대응하고 있다. 불안정한 노동시장, 소비심리 위축, 금융시장 충격 등 '3대 위험'이 부상했으며, 향후 경제 향방은 미국의 무역 정책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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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관세 그림자에 美 경제 비관론 '급증'⋯기업들 "고용·투자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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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디스플레이, 美 법원에 中 TCL 제소⋯"핵심 OLED 특허 침해"
-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TCL을 상대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TCL 측이 삼성의 핵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단순히 경쟁사를 견제하는 것을 넘어, 막대한 투자로 개발한 핵심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법률 전문 매체 블룸버그 로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텍사스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TCL의 디스플레이 제조 계열사인 '차이나 스타 옵토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CSOT)'와 그 파트너사들을 특허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소송 대상은 TCL이 판매하는 스마트폰에 들어간 OLED 디스플레이다. 2년 전 경고에도…핵심 특허 3건 '정조준' 삼성디스플레이는 소송에 앞서 2022년 7월 CSOT 측에 이미 경고 서한을 보냈다. 당시 서한에서 CSOT가 생산하는 디스플레이가 미국 특허 제11,594,578호, 제7,414,599호, 제9,330,593호 등 3건을 침해했다는 점을 알렸다. 이 특허들은 스마트폰용 고성능 디스플레이의 구조, 제조 공정, 효율 개선으로 바로 이어지는 핵심 기술이다. 삼성 측은 소장에서 구체적인 침해 제품으로 'TCL 20 Pro 5G LCD 스크린 디지타이저 어셈블리'와 '플래티넘 소프트 OLED 스크린 어셈블리'를 지목하며 "해당 제품들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시장' 미국서 정면충돌…파장은? 이번 소송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삼성과 자회사 CSOT를 통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는 중국 TCL의 정면충돌이라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삼성이 소송을 낸 미국은 세계 최고급 스마트폰 시장이자 특허 분쟁의 중심지여서 소송 결과의 파급력이 매우 크다. 법원 판결에 따라 피고 제품의 미국 내 판매 금지는 물론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과 사용료 지급 명령까지 가능하다. 소송 과정에서 TCL이 맞소송에 나서거나 양측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있지만, 판결 결과에 따라 세계 디스플레이 공급망과 시장 점유율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삼성은 이번 소송으로 기술 도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굳히려는 뜻을 드러냈다. 법원의 최종 판단과 두 회사의 대응을 세계 IT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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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디스플레이, 美 법원에 中 TCL 제소⋯"핵심 OLED 특허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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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 팰리세이드, 제동 중 미끄러짐 결함 논란⋯美 차주들 집단소송 제기
-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미국에서 브레이크 관련 결함 논란에 휘말렸다. 6일(현지시간) 미 자동차전문매체 카스쿱스에 따르면 팰리세이드 일부 차주들이 ABS(잠김방지제동장치)와 주행 안정성 제어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며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접수된 이번 소송은 2023년~2025년형 팰리세이드 모델에 대해 ABS와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차량이 요철이나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제동을 시도할 경우 바퀴 속도 센서가 오작동해 브레이크가 반복적으로 풀리고 작동하면서 정상보다 긴 제동거리를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고로 나선 팰리세이드 차주 3명은 모두 동일한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이 중 카밀 말도나도는 "거친 도로에서 제동을 걸면 차량이 마치 미끄러지듯 반응하고, 멈추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차주인 슐로모 비젤과 테런스 루빈도 유사한 경험을 언급하며, 정비소에서 "ABS에는 이상이 없다"거나 "고장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현대차는 해당 결함을 이미 차량 양산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담겼다. 초기 구매자들로부터의 불만이 접수됐고, 2023년 2월부터 관련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원고 측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된 신고 사례도 인용했다. 한 제보자는 "시속 8㎞로 주행 중 도로의 작은 턱을 넘었는데, 이때 ABS가 작동하면서 차량의 브레이크가 멈췄다. 앞차와 거의 충돌할 뻔했으며,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덕분에 간신히 사고를 피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뉴욕주와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모든 팰리세이드 차주들을 대리하는 집단소송 형식으로 진행된다. 원고들은 배심원 재판을 요청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손해배상과 소송 비용을 현대차에 청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현대차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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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 팰리세이드, 제동 중 미끄러짐 결함 논란⋯美 차주들 집단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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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멈추지 않는 중국 전기차 가격 전쟁⋯'내부화' 우려 속 산업 재편 기로
-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자동차 부문에서 격화하는 가격 전쟁에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과 분석가들은 경쟁이 오히려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는 지난 5월 23일 일부 모델 가격을 30% 이상 대폭 낮추는 등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지리(Geely), 체리(Chery), SAIC-GM 같은 주요 경쟁사들도 즉각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중국 전기차 시장 전체로 가격 전쟁이 번지는 모양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지난 5월 31일 낸 중국어 성명에서 "특정 자동차 제조업체가 대규모 가격 인하를 이끌자 많은 기업이 뒤따르면서 새로운 '가격 전쟁' 공포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는 "무질서한 가격 전쟁이 기업 이익을 쥐어짜고, 소비자 안전과 산업 발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가혹한 가격 전쟁은 산업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해친다"며, 불공정 경쟁과 원가 이하 판매(덤핑)에 법에 따른 제재를 할 것을 예고했다. CAAM 역시 "지속 가능한 수익성이 아닌 시장 점유율 경쟁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며, 건전한 경쟁 질서 확립을 강조했다. 공업정보화부는 비생산적인 경쟁 규제를 강화하고, 다른 부처와 협력해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법률을 엄격히 시행할 방침이다. 공업정보화부는 CNBC의 논평 요청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비야디는 중국 관영 매체에 밝힌 자사의 공식입장을 참조하라고 CNBC에 전했는데, 해당 공식입장에서 비야디는 "공정 경쟁을 촉구하고 건강한 시장을 만들자는 자동차공업협회의 호소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CNBC는 관련 영상 "'카피캣' 휴대폰 제조사 샤오미는 어떻게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강자가 되었나 (영상 길이 13:01)"를 통해 샤오미의 성장 과정을 다루기도 했다. "생산성 향상 없는 '소모전'…내부화의 늪에 빠진 중국 EV" 중국에서는 지나친 경쟁 때문에 생기는 '내부화(네이쥐안, involution)' 현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내부화는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 노력 없이 가격만으로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가리킨다. 최근 몇 달간 중국 최고 지도부는 내부화 문제 해결 노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용어는 지난 3월 리창 중국 총리의 연례 업무 보고서에도 등장했다. 지난달 시장 규제 당국 회의에서도 "'내부화 경쟁'을 전면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분석가들은 비야디의 최근 가격 인하 조치를 두고, 소비자들이 기존 보상 판매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이미 받았을 법한 할인을 공식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중고차 시장에서 '주행거리 0km' 차량(실제로 달리지 않은 새 차)이 대량 매물로 나오고, 새 차 평균 가격이 2년 새 19% 떨어지는 등 공급 과잉 신호도 뚜렷하다. 노무라 증권 분석가들은 월요일 보고서에서 "비야디가 약 30%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거센 경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런 버핏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는 비야디의 지난달 매출 성장률은 14%로, 4월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성장률 19%에서 다소 둔화했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의 중시 분석가는 지난주 "말로만 그럴 뿐, 시장 경쟁을 실제로는 제어할 방법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른 나라들도 중국 자동차 시장의 극심한 경쟁 상황과 이것이 자국 자동차 산업에 앞으로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승용차협회 추이둥수 사무총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자료를 보면, 중국산 수출 자동차 평균 가격은 2023년을 기점으로 떨어져 이전 상승 흐름을 뒤집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독일로 수출하는 자동차 한 대당 평균 가격은 2023년 3만 달러에서 올해 2만 1000달러로 내렸다. 반면, 중국 자동차 수출 최대 시장인 멕시코는 평균 가격이 2년 전 1만 2000달러에서 1만 3000달러로 조금 올라 예외를 보였다. 오토홈 연구소 산업 데이터를 인용한 노무라 보고서를 보면, 중국 내 자동차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년간 약 19% 떨어져 현재 약 16만 5000위안(약 2만 2900달러) 수준이다. 전기차 시장으로 급히 쏠리면서 공급 과잉을 불렀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창청자동차의 웨이젠쥔 회장은 5월 23일 시나 파이낸스와 한 중국어 인터뷰에서 "주행거리가 전혀 없는 새 차가 중고차로 팔리는 '기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중고차 거래터에서 약 3000~4000개 판매업체가 이런 차를 다룬다고 덧붙였다. 이들 차량은 공장 출고와 동시에 판매 실적으로 잡히고, 즉시 중고 시장으로 넘어가 판매량을 부풀리는 데 쓰인다. 웨이 회장은 이런 행태가 "지나친 혼란을 일으킨다"며 업계 질서 확립을 위한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살얼음판 위 中 EV, 어디로?"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격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노무라 등은 "중국 자동차 시장 공급 과잉이 심해지고 있어, 뜻있는 시장 통합이 이뤄지기 전까지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 전쟁이 짧은 기간 혼란을 일으키지만, 길게 보면 연구개발(R&D) 역량과 공급망 경쟁력을 갖춘 업체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진화)되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규제 강화와 더불어,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력·서비스 같은 비가격 경쟁 요소가 중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급성장하는 중국 순수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지난 2년간 여러 차례 가격 인하 파동을 겪었다.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의 허샤오펑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중국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가격 전쟁은 아직 꼭짓점에 이르지 않았으며, 앞으로 5년간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오펑 쪽은 해당 발언 내용을 CNBC에 확인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앞으로 펼쳐질 일들의 '맛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허 CEO는 샤오펑이 가격 경쟁보다는 기술력으로 겨루며,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펑은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지난 7개월 내리 한 달에 3만 대 넘는 차를 팔았다. 지난주에는 중저가 모델인 모나(Mona) 03 고급형(Max)을 12만 9800위안(약 1만 8020달러)에 선보였는데, 이는 지난 8월 해당 모델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약 17% 싸진 값이다. 대부분 전기차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샤오펑 역시 1분기에 약 9000만 달러 주주 귀속 손실을 기록했다. 고급 전기차 시장에 주력해 온 니오(Nio) 또한 지난 3일 발표에서 1분기 9억 4960만 달러 손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Xiaomi)도 지난 3일 자사 전기차 사업부가 올 하반기에는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회사 대변인이 CNBC에 밝혔다. 샤오미는 지난해 테슬라 모델 3보다 싼 SU7 세단을 내놓으며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고, 올여름에는 SUV 모델인 YU7로 모델 Y와 경쟁할 전망이다. 중국산 전기차의 값싼 공세는 유럽연합(EU)과 미국 같은 주요 시장에서 반덤핑 관세 같은 보호무역 조치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는 중국 내 가격 경쟁이 해외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세계 자동차 산업 전체에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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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멈추지 않는 중국 전기차 가격 전쟁⋯'내부화' 우려 속 산업 재편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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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3)] 지구촌 가뭄 확산⋯원인은 '대기의 갈증'
-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가뭄이 더 자주, 더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단순히 강수량 감소만이 원인은 아니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대기의 '갈증'이 심화되며 가뭄의 강도와 확산을 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더 컨버세이션이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40여 년간 가뭄 악화의 약 40%는 '대기증발수요(AED, Atmospheric Evaporative Demand)'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대기의 갈증(atmospheric thirst)'으로 비유했다. 해당 논문의 주저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수문기후학자(hydro-climatologist)로 활동하고 있는 솔로몬 게브레초르코스(Solomon Gebrechorkos) 박사다. 공동 저자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타바버라 캠퍼스(UC Santa Barbara) 기후위험센터(Climate Hazards Center)의 크리스 펑크(Chris Funk) 소장 등이 참여했다. 이 논문은 1981년부터 2022년까지 40여 년간의 고해상도 기후 데이터를 분석하여, 대기증발수요(AED, Atmospheric Evaporative Demand)의 증가가 전 세계 가뭄 심화에 미친 영향을 정량화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ED의 증가는 가뭄 심화의 약 40%를 설명하며, 특히 유럽과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강수량 감소 없이도 가뭄이 악화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AED는 대기가 지표와 식물로부터 요구하는 수분의 양을 의미한다. 온도가 높고 햇볕이 강하며, 바람이 많이 불고 공기가 건조할수록 대기가 요구하는 수분량은 증가한다. 이로 인해 강수량이 큰 폭으로 줄지 않았더라도 토양과 수역, 식생에서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가뭄이 심화될 수 있다. 연구팀은 "강수량이 일정하더라도 AED가 늘면 지표의 수분 수지는 적자로 전환된다"며 "이는 마치 소득은 그대로인데 지출만 늘어나는 가계의 재정 적자 상황과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가뭄이 영향을 미친 전 세계 육지 면적은 74% 증가했으며, 이 중 58%는 AED 상승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은 40여 년 사이 가장 가뭄이 심했던 해로 기록됐고, 세계 육지의 30% 이상이 중등도 이상 가뭄을 겪었다. 특히 유럽과 동아프리카 지역은 이례적인 건조 현상에 직면했다. 강수량이 크게 줄지 않았음에도 AED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유럽의 경우, 하천 유량 감소로 수력 발전이 차질을 빚고, 농작물 수확량이 급감했으며, 도시 곳곳에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등 물, 농업, 에너지 부문 전반에 심각한 충격이 가해졌다. 연구는 고온, 풍속, 습도, 일사량 등 AED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기상 데이터를 통합해 전 세계적 분석을 수행했다. 이 데이터를 강수량과 결합해 가뭄 강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활용함으로써, 기후가 어떻게 가뭄을 유발·심화시키는지 보다 정확하게 규명했다. 연구진은 AED를 간과하면 정부와 지역사회가 실질적인 가뭄 리스크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서아프리카, 동아프리카, 호주 서부와 남부,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는 지난 20년간 AED가 가뭄 심화의 60% 이상을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가뭄 대응 전략 수립에 있어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수량 부족이 주된 원인이라면 저수지 확보나 물 절약 정책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AED가 주요 요인일 경우에는 증발 손실을 줄이고 식물의 수분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방향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건조에 강한 작물 재배, 물 효율을 높이는 관개 시스템 도입, 토양 건강 개선, 생태 복원 등을 통해 토양 수분 보존 능력을 높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대기의 갈증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며, 앞으로 가뭄은 더 자주, 더 넓게, 더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AED를 기반으로 한 감시 및 계획 체계가 기후 적응 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 수분 수요 증가가 가뭄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을 밝혀내어, 향후 가뭄 예측 및 대응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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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3)] 지구촌 가뭄 확산⋯원인은 '대기의 갈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