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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8)] 기후변화로 뜨거워지는 여름⋯열대야, 조용한 건강 위협으로 부상
-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밤기온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열대야가 공중보건의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낮 동안의 극심한 더위뿐 아니라,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 신체의 열 방출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인체 회복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미 ABC뉴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비영리 기후 분석기관인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이 1970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전역 241개 지역의 여름철 야간 평균기온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야간 기온이 평균 약 1.7℃(약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 변화가 단지 낮 시간대의 문제가 아님을 시사한다. 지난 7월 2일 한국 기상청이 발표한 '1973∼2024년 연간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70년대 대비 2010년대 폭염일수는 평균 8.3일에서 14.0일로 1.7배, 열대야 일수는 평균 4.2일에서 9.0일로 2.1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향후 수십 년간 여름철 열대야 발생 빈도가 더욱 잦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미 전역 다수 지역에서는 밤 기온이 섭씨 약 21도(화씨 70도)를 넘는 날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열대야가 불러오는 건강 문제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극한 고온은 미국 내 기상 재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폭염은 토네이도, 홍수, 허리케인보다 더 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한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건강 위협은 바로 밤 시간대에 나타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야간 기온이 지나치게 높게 유지되면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고, 특히 노인,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에게는 신체적 부담이 가중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밤 동안의 높은 온도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면역력 저하, 정신 건강 악화, 심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CDC는 "열대야는 단순한 불쾌지수를 넘어선 실질적인 건강 리스크"라며 경각심을 당부했다. 도시가 더 덥다…열섬현상 심화 열대야 현상은 도시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환경보호청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도시 지역은 식생이 줄어들수록 열을 더 많이 흡수하고 방출하며, 이로 인해 야간 기온이 더욱 높게 유지된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도시 열섬 현상(Urban Heat Island)'이다. 이러한 도심의 고온화는 단지 인간의 건강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프라와 생태계 역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며, 이로 인해 냉방 수요 증가, 전력망 부담, 도심 생물다양성 저하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대기 중 수증기 증가도 야간 냉각 방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온실가스 농도 상승과 대기 중 수증기 증가가 최근 수십 년간 야간 기온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따뜻해진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품을 수 있으며, 이는 단열층 역할을 하며 복사 냉각을 차단해 밤에도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든다. 이처럼 여름철 야간의 고온화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장기적인 건강과 사회 인프라,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에서 야간 온도 변화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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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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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8)] 기후변화로 뜨거워지는 여름⋯열대야, 조용한 건강 위협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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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0)] 바나나잎 유래 유산균으로 발효한 스테비아, 췌장암 세포 선택적 사멸 효과 확인
- 무칼로리 감미료로 알려진 천연 식물 스테비아가 단순한 설탕 대체제를 넘어 항암 치료 보조물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연구진은 스테비아 잎 추출물을 바나나잎에서 분리한 유산균으로 발효한 결과, 췌장암 세포에는 강력한 독성을 보이면서도 건강한 신장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택적 항암 활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의학전문지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2025년 4월 28일 '국제분자의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됐다. 히로시마대 의생명·보건과학연구과 예방의학 프로바이오틱스학과의 난란달라이 단시츠도르(Dr. Narandalai Danshiitsoodol) 부교수는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 미치지 못할 만큼 예후가 극히 불량하고, 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치료에도 높은 내성을 보인다"며 "따라서 약리 활성이 입증된 약용 식물 기반의 새로운 항암 후보물질 발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스테비아는 이전에도 항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암세포에 유효한 생리활성물질을 추출하고 정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미생물 발효를 통해 스테비아 추출물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항암 활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 대사산물을 생성하는 방식을 실험에 도입했다. 연구는 식물 유래 유산균 Lactobacillus plantarum SN13T 균주로 스테비아 잎 추출물을 발효한 뒤(FSLE), 이를 사람의 췌장암세포(PANC-1)와 비암성 인간 태아신장세포(HEK-293)에 각각 처리해, 비발효 추출물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기야마 마사노리(Masanori Sugiyama) 교수는 “동일 농도에서 FSLE는 비발효 추출물보다 현저히 높은 암세포 독성을 나타냈으며, 정상 세포에는 유의미한 독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HEK-293 세포에서는 최대 농도에서도 성장 저해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어 분석을 통해 해당 항암 효과의 주요 성분이 ‘클로로겐산 메틸에스터(CAME)’임을 밝혀냈다. 흥미롭게도 발효 과정에서 원래 추출물 내 클로로겐산 함량은 6분의 1로 감소했으며, 이는 균주의 특수 효소가 클로로겐산을 변형시켜 CAME를 생성한 결과로 추정된다. 단시츠도르 부교수는 “CAME는 기존 클로로겐산보다 더 강한 세포독성과 세포자살 유도 효과를 보였다”며 “이번 연구는 특정 균주를 활용한 식물성 추출물의 발효가 어떻게 약리 효과를 강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향후 쥐 모델을 활용한 전신 실험을 통해 발효 스테비아 추출물의 유효 농도 및 생체 내 항암 효과를 구체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히로시마대 병원 내과의 사야카 요네자와, 간노 게이시 박사와 함께, 같은 대학의 장런타오(Rentao Zhang), 노다 마사후미(Masafumi Noda) 박사 등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천연물의 약리 활성 증진을 위한 ‘미생물 생체전환(microbial biotransformation)’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프로바이오틱스의 항암 보조요법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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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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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0)] 바나나잎 유래 유산균으로 발효한 스테비아, 췌장암 세포 선택적 사멸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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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5)] 대기질 개선의 역설⋯도시 폭염, 오히려 더 뜨거워진다
- 스모그와 안개를 유발하는 작은 입자인 에어로졸 수치 감소가 오히려 도시의 폭염을 급증시킨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연구팀이 발표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폭염 빈도와 강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의외의 요인이 숨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어스닷컴과 뉴사이언티스트가 보도했다. 폭염의 주요 원인이 온실가스뿐만이 아니라, 최근 수십 년간 급격히 줄어든 '대기 중 에어로졸(미세 입자)'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도시 폭염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인구 밀집 지역에서 에어로졸의 영향력이 온실가스보다 최대 2.5배 더 컸다"며 "청정한 공기가 오히려 지역적 폭염 노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 깨끗해질수록 더 더워지는 도시 연구진은 1920년부터 현재까지의 에어로졸 농도 변화를 전 지구 기후모형(Global Climate Model)을 통해 분석한 결과, 과거에는 에어로졸이 태양 복사를 반사하거나 차단하는 방식으로 열기를 일부 막아주는 '자연의 그늘'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기질 개선을 위한 전 세계적인 규제 강화로 에어로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 '차단막'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폭염은 단순히 온도가 높은 날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 정의한 폭염은 한 지역의 따뜻한 계절 중 최고 기온 상위 10%에 해당하는 날이 3일 이상 연속되는 경우다. 이러한 극한 날씨는 건강 위험은 물론 전력망 부담, 기반시설 파손 등 도시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한다. "우리는 이미 티핑포인트를 넘었다" 연구를 이끈 기타 퍼사드(Geeta Persad) 교수는 "에어로졸 감소가 단기적으로 건강에는 이롭지만, 폭염 노출의 급격한 증가라는 위험을 동시에 가져왔다"며 "우리는 이미 티핑포인트를 넘은 상태"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감소 속도가 유지될 경우, 2080년에는 전 세계 폭염 일수가 연평균 약 40일에서 110일로 거의 세 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지역으로는 서유럽,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남미 등 인구밀집도가 높은 저위도권 지역이 지목됐다. 특히 서유럽은 20세기 후반까지 높은 에어로졸 농도가 폭염을 차단해 왔으나, 최근 규제에 따라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연구진은 앞으로 25년 내 서유럽 도심 지역에서 연간 폭염일이 최대 40일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어로졸과 온실가스, 닮은 듯 다른 속성 에어로졸과 온실가스는 모두 화석연료 연소 등에서 발생하지만, 기후에 미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온실가스는 대기 중에 수십 년에서 수세기까지 남아 지구 전역에 영향을 주는 반면, 에어로졸은 몇 주 내로 지역 대기에서 사라지고 영향도 국지적이다. 이로 인해 에어로졸 감소의 효과는 빠르게 체감되며, 특히 도시권의 열악한 인프라와 맞물릴 경우 그 피해는 더 크다. 오염 되돌릴 수는 없어…폭염 대응책 시급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오염을 허용하자'는 메시지가 되어선 안 된다"며 "에어로졸은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조기 사망률을 높이는 유해 물질로, 규제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청정 공기가 폭염을 동반할 수 있다는 역설적 상황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도시 인프라의 내열 설계 강화 ▲냉방 취약계층 지원 확대 ▲냉방센터 등 공공 피난 공간 확보 ▲기상 경보 체계 고도화 등을 포함한 통합적인 폭염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연구서한(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폭염 대응이 더는 '기후변화의 부수 효과'가 아닌, 독립적이고 선제적인 도시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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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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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5)] 대기질 개선의 역설⋯도시 폭염, 오히려 더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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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현대차 EV공장 폐수, '오기치 강 방류' 주민 반발⋯조지아 당국, 벌금 이어 추가 감시 요구
-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주민들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폐수 방류 계획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현지 매체 AJC닷컴에 따르면 사바나 인근 전기차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수를 오기치(Ogeechee)강으로 방류하는 내용의 폐수 처리 허가안이 공개되자, 환경 오염 우려와 함께 지역사회 반발이 일고 있다. 현대차는 브라이언카운티에 약 3,000에이커 규모로 조성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Metaplant America)'전기차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수를 I-16 고속도로 인근의 '노스 브라이언카운티 폐수 재처리시설(North Bryan County Water Reclamation Facility)'로 이송한 뒤 정화된 물을 오기치강으로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시설은 연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하루 500만 갤런의 처리 능력을 갖췄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공청회에서 레저업체 '오기치 아웃포스트(Ogeechee Outpost)'를 운영하는 콘니 쉬리브(Connie Shreve) 씨는 구명조끼와 카약 노를 들고 나와 "오기치강은 더 많은 관들이 들어갈 여지가 없는 곳"이라며 "이 강은 배수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쉬리브 씨의 사업장은 방류 지점 하류에 위치해 있다. 현장에 참석한 주민들은 지난 상반기 현대차가 폐수 내 고농도 구리 및 아연 함유로 인해 사바나시와 리치먼드힐시의 공공처리시설에서 수용을 거부당하고, 조지아주 환경당국으로부터 3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전례를 거론하며 우려를 표했다. 조지아주 법상 해당 위반에 대한 최대 벌금은 70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 현대차는 당시 공장의 폐수 전처리 시스템 배관 문제가 원인이라며 현재 해당 설비를 교체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새 설비가 가동되기 전까지 현대차는 사바나 외곽의 민간 처리업체로 수백만 갤런의 폐수를 수송해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기치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환경단체 '오기치 리버키퍼(Ogeechee Riverkeeper)'의 법무 담당 벤 커쉬(Ben Kirsch) 국장은 "초기 한 달간만 수질 검사를 강화하겠다는 현대차의 허가안은 부족하다"며 "적어도 연속된 두 달 동안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는 강화된 감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청회는 현대차 완성차 공장뿐 아니라 인접한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합작공장에 대한 폐수 처리 허가안까지 포함한 2건의 공청회 중 두 번째로, 모두 참석 인원이 적어 지역사회 내 정보 공유와 참여 부족도 지적됐다. 현대차는 조지아 전기차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2024년 10월부터 양산에 돌입했지만, 급속한 개발 과정에서 폐수 문제 외에도 수자원 부족, 교통 혼잡, 안전 문제 등 각종 환경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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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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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현대차 EV공장 폐수, '오기치 강 방류' 주민 반발⋯조지아 당국, 벌금 이어 추가 감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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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대서양 나노플라스틱 오염, 기존 추정치 훌쩍 넘어⋯'보이지 않는 공포'
- 대서양에 나노플라스틱이 무려 2700만톤이나 떠다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럽 연구진이 북대서양 전역에서 해수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인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나노플라스틱'이 해양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특히 수면 근처와 유럽 해안 인근에서 고농도로 발견됐다.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사이멕스(scimex), 유렉얼랏, 뉴욕타임스 등 다수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해당 내용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됐다. 유렉얼럿에 따르면 로열 네덜란드 해양연구소(NIOZ)와 위트레히트 대학교가 시행한 연구는 해양 나노플라스틱 양에 대한 최초의 추정치를 제공한다. 이번 조사는 NIOZ와 위트레히트 대학교를 포함한 공동 연구팀이 북대서양 12개 지점에서 다양한 수심에서 채취한 해수 시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수면에서 10미터 깊이의 해수 1세제곱미터(m³)당 평균 18.1밀리그램의 나노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럽 해안 인근의 샘플에서는 이보다 높은 25밀리그램의 농도가 측정됐다. 해저 부근에서는 평균 5.5밀리그램 수준이었다. NIOZ 연구원이자 위트레흐트 대학교 지구화학 교수인 헬게 니만은 "해수에 나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논문이 몇 편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 양을 추정할 수 없었다"며 해양 과학자들과 위트레흐트 대학교의 대기 과학자 두샨 마테리치(Dušan Materić) 박사의 지식이 힘을 합쳐 이 최초의 추정치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두샨 마테리치 박사팀은 특히 북대서양 수면 10미터 이내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의 총량이 2,7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그간 전 세계 바다 전체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나노플라스틱 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해양 오염에 대한 기존 추정이 매우 심하게 과소평가됐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노플라스틱은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1μm, 1000분의 1mm) 이하인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으로, 바다에서 자외선과 파도 등의 물리적 작용으로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미세플라스틱과 달리 생물학적 장벽을 쉽게 통과할 수 있어 어류 등 해양 생물체 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나노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대서양에 축적된 플라스틱 질량 중 대부분은 나노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니만과 동료들은 예를 들어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니만은 "예를 들어, 나노플라스틱에서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 다른 분자에 의해 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나노플라스틱이 다른 바다에도 풍부한지 알고 싶다. 그럴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니만은 바닷물 속 나노플라스틱의 양이 중요한 미비점이었지만, 이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닷물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은 결코 정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연구의 중요한 메시지는 적어도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 플라스틱 문제의 양적·질적 위협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나노 단위 오염물질이 해양 생물과 먹이사슬, 나아가 인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보다 정밀한 모니터링과 국제적 규제 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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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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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대서양 나노플라스틱 오염, 기존 추정치 훌쩍 넘어⋯'보이지 않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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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0)] 남극해, 해수 염분 상승·해빙 급감⋯수십 년간 이어지던 담수화 추세 급반전
- 지구 최남단 바다인 남극해(Southern Ocean)에서 해수 표면의 염분 농도가 상승하고 해빙(海氷)이 빠르게 줄어드는 등 기후 시스템의 급격한 변화가 확인됐다. 수십 년간 지속돼온 표면 담수화 현상이 최근 들어 정반대로 전환되면서, 해양·기후 전문가들 사이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웹사이트 Phys.org에 따르면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가 주도한 연구진은 유럽 위성 자료와 수중 로봇 부이(Argo float)를 활용해 남위 50도 이남의 해역에서 표층 염분이 갑작스럽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변화는 2015년 이후 남극 해빙이 그린란드 면적에 해당하는 범위만큼 사라진 현상과 병행해 나타나고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6월 30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남극 해빙 감소는 지구 전체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얼음이 녹으면서 해양에 저장된 열이 대기로 더 많이 방출되어 폭풍의 횟수와 강도가 증가하고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된다. 이로 인해 육지는 폭염이 발생하고 남극 빙상은 더욱 많이 녹아 지구 해수면 상승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연구를 이끈 사우샘프턴대 알렉산드로 실바노 박사는 "해수 표면이 염분을 머금을수록 심해의 열이 상층부로 쉽게 이동하게 되며, 이는 해빙 하부를 녹여 해빙을 더욱 빠르게 줄어든다"며 "이러한 순환은 일정의 위험한 피드백 고리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남극 웨델해(Weddell Sea)의 '모드 라이즈 폴리냐(Maud Rise Polynya)' 재출현도 주목됐다. 폴리냐는 해빙에 둘러싸인 해역에 갑작스럽게 열리는 거대한 바다 구멍으로, 최근 그 면적은 웨일스의 4배에 달하는 규모로 확인됐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통적으로 남극해 표면은 차고 담수화된 물이 상층을 이루고, 아래에는 따뜻하고 염분이 높은 심층수가 자리하는 수직 구조를 갖는다. 겨울철에는 표면이 냉각되고 해빙이 형성되면서 수층 간 밀도 차이(성층 구조)가 강화되고, 이는 심층수의 상층 이동을 차단해 해빙 유지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최근 관측에 따르 면 표층 염분이 높아지면서 성층 구조가 약화되고, 해빙은 2016년 이후 여러 차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예측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으며, 기존 기후 모델들이 남극 해빙의 변화 양상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적했듯이 남극 대륙은 2015년 이후 그린란드 크기의 해빙을 잃었다. 이 해빙은 다시 회복되지 않았으며, 이는 지난 10년 동안 지구 환경 변화 중 가장 큰 규모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아디티야 나라야난 박사는 "인위적 기후 변화가 장기적으로는 남극 해빙 감소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처럼 갑작스럽고 규모가 큰 전환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해빙은 태양 복사를 반사하는 역할을 해왔기에, 이 같은 감소는 전 지구적 온난화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베르토 나베이라 가라바토 사우샘프턴대 교수 역시 "이러한 발견은 기존의 기후 예측 역량이 아직 충분치 않음을 보여준다"며 "위성과 현장 관측을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과 영국의 다학제 협력 프로젝트로 수행됐으며, 남극 해양-빙권 시스템의 실시간 변화 양상을 분석해 향후 전 지구적 기후 변화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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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0)] 남극해, 해수 염분 상승·해빙 급감⋯수십 년간 이어지던 담수화 추세 급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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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1)] 근적외선으로 머리 전체 투과 성공⋯차세대 뇌 진단 기술 주목
- 인간의 머리를 관통하는 빛을 이용한 새로운 뇌영상 기법이 개발됐다. 22일(현지시간) 과학 기술 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럿에 따르면 영국 글래스고 대학교 연구팀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넘는 방식으로, 인체에 해를 주지 않는 근적외선을 머리 한쪽에서 쏘아 다른 쪽에서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동성과 비용 측면에서 가장 유용한 비침습 뇌영상 기술은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fNIRS)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두개골 아래 수 센티미터까지만 탐지할 수 있어, 보다 깊은 뇌 영역을 관찰하기 위해선 부피가 크고 고가인 자기공명영상(MRI) 장비에 의존해왔다. 연구진은 빛이 머리 전체를 통과할 수 있도록 fNIRS의 민감도를 크게 확장했다. 레이저의 출력을 인체 안전 기준 내에서 상향 조정하고, 수광 장치의 민감도도 개선했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의 머리를 한쪽에서 비춘 근적외선이 반대쪽에서 포착됐다. 다만 이번 실험은 공정 조건이 까다로웠다. 전체 8명의 실험 참가자 중 한 명에게서만 성공적인 결과가 도출됐으며, 해당 피험자는 피부가 밝고 머리카락을 싹 밀어버린다는 조건을 갖췄다. 측정 시간도 약 30분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비침습 광학 뇌영상 기술을 통해 성인의 두개골 내부 깊은 부위의 생물학적 지표를 탐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한 3D 머리 모델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예측된 광자의 이동 경로가 실제 측정 결과와 일치해 실험의 신뢰도를 높였다. 빛은 무작위로 흩어지기보다 뇌척수액 등 상대적으로 투명한 경로를 따라 이동했다. 이는 향후 뇌영상 기술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빛을 쏘는 위치를 조절함으로써 특정 뇌 부위를 선택적으로 관찰하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fNIRS는 EEG보다 해상도는 낮지만 저비용·경량이라는 장점을 지니며, fMRI보다는 접근성이 높다. EEG는 뇌파 검사를 뜻하는 Electroencephalography(뇌전도)의 약자로,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EEG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뇌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fMRI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의 약자로, 뇌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신경영상 기술이다. fMRI는 뇌에서 활동이 증가하면 해당 부위로 산소가 풍부한 혈액(BOLD: Blood Oxygen Level Dependent)이 더 많이 공급되는 현상을 이용한다. 이 산소 농도 차이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측정하여 뇌의 활동 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뇌졸중, 뇌손상, 종양 등 다양한 질환 진단에서 보다 실용적인 뇌영상 기기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신경광자학(Neurophotonics, 뉴로포토닉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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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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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1)] 근적외선으로 머리 전체 투과 성공⋯차세대 뇌 진단 기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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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06)] 대마 사용,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2배⋯"담배처럼 규제해야"
- 대마초 사용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시망 위험을 두 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뇌졸중과 급성관상동맥증후군(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갑자기 줄거나 차단되는 현상) 발생 위험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영국심장학회지 공식 학술지 '하트(Heart)' 온라인판에 실린 이번 메타분석 논문은 2016~2023년 사이 발표된 대규모 관찰연구 24편(총 참가자 약 2억 명 규모)을 종합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대마 사용자들은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위험이 29%, 뇌졸중 위험이 20%,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마초 및 유도체의 사용이 지난 10년간 급증했으며, 이는 일부 국가의 합법화와 의료용 대마 사용 확대, 그리고 대중의 위험 인식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마 사용과 심혈관질환 간의 관련성에 대한 명확한 수치는 부족했으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공백을 채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가자의 대부분은 19세에서 59세 사이였으며, 성별이 기록된 연구들에서는 대마 사용자 대다수가 남성이었고, 비사용자보다 평균 연령이 낮았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에 포함된 연구 대부분이 관찰연구라는 한계, 대마 노출 강도 측정의 부정확성, 누락된 정보 등으로 인해 중등도 이상의 편향 가능성을 지닌다고 인정했다. 또한 일부 연구는 동일한 데이터를 활용한 중복 분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메타분석은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통계 종합 결과라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연구와 함께 게재된 편집자 논평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스탠턴 글랜츠 명예교수와 퍼블릭헬스연구소 린 실버 박사는 "대마가 심혈관계에 미치는 위험이 미미하다는 기존의 인식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경고음을 울렸다. 이들은 "현재 대마는 흡입용 고농축 추출물, 합성 향정신성 유도체, 식용 제품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농도도 높아졌다"며 "이러한 변화가 심혈관 위험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위험이 칸나비노이드 자체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대마 연기의 미립자, 테르펜, 기타 성분 때문인지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들은 "대마도 담배와 같은 건강 위험 규제 틀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중 건강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사용을 억제해야 하며, 간접흡입으로부터 비사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도 마련돼야 한다. 심혈관 질환 예방 전략에도 대마 관련 규제가 포함되어야 하며, 제품 경고 표시와 교육 역시 의무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미국에서 현재의 대마 규제는 합법 유통시장의 구축에 치우쳐 있으며, 건강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비판했다. 이들은 "증거가 축적됨에 따라, 허용되는 제품 디자인이나 광고 방식도 건강 관점에서 재조정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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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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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06)] 대마 사용,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2배⋯"담배처럼 규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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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이산화탄소 제거, 산소 위기 초래할 수 있어⋯국제 연구진 경고
-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주목받는 해양 이산화탄소 제거(mCDR) 기술이 오히려 해양 산소 고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독일 킬에 위치한 GEOMAR 헬름홀츠 해양연구센터의 안드레아스 오슐리스(Prof. Dr. Andreas Oschlies)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연구서한(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특정 mCDR 기법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인도국방리뷰(IDR)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슐리스 교수는 "기후에 도움이 되는 방식이 반드시 바다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해양 비료살포, 대규모 해조류 양식, 인공용승 등 생물학적 mCDR 방식이 광합성 생물량의 급증을 유도한 뒤, 이 생물량이 분해되면서 막대한 산소를 소비하는 구조임을 지적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소 손실은 이산화탄소 저감에 따른 산소 증가 효과보다 최대 40배까지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이미 지구 해양이 지난 수십 년간 전체 산소의 약 2%를 잃은 상황과 맞물려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온난화로 인한 해양 산소 고갈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일부 해역에서는 해양 생물의 생존조차 위협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후 대응을 위한 기술이 해양의 기존 위기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에서는 생물학적 방식과 달리 지구화학적 mCDR 방식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예컨대 석회질 물질을 이용해 해양 알칼리도를 높이는 방식은 산소 소비와는 무관하게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할 수 있어 해양 산소 농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탄소 감축 노력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환경에 안전하다고 평가됐다. 특히 눈에 띄는 기법으로는 '해조류 수확 기반 대규모 양식'이 있다. 수확을 통해 해양 내 영양분과 탄소를 동시에 제거하는 이 방식은 산소 소비를 줄이고, 오히려 과거 온난화로 손실된 산소 일부를 회복시킬 가능성도 제시됐다. 모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 방법은 100년간 손실된 산소의 최대 10배를 회복할 수 있다. 다만, 대규모 수확이 해양 생태계의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대응 기술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촉구하는 경고로 해석된다. 탄소를 줄이기 위한 기술이 또 다른 환경 위기를 초래하지 않도록, 해양 생태계와의 조화를 고려한 기술 선택과 정책 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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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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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이산화탄소 제거, 산소 위기 초래할 수 있어⋯국제 연구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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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산업화 이후 강으로 유입된 수은 3배↑⋯규제 완화 우려
- 전 세계 강을 통해 이동하는 수은(mercury)의 양이 산업혁명 이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석탄 연소, 광산 채굴, 제조업 등 인간의 산업 활동이 수은의 방출과 이동 경로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툴레인대학교 연구팀은 화산활동·산불 등 자연 기원을 반영한 수은 방출량을 재구성하고 이를 현재와 비교해 연간 수은 유출량이 1850년대 390메가그램에서 현재 약 1000메가그램으로 증가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전 세계 강 하상 퇴적물 코어 분석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입증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쿨레인대학교의 환경공학과 장옌쉬(Yanxu Zhang) 교수는 "수은은 신경계 독성 물질로, 강과 어류에 축적될 수 있어 인체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며 "특히 남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 지역에서 수은 노출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추진중인 수은과 중금속 배출 규제 완화 조치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EPA는 올해 초 '수은 및 공기 유해물질 기준(MATS)'을 포함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20여 건의 정책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기준은 석탄 및 석유 화력발전소의 수은, 비소 등 유해물질 배출을 제한해온 핵심 규제다. 리 젤딘(Lee Zeldin) EPA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새 규제가 시행되더라도 발전소는 현재보다 더 많은 수은을 배출할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환경단체들과 전문가들은 "사실상 수은 방출의 문을 다시 여는 결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의 제임스 퓨(James Pew) 연방청정대기법 책임자는 "수은은 아동의 뇌 발달을 방해하고, 비소는 암과 선천적 결함과 연관이 있다"며 강력한 규제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이미 수은 오염으로 인한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미네소타주는 강·호수에서 잡힌 어류에 포함된 수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함에 따라 주민들에게 '주 1회 이상 어류 섭취 금지' 권고를 내렸다. EPA는 수은 노출이 말초 시야 상실, 감각 이상, 언어·청각·운동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태아기 노출시 신경계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존 홀드렌(John Holdren) 전 백악관 과학보좌관은 "놀라운 결과가 아니다. 인간의 환경적 영향이 자연 영향의 규모를 월등히 초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 기반의 공중보건 보호 체계에서 불러나려는 현 행정부의 행보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호나경법 전문가인 예일대 댄 에스티(Dan Esty) 교수는 "수은은 미국 환경정책사에서 대중 건강과 규제가 직접 연결된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를 되돌리는 시도는 장기적 보건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 하원은 지난달 화학 공장, 정유시설, 농약 제조업체 등 약 1800개 시설이 자체적으로 '경미한 오염원'으로 재분류되도록 하는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조치는 향후 해당 건설의 유해물질 감시·보고 의무를 사실상 면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장옌쉬 교수는 "미국 동부처럼 산업 시설이 밀집된 지역은 특히 수은 오염에 만감하다"며 "지속적인 수은 유입은 결국 인간이 생선 섭취를 조절해야 할 정도의 사안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은과 같은 중금속은 축적성과 장기 독성이 강한 물질로, 그 피해는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재의 과학적 증거를 무시한 규제 완화가 장기적으로 심각한 환경적·보건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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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산업화 이후 강으로 유입된 수은 3배↑⋯규제 완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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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8)] RNA, 스스로 복제하다⋯생명 기원 미스터리 풀 실마리
- 인류의 기원은 어디일까.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수천년 동안 인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온 이 바탕이 되는 질문에 과학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최근 과학자들이 실험실 환경에서 생명 탄생의 가장 초기 단계로 여기는 리보핵산(RNA)의 자가 복제 과정을 일부 재현하는 데 성공하면서, 지구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등장했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약 40억 년 전 단백질이나 DNA(디옥시리보핵산) 보다 먼저 RNA가 생명 활동의 중심이었으리라는 'RNA 세계' 가설에 힘을 싣는 연구 결과로 주목받는다. 생명의 설계도이자 일꾼, RNA 대부분의 진화생물학자는 지구가 약 4억 년 동안 'RNA 세계'였다고 본다. 이 가설의 핵심은 생명의 시작이 정교한 DNA나 단백질이 아닌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의 RNA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RNA는 오늘날 우리 몸 속에서 유전 정보를 전달하거나 단백질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다. RNA는 DNA처럼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과 단백질처럼 화학 반응을 돕는 효소 기능을 일부 함께 수행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RNA는 정보 저장과 기능 수행이라는 생명의 두 가지 핵심 역할을 혼자 해낼 수 있는 다재다능한 분자다. 과학자들은 이런 RNA가 스스로 복제하며 점차 복잡한 생명 시스템으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제임스 애트워터 박사는 RNA를 두고 "이것이 생물학을 움직인 분자였다"고 표현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RNA 세계 가설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첫째, 현재 살아있는 생물에게서 이 '최초 RNA 복제자'의 명확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초기 지구와 비슷한 환경에서 RNA가 스스로 복제하는 과정을 실험실에서 성공적으로 재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RNA 분자는 DNA처럼 두 가닥이 서로 꼬인 이중 나선 구조를 이룰 수 있는데, 이 RNA 이중 나선은 DNA와 견주어 결합력이 훨씬 강하다. 이 때문에 두 가닥을 분리해 각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RNA 가닥을 만드는 복제 과정이 매우 어렵다. 마치 단단히 붙은 테이프 두 장을 떼어 복사본을 만들려는 것과 비슷하다. 풀리지 않던 RNA 복제의 수수께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케임브리지 MRC 분자생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RNA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발표한 논문에서 특정 조건으로 RNA의 부분 자가 복제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트리뉴클레오타이드', 즉 세 개의 RNA 문자(핵산의 기본 단위인 뉴클레오타이드가 세 개 이어진 것)로 이루어진 짧은 RNA 조각인 '삼중항 RNA'였다. 애트워터 박사는 "우리가 사용한 삼중 뉴클레오타이드라고 불리는 RNA의 삼중항 또는 세 글자 구성 요소는 오늘날 생물학에서는 찾을 수 없지만, 훨씬 쉬운 복제를 가능하게 한다. 가장 초기 형태의 생명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생명체와도 상당히 달랐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오늘날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 단위가 세 개의 염기(코돈)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삼중항 RNA의 역할은 흥미롭다. 애트워터 박사는 "생물학이 과거에 RNA를 복사하는 방식과 오늘날 생물학이 RNA를 사용하는 방식 사이에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험실에서 찾은 생명 탄생의 조건 연구팀의 실험 과정은 초기 지구의 특정 환경 변화를 따랐다. 먼저, 복제의 바탕이 될 긴 RNA 가닥과 많은 양의 삼중항 RNA 조각들을 물에 넣고 용액을 산성으로 만든 뒤 80°C까지 가열했다. 뜨거운 온도와 산성 조건은 긴 RNA 가닥의 이중 나선 구조를 풀어 헤쳐 단일 가닥으로 만들고, 이 단일 가닥에 상보적인 삼중항 RNA 조각들이 달라붙도록 이끈다. 마치 긴 사다리의 한쪽 면에 짧은 가로대 조각들이 붙는 것과 같다. 이렇게 삼중항 RNA 조각들이 달라붙으면 원래 RNA 가닥들이 다시 서로 강력하게 결합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이 용액을 알칼리성으로 바꾸고 영하 7°C로 빠르게 냉각해 얼렸다. 물이 얼면서 RNA와 삼중항 RNA 조각들은 얼음 결정 사이의 좁은 액체 공간에 높은 농도로 모인다. 바로 이 조건에서 RNA 효소(화학 반응을 돕는 RNA)가 활성화해, 주형 RNA 가닥에 붙어 있던 삼중항 RNA 조각들을 마치 구슬을 꿰듯 하나로 길게 이어 새로운 RNA 가닥을 만든다. 연구팀이 녹인 뒤 수소 이온 농도(pH)와 온도를 조절하자 RNA는 거듭 복제됐다. 애트워터 박사는 "우리가 설계한 변화하는 조건이 예를 들어 밤낮의 온도 변화나 뜨거운 암석이 차가운 대기와 만나는 지열 환경과 같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 오늘날 지구에서 그 재료들을 찾을 수 있다. 아이슬란드 온천은 우리가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것만큼 산성인 것을 포함해 다양한 이온 농도(pH)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이며, 이런 과정이 자연적인 담수 환경 예를 들어 지열 활동이 활발한 연못이나 호수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소금물은 어는 과정을 방해해 이 과정에 알맞지 않다고 한다. 한 걸음 다가선 생명의 기원, 남은 과제들 이번 실험으로 연구팀은 약 180개 문자로 이루어진 RNA 효소 가닥 가운데 약 17%인 최대 30개 문자까지 성공적으로 복제했다. 이는 완전한 자가 복제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RNA가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으로 보여준 중요한 성과다. 연구팀은 사용한 RNA 효소의 효율을 높이면 완전한 복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MRC 분자생물학 연구소 필리프 홀리거 박사는 "생명은 정보를 통해 순수 화학과 분리된다. 이 정보는 유전 물질에 암호화된 분자 기억으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이 과정이 일어나려면 정보가 복사, 즉 복제되어 전달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연구의 뜻을 설명했다. 정보의 복제와 전달이야말로 생명 현상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삼중항 RNA의 역할을 두고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재커리 애덤 박사는 "RNA 뉴클레오타이드 삼중항은 모든 세포에서 번역 때 매우 특정한 정보 기능을 수행한다"며, "이 논문은 RNA 뉴클레오타이드 삼중항이 살아있는 세포가 나타나기 전에 했을 수 있는 순전히 화학 역할, 즉 비정보 기능을 가리킬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이는 삼중항 RNA가 정보 전달 기능 이전에 구조나 화학 역할을 먼저 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과거 자연 복제에 가장 많이 관여했을 삼중항들이 가장 강하게 결합하며, 최초 유전 코드가 이런 삼중항 세트로 이루어졌으리라는 또 다른 흥미로운 연결고리도 내놓았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가 생명 기원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아니다. 아직 부분 복제에 머물고 있으며, 초기 지구의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 조건을 실험실에서 완벽히 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성과는 지구의 오랜 RNA 세계가 실제로 자가 복제 능력을 가졌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보여주며, 생명 탄생이라는 궁극적인 물음을 향한 과학 탐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오랜 궁금증을 풀려는 과학자들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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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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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8)] RNA, 스스로 복제하다⋯생명 기원 미스터리 풀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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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6)] 해양 산성화, 인류 경고등 켜졌다⋯지구 생태계 9대 한계 중 7개 돌파
- 전 세계 해양의 산성화가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며, 지구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플리머스 해양연구소(PML)와 미국 해양 대기청(NOAA) 등 국제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 아래 200m 이하 심해의 약 3분의 2와 그 위의 약 절반에서 이미 '안전 기준'을 넘어선 수준의 산성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행성 경계(planetary boundary)'를 넘는 수준이라 규정하며, 해양 생물다양성과 연안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경고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더 힐, 가디언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게재됐다. 영국 플리머스 해양연구소(PML)의 해양과학 책임자인 스티브 위디콤 박사는 "해양 산성화는 해양 생태계와 연안 지역 경제에 있어 시한폭탄"이라며 "산호초와 조개류 산업은 물론, 관광과 수산업까지 생태 기반 산업 전체가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수행 기관인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구온난화 연구 활동으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예산 삭감 압박을 받고 있는 기관이다. 심해에서 먼저 무너지는 생태계 기반 이 연구의 주요 저자인 PML의 헬렌 핀들리 박사는 "대부분의 해양 생물은 표층보다 더 깊은 바다에 서식한다"며 "심층 해수의 변화는 생물종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국 서부 해안 근처의 심해에서는 게와 연어 어장이 분포한 지역에서 가장 급격한 산성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성화의 근본 원인은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이다. 석탄·석유·천연가스 연소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바다에 흡수되며 산을 형성하고, 이는 해수를 점점 더 산성화시킨다. 산성화가 진행될수록 바다 생물의 주요 구성 성분인 탄산칼슘 농도가 낮아져 산호와 조개류 등 기초 생물군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연구진은 해양 내 탄산칼슘 농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0% 이상 감소한 시점이 이미 5년 전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는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가 제시한 지구 생태계 유지에 필요한 '9대 행성 경계' 중 7개를 인류가 이미 넘어섰음을 시사한다. 산성화가 가속하는 지구 온난화 해양은 지금까지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CO₂)의 약 3분의 1을 흡수해 왔으며, 동시에 지구 표면이 받을 수 있었던 열의 약 90%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해양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포화점이 가까워지면서 표면 온난화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양은 지구 산소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주요 생태 기반이지만, 산성화와 온난화로 인해 이 산소 생산 기능 역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수 내 산소 농도는 수심 아래에서 빠르게 감소 중이며, 대기 중 산소 농도마저 장기적으로 감소할 위험이 있다. 위디콤 박사는 "해양 산성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해양 생태계의 붕괴는 수조 원대 경제 가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인류가 의존해온 산소 공급 체계마저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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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6)] 해양 산성화, 인류 경고등 켜졌다⋯지구 생태계 9대 한계 중 7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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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4)] 설탕 대체품 에리트리톨, 뇌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 가능성
- 대표적인 저칼로리 감미료로 널리 사용되는 에리트리톨(erythritol)이 뇌혈관 세포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감미료는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거의 유발하지 않아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 환자들을 위한 '건강한 대체당'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 심혈관계 위험성과 관련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사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와 밴더빌트대학교 등 공동 연구진은 학술지 '응용생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hys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에리트리톨이 뇌 미세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인간 뇌혈관 내피세포를 배양한 뒤 일반적인 음료 한 캔에 해당하는 수준(6mM)의 에리트리톨에 3시간 노출시켜 세포 반응을 측정했다. 산화 스트레스·질산화물 감소·혈관 수축 유도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리트리톨에 노출된 세포는 활성산소(ROS) 생성이 약 75% 증가했다. 이는 세포 손상과 노화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심혈관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에 대응해 항산화 단백질인 SOD-1과 카탈라아제 발현도 증가했으나, 세포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혈관 확장과 혈류 유지에 핵심적인 질산화물(nitric oxide) 생성 역시 저해되었다. 질산화물 생성 효소(eNOS)의 전체 발현량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활성화를 위한 인산화 반응(Ser1177)은 약 65% 감소한 반면, 억제 반응(Thr495)은 약 85% 증가했다. 그 결과, 실제 질산화물 생산량은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수축 단백질·혈전 용해 반응도 방해 연구진은 에리트리톨이 혈관 수축 유도 물질인 엔도텔린-1(endothelin-1)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구체인 Big ET-1의 세포 내 농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엔도텔린-1의 분비량도 약 30% 증가했다. 이는 뇌혈류 흐름을 저해하고, 특히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혈전 용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형 플라스미노겐 활성화제(t-PA)의 반응성도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세포는 트롬빈(thrombin) 자극에 반응해 t-PA 분비가 크게 증가했지만, 에리트리톨에 노출된 세포는 이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이는 혈전 형성 상황에서 응급 방어기제가 작동하지 않을 위험성을 시사한다. "장기 복용 영향은 향후 추가 연구 필요"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번 베리(Auburn Berry) 연구원은 "에리트리톨은 당분이 없는 식품의 건강한 대안으로 인식돼 왔지만, 실제로는 뇌혈관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일상에서 섭취량을 인식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세포 수준에서 이루어진 인 비트로(in vitro, 살아 있는 생명체 내부가 아니라 시험관 등 제어가 가능한 환경에서 수행되는 실험 과정) 연구이며, 인간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노출 강도, 빈도, 개인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실제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임상 및 역학 연구들과도 일관된 경향을 보이는 만큼,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에리트리톨 섭취에 대한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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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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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4)] 설탕 대체품 에리트리톨, 뇌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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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4)]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사상 첫 430ppm 돌파
- 2025년 5월,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사상 처음으로 월평균 430ppm을 넘어섰다. 이는 지구 온난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 농도가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스크립스 해양연구소가 지난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나로아 산 정상(해발 11,141피트)에 위치한 관측소에서 측정된 올해 5월 평균 CO₂ 농도가 430.1ppm을 기록했다. 이는 1958년부터 해당 지역에서 시작된 장기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년 대비 3ppm 증가한 것이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USA 투데이, NBC 뉴스 등 다수 외신이 심층 보도했다.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스크립스 CO₂ 프로그램 책임자인 랄프 킬링(Ralph Keeling) 박사는 "또다시 기록이 갱신됐다. 슬픈 일이다"고 말했다. 그의 부친인 찰스 데이비드 킬링 박사는 1958년 마우나로아에서 CO₂ 농도 장기 측정을 시작한 인물로, 계절에 따라 농도가 변동하며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기록한 '킬링 곡선(Keeling Curve)'을 통해 지구 대기 변화의 흐름을 처음으로 시각화했다. 킬링에 따르면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이렇게 높았던 마지막 시기는 약 3000만년 전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인간이 지구에 나타나기 훨씬 전이며, 지금의 기후와 크게 달랐다. 수십 년 전만 해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선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기 중 가스 분자 100만 개 당 이산화탄소는 400개 이상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 시대 이래로 급격히 증가했다. 주된 원인은 대기 중으로 온실가스를 뿜어내는 인간 활동 때문이다. 대기 중 온실 가스 농도가 높으면 지구 기온 상승과 해수면 상승, 극지방 빙하 해빙, 그리고 극심한 무더위와 가뭄 등 극한 기후 현상이 더 빈번해지고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과학계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지구를 덮는 '열의 담요' 역할을 하며 기온 상승을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배출 증가 속도가 지구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서, 기후변화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선 현실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이제 과학자들은 30년 안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500ppm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유타대학교를 포함한 세계 16개국 90여 명의 과학자들은 2023년 공동 연구에서 현재의 대기 중 CO₂ 농도가 인류 출현 이래 최고치이며, 최소 1400만 년 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2024년 1월, 스크립스 연구소는 2023년 한 해 동안의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폭이 전년 대비 3.58ppm에 달해 사상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엘니뇨 현상 당시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랄프 킬링은 엘니뇨가 종종 CO₂ 증가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이번 상승 역시 2024년 초 종료된 엘니뇨의 잔여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는 북반구 대기의 평균 상태를 대표하는 전 지구적 기준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NOAA는 1974년부터 해당 관측소에서 매일 독립적인 CO₂ 측정을 수행해오고 있으며, 이 자료는 국제기후과학자들이 활용하는 핵심 데이터로 쓰인다. 2022년 마우나로아 화산 분화로 전력 공급이 일시 중단되자, 과학자들은 인근 마우나케아 산에 임시 관측소를 설치해 측정을 지속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억제를 위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경고해왔지만, 현재의 추세는 목표치와는 거리가 멀다. 과학계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과 대규모 탄소 감축 정책의 긴급한 실행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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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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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4)]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사상 첫 430ppm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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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기 지퍼백, 치매 유발 미세플라스틱 논란⋯미국서 집단 소송 제기
- 미국 가정에서 2억여 명이 사용하는 식품 보관 용기 브랜드 '지퍼락(Ziploc)'이 미세플라스틱 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해당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S.C.존슨(S.C. Johnson)을 상대로 제기된 집단소송은, 전자레인지 및 냉동 보관에 안전하다고 표기된 지퍼락 제품이 실제 사용 과정에서 유해 물질을 방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데일리 메일이 20일 보도했다. 현지시각 20일 공개된 51쪽 분량의 소장에 따르면, 해당 소송은 지퍼락의 냉동백·슬라이더백·저장용기 등이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Microwave Safe)', '냉동 보관(Freezer)' 등의 문구를 내세워 소비자에게 잘못된 안전 인식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소송을 제기한 캘리포니아 주민 린다 체슬로(Linda Cheslow)는 제품에 사용된 폴리에틸렌(polyethylene)이 전자레인지 가열 또는 냉동 시 분해되어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자레인지로 3분간 가열할 경우, 플라스틱 1㎠ 당 최대 4.22만개의 미세플라스틱과 21억대 이상의 나노플라스틱이 배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미만의 플라스틱 입자로, 장기간 노출시 암, 심혈관 질환, 생식계 문제 등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소송은 특히 "최근 8년간 인간 뇌조직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50% 증가했으며, 치매 환자에게서 그 농도가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간과 신장, 골수 등 심부 조직에서도 관련 입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S.C.존슨 측은 이에 대해 "지퍼락 제품은 사용 지침에 따라 사용할 경우 안전하며, 해당 소송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당 소송은 향후 식품 포장용 플라스틱 제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규제 기준에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소송은 캘리포니아주 내 소비자뿐 아니라 전국 단위 소비자들도 청구권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손해배상 및 관련 소비자 보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해당 제품군의 '전자레인지 안전성' 표시 기준에 대한 규제가 시대에 뒤처졌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표기 기준 재검토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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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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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기 지퍼백, 치매 유발 미세플라스틱 논란⋯미국서 집단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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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7)] 2020년 이후 출생 아동 절반, '역대급' 기후 극단현상에 노출
- 극심한 더위와 가뭄,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의 장기적 영향이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태어난 전 세계 아동의 절반 이상이 생애 전례 없는 수준의 기후 극단현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더라도, 폭염·가뭄·산불 등 극단적 기후 사건의 평생 노출 빈도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현저히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브뤼셀을 사례로 든 분석에서는 2020년생이 일생 동안 겪게 될 폭염 횟수가 11회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으며, 이는 동일 조건에서 산업화 이전 세대의 3배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노출을 "산업화 이전 기후에서는 1만 분의 1 확률로만 발생하는 정도의 이례적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일수록 이 같은 위험에 더욱 크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 기후위기 대응 위해 숙박·크루즈 관광세 인상 추진 한편, 미국 하와이주는 기후변화 대응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그린 피(Green Fee)'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숙박세를 인상해 기후재난 복구와 환경보호 예산으로 활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주지사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호텔·리조트·에어비앤비 등 단기 숙박시설에는 기존 숙박세에 0.75%의 추가 세율이 부과된다. 또한 하와이 항구에 정박하는 크루즈 선박에는 최대 11%의 세율이 적용되며, 이는 선박이 머무는 기간에 따라 차등 계산된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하와이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법안 서명 마감일인 7월 9일 이전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기타 주요 자연·기후 관련 최근 이슈 우리나라도 지난 3월 봄 철 지속된 건조한 날씨로 산청과 의성에서 산불이 발생해 천문학적인 재산 피해를 입었다. 3월 21일 발화해 3월 31일 진화된 산청 산불은 연기가 멀리까지 타고 번져 진주시, 사천시, 광양시 등에서 탄내가 진동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는 등 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의성 산불은 3월 22일 의성군 3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28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3만667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두 지역 모두 최근 수년 째 이어진 봄철 극심한 가뭄과 3월 고온건조한 환경 조성으로 인한 기후위기의 증거로 거론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 변경안이 시행될 경우, 유럽 기업들이 기후 관련 소송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법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노후 인공위성의 환경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구물리학 연구 대기 저널(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Atmosphere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궤도상에서 연소되는 위성은 오존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대기 오염 물질을 방출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기상연구단체인 세계기상기여연구소(World Weather Attribution·WWA)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중부 미시시피 계곡에서 발생한 4일간의 홍수성 폭풍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로 인해 강도가 9% 더 높아지고, 발생 가능성은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유발된 산불로 인한 미세먼지 지난 15년간 미국에서 약 1만5000 명의 조기 사망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피해는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에 집중됐다. 이처럼 기후·환경 이슈 대응의 시급성이 날로 강조되는 가운데, 개인과 국가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다양한 제도적·기술적으로 힘을 모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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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7)] 2020년 이후 출생 아동 절반, '역대급' 기후 극단현상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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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5)] 생물 없는 바다, 기후변화 2배 빠르다
- 해양 생물이 사라지면 기후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고기와 플랑크톤 등 해양 생물이 모두 사라질 경우,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웹 사이트 PHYS. org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해양 생물이 기후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르웨이 기후연구기관인 NORCE 및 비에르크네스 센터(Bjerknes Centre)의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해양 생물이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노르웨이 지구시스템모형(NorESM)을 활용해 해양 생물이 존재하는 시나리오와 완전히 사라진 시나리오를 비교 시뮬레이션한 결과, 해양 생물이 모두 사라질 경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50%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이른바 '생물학적 탄소 펌프(Biological Carbon Pump)'다. 이는 미세 플랑크톤과 같은 해양 생물들이 표층에서 탄소를 흡수하고, 사멸 후 해저로 가라앉으며 대기 탄소를 깊은 해양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이다. 이 메커니즘은 바다의 탄소 흡수 능력을 강화해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는 데 기여한다. 제리 치푸트라(Jerry Tjiputra) 박사와 다미앵 쿠에스펠(Damien Couespel) 박사, 리처드 샌더스(Richard Sanders) 박사 등 공동 연구진은 이러한 생물학적 경로가 제거된 경우, 해양이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크게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쿠에스펠 박사는 "해양 생물이 사라질 경우, 해양이 감당하지 못한 탄소의 절반 정도는 육상 생태계가 흡수하지만, 이는 충분하지 않다"며 "지구의 탄소 순환에서 해양 생물의 역할이 과소평가되어 왔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산업화 이전(1850년 이전)과 미래 고배출 시나리오를 각각 비교 분석했으며, 두 경우 모두 해양 생물이 제거된 시나리오에서는 표층 해수 내 탄소 농도가 크게 증가해 추가적인 탄소 흡수를 어렵게 만드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치푸트라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해양의 탄소 흡수가 단지 물리·화학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기존 패러다임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생물학적 요인이야말로 해양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상의 시나리오는 극단적이지만, 해양 생태계의 파괴가 실질적으로 해양의 탄소 흡수력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특히 어류, 고래, 플랑크톤 등 해양 생물다양성의 급속한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해양 보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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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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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5)] 생물 없는 바다, 기후변화 2배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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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텍사스 법원,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공장 '유해폐수 보고서' 공개 판결
- 미국 텍사스 법원이 삼성 오스틴 반도체(Samsung Austin Semiconductor LLC)에 2022년 발생한 유해 폐수 유출 사고 관련 내부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텍사스 트래비스 카운티 제345 민사지방법원의 잰 소이퍼 판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이같이 판결했다. 법률 전문 매체 블룸버그 로 등 외신에 따르면 소이퍼 판사는 삼성이 주(州) 조사관에게 제출한 내부 감사 결과 보고서가 텍사스 공공 기록법상 '환경 감사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개를 명령했다. 앞서 삼성은 해당 보고서에 경쟁상 민감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며 비공개를 주장했다. 소이퍼 판사는 이날 심리를 마치며 판결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매우 근소한 차이의 판결(a close case)"이었다고 언급했다. 이번 판결로 3년간 이어진 정보 공개 관련 논쟁이 끝났다. 2900톤 폐수 유출…하천 생태계 파괴 이 사건은 2021년 9월 말부터 2022년 1월 사이 공장 바닥 아래 집수정(sump)이 파손돼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산성 공정 폐수 약 76만 3000갤런(약 2900톤)이 유출돼 인근 연못과 해리스 브랜치 크릭(Harris Branch Creek) 지류로 흘러 들어갔다. 당시 유출된 폐수의 수소이온농도(pH)는 1.91에서 5.98 사이로 강한 산성을 띠었다. 이 사고로 해당 지류의 수생 생물이 거의 전멸하는 심각한 피해가 났으며, 생태계 복구에는 여러 해가 걸릴 전망이다. 이후에도 폭우와 장비 손상 같은 문제 때문에 추가 폐수와 빗물이 유출돼, 모두 900만 갤런 넘는 오염수가 주변 생태계로 흘러들었다. 당국 제재 예고 속 삼성 '복원·소통 노력' 텍사스 환경품질위원회(TCEQ)는 조사 뒤 "무단 방류가 수생태계에 직접 피해를 줬으며 이 사실이 문서로도 기록됐다"고 밝혔다. TCEQ는 삼성에 시정 조치를 명령하고 사고 관련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벌금을 포함한 추가 제재 가능성도 내비쳤다. 삼성은 문제의 원인이 된 설비를 수리했으며, 감시 체계(모니터링 시스템) 개선과 함께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염된 지류를 복원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시 당국과 TCEQ는 사고 이후 꾸준히 수질을 감시했으며, 현재 해당 지역의 pH 같은 수질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번 법원의 보고서 공개 명령은 대형 산업시설에서 발생한 환경 사고 대응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련 정보를 지역사회에 알려야 한다는 알권리 보장 면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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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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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텍사스 법원,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공장 '유해폐수 보고서' 공개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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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1)] 물 분해 숨겨진 비용 규명⋯효율적인 수소 생산 청신호
-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에너지, 그 뒤에는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화석 연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멈추지 않는 지구 온난화의 시계 앞에서, 과학자들은 물에서 무한한 에너지를 얻는 꿈, 바로 '수소 에너지'에 주목해왔다. 마치 마법처럼 물을 분해해 깨끗한 연료를 얻는 기술, 하지만 오랫동안 이 꿈은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에너지 낭비라는 숨겨진 비용에 발목이 잡혀 있다. 그런데 최근 한 대학 연구실에서 이 답답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물 분자 속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 그리고 더 깨끗한 미래를 향한 희망의 빛을 따라가 볼까? 지속 가능한 에너지 해결책에 대한 전 세계적인 염원이 뜨거운 가운데, 물을 전기 분해하여 수소와 산소로 나누는 '물 분해' 기술은 오랫동안 유망한 대안으로 손꼽아 왔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물 분해 과정에서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이 과학자들의 오랜 고민이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화학자들이 물 분해의 에너지 효율 저하의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내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산소 원자를 내노기 직전의 아주 짧은 순간에 물 분자가 예상치 못한 '뒤집힘'이라는 특별한 행동을 하며, 이 움직임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에너지 효율을 갉아 먹는 주범 연구를 이끈 프란츠 가이거 교수는 물 분해 반응 중 산소를 만드는 과정이 마치 닫힌 자물쇠를 여는 것처럼 매우 까다롭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론적으로 1.23볼트의 에너지면 충분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1.5~1.6볼트나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물을 뒤집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바로 이 추가 에너지의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에너지 효율을 붙잡고 있는 듯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물 분자는 전기를 띤 작은 자석과 같다. 음(-)전하를 띤 전극 쪽으로 양(+)전하를 띤 수소 원자를 향하려는 성질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물 분자의 산소 원자에서 전극으로 전자가 이동하는 길이 꽉 막혀 버린다. 연구팀은 아주 강력한 전기장이 걸리는 순간, 물 분자가 순식간에 회전하며 산소 원자가 전극 표면을 향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마치 굳게 닫혀 있던 문이 활짝 열리듯, 수소 원자가 비켜서면서 전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H 농도 조절로 효율 높이기 연구팀은 이 신기한 물 분자의 '회전' 운동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숨어 있는지 정밀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물 분자가 액체 상태를 유지하도록 서로 끌어 당기는 에너지와 거의 같은 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희소식도 있다. 물의 pH 농도를 높이면 이 회전에 필요한 에너지를 놀랍게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pH 농도가 낮을 때는 물 분자를 올바르게 회전시키는 데 더 많은 힘이 필요했지만 pH 농도가 높아질수록 물 분해 과정이 훨씬 더 수월하게 진행됐다. 가이거 교수는 "pH9 이하에서는 전기가 거의 흐르지 않는다"며, 물 분자는 여전히 회전하지만, 그 과정에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 전기화학 반응 자체가 멈춰버린다고 설명했다. 수소 경제와 우주 탐사에 밝은 전망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혔던 물 분해의 숨겨진 에너지 비용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더 효율적인 물 분해 기술 개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물 분자가 마치 숙련된 곡예사처럼 더 쉽고 빠르게 회전하도록 돕는 새로운 촉매를 설계한다면, 물 분해 기술을 우리의 삶에 더욱 가깝고 경제적인 방식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이거 교수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구를 병들게 하는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깨끗한 에너지, 즉 수소 에너지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수소 경제'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라며, "태양 빛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꿈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하면 물 분해에 필요한 전기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여 연료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연구는 촉매 표면의 디자인을 물 분자 회전에 최적화하는 것이 마치 꽉 막힌 도로를 시원하게 뚫는 것처럼 전자 이동을 원활하게 시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이 연구 결과는 미래에 있을 화성 탐사에서도 우주비행사들이 숨 쉴 공기와 깨끗한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라이덴 스피먼, 에즈라 J. 마커 외에도 아르곤 국립 연구소의 알렉스 마틴슨과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 연구소의 메이비스 보아마, 제이콥 쿠퍼버그, 마크 엥겔하르트, 야통 자오, 케빈 로소 등 여러 연구자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가이거 교수는 "이제 물 분자 회전이 금속 전극뿐만 아니라 반도체 전극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이는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흔한 현상일 수 있다. 앞으로 물 분자 회전이 가장 쉽게 일어나는 최적의 조건을 찾아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니켈, 적철석과 같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을 활용하여 더욱 효율적인 물 분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이 작은 물 분자의 숨겨진 움직임 속에서 과학자들은 인류의 미래를 바꿀 거대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수십 년간 풀리지 않던 에너지 효율의 비밀을 밝혀낸 끈기와 노력은, 깨끗한 에너지로 가득한 세상을 향한 밝은 희망을 쏘아 올리고 있다. 마치 지구라는 푸른 별을 넘어 더 넓은 우주로 나아가는 꿈처럼, 효율적인 물 분해 기술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우리의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는 과학자들의 열정과 끊임없는 탐구 정신이 만들어낼 더 놀라운 발견들을 기대하며, 우리 모두 깨끗한 에너지로 빛나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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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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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1)] 물 분해 숨겨진 비용 규명⋯효율적인 수소 생산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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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2)] 미국 대기오염 '최악 수준'⋯"트럼프 행정부 규제 완화 시도, 국민 건강 위협"
- 미국 내 대기오염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환경 규제 완화 방안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CNN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폐협회(American Lung Association)는 23일 '2024년 공기 상태 보고서(State of the Air)'를 통해 미국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건강에 해로운 대기질 속에 살고 있으며, 이 수치는 전년보다 2500만 명 증가한 약 1억 560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폐협회는 극심한 더위와 산불, 가뭄이 전국적으로 대기질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모든 현상은 기후 변화가 관련 있다고 악시오스는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의 대기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내 상당수 지역이 오존과 초미세먼지(PM2.5) 기준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지역에 사는 사람은 8500만 명으로, 2000년 이 보고서가 처음 발간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를 포함해 오리건, 미시간, 알래스카 등지로 나타났으며, 단기 초미세먼지 농도는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은 서부 해안의 기상 조건이 개선된 반면 텍사스에서는 치명적인 폭염이 발생했고 캐나다에서는 산불로 인한 유례 없는 연기로 인해 미국 중부 및 동부 주에서 오존과 미세먼지 오염 수치가 수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초미세먼지와 오존, 미국 전역에서 건강 위협 미국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머리카락보다 수십배 작은 고체 또는 액체 입자로, 주로 석탄·가스 발전소, 자동차 배출가스, 농업, 비포장도로, 건설현장, 산불 등에서 발생한다. 이 미세입자는 폐 깊숙이 침투해 혈류로 이동할 수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초미세먼지에 장기 노출될 경우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 이상, 뇌졸중, 우울증, 불안 장애, 치매 및 조산 위험 증가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오존오염 역시 우려된다. 오존은 자동차 배출가스, 산업체 및 정유소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햇빛과 반응해 생성되는 2차 오염 물질로, 호흡곤란, 흉통, 폐기능 저하를 유발하며 장기 노출 시 조기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색 인종과 취약계층, 대기오염 피해 집중 보고서는 유색 인종이 백인보다 대기오염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색 인종은 두 가지 이상의 낙제 등급 대기오염 지표를 가진 지역에 거주할 확률이 백인의 2배 이상이며, 히스패닉계는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남부 히스패닉 밀집 지역에서 활동 중인 후아니타 모라 박사는 "2020년 지역 내 석탄 화력발전소 철거 당시 발생한 검댕이 수 킬로미터 이상 퍼졌다"며 "일반적인 오염 수준과 합쳐져 어린이, 노인, 야외 근로자들이 호흡곤란과 기침 증세로 응급실을 찾았다"고 증언했다. "규제 완화는 국민 건강 역행"⋯전문가들 우려 확산 하지만 이러한 건강 위협에도 불구하고, 미 환경보호청은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정된 미세먼지 국가 대기질 기준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준은 대기중으로 배출될 수 있는 매연의 양을 규정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한 발전소, 석유 및 가스 산업, 석탄 발전소 및 대기 오염을 유발하는 기타 산업과 기계에 대한 규제 완화를 고려하고 있다. 미국폐협회 정책담당 수석인 캐서린 프루잇은 "이러한 움직임은 기후변화 대응뿐 아니라 미세먼지·오존 통제에 기울인 지난 수년간의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기, 오존, 입자오염 등은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피해를 키운다"며, 특히 2023년 캐나다 산불로 인해 시카고까지 영향을 받은 사례를 예로 들었다. 프루잇은 "우리는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건강을 위협하는 산불과 극심한 더위 현상을 악화시키는 오염 물질을 통제하기 위하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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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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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2)] 미국 대기오염 '최악 수준'⋯"트럼프 행정부 규제 완화 시도, 국민 건강 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