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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11)] 최소 가공 식단, '건강한 초가공식'보다 체중 감량 효과 2배 높아
- 영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가공을 최소화한 식단을 섭취한 참가자들이 '건강 기준에 부합하는 초가공식'을 섭취한 참가자들보다 두 배 많은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연구는 세계적으로 드문 초가공식품 관련 통제 임상시험을 진행해온 미국 국립보건원(NIH) 전임 수석연구원 케빈 홀 박사를 포함한 국제 공동 연구진에 의해 수행됐으며, 8월 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됐다. 연구는 총 55명의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영국인을 대상으로 8주 단위 식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먼저 최소 가공 식단 또는 초가공 식단 중 하나를 섭취한 뒤, 휴식기를 거쳐 다른 식단으로 교체해 다시 8주간 섭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쪽 식단 모두 영국 정부의 공식 영양지침인 '잇웰 가이드(Eatwell Guide)'를 준수하도록 구성됐으며, 초가공 식단 역시 섬유소는 늘리고 당·지방·나트륨은 줄이는 등 '건강하게 설계된' 초가공식으로 제공됐다. 초가공식도 '건강하게'설계했지만⋯체중 감량 효과 여전히 낮아 연구에 따르면, 최소 가공 식단을 섭취한 그룹은 평균적으로 하루 섭취 열량을 290kcal 줄였고, 2%의 체중 감량과 일부 체지방 감소 효과를 얻었다. 반면 초가공 식단을 섭취한 그룹도 의외로 하루 평균 120kcal 섭취량이 줄어들며 소폭 체중 감소가 나타났지만, 감량 폭은 전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비만연구소의 새뮤얼 디켄 연구원은 "8주 동안 체중의 2%가 줄어드는 것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참가자들이 식사량을 조절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난 결과"라며 "이를 1년간 확대하면 남성은 13%, 여성은 9%의 체중 감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하루 4000kcal 상당의 식사를 자유롭게 섭취하도록 했으며, 각 식단군 모두 '비슷한 칼로리와 영양 성분'을 갖도록 조정된 점에서 연구 설계가 견고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품 가공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팀은 초가공 식단도 가공식품 중 비교적'건강한 제품'을 선정해 구성했다. 과일·견과류·단백질바, 플랜트 밀크, 샌드위치, 마시는 요거트 등으로 이뤄졌으며, 일반적으로 초가공 식품이 비판받는 과도한 열량, 설탕, 지방, 염분을 상당 부분 조절했다. 스탠퍼드대학교 예방의학센터 크리스터퍼 가드너 교수는 "이 연구는 건강하게 설계된 초가공식단 조차도 최소 가공 식단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떨어질 수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참가자 대부분이 연구 이전부터 초가공식 위주의 식단에 익숙했덤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실험용 식단이 개선 식단이었을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초가공식 중에서도 가장 좋지 않은 음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으며, 문제는 가공 그 자체보다 어떤 제품을 고르느냐에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맛 선호도와 체중 변화 간 상관관계도 제기돼 연구의 편집자 논평을 맡은 뉴욕대학교 마리온 네슬 교수는 "참가자들이 최소 가공 식단을 기존 식사보다 덜 맛있다고 평가했으며, 오히려 초가공 식단 쪽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맛 선호도와 체중 변화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서 초가공 식단군은 뜻밖에도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가공 방식 자체보다 식단 구성 요소가 건강에 더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옥스퍼드대 다이어트·비만행동과학과 디미트리오스 쿠토우키디스 교수는 "이러한 LDL 수치 감소는 기존 상식과 다소 어긋나는 결과지만, 식품의 성분 구성이 가공 여부보다 중요한 변수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덜 가공된 건강식'이 여전히 우위…단, 식품 선택이 핵심 연구를 이끈 홀 박사는 "초가공 식단의 열량 밀도를 낮추고 과도한 기호성을 줄이면 일부 부작용은 상쇄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공도가 낮은 식품의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분명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가공 여부'보다는, 영양 기준을 충족하는 건강한 식품 선택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염분, 당, 포화지방이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선택하고, 첨가물이 지나치게 많은 제품은 피하는 것이 건강한 식단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초가공식품이 일상 식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 전반에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식단 선택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임상 근거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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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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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 (111)] 최소 가공 식단, '건강한 초가공식'보다 체중 감량 효과 2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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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8)] 계란 섭취,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확인⋯"주 2회 섭취로 발병 위험 40% 감소"
- 미국 보스턴·워싱턴DC·시카고 공동 연구진이 계란 속 주요 영양소인 콜린(choline)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 위험을 최대 4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계란 섭취 빈도와 인지 기능, 뇌 건강 지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얻은 결론이다. 연구진은 치매 진단 이력이 없는 1,024명을 대상으로 식습관 조사와 인지 기능 추적 검사를 약 7년에 걸쳐 진행했으며, 조사 대상 중 578명은 사후 뇌 조직 기증을 통해 병리학적 분석에도 참여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계란 섭취 빈도에 따라 ▲월 1회 미만 ▲월 1~3회 ▲주 1회 ▲주 2회 이상 등 네 집단으로 나뉘었고, 연구 결과 주 1회 이상 계란을 섭취한 그룹은 월 1회 미만 섭취한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연구에서 주목한 성분은 콜린(choline)으로, 이는 간 기능, 신경계 건강, 근육 움직임, 뇌세포 구조 유지 및 신경전달물질 생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특히 콜린은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전구체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콜린이 뇌세포 구조를 안정시키고,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돕는 동시에, 알츠하이머의 주요 발병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얽힘(tangle)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주로 단백질 축적물(플라크와 얽힘)이 신경세포 기능을 차단하고 세포를 사멸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되며, 기억력 저하, 언어 능력 저하, 신체 기능 상실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인구 중 약 720만 명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으며, 연간 10만 명 이상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 알츠하이머협회는 2050년까지 환자 수가 1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의 예방 가능성을 제시한 희소 사례로, 특히 식이 조절을 통해 위험 요인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적 분석에 기반한 것으로, 인과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향후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콜린은 인체가 소량 자체 합성할 수 있으나, 필요량을 충족하려면 식이 섭취가 필수적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여성은 하루 425mg, 남성은 550mg의 콜린을 섭취해야 하며, 삶은 계란 1개에는 약 147mg의 콜린이 함유돼 있다. 그 외에도 볶은 대두(반 컵, 107mg), 쇠간(조리된 85g, 356mg), 대구(조리된 85g, 71mg) 등이 대표적인 콜린 공급원이다. 연구진은 "계란은 영양학적으로 밀도 높은 식품이며, 특히 콜린 섭취의 효율적인 공급원으로서 고령층 식단에 포함될 만한 가치가 있다"며 "단순한 습관 변화로도 알츠하이머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의학적 접근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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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8)] 계란 섭취,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확인⋯"주 2회 섭취로 발병 위험 4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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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2)] 신약 개발 '수년'을 '수주'로⋯세포 속 'AI 진화 엔진' 나왔다
- 호주 과학자들이 살아있는 세포를 '인공지능(AI) 엔진'처럼 활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프로테우스(PROTEUS)'라 불리는 이 기술은 인체와 유사한 포유류 세포 안에서 원하는 기능을 가진 분자만 골라 빠르게 진화시키는 방식이다. 수년이 걸리던 신약 후보 물질 탐색을 몇 주 만에 끝낼 수 있어, 과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프로테우스(PROTEUS)는 '선택 기반 단백질 진화(PROTein Evolution Using Selection)'의 약자로, 이 시스템은 유전자 치료로부터 질병 치료 단백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설계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기존에도 진화의 원리를 이용해 원하는 분자를 만드는 '지향적 진화(directed evolution)' 기술은 있었지만, 주로 구조가 단순한 박테리아나 효모에서만 가능했다. 인체처럼 복잡한 포유류 세포에서 이 기술을 구현한 것은 프로테우스가 세계 최초다. 신약 개발은 물론 유전자 치료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기대를 모은다. AI처럼 문제 푸는 '유전자 택배상자' 프로테우스의 핵심은 '키메라 바이러스 유사 소포'라는 특별한 '유전자 택배상자'에 있다.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하도록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조작해, 원하는 유전 정보(돌연변이 후보)를 세포 안으로 안전하게 배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ZME 사이언스에 따르면 이 소유전자 택배상자는 포유류 세포에 침투할 수 있는 알파바이러스인 셈리키 포레스트 바이러스(Semliki Forest Virus)의 변형된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셈리키 포레스트 바이러스는 생물학 연구에서 바이러스 생활주기 및 바이러스 신경병증 모델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연구팀은 셈리키 포레스트 바이러스에서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단백질 껍질인 바이러스 캡시드를 제거하고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로 대체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설계 덕분에 PROTEUS는 인체에 무해하게 안전하고 견고하게 작동할 수 있었다. 택배상자가 세포 안에 들어가면, 그 안의 유전 정보가 세포의 생존과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시험이 시작된다. 이 중 특정 질병을 억제하는 등 연구팀이 원하는 '정답'에 가까운 기능을 보이는 유전자만 살아남아 다음 진화 단계로 넘어간다. 수백만 개의 후보군이 이런 과정을 거치며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분자만 남게 된다. 마치 AI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실험으로 증명된 강력한 성능 연구팀은 프로테우스의 성능을 여러 실험으로 증명했다. 특정 항생제(독시사이클린)를 무력화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데 단 4번의 진화 주기만으로 성공했다. 약물에 반응해 유전자를 켜고 끄는 '유전자 스위치'의 성능 개선 실험에서는 더욱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기존 스위치를 30번 진화시켜, 약물에 6배나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새로운 버전을 개발한 것이다. 특히 이 새로운 스위치는 복잡한 포유류 세포에서만 작동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명확히 뛰어넘었음을 입증했다. 암 신호 감지하는 '나노바디'도 뚝딱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암 발생의 중요 신호를 감지하는 바이오센서를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항체의 크기를 줄인 '나노바디(nanobody)'를 진화시켜, 암세포의 특징 중 하나인 DNA 손상을 정확히 찾아내도록 했다. 기존 나노바디는 세포핵 안의 목표물(종양 억제 단백질 p53)을 잘 찾지 못했지만, 35번의 진화를 거친 나노바디는 암세포 안에서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내 밝은 빛을 내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실험은 안전한 환경을 위해 아기 햄스터의 신장 세포(BHK-21)에서 진행됐다. 여기서 만들어진 고성능 분자들은 이후 인간 세포 환경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열린 기술, 밝은 미래를 향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으며, 프로테우스 기술은 전 세계 연구자들이 쓸 수 있도록 오픈 소스로 공개됐다. 연구를 주도한 호주 시드니 대학교의 그레그 닐리 교수는 "프로테우스는 우리 몸에 최적화된 분자를 만들어, 기존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신약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의 크리스토퍼 데네스 박사 또한 "이제 우리는 해결하기 어려운 유전 문제를 세포에 제시하고, 세포가 어떻게 해답을 찾는지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그 뜻을 설명했다. 프로테우스는 앞으로 질환이나 인체 조직에 따라 특화된 맞춤형 치료제 개발의 문을 활짝 열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앞당길 이 '세포 속 AI'의 활약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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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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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2)] 신약 개발 '수년'을 '수주'로⋯세포 속 'AI 진화 엔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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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1)] 바이러스인가 세포인가⋯생명의 정의 뒤흔드는 '스쿠나아르카에움' 발견
- 기존 생명의 규칙을 깨는 새로운 생물체가 발견됐다. 과학계가 '생명'의 경계를 다시 그려야 할지도 모른다. 생명과 무생물을 넘나드는 이 유기체는 바이러스도 아니고 완전한 세포도 아니면서,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지녀 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캐나다와 일본 공동 연구팀이 발견한 이 유기체 '스쿠나아르카에움 미라빌레(Sukunaarchaeum mirabile)'는 바이러스처럼 숙주에 기생하지만, 세포처럼 스스로 유전 정보를 복제하는 능력을 가졌고, 생명과 비생명의 정의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캐나다 댈하우지 대학교 하라다 료 분자생물학자가 이끄는 연구팀은 거의 우연히 이 생물체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해양 플랑크톤 '키타리스테스 레기우스(Citharistes regius)'의 게놈을 연구하다, 기존에 알려진 어떤 생물과도 다른 독특한 DNA 고리를 찾아냈다. 분석 결과 이 유기체는 고세균(Archaea)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세균은 겉모습은 박테리아와 비슷하지만, 유전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생물 그룹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크게 세균, 고세균, 진핵생물(인간과 동식물 포함) 세 영역으로 나누는데, 놀랍게도 인간은 세균보다 고세균과 더 가깝다. 기존 상식 파괴한 '초소형 유전체' 스쿠나아르카에움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유전 정보의 총량, 즉 게놈(Genome)의 크기가 극도로 작다는 점이다. 이 생물의 게놈은 DNA를 이루는 글자인 '염기쌍'이 23만 8000개에 불과하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작은 고세균의 게놈(49만 염기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크기다. 이렇게 축소된 게놈은 자신을 복제하는 데 필요한 기구 말고는 거의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아 강박적인 복제에의 집중을 드러낸다. 이 유기체는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거나 대부분의 대사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생존과 증식을 위해 숙주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바이러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달리, 생명 활동의 핵심인 리보솜과 메신저 RNA를 스스로 만드는 유전자를 가졌다. 생명체의 모든 정보는 DNA라는 거대한 설계도에 담겨있다. 이 설계도 원본(DNA)에서 필요한 부분만 복사한 사본이 메신저 RNA이며,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은 이 사본을 보고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바이러스는 이 공장과 사본을 모두 숙주에게서 훔쳐 써야 하지만, 스쿠나아르카에움은 스스로 공장을 짓고 사본을 만들 능력이 있는 셈이다. 생명의 정의, 경계에 서다 연구팀은 생물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 유기체의 게놈은 극도로 축소돼 인식 가능한 거의 모든 대사 경로가 없으며, 주로 DNA 복제, 전사, 번역 같은 복제 핵심 기제를 암호화하는 정보만 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전사는 DNA 설계도를 메신저 RNA로 복사하는 과정, 번역은 메신저 RNA 정보를 이용해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어 "이는 숙주에 대한 전례 없는 수준의 대사 의존성을 시사하며, 최소한의 세포 생명과 바이러스의 기능상 구분에 도전하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계에서는 통상 스스로 번식하고 성장하며 에너지를 만드는 단세포 생물 이상을 생명으로 정의했다. 이 때문에 숙주 없이는 아무 활동도 못 하는 바이러스는 생명과 무생물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는 존재로 여겼다. 스쿠나아르카에움의 등장은 이 회색지대의 폭을 더욱 넓혔으며, 생명과 비생명의 경계에 있는 존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포 진화의 비밀 풀 열쇠 될까" '스쿠나아르카에움'의 존재는 자연이 인간의 엄격한 정의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발견은 세포 생명체와 바이러스의 경계가 생각보다 훨씬 더 넓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생물학적 다양성이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스쿠나에르카에움의 발견은 세포 생명의 기존 경계를 허물고, 미생물 상호작용 안에 있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광대한 생물학적 신비를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생 시스템을 추가로 탐사하면 훨씬 더 특별한 생명 형태를 드러내 세포 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새롭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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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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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1)] 바이러스인가 세포인가⋯생명의 정의 뒤흔드는 '스쿠나아르카에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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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5)] 해삼, 암 확산 억제 가능성⋯'해삼 유래 당질' 주목
- 심해 바닥을 청소하는 생물로 알려진 해삼이 암세포 확산을 늦출 수 있는 생리활성 물질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미시시피대학(UM)과 조지타운대학 공동 연구진은 해삼에서 추출한 당질이 암 성장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어스닷컴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시시피대학에 따르면 연구팀은 플로리다해삼(Holothuria floridana)에서 얻은 '푸코실화 콘드로이틴 설페이트(fucosylated chondroitin sulfate)'라는 복합 당질에 주목했다. 이 성분은 암세포의 전이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Sulf-2 효소의 활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실험은 생체 실험과 컴퓨터 모델링 결과가 일치해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Sulf-2는 암세포가 세포 외 기질을 조작해 스스로를 보호하고 전이를 촉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다. 공동저자인 미시시피대학 의약화학과 로버트 도어크센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험 데이터가 정합적이어서 이 물질의 효능에 대한 확신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UM 생물분자과학과 4학년 박사과정생인 마르와 패러그는 "해양 생물은 육지 척추동물에서는 흔히 발견되지 않거나 보기 드문 독특한 구조를 가진 화합물을 생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삼의 당 화합물은 독특하다. 다른 생물에서는 흔히 발견되지 않죠. 그래서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기존 Sulf-2 억제제와 달리 해삼 당질은 혈액응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공동 연구자인 약리학 교수 조슈아 샤프는 "암 치료제 가운데는 항응고 작용이 있어 출혈 위험이 큰 경우가 많다"며 "이번 해삼 유래 물질은 그 같은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삼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식재료 및 민간약으로 활용돼 온 생물이다. 단백질, 콜라겐, 비타민, 당질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해저의 유기물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 유지에도 기여한다. 이러한 해삼의 특성은 육상 동물 유래 물질보다 바이러스 오염 위험이 적고, 보다 청정한 약물 원료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다만 해삼 자원은 무한정하지 않다. 연구진은 "현재 상태로는 해삼을 대량 채취해 약물로 활용하기엔 비현실적이며, 자원의 고갈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화학적 합성 경로를 확보해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인공 합성 또는 해양 생물 유래 생합성 플랫폼 개발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외막을 구성하는 당질(Glycan) 구조를 조절하는 효소에 주목해 해양 생물 유래 물질로 이를 제어하려는 시도다. 연구를 주도한 마르와 패러그 박사과정생은 “해양 생물에서 유래한 물질은 육상 생물에선 발견되지 않는 독특한 구조를 지녀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넓힌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당생물학(Glycobiology·글리코바이올로지)'에 게재됐다. 보조 저자인 비토르 포민 교수는 "질병은 단일 전공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이번 연구는 생화학, 약리학, 계산생물학, 해양과학의 통합적 협력이 이룬 성과"라고 밝혔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심해 생물이 전 세계 수억 명의 생명을 위협하는 암 치료에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제시된 가운데, 향후 동물실험과 임상단계에서의 검증이 이어질지 학계와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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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5)] 해삼, 암 확산 억제 가능성⋯'해삼 유래 당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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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8)] RNA, 스스로 복제하다⋯생명 기원 미스터리 풀 실마리
- 인류의 기원은 어디일까.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수천년 동안 인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온 이 바탕이 되는 질문에 과학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최근 과학자들이 실험실 환경에서 생명 탄생의 가장 초기 단계로 여기는 리보핵산(RNA)의 자가 복제 과정을 일부 재현하는 데 성공하면서, 지구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등장했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약 40억 년 전 단백질이나 DNA(디옥시리보핵산) 보다 먼저 RNA가 생명 활동의 중심이었으리라는 'RNA 세계' 가설에 힘을 싣는 연구 결과로 주목받는다. 생명의 설계도이자 일꾼, RNA 대부분의 진화생물학자는 지구가 약 4억 년 동안 'RNA 세계'였다고 본다. 이 가설의 핵심은 생명의 시작이 정교한 DNA나 단백질이 아닌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의 RNA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RNA는 오늘날 우리 몸 속에서 유전 정보를 전달하거나 단백질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다. RNA는 DNA처럼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과 단백질처럼 화학 반응을 돕는 효소 기능을 일부 함께 수행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RNA는 정보 저장과 기능 수행이라는 생명의 두 가지 핵심 역할을 혼자 해낼 수 있는 다재다능한 분자다. 과학자들은 이런 RNA가 스스로 복제하며 점차 복잡한 생명 시스템으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제임스 애트워터 박사는 RNA를 두고 "이것이 생물학을 움직인 분자였다"고 표현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RNA 세계 가설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첫째, 현재 살아있는 생물에게서 이 '최초 RNA 복제자'의 명확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초기 지구와 비슷한 환경에서 RNA가 스스로 복제하는 과정을 실험실에서 성공적으로 재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RNA 분자는 DNA처럼 두 가닥이 서로 꼬인 이중 나선 구조를 이룰 수 있는데, 이 RNA 이중 나선은 DNA와 견주어 결합력이 훨씬 강하다. 이 때문에 두 가닥을 분리해 각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RNA 가닥을 만드는 복제 과정이 매우 어렵다. 마치 단단히 붙은 테이프 두 장을 떼어 복사본을 만들려는 것과 비슷하다. 풀리지 않던 RNA 복제의 수수께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케임브리지 MRC 분자생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RNA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발표한 논문에서 특정 조건으로 RNA의 부분 자가 복제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트리뉴클레오타이드', 즉 세 개의 RNA 문자(핵산의 기본 단위인 뉴클레오타이드가 세 개 이어진 것)로 이루어진 짧은 RNA 조각인 '삼중항 RNA'였다. 애트워터 박사는 "우리가 사용한 삼중 뉴클레오타이드라고 불리는 RNA의 삼중항 또는 세 글자 구성 요소는 오늘날 생물학에서는 찾을 수 없지만, 훨씬 쉬운 복제를 가능하게 한다. 가장 초기 형태의 생명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생명체와도 상당히 달랐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오늘날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 단위가 세 개의 염기(코돈)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삼중항 RNA의 역할은 흥미롭다. 애트워터 박사는 "생물학이 과거에 RNA를 복사하는 방식과 오늘날 생물학이 RNA를 사용하는 방식 사이에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험실에서 찾은 생명 탄생의 조건 연구팀의 실험 과정은 초기 지구의 특정 환경 변화를 따랐다. 먼저, 복제의 바탕이 될 긴 RNA 가닥과 많은 양의 삼중항 RNA 조각들을 물에 넣고 용액을 산성으로 만든 뒤 80°C까지 가열했다. 뜨거운 온도와 산성 조건은 긴 RNA 가닥의 이중 나선 구조를 풀어 헤쳐 단일 가닥으로 만들고, 이 단일 가닥에 상보적인 삼중항 RNA 조각들이 달라붙도록 이끈다. 마치 긴 사다리의 한쪽 면에 짧은 가로대 조각들이 붙는 것과 같다. 이렇게 삼중항 RNA 조각들이 달라붙으면 원래 RNA 가닥들이 다시 서로 강력하게 결합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이 용액을 알칼리성으로 바꾸고 영하 7°C로 빠르게 냉각해 얼렸다. 물이 얼면서 RNA와 삼중항 RNA 조각들은 얼음 결정 사이의 좁은 액체 공간에 높은 농도로 모인다. 바로 이 조건에서 RNA 효소(화학 반응을 돕는 RNA)가 활성화해, 주형 RNA 가닥에 붙어 있던 삼중항 RNA 조각들을 마치 구슬을 꿰듯 하나로 길게 이어 새로운 RNA 가닥을 만든다. 연구팀이 녹인 뒤 수소 이온 농도(pH)와 온도를 조절하자 RNA는 거듭 복제됐다. 애트워터 박사는 "우리가 설계한 변화하는 조건이 예를 들어 밤낮의 온도 변화나 뜨거운 암석이 차가운 대기와 만나는 지열 환경과 같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 오늘날 지구에서 그 재료들을 찾을 수 있다. 아이슬란드 온천은 우리가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것만큼 산성인 것을 포함해 다양한 이온 농도(pH)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이며, 이런 과정이 자연적인 담수 환경 예를 들어 지열 활동이 활발한 연못이나 호수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소금물은 어는 과정을 방해해 이 과정에 알맞지 않다고 한다. 한 걸음 다가선 생명의 기원, 남은 과제들 이번 실험으로 연구팀은 약 180개 문자로 이루어진 RNA 효소 가닥 가운데 약 17%인 최대 30개 문자까지 성공적으로 복제했다. 이는 완전한 자가 복제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RNA가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으로 보여준 중요한 성과다. 연구팀은 사용한 RNA 효소의 효율을 높이면 완전한 복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MRC 분자생물학 연구소 필리프 홀리거 박사는 "생명은 정보를 통해 순수 화학과 분리된다. 이 정보는 유전 물질에 암호화된 분자 기억으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이 과정이 일어나려면 정보가 복사, 즉 복제되어 전달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연구의 뜻을 설명했다. 정보의 복제와 전달이야말로 생명 현상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삼중항 RNA의 역할을 두고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재커리 애덤 박사는 "RNA 뉴클레오타이드 삼중항은 모든 세포에서 번역 때 매우 특정한 정보 기능을 수행한다"며, "이 논문은 RNA 뉴클레오타이드 삼중항이 살아있는 세포가 나타나기 전에 했을 수 있는 순전히 화학 역할, 즉 비정보 기능을 가리킬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이는 삼중항 RNA가 정보 전달 기능 이전에 구조나 화학 역할을 먼저 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과거 자연 복제에 가장 많이 관여했을 삼중항들이 가장 강하게 결합하며, 최초 유전 코드가 이런 삼중항 세트로 이루어졌으리라는 또 다른 흥미로운 연결고리도 내놓았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가 생명 기원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아니다. 아직 부분 복제에 머물고 있으며, 초기 지구의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 조건을 실험실에서 완벽히 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성과는 지구의 오랜 RNA 세계가 실제로 자가 복제 능력을 가졌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보여주며, 생명 탄생이라는 궁극적인 물음을 향한 과학 탐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오랜 궁금증을 풀려는 과학자들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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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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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88)] RNA, 스스로 복제하다⋯생명 기원 미스터리 풀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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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4)] 설탕 대체품 에리트리톨, 뇌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 가능성
- 대표적인 저칼로리 감미료로 널리 사용되는 에리트리톨(erythritol)이 뇌혈관 세포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감미료는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거의 유발하지 않아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 환자들을 위한 '건강한 대체당'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 심혈관계 위험성과 관련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사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와 밴더빌트대학교 등 공동 연구진은 학술지 '응용생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hys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에리트리톨이 뇌 미세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인간 뇌혈관 내피세포를 배양한 뒤 일반적인 음료 한 캔에 해당하는 수준(6mM)의 에리트리톨에 3시간 노출시켜 세포 반응을 측정했다. 산화 스트레스·질산화물 감소·혈관 수축 유도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리트리톨에 노출된 세포는 활성산소(ROS) 생성이 약 75% 증가했다. 이는 세포 손상과 노화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심혈관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에 대응해 항산화 단백질인 SOD-1과 카탈라아제 발현도 증가했으나, 세포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혈관 확장과 혈류 유지에 핵심적인 질산화물(nitric oxide) 생성 역시 저해되었다. 질산화물 생성 효소(eNOS)의 전체 발현량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활성화를 위한 인산화 반응(Ser1177)은 약 65% 감소한 반면, 억제 반응(Thr495)은 약 85% 증가했다. 그 결과, 실제 질산화물 생산량은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수축 단백질·혈전 용해 반응도 방해 연구진은 에리트리톨이 혈관 수축 유도 물질인 엔도텔린-1(endothelin-1)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구체인 Big ET-1의 세포 내 농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엔도텔린-1의 분비량도 약 30% 증가했다. 이는 뇌혈류 흐름을 저해하고, 특히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혈전 용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형 플라스미노겐 활성화제(t-PA)의 반응성도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세포는 트롬빈(thrombin) 자극에 반응해 t-PA 분비가 크게 증가했지만, 에리트리톨에 노출된 세포는 이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이는 혈전 형성 상황에서 응급 방어기제가 작동하지 않을 위험성을 시사한다. "장기 복용 영향은 향후 추가 연구 필요"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번 베리(Auburn Berry) 연구원은 "에리트리톨은 당분이 없는 식품의 건강한 대안으로 인식돼 왔지만, 실제로는 뇌혈관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일상에서 섭취량을 인식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세포 수준에서 이루어진 인 비트로(in vitro, 살아 있는 생명체 내부가 아니라 시험관 등 제어가 가능한 환경에서 수행되는 실험 과정) 연구이며, 인간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노출 강도, 빈도, 개인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실제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임상 및 역학 연구들과도 일관된 경향을 보이는 만큼,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에리트리톨 섭취에 대한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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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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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4)] 설탕 대체품 에리트리톨, 뇌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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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5)] 기후변화, 토양 내 '슈퍼박테리아' 확산 부추긴다⋯항생제 내성 새 경로 주목
- 기후변화가 토양 속 항생제 내성균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수면 상승이나 폭염, 허리케인 등 기후 재난과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지만, 인류의 공중보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용한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국 더럼대학교(Durham University)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토양 속 항생제 내성 유전자(antibiotic resistance genes, ARGs)와 병원성인자(virulence factors)의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쿨다운,어스닷컴 등이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 토양 샘플의 메타게놈 분석, 현장조사, 실험실 실험을 종합해 온도 상승과 항생제 내성 유전자(ARGs) 발현의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그 결과, 기온이 오를수록 토양 내 박테리아가 생존에 유리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더 많이 보유하고, 새로운 내성 균주가 출현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유전자는 환경 속 세균에서 인간 감염원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더럼대 환경공학자 데이비드 W. 그레이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건강과 환경 변화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대다수 전염병의 병원체는 환경에서 유래하는 만큼, 토양 내 내성 증가가 곧 치료 불가능한 감염증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항생제 내성 문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2023년 유엔환경위원회 보고서 '슈퍼버그에 대비하기(Bracing for Superbugs)'에서도 예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그 예측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최초의 정량적 결과로 평가된다. 연구에 따르면, 토양 내 ARGs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금세기 말까지 최대 23% 증가할 수 있다. 특히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와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 의간균류) 등 항생제 내성과 병원성 유전자를 보유한 세균군의 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항생제의 효과를 무력화할 새로운 '슈퍼박테리아' 출현 가능성과 직결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엔 병원체가 생존하기 어려웠던 미국 알래스카주 북부, 핀란드 북부와 동부, 스웨덴 북부, 아이슬란드 북부, 러시아 연방 북부, 칠레 최남부 등 한대 지역조차 이들의 서식지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연구진은 "저온 환경에서는 일반적으로 세균 생존이 어렵지만,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들 지역에서도 내성균이 살아남고 진화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험실에서 이뤄진 온도 상승 실험 결과도 경고 신호를 보낸다. 대장균(Escherichia coli)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온도가 높을수록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는 세균이 항생제를 배출하는 '에플럭스 펌프'나 스트레스 대응 단백질을 더 많이 생성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보건 위기와 직결된 다층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원헬스(One Health)' 접근법을 통해 인간, 동물, 환경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연구진은 시민 과학의 참여도 요청했다. 고온 지역의 토양 변화, 항생제 내성균 출현 사례 등에 대한 기록과 시각 자료가 향후 데이터 축적과 대응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이지 않는 토양 속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는 곧 인간 사회로 연결될 수 있다. 코로나19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경험이 말해주듯, 미생물의 환경 내 진화와 확산은 언제든 인류에게 새로운 도전을 안겨줄 수 있다. 연구진은 "우리가 보는 것 너머의 생태계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항생제 내성 문제는 기후 위기의 또 다른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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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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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45)] 기후변화, 토양 내 '슈퍼박테리아' 확산 부추긴다⋯항생제 내성 새 경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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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2)] 박하, 알츠하이머병 진행 늦춘다?
- 박하(멘톨, Menthol) 향이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고,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각을 자극하는 특정 향이 뇌의 면역 반응을 조절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사이언스 얼랏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 응용의학연구센터(CIMA) 연구진은 멘톨(Menthol) 성분을 흡입한 알츠하이머병 모델 생쥐의 인지 기능이 개선됐으며, 면역 단백질 수치도 정상화되는 현상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23년 4월 국제 학술지 '첨단면역학회지(Frontiers in Immunology)'에 게재한 논문에서 "멘톨이 뇌 속 염증 유도 단백질인 '인터루킨-1베타(IL-1β)'를 줄이는 동시에 인지 능력 악화를 억제했다"고 설명했다. IL-1β는 우리 몸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본래는 외부 자극에 대한 방어 기전이지만 과도할 경우 신경 손상으로 이어진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향기 자극이 뇌의 면역과 신경계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동물 실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입증한 사례다. 연구를 이끈 면역학자 후안 호세 라사르테(Juan José Lasarte)는 "멘톨이 면역계를 자극하는 향기임을 동물 모델에서 확인했으며, 놀랍게도 6개월간 짧은 노출만으로도 인지 기능 저하를 막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생쥐뿐 아니라 건강한 어린 생쥐에서도 동일한 인지 기능 향상 효과가 확인됐다. 멘톨 흡입은 이전에도 생쥐의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인지 기능 개선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뇌 기능 회복 효과를 추가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험군 생쥐에게 멘톨을 주기적으로 흡입하게 한 뒤 인지 테스트를 실시했고, 기억력과 공간 인식 능력에서 뚜렷한 향상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T조절세포(Treg cells)의 수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실험에서도 유사한 효과가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이들 세포는 면역계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며, 줄어들 경우 IL-1β 수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뇌 과염증과 인지 저하 사이의 연관성에서 Treg 세포와 IL-1β가 핵심 조절자인 셈이다. 신경과학자 아나 가르시아-오스타(Ana Garcia-Osta)는 "멘톨 흡입과 Treg 차단 모두 IL-1β 단백질의 감소를 가져왔고, 이는 인지 기능 저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이는 특정 약물을 이용해 IL-1β를 억제한 경우에도, 건강한 생쥐와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두에서 인지 기능이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후각과 뇌, 면역계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한층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간을 포함한 많은 포유류는 냄새를 감지함으로써 감정, 기억, 신체 반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리적 변화를 유도한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정신분열증 등 중추신경계 질환은 공통적으로 후각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CIMA의 면역학자 노엘리아 카사레스(Noelia Casares)는 "이번 연구는 면역계, 중추신경계, 후각 간의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며 "냄새 자극과 면역 조절 물질이 알츠하이머뿐 아니라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는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까지는 아직 상당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향후 후각 기반 치료법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향기 치료가 단순한 감각 자극을 넘어, 면역과 뇌 건강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다중 타겟 치료 전략'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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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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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2)] 박하, 알츠하이머병 진행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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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6)] MIT·하버드 연구팀, AI로 단일 세포 수준 단백질 위치 예측⋯질병 진단·신약 개발 새 길
- 미국 MIT, 하버드대, 브로드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간 세포 내 거의 모든 단백질의 위치를 예측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단백질 이상 분포가 원인이 되는 알츠하이머병, 낭포성 섬유증, 암 등 다양한 질환 진단과 신약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현지시간) MIT뉴스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단일 세포 수준에서 단백질 위치를 예측할 수 있는 AI 기반 모델 'PUPS(Protein localization Using Protein and cell representationS)'를 중심으로 소개됐다. 해당 연구는 1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서즈(Nature Methods)'에 게재됐다. 단일 세포 내 단백질 분포 예측⋯기존 한계 돌파 단백질은 세포 내 위치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며, 잘못된 위치에 존재할 경우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세포 하나에 존재하는 단백질과 그 변이 수는 7만여 개에 달하며, 실험실에서 이들을 일일이 검출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된다. 기존의 AI 기반 예측 모델들은 훈련 데이터로 활용된 단백질 및 세포에 국한된 분석만 가능하거나, 세포 단위 평균치만을 예측하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PUPS는 개별 단백질 서열 정보와 세포 염색 이미지를 결합해, 실험에 사용된 적이 없는 단백질과 세포에서도 단일 세포 수준의 위치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단백질 언어모델+영상 AI 결합⋯미지 영역 탐색 PUPS는 두 개의 AI 모델을 결합한 형태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단백질 서열 기반 언어모델로, 아미노산 서열을 통해 3차원 구조와 세포 내 위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분석한다. 두 번째는 '이미지 인페인팅(image inpainting)' 기법을 적용한 컴퓨터 비전 모델로, 세포의 핵, 미세소관, 소포체 등 세 가지 염색 이미지를 바탕으로 세포의 형태, 스트레스 상태 등 전반적 특성을 파악한다. 연구진은 이 두 모델이 생성한 정보 표현을 통합해 특정 단백질이 어느 세포 소기관에 위치할지를 시각적으로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미노산 서열과 세포 염색 이미지를 입력하면, 단백질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포 부위를 이미지로 출력받을 수 있다. 단백질-세포 간 조합 없이도 예측 가능⋯신규 치료 타깃 발굴 기대 PUPS의 강점은 기존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단백질과 세포 간 조합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모델 학습 시 단백질의 위치를 예측하는 주된 작업 외에, 단백질이 속한 소기관의 이름을 직접 추론하도록 하는 ‘부가 학습 과제’를 부여해 정확도를 높였다. 공동 제1저자인 MIT 시스템생물학 대학원생 Yitong Tseo는 "이전에는 단백질에 직접 염색 시약을 붙이고 실험을 해야만 위치를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연구실 벤치에 손대지 않고도 그 과정을 컴퓨터에서 선별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며, 실험 설계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세포 실험으로 검증…"기존 AI보다 오차 작아" 연구팀은 PUPS의 예측 결과가 실제 단백질 위치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실 실험을 병행했다. 비교 대상이 된 기존 AI 모델보다 평균적으로 오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연구진은 PUPS가 단일 단백질이 아닌 다중 단백질 상호작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배양 세포를 넘어 실제 조직 단위의 예측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는 브로드연구소 산하 에릭 앤 웬디 슈미트 센터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국립과학재단(NSF), 해군연구청(ONR), 에너지부(DOE) 등 주요 기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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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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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6)] MIT·하버드 연구팀, AI로 단일 세포 수준 단백질 위치 예측⋯질병 진단·신약 개발 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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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5)] 세계 최초 '1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 성공⋯미국 신생아, 정밀의학 새 지평 열어
-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난 한 신생아가 세계 최초로 '1인 전용' 유전자 치료를 받은 사례로 기록되며, 정밀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USA투데이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병원에서 태어난 KJ 멀둔(KJ Muldoon)은 출생 직후부터 이상 증세를 보였다. 임신 35주, 예정일보다 약 5주 이르게 태어난 그는 팔을 들어올리면 경직되고, 다시 내릴 때는 이상한 떨림이 동반됐다. 의료진은 이례적인 증상을 포착하고 정밀 검사를 진행한 끝에, 혈중 암모니아 수치가 극단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KJ는 병원 맞은편에 위치한 필라델피아 아동병원(Children’s Hospital of Philadelphia)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의료진은 그의 몸이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희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질환은 암모니아가 체내에 축적돼 뇌를 포함한 주요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n-of-1(단일환자 맞춤형)' 치료법, 차세대 정밀의학의 상징적 모델 간주 이에 따라 KJ는 기존 의료계에 전례가 없는 실험적 치료를 받게 됐다. 바로 특정 환자 한 명을 위해 설계된 '단일 환자 맞춤형 유전자 치료(n-of-1 therapy)'였다. 치료 방식은 유전자를 교정하는 명령을 담은 나노 크기의 지질입자 수십억 개를 간세포에 주기적으로 주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간세포가 CPS1(Carbonyl Phosphate Synthetase 1)이라는 효소를 생산하도록 유전적 결함을 일부 복구해, 암모니아 분해 기능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KJ는 생후 3개월 동안 매달 해당 치료를 받아왔으며, 현재 그의 암모니아 수치는 정상 범위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료진은 아직 '완치'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어머니 니콜(34)은 "출생 당시 의료진이 제시한 최선의 시나리오는 그저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전부였다"며 "지금은 또래 아이들과 동일한 발달 단계를 밟아가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세포 유전자 편집' 기술로 'CPS1 결핍증' 극복 이번 치료는 KJ가 태어나기 전부터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소속 심장학자 키란 무수누루(Kiran Musunuru) 박사 연구팀이 준비해온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다. 무수누루 박사는 간세포 유전자 교정을 핵심으로 하는 정밀 치료법을 개발해왔으며, 관련 기술은 그가 공동 창립한 바이오기업을 통해 구현됐다. 치료의 핵심은 '간세포 유전자 편집(Gene Editing of Hepatocytes)' 기술이다. 인간의 간은 단백질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를 분해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때 필수적인 효소가 바로 CPS1이다. 이 효소는 간세포 내 특정 유전자에 의해 생성되며, 해당 유전자에 결함이 있을 경우 체내 암모니아가 축적돼 중증 대사성 질환으로 발전한다. KJ는 CPS1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채로 태어났으며, 이는 'CPS1 결핍증' 또는 '요소회로 장애(Urea Cycle Disorder, UCD)'로 분류되는 희귀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신생아기 발현 시 수 시간 내 의식 저하, 경련, 뇌 손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질 나노입자 활용⋯윤리적 논란도 적어 의료진은 이 유전적 결함을 교정하기 위해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를 활용했다. 이 입자에는 CPS1 유전자의 정상 설계도를 담은 전령 RNA(mRNA) 또는 CRISPR 유전자가위 시스템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간세포에 전달해 유전자 기능을 복구하는 방식이다. 이 치료는 체세포 유전자 치료(somatic gene therapy)의 일환으로, 생식세포나 수정란을 건드리지 않고 환자 본인의 특정 조직 세포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윤리적 논란도 상대적으로 적다. 세계 최초 인간 대상 임상 적용 해당 기술은 지금까지 동물실험 또는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적용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특히 단 한 명의 유전형을 위해 개발된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희귀 질환 환자를 위한 정밀의학(personalized medicine)의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무수누루 박사팀의 치료법은 기존의 유전자 대체요법(gene replacement therapy)보다 훨씬 정밀하며, 특정 유전자의 기능만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치료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면, 평생 지속 가능한 치료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방식은 향후 요소회로 결손(UCD)은 물론, 페닐케톤뇨증(PKU), 윌슨병 등 특정 효소 결핍에 기반한 다양한 간 유전 질환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밀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은 이제 '한 사람을 위한 치료'가 이론을 넘어 실현 가능한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의학계는 이번 KJ 사례가 향후 희귀 유전 질환 치료의 새로운 청사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안정성과 부작용 여부에 대한 지속적 추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당 치료법의 보편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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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75)] 세계 최초 '1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 성공⋯미국 신생아, 정밀의학 새 지평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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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 알고리즘 진화형 AI '알파이볼브' 공개⋯구글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도 개선
- 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가 수학·과학 분야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형 AI 시스템 '알파이볼브(AlphaEvolve)'를 14일 공개했다. 딥마인드는 이를 통해 일반 목적의 알고리즘 개발 지원은 물론, 자사 서비스의 운영 효율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파이볼브는 구글의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LLM) '제미나이(Gemini)'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면서, 기존 챗봇과 차별화된 '진화적 알고리즘 평가'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문제와 가능한 접근 방법을 입력하면, 제미나이 플래시(Gemini Flash)와 제미나이 프로(Gemini Pro)를 활용해 다양한 해법을 생성하고, 이를 자동 평가 시스템이 검증해 최적 해법을 도출한다. 아르스 테크니카는 14일(현지시간) 이같은 '다중 해법 생성→자동 평가→개선 반복'의 진화적 프레임워크는 기존 LLM의 비결정성에 따른 오류 가능성을 줄이는 동시에,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 문제 해결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 딥마인드 측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기존 딥마인드의 대표적인 AI 성과인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AlphaFold)'가 특정 분야에 특화됐던 것과 달리, 알파이볼브는 프로그래밍과 알고리즘 전반에 적용 가능한 범용 시스템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 알파이볼브는 구글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관리 시스템인 '보그(Borg)'에 투입돼 스케줄링 휴리스틱 개선안을 제시했으며, 이를 적용한 결과 전 세계 컴퓨팅 자원 사용량의 약 0.7%를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구글 같은 초대형 기업에겐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로 직결된다. AI 고속 연산의 핵심인 행렬 곱셈 최적화에도 알파이볼브는 성과를 냈다. 딥마인드는 1969년 수학자 폴커 슈트라센이 개발한 복소수 4×4 행렬 곱셈 알고리즘보다 효율적인 해법을 알파이볼브가 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전문 AI 시스템 '알파텐서(AlphaTensor)'가 접근했던 문제로, 범용 AI인 알파이볼브가 그보다 우수한 해법을 도출한 사례다. 구글 딥마인드 측은 또한 20%의 사례에서, 알파이볼브는 이전에 가장 잘 알려진 솔루션을 개선해 해당 미해결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키싱 넘버 문제(kissing number problem)를 개선한 것. 이 기하학적 난제는 300년 넘게 수학자들을 매료시켜 왔으며 , 공통 단위 구에 접하는 서로 겹치지 않는 구의 최대 개수를 다루는 문제다. 알파이볼브는 593개의 외곽 구의 구성을 발견하고 11차원에서 새로운 하한을 확립했다고 딥마인드는 강조했다. 차세대 반도체 설계에도 알파이볼브는 기여하고 있다. 딥마인드는 이 AI가 구글의 텐서 처리 유닛(TPU) 차세대 칩 설계에서 불필요한 비트를 제거하는 변경안을 제안했으며, 현재 검증 과정을 거쳐 실제 제품에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알파이볼브는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으며, 현재로선 구글 내부 연구 및 서비스 최적화에만 사용되고 있다. 딥마인드는 향후 알파이볼브의 진화 알고리즘 평가 방식을 경량화해 소형 AI 도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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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 알고리즘 진화형 AI '알파이볼브' 공개⋯구글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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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브라질 자회사 CJ셀렉타 매각 철회⋯"불확실성 해소 목적"
- CJ제일제당이 브라질 대두 단백질 가공 자회사인 CJ셀렉타(CJ Selecta)의 지분 매각 계약을 전격 해지했다고 오일 & 지방 인터내셔널(OFI)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식품 및 곡물 전문 매체 월드그레인(World Grain)은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와 국내 언론 보도를 인용해, CJ제일제당이 글로벌 농산물 기업 번지(Bunge)의 브라질 법인에 매각 예정이던 CJ셀렉타 지분 66%의 처분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23년 10월 CJ셀렉타 지분 66%를 번지의 브라질 현지 법인에 매각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CJ셀렉타의 지분 10%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56%는 자회사인 특수목적법인 CJ라탐(CJ Latam)이 보유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25일 공시를 통해 "해당 거래의 선행 조건 충족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상 권리를 행사하고 상대방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CJ셀렉타는 2017년 CJ제일제당이 인수한 브라질 현지 기업으로, 기존 사명은 '세멘치스 셀렉타(Sementes Selecta)'였다. 현재는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주 아라과리(Araguari)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상파울루 본사를 중심으로 브라질 전역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사료 원료로 사용되는 대두 단백질 농축물(SPC, Soy Protein Concentrate) 수출이며, 브라질 내 SPC 분야 선도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오일 & 지방 인터내셔널(OFI)은 CJ제일제당은 식품, 생명공학, 제약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냉동·냉장 가정간편식(HMR)과 식품소재, 첨단 바이오 제품 생산을 주요 사업이라고 전했다. 한편, 하나증권 심은주 연구원은 이번 매각 철회와 관련해 "그간 중장기 전략 관점에서 (바이오사업부와 CJ셀렉타 매각 등을 통한) 식품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며 "이번에 구조 재편이 무산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는 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위해 국내 식품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미주 시장 내 만두 외 제품군에서의 실질적인 매출 확대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시장과의 소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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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브라질 자회사 CJ셀렉타 매각 철회⋯"불확실성 해소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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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98)] 현미, 건강에 더 좋다? 미시간대 "비소 함량 주의 해야"
- 흔히 건강식으로 여겨지는 현미(brown rice)가 백미에 비해 영양소는 풍부하지만, 동시에 인체에 유해한 비소(arsenic) 함량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비소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농업 및 자연자원대학 연구진이 학술지 '리스크 분석(Risk Analysi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내 유통되는 현미가 백미보다 무기 비소(inorganic arsenic)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과학전문매체 사이테크데일리, 뉴욕포스트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미는 벼의 왕겨를 벗겨낸 상태로 도정되지 않은 쌀로, 백미보다 비타민이나 식이섬유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탄수화물이 낮기 때문에 건강식품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반면 백미는 현미에서 겨층을 제거한 쌀로, 백미로 만드는 과정에서 영양분이 제거된다. 연구를 주도한 미시간대 존 A. 한나 석좌교수이자 수석연구원인 펠리시아 우(Felicia Wu)는 "현미 섭취가 더 높은 비소 노출을 초래하지만, 극단적인 수준으로 매일 다량을 섭취하지 않는 이상 성인의 건강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아나 만 5세 이하의 어린이는 체중 대비 섭취량이 많고 민감도가 높아 비소 노출 위험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소는 토양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독성 물질로, 논에서 재배되는 벼가 다른 곡물보다 비소를 더 많이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미국인 식생활 데이터베이스(What We Eat in America)'를 활용해 현미와 백미 섭취로 인한 비소 노출 비교를 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 내에서 재배된 쌀의 경우 현미의 무기 비소 비율은 48%로, 백미의 33%보다 높았다. 국제적으로 재배된 쌀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으며, 현미의 무기 비소 비율이 백미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현미 자체가 건강에 해롭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펠리시아 우 교수는 "현미 섬유질과 단백질, 니아신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비소 노출로 인한 위험과 영양적 이점 간의 균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식품내ㅑ 비소 함량 규제를 위한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FDA는 이미 마시는 물인 식수내 비소 규제를 시행 중이며, 향후 식품 내 비소 허용 기준을 마련하는 '클로저 투 제로(Closer to Zero)'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참고 문헌: '미국의 백미와 비교한 현미의 비소 함량 및 노출', Christian Kelly Scott 및 Felicia Wu, 2025년 2월 28일, 위험 분석. DOI: 10.1111/risa.7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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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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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98)] 현미, 건강에 더 좋다? 미시간대 "비소 함량 주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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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96)] '우주 된장' 맛은 어떨까?⋯국제우주정거장서 발효 실험
- 과학자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콩을 발효시켜 세계 최초로 우주 된장(우주 미소·space miso)을 탄생시켰다. 미소는 일본 요리에서 사용하는 된장을 말한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발효된 '우주 된장'이 처음으로 지구에 돌아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과학자들은 이번 실험이 우주 환경에서의 미생물 생존 가능성과 향후 우주 탐사 시 식량 다양성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매기 코블렌츠와 덴마크 공과대학의 조슈아 에반스 박사는 2020년 3월, 조리된 콩 반죽을 담은 용기를 ISS로 보냈다. 이 반죽은 약 30일간 미세중력 환경에서 발효 과정을 거친 뒤 '우주 된장'이 완성된 후 지구로 귀환시켰다. 해당 실험은 2025년 4월 2일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게재됐다. 된장이 담긴 용기에는 온도, 습도, 압력, 방사선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센서가 부착돼 발효 환경을 정밀하게 기록했다. 우주 발효와 비교하기 위해 미국 캠브리지와 덴마크 코펜하겐 두 곳에서 같은 재료를 이용한 된장을 발효시켰다. 에반스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주에서의 발효는 전례가 없던 시도였기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 된장은 색이 더 어둡고, 육안상으로도 더 많이 흔들린 흔적이 있었다"며 "이는 우주로의 운반 과정에서 발생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우주 환경의 미세중력, 방사선 노출 등의 요소가 미생물의 성장과 대사 작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우주 된장'은 지구에서 발효된 된장과 유사한 감칠맛을 지녔지만, 구수한 맛이 강했고 볶은 견과류 향이 느껴졌다고 한다. 코블렌츠 박사는 "우주에서도 미생물 군집이 생존하고 활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실험은 우주에서의 생명 가능성과 식문화 확장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험은 우주 식량의 다양화 가능성을 실험한 여러 시도 중 하나다. 그간 우주에서는 상추, 무, 고추 등의 신선 농작물 재배 실험이 진행되어 왔으며, 2021년에는 고추 수확을 기념해 ISS 내에서 '타코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한편 일본 주류업체 아사히 슈조는 자사의 인기 브랜드 '닷사이'를 우주에서 발효시키기 위한 실험을 준비 중이다. 해당 업체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를 통해 ISS 내 '기보(Kibo)' 모듈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으며, 우주 양조 장비 개발을 병행해 2025년 시험 발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향후 우주 탐사와 장기 체류 임무에서 건강과 문화적 다양성을 동시에 고려한 식량 개발의 단초로 평가된다. 다만, 에반스 박사는 "우주 된장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한 정밀 분석은 아직 진행 중이며, 단백질 조성이나 생리활성 물질의 함량 등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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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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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96)] '우주 된장' 맛은 어떨까?⋯국제우주정거장서 발효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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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62)] 국내 연구진, 박테리아 이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 기술 개발
- 국내 연구진이 최근 박테리아를 활용해 기존 플라스틱 생산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적인 폴리머 생산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플라스틱은 현대 사회에 필수적인 소재이지만, 생산 과정에서 화학 연료 기반 화학 물질 사용으로 인한 환경 문제와 폐기할 때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아 발생하는 환경 오염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생물분자공학자이자 공동저자인 이상엽 박사 연구팀은 포도당만을 연료로 사용해 유용한 폴리머를 생산할 수 있도록 박테리아는 유전자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박테리아가 특이한 영양 조건이 직면했을 때 사용하는 효소를 기반으로 하며, 다양한 종류의 폴리머를 생산할 수 있도록 조절이 가능하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과학기술 전문매체 아르스 테크니카, 네이처닷컴, PHYS.org 등 다수 매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이처 닷컴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적으로 약 4억 톤의 분해 불가능한 석유 기반 플라스틱 폐기물과 미세 플라스틱이 생산되어 야생동물과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고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 탄소 과잉 상태를 활용한 폴리머 합성 메커니즘 연구진은 박테리아 세포가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폴리에스테르)를 생성하는 시스템에 주목했다. PHA는 박테리아 세포가 탄소원과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받지만, 성장과 분열에 필요한 특정 영양소가 부족할 때 생성되는 화학 물질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박테리아 세포는 탄소 원자를 포함하는 작은 분자들을 연결하여 거대한 폴리머를 형성한다. 이후 영양 조건이 개선되면, 박테리아는 이 폴리머를 분해하여 개별 분자들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의 핵심적인 특징은 폴리머를 구성하는 단량체의 종류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150가지 이상의 다양한 작은 분자들이 PHA에 통합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폴리머를 합성하는 효소인 PHA 합성 효소는 분자가 에스터 결합을 형성할 수 있는지 여부와 세포 내 생화학 반응의 중간체로 흔히 사용되는 코엔자임 A에 결합될 수 있는지 여부만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PHA 합성 효소는 산소 원자를 통해 분자들을 연결하지만, 아미노산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이 질소 원자를 통해 연결되는 유사한 화학 결합을 형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기존 효소들이 통상적으로 수행하지 않는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지 실험하기로 결정했다. 연구진은 클로스트리디움(Clostridium) 속 박테리아에서 유래한 효소를 활용했는데, 이 효소는 다양한 화학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 결과, 이 효소는 아미노산을 코엔자임 A에 비교적 효과적으로 결합시켰다. 아미노산들을 서로 연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슈도모나스(Pseudomonas) 속 박테리아에서 유래한 효소에 네 가지 돌연변이를 도입하여 반응 물질의 범위를 넓혔다. 시험관 내 실험에서 이 시스템은 성공적으로 작동하여 아미노산들이 폴리머 형태로 연결되는 것을 확인했다. 세포 내 발현 및 생산량 증대 노력 다음 과제는 이 시스템이 실제 세포 내에서도 작동하는 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불행히도 사용된 두 효소 중 하나가 대장균(E. coli)에 약한 독성을 나타내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연구팀은 해당 단백질을 내성적으로 발현하는 대장균 균주를 개발했다. 이 두 단백질을 모두 발현시킨 결과, 세포는 소량의 아미노산 폴리머를 생산했다. 배지에 특정 아미노산을 과량으로 첨가하면, 생성되는 폴리머에 해당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박테리아 무게 대비 폴리머 생산량은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아미노산]들은 적절한 탄소원으로부터 세포 내에서 생성될 경우 폴리머에 보다 효율적으로 통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특정 아미노산(라이신) 생산에 필요한 유전자 복제본을 추가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더 많은 폴리머가 생산됐으며, 폴리머 내 라이신 함량 비율도 높아졌다. 생성된 폴리머 대부분에는 에스터 결합을 형성할 수 있는 젖산이 상당량 포함되어 있었다. 젖산은 포도당 대사 과정의 잠재적 산물 중 하나이므로 세포 내에 자연적으로 많이 존재한다. 이에 연구팀은 젖산 생성의 주요 효소를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제거해 폴리머에 통합되는 젖산의 양을 현저히 줄였다. 연구진은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하여 두 가지 다른 아미노산 단량체의 혼합물로 이루어진 폴리머를 만들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 혼합물에 비아미노산 물질을 통합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대장균 균주에 몇 가지 추가적인 효소를 도입함으로써 박테리아 무게 대비 폴리머 생산량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중합 반응을 담당하는 효소에 돌연변이를 도입하여 특정 아미노산이 생성되는 폴리머에 선택적으로 더 많이 통합되도록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다양한 물성 조절 및 생분해 가능성 제시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매우 유연하여 광범위한 학 물질을 폴리머에 통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성이다. 이는 생성되는 플라스틱의 다양한 물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효소를 통해 결합이 형성되었으므로 생성된 폴리머는 거의 확실하게 생분해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몇가지 한계점도 존재한다. 폴리머에 통합되는 물질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정 아미노산 또는 기타 화학 물질의 혼합 비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효소가 세포 내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임의의 하학 물질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통합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ㅇ첪다. 또한 생산된 폴리머를 제조 공정에 적용하기 전에 다른 세포 구성 성분으로 정제해야 하는 문제와 대규모 산업 생산에 비해 생산 속도가 느리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비록 이 기술이 당장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생물 기반 제조의 잠재력을 훌륭하게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2025년 3월 18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참고 문헌: Tong Un Chae et al, Biosynthesis of poly(ester amide)s in engineered Escherichia coli, Nature Chemical Biology (2025). DOI: 10.1038/s41589-025-018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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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62)] 국내 연구진, 박테리아 이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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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61)] 나노겔, 요로 감염 퇴치 위한 혁신적인 기술 개발
- 과학자들이 나노겔(nanogel)을 사용해 항생제를 감염된 방광세포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완치가 어려운 재발성 요로 감염(UTI)을 퇴치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안슈츠 메디컬 캠퍼스(Anschutz Medical Campus)의 연구진이 요로 감염(UTI)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의 연구는 나노겔과 특수 펩타이드(작은 단백질)를 결합하여 항생제인 겐타마이신을 유해 세균이 숨어 있는 방광 세포 내로 직접 운반하는 방식이다. 국제 학술지 '나노메디슨(Nanomedicine)'에 게재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방법은 동물 모델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나타나 방광 내 세균을 90% 이상 제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콜로라도대학교 의과대학 면역학 및 미생물학과 부교수인 마이클 슈어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기술이 실현 가능할 뿐만 아니라 향후 임상적으로 매우 효과적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재발성 감염의 완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나노겔이 기존의 항생제 전달 방식에 비해 감염된 세포 내로 약 36% 더 많은 겐타마이신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이 기술은 건강한 세포에 최소한의 손상만을 일으켜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빠르고 정밀한 약물 전달 연구진은 또한 나노겔이 약물을 신속하게 방출하여 방광 내 세균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사멸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콜로라도대학교 치과대학 두개안면생물학과 부교수이자 고분자 기반 생체 재료 개발을 연구하는 데바타 나이어 박사는 "우리는 이 새로운 접근 방식이 약물을 감염된 세포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감염을 정확하게 표적화하고 제거하여 더욱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방법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항생제 내성 위험을 줄인다. 반면, 현재의 항생제는 효과를 보기 위해 장기간 또는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내성을 유발하고 특히 신장과 같은 기관에 해로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로 감염 넘어 더 넓은 의학적 잠재력 연구진은 이 나노겔 기반 약물 전달 방법이 요로 감염 외에도 더 넓은 범위의 의학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나노겔을 이용한 치료법 투여 개념은 치주 질환 치료의 잠재적인 접근 방식으로 콜로라도대학교 치과대학에서 처음 고안됐다. 이번 연구는 콜로라도대학교 안슈츠 메디컬 캠퍼스 내 여러 단과대학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진행됐다. 나노겔은 치과대학 나이어 박사의 고분자 연구실에서 개발되었으며, 펩타이드는 콜로라도대학교 Skaggs 약학 및 제약과학대학의 드미트리 심버그 박사 연구실에서 연구되고 특성이 분석됐다. 나노겔(Nanogel)은 나노미터(1~100nm) 크기의 입자로 이루어진 하이드로겔(hydrogel)이다. 즉, 물 분자를 포함하는 3차원 가교망 구조를 가진 나노 크기의 젤을 의미한다. 나노겔은 고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로 의료, 약물 전달, 화장품, 바이오센서, 환경 정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논문의 주 저자인 움베르토 에스코베도 박사는 고분자 화학, 약리학, 미생물학, 비뇨부인과학을 융합하여 표적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 임상의사이자 비뇨부인과 전문의인 마샤 K. 게스 박사는 슈어 박사 연구실과 협력하여 이 접근 방식을 인간에게 적용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테스트했다. 감염 치료의 미래 슈어 박사는 "이는 의약품 전달 분야의 흥미로운 발전이며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요로 감염은 흔하고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쇠약하게 만들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더욱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 발전은 전반적인 건강과 웰빙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나노겔은 차세대 스마트 약물 전달 시스템 및 맞춤형 치료 기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암 치료, 백신 전달,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친환경 소재로서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 문헌: Humberto D. Escobedo, Nicholas Zawadzki, James K.A. Till, Andres Vazquez-Torres, Guankui Wang, Dmitri Simberg, David J. Orlicky, Joshua Johnson, Marsha K. Guess, Devatha P. Nair and Michael J. Schurr, 2025년 2월 28일, Nanomedicine: Nanotechnology, Biology and Medicine. DOI: 10.1016/j.nano.2025.10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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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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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61)] 나노겔, 요로 감염 퇴치 위한 혁신적인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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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57)] 세포 노화 역전의 열쇠, 'AP2A1' 단백질 규명
- 늙지 않고 영원한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주름 제거 또는 피부 탄력 증진을 통해 영원한 젊음을 약속하는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출시되고 있다. 그런데 세포 수준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일본 과학자들이 세포 노화의 열쇠가 되는 'AP2A1' 단백질을 규명해 젊음 지속 가능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사카대학교 연구팀은 학술지 '세포 신호(Celluar Signaling)'에 발표한 연구에서 세포의 '젊음'과 '노화' 상태를 전환하는 핵심 단백질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노화 세포에서 AP2A1 발현을 억제하면 세포가 회춘하고, 젊은 세포에서 AP2A1 세포가 과발현하면 노화가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과학 전문 매체 뉴로사이언스와 어스 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인간의 몸은 세포가 점차 덜 활동적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노화라고 알려진 상태로 전환된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 세포는 여러 장기에 축적된다. 이러한 노화 세포는 젊은 세포보다 현저히 크며, 세포의 이동 및 환경 과의 상호 작용을 돕는 구조적인 요소인 스트레스 섬유(stress fiber)가 더 커지고 두꺼워지는 조직 변화를 보인다. 노화 세포, 특히 구조적 스트레스 섬유에서 주로 발견되는 AP2A1은 세포 노화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이 단백질은 세포 접착력을 강화하고 노화 세포의 구조적 확장에 기여하는 '인테그린 β1'과 상호작용한다.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 섬유가 세포 크기 및 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 AP2A1은 노화의 바이오마커이자 노화 과정의 속도를 늦추거나 역전시키는 치료법의 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의 주저자인 피라완 찬타초티쿨은 "노화 세포가 어떻게 거대한 크기를 유지하는 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흥미로운 단서는 스트레스 섬유가 젊은 세포보다 노화 세포에서 훨씬 두껍다는 점이며, 이는 섬유 내 단백질이 (노화 세포의) 크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섬유아세포(피부의 구고적 및 기계적 특성을 생성하고 유지하는 세포) 및 상피세포를 포함한 노화세포의 스트레스 섬유에서 상향 조절되는 단백질인 AP2A1(어댑터 단백질 복합체 2, 알파 1 서브 유닛)을 조사했다. 이어 연구진은 노화 유사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노화 세포에서 AP2A1 발현을 제거하고, 젊은 세포에서 AP2A1을 과발현시켰다. 선임 저자인 데구치 신지는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며 "노화 세포에서 AP2A1을 억제하면 노화가 역전되고 세포 회춘이 촉진되었으며, 젊은 세포에서 AP2A1을 과발현시키면 노화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AP2A1이 세포가 주변의 콜라겐 매트릭스에 부착하도록 돕는 단백질인 인테그린 β1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AP2A1과 인테그린 β1 모두 세포 내에서 스트레스 섬유를 따라 이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불어 인테그린 β1은 섬유아세포에서 세포-기질 접착력을 강화했으며, 이는 노화 세포의 특징인 융기되거나 세포가 두꺼워진 구조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 찬타초티쿨은 "이번 연구 결과는 노화 세포가 확장된 스트레스 섬유를 따라 AP2A1과 인테그린 β1 이동을 통해 세포외 기질에 대한 접착력을 향상시켜 커다란 크기를 유지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AP2A1 발현이 노화 세포의 노화 징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세포 노화의 마커로 횔용될 수 있다. 또한 연구진의 연구는 노화와 관련된 질병의 새로운 표적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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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57)] 세포 노화 역전의 열쇠, 'AP2A1' 단백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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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2)] 주사 공포 끝?⋯피부에 '바르는' 백신 탄생
-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이 피부에 서식하는 무해한 박테리아를 이용해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새로운 백신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박테리아의 특정 단백질을 변형해 생백신으로 전환시켰고, 이를 통해 면역 체계를 훈련시켜 파상풍과 디프테리아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데 성공했다. 백신 접종이 크림을 피부에 바르는 것만으로 가능해지는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 스탠퍼드리포트에 따르면 생체공학적으로 개량된 이 박테리아를 접종받은 실험용 쥐는 치명적인 독소 투여에도 생존할만큼 면역력을 형성했다. 현재 인간 대상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며, 피부에 바르는 방식으로 백신 접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기존의 주사 방식과 달리 이 기술은 간편한 접종 방식으로 통증이나 발열 부기 등 부작용이 적은 장점을 갖추고 있어 대중 보급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피부 박테리아의 놀라운 발견 피부에 바르는 생백신은 주사로 인한 통증과 부작용이 없으며, 병원 방문 없이 간편하게 접종할 수 있어 의료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예방접종을 두려워하는 어린이나 주사를 기피하는 성인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은 거의 모든 사람의 피부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를 활용해 새로운 백신 접종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마이클 피시바흐 스탠퍼드대학교 생명공학 교수는 "주삿바늘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사 대신 크림을 바르는 방식으로 예방 접종을 할 수 있다면 누구나 환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도 백신 접종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피부 박테리아, 면역 반응 촉진 역할 피시바흐 교수에 따르면 인간 피부는 대부분의 미생물에게는 가혹한 환경이다. 건조하고 염도가 높으며, 영양분도 부족하기 때문에 미생물이 살아가기 쉽지 않다. 하지만 표피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과 같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강한 미생물들이 존재한다. 이 박테리아는 인간의 모낭에 서식하며, 우리 몸과 공생 관계를 유지한다. 지금까지 면역학자들은 피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인체 면역 체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표피포도상구균이 예상보다 훨씬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피부 박테리아가 단순한 공생 미생물이 아니라 면역 체계의 중요한 일부라는 점을 보여준다. 항체 반응과 백신 효과 피시바흐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면역 반응의 핵심 요소인 항체 생성이 주목했다. 항체는 특정 미생물의 단백질에 달라붙어 감염을 막는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쥐의 피부에 표피포도상구균을 도포했을 때 면역 반응이 어떻게 나타나는 지 실험했다. 실험 결과, 쥐의 항체 수치가 점짐적으로 증가해 6주 후에는 일반적인 백신 접종보다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쥐들이 마치 백신을 접종받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냈다. 피시바흐 교수는 "인간 역시 자연적으로 표피포도상구균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며, 그 수치는 일반적인 백신 접종으로 얻는 항체 수치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생백신 개발과 적용 가능성 연구팀은 표피포도상구균을 활용하여 피부에 바르는 형태의 생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생백신은 약한 독소가 있는 살아있는 병원체를 사용하여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이 백신의 핵심은 Aap이라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표피포도상구균의 세포벽에서 돌출된 형태로, 면역 감시 세포가 항원을 인식하고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Aap 단백질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파상풍 독소의 일부를 발현하도록 만들었다. 실험 쥐에게 이 박테리아를 도포한 결과, 높은 수준의 파상풍 항체가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디프테리아 항체 생성에도 성공해,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진은 박테리아 배양액에서 Aap 단백질을 대량 생산한 후, 파상풍 독소 단편을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이 방식으로 만든 백신 역시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했으며, 실험용 쥐를 치사량의 6배에 달하는 독소로부터 보호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는 백신의 효능을 높이고 지속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임상시험과 미래전망 피시바흐 교수는 "쥐 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제 원숭이 실험을 거쳐 인간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2~3년 안에 임상 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기술이 인간에게도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질 경우, 백신 접종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존 백산과 달리 염증 반응을 유발하지 않아 부작용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질병 예방을 위한 백신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찬 저커버그 바이오허브, 스탠퍼드 미생물 치료 이니셔티브 등의 지원을 받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 국립알레르기 및 감염병연구소, 국립관절염 및 근골격계 및 피부질환 연구소의 연구자들이 이 연구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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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72)] 주사 공포 끝?⋯피부에 '바르는' 백신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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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53)] 방사선 치료의 혁신, 암 정밀 타격 기술 개발⋯부작용 없이 종양 제거
- 건강한 조직은 살리면서 방사선으로 종양을 정확하게 표적으로 삼는 혁신적인 암 치료법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연구진이 건강한 조직 손상 없이 종양만을 정확히 표적 하는 혁신적인 암 치료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고 사이테크데일리가 전했다. 이 치료법은 KRAS 표적 약물을 이용해 암세포를 표지한 뒤, 방사성 항체를 부착하여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쥐 실험에서 기존 방사선 치료의 일반적인 부작용 없이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KRAS 표적 약물 치료,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KRAS 표적 약물 치료'는 암세포 성장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KRAS 단백질의 변이를 직접 겨냥하여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KRAS는 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단백질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암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특히 폐암, 췌장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에서 KRAS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KRAS는 RAS 단백질 패밀리에 속하며,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세포 성장 신호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생기면 KRAS는 계속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하며, 세포가 통제 없이 증식하게 된다. 과거에는 KRAS 단백질의 표면이 비교적 매끄러워 약물이 결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약물 개발이 불가능한(target undruggable)' 단백질로 여겨졌다. 그러나 2013년 이후, KRAS G12C 변이를 겨냥하는 약물들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인 치료 가능성이 열렸다. 정밀 방사선 치료-암 치료의 획기적 진전 방사선은 종양을 파괴하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기존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구분하지 못해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해왔다. 이에 UCSF 연구진은 방사선 치료의 정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제안한 접근법은 암세포를 표지하는 특수 약물과 방사성 항체를 결합해 암세포를 직접 표적화하는 방식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치료법은 무기력증이나 체중 감소와 같은 방사선 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 없이 방광 및 폐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결과를 보였다. 찰리 크레이크 UCSF 제약화학과 교수이자 연구 공동 교신저자는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저널을 통해 "이 방법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제공한다"며 "종양이 내성을 갖기 전에 효과적으로 제거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암 치료제, '분자 깃발'로 변신하다 이번 연구의 토대는 10년 전 UCSF의 케반 쇼캇 박사가 암을 유발하는 주요 단백질인 KRAS를 표적화하는 방법을 발견하면서 마련됐다. KRAS 단백질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세포가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증식하게 되며, 이는 전체 암의 약 3분의 1에서 발견된다. 쇼캇 박사의 연구를 바탕으로 암 KRAS에 결합하는 약물이 개발되었지만, 이 약물은 종양 크기를 수개월간 줄이는 데 그쳤으며, 이후 종양이 다시 성장하는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크레이크 박사는 KRAS 표적 약물이 암세포를 면역 체계에 더 잘 노출시킬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KRAS 약물이 암세포에 대한 영구적인 깃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초기에 가정했다"고 밝혔다. 정밀 치료를 위한 방사선 활용 2022년, 크레이크 박사와 쇼캇 박사를 포함한 UCSF 연구팀은 이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KRAS에 결합한 약물을 이용해 면역 세포를 끌어들이는 항체를 설계했지만, 이 접근법은 면역 체계가 자체적으로 암을 제거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연구진은 방사선학 전문가인 마이크 에반스 UCSF 교수와 협력하여 보다 직접적인 암세포 제거 방안을 모색했다. 원자 수준의 방사선, 암세포를 정밀 타격 연구진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KRAS 표적 약물을 활용해 암세포를 식별했지만, 이번에는 항체에 방사성 물질을 탑재하는 전략을 도입했다. 이 접근법은 쥐의 폐암을 치료하는 데 높은 효과를 보였으며, 최소한의 부작용만을 동반했다. 에반스 박사는 "방사선은 암세포 제거에 매우 효과적이며, 이 방법을 통해 방사선을 종양에만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크레이크 박사 또한 "이 접근법의 강점은 매우 안전한 방사선량을 계산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기존 외부 방사선 치료와 달리 필요한 만큼의 방사선만을 종양에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맞춤형 치료로 더 많은 환자에게 적용 가능성 이 치료법을 보다 많은 환자에게 적용하려면, 연구진은 개별 환자의 KRAS 발현 방식에 최적화된 항체를 추가 개발해야 한다. 이에 UCSF 연구진은 이 기술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자체 증거를 바탕으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UCSF 세포 및 분자약리학 조교수인 클리멘트 베르바 박사는 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방사선 샌드위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시각화함으로써 보다 정밀한 항체 개발에 필요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했다. 베르바 박사는 "KRAS 펩타이드에 결합된 약물은 눈에 띄게 두드러지며, 항체가 이를 강하게 붙잡는다"면서 "이 기술은 맞춤형 방사선 치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향후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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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53)] 방사선 치료의 혁신, 암 정밀 타격 기술 개발⋯부작용 없이 종양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