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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셧다운 이틀째에도 사상 최고치…AI·양자컴퓨터 랠리 지속
- 미국 뉴욕증시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이틀째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8.62포인트(0.17%) 오른 4만6519.72, S&P500지수는 4.15포인트(0.06%) 상승한 6715.35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88.89포인트(0.39%) 올라 2만2844.05를 기록했다. 3대 지수 모두 장중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기술주 강세를 이끌었고, 리게티·아이온Q 등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이 10% 이상 급등했다. 반면 테슬라는 3분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음에도 '보조금 종료에 따른 수요 선반영' 우려로 5% 넘게 급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27% 상승한 16.66을 기록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셧다운이 단기적 조정 요인에 그칠 것으로 보면서도, 연준의 10월 금리 인하 여부와 노동시장 둔화를 주시하고 있다. [미니해설] '정치의 셧다운'보다 강한 AI의 낙관…월가, 불안 속 기록을 새기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현실화된 지 이틀째에도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S&P500은 6715선을 돌파했고, 나스닥은 8거래일 만에 최고치 행진을 재개했다. 상승장을 이끈 주역은 단연 엔비디아였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지탱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리게티·아이온Q·디웨이브 등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이 10~18% 폭등했다. 리게티가 두 곳에 자사 시스템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AI 이후 차세대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 양자컴퓨터가 월가의 새로운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 "셧다운 장기화 시 GDP 타격" 경고 정치 불확실성은 여전히 시장의 그림자로 남아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GDP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방정부의 업무 중단이 경제 활동을 제약하면서 단기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브라이언 멀버리 잭스인베스트먼트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양당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실질적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부처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셧다운이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행정부 구조조정 논의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 쏠림과 밸류에이션 부담 이번 상승세는 여전히 AI 랠리에 편중돼 있다. CNBC는 "이번 셧다운은 과거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AI 중심의 주가 상승으로 S&P500 상위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고, 인플레이션과 금리 불확실성이 동시에 시장을 흔들고 있다. 3대 지수가 모두 올랐지만 상승 업종은 4개에 불과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임의소비재와 필수소비재, 에너지 등 경기민감 업종은 하락했다. 이는 AI 중심의 기술주 상승세가 다른 업종의 약세를 상쇄하고 있는 구조적 불균형을 보여준다. 금리 인하 기대와 데이터 공백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연준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9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으면서 연준은 주요 경제 지표 없이 10월 회의를 맞게 됐다. 앞서 발표된 ADP 민간고용지표는 이미 둔화를 시사한 바 있어, 연준이 10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명분이 커지고 있다. 예측시장에서는 셧다운이 최소 2주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대교 최대 명절 욤키푸르로 상원이 휴회에 들어가면서 표결이 금요일 이후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정치 변수와 경제 데이터 공백 속에서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증시는 지금 AI 낙관과 정치 리스크 사이의 불안한 균형 위에 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전례 없는 기회를 줬다"고 언급하며 정부 부처 축소 의지를 내비쳤다. 월가는 이러한 발언이 단기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AI 랠리를 버팀목 삼아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치의 셧다운보다 AI의 낙관이 더 강한 시장, 그것이 지금의 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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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셧다운 이틀째에도 사상 최고치…AI·양자컴퓨터 랠리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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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4)] 워싱턴대, '플라스마'로 탄소 업사이클링 신기술 개발
- 기후 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와 처치 곤란한 폐플라스틱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탄소 업사이클링(버려지는 탄소를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 기술의 판도를 바꿀 핵심 주자로 플라스마가 떠오르고 있다. '제4의 물질 상태'로 불리는 플라스마를 이용해 기존 화학 공정의 한계를 뛰어넘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들이 나오고 있는 것. 특히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매켈비 공과대학 연구진이 일산화탄소(CO)를 원료로 유기산을 만드는 획기적인 성과를 발표하면서, 플라스마 기술은 탄소 중립 시대를 이끌 핵심 동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체·액체·기체 아닌 '제4의 물질' 플라스마는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네 번째인 '제4의 물질' 상태다. 일반적으로 기체에 높은 에너지를 가해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이온화 상태를 말하며, 수만 도 이상의 고온에서 생긴다. 쉽게 말해, 기체 알갱이들이 너무 뜨거워져서 겉돌던 '전자'라는 옷을 벗어던지고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활발한 상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분리된 입자들은 에너지가 매우 높아 주변 물질과 아주 쉽게 반응하는데, 과학자들은 바로 이 성질을 이용한다. 산업 현장에서는 전기 방전 장치 등으로 인공 플라스마를 만들며, 반도체 제조, 신소재 합성, 폐기물 분해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고 있다. 밤하늘의 오로라나 번개, 태양 역시 자연적인 플라스마 현상이다. 비밀은 '플라스마-액체 시스템'…반응 온도·pH가 수율 좌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워싱턴대학교 매켈비 공대의 엘리야 팀슨(Elijah Thimsen) 교수 연구팀은 플라스마 기술을 탄소 업사이클링에 적용해 큰 성과를 거뒀다. 연구팀은 지난 2025년 8월 5일 국제 학술지 'RSC 그린 케미스트리'에 발표한 논문에서, 온실가스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CO₂) 대신 일산화탄소(CO)를 출발 물질로 쓸 때 산업적으로 유용한 옥살산과 폼산의 생산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플라스마-액체 시스템'이다. 상온·상압 조건에서 만든 비열(非熱) 플라스마(전체 기체는 뜨겁지 않고 전자만 높은 에너지를 가져, 적은 에너지로도 효율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플라스마)를 물이 담긴 반응기에 주입해 일산화탄소가 물과 효율적으로 반응하도록 유도한다. 이 접근법은 이산화탄소를 먼저 일산화탄소로 바꾼 뒤, 다시 유기산으로 전환하는 '2단계 공정'이 훨씬 더 경제적이고 매력적인 대안임을 보여준다. 연구에 참여한 알시나 존슨 수다가르(Alcina Johnson Sudagar)연구원은 "플라스마-액체 시스템은 고압과 고온을 피할 수 있고, 촉매나 화학적 활성제가 필요 없어 더욱 친환경적"이라며 "우리 연구는 이산화탄소 고정과 지속 가능한 유기산 생산을 위한 효율적이고 비용 효과적인 경로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일산화탄소가 수용액 속 플라스마와 반응할 때 '수성가스 전환 반응'을 거쳐 유기산이 '중간체'로 생긴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수다르 연구원은 "열역학적 계산 결과, 유기산의 생성을 늘리려면 반응 온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산이 만들어질 때는 열이 발생하지만(발열 반응), 반대로 분해될 때는 열을 흡수하기(흡열 반응) 때문이다. 따라서 주변이 너무 뜨거우면 애써 만든 유기산이 다시 쉽게 분해될 수 있어,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생산량을 늘리는 비결이다. 또한, 용액이 강한 알칼리성(염기성)을 띨 때 유기산 생산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도 발견했다. 온실가스 넘어 폐플라스틱까지…넓어지는 플라스마의 활약 플라스마의 활약은 기체 상태의 온실가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탄소 업사이클링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폐플라스틱 같은 탄화수소 계열 폐기물을 유용한 화학 원료로 바꾸는 기술을 포괄한다. 이 분야에서 국내 연구진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최근 국내 한 연구팀은 1,000℃가 넘는 초고온 수소 플라스마를 이용해 폐플라스틱에서 에틸렌, 벤젠 등(다른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의 원료가 되는 물질)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를 70%가 넘는 높은 수율로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열분해 방식보다 원료의 순도가 월등히 높고 화학적 잔존물이 적어 친환경 자원 순환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플라스마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이미 널리 쓰이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원을 순환시키는 핵심 해결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CCU 핵심 기술 부상…상용화 과제는? 플라스마를 활용한 탄소 업사이클링은 '탄소 포집·활용(CCU: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의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다. CCU는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모아(포집) 그냥 땅에 묻는 대신, 유용한 제품으로 만들어(활용) 자원 순환과 탄소 감축을 동시에 이루는 기술을 말한다. 플라스마는 그중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공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상용화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기술의 경제성과 에너지 효율을 더욱 높이고, 대규모 공정에 안정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플라스마 생성에 필요한 전력을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면 공정 전체의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관련 기술 융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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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4)] 워싱턴대, '플라스마'로 탄소 업사이클링 신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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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대한민국 리빌딩, 대변혁의 항로를 설계하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폭격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위기 고조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그 어느때보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가운데 2026년 경제와 정세를 내다본『2026 대한민국 대전망』이 출간됐다. 각 분야별 최고 전문가 36명이 참여한 집단지성 프로젝트인『2026 대한민국 대전망』은 제목 그대로, 격변의 시대로 진입한 대한민국의 내일을 집단지성의 시선으로 진단한 국가 미래 보고서다. 주제는 "대변혁시대, 대한민국 리빌딩(Rebuilding)". 단순한 전망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새로 설계하기 위한 하나의 청사진이다. 이 책은 과학기술, 경제산업, 사회정치, 환경건설, 문화예술, 외교통상 등 여섯 개의 대축을 중심으로 국내 대표 지식인 36명이 참여해 '대한민국 지속가능발전 5대 지지대'-과학 혁신력, 경제 활력, 사회 균형력, 환경 복원력, 문화 포용력-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2026년 이후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각 분야를 '하나의 섬'이 아닌 '연결된 생태계'로 보고, 국가 시스템 전반을 다시 세우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주요 저자로는 이영한(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명예교수·지속가능과학회 회장) 교수가 이 책의 에이터이자 대표 저자로 기획 전반을 총괄했다. 이 교수는『대한민국 대전망』 시리즈를 2015년부터 이끌어온 중심 인물로, "대한민국 리빌딩"이라는 주제의 철학적 기초를 세웠다. 도시·환경·건축의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국가 시스템의 재구조화를 논의하며 이번 권의 핵심 메시지를 제시했다. 사회철학자이자 '중민(中民)' 개념의 창시자인 한상진 교수[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 · 중민재단 이사장]는 이번 책의 사회 균형력과 정치사회 전망의 사상적 근간을 제공했다. 중산층의 도덕적 책임과 사회적 연대, 세대 간 신뢰 회복이라는 주제를 통해 "지속가능한 민주사회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이필상 교수(고려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 전 고려대 총장)가 경제학자로서 '경제 활력'과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의 산업 재편' 부분을 이끌었다. AI·디지털 전환이 고용 구조와 산업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한국 경제의 혁신 생태계 복원을 위한 거시적 전략을 제시했다. 실물경제와 거시정책을 잇는 통찰이 돋보인다. 남성욱 교수(숙명여대 석좌교수 ·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특임교수)가 외교·안보 분야의 대표 필진으로, '외교와 통상' 편의 대북·인태 전략을 주도했다. 실용과 원칙의 균형 속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상 환경을 분석하며, 동북아 경제권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한국의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문형남 교수(숙명여대 한류국제대학 학장 · 한국AI교육협회 회장)는 '2026년 AI발 대량 감원' 분야를 파헤친다. 오픈AI의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 등으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실생활 속으로 밀접하게 파고드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는 '실업 대재앙 전조'냐 아니면 '새로운 번영의 출발점'이냐를 심도있게 살펴본다. 이 다섯 명은 『2026 대한민국 대전망』의 철학, 전략, 구조, 서사적 통합을 이끄는 핵심 저자 그룹이라 할 수 있다. 이영한이 기획의 나침반이라면, 한상진은 사회적 철학의 근간을 세우고, 이필상은 경제적 동력을, 남성욱은 외교적 시야를, 문형남은 AI로 인한 미래상을 담당한다. 즉, 이 다섯 사람의 관점이 모여 이번 책의 부제 '대변혁 시대, 대한민국 리빌딩'을 실질적 설계도로 구체화했다. 대변혁의 시대, "리모델링이 아닌 리빌딩"의 선언 편집진은 대한민국이 단순히 구조를 보수하는 '리모델링'의 단계가 아니라, 기초부터 다시 쌓아올려야 할 '리빌딩'의 시점에 서 있다고 본다. '리빌딩'은 낡은 토대를 허물고, 새로운 기둥을 세우는 일이다. 이 책은 그 기초를 국민이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2025년 트럼프 행정부 재출범, 비상계엄 사태, AI 대전환 등으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2026년의 대한민국은 다시금 '국가 시스템의 재구조화'를 요구받고 있다. 『2026 대한민국 대전망』은 이 거대한 변곡점을 "대변혁 시대의 대한민국 리빌딩"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한다. 사회적 균형, 기술 주권, 생태적 회복력, 문화적 포용성을 함께 엮어내는 종합적 비전이야말로 '대한민국호'가 항해해야 할 새로운 좌표라는 것이다. 8편 37장, 국가 전 부문을 꿰뚫는 집단지성의 설계도 책은 총 8편 37장으로 구성됐다. 「대한민국 조망」에서는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구조적 과제를 다루며 '중민(中民) 사회'와 '선(先) 개혁', 지방자치와 정교분리 문제를 조망한다. 「외교와 통상」편은 해양국가로서의 정체성과 대륙국가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탐색하며, 북방경제, 인도·태평양 전략, 재생에너지 통상, CPTPP 등 글로벌 질서 재편 속의 외교 전략을 제시한다. 「과학 혁신력」편은 기술주권과 산업안보, 핵심광물 리스크, 피지컬 AI, 신에너지 안보를 중심으로 첨단 산업 패권 경쟁의 미래를 전망한다. 「경제 활력」편에서는 AI 대전환 시대의 산업 구조 개편과 일자리 변화, AI 의료 및 조직 혁신 등 현실적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짚는다. 「건설 인프라」편은 글로벌 엔지니어링, 탈현장 건설, 친시장적 주택정책 등 산업 구조의 '정상화' 과정을 다루며, 「사회 균형력」 편에서는 청년 문제, 세대 갈등, 지역소멸, 국민연금 형평성 등 사회 지속성의 뿌리를 분석한다. 또한「환경 복원력」은 AI 기반 도시, K-AI시티, 정원 도시, 멸종위기종 보전 등 '그린과 AI'의 결합을 다루며, 마지막 「문화 포용력」은 신한류, 관광산업, AI 영화, 센티언스(감성 지능) 등 문화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각 편마다 핵심 분야 석학들의 시선이 녹아 있으며, 주요 쟁점을 요약한 「이슈 브리핑」12편은 책 전체의 지식 밀도를 높인다.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다섯 개의 기둥 이 책이 내세우는 '대한민국 지속가능발전 5대 지지대'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현실적 국가 전략의 틀이다. △과학 혁신력: 기술주권, 에너지 안보, 산업경쟁력의 기반, △경제 활력: AI·디지털 대전환 속 일자리와 산업의 균형, △사회 균형력: 청년·지역·세대 문제를 풀어낼 지속가능한 사회 시스템, △환경 복원력: 기후위기 시대의 생태 회복과 AI 기반 도시 혁신, △문화 포용력: 문화산업의 창의성과 정체성을 결합한 신한류 확산이다. 이 다섯 축은 상호 독립된 부문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작동해야 국가 전체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대전망' 시리즈의 여섯 번째 성취 이 책은 '대한민국 대전망' 시리즈의 여섯 번째 권으로, 2015년 『전환기 한국, 지속가능발전 종합전략』을 시작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2020), 『2023 대한민국 대전망』, 『2024 대한민국 대전망』, 『2025 대한민국 대전망』을 잇는 Vol.6이다. 10년에 걸친 시리즈는 "국가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일관된 주제를 중심에 두고, 시대마다 달라지는 위기와 기회를 기록해왔다. 이번 『2026 대한민국 대전망』은 그 여정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국가적 불확실성 시대, '생존의 언어'로서의 전망서 『2026 대한민국 대전망』은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는 책이 아니다. 불확실성 시대에 '국가 생존의 언어'를 제시하는 문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1년 이상 집필에 참여하며, '바로 보고(正見)', '바로 생각하고(正論)', '바로 쓰기(正筆)'를 원칙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도 학문적 진정성이 엿보인다. 특히 과학기술과 사회정치, 문화예술, 환경 등 서로 다른 분야를 통합적으로 조망함으로써, 독자는 "한국이라는 시스템이 어디서 흔들리고 있으며, 무엇을 새로 세워야 하는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한민국 리빌딩의 설계도를 펴다 『2026 대한민국 대전망』은 단순한 진단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리빌딩을 위한 설계도다. 이 책은 현재의 위기를 "해체의 전조"가 아니라 "재구성의 기회"로 바라본다. 저자들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이 과거를 회고하며, 새로운 100년의 기초를 다시 세우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거대한 불확실성의 파도 속에서도 이 책은 하나의 등불처럼 대한민국호의 항로를 비춘다. 그것은 "대변혁의 시대에도 대한민국은 선방(善防)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2026 대한민국 대전망』은 단순히 내년의 예측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공동체가 앞으로 어떤 철학과 구조를 선택해야 할지를 묻는 미래 설계서이자 시대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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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대한민국 리빌딩, 대변혁의 항로를 설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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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 호주 현지생산으로 'K-푸드' 본격 확산⋯비비고·다시다, 호주산 원료로 탄생
- CJ그룹의 식품 계열사 CJ푸드(CJ Foods)가 호주 내 현지 생산체계를 본격화하며 'K-푸드'의 세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수출 중심에서 벗어나, 현지 농산물을 활용한 제조·유통·마케팅까지 전 과정의 현지화를 통해 한국식 식문화의 글로벌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호주 푸드&비버리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CJ푸드는 퀸즐랜드·뉴사우스웨일스·빅토리아주에 걸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비비고 만두·김치·다시다 등 대표 제품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각각 육수·만두·발효식품 제조에 특화돼 있으며, 호주산 돼지고기·소고기 등 신선한 원재료를 사용해 제품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CJ푸드 오세아니아 총괄 유진 차 나바로(Eugene Cha-Navarro) 대표는 "호주 소비자에게는 현지 식재료로 만든 '진짜 한국 음식'을 제공하고, 동시에 지역 농업과 제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은 단순한 공급망 전략이 아닌, 문화와 지속가능성을 연결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미니해설] 호주 식탁 위로 확산되는 'K-푸드'…CJ푸드의 현지화 전략이 만든 변화 CJ푸드의 호주 전략은 단순한 수출 확대가 아닌 '문화 동반 진출'이다. 현지 농가와 협력해 원재료를 조달하고, 생산 및 물류를 현지화함으로써 한국식 식문화를 지역사회 속에 녹여내고 있다. 호주는 다문화 사회로, 이탈리아·인도·태국·베트남 등 세계 각국의 요리가 일상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에 친숙해진 호주인들이 늘면서 '라면'과 '떡볶이', '비비고 만두'와 같은 한식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이러한 변화는 CJ푸드의 현지 제조 확대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토대가 됐다. CJ푸드는 아시아 식품 전문점 중심이던 유통망을 호주의 대표적인 슈퍼마켓 체인 울월스(Woolworths), 콜스(Coles), 해리스 팜(Harris Farm), IGA 등 주요 대형 유통체인으로 확장했다. 이로써 한식 제품이 특정 커뮤니티를 넘어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유진 차 나바로 대표는 "호주는 '모자이크 커뮤니티(mosaic community)'로 불릴 만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이는 새로운 맛을 받아들이는 데 매우 개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공장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만두'는 중국식 딤섬 문화에 익숙한 호주인들의 입맛에 맞춰 빠르게 성장했다. CJ푸드는 호주산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사용해 신선도와 품질을 높였으며, 이를 통해 '한국 브랜드이자 프리미엄 현지 식품'이라는 인식을 확립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다시다'는 호주산 소뼈를 원료로 퀸즐랜드 공장에서 직접 육수를 추출해 만든다. 전통 한식의 기본 조미료를 현지 재료로 제조함으로써, '한국적 정체성'과 '호주산 원료의 신뢰성'을 결합한 사례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수입 제품과 달리, 지역 소비자에게 '내가 사는 땅에서 만들어진 K-푸드'라는 친숙함을 제공한다. CJ푸드의 현지 생산 전략은 ESG 경영과도 연결돼 있다. 장거리 운송을 줄여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고, 포장재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포장 혁신도 병행하고 있다. 차 나바로 대표는 "CJ그룹 전반에서 생분해성 소재 개발과 플라스틱 절감 노력을 지속 중"이라며 "지속가능한 제조와 소비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CJ푸드는 호주 시장을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삼고 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호주는 새로운 식품 콘셉트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장이다. 차 나바로 대표는 "호주는 글로벌 신제품을 시험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장이며, 이곳에서 얻은 피드백은 베트남·중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에도 반영된다"고 말했다. CJ푸드는 향후 비비고 브랜드를 '한식 전문 브랜드'에서 '글로벌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로 확장할 계획이다. 단순히 한국식 제품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의 식문화를 세계인의 일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다. CJ그룹은 식품을 넘어 문화·물류·미디어 산업을 아우르는 종합 생활문화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그 중심에는 '음식은 곧 문화'라는 철학이 있다. 호주 현지생산 확대는 이러한 철학의 실천이자, K-푸드가 세계 식품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적 발판으로 평가된다. 차 나바로 대표는 "한국에서 배운 맛의 기술과 호주 현지의 신선한 재료, 그리고 다문화적 감성을 결합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며 "CJ푸드는 호주 사회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CJ푸드의 현지화 전략은 단순한 식품 사업을 넘어, 한식이 세계 식문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 가치'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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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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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 호주 현지생산으로 'K-푸드' 본격 확산⋯비비고·다시다, 호주산 원료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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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부, 트럼프 '의약품 100% 관세' 예고에 대응⋯바이오 수출 전방위 지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생산 시설이 없는 제약사에 대해 의약품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정부가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의 수출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에서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5일(현지시간) "10월 1일부터 미국 내 제약 공장을 세우지 않은 기업의 의약품에는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SNS를 통해 예고했다. 의료기기와 화장품은 경쟁국 대비 유리한 관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의약품은 세부 정책이 불확실해 수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바이오시밀러(복제약)는 미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정부는 의약품 수출의 전 과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현지 마케팅·물류비용 절감, 신규 시장 발굴,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이 핵심이다. 또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 기간을 5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고, 개인정보 보호가 가능한 합성 데이터 개발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킬러규제' 5건을 개선 대상으로 확정하고 규제 개혁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미니해설] 트럼프 '보복관세'에 긴장한 정부, 바이오 수출 '풀코스 지원' 가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부터 '미국 내 공장 없는 제약사 제품에 100% 관세 부과'를 선언하면서 한국의 바이오·제약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복귀를 선언한 뒤 반도체·자동차에 이어 제약산업을 겨냥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의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기업들은 미국 시장 비중이 높고, 생산시설 상당수가 국내에 집중돼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은 미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단기 통상 위기이자 산업 구조 전환의 계기'로 보고 있다. 30일 열린 제8차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에서는 수출기업의 전주기 지원 대책이 논의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는 개발·인허가·마케팅·물류·유통 등 수출 전 과정을 아우르는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현지 마케팅 및 물류 비용을 줄이고, 유럽·중남미 등 신규 시장 개척을 병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한 국내 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혀 기업의 연구개발(R&D)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데이터 구축 기간을 5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고, 개인정보 노출 없이 인공지능(AI) 분석이 가능한 합성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 설계 등 글로벌 규제 대응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제약·의료기기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킬러규제' 5건이 개선 대상으로 확정됐다. 개선 항목에는 ▲혁신의료기술 선진입 제도의 요건 완화 ▲환자 동의서 변경 절차 간소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기간 재검토 ▲심의 과정 투명성 제고 ▲수출 활성화를 위한 영문 증명서 주소 표기 개선 등이 포함됐다. 김영태 바이오헬스혁신위 부위원장(서울대병원장)은 "정부가 규제개혁마당을 통해 발굴한 과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문가 검토를 거쳐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사실상 '리쇼어링(해외 공장 국내 복귀)'을 강제하기 위한 압박이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반도체 및 전기차 보조금 법안을 통해 추진된 제조업 회귀 정책을 '의약품 분야'로 확대한 셈이다. 미국 의회에서도 "의료 안보 확보"를 명분으로 자국 내 제약 생산 확대를 지지하고 있어, 한국 정부의 통상 협상력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기적 관세 이슈가 아닌,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트럼프의 관세 압박은 단순 보호무역이 아니라 미국 내 생산기반 확충을 위한 전략적 조치"라며 "한국 기업들은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미국·유럽 등 현지화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향후 기업 애로사항을 수시로 점검하고, 산업은행·무역보험공사와 협력해 금융·보증 지원을 병행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 외 지역으로 수출선을 넓히는 기업에는 물류비와 인증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대응의 핵심은 '미국 의존도 완화'와 '글로벌 시장 다변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바이오산업은 수익성 하락이라는 단기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정부의 전주기 지원과 규제 완화가 병행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기술 혁신과 시장 재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은 GDP의 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성장동력이다. 정부가 이번 위기를 '산업 생태계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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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부, 트럼프 '의약품 100% 관세' 예고에 대응⋯바이오 수출 전방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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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전회원국, 네덜란드 주도 세미콘연합으로 결집⋯반도체법 2.0 제정 주도
- 네덜란드 정부는 2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전 회원국이 EU의 반도체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네덜란드주도의 반도체칩 연합에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네덜란드가 주도해 지난 3월 EU 9개국으로 결성된 '세미콘 연합(Semicon Coalition)'은 이날 EU집행위에 선언서를 전달했다. 네덜란드의 디르크 벨야르츠 경제장관은 "모든 EU 관련 장관들은 오늘 유럽의 산업전략이 전세계에서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적응해야한다라는 사실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유럽의 의원, 업계단체, 기업들은 '반도체법 2.0' 제정을 위한 분위기를 띄우고 있으며 유럽대륙의 반도체전략에 있어서 갭을 빠른 시일내에 매우려고 하고 있다. 세미콘연합은 20%라는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반도체법에 대해 중요기술의 확보, 신속한 승인, 반도체칩 전체에 걸친 기술과 금융 강화 등 보다 목표를 좁힌 방안에 대해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의 세미콘연합은 지난 3월 결성 이후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유럽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왔다. 미국은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반도체 산업에 상당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도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세미콘연합의 공동 접근법은 EU의 기존 반도체 정책과 함께 유럽 대륙 내 반도체 생산 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이번 연합은 반도체 기술 분야의 연구 개발을 촉진하고, 유럽 내 핵심 반도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유럽 반도체 산업은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와 같은 특정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인 반도체 생산 능력은 미국과 아시아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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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전회원국, 네덜란드 주도 세미콘연합으로 결집⋯반도체법 2.0 제정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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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한국 숙취해소제 시장, 3500억 규모 성장⋯한류 타고 세계로
- '절주(節酒)'가 새로운 사회 미덕으로 떠오르는 역설 속에서 숙취해소제 시장은 오히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헛개나무(학명 Hovenia dulcis)를 앞세운 'K-숙취해소제'가 3500억 원 규모의 거대 시장을 이루며, 국내 편의점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젊은 세대의 음주 문화가 '숙취까지 챙겨주는' 선물 문화로 바뀌면서 시장 성장을 이끌었지만, 오는 10월부터 인체 적용 시험으로 효능을 입증해야 하는 정부 규제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산업 전체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숙취 해소의 풍경 "18년 전만 해도 이 재료의 이름조차 아는 이가 드물었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다"고 대한민국 최대 한약재 시장인 서울 양령시에서 '조선약초'를 운영하는 길사현(58) 대표는 말했다. 한때 약재상의 한구석을 차지했던 헛개나무가 이제 한국 숙취해소제 산업의 주춧돌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뜨끈한 해장국 한 그릇으로 숙취를 해소했다. 배추, 명태, 선지 등으로 끓여낸 해장국은 단순한 해독제를 넘어 고된 속을 달래주는 '위안의 음식'으로, 지금도 수많은 해장국 전문점이 이른 아침부터 숙취에 시달리는 손님들을 맞이한다. 그러나 최근 숙취 해소의 풍경은 편의점으로 옮겨왔다. 진열대 한편을 가득 채운 각양각색의 숙취해소제는 전통적인 음료 형태를 넘어 액상 파우치, 젤리 스틱, 환, 알약 등 혁신적인 형태로 진화하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대부분 제품이 헛개나무 추출물을 핵심 성분으로 내세우지만, 홍삼, 밀크시슬, 해초 등 새로운 원료들도 속속 등장하며 시장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2024년 한국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약 3500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보다 10% 성장한 수치다. 아이러니한 점은 시장의 성장세와 반대로 한국인의 알코올 소비량은 꾸준히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5년 이후 한 사람 앞에 알코올 소비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코로나19 유행 이후 맥주와 증류주 출하량 역시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선물 문화'가 키운 시장, 한류 타고 세계로 시장 성장의 동력은 뜻밖에도 변화된 음주 문화에서 나왔다. 과거 회식과 접대 중심의 문화가 숙취해소제 수요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MZ세대의 절주 흐름 속에서도 관련 제품 소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주영하 교수는 젊은 세대에게 숙취해소제가 실용 가치를 넘어 사회생활의 한 부분으로 기능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술자리를 갖기 전 여러 제품을 미리 사서 동석자들에게 선물로 나눠주는 모습이 흔하다"며 "단순한 약리 효과를 넘어 사회 의례의 뜻을 담아 음주 예절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독특한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현상이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의 황태영 분석가는 "숙취 관련 제품이 세계적으로는 틈새시장이지만, 한국과 일본은 음주 문화와 결합해 대중화에 성공했다"며 "두 나라는 각자의 음주 문화와 깊숙이 연관된 성숙한 산업 생태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민텔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출시된 숙취 해소 제품의 수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일부 제품은 '필수 소비재' 반열에 올랐으며, 이제 한류의 날개를 달고 세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황 분석가는 "K팝과 K푸드 등 한국 문화의 세계적 인기가 동남아시아,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숙취 해소 음료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통의 지혜'인가, '만들어진 서사'인가 헛개나무는 최근 "오래된 한국의 해법"이라는 이야기로 포장해 마케팅에 쓰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장이 다소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최고야 박사는 "헛개나무가 중국 고전 의학서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한국 의학 문헌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후대의 일"이라며 "숙취 해소 효능에 대한 관심은 1990년대 초 일본에서 특허가 나온 이후 한국의 과학 연구가 뒤따르면서 시작된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헛개나무의 효능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동물 실험에 그친다. 쥐 실험에서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이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고,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수치를 낮춘다는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 분해 효소(Alcohol dehydrogenase)의 활성을 높이고 간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연구마다 편차가 크고 제품별로 추출 부위나 성분 농도가 달라 표준화가 부족하며, 양질의 인체 임상 시험 자료가 부족하다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2021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헛개나무 특정 추출물을 "효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지만, 근거 수준은 낮다고 결론 내렸다. '심리적 위안' 넘어 '과학적 효능' 입증해야 지금까지는 뚜렷한 과학 근거 없이도 ‘숙취 해소’라는 표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 규제 당국이 나섰기 때문이다. 2025년 1월부터 시행된 새로운 규정에 따라, 기업들은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숙취 증상 개선과 혈중 알코올·아세트알데하이드 제거 속도 등 과학 근거를 제시할 의무가 생겼다. 오는 10월까지 근거를 내놓지 못하는 기업은 숙취 관련 마케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이로써 산업 구조는 실제 효능을 검증해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됐다. 과학의 확실성과는 따로, 소비자에게 숙취해소제는 이미 그 이상의 뜻을 지닌다. 대학 시절부터 숙취해소제를 애용해 온 직장인 이소영(26) 씨는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값이 부담 없고, 마시면 실제로 몸이 나아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나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효능 자체보다 심리적 안정감과 숙취 해소 과정의 의례적 행위를 더 중시하는 셈이다. 강력한 문화 대안인 해장국과 숙취 보조제가 공존하는 독특한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K-숙취해소제 시장은 헛개나무라는 신흥 전통 소재, 음주 문화와 결합된 사회 의례, K-컬처를 통한 수출 산업화, 그리고 강화되는 규제 속 과학 근거 요구라는 네 가지 흐름 속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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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한국 숙취해소제 시장, 3500억 규모 성장⋯한류 타고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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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 공식 출범⋯'움직이는 A' 시대 개막
- '움직이는 AI(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가 29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호텔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국내외 주요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정부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피지컬AI는 인공지능과 현실세계를 연결하는 핵심 기술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에 있다"며 "대한민국이 기술 주권과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피지컬AI는 주변 환경을 학습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시스템으로, 휴머노이드·자율주행차 등이 대표 사례다. 얼라이언스는 과기정통부·산업부·중기부 등 정부 부처와 현대차, LG AI연구원, 네이버클라우드, 두산로보틱스 등 민간기업이 참여해 기술·인재·거버넌스 등 10개 분과로 구성됐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참여 대상을 확대하고, 산업·생태계 연계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니해설] '움직이는 AI'의 서막…대한민국, 피지컬AI로 기술 주권 선언 로봇과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 속에서 스스로 사고하고 움직이는 '피지컬AI(Physical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고, 정부·산업계·학계·연구계가 함께하는 협력 플랫폼의 공식 가동을 선언했다. 이번 얼라이언스는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텍스트·이미지를 생성하는 차원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행동'과 '판단'을 수행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기술 전환점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이니셔티브다. 배경훈 장관 "피지컬AI는 기술 패권의 중심"…R&D 예산 신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피지컬AI는 인공지능과 물리 세계를 연결하는 핵심 기술로, 글로벌 기술 경쟁의 한가운데 있다"며 "산·학·연·관이 연대하는 이번 얼라이언스가 대한민국 기술 주권을 공고히 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정부 예산에 피지컬AI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신설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히며, "AI 기술의 선제적 확보를 통해 산업 현장의 난제 해결과 인재 양성, 데이터 확보,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장관은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정부 행정시스템 장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비상 상황이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출범식이기에 참석했다"며 "정부 TF가 24시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LG·네이버·두산로보틱스 등 대기업 총출동 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는 정부 부처 3곳(과기정통부·산업부·중기부)을 비롯해 국회 과방위 정동영·최형두 의원,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등 7인이 공동의장을 맡는다. 운영 구조는 5개 '생태계 분과'와 5개 '도메인 분과'로 나뉜다. 생태계 분과에는 ▲임우형 LG AI연구원장(기술)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솔루션) ▲민기식 SK쉴더스 대표(거버넌스) ▲이광형 KAIST 총장(인재) ▲윤정원 AWS코리아 대표(글로벌 협력)가 이름을 올렸다. 도메인 분과에는 ▲이동석 현대자동차 대표(AI 정의 차량)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완전자율로봇)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주력산업)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웰니스테크)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박성현 리벨리온 대표(ACR, AI컴퓨팅자원)가 공동 분과장을 맡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간사기관으로 참여해 분과별 협업을 지원한다. 산·학·연·관 연대 플랫폼…"AI 기술의 현실 접점 넓힌다" 피지컬AI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중심 AI를 넘어, 하드웨어와 결합해 인간의 판단과 행동을 모사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팩토리 로봇, 의료 보조 AI 등 현실 속 물리적 공간에서 직접 움직이고 판단하는 시스템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얼라이언스가 '움직이는 AI'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피지컬AI 기술의 국내 산업 적용 확대와 글로벌 협력 강화를 병행할 계획이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임문영 부위원장은 "피지컬AI는 국가 AI 전략의 핵심 과제"라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시장의 선도자로 자리매김하도록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AI 전쟁 속 대한민국의 전략 세계 주요국은 이미 피지컬AI 관련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비롯해 오픈AI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산업용 로봇과 연동된 AI 기술을 상용화 중이다. 일본은 소프트뱅크의 페퍼, 혼다의 아시모로 대표되는 피지컬AI 기술을 의료·노년 복지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은 뒤늦게 합류했지만, 반도체·로봇·모빌리티 등 하드웨어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빠른 도약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얼라이언스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표준화, 데이터 공유, 윤리 가이드라인 등 '거버넌스 구축'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기존 산학협력 모델과 차별화된다. "연말까지 참여 확대"…국가 AI 생태계의 허브로 과기정통부는 이번 얼라이언스를 희망 기업과 기관에 개방해 연말까지 참여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이달 초 출범한 '제조 AX 얼라이언스'와의 연계를 통해 산업 현장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고, AI 생태계 전반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피지컬AI는 AI 산업의 다음 세대이자, 로봇·모빌리티·제조·헬스케어 등 전 산업의 혁신을 촉발할 열쇠"라며 "산업 현장의 과제를 함께 풀어가는 협업 생태계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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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 공식 출범⋯'움직이는 A'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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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베트남서 전자제품 가격 하락에 '수익성 비상'
- LG전자가 베트남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가전제품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환율 변동, 중국의 저가 경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상반기 주요 품목의 평균 판매단가가 일제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VN리뷰는 LG전자가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냉장고와 세탁기의 평균 판매가는 전년 대비 4.9%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TV는 2.5%, 모니터와 디지털 사이니지는 각각 1.8%, 3.6% 떨어졌다. 에어컨의 경우 낙폭이 가장 커 15.2%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7.5%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카메라 모듈 역시 13.6% 하락해 자회사 LG이노텍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소비심리 위축과 환율 변동, 글로벌 경쟁 심화로 평균 판매단가가 하락했다"며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가격정책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프로모션을 확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가전(H&A)과 공조(ES) 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18조989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3.7%를 차지했다. TV·모니터 사업(MS) 부문 매출 9조3,430억 원(21.5%)을 포함하면 가격 하락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매출은 21조2720억 원, 영업이익은 6130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 영업이익은 18.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니해설] 글로벌 경기 둔화·중국 저가 공세에 흔들리는 '한국 가전 강자' LG전자가 베트남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가격 인하의 역풍'을 맞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력 가전의 평균 단가 하락은 단순한 할인 경쟁을 넘어 구조적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전통적으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왔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고가 제품 수요가 위축됐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의 대대적인 저가 공세가 겹치며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TV와 에어컨 시장에서 TCL·하이센스 등 중국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면서 LG전자도 할인 폭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 환율 요인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 시에는 수출 단가가 높아져 단기적으로 이익이 개선되지만, 최근 원화 강세와 글로벌 통화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환차익 효과가 줄었다. B2C(소비자 직접 판매) 중심의 가전 산업 특성상, 단가 하락은 곧 수익성 하락으로 직결된다. 이번 가격 인하는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춰 판매량을 늘릴 수 있지만, 원자재·물류·인건비가 높은 상황에서 단가 인하가 지속되면 영업이익률은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 특히 에어컨의 평균 단가가 15% 이상 떨어진 것은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LG전자는 하반기 대응 전략으로 '질적 성장'을 내세웠다. 가전 부문 의존도를 줄이고,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전장·공조·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강화해 변동성이 큰 소비재 시장의 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구독형 서비스, webOS, D2C(자사몰 직접 판매) 등 '논하드웨어(Non-HW)' 사업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특히 B2B 사업은 단가 변동이 적고, 고객사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LG전자가 지향하는 '수익 기반 강화'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또한 D2C 사업을 통해 유통 단계를 줄이고, 직접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도 병행한다.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이번 가격 인하를 "글로벌 가전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된 신호"로 본다. LG전자의 과제는 단기 실적 방어와 중장기 체질 개선의 병행이다. 가격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보다 질'의 전략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베트남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도 브랜드 가치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 수익성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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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베트남서 전자제품 가격 하락에 '수익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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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반도체 패키징 핵심소재 '액상 PID' 개발 완료⋯AI·고성능 반도체 시장 공략 본격화
- LG화학이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 소재인 액상 PID(Photo Imageable Dielectric) 개발을 완료하고 AI·고성능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29일 밝혔다. PID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미세 회로를 형성하는 감광성 절연재로, 회로 정밀도를 높여 반도체 성능과 신뢰성을 강화한다. 특히 고성능 반도체일수록 PID의 중요성이 커진다. LG화학의 액상 PID는 저온에서도 안정적으로 경화되고 수축·흡수율이 낮아 공정 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PFAS와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 규제 대응도 용이하다. 회사는 일본이 주도하던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필름형 PID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협업 중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단순한 소재 공급을 넘어 고객과 함께 반도체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해설] 첨단 패키징 소재 국산화, 일본 독점 구도에 도전장 LG화학의 액상 PID 개발은 단순한 신제품 발표를 넘어 반도체 소재 시장의 지형을 흔들 수 있는 의미 있는 행보다. PID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미세 회로를 구성하는 절연층으로, 전기 신호의 전달 경로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회로가 촘촘해질수록 절연재의 성능이 전체 칩의 신뢰성과 수율을 좌우하기 때문에, AI 반도체 시대에 ‘보이지 않는 핵심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LG화학이 개발한 액상 PID는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고, 저온에서도 안정적으로 경화되며 수축과 흡수율이 낮다. 이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습도 변화에 따른 미세한 변형을 최소화해 공정 안정성을 크게 높이는 장점이 있다. 또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PFAS와 유기용매(NMP, 톨루엔 등)를 배제한 ‘친환경’ 공정 소재라는 점도 글로벌 고객사들의 선택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 기술은 기존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던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의미를 갖는다. 일본의 쇼와덴코, 스미토모화학 등은 수십 년간 감광성 절연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왔다. LG화학은 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 전자소재 분야에서 축적한 필름 기술력을 기반으로, 필름형 PID 개발까지 병행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필름형 PID는 기존 액상 제품과 달리 대형 기판에서도 두께와 패턴의 균일성을 확보할 수 있고, 반복되는 온도 변화에도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판 업체들이 보유한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공정 전환 비용이 적다는 점은 상용화 가능성을 높인다. 최근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고성능·대면적화로 발전하면서 칩뿐 아니라 기판 수준에서도 미세 회로 형성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LG화학의 PID는 차세대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핵심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글로벌 톱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조기 양산체제를 구축할 경우, 일본 중심의 소재 공급망을 일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학철 부회장이 "소재 공급을 넘어 고객과 함께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전략적 포석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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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반도체 패키징 핵심소재 '액상 PID' 개발 완료⋯AI·고성능 반도체 시장 공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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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그룹 수퍼널, 핵심 경영진 줄사퇴⋯미래 항공 사업 '흔들'
-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사업 핵심 자회사인 수퍼널의 리더십 공백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수퍼널의 신재원 최고경영자와 데이비드 맥브라이드 최고기술책임자가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송재용 최고전략책임자(CSO), 트레이시 램 최고안전책임자(CSO) 등 다른 고위 임원들까지 회사를 떠났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 사업의 중요한 시점에 터진 핵심 경영진의 연쇄 이탈로 사업 추진력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재 수퍼널의 데이비드 로트블랫 사업개발 수석이 임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운영을 총괄하고 있으나, 새 CEO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A2' 개발 중단…표류하는 사업 전략 수퍼널은 이달 초 핵심 항공기 개발을 멈춘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부에서는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조치의 하나로 분석한다. 로이터 통신 등은 수퍼널이 지난 3월 모하비 공항에서 시제기 시험 비행이라는 초기 목표를 이룬 뒤 기술 면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수퍼널의 전략 혼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회사는 혁신 생태계 합류를 내세워 본사를 워싱턴 D.C.에서 캘리포니아로 옮겼지만, 이 결정이 오히려 운영에 부담을 더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난기류가 계속되면서, 지난 1월 'CES 2024'에서 배터리 기반의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S-A2 실물 모형을 공개하며 제시했던 미래상도 불투명해졌다. 장밋빛 기대 꺾인 시장…현대차, 중대 기로 수퍼널의 위기는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막대한 자본과 기술이 들어가는 전기 수직 이착륙기 산업 자체의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엄격한 규제, 까다로운 기술 문제, 높은 개발 비용 등의 난제 속에서 기술력만큼 경영 안정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인증 절차가 늦어질 수 있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첨단 모빌리티 분야에 74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의 하나로 이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사업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수퍼널은 경영진 사임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는 등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그룹 차원의 사업 안정화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외신은 경쟁사인 조비 에비에이션이나 아처 에비에이션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퍼널의 처지는 특히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한 소통 전문가는 테크크런치에 "이번 사태가 사업 '재설정'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이미 높은 개발 비용 부담을 안고 있는 분야에서 투자자 신뢰를 잃을 위험이 크다"고 전했다. 수퍼널이 다시 날아오르려면 자동차 제조 역량과 항공우주 혁신 사이의 간극을 메울 노련한 항공 전문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신속한 후속 조치가 없다면 도심 교통을 바꾸겠다던 현대차의 꿈은 예상보다 더 오래 땅에 머물며, 하늘길을 개척하려는 다른 기업들에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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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그룹 수퍼널, 핵심 경영진 줄사퇴⋯미래 항공 사업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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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8개 계열사 대표 전면 교체⋯40대 CEO 대거 발탁
- 신세계그룹이 26일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8개 계열사 대표를 전면 교체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남편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가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신세계센트럴 대표를 겸직하며 신성장 사업을 총괄하고, 문 사장은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직을 추가로 맡는다. 또한 지마켓에는 알리바바 출신 제임스 장이, SSG닷컴에는 최택원 이마트 영업본부장이 새 대표로 선임됐다. 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80년대생을 대거 중용해 40대 임원 비율을 기존의 두 배로 높였다. 신세계는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미니해설] 신세계 그룹 8개사 대표 물갈이 신세계그룹이 26일 단행한 2026년도 정기 임원 인사는 '세대교체'와 '신성장 전환'을 동시에 겨냥한 대규모 쇄신으로 평가된다. 그룹은 건설, 면세점, 푸드, 인터내셔날, 조선호텔 등 8개 주요 계열사 대표를 새로 임명하고, 80년대생 임원 비중을 두 배로 높이며 젊은 리더십 체제를 본격화했다. 이번 인사에서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백화점과 신세계센트럴을 함께 이끌며 유통 구조 혁신과 미래 신사업 확장을 주도하게 된다. 문 사장은 정유경 회장의 남편으로, 벤처투자 법인 시그나이트를 총괄하면서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를 통해 “가족 경영이 아닌 전문 경영 역량 강화”를 강조하며 인사 배경에 대한 외부의 시선을 의식한 모습을 보였다. 조직 개편도 대대적이다. 그룹은 백화점 부문에 '뉴비즈(New Biz) TF'를 신설하고, 신세계라이브쇼핑에는 '신성장 담당'을 신설해 신규 플랫폼과 콘텐츠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또 그룹 경영전략실 내에 법무팀을 신설하며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나섰다. 주요 계열사 대표 교체 역시 신세계그룹의 전략적 방향 전환을 반영한다. SSG닷컴 새 대표에는 최택원 이마트 영업본부장이 선임돼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를 강화하고, 지마켓에는 알리바바 출신 제임스 장(장승환)이 영입돼 글로벌 셀러 진출과 AI 기술 역량 강화를 주도할 예정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에는 마케팅 전문가인 최훈학 SSG닷컴 대표가, 신세계디에프(면세점)에는 이석구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발탁됐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40대 리더'의 약진이다. 신규 임원 32명 중 14명(44%)이 40대로, 그룹 전체 임원 중 40대 비중은 16%로 전년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1부문에는 1980년생 서민성, 코스메틱2부문에는 1985년생 이승민이 각각 대표로 선임됐다. 특히 이승민 대표는 신세계그룹 역사상 첫 여성 CEO로 기록됐다. 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미래 성장 계획을 한발 앞서 준비하고자 조기 인사를 결정했다"며 "새 리더십이 각 계열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마트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트레이더스를 별도 사업부로 분리, '이마트·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노브랜드'의 4개 사업체 구조로 개편했다. 또 W컨셉 글로벌 담당과 SCK컴퍼니 전략기획본부를 신설하는 등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강화를 위한 구조 조정도 병행했다. 이번 인사는 2024년 'SSG닷컴 적자 축소',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 개선' 등 부분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룹 전반의 성장 정체에 대한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통, 면세, 건설 등 주력 계열사들이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신세계는 '조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과 국내 유통 시장의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신세계의 세대교체 인사가 향후 '2세 경영체제의 안정화'와 '디지털 전환의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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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8개 계열사 대표 전면 교체⋯40대 CEO 대거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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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화웨이, AI 반도체 패권에 도전⋯'슈퍼팟' 클러스터 전략 공개
- 미국의 고강도 제재 속에서 움츠렸던 중국의 '기술 굴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거대한 포효를 시작했다. 중국의 대표 기술 기업 화웨이가 지난 23일(현지시간) '화웨이 커넥트 2025' 행사에서 AI 칩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를 3년 안에 따라잡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공개하며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일 칩의 성능 격차를 자체 설계 프로세서(어센드 시리즈)와 슈퍼컴퓨팅 클러스터(아틀라스 슈퍼팟)를 대량으로 배치해 압도적인 '물량 공세'로 극복하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AI 자립' 정책 지원과 화웨이가 가진 통신·네트워크 기술력을 결합한 이번 선언은 세계 반도체 지형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화웨이는 해마다 여는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기술 3개년 비전을 전격 공개했다. 화웨이의 에릭 쉬 순환 회장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차세대 AI 칩 '어센드(Ascend)' 시리즈의 로드맵과 이를 기반으로 한 '슈퍼팟' 설계 등 구체적인 기술 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4개월 만에 두 번째 전화 회담을 갖기 바로 전날 나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화웨이는 엔비디아의 전략 용어집에서 차용한 '슈퍼팟'이라는 용어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이는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등을 총망라하는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뜻한다. 2020년 미국의 제재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와의 거래가 끊긴 뒤, 최신 스마트폰 프로세서 사양을 공개하지 않아 전문가들이 직접 기기를 분해해 기술을 파악해야 했던 과거의 비밀주의와 완전히 다른 행보다. 칩 성능 열세, '초연결'과 '물량'으로 넘는다 화웨이 전략의 핵심은 '연결'과 '확장'이다. 개별 칩의 성능이 엔비디아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한 뒤, 이를 극복할 방법으로 네트워킹 기술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꺼내 들었다. 화웨이는 어센드 950, 960 등 차세대 칩을 통해 자체 개발한 상호연결 기술 '유니파이드버스(UnifiedBus)'로 자사의 어센드 AI 칩을 최대 1만5488개까지 하나처럼 묶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길게는 100만 개 이상의 칩을 네트워크로 만들어 초고성능 AI 연산력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현세대 기술인 '엔비링크72'가 그래픽처리장치(GPU) 72개와 중앙처리장치(CPU) 36개를 연결하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규모다. 단순히 수만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화웨이는 칩과 칩 사이의 데이터 전송 속도에서 엔비디아를 능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이 기술은 엔비디아가 곧 선보일 '엔비링크144'보다 최대 62배 빠르며, 2028년 출시 예정인 '어센드 970' 칩은 초당 4테라비트(Tbps)의 상호연결 속도를 갖출 예정이다. 현재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1.8Tbps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또한 화웨이는 칩과 칩을 잇는 기술 외에 칩 내부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의 제재로 SK하이닉스 같은 선두 메모리 기업과의 관계가 끊겼음에도, 자체 설계한 고대역폭 메모리 아키텍처를 통해 프로세서 내 데이터 전송 능력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장비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서 쌓아온 독보적인 네트워킹 기술력을 AI 반도체 클러스터에 접목해 판도를 뒤집겠다는 구상이다. 화웨이의 기술 자신감은 시장 성과로 입증되고 있다. 화웨이의 주력 칩인 '어센드 910c'는 FP16(16비트 부동소수점) 연산 모드에서 800테라플롭스(TFLOP/s)의 성능을 보여 엔비디아 H100의 약 60% 수준에 이르렀고, 특정 추론 작업에서는 비슷한 성능을 낸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 이후 중국 AI 칩 시장의 판도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2024년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용 H20 칩으로 100만 개 가까운 판매고와 170억 달러(약 23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나, 제재 탓에 기존 시장 점유율이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그 빈자리를 화웨이가 빠르게 채우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정부의 정책 지원 덕분에 텐센트,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 자국 빅테크 기업들이 화웨이의 어센드 칩을 대규모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화웨이의 로드맵 공개를 중국 반도체 생태계의 자신감 표출로 해석했다. 번스타인의 칭위안 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AI 로드맵을 공개적으로 명확히 밝힌 것은 미래의 현지 파운드리 공급 안정성에 대한 강한 신뢰의 신호"라며 "화웨이가 야심 찬 AI 계획을 뒷받침할 신뢰성 있는 제조 역량을 확보했음을 뜻하며, 세계 공급망 교란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자국 반도체 생태계 구축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화웨이의 자신감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한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술이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야망을 키울 것을 우려해 수년간 중국을 봉쇄하려 했으나, 중국은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기술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메타버스, 클라우드, 국가 기반 시설 사업 등에서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세계 시장에서도 통신 기반 시설과 컴퓨팅 통합 역량을 기반으로 점진적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실의 벽, '제조 역량'과 '성능 격차' 하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며 AMD와 인텔조차 후발 주자로 밀려난 시장이다. 화웨이의 '물량 공세' 전략은 단일 칩의 성능 열세를 전제한다. 번스타인은 차세대 '어센드 950' 칩 하나의 성능이 엔비디아의 차기 슈퍼칩 'VR200'의 6%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네덜란드의 ASML 같은 기업이 최첨단 반도체 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5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에서 여전히 낮은 수율과 핵심 제조 장비에 대한 접근성 제한이 기술 병목점으로 꼽힌다. 세계 증권사 제프리스는 "화웨이가 지난해 5나노 공정 기반의 '어센드 910D' 칩을 출시하려던 계획이 낮은 수율 문제로 무산된 바 있어 신규 칩 계획은 불확실하다"고 지적하며,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의 부재가 중국의 가장 큰 장애물임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도 화웨이는 흔들리지 않는 태도다. 화웨이의 에릭 쉬 회장은 기술 병목을 인정하면서도 엔비디아를 대체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화웨이는 2025년 하반기부터 아틀라스 950/960 슈퍼노드 출시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100만 개 이상의 칩으로 구성된 슈퍼클러스터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략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우리는 '슈퍼팟'과 클러스터 기술에 의지해야만 칩 제조 공정 기술에서 직면한 제약을 돌파하고, 우리나라의 AI 발전을 위해 무한한 컴퓨팅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AI 자립' 의지와 화웨이의 기술 승부수가 맞물리면서, 앞으로 2~3년 안에 세계 AI 칩 시장의 지각 변동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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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화웨이, AI 반도체 패권에 도전⋯'슈퍼팟' 클러스터 전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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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AI 거품 우려와 파월 경고에 하락⋯4일 연속 최고치 멈춰
-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 행진을 멈췄다. 인공지능(AI) 투자 열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경계 발언이 겹치며 차익 실현이 확대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55% 내린 6656.92, 나스닥은 0.95% 하락한 2만2573.47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19% 떨어진 4만6292.78로 거래를 끝냈다. 엔비디아는 전일 오픈AI에 대한 1000억달러 투자 발표 후 급등했으나 이날 2.8% 하락했다. 오라클(-4.4%)과 아마존도 약세였다. 제롬 파월 의장은 "여러 지표로 볼 때 주식 가격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하 경로가 불확실하다는 신호도 내놨다. 변동성지수(VIX)는 3.66% 오른 16.68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1.71%)와 유틸리티(+0.54%)가 강했고, 임의소비재(-1.44%)와 기술(-1.14%), 통신서비스(-0.52%)가 약세였다. 소형주 러셀2000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0.2% 하락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27일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대기하고 있다. 연방정부 예산 시한(9월 30일)을 앞둔 셧다운 우려도 경계 요인으로 부각됐다. [미니해설] AI 과열 논란과 연준의 경계, 뉴욕증시 랠리에 제동 조정의 촉발점은 엔비디아였다. 오픈AI에 대한 1000억달러 투자 발표로 전일 시장을 끌어올렸지만, 하루 새 시선이 바뀌었다. CNBC에 따르면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는 "처음에는 긍정적 반응이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곧 엔비디아가 오픈AI가 당장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 즉 '마지막 구원투자자'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오픈AI가 능력을 넘어서는 약속을 과도하게 해왔고, 이를 도와줄 유일한 지분 투자자가 엔비디아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해석의 핵심은 생태계의 자금 구조다. AI 대규모 학습·추론을 위한 반도체·전력·설비 투입이 현실 수익 창출 속도를 앞서면 특정 핵심기업 의존이 심화된다. 고객과 공급자가 얽힌 투자 고리가 강화될수록 밸류에이션 논란은 커진다. 이날 엔비디아가 2.8% 하락하고, 최근 석 달 50% 넘게 상승했던 오라클이 4.4% 밀린 흐름은 그 단면이다. 파월의 '고평가' 직설, 유동성 기대에 찬물 제롬 파월 의장은 "여러 지표로 볼 때 주식 가격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준 수장의 '밸류에이션 경계' 발언은 상징성이 크다. 전주 0.25%포인트(p) 인하에도 추가 완화 경로가 불확실하다는 신호가 겹치며 유동성 기대가 후퇴했다. 변동성지수(VIX)가 16선 중반으로 올라선 것은 심리의 미세한 균열을 보여준다. 시장에 중요한 변화는 '속도 조절'이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가동되더라도 인하 속도가 느리면 주가수익비율(PER) 재평가 폭은 줄어든다. 이는 AI 고베타·고성장주에 선별 압력을 높이고, 이익 지속성과 현금흐름 가시성이 높은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할 유인을 만든다. 방어주 선방, '새로운 혁신' 포인트 에너지(+1.71%)와 유틸리티(+0.54%)가 강했고, 임의소비재·기술·통신서비스는 약했다. 금리·유가·현금흐름 민감도가 낮은 방어적 테마가 상대 강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에선 '혁신' 서사가 유효했다. CNBC에 따르면 아이온Q는 미국 공군연구소 지원 하에 이온트랩 장비의 가시광 파장을 통신급 파장으로 변환하는 시연을 공개했다. "표준 파장으로 두 대의 양자컴퓨터를 곧 연결하겠다"는 경영진 발언이 전해지며 4%대 상승을 기록했다. AI 피로감 속에서도 차세대 컴퓨팅의 실증 성과는 자금 유입의 명분을 제공했다. 보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항공의 80억달러대 주문을 언급한 뒤 2% 올랐다. 대중국 항공기 공급 협상 진전 보도도 주가를 거들었다. 반면 테슬라는 약세로 돌아섰고, 아마존도 하락했다. 팔란티어는 BofA 목표주가 상향에 힘입어 변동 끝에 상승했다. PCE 물가와 워싱턴 리스크, 그리고 소형주 단기 방향성은 27일 발표될 PCE 물가에 좌우된다. 헤드라인과 근원 지표가 예상에 부합하면 연준의 점진적 완화 기대가 유지된다. 반대로 재가열 조짐이 확인되면 인하 속도 논쟁이 커진다. 정치 일정도 부담이다. 연방정부 예산시한(9월 30일)을 앞두고 셧다운 가능성이 커졌다. CNBC에 따르면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취소하며 교착이 심화됐다. 단기 파급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협상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연구개발 집행 등에 불확실성을 키운다. 한편 소형주 러셀2000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약보합으로 밀렸다. 금리 인하 초기 국면의 경기민감·내수순환 노출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신용비용 부담과 마진 방어 능력 차별화가 커지는 만큼 실적 확인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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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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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AI 거품 우려와 파월 경고에 하락⋯4일 연속 최고치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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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엔비디아, 오픈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40조원 투자
- 인공지능(AI) 대장 기업 엔비디아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22일(현지시간)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 합의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오픈AI와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을 사용해 오픈AI 모델을 학습·배포할 수 있는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10GW는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두 기업은 이날 이 거래에 대한 의향서(letter of intent)를 체결했다. 파트너십의 세부 사항은 앞으로 수주 내로 확정되며, 2026년 하반기 두 기업이 함께 구축하는 AI 인프라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것은 컴퓨팅에서 시작된다"며 "컴퓨팅 인프라는 미래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며, 우리는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고 있는 것을 활용해 새로운 AI 혁신을 창출하고, 이를 대규모로 사람들과 기업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이번 거래를 통해 오픈AI 지분을 받게 된다고 보도했다. 투자금은 단계적으로 제공되며, 첫 100억 달러는 첫 1기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파워가 배치될 때 투입될 예정이다. 또 이번 투자의 1단계는 내년 하반기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인 '베라 루빈'을 활용해 가동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과 함께 미 경제 매체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프로젝트는 거대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어 "10기가와트는 400만∼500만 개 GPU(그래픽처리장치)에 해당하며, 이는 엔비디아가 올해 출하할 총량과 같고 작년 대비 두 배"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와 오픈AI의 이번 파트너십은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가장 '핫한' 두 기업 간 대규모 협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오픈AI는 2022년 11월 챗GPT를 출시하며 AI 열풍을 이끌었으며, 엔비디아는 최신 AI 칩으로 AI의 고도화를 주도하고 있다. 황 CEO도 이번 파트너십을 "규모 면에서 기념비적"이라며 두 기업이 AI 붐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픈AI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주간 활성 이용자가 7억명에 달하는 챗GPT를 활용한 제품 서비스와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파워에 최고의 AI 칩을 확보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엔비디아도 오픈AI를 주요 고객으로 유지함으로써 치열해지고 있는 AI 칩 시장에서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자사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픈AI는 초기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최근에는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또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는 자체 AI 칩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픈AI는 이번 파트너십이 MS,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진행 중인 인프라 구축 작업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엔비디아와 MS를 "수동적(passive) 투자자이자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오픈AI와 협력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 이상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엔비디아는 장중 일시 4.5% 올라 올해들어 약 36% 급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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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엔비디아, 오픈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40조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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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삼성전자, 'One UI 9.0' 개발 착수⋯안드로이드 17 기반
-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17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운영체제 '원 UI(One UI) 9.0' 개발에 들어갔다. 공식 발표에 앞서 유출된 펌웨어 내부 코드를 통해 개발 움직임이 드러나면서, 앞으로 나올 갤럭시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능과 사용자 경험(UX) 변화에 시장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삼성의 핵심 전략으로 읽힌다. 20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에 퍼진 원 UI 8.5 시험판 펌웨어에서 '원 UI 9.0'의 존재를 알리는 코드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내부에서 다음 운영체제 개발을 본격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한다. 원 UI 9.0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17을 바탕으로 만든다. 보통 정수 단위 업데이트는 소수점 단위 업데이트보다 변화의 폭이 훨씬 크다. 따라서 원 UI 9.0은 현재 갤럭시 S25 시리즈에 적용한 원 UI 8.0이나 곧 나올 8.5 버전보다 디자인, 성능, 기능에서 눈에 띄는 혁신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가 요즘 맞춤형 설정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최적화에 힘을 쏟는 만큼, 시스템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더 발전한 인공지능(AI) 기능과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보이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유출된 코드로 드러난 '대규모 업데이트' 예고 출시 시점은 약 1년 뒤로 점쳐지지만, 앞당겨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구글의 새 안드로이드 공개 이후 갤럭시 기기 업데이트 속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9월 15일 원 UI 8.0을 배포한 것보다 더 빨리 새 업데이트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업데이트를 내놓기 위해 삼성 내부에서 관련 정책과 절차를 꾸준히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 UI 9.0은 차세대 폴더블폰에 가장 먼저 실릴 것이 유력하다. 다음 해 나올 갤럭시 Z 폴드와 Z 플립 신제품은 원 UI 9.0을 기본으로 탑재해 나올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 최초의 '트라이폴더블폰' 역시 원 UI 9.0으로 최적의 사용 환경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 우선 적용…투트랙으로 시장 주도권 강화 반면 상반기 주력 모델인 갤럭시 S26 시리즈는 원 UI 8.5를 싣고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그 뒤 가장 먼저 원 UI 9.0 업데이트를 받는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전략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모델 출시 시기에 맞춰 최신 소프트웨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삼성의 정책이 반영된 전략이다. 물론 원 UI 9.0에 어떤 새로운 기능이 담길지 지금 단정하기는 이르다. AI 관련 기능이나 기존 기능의 개선 방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유출된 원 UI 8.5 펌웨어가 다음 버전의 기능을 일부 암시할 수 있어 업계의 분석이 나올 전망이다. 사용자들은 우선 갤럭시 S25 시리즈를 시작으로 이달 말부터 차례로 넓혀가는 원 UI 8.0 업데이트를 먼저 만나게 된다. 원 UI 9.0은 2026년 무렵 다음 세대 폴더블폰과 주력 기기를 중심으로 적용될 예정이며,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삼성의 모바일 생태계를 키우고 시장 주도권을 다지는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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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삼성전자, 'One UI 9.0' 개발 착수⋯안드로이드 17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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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3대 지수 또 사상 최고⋯S&P500 6631·나스닥 2만2470 마감
- 뉴욕증시가 연준의 금리 인하와 반도체 업계 대형 투자 소식에 힘입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124.10포인트(0.27%) 오른 4만6142.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1.61포인트(0.48%) 상승한 6631.96으로, 나스닥 지수는 209.40포인트(0.94%) 뛴 2만2470.73으로 마감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2.4% 급등하며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은 전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으며 올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은 이를 경기 성장 기대감으로 해석하며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증시의 주인공은 인텔이었다.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와 PC용 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하면서 인텔 주가는 22.8% 폭등했다. 이는 38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엔비디아 역시 3.5% 뛰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테슬라는 8거래일 만에 하락했고, 임의소비재·필수소비재 등 일부 업종은 약세로 마감했다. 변동성지수(VIX)는 15.71로 전일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요 지수는 이번 주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S&P500은 6주 중 5주째 플러스 행진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니해설] 금리 완화와 AI 동맹이 이끈 뉴욕증시 사상 최고 행진 이번 랠리의 배경에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있다. 연준은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한 뒤 올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를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은 성장 회복 의지로 받아들였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부양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해석하며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다. 데이비드 테퍼 앱팔루사 매니지먼트 창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밸류에이션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이 시장을 어떻게 안 살 수 있겠느냐"며 "연말까지 한 번 반, 많게는 두 번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연준에 맞서 싸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과도한 인하가 시장 과열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소형주 강세와 기술주의 재편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은 이날 2.4% 급등해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기업들은 금리 인하 국면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본다. 대형 기술주 중심의 랠리와는 다른 흐름으로, 경기 전반의 회복 기대가 투자 흐름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주 역시 일부 종목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인텔은 22.8% 폭등하며 38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와 PC용 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영향이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가 AMD에 빼앗기고 있는 서버 CPU 경쟁력을 보완하고, 인텔은 엔비디아라는 동반자를 통해 반등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인텔이 강점을 가진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이퍼 샌들러는 "AMD의 서버 CPU 점유율 확대에 대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도 이날 3.5% 올랐다. 중국 수출 재개 기대감이 더해지며 반등세를 강화했다. 하지만 AMD와 브로드컴은 약세를 보였고, ARM은 4.5% 급락하는 등 희비가 갈렸다. AI 시대를 앞당긴 인텔·엔비디아 동맹 이번 반도체 협력은 단순한 투자 차원을 넘어 AI 시대 경쟁의 향방을 보여준다. 엔비디아는 업계 리더십을 다시 확인했고, 인텔은 반등의 기회를 얻었다. 스티브 아이스만은 CNBC에서 "시장의 가장 큰 이야기는 여전히 AI"라며 "하드웨어가 중심이 될 것이고, 그것이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얼마나 충격을 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정책은 주택시장에 일부 도움을 주는 수준에 그치며, 시장의 방향은 결국 AI가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과열 우려와 향후 증시 관전 포인트 이날 업종별 흐름은 엇갈렸다. 임의소비재와 필수소비재, 에너지 업종은 약세를 보였지만 기술주와 산업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VIX 변동성지수는 15.71로 전일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크지 않음을 보여줬다. 지금의 시장은 '완화적 통화정책'과 'AI 혁신'이라는 두 가지 축 위에 올라 있다. 연준의 속도 조절 여부와 기업 실적, 그리고 AI 전선에서의 경쟁 구도가 향후 증시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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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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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3대 지수 또 사상 최고⋯S&P500 6631·나스닥 2만2470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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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스마트 안경 신제품 공개 임박⋯AI·sEMG 기술로 차세대 웨어러블 선도
- 메타(META)가 대규모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구축에 수백억 달러를 투입하며 차세대 웨어러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타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열리는 '메타 커넥트(Meta Connect)' 컨퍼런스에서 신형 스마트 안경 '하이퍼노바(Hypernova)'를 공개할 예정이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날 오후 8시(미 동부시간) 기조연설을 통해 신제품을 직접 소개한다. 하이퍼노바 안경은 사용자 시야 우측 렌즈에 소형 디스플레이를 내장해 경로 안내, 실시간 번역 등 정보를 표시하며, 손목 밴드와 연동해 손동작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CNBC가 전했다. 특히 밴드에는 표면 근전도(sEMG) 기술이 적용돼, 손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미세 전기 신호를 읽어 기기와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됐다. 이 기술은 메타가 2019년 인수한 스타트업 CTRL-Labs에서 개발한 것으로, 지난해 증강현실(AR) 안경 '오리온(Project Orion)' 프로토타입을 통해 일부 기능이 시연된 바 있다. 메타는 최근 블로그 게시물에서 "sEMG는 기기와의 상호작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혁신적 입력 장치"라며 "사실상 모든 기기와 결합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메타는 현재 레이밴·오클리 브랜드와 협업한 스마트 안경 라인업으로 웨어러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기존 제품은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를 내장했으나 디스플레이 기능은 없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하이퍼노바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 AR 기반 시각 정보 제공을 강화할 전망이다. CNBC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대를 800~1,000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TF 인터내셔널 증권 밍치 쿠오 애널리스트는 "메타 안경은 3분기 대량 생산에 들어가 향후 2년간 15만~20만 대 출하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역시 오클리 브랜드와 협업한 신형 스마트 안경 '스파에라(Sphaera)' 시리즈도 이번 행사에서 함께 공개될 가능성을 전했다. 업계는 메타의 이번 행보를 두고 AI와 웨어러블 결합을 통한 차세대 플랫폼 주도권 경쟁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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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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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스마트 안경 신제품 공개 임박⋯AI·sEMG 기술로 차세대 웨어러블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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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행동주의 펀드·조직 불신'에 칼 댄 은행 출신 CEO
- 2015년 희대의 부정회계 사태로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던 일본의 자존심 도시바. 미국 원전 사업의 천문학적 손실과 연이은 대규모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리더가 쉴 새 없이 바뀌었다. 거함 도시바의 침몰을 막으려 등판한 구원투수들은 심연의 어둠 속에서 무엇을 보았고, 조직을 어떻게 이끌려 했을까. 최근 도시바의 실질적인 경영을 주도해 온 핵심 조직이 연내 해체를 앞두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 부사장 등을 거쳐 2023년 말 도시바에 합류한 이케야 고지 미쓰비시UFJ은행 출신 부사장이 전권을 쥐고 이끌어온 경영개혁 프로젝트팀, 이른바 '팀 이케야'다. 지난 8월 약 20명의 정예 인력으로 출범한 이 팀의 해체는 도시바가 길고 길었던 '재건 모드'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 노선'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조치다. 이케야 부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재건의 큰 그림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팀 해체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8월 3일 일요일, 도쿄 하마마쓰초의 구 본사 빌딩에 도시바의 핵심 임원 30여 명이 모였다. 이케야 부사장이 휴일까지 반납하며 소집한 이 회의의 주제는 단 하나, '도시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였다. 그는 '행동 변혁'이라는 열쇳말을 제시하며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도시바는 지금 당장 변해야 합니다. 그 방법을 외부인이 아닌 여러분 스스로 찾아내고 반드시 끝내야 합니다." 정예 조직 중심의 하향식 개혁을 끝내고, 현장의 모든 구성원이 주도하는 상향식 성장 전략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혼자 오시오"…위기 속 등판한 구원투수 시간을 약 7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당시에도 은행에서 온 또 다른 '재건 해결사'가 도시바의 문을 두드렸다. 구루마타니 노부아키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부행장을 거쳐 영국계 펀드 일본 법인 회장을 지낸 인물이었다. 2017년 말, 고바야시 요시미쓰 당시 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 회장(도시바 이사회 의장 겸임)이 그에게 은밀히 손을 내밀었다. "아시다시피 도시바는 절체절명의 위기입니다. 힘을 빌려주십시오." 갑작스러운 제안에 구루마타니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큰 의문이 맴돌았다. 첫째는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은 막대한 잠재 손실의 규모였다. 그는 "대차대조표가 실제 얼마나 훼손됐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둘째는 '행동주의 주주'라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자본잠식 위기에 몰린 도시바는 60개에 달하는 국내외 펀드에서 6000억 엔을 수혈받는 궁여지책을 썼다. 이 결정으로 행동주의 주주들의 지분은 단숨에 30%를 넘어섰고, 사실상 경영의 칼자루를 넘겨준 꼴이 됐다. 구루마타니는 이를 두고 "도시바 역사상 최악의 오점을 남긴 경영 판단의 실패"라고 혹평했다. 그럼에도 도시바가 가진 기술력과 저력은 매력적이었다. 그는 "알면 알수록 일본에 반드시 필요한 회사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아슬아슬하지만, 어떻게든 해볼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그에게 "반드시 혼자 부임해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주거래 은행 출신인 그가 대규모 인력을 대동할 경우, 은행의 경영 지배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결국 그는 홀로 거대한 어둠이 도사린 조직에 발을 들였다. 외부의 시선은 냉혹했다. 경제산업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도시바의 경영은 끔찍한 수준이다. 파산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행동주의 주주 대표는 더욱 날 선 경고를 날렸다. "연 30%의 수익률을 요구하는 우리 같은 '고리대금업자'에게 스스로 경영권을 넘긴 구 경영진의 판단에 솔직히 놀랐습니다. 구루마타니 씨, 앞으로 정말 힘든 일이 닥칠 겁니다." 내부는 더욱 충격이었다. 한 내부 출신 임원은 부정회계 연루자를 묻는 말에 "어떤 식으로든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만 100명에 가깝다. 사실상 거의 전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구루마타니는 "내부의 반란은 피할 수 없겠다고 각오했다"고 털어놨다. 절망 속 '보물산'과 조직의 오랜 병폐 거대한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은 있었다. 2018년 3월, 회장 취임을 앞둔 그는 가와사키시의 한 연구소를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기술자들은 외부에서 온 자신에게 조금의 경계심도 없이 순수한 열정으로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그는 "정치색이라곤 전혀 없는, 오직 최고의 기술을 만들겠다는 열망으로 가득 찬 집단이었다. 그들의 기준은 당연하다는 듯이 '세계 최고'였다"고 말했다. 기술 문외한인 그의 눈에도 양자암호통신을 비롯한 첨단 기술들은 거대한 '보물산'으로 비쳤다. 문제는 조직 전체에 퍼진 고질적인 병폐였다. 회사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위기 속에서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무관심, 본사 임직원을 불신하는 현장의 냉소주의가 팽배했다. 거대 기업의 실체는 구심점을 잃고 뿔뿔이 흩어진 모래알 조직이었다. 구루마타니는 이 '무관심의 악습'을 깨려 전 직원이 참여하는 경영 개혁에 착수했다. 전국의 모든 사업장을 직접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내 약 8만 명의 직원을 중심으로 해외 인력을 포함한 13만 명에 달하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1만 5200개의 개선 과제를 추진했다. 설계 변경, 소액 비용 절감 등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현장에서부터 쌓아 올린 것이다. 그는 "도요타라면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나의 진짜 목표는 전원 참여를 통한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개혁이었다"고 말했다. 시스템LSI, 해외 원전, LNG 사업 등 부실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64개 자회사를 줄이는 대수술을 단행하는 동시에, 바닥부터 시작한 개혁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2021년 3월기, 도시바는 1139억 엔의 흑자를 내며 1146억 엔의 적자에서 벗어났고, 2021년 1월에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를 덮친 또 하나의 예언이 있었다. '고리대금업자'를 자처했던 행동주의 주주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었다. 잃어버린 경영권을 되찾으려 치밀한 전략을 짜던 그에게, 예상치 못한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도시바의 지난 10년은 일본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 문화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였다. 은행 출신 해결사들의 연이은 등판은 단순한 위기 극복을 넘어, 행동주의 펀드와 내부 불신, 관료주의적 병폐를 정면으로 마주한 실험장이기도 했다. '팀 이케야' 해체와 함께 도시바는 이제 재건 모드에서 성장 궤도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그러나 행동주의 자본과의 긴장, 글로벌 경쟁 환경, 그리고 조직 문화 혁신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도시바가 '보물산' 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그 성패는 앞으로의 조직 운영과 시장과의 신뢰 회복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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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행동주의 펀드·조직 불신'에 칼 댄 은행 출신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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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96)] 차세대 나노 스위치 개발⋯전자기기 발열 줄여 반도체 효율 혁신 기대
- 전자기기 발열 문제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나노공학 스위치가 개발돼 반도체 및 전자산업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은 실온에서 '엑시톤(exciton·전자와 정공이 결합한 중성 입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최초의 트랜지스터형 나노 스위치를 제작했다고 미시간엔지니어링뉴스와 웹사이트 Phys.org, 과학 전문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 등이 전했다. 해당 연구는 나노과학회 대표 국제학술지 ACS Nano(미국화학회)에 발표했다. 엑시톤은 전하 없이 에너지를 운반하는 양자 준입자이다. 다시 말하면 엑시톤은 빛이 반도체 내 전자를 자극하여 양전하를 띤 정공을 남길 때 형성된다. 전자와 정공은 한 쌍으로 함께 이동하며 중성 에너지 패킷을 형성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엑시톤 나노스위치는 궁극적으로 기존 전자기기를 엑시토닉스(excitonics)로 대체하는 길을 열 수 있다. 연구팀은 텅스텐 다이셀레나이드(WSe₂) 단원자층을 이산화규소(SiO₂) 기반 나노 리지 구조와 결합한 '나노공학 광-엑시토닉(NEO) 장치'를 통해 기존 전자 스위치 대비 열 손실을 66% 줄였다. 또한 상온에서 19데시벨(dB) 이상의 온·오프 비율을 달성, 현존 상용 최고 수준을 넘어서는 성능을 입증했다. 엑시톤은 전하를 띠지 않기 때문에 전하 이동에 따른 저항과 발열을 최소화해 차세대 반도체·전자소자의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제어가 어렵다는 한계로 상용화가 지연돼 왔다. 이번 연구는 빛을 방출하지 않는 '다크 엑시톤'과의 상호작용을 활용해 엑시톤 이동 거리를 최대 400%까지 늘리고 방향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엑시톤은 이미 태양 전지와 유기 LED를 가능하게 하고,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하는 등 여러 기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반도체 집적도 한계와 전력 효율 문제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성능 연산용 반도체, 모바일 기기, 데이터센터 등 전력 소모와 발열 억제가 핵심인 산업 분야에 곧바로 응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맞춤형 구조 설계를 통해 엑시톤 수송을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전자와 광자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소자 상용화를 앞당기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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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96)] 차세대 나노 스위치 개발⋯전자기기 발열 줄여 반도체 효율 혁신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