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네팔 에베레스트 기후회의서 긴급 경고

기후 변화로 빙하가 후퇴하고 있는 네팔 안나푸르나 산맥 UN NEWS.jpg

기후 변화로 인해 빙하가 후퇴하고 만년설이 쌓이고 있는 네팔 안나푸르나 산맥. 사진=UN뉴스 캡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히말라야 빙하가 급속도로 붕괴되고 있다며 기후위기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네팔 정부가 수도 카트만두에서 처음 개최한 국제 기후 포럼 '사가르마타 삼바드(Sagarmatha Sambaad, 에베레스트 대화)'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록적인 고온은 기록적인 빙하 융해로 이어졌다. 오늘의 네팔은 말 그대로 '살얼음판' 위에 서 있다"면서 "30년간 전체 빙하의 3분의 1을 잃었고, 최근 10년간 빙하 융해 속도는 그 전보다 65% 빨라졌다"고 지적했다.


사가르마타는 네팔어로 에베레스트산을 의미한다. 이번 회의는 네팔 정부 주도로 장관, 국회의원, 기후 전문가, 시민사회 대표 등이 모여 기후변화, 산악 생태계, 지속가능성 등을 논의하는 다자 플랫폼으로 마련됐다.


20억 명의 생존이 걸린 물 문제


히말라야 빙하는 수세기 동안 남아시아 지역의 핵심 수자원으로 기능해왔다. 하지만 급속한 빙하 감소는 인근 지역뿐 아니라 강 하류에 의존하는 수많은 인구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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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랑탕 지역(사진)과 같은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빙하가 남아시아 주요 하천 시스템에 공급되어 수천만 명의 생명과 생계를 지탱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이들 지역의 빙하가 지속적으로  후퇴하면 남아시아의 20억 명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 사진=UN News

 

구테흐스 총장은 "갠지스강, 브라마푸트라강, 인더스강 등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강들의 수량 감소는 물 부족뿐 아니라 식량 생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남아시아 전체 20억 명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해수 침투와 맞물리면 삼각주 붕괴, 대규모 이주 등 전례 없는 재난이 벌어질 수 있다"며 "저지대 국가와 공동체가 영원히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래세대의 외침 "우리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네팔의 아동과 청소년 100여 명은 별도의 선언문을 제출하며 기후 행동을 촉구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단지 피해자가 아니라 '권리의 주체이자 기후 행동의 주체'임을 분명히 했다.


청소년들은 선언문에서 △ 기후 결정 과정에서의 아동 참여 보장 △ 청소년 주도 프로그램 지원 △ 청소년의 혁신과 기후행동 활성화 등을 요구했다.


네팔 유니세프 대표 앨리스 아쿵가는 "기후위기는 아동 권리 위기"라며 "영양, 건강, 교육, 전반적인 복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류의 미래인 아동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해법 설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화석연료 광란 멈춰야 할 때"

 

구테흐스 총장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지구 가열의 광란을 멈춰야 한다"며, 작년 히말라야 현지 방문 당시 외친 경고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그는 당시 히말라야 빙하지대 한가운데에서 "지구의 지붕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메시지에서도 그는 네팔이 기후위기 대응에서 보여준 리더십에 찬사를 보내며, 산림 복원사업, 조기경보 시스템, 2045년까지 탄소중립(Net-zero) 목표 등을 높이 평가했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늦는다

 

구테흐스 총장은 세계가 지금 즉시 행동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파리기후협정이 제시한 핵심 목표다. 

 

이를 위해 그는 △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 COP29에서 합의한 연간 1조3천억 달러 기후 재원 목표 이행 △ 적응 재정 400억 달러 이상으로 두 배 확대 △ 손실과 피해 대응기금(Loss and Damage Fund)에 대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지원 등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례 없는 협력이 필요하다"며 "유엔은 이 중대한 과업에서 여러분의 동반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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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38)] 히말라야 빙하 붕괴 임박⋯"인류는 '살얼음판'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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