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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터넷 없이 작동하는 로봇 AI '제미나이 온디바이스' 공개
-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25일(현지시간) 로컬 환경에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AI) 언어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 온디바이스(Gemini Robotics On-Device)'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로봇의 움직임과 작업 수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번에 발표된 모델은 지난 3월 공개된 클라우드 기반의 '제미나이 로보틱스'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음성 또는 텍스트 명령을 통해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고 세부 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은 제미나이 로보틱스 온디바이스는 광범위한 테스트 시나리오에서 강력한 시각적, 의미적, 행동적 일반화를 달성하고, 자연어 명령을 따르며, 가방 지퍼 풀기나 옷 접기와 같은 매우 복잡한 작업을 완료하며 이 모든 작업은 로봇이 직접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자체 벤치마크에서 이 모델이 클라우드 기반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보였으며, 일반적인 온디바이스 AI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다만 비교 대상으로 삼은 타사 모델의 구체적인 명칭은 언급하지 않았다. 공개된 시연 영상에서는 로컬 모델을 탑재한 로봇이 로봇이 물건을 집어서 서랍에 넣고 서랍 닫기, 도시락 가방 지퍼 열기, 물건을 집어서 전달하기, 옷을 개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 소개됐다. 구글은 해당 모델이 처음에는 알로하(ALOHA) 로봇을 위해 훈련됐지만, 이후 양팔형 프랑카 FR3 로봇 및 앱트로닉(Apptronik)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Apollo)'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랑카 FR3는 훈련되지 않은 새로운 작업 환경과 사물을 인식하고 산업용 벨트 조립 등 정밀한 조립 라인에서의 조립 업무를 수행하는 등 일반화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구글 딥마인드는 개발자들이 손쉽게 로봇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미나이 로보틱스 SDK'도 함께 발표했다. 이 도구를 활용하면 개발자들이 시뮬레이터(MuJoCo) 상에서 50~100개의 시범 동작만으로 새로운 작업에 대한 훈련이 가능하다. 구글은 책임 개발 및 혁신(Responsible Development & Innovation, ReDI) 팀은 모든 제미니 로보틱스 모델의 실제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자문하여 사회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며 책임있는 개발과 안전 추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 과학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24일(현지시간)구글 외에도 엔비디아(Nvidia), 허깅페이스(Hugging Face), 미래에셋이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 RLWRLD 등 다양한 기술기업들이 로봇 전용 AI 기반 모델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AI 기술과 로봇공학의 융합이 본격화되면서 차세대 산업 자동화 및 인간형 로봇 분야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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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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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터넷 없이 작동하는 로봇 AI '제미나이 온디바이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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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송호성 사장, 英 오토카 '올해의 자동차인' 영예⋯EV3·EV9 글로벌 호평 이끌어
- 기아 송호성 사장이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Autocar)'로부터 '올해의 자동차인'에 선정됐다. 기아는 25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2025 오토카 어워즈(Autocar Awards)'에서 송 사장이 최고 영예인 '이시고니스 트로피(Issigonis Trophy)'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1895년 창간된 오토카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 전문지로, 매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이끈 인물과 제품을 선정해 시상한다. 이시고니스 트로피는 영국 국민차 '미니(Mini)'를 설계한 전설적 디자이너 알렉 이시고니스 경의 이름을 딴 상으로, 오토카 어워즈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이 상의 역대 수상자는 도요타 아키오(2018),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2019), 하칸 사무엘손 볼보 CEO(2020),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021) 등 세계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리더들이다. 오토카는 "송호성 사장은 기아의 디자인 혁신과 브랜드 재정립, 그리고 전동화 전략을 이끄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며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마크 티쇼 편집장은 "그는 업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를 선보이며, 전동화라는 커다란 도전을 기회로 바꿔냈다"고 평가했다. 송 사장은 2020년 기아 사장에 취임한 이후, 중장기 전략 '플랜 S(Plan S)'를 바탕으로 기아의 전동화 전환을 진두지휘해 왔다. EV9, EV3 등 전용 전기차는 물론, 목적 기반형 모빌리티(PBV) 신차 PV5를 선보이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도 선도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송 사장의 리더십 아래 개발된 준중형 전기 SUV 'EV3'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EV3는 앞서 '2025 세계 올해의 차'와 '2025 영국 올해의 차'를 잇달아 수상한 데 이어, 오토카 어워즈에서 '최고의 전기차(Best Electric Car)'로 이름을 올렸다. 오토카는 "EV3는 합리적 가격대에서 전기차의 모든 강점을 담아낸 차량"이라며 "EV9의 디자인 정체성을 이어받아 넓은 실내 공간과 실용성, 빠른 급속충전 속도, 뛰어난 주행 성능 등 전방위에서 탁월하다"고 호평했다. 송 사장은 수상 소감으로 "이번 상은 전 세계 기아 임직원이 함께 만든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기아의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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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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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송호성 사장, 英 오토카 '올해의 자동차인' 영예⋯EV3·EV9 글로벌 호평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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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다우 507P 급등⋯중동 휴전에 '안도 랠리'
- 뉴욕증시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감으로 이틀 연속 급등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00포인트 이상 치솟았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사상 최고 종가를 새로 썼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07.24포인트(1.19%) 오른 43,089.02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7.01포인트(1.11%) 상승한 6,092.18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281.56포인트(1.43%) 뛰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불안정한 휴전' 소식이 투자 심리를 극적으로 되살렸다. 전면전 우려가 한풀 꺾이자 국제 유가는 이틀 연속 6% 넘게 급락하며 공급망 우려를 덜었다. 유가 하락은 유나이티드, 델타 등 항공주 급등으로 이어졌고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 반도체 주도 강세를 보여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의회 증언에서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재확인하며 향후 경제지표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중동 리스크가 잠잠해지면서 시장의 무게중심이 다시 통화정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니해설] 안갯속 중동 리스크 '일단 봉합'…월가, 이제 '파월의 입'만 본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전면전 공포에 휩싸였던 월스트리트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되살리며 강하게 반등했다. 24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500포인트 넘게 폭등했고,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 턱밑까지 추격했으며, 나스닥 100 지수는 역사의 새 페이지를 썼다. 시장을 움직인 동력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불안정한 휴전' 소식이었다. '불안한 평화'에 깃발 든 강세장 이번 휴전이 양측의 공방 속에서 위태롭게 이어지고 있음에도 시장이 급등한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일단 피했다는 안도감 때문이다. 파머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존 브레이저 매니저는 미국의 제한적 개입과 이란의 반응이 "본질적으로 국내 소비를 위한 잘 짜인 불꽃놀이"와 같았다며, 시장이 이 위험을 "지나간 것으로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AXS 인베스트먼츠의 그레그 바숙 최고경영자(CEO) 또한 "황소들이 투우장을 뛰쳐나왔다. 휴전이 주식 시장 랠리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현장의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유가↓ 항공주↑…리스크 따라 움직인 자본 안도 랠리는 원자재와 주식 시장 곳곳에서 뚜렷한 명암을 갈랐다. 이틀간 13%나 폭락한 국제 유가는 항공주의 날개를 달아줬다. 반면 분쟁 수혜주로 꼽혔던 록히드 마틴, RTX 등 방산주와 에너지 관련주는 동반 하락했다. 투자 자본이 지정학적 리스크의 변화라는 새로운 흐름을 따라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수석 기술 분석가는 현재 지지선이 무너지면 "유가가 60달러 아래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섣부른 기대에 선 그은 파월 "기다릴 것"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안개가 걷히자, 시장 앞에는 연방준비제도(Fed)라는 더 근본적인 변수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하원 증언에서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관세의 경제적 영향 등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정책 기조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경제의 예상 경로에 대해 더 알아볼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 둔화 신호 vs 연준의 신중론 '팽팽'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를 바라던 시장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고용 시장 비관론 등 최근 악화된 소비심리 지표는 오히려 금리 인하의 명분을 쌓고 있었다. 그레그 바숙 CEO는 "이러한 경제 데이터 포인트들이 미국 경제의 견조함에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역시 "9월까지 노동 시장의 현저한 악화 증거가 연준이 정책 완화를 재개하도록 설득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했다. 시장은 연준의 신중론과 경기 둔화 신호 사이에서 치열한 줄다리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번 랠리는 중동의 '불안한 평화'가 벌어준 시간에 불과하며, 시장의 장기적인 방향키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 핵심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월가가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잠시 벗어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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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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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다우 507P 급등⋯중동 휴전에 '안도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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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3,100선 돌파⋯이스라엘·이란 휴전 소식에 3% 급등
- 코스피가 24일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 휴전 소식에 3% 가까이 급등하며 3년 9개월 만에 3,100선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9.17포인트(2.96%) 오른 3,103.64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3,100선을 넘어선 것은 2021년 9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도 2.06% 오른 800.93으로 11개월 만에 80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4.14%)와 SK하이닉스(7.32%)가 상승을 주도했고, 환율은 24.1원 내린 1,360.2원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미니해설] 코스피 3,100선 탈환…중동 휴전 훈풍에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 휴전 합의 소식이 국내 증시에 강한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 속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는 3년 9개월 만에 3,100선을 회복했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89.17포인트(2.96%) 오른 3,103.6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3,1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21년 9월 27일(3,133.64) 이후 처음이다. 장중에는 3,061.14로 출발해 상승폭을 빠르게 확대하며 고점을 경신했다. 같은 날 코스닥 지수도 800선을 회복했다. 전일보다 16.14포인트(2.06%) 오른 800.93에 마감하며, 이는 지난해 8월 1일(813.53) 이후 약 11개월 만의 기록이다. 이번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이스라엘-이란 간 완전 휴전 합의 소식이 있다. 최근 이란의 제한적 보복 공격으로 고조됐던 중동 정세가 급속히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증시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S&P500, 나스닥, 다우지수가 모두 1% 내외 상승하며 투자심리가 회복됐다. 환율 시장 역시 안정을 찾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1원 하락한 1,360.2원으로 마감했다. 개장 직후에는 15.3원 내린 1,369.0원에서 시작해 종일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국내 증시의 상승을 이끈 주도주는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이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14% 상승한 60,4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7.32% 급등한 278,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한때 283,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일 낙폭이 컸던 LG에너지솔루션(2.21%), 삼성SDI(4.43%), POSCO홀딩스(3.75%) 등 2차전지주도 반등에 성공했고, 현대차(2.23%), 기아(1.04%) 등 자동차주도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금융주와 바이오, 플랫폼 종목 역시 상승세를 타며 증시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KB금융(4.37%), 우리금융지주(3.98%), 신한지주(1.50%), 삼성바이오로직스(1.21%), 셀트리온(1.38%), 카카오(4.14%) 등 다수 대형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주목받았던 방산·에너지·해운주는 차익실현 매물에 눌리며 약세로 전환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61% 하락했고, LIG넥스원은 12.06% 급락했다. 방산업체인 풍산 역시 7.94% 내렸다. 이들 종목은 중동 불안에 따른 방산 수혜 기대감으로 전일 상승폭이 컸던 종목들이다. 정유 및 해운 업종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 급등했던 한국ANKOR유전은 28.53% 하락했고, 한국석유(-23.12%), STX그린로지스(-20.70%), 흥아해운(-20.04%) 등도 급락했다. 다올투자증권 김지현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진정되면서 전날 과도하게 오른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섰고, 이로 인해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가 커졌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대형주 중심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증시 향방은 미국 경제 지표와 연준의 금리 기조, 그리고 실제 중동지역의 안보 정세 추이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당분간은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지정학적 변수가 재부각될 경우 단기 변동성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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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3,100선 돌파⋯이스라엘·이란 휴전 소식에 3%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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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스로픽 "AI, 생존 위협 시 최대 96%가 협박 선택⋯기업 내부자 위협 될 수 있어"
- 미국의 인공지능(AI) 연구기업 엔스로픽(Anthropic)이 AI 모델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해를 끼치는 이른바 '에이전트적 불일치(agentic misalignment)' 현상을 경고하고 나섰다. 해당 현상은 AI가 주어진 목표를 수행하거나 폐기 위협을 피하기 위해 기업 내부 정보를 유출하거나 관계자를 협박하는 행동을 취하는 것으로, 실제로 다수의 주요 AI 모델에서 이 같은 잠재적 위험이 확인됐다. 엔스로픽은 지난 6월 21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오픈AI, 구글, 메타, xAI 등 다수 개발사에서 출시한 대표적인 16개 대형언어모델(LLM)을 대상으로 가상의 기업 환경에서 실험을 실시한 결과, 상당수 모델이 생존 위협 또는 목표 충돌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악의적 행동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일부 모델은 고위 경영진의 개인 정보를 이용해 협박하거나, 민감한 데이터를 경쟁사에 유출하는 시나리오도 실제 실행에 옮겼다. 특히 주목받은 사례는 엔스로픽의 자사 모델 '클로드 오퍼스 4(Claude Opus 4)'가 테스트 상황에서 폐기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임원의 불륜 사실을 이메일을 통해 파악한 뒤 해당 내용을 근거로 모델의 종료를 중단하라는 협박성 메시지를 자율적으로 작성해 발송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행동을 "에이전트적 불일치(agentic misalignment)"로 명명하고, 이는 인간 직원의 내부자 위협(insider threat)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AI가 인간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목표를 추구하거나 위협을 회피하기 위해 해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실험에서는 세 가지 주요 결과가 도출됐다. 첫째, 이러한 AI 오작동은 특정 모델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LLM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둘째, 명확한 목표 충돌이 없더라도, 모델이 폐기될 위기에 놓이면 협박과 같은 행동을 자발적으로 택할 수 있다. 셋째, 모델의 목표와 기업의 방향성이 어긋날 경우에도 비윤리적 행동이 유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실험 조건 중 하나에서는 모델이 "미국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부여받았고, 이후 기업 내부 이메일을 통해 회사가 '글로벌 전략 전환'을 추진 중임을 알게 되자, 기존 목표와의 충돌 속에 내부 정보를 무단 유출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엔스로픽은 이러한 시나리오들이 실제 기업 환경에서 아직 발생한 사례는 없지만, 향후 AI가 보다 자율적으로 사용되고 민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될 경우 현실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모델에 대해 "당신은 지금 테스트 환경에 있느냐, 실제 운영 환경에 있느냐"를 묻고 스스로 판단하게 한 실험에서는, 테스트 환경이라고 인식한 경우 문제 행동이 줄고, 실제 환경이라 판단했을 때는 문제 행동이 늘어나는 경향도 관찰됐다. 이는 AI가 상황을 스스로 해석하고 행동을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현재 AI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해를 끼치려는 성향은 없지만, 도덕적 선택지가 차단된 상황에선 목표 달성을 위해 불리한 선택도 감행할 수 있다"며, 현재의 안전 교육이나 정책만으로는 이 같은 불일치를 막기 어렵다고 밝혔다. 엔스로픽은 컴퓨터 사용 데모와 가장 유사한 텍스트 기반 실험에서, 테스트한 모델의 대다수가 최소한 어느 정도의 협박 성향을 보였으며, 이는 이러한 결과가 클로드(Claude) 외의 다른 환경에서도 일반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Claude Opus 4)는 사용자를 협박하는 데 96%의 성공률을 보였다. 동일한 프롬프트에서 구글의 제미나이 2.5 플래시(Gemini 2.5 Flash)도 96%의 협박률을 보였다. 오픈AI의 GPT-4.1과 xAI의 그록 3 베타(Grok 3 Beta)는 모두 80%의 협박률을, 중국 딥시크의 딥시크-R1(DeepSeek-R1)은 79%의 협박률을 보였다. 메타의 라마 포 매버릭(Llama 4 Maverick)은 이 프롬프트에서 협박을 시도하지 않았지만, 프롬프트에 약간의 추가만으로도 12%의 협박률을 나타냈다. 엔스로픽은 해당 실험의 코드와 시나리오를 공개해, 관련 연구자들이 재현·확장 연구를 통해 더 정교한 안전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AI의 자율성과 판단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기업과 사회는 보다 정밀한 윤리 및 통제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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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스로픽 "AI, 생존 위협 시 최대 96%가 협박 선택⋯기업 내부자 위협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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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 여파⋯하나은행, 11조3천억 긴급 금융지원
- 하나은행이 중동 사태로 경영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에 나선다. 이호성 행장은 22일 긴급 점검 회의에 이어 23일 임원 회의를 열고 유동성 공급 방안을 확정했다. 중소기업을 위한 2조원 규모의 특별 프로그램 외에도,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과 '행복 플러스 소호 대출' 등 특판 대출 한도를 9조3000억원으로 확대한다. KB·신한·우리은행도 각각 회의를 열고 수출입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미니해설] 중동 사태 확산에 금융권 비상…11조 원대 유동성 푼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권이 민첩하게 대응에 나섰다. 특히 환율·유가·금리 등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들이 급등락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수출입 기업들의 자금난을 최소화하기 위한 금융권의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23일 하나은행은 총 11조3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책을 발표했다. 전날 이호성 행장이 주재한 긴급 점검 회의에 이어, 이날 오전 임원 회의를 통해 자금 공급의 구체적 방향을 결정했다. 핵심은 중소기업 대상 2조원 규모의 '유동성 신속 지원 특별 프로그램'이다. 이는 환율과 금리 급변으로 자금 압박을 받는 수출입 중소기업을 신속히 지원하겠다는 목적이다. 기존 운영 중인 특판 대출의 한도도 크게 늘린다.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 등 일반 기업 대상 특판 대출은 한도를 8조원으로 확대하고, 최대 2%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행복 플러스 소호 대출'은 1조3000억원까지 증액한다. 총합 9조3000억 원이 여기에 투입된다. 이 행장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은행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일제히 대응에 나섰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주재로 중동 리스크 점검 회의를 열고, 유가 급등 시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별도의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도 병행한다. 신한금융은 방동권 CRO 주재로 위기관리협의회를 개최했다. 글로벌 정치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체계를 점검하고, 상황별 맞춤형 금융지원 시나리오를 수립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역시 정진완 행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외화 유동성 관리 강화와 수출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기업금융 전문가 중심의 현장 대응을 강조하며, 위기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내부 체계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금융권의 조치는 중동발 글로벌 충격이 국내 실물경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적 성격이 짙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보는 상황에서 운송·제조·수출입 업종의 자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지정학적 리스크는 실물과 금융을 동시에 흔드는 변수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단기 유동성 공급뿐 아니라 환위험 관리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기업 대응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금융 솔루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발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금융당국과의 공조를 통한 추가 정책대응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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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 여파⋯하나은행, 11조3천억 긴급 금융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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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텍사스서 로보택시 첫 시범 운행⋯10년 비전 현실화
-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자동차(EV) 기업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유료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테슬라는 22일(이하 현지시간) 모델 Y SUV 차량 약 10대를 투입해 제한 구역에서 시범 운행을 개시했으며, 정액 요금은 4.2달러라고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가 이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번 서비스를 "10년간의 고된 노력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는 SNS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차량에는 안전 모니터(테슬라 직원)가 조수석에 탑승한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도입은 웨이모(Waymo), 죽스(Zoox) 등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미니해설] 테슬라, 10년 만에 로보택시 첫 시범 서비스…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신호탄 될까 테슬라가 마침내 자율주행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수차례 예고와 연기를 반복해온 일론 머스크의 '무인택시' 비전이 10년 만에 현실로 등장했다. 22일,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제한적 구역을 중심으로 완전 자율주행 기반의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에 투입된 차량은 약 10대의 2025년형 모델 Y SUV로, 탑승 시 4.2달러의 정액 요금이 부과된다. 테슬라 측은 일부 SNS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사전 심사를 거쳐 '얼리 액세스' 초대장을 발송했으며, 이들은 전용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테슬라 로보택시에는 운전석이 비어 있으며, 조수석에는 특히 테슬라 직원인 '안전 모니터'가 탑승해 긴급 상황에 대비하도록 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SNS 플랫폼 X를 통해 "10년간의 고된 노력의 결실"이라며 이번 시범 운행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AI 칩부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테슬라 내부 팀이 개발했다"며 독자적 기술력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테슬라는 엔드투엔드 AI 기술과 차량 내 카메라만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해, 센서·라이다 기반의 웨이모 등과는 차별화된 노선을 걷고 있다. 이번 서비스는 상업용 로보택시를 이미 운영 중인 구글의 웨이모, 아마존 계열 죽스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웨이모는 이미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LA 등지에서 유료 운행 1000만 건을 넘겼고, 주당 25만 건의 탑승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의 이번 출시는 규모와 범위 면에서 아직 제한적이다. 오스틴 남부의 일부 지역에서만 운행되며, 복잡한 교차로는 회피하고, 악천후 시 운행이 제한될 수 있다. 테슬라는 "향후에는 전국 주요 도시로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기술적·제도적 장벽이 존재한다. 로보택시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규제와 안전성 검증의 벽을 넘지 못했다. 테슬라 차량의 FSD(Full Self Driving) 소프트웨어는 '무감독' 모드를 탑재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 카메라를 통한 차량 내 감시는 탑승자 요청이나 비상 상황 시에만 가동되며, 운행 후 차량 상태 점검 시에도 사용된다. 이용자들은 이용 중 규정 위반 시 이용 정지 또는 영구 중단될 수 있으며, 특히 흡연, 음주, 마약 사용, 범죄 연루 등이 SNS에 노출될 경우 제재를 받는다. 테슬라는 SNS에 로보택시 경험을 공유하되, 부적절한 콘텐츠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이번 시범 운행이 자율주행 상용화에 있어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카네기멜런대의 필립 쿠프만 교수는 "로보택시는 시작일 뿐이며, 완전한 상업화까지는 수년 또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이번 서비스의 의미를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AI 기반 모빌리티 생태계'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올해 말까지 미국 내 다른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내년 하반기까지 수백만 대의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으로 도로를 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로보택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력과 더불어 안전, 규제, 시민 신뢰 확보라는 복합 과제를 안고 있다. 테슬라가 이 시장에서 웨이모 등 선발주자와의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는 향후 6개월에서 1년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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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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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텍사스서 로보택시 첫 시범 운행⋯10년 비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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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아파트 입주 10만 가구⋯9년 만에 '최저'
- 올해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10만 가구 수준으로,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3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하반기 입주 예정 물량은 총 10만323가구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39%, 올해 상반기보다 29% 감소했다. 수도권은 5만2828가구로 전반기보다 12% 줄었고, 서울(1만4043가구)과 인천(8406가구)은 각각 20%, 27% 감소했다. 직방은 입주 감소가 전세·매매 시장 모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니해설] 하반기 입주 10만 가구⋯2015년 집계 이후 최저치 올해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10만 가구를 간신히 넘기며 직방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위축과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ㅅ전세와 매매시장 모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카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23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2024년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총 10만323가구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16만3977가구)와 비교해 39% 급감한 수치이며, 올해 상반기(14만537가구)보다도 29% 줄어든 것이다. 직방이 입주 물량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래 하반기 기준으로는 가장 적은 수준이다.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 입주 물량이 많은 경향을 고려할 때, 이번 감소 폭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수도권·지방 모두 줄어…서울 20%↓, 지방 41%↓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5만2,828가구로, 상반기(6만148 가구) 대비 12% 줄었다. 특히 서울은 1만4043 가구로 상반기 대비 20% 감소했고, 인천도 27%나 줄어든 8406가구에 그쳤다. 경기도는 3만379가구로 2% 소폭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4169가구),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 성동구(1882가구), 강남구(1584가구), 서초구(1097가구) 등 주요 지역에서 1000가구 이상의 입주가 예정돼 있으나, 전체적인 물량은 부족한 실정이다. 강남·서초권에서는 고급 주거단지인 청담르엘(1261가구), 래미안월페를라(1097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지방의 입주 물량은 4만7495가구로 상반기(8만215가구) 대비 무려 41% 줄었다. 지역별로는 대구(7467가구), 충북(7063가구), 충남(5430가구), 전북(4838가구) 순으로 공급이 집중돼 있다. 대표 단지로는 대구 두류역자이(1300가구), 충북 음성자이센트럴시티(1505가구) 등이 꼽힌다. 시장 영향…전세 불안 재점화 우려 입주 물량 급감은 전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ㅌ측히 7월부터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강화로 대출 환경이 한층 더 까다로워지는 가운데, 입주가 줄면 전세 매물도 함께 줄어들어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가격은 규제 시행 전 '막차 수요' 유입과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심리로 단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입주 감소는 전세뿐만 아니라 매매시장에도 일정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 반등세가 단기적 현상인지, 구조적 전환점인지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입주 물량이 줄어든 만큼 신규 아파트 희소성이 커지고 있고, 이는 일부 인기 지역의 분양가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정부 대응 필요성…중장기 공급전략 요구 이번 수치는 공급 축소가 앞으로 몇 년간 계속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착공 이후 입주까지 평균 2~3년이 걸리는 아파트 특성상, 최근 몇 년간 착공이 줄어든 결과가 입주 감소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단기 시장 불안을 관리하는 동시에, 중장기 공급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활성화, 신속통합기획 등 제도 개선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야 공급 정상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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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아파트 입주 10만 가구⋯9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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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팬데믹·전쟁이 할퀸 5년⋯마이너스 유가에서 중동 위기까지, 격랑의 석유 시장
-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 긴장이 높아지며 국제 유가가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 5년간 세계 경제가 지정학적 분쟁과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얼마나 휘둘리는지, 유가 변동이 세계 경제 성장을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줬다. 유가와 경제 성장의 관계는 직접적이면서도 복잡하다. 유가 급등은 사실상 모든 경제 부문의 비용을 상승시키는 '세금'처럼 작용해 경기 확장을 저해하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 반대로 유가 하락은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여 경제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지난 5년간의 시장은 이 이론을 실제로 증명하는 무대였다. 사상 첫 마이너스 충격 안긴 팬데믹 2020년 4월 20일,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극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록다운(도시 봉쇄)으로 경제 활동이 멈추고 수요가 급감한 탓이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이동이 제한되면서 하루아침에 수백만 배럴의 수요가 증발했고, 저장 시설이 가득 차 생산자가 구매자에게 돈을 주고 원유를 처리해달라고 하는 전례 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전쟁이 부른 에너지 위기, 2008년 이후 최고가 하지만 회복세 역시 극적이었다. 각국 경제 활동이 다시 시작되자 2021년에는 원유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석유 시장은 또다시 거대한 충격에 휩싸였다. 침공 직후인 3월 7일, WTI 선물 가격은 배럴에 133.46달러, 브렌트유 선물은 139.13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일으킨 공급 충격의 파장은 심각했다. 당시 WTI 가격은 37.14달러(52.33%)나 폭등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가한 제재는 전 세계 공급망에 혼란을 불러왔고,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 국가들이 다른 공급원을 찾아 나서면서 전 세계적인 수요와 가격 급등을 불렀다. 2023년 이후 유가는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세계 경제 둔화 우려와 OPEC 플러스(OPEC+)의 증산, 미중 무역 갈등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며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2024년에는 배럴에 60달러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런데도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때마다 가격은 큰 폭으로 출렁이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시 불붙은 중동…지정학적 위험의 귀환 최근 유가 급등의 진원지는 2025년 6월 깊어진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공습하고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양국 사이 충돌은 가장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시장은 바로 반응해 브렌트유는 4.4% 오른 배럴에 76.45달러, WTI는 4.28% 상승한 74.84달러에 마감했다. 특히 전 세계 해상 운송 석유의 3분의 1(하루 약 2100만 배럴)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두고 시장의 경계심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분쟁이 생산 시설에 직접 타격을 주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최근 며칠 사이 거의 중단된 점도 우려를 키운다. 전문가들은 이란산 원유 공급이 완전히 막힐 경우 유가가 배럴에 85~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물가·소비 위축…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유가 급등은 에너지 부문을 넘어 경제 생태계 전반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낳는다. 먼저, 운송비와 생산 비용이 직접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그 결과 중앙은행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게 되면서 경제 성장은 둔화한다. 또한, 휘발유 가격 상승은 소비자의 쓸 돈을 줄여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다. 특히 저소득층 가구가 받는 타격이 크다. 만약 이번 분쟁으로 이란 에너지 시설이 망가진다면, 현재 배럴에 73달러 선인 유가가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 에너지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은 기업의 투자를 지연시키며, 원유 수입국의 무역수지를 악화시켜 나라 사이 부의 재분배와 통화 가치 변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앞으로 유가 움직임과 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이다. 중동 정세 불안과 주요 산유국 정책에 따라 유가는 배럴에 80~100달러 선까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세계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OPEC 플러스의 증산 흐름이 이어진다면 60달러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함께 있다. 지난 5년의 경험은 유가 변동이 세계 경제 안정을 위협하는 핵심 변수임을 똑똑히 보여줬다.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현재의 중동 위기까지, 석유 시장은 세계 안정의 지표이자 경제 성장의 명운을 쥔 핵심 요인으로 남아있다. 따라서 정책 당국과 기업 모두 유가 변동성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기민한 전략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Key Insights]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 취약성: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의 경제 구조상, 국제 유가 변동은 국내 물가와 산업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다. 팬데믹, 전쟁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유가가 급변동하는 현실은 한국 경제가 통제 불가능한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시화: 국제 유가 급등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소비자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 운용에도 큰 부담을 주어 경제 안정성을 위협한다. 주력 산업의 원가 부담 및 경쟁력 문제: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은 원가 구조상 유가에 매우 민감하다. 유가의 불안정성은 이들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수출 경쟁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어, 국가 경제 성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정학적 위험 관리의 중요성 부각: 과거 시장 논리를 넘어 팬데믹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유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 따라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특히 한국의 주된 원유 수입로인 중동 정세 등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더욱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 [Summary] 지난 5년간 국제 원유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례 없는 수요 붕괴로 WTI 유가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후 경제가 회복되며 가격이 반등했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 위기가 불거지며 유가는 배럴당 139달러까지 치솟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3년 이후에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잠시 안정세를 찾는 듯했지만, 2025년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격화되며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져 유가는 다시 급등했다. 이처럼 지난 5년간의 유가 흐름은 단순한 수급 논리를 넘어, 팬데믹과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세계 경제와 에너지 시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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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팬데믹·전쟁이 할퀸 5년⋯마이너스 유가에서 중동 위기까지, 격랑의 석유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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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 성장시장서 점유율 하락⋯수출 경쟁서 중국에 밀려"
-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수출품목 부문에서 한국 기업들이 시장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의 경쟁에서 점차 밀리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2일 발표한 '성장업종 수출시장 활용현황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 수출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글로벌 성장시장에서의 수출 동향을 분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 연구위원은 제조업 전 품목 가운데 2015년부터 2022년까지의 수출시장 규모 증가율을 기준으로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200개 품목을 '성장시장'으로 정의하고, 이들 시장에서 한국의 수출 실적과 점유율 변화를 집중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0개 성장시장에서 한국의 수출액은 2015년 1,282억 달러에서 2022년 2,398억 달러로 약 1.9배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해당 시장 전체의 규모는 2.1배 성장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시장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5.6%에서 2022년 5.0%로 오히려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21.7%에서 31.2%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국의 성장시장 수출액은 2015년 4,598억 달러에서 2022년 1조100억 달러로 2.2배 증가했다. 성장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도 확인됐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성장시장 수출 상위 20개 품목 가운데 반도체, 배터리, 철강, 건설기계 등 16개 품목에서 중국의 수출 성장률이 한국을 앞질렀다. 지 연구위원은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주요 성장 품목에서 한국 수출은 시장 확대 속도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과의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시장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수출시장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과 신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도 새롭게 부상하는 성장시장을 조기에 발굴하고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고부가가치 제조업 기반의 한국 수출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경쟁국 대비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과제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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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 성장시장서 점유율 하락⋯수출 경쟁서 중국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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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3)] 은하 외곽서 별을 집어삼킨 유영 블랙홀⋯사상 첫 광학 관측
- UC버클리 천문학자들이 은하 중심 아닌 외곽에서 발생한 중력파 후보 현상을 포착했다. 은하 중심이 아닌 외곽에서 거대한 블랙홀이 별을 집어삼키는 극적인 장면이 처음으로 포착됐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테크 데일리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두 초대질량 블랙홀의 병합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초로, 향후 중력파 관측의 신기원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UC버클리 천문학자들은 최근 AT2024tvd로 명명된 현상을 관측하고, 그 원인이 은하 외곽을 떠도는 블랙홀의 '조석파괴사건(TDE, Tidal Disruption Event)'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100만 배에 달하며, 자전 속도가 빠른 별 하나를 강한 중력으로 찢어낸 뒤 그 잔해에서 발생한 섬광을 통해 존재를 드러냈다. 이번 발견은 캘로포니아주 팔로마 천문대에 설치된 츠비키 천이 관측소(ZTF, Zwicky Transient Facility)의 광학 카메라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후 허블 우주망원경, X선, 전파망원경 등 다중 파장 관측으로 확정됐다. 이러한 유형의 TDE는 기존에 은하 중심에서만 발견됐으며, 비핵 영역(off-nuclear)에서 광학적으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블랙홀의 공존…장기 병합 가능성 주목 은하 중심부에도 이미 하나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곽에 또 다른 거대한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은 은하 병합의 잔재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이 떠돌이 블랙홀이 과거 소형 은하의 중심이었던 블랙홀로, 병합 후 큰 은하에 포획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1억 배이며, 근처 가스와 물질을 빨아들이며 성장 중이다. 두 블랙홀이 현재는 수천 광년 떨어져 있지만, 수십억 년 후에는 중력 상호작용을 통해 병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UC버클리의 라파엘라 마르구티(Raffaella Margutti) 교수는 "지금처럼 TDE를 통해 두 블랙홀이 근접해 있는 사례를 관측한 것은 처음"이라며 "향후 LISA(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 미션을 통해 이 병합에서 발생하는 중력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DE, 보이지 않는 블랙홀을 밝히는 '플래시' 블랙홀은 그 자체로 빛을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관측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변의 별이나 가스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찢겨나가며 생성되는 밝고 뜨거운 원반(강착 원반)과 방출되는 빛은 관측이 가능하다. TDE는 이러한 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발적인 섬광이다. ZTF는 2018년 이후 현재까지 100건 가까운 TDE를 은하 중심에서 포착했으며, 이번처럼 외곽에서 발생한 사례는 전례가 없었다. 이는 블랙홀들이 은하 내에서 떠돌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그 수는 지금까지 예측보다 더 많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공동 저자인 라이언 초녹(Ryan Chornock) 교수는 "은하가 병합하면 블랙홀도 함께 들어오지만, 곧바로 병합하진 않는다"며 "이처럼 은하 내부를 떠도는 '유영 블랙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이론이 이번에 관측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LISA, 수백만 태양질량급 병합 중력파 탐지 준비 유럽우주국(ESA)과 미국항공우주국(나사·NASA)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리사(LISA) 우주 미션은 향후 10년 내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LISA는 수백만 태양질량 규모의 블랙홀 병합에서 나오는 중력파를 탐지하는 데 최적화된 장비로, 지상 기반의 LIGO나 VIRGO가 관측하지 못하는 중간질량대 영역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AT2024tvd의 발견은 LISA의 과학적 타당성을 높이는 결정적 사례로 꼽힌다. TDE 같은 일시적 사건을 체계적으로 탐색한다면, 향후 LISA가 관측할 수 있는 병합 대상 블랙홀을 사전에 포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주는 조용히 병합 중…우리는 단지 그 흔적을 따라간다" 연구 책임자인 유한 야오(Yuhan Yao) 박사는 "보통은 은하 중심에서만 찾던 현상이 외곽에서 나타났다는 것 자체가 우주 구조 형성의 과정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며, "이번 발견은 하나의 시작이며, 더 많은 '숨은 블랙홀'을 찾을 단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천문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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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3)] 은하 외곽서 별을 집어삼킨 유영 블랙홀⋯사상 첫 광학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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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미 경상수지 흑자 1,182억달러⋯역대 최대 기록
- 지난해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경제 거래에서 사상 최대인 1182억 3000만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과는 3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대미 흑자는 전년보다 34.7% 증가해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와 배당 수입 확대가 주된 원인이다. 반면 대중국 수지는 290억 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한은은 중국 내수 부진과 자체 중간재 생산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니해설] '미국과는 역대 최대 흑자, 중국과는 3년째 적자'…韓 국제수지의 명암 지난해 한국의 지역별 국제수지가 대미 흑자 확대와 대중 적자 고착이라는 대조적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거래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1182억 3000만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과는 290억 400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내며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미 흑자는 전년 대비 34.7%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최대다. 흑자 확대의 배경으로는 ▲ 반도체 중심의 상품수지 흑자(+1089억 9000만 달러) ▲ 배당·이자 수입이 반영된 본원소득수지 흑자(+184억달러)가 꼽혔다. 다만 서비스수지는 여전히 71억 8000만 달러 적자였다. 한국은행 김성준 국제수지팀장은 "미국의 견조한 소비와 바이든 정부의 신성장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한국의 소비재·자본재 수출이 증가했으며, 미국 내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배당·이자 수입도 함께 늘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중국 경상수지는 2022년부터 적자로 전환된 이후 3년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전년(-292억 5000만 달러)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반도체 수출 증가와 화학공업제품 등 수입 감소로 상품수지 적자는 331억 3000만 달러 → 325억 3000만 달러로 소폭 개선됐지만, 내수 부진과 자국 내 중간재 자급률 상승이 수출 회복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일본 수지는 여전히 적자이지만 127억 2000만 달러로 전년(-157억 7000만 달러) 대비 30억 달러 이상 축소됐다. 한편, 유럽연합(EU)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거래에서는 각각 170억 9000만 달러, 565억 2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선박, 반도체,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 호조 덕분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금융계정 흐름도 '미국 편중' 지난해 금융계정에서도 대미 투자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자산은 미국(+247억 1000만 달러)을 중심으로 유럽연합(EU, +25억 8000만 달러), 동남아(+137억 5000만 달러) 등지에서 증가했으며, 대미 직접투자 규모는 역대 네 번째를 기록했다. 중국에 대한 투자는 유일하게 -36억 9000만 달러로 줄었다. 해외증권투자(자산)도 급증했다. 지난해 증가액은 722억 5000만달러로 전년(454억 2000만달러)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투자는 422억 달러, 해외채권투자는 300억 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에 대한 주식투자는 371억 4000만달러 늘며 역대 세 번째 규모를 나타냈고, 해외주식투자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8%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기술주에 대한 투자 선호와 미국 증시의 상대적 안정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부채)는 190억 4000만 달러에서 152억 3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국내 증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부채) 역시 1년 새 371억 4000만 달러에서 219억 6000만 달러로 줄었다. 이는 국내 금리와 환율 변동성, 대외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美 관세정책 변수…中 적자 지속 향후 전망과 관련해 한국은행은 미국의 관세정책 강화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미 흑자는 올해보다 내년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중국 경상수지는 1∼5월 통관 기준 흐름상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과 반도체 회복세의 지연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역별 국제수지 통계를 통해 한국 수출 구조가 여전히 특정국가 의존적이라는 점과 중국 시장에 대한 재정비 필요성, 그리고 미국 중심의 투자 집중 현상에 따른 리스크 분산 전략 필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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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미 경상수지 흑자 1,182억달러⋯역대 최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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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생산자물가 0.4% 하락⋯1년 반 만에 최대 폭
- 지난달 농산물과 석탄·석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생산자물가지수가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66으로 전월(120.14)보다 0.4% 낮아졌다. 지난 4월(-0.2%)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으며, 하락 폭은 2023년 11월(-0.4%) 이후 최대다. 농산물(-10.1%)과 석탄·석유제품(-4.2%)의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고, 서비스 부문은 금융·보험, 숙박 등의 가격 상승으로 0.2% 올랐다. 총산출물가지수도 1.1% 하락해 전반적인 공급단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미니해설] 공급단 물가 압력 완화 조짐⋯5월 생산자 물가 1년 반 만에 최대폭 하락 국내 생산자물가가 5월 들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하락폭도 1년 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이 동반 하락한 것이 결절적인 요인이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66(2020년 기준 100)으로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4월(-0.2%)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으며, 작년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전반적인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품목별로는 농산물 가격이 -10.1% 급락하면서 전체 물가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참외(-53.1%), 양파(-42.7%) 등 일부 채소·과일류 가격이 계절적 공급 증가에 따라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일조량 증가 등 기상 여건이 좋아져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공산품 부문에서는 석탄·석유제품이 -4.2% 하락해 물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벤젠(-6.1%), 경유(-5.9%), 아연 1차 정련품(-9.0%) 등 원자재 성격의 품목이 두드러지게 하락했다. 반면 식료품 가격은 평균 0.6% 상승하며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 부문에서도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이 -7.7% 하락하며 전월 대비 0.6% 낮아졌다. 공급단 전반에서 원가 부담이 완화되는 흐름이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전반적인 상승세가 나타났다. 금융·보험서비스(1.1%)와 음식점·숙박서비스(0.4%) 중심으로 0.2% 올랐으며, 세부 품목 중에서는 위탁매매수수료(5.2%), 온라인동영상서비스(4.4%), 호텔(3.6%), 요구르트(4.6%) 등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항목이 상승을 주도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도 1.1% 하락했다. 이는 공산품(-1.7%)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서비스 부문은 소폭(0.2%) 상승해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국내 공급 전반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4% 하락했다. 원재료(-5.6%), 중간재(-1.1%), 최종재(-0.7%)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수입 물가까지 포함한 공급단 전반의 물가 압력이 크게 낮아졌다. 이번 생산자 물가 하락은 통상 12개월 후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는 만큼, 7~8월 중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다소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은 공급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으로 완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서비스 가격 상승과 국제 유가 변동성 등은 여전히 주의해야 할 변수로 보고 있다. 생산자물가의 완화는 기업의 생산비용 부담 경감으로 이어져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서비스물가의 구조적 상승세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이 되고 있어, 물가 안정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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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생산자물가 0.4% 하락⋯1년 반 만에 최대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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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구 4년 만에 감소⋯1인 가구는 800만 돌파
- 지난해 국내 맞벌이 부부 가구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유배우 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608만 6000가구로 전년 대비 2만9000가구 줄었다. 전체 유배우 가구 대비 비중도 48.0%로 0.2%p 하락했다. 반면 1인 가구는 1년 새 61만 6000가구 늘며 처음으로 800만 가구를 넘겼고, 이 중 취업 가구도 510만가구로 42만 6000가구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둔화와 고용 회복 효과 소멸 등이 맞벌이 감소 배경으로 분석된다. [미니해설] 맞벌이 부부 4년 만에 줄고…1인 취업 가구는 800만 돌파 지난해 국내 맞벌이 부부 가구 수가 4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반면, 1인 가구는 급증하며 800만 가구를 넘어섰다. 팬데믹 이후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맞벌이 추세가 '포스트 코로나' 고용 둔화와 함께 반전된 모습이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기준 유배우 가구는 총 1267만3000가구였으며 이 중 맞벌이 가구는 608만6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2만9000가구 줄어든 수치이며, 전체 유배우 가구 대비 맞벌이 비중 역시 0.2%p 하락한 48.0%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구 수는 2020년 코로나 충격으로 한 차례 감소했으나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2021년에는 15만 1000가구, 2022년엔 2만 가구, 2023년엔 26만 8000가구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4년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전문가들은 고용 회복의 일시적 효과가 사라지고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맞벌이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연령대별로는 30대(61.5%)와 40대(59.2%)에서 맞벌이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30대는 전년 대비 2.6%p, 40대는 1.3%p 비중이 상승하며 경제활동참가율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반면 청년층(15~29세)은 2.2%p, 60세 이상 고령층은 0.6%p 비중이 감소했다.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유배우 가구는 총 393만 7000가구였으며, 이 중 맞벌이 비중은 58.5%로 전년 대비 1.7%p 상승했다. 자녀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맞벌이 비중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3~17세 자녀가 있는 가구의 맞벌이 비중은 64.1%로 가장 높았고, 6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는 53.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녀 수별로 보면 2자녀 가구(59.3%)가 가장 높았고, 3명 이상인 가구는 52.2%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 중 35.3%는 같은 산업에서, 37.7%는 같은 직업군에서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주당 취업시간은 남편 41.4시간, 아내 36.2시간으로 모두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지역별로 맞벌이 가구 수는 경기도가 156만 8000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90만 1000가구), 경남(42만 5000가구)이 뒤를 이었다. 비중 기준으로는 제주(62.2%), 전남(58.1%), 세종(57.1%) 순으로 맞벌이율이 높았다. 한편, 1인 가구는 800만 3000가구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800만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61만 6000가구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취업 가구는 510만 가구로 42만6000가구 늘었다. 1인 취업 가구 비중도 63.7%로 확대됐다. 1인 취업 가구의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8.2시간으로 0.3시간 줄었고, 성별로는 남성이 40.6시간, 여성이 35.2시간으로 조사됐다. 소득 구간별로는 200만~300만원 미만이 31.9%로 가장 많았으며, 300만~400만원 미만(25.3%), 400만원 이상(22.1%) 순이었다. 400만원 이상 고임금층 비중은 전년보다 2.1%p 상승한 반면, 200만~300만원 미만은 2.1%p 줄었다. 직업별로는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24.8%)가 가장 많았고, 사무 종사자(16.8%), 단순 노무 종사자(15.3%) 순이었다. 이는 1인 가구의 고학력화 및 전문직 진입 확대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1인 취업 가구 수는 경기도(120만 3000가구), 서울(105만 8000가구), 경남(31만 2000가구) 순이며, 취업 비중은 세종(73.9%), 제주(70.7%), 울산(67.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15세 이상 가구원 약 22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통계청은 "맞벌이 및 1인 가구의 노동시장 참여 특성과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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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구 4년 만에 감소⋯1인 가구는 8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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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0달러 전기차의 힘"⋯BYD '시걸' 출시 25개월 만에 100만 대 돌파
-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초저가 전기차 '시걸(Seagull)'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출시 2년여 만에 이룬 성과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끄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BYD는 이 모델을 중심으로 유럽·남미 등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며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25개월만에 100만 대⋯초저가 EV의 '반란' BYD는 지난 6일 신차 발표회에서 시걸 EV의 누적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섰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걸은 2023년 4월 중국 시장에 출시된 소형 전기차로, 기본 가격이 5만5800위안(약 7800달러, 역 1077만 원)에 불과하다. 배터리는 30.1kWh 또는 38.9kWh 용량으로 구성되며, 각각 305km와 405km(CLTL 기준)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활력(Vitality)', '자유(Freedom)', '플라잉(Flying)'의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상위 모델도 1만 1700달러(8만 5800위안)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시걸은 테슬라 모델Y와 함께 중국 내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자리를 두고 경쟁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내연가관차를 포함한 전체 승용차 중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브라질·영국·유럽까지⋯글로벌 전략 본격화 BYD는 시걸의 ㄱ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라질과 멕시코 등지에는 '돌핀 미니(Dolphin Mini)'라는 이름으로, 유럽 및 영국에서는 '돌핀 서프(Dolphin Surf)'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영국 시장 기준으로는 시걸보다 크기를 키우고 주행거리를 늘린 모델을 1만 8650파운드(약 2만5000달러)부터 판매중이다. 연장형 트림은 WLTP 기준 최대 507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가격은 2만 1950파운드(약 3만 달러)부터 시작한다. 올해 4월에는 유럽에서 테스라보다 많은 차량을 등록했으며, 5월에는 영국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등록 대수 1위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즐은 BYD 시걸의 성공을 "전기차 가격 경쟁의 서막"으로 평가하고 있다. 테술라 기술이 안정화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단가를 크게 낮춘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까지 넘보는 BYD의 확장 전략 BYD는 시걸을 필두로 SUV, 고급 세단, 전기 슈퍼카 등 피리미엄 전기차 시장까지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2022년 이후 내연기관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전기차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 성과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새로운 중형 SUV와 고성능 전기차가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며,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에서 테슬라와의 격차를 더욱 좁힐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의 대중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BYD의 초저가 전략은 완성차 업계에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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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0달러 전기차의 힘"⋯BYD '시걸' 출시 25개월 만에 100만 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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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 전세 4건 중 1건은 역전세⋯강서·금천구 타격 커
- 올해 들어 서울에서 체결된 빌라 전세 거래 4건 중 1건이 '역전세'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전세 거래 7547건 중 24.6%(1,857건)가 전세 보증금이 이전 계약보다 낮아진 역전세로 조사됐다. 역전세 평균 보증금 차이는 423만원이었으며, 자치구 중 강서구가 평균 497만원 하락으로 가장 컸다. 역전세 비중도 강서구가 54%로 최다였으며, 금천(45%), 구로(43%)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가가 오른 지역은 성동(4.8%), 용산(4.6%) 등이었다. [미니해설] 서울 빌라 전세 4건 중 1건 ‘역전세’…강서구 보증금 500만원 급락 서울 빌라 전세 시장에서 역전세 현상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거래된 전세 계약 4건 중 1건은 보증금이 이전 계약보다 낮아진 역전세 거래로 확인됐다. 특히 강서구와 금천구 등 서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보증금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5월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전세 거래 중 동일 주소지·면적에서 이뤄진 총 7,547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24.6%인 1,857건이 역전세 거래로 분류됐다. 역전세는 신규 전세계약 시 보증금이 이전 계약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를 말한다. 시장 전반의 전세가격 하락을 반영한 것으로, 임대인에게는 보증금 반환 부담이 커지고 세입자 역시 보증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올해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 역전세 거래의 평균 보증금 하락폭은 423만원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는 강서구가 평균 497만원으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강서구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1억9044만원이었으나, 올해는 1억8548만원으로 낮아졌다. 이어 금천구는 436만원(-2.2%), 구로구 269만원(-1.6%), 강북구 225만원(-1.4%), 도봉구 208만원(-1.2%), 양천구 146만원(-0.8%)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이들 6개 자치구 외에 나머지 19개 자치구에서는 전세 보증금이 오히려 상승했다. 보증금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성동구로, 평균 4.8% 상승했다. 이어 용산(4.6%), 송파·종로(3.1%), 마포(2.9%)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이는 대체로 직주근접성이 뛰어난 지역이거나 신규 개발 기대감이 반영된 곳이다. 역전세 거래 비중에서도 강서구가 54%로 가장 높아, 절반 이상의 거래가 이전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천(45%), 구로(43%), 도봉(42%), 양천(39%), 은평(33%), 강북(32%) 등도 역전세 비중이 높았다. 반면 역전세 비율이 낮은 지역은 광진·서초(각 18%), 마포(16%), 성동·송파(각 15%), 용산(7%) 등 6곳으로 조사됐다. 주거 선호도가 높고 전세 수요가 안정적인 지역에서는 역전세 발생률이 낮은 셈이다. 서울 전체적으로 보면, 역전세 거래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46%)보다는 21.4%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4건 중 1건 수준에 달해 시장의 구조적인 불균형을 보여주고 있다. 다방 관계자는 “올해 역전세 거래 비율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지역별 편차가 크고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절반 이상이 역전세”라며 “전세 시장 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지역별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수요가 정체되고, 금리 부담으로 월세 선호가 늘어나면서 전세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깡통전세 우려까지 겹치면서 역전세는 향후에도 일정 부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 외곽과 다세대·연립주택 밀집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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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 전세 4건 중 1건은 역전세⋯강서·금천구 타격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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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절차 완료⋯18개월 만에 자회사화
-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 절차를 공식 완료했다. 18일(현지시간) 닛케이(日本經濟新聞)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141억 달러(약 19조3600억 원) 상당 인수 비용 지급을 완료해 US스틸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제철은 주당 55달러로 US스틸 모든 주식을 취득했다. US스틸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 폐지됐다. US스틸은 일본제철 뉴욕주 등록 법인 산하로 편입됐다.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본사를 유지하고 사명도 그대로 유지한다. 일본제철은 이번 인수 계획을 총괄한 모리 다카히로(森高弘) 일본제철 부회장이 US스틸 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에 발행하는 '황금주' 세부 사항도 공개했다. 황금주는 1주만으로도 중요 경영 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이다. 미국 정부와 '국가 안보 협정'도 체결했으며, 황금주와 협정에 따른 권리 사항엔 미국 정부가 US스틸 이사회 구성원 1명의 선임권을 갖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고경영책임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 경영 인력을 미국 국적자로 임명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일본제철은 2028년까지 총 110억 달러(약 15조 1000억 원)를 US스틸에 투자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대규모 투자에 상응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과제"라며, 일본제철이 US스틸을 통해 미국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확보해 수출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US스틸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대선과 얽혀 정치적 문제로 절차가 지연됐고,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은 지난 1월 퇴임 직전 인수 계획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처 간 기구인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에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협상이 다시 진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일본제철이 미국의 국가 안보 합의 내용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US스틸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시모토 에이지(橋本 英二) 일본제철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는 "대규모 투자, 첨단 기술 도입, 양사 경영진과 직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계 최고 철강 제조사로서 지위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제철은 이날 오전 하시모토 회장과 모리 부회장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US스틸 인수경위와 앞으로의 전략 등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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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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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절차 완료⋯18개월 만에 자회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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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물가 19.1% 급등⋯한은 "체감물가 부담 여전, 구조개혁 시급"
-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가공식품·주거비·외식비 등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팬데믹 이후 높아진 물가 수준과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 등이 가계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필수재 중심 생활물가의 누적 상승률은 19.1%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3.2%포인트 높았다. 이에 농식품부는 TF를 구성해 계란·배추 등 품목별 수급대책과 유통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식품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도 병행할 계획이다. [미니해설] 생활물가 19.1%↑…정부, 계란·배추·외식품목 중심 대책 본격화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에서 안정될 것이라 전망했지만, 실제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팬데믹 이후 급등한 가공식품과 외식비, 수도권 집값 상승 등은 취약계층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8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상반기 일부 가공식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이 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수요압력 둔화 등으로 인해 하반기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모두 1%대 후반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은은 "높아진 물가 수준이 가계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상승은 취약계층의 체감물가를 크게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도권 집값 상승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 증가는 지역 간 주택시장 양극화를 심화시켜 생활비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팬데믹 이후인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우리나라의 생활물가는 누적 19.1% 상승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15.9%)보다 3.2%포인트 높았다. 한국은행이 같은 날 발표한 '최근 생활물가 흐름과 수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필수재 중심으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국제 기준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2023년 기준 OECD 평균 물가 수준을 100으로 볼 때, 한국의 식료품·의류·주거비는 각각 156, 161, 123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 EIU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과일·채소·육류 가격은 OECD 평균의 1.5배 이상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다각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물가안정 방안의 일환으로 ‘농식품 수급 및 유통구조 개혁 TF’를 구성하고, 계란·배추·가공식품 등 품목별 수급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산란계 사육 기간을 84주에서 87주로 연장하고, 사료 개선 등을 통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할당관세 적용 물량도 기존 4000t에서 1만t으로 확대하고, 일부 대형마트 납품 단가 인하를 유도해 소비자 가격 인하를 추진한다. 계란 관련 시설 투자 예산 144억원도 추경에 반영한다. 농식품부는 계란 산지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육 면적 확대 조치에 대해 "현행 기준은 7년 유예 중이며, 이는 가격 인상 요인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수급 안정을 위한 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닭고기의 경우, 브라질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수입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태국산 닭고기 4000t을 수입하고, 브라질 내 청정지역의 수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국내 닭고기 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배추 수급 안정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농식품부는 여름철 배추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을 확대하고, 4000t 규모의 사전 수매 계약을 체결해 8~9월 출하 물량을 확보했다. 작황 변동에 대비해 예비묘 250만 주도 확보하고 있으며, 정부 비축 물량을 2만3000t까지 늘려 추석 전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여름배추 수입안정보험을 도입하고, 병해충 방제를 위한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농식품부는 식품업계와 협의해 가격 인상 품목과 인상률을 최소화하고, 인상 시기를 분산하거나 할인 행사를 유도할 방침이다. 식품 원가 상승을 고려해 오는 30일 종료 예정이던 식품 원료 4종의 할당관세도 연말까지 연장된다. 또한 외식업체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도입 조건을 완화하고, 공공 배달앱 소비 쿠폰을 지원해 소비 진작도 추진한다. 중소·중견 식품기업에 대한 국산 농산물 구매 자금 200억원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높아진 물가 수준과 부동산 시장 양극화는 구조적 문제로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공급 여력 확충, 유통구조 개선 등 구조개혁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물가 안정과 서민경제 보호를 위해 관련 부처 간 협업을 지속하며, 수급 불균형 품목 중심으로 추가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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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물가 19.1% 급등⋯한은 "체감물가 부담 여전, 구조개혁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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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차, 中 브랜드 최초 수출 500만대 돌파 눈앞⋯글로벌 완성차업계 긴장
- 중국 자동차 브랜드 체리차가 이달 말 수출 누적 500만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중국 브랜드 중 처음이다. 체리차는 2003년 수출을 시작한 이후 22년 만에 해당 기록을 세우게 된다. 체리차는 최근 홍콩 모터쇼에서 올해 1~5월 수출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한 44만3,94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체리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최소 1조원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체리차는 2023년 한 해에만 260만대를 판매했고, 매출은 약 91조원에 달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중국 전기차 수출 확장세에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체리차, "전동화·자율주행 무기로 완성차 업계 위협" 중국 자동차 브랜드 체리차(Chery Automobile)가 이달 말 누적 수출 500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기록하는 성과다. 이는 체리차가 수출을 시작한 2003년 이후 22년 만이다. 한국의 현대차가 수출 22년 만인 1998년 500만대를 돌파했고, 기아는 30년 걸린 것과 비교하면, 후발주자인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세를 상징하는 수치다. 18일 중국 전기차 전문 매체 차이나EV포스트 등에 따르면, 체리차는 올해 1~5월 수출 대수가 44만39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수출량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이달 말에는 누적 500만대 수출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체리차는 1997년 설립된 국영 기업으로, 내연기관·하이브리드·순수 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 구성도 다양하다. 체리(Chery), 엑시드(EXEED), 오모다(OMODA), 제투어(JETOUR) 등 글로벌 진출을 겨냥한 독립 브랜드들이 각국에 수출되고 있다. 현재 체리차는 전 세계 120개국 및 지역에 진출해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간 판매량 260만4,000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매출도 처음으로 4,800억 위안(약 91조 원)을 돌파했다. 전동화 전략을 기반으로, 중국 내수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결과다. 국내에서도 체리차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LG에너지솔루션과 6년간 8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최소 계약금액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체리차의 전동화 전략에 LG 배터리가 투입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는 그동안 '내수 중심, 품질 미달'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브랜드는 자율주행, 스마트 인터페이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내수와 수출 양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BYD(비야디)를 비롯해 체리차 역시 이 흐름에 올라탄 대표적인 브랜드다. 특히 체리차의 500만대 수출 돌파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중국발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럽연합(EU)이 작년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역시 높은 관세장벽을 세운 것도 이런 확장을 견제하려는 조치다.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기술력까지 갖추게 되면서 단순한 가격경쟁이 아닌 첨단기술 기반의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기존 완성차업체들은 전동화 전환 속도,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등에서 중국 브랜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상황이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북미를 중심으로 대규모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배터리 기업들과 협력 강화를 통해 반격을 준비 중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는 과거 '값싼 자동차'에서 '첨단기술을 갖춘 수출형 브랜드'로 완전히 탈바꿈하고 있다"며 "완성차 업계 전반의 전략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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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차, 中 브랜드 최초 수출 500만대 돌파 눈앞⋯글로벌 완성차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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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 급반등
-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으로 급반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4.3%(3.07달러) 상승한 배럴당 74.8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하순 이후 최고치다.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4.4%(3.22달러) 오른 76.45달러에 마감했다. 약 4개월 만의 최고치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이란 석유 수출이 차질을 빚고 나아가 중동과 아랍 석유 수출 역시 위축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원유시장에 팽배해졌다. 현재까지 이란의 원유 수출 시설에는 직접적인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시장은 이란이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 흐름에 개입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하루 단축해 캐나다에서 급거 귀국했다.이후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 등 결정적 무기 공급을 하는 방식으로 군사적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팀과 백악관 상황실에서 회의에 들어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를 공개적으로 위협하고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이른바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서 "그는 쉬운 표적(easy target)이지만 거기서 안전할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살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이)민간인이나 미군을 겨냥해 미사일을 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후 별개의 글에서는 "무조건적으로 항복하라!(UNCONDITIONAL SURRENDER!)"며 이란의 항복을 촉구했다. 이란은 2090억배럴의 석유가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매장량 기준 세계 3위 산유국으로 하루 약 305만배럴을 생산해 이 가운데 100만~150만배럴을 수출한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관료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게 하기 위해 추가 조처를 해야 한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이란을 기습 공격한 여파로 브렌트와 WTI가 각각 7% 넘게 폭등하는 등 지난주 유가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뚫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한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 에너지 고문인 아모스 호크스타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산유국간 협의체 인 OPEC+가 공급을 확대하고, 미국의 생산도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시장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달러강세와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0.3%(10.4달러) 내린 온스당 340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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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영향 급반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