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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이익에도 은행 건전성 '경고등'⋯부실대출 8조원 육박
- 4대 주요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인 약 14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동시에 부실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며 건전성 지표가 뚜렷한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2025년 연간 순이익은 13조991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5%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음에도 대출 자산이 확대되며 이자이익이 늘어난 결과다. 그러나 요주의여신 규모는 7조9291억원으로 1년 새 11% 증가했고, 고정이하여신(NPL)도 4조5489억원으로 14% 늘었다. 이에 따라 NPL 비율은 0.30%로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NPL 커버리지 비율은 171.7%로 급락하며 충격 흡수 능력 약화가 뚜렷해졌다. 금융권에서는 경기 둔화와 금리 반등이 겹칠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니해설] 은행은 웃고 경제는 앓는다…이익 뒤에 숨은 금융 리스크의 실체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순이익 14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이익의 이면에서는 금융 시스템의 체력을 갉아먹는 신호가 빠르게 쌓이고 있다. 대출을 늘려 이자이익을 키운 성장 전략이 한계에 이르렀고, 그 부담이 이제 자산 건전성 지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4대 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13조9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2021년 10조원 수준이던 순이익은 불과 4년 만에 약 40% 가까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하락했지만, 대출 잔액이 크게 늘면서 총 이자이익이 이를 상쇄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 자산 증가로 수익성을 방어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설명은 절반의 진실에 가깝다. 대출 자산이 늘어난 만큼,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장기간 누적된 자영업자·중소기업의 부담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요주의여신과 고정이하여신의 증가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요주의여신은 2021년 말 5조3000억원에서 2025년 말 7조9000억원으로 49% 급증했다. 연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도 4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단순히 경기 변동에 따른 일시적 악화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부실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 장치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2024년 말 200%를 하회한 데 이어 지난해 말 171.7%까지 떨어졌다. 불과 1년 사이 30%포인트 이상 급락한 것이다. 은행들이 지난해에만 3조3천억원이 넘는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음에도, 위험 대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은 경기 회복의 질적 편중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의 경기 개선은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내수 기반 산업과 영세 자영업 부문은 여전히 회복의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K자형 성장' 구조 속에서 취약 차주의 상환 능력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금리 환경 변화라는 변수도 겹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한 가운데, 시장금리는 이미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다시 오르면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는 연체 증가와 부실 확대의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위기감은 감지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왔다고는 하지만, 커버리지 비율이 빠르게 떨어진다는 것은 충격 흡수 능력이 실제로 소진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0년대 초 금융위기 직후 이후 가장 나쁜 건전성 흐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은행권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단기 실적을 위해 대출 외형 확대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수익성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리스크 관리와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설 것인지의 문제다. 지금의 이익은 과거의 저금리와 대출 확대가 만들어낸 결과지만, 앞으로의 손실은 지금의 판단이 결정하게 된다. 은행이 웃는 동안, 금융 시스템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를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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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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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이익에도 은행 건전성 '경고등'⋯부실대출 8조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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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5회)
- 제5회 석관동을 지나고 장위동에 이르기까지 정신없이 치고 달리다 보니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히 어디엔가 두고 왔다는 사실만이 분명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잃어버렸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눈보라 치는 어딘가에 서 있을 핸드카트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미상 씨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너무나 미안했고 그리고 서러웠다. "미안하다, 내 핸드카트야." 그동안 야간배송을 하면서 다시는 울지 않으리라 수없이 맹세했건만 지금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눈 위에 내려놓은 기프트를 다시 싣고 테일게이트를 닫은 다음 운전석으로 돌아가며 미상 씨는 말했다. "기다려, 내 핸드카트야." 미상 씨의 핸드카트는 현재 미상 씨가 사랑하는 다섯 가지 친구 가운데 하나다. 그들 다섯은 순서를 따질 수 없다. 희정 씨와 코코 초고가 그들이고, 미상 씨 자신이 어저께 쓴 소설의 한 단락이 그들 가운데 하나고, 미상 씨 자신과 함께 한밤의 시가지를 누비며 기프트를 나르는 해치백 승용차와 L자 형 핸드카트가 그들이다. 사랑하는 친구를 찾아가기 위해 시동을 걸면서 미상 씨가 또 말했다. "미안하다, 핸드카트야. 그래 그래, 내가 널 버린 게 아니야. 잊은 것도 아니야. 그냥 잠깐 그곳에 세워둔 거야. 어딘지 모르지만 곧 돌아갈 테니 잠깐만 기다려." 그러나 미상 씨는 핸드카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핸들을 잡고 액셀레이터를 밟으려던 미상 씨는 숨을 멈췄다. 지금 돌아가면 마감 시간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핸드카트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이리저리 헤매며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다. 여러 군데 골목을 지나왔고 수십 군데 배송처를 들렀다. 그렇다면 지금 미상 씨가 할 일은 마감 시간 안에 배송을 완료하는 일이고 핸드카트 찾은 일은 그 다음 차례다. 그러니 당장 할 일은 기도뿐이었다. "오오 주님, 저의 핸드카트를 보살펴주소서." 기도를 마친 미상 씨는 시동을 끄고 운전석에서 내렸다. 한꺼번에 들어 옮길 수 없는 사랑제일교회 기프트는 세 번 나누어 옮기기로 차례를 정했다. 식료품이 든 스피로폼 상자 네 개 가운데 두 개를 먼저 날랐다. 사랑제일교회는 경비실로 쓰는 콘테이너 박스 앞을 지나 한참이나 걸어 들어간 뒤 마당을 가로질러 커다란 유리문을 또 한 번 지나야 로비에 당도한다. 스치로폼 상자 두 개를 두 번째로 옮겼고 마지막에는 커다란 종이상자 하나와 파우치 두 개였다. "고생하십니다 고생하십니다. 아이고 이건 제가 들고 갈게요." 새벽 기도 오신 할머니 한 분이 가벼운 파우치 두 개를 양손에 나누어 들면서 인사를 했다. 그래서 미상 씨는 종이상자만 안고 할머니 뒤를 따라 교회 정문으로 들어갔다. 먼저 날라다 놓은 신선식품 비닐팩 곁에서 미상 씨를 기다리던 젊은 여인이 김이 오르는 종이컵을 내밀며 말했다. "믹스커핀데 괜찮아요?" 잠기가 가시지 않은 목소리였으나 정겨웠다. 다른 때 같았으면 감격스러운 답례를 했겠지만 지금 미상 씨는 그렇게 인사하지 못했다. 핸트카트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네네……." 받아 든 믹스커피는 뜨거웠다. 그 커피를 식혀 마실 시간이 없는 미상 씨는 서둘러 할머니와 여인에게 인사를 마치고 종이잔을 든 채 마당으로 나섰다. 이제 이곳에서 장위1동 동방고개까지 서둘러 치고 달린 뒤 되돌아오려면 정말 정신없이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어디선가 찬바람을 맞으며 서 있을 핸드카트를 생각하면 일분일초도 멈출 수 없다. 승용차와 미상 씨는 반드시 핸드카트를 찾아 그들을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곳에는 희정 씨와 코코와 초코가 그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편집자 주> 심상대는 196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고 고려대 세종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0년《세계의 문학》봄호에 단편소설 세 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소설집 여섯 권과 산문집 두 권, 중편소설 『단추』와 장편소설 『나쁜봄』,『앙기아리 전투』,『힘내라 돼지』를 출간했습니다. 2001년 단편소설「美」로 현대문학상, 2012년 중편소설「단추」로 김유정문학상, 2016년 장편소설『나쁜봄』으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프로필 요약 출생: 1960년 1월 25일, 강원도 강릉시. 학력: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졸업. 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수료. 등단: 1990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소설 3편 발표. 주요 수상 2001년 현대문학상(단편 「美」). 2012년 김유정문학상(중편 「단추」). 2016년 한무숙문학상(장편 『나쁜봄』). 주요 작품 소설집 『묵호를 아는가』,『사랑과 인생에 관한 여덟 편의 소설 』,『명옥헌』, 『망월』, 『심미주의자』, 『떨림』, 장편 『나쁜봄』, 『앙기아리 전투』, 『힘내라 돼지』, 중편 「단추」 등. 작품세계 짤막 소개 심상대의 소설은 치밀한 문장과 심미적 감각, 그리고 존재론적 질문이 결합된 "심미주의자"적 세계관으로 자주 설명됩니다. 초창기 단편에서는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서사와 미학이 두드러졌고, 「단추」 같은 중편에서는 비정규직 청년, 시간강사, 가난과 실업 등 현실의 불안을 다루면서도 꿈과 악몽, 알레고리를 통해 삶의 근원적 의미를 묻는 방식이 특징입니다. 장편 『나쁜봄』과 『힘내라 돼지』에서는 개인의 죄의식, 사회적 폭력, 수용소·교도소 같은 극단적 공간을 배경으로 절망 속에서 인간 존엄과 희망을 찾는 서사를 보여 줍니다. 전반적으로 현실의 피폐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고독과 사유를 통해 고통을 넘어서려는 의지를 탐구하는 냉정하면서도 서늘한 문학 세계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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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미상 씨의 즐거운 쿠팡(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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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심광물 무관세 블록' 추진⋯한국은 아직 참여 유보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장악한 핵심광물 공급망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동맹국 간 핵심광물을 무관세로 교역하는 '무역 블록' 구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핵심광물 협력을 이어오고 있음에도 해당 구상에는 아직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해 이른바 '국가 클럽(club of nations)'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 일본, 한국이 앞장서고 있다"며 지금까지 5건의 양자 협정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상 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미국은 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태국과는 협력 프레임워크에 서명했지만 한국은 아직 서명하지 않았다. 미국은 오는 4일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에서 추가 협정 체결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니해설] '중국 광물 의존' 끊겠다는 미국…한국의 선택지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핵심광물 국가 클럽'은 단순한 자원 협력 구상이 아니라, 미·중 전략 경쟁의 전선이 자원·공급망으로 본격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광물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방산,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전반의 필수 투입 요소로, 공급망 주도권이 곧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동맹국 간 핵심광물을 '무관세'로 교역하는 블록을 구축하고, 중국이 장악한 시장 구조를 우회해 새로운 가격·유통 질서를 만들겠다는 점이다. 버검 장관은 행사에서 이 블록을 "무관세 교역 체계"로 규정하며, 중국이 가격을 왜곡해온 시장에서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하한가격(price floor)'을 도입하는 방안도 협정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공급망 '무기화'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중국이 핵심광물 공급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이 함께 채굴·가공·정제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관철하기 위해 가격 정책과 관세 정책, 산업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직면해 공급망 취약성을 체감한 바 있다. 이후 우방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자립성 강화를 추진해왔고, 이번 '국가 클럽' 구상은 그 연장선에 있다. 오는 4일 국무부 주최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에 50여 개국이 참석하는 것도 미국의 외교적 공세를 보여준다. 한국의 입장은 미묘하다. 한국은 배터리, 반도체, 전기차 등 핵심광물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공급망 안정이 절실하다. 실제로 한국은 미국과 핵심광물 협력에 꾸준히 참여해왔고, 재무부가 지난 1월 소집한 핵심광물 관련 재무장관 회의에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참석했다. 미국이 AI 공급망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팍스 실리카' 구상에도 한국은 참여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이번 프레임워크 서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고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이며, 핵심광물과 중간재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기 어렵다. 무관세 블록 참여가 중국과의 통상 관계에 미칠 파장, 국내 기업들의 원가 구조 변화, 국제 통상 규범과의 정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와 산업계에서는 이번 구상이 중장기적으로 자원·소재 관련 기업과 배터리·반도체 업종의 투자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블록이 현실화될 경우, 동맹국 내 자원 개발과 가공 설비 투자가 늘어나고, 관련 기업의 수주 기회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참여 여부에 따라 기업 간 경쟁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해졌다. 한국의 선택지는 '참여 여부' 그 자체보다, 어떤 조건으로 참여하고 어떤 산업적 이익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국면에서, 한국이 단순한 협력국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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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심광물 무관세 블록' 추진⋯한국은 아직 참여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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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5% 급락⋯오천피 달성 나흘 만에 5,000선 붕괴
- 코스피가 2일 5% 넘게 급락하며 5,000선을 내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오천피’를 기록한 지 불과 4거래일 만에 5,0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1.74포인트(1.95%) 내린 5,122.62로 출발한 뒤 장 초반 5,000선이 무너졌다. 한때 낙폭을 줄이는 듯했지만 오전 10시 이후 하락세가 다시 가팔라지며 장중 4,933.58까지 밀렸다. 급락 여파로 낮 12시 31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지수도 51.80포인트(4.44%) 내린 1,098.36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매도세 영향으로 24.8원 오른 1,464.3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6.29%, SK하이닉스는 8.69% 급락했다. [미니해설] 은값 폭락·달러 강세가 키운 충격…'오천피' 이후 첫 대형 조정 코스피가 단숨에 5% 넘게 밀리며 '오천피' 안착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번 급락은 단일 악재보다는 해외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가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증시 약세, 은 가격 폭락, 달러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6%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43%, 0.94% 떨어졌다. 여기에 투기적 거래로 급등했던 은 가격이 하루 만에 30% 이상 폭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은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1% 넘게 급락했고, 금 가격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경계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증폭됐다. 국내 증시는 이 같은 외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장 초반 5,000선을 내준 뒤 오전 중 낙폭을 키우며 프로그램 매매가 쏟아졌고, 결국 올해 첫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발동되는데, 그만큼 단기 충격이 컸다는 의미다. 환율 급등도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24원 넘게 뛰며 1,460원 중반까지 치솟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000억 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주식 매도와 환율 상승이 맞물리는 전형적인 위험회피 국면이 전개된 셈이다. 원화 약세 폭은 엔화보다도 가팔라 원·엔 환율 역시 빠르게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한다.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매파 성향이 강한 인사가 지명됐다는 소식 이후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졌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한층 후퇴했다. 금리·환율·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흔들리는 구간에서는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더 큰 압박을 받기 쉽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2차전지, 성장주 전반의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6.29%)와 SK하이닉스(-8.69%)가 동반 급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4.25%)과 삼성SDI(-8.72%)도 큰 폭으로 밀렸다. 지수 상승을 이끌어왔던 대형주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으면서 시장 전반의 체력 저하가 드러났다. 자동차주와 금융주, 방산주, 플랫폼주 역시 예외 없이 하락하며 방어 역할을 하지 못했다. 현대차(-4.40%), 기아(-1.64%), 삼성바이오로직스(-1.95%), SK스퀘어(-11.40%)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하락세인 가운데 KB금융(-1.11%)과 한화오션(-3.54%),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2%), NAVER(-2.55%) 등 대부분의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이번 조정을 두고 추세적 하락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단기간에 급등한 뒤 외부 충격이 겹치며 나타난 가격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최근 몇 주간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오며 단기 과열 신호도 일부 나타난 상태였다. 문제는 조정 이후의 회복 속도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경우, 5,000선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향후 증시 방향은 미국 통화정책 신호와 달러 흐름, 원자재 가격 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 국면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천피' 이후 첫 대형 조정은 시장 체력을 점검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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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5% 급락⋯오천피 달성 나흘 만에 5,000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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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아마존, AI시장 주도권 확보 겨냥 '군살 빼기' 속도
-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1만6000명 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본사 조직을 중심으로 약 1만6000명의 직원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베스 갈레티 아마존 인사·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은 이날 블로그를 통해 "미국 내 감원 대상 직원들에게 사내 타 직무를 탐색할 수 있도록 90일의 유예 기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퇴직금 지급과 전직 지원 프로그램 등 원활한 전환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아마존이 최근 3개월간 단행한 누적 감원 규모는 약 3만명에 달한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해 10월에도 한 차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그간 팬데믹 기간 급증한 관리직 조직의 비대화를 지적하며 조직 슬림화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특히 그는 AI 기술 확산이 장기적으로 인력 규모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아마존의 전 세계 고용 인력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157만명이다. 이 가운데 물류센터 인력을 제외한 본사 근무 인력은 약 35만명입니다. 이번 감원 대상은 본사 인력의 약 4.6%에 해당한다. 대규모 감원 징후는 내부적으로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임원들이 '프로젝트 던(Project Dawn)'이라는 명칭의 회의를 소집하면서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고, 관련 정황이 담긴 이메일이 내부 게시판과 SNS를 통해 확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이 같은 행보는 AI 투자를 위해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빅테크 업계의 구조조정 흐름과 맞물린다고 지적했다. 메타플랫폼스는 AI 웨어러블 분야 역량 집중을 위해 리얼리티랩스 인력 1000여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핀터레스트와 오토데스크 역시 각각 전체 인력의 15% 미만, 약 10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예고하며 효율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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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아마존, AI시장 주도권 확보 겨냥 '군살 빼기'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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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18)] 지진계로 우주 쓰레기 추적⋯소닉붐 데이터 분석 성공
- 지진계로 우주 쓰레기를 추적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고 CNN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구 궤도를 이탈한 인공위성과 우주선 잔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사례는 하루 평균 세 차례를 넘는다. 이 과정에서 우주쓰레기는 대부분 소실되지만, 일부는 유해 물질을 방출하거나 지표면까지 도달해 환경을 오염시키고 건물·인프라, 나아가 인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문제는 추적의 어려움이다. 시속 2만9천㎞에 달하는 속도로 이동하는 우주쓰레기는 갑작스럽게 궤도를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의 레이더와 광학 관측 방식만으로는 낙하지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재진입 과정에서 물체가 여러 조각으로 분해될 경우, 위치 추정 오차는 더욱 커진다. 이로 인해 독성 잔해 회수나 환경 대응이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진계로 '음속 돌파' 포착…전혀 다른 접근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과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공동 연구진은 우주쓰레기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소닉붐(음속 돌파 충격파)'을 지진계로 포착해 경로를 추정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지진계는 통상 지진을 감지하는 장비지만, 대기 중에서 발생한 강한 충격파가 지면으로 전달될 경우 이를 진동 신호로 기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특성에 주목해, 대기권을 통과하는 우주쓰레기가 만들어내는 소닉붐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벤저민 페르난도 박사(존스홉킨스대)는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우주물체가 소닉붐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며 "이를 지진학적 데이터로 체계적으로 활용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화성 탐사 경험의 지구 적용 이번 접근법의 토대는 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 임무에서 축적된 경험이다. 인사이트 착륙선은 2018년 화성에 착륙한 이후 1300건이 넘는 화성 지진을 감지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운석이 대기권을 통과하며 만든 충격파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당시 단일 지진계만으로도 운석 충돌 지점을 특정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궤도선이 분화구를 촬영해 화성 표면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페르난도 박사는 "자연 운석을 연구하며 개발한 기법을 지구의 우주쓰레기 문제에 적용한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도약"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주쓰레기는 자연 운석과 다르다. 대기권 진입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진입 각도가 얕으며, 분해 양상도 훨씬 복잡하다. 이로 인해 지상에 미치는 위험성은 오히려 더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중국 선저우-15 사례로 검증 연구진은 2024년 4월 캘리포니아 상공에서 발생한 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15의 비통제 재진입 사례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폭 1m, 무게 1.5톤이 넘는 궤도 모듈이 대기권을 통과하며 발생시킨 소닉붐은 지상 125개의 지진계에 포착됐다. 연구진은 신호 강도를 토대로 물체의 이동 경로를 재구성했고, 미 우주군이 레이더로 예측한 궤적과 비교한 결과 약 40㎞ 남쪽으로 치우친 경로가 도출됐다. 실제 잔해가 회수되지 않아 어느 예측이 정확한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존 방식과 다른 결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환경 대응 위한 '시민용 감시 도구' 목표 연구진은 추가 검증을 거쳐 이 방식을 민간 감시 체계에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진계 데이터는 대부분 공개돼 있어, 재진입 시작 후 수 초~수 분 내에 우주쓰레기 낙하를 감지하고 잠재적 대기 오염 위치를 신속히 추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주쓰레기의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78년 소련 위성 '코스모스 954'의 재진입 당시 캐나다 북부에 방사성 물질이 확산됐고, 최근에는 대형 로켓 폭발로 중금속 잔해가 해양과 주거 지역에 흩어진 사례도 보고됐다. 연구진은 "우주선에 포함된 화학 물질 상당수가 독성을 띠며 오존층 파괴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완 수단으로서 가치"…한계도 명확 외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저비용·확장 가능한 보완 수단'으로 평가한다. 영국 버밍엄대 휴 루이스 교수는 "기존 레이더가 포착하기 어려웠던 재진입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우주쓰레기를 포착할 수 있는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모리바 자 교수는 "충격파가 충분히 강해야 지진계에 기록된다"며 "작거나 고고도에서 소실되는 잔해는 감지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기나 폭발 등 다른 소음과의 구분도 과제로 남아 있다. 2024년 9월 발표된 유럽우주국(ESA)의 최신 수치에 따르면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활성 위성은 1만 개가 넘고, 수명이 다하거나 파괴되어 작동하지 않는 위성은 3000개가 넘는다. NASA에 따르면, 최소 야구공 크기의 물체 약 2만5000개와 훨씬 더 작은 물체인 연필심 크기를 포함하면 1억 개 이상이 지구 위 우주 상공을 돌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레이더·광학 추적과 결합할 경우, 대기권 재진입에 대한 정보 수집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 활동이 지구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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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18)] 지진계로 우주 쓰레기 추적⋯소닉붐 데이터 분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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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미국 사업부 매각 마침표⋯미·중 기술 패권 갈등 '일단락'
-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의 상징으로 꼽혀온 중국계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사업부 매각이 최종 마무리됐다. 틱톡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사업 부문을 분리한 유한책임회사(LLC)인 '틱톡 미국데이터보안(USDS) 합작벤처'가 설립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중국 정부는 틱톡 미국 사업부를 Oracle과 사모펀드 Silver Lake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지배구조에서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지분은 19.9%로 축소된다. 오라클과 실버레이크,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인공지능(AI) 투자사 MGX가 각각 15%를 확보하며, 미국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7인 이사회가 신설 합작사를 운영한다. 이번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설정한 매각 시한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미니해설] 틱톡, 미국 사업부 매각 완료·합작회사 설립 틱톡 미국 사업부 매각은 단순한 기업 구조조정을 넘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한 국면을 정리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둘러싼 국가 안보 논쟁이 수년간 이어진 끝에, 정치·외교적 타협을 통해 출구를 찾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미국이 틱톡을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중국 국가정보법을 근거로, 틱톡이 수집한 미국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미 재무부 산하 CFIUS는 같은 해 틱톡과 바이트댄스의 안보 위험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이는 이후 강제 매각 논의의 출발점이 됐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기조는 유지됐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4년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시장에서 퇴출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다만 집권 1기 당시 틱톡 금지를 추진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과정에서 틱톡을 적극 활용하며 입장을 선회했고, 취임 이후 매각 시한을 여러 차례 연장해 협상 시간을 벌어줬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지배구조 재편과 통제권 분산이다.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20% 미만으로 낮추고, 미국 자본과 인사가 경영 전면에 나서도록 설계함으로써 '중국 통제' 논란을 차단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특히 신설 합작사가 미국 사용자 데이터 보호, 알고리즘 보안, 소프트웨어 검증, 안전 정책을 전담하도록 한 점은 미국 정부가 요구해 온 핵심 조건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매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JD 밴스 부통령이 지난해 틱톡 미국 사업부 가치를 약 140억달러(약 20조원)로 평가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거래 역시 그에 준하는 수준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는 단일 플랫폼 사업부 매각으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이번 매각으로 미국과 중국은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장기간 이어져 온 민감한 현안을 하나 정리하게 됐다. 다만 기술 패권 경쟁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도체, 인공지능, 통신 장비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는 여전히 양국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틱톡 사례는 글로벌 플랫폼 규제의 선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한 국가가 자국 안보를 이유로 외국계 플랫폼의 소유 구조와 데이터 통제 방식까지 요구하고, 해당 국가가 이를 수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다. 이는 향후 다른 국가들도 유사한 논리를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틱톡 매각이 미국 내 서비스 지속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플랫폼의 '국적 문제'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을 누가 소유하고,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는 이제 기업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의 영역으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이번 매각은 틱톡의 문제를 넘어, 디지털 시대에 기술과 안보, 외교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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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미국 사업부 매각 마침표⋯미·중 기술 패권 갈등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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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자신 계좌 폐쇄한 JP모건에 50억달러 소송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를 상대로 최소 50억 달러(약 7조30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JP모건이 2021년 퇴임 직후 자신의 계좌를 정치적 이유로 부당하게 폐쇄하는 디뱅킹(Debanking, 은행이 특정 개인, 기업, 산업에 대해 금융 서비스를 거부하거나 계좌를 폐쇄하는 행위)했다는 이유로 내세웠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브랜드 사업체들은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주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소장에는 JP모건이 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근거 없는 '워크(woke) 신념'을 이유로 계좌를 일방적으로 폐쇄했다”고 적시됐다. 트럼프 측은 "JP모건은 당시 정치적 흐름이 계좌를 끊는 쪽에 유리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원고들의 계좌를 디뱅킹했다"며 "금융기관이 자신들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금융 접근을 차단하는 위험한 흐름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가 '정치적 이유로 금융서비스 접근이 차단됐다'는 문제 제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대형 은행들이 자신과 지지층, 보수 진영을 차별하고 있다고 비판해왔고 지난해 여름에는 행정권을 동원해 감독당국에 디뱅킹 의혹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측은 특히 JP모건이 2021년 2월19일 "2개월 내 여러 계좌를 종료하겠다"고 통보해 재정적 피해는 물론 평판 훼손까지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및 관련 기업을 내부 '블랙리스트'에 올리도록 지시했다는 내용도 소장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JP모건은 즉각 반박했다. JP모건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유감이지만 이번 소송은 근거가 없다"며 "대통령이 소송할 권리와 우리가 방어할 권리를 존중한다. 법원이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계좌 종료가 정치적·종교적 이유가 아니라 "법적·규제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규정과 감독당국의 기대 수준에 따라 고객에 대한 위험 관리가 강화되는 경우가 많고 특정 고객군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은행권은 정치적 주요 인사(PEP·politically exposed person) 등에 대해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 위험을 이유로 강화된 심사 절차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논란이 큰 산업에 연관된 고객이나 의심 거래가 발생할 때도 거래 관계가 종료될 수 있다는 것이 은행권 논리다. 이번 소송은 공교롭게도 다이먼 CEO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평가한 직후 제기됐다. 다이먼은 트럼프가 나토(NATO)와 유럽 내부의 "약점"을 지적한 것이 옳다고 언급하는 등 일부 발언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트럼프의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구상에 대해서는 "경제적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거리감을 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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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트럼프, 자신 계좌 폐쇄한 JP모건에 50억달러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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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미 연준 흔드는 '대법원 변수'⋯PCE·넷플릭스·인텔, 다음 주 월가 3대 분수령
- 다음 주(1월 19~25일) 뉴욕증시는 '실적'과 '정책'이 동시에 변수가 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지정학·정책 소음이 커진 만큼, 실적이 뉴스 사이클을 떠받쳐야 한다"고 전했다. 19일(월)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로 미국 금융시장이 휴장하며, 거래는 20일(화)부터 재개된다. 시장 관심은 대형 은행으로 시작된 4분기 어닝 시즌이 넷플릭스·존슨앤드존슨(J&J)·인텔 등으로 확산되는 대목에 쏠린다. 특히 로이터는 "이번 분기 눈높이가 높게 형성된 상황에서 '실적 상회+연간(2026년) 전망 상향'이 나오는 기업이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월가 진단을 소개했다. 최근 금융주는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금리 상한(10%·1년) 구상 등 정책 변수에 주가가 흔들린 바 있어, 이번 주엔 업종별로 '정책 민감도' 차별화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시지표도 굵직하다. WSJ에 따르면 22일(목)에는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11월)가 공개되고, 같은 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도 발표된다. 주 후반에는 1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예정돼 있다. 국채 시장에선 20년물(22일)과 물가연동국채(TIPS·23일) 입찰이 대기 중이다. 정책·사법 리스크도 증시 변동성을 키울 요인이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인사 교체 시도와 관세 관련 쟁점이 대법원 판단 구간에 들어가며 '연준 독립성'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주요국 정상·중앙은행 인사들의 발언도 시장의 해석 경쟁을 부를 전망이다. [미니해설] "실적이 버팀목, 정책이 발목"…1월 셋째 주 월가를 가를 3개의 신호 다음 주 뉴욕증시는 '방향성의 근거'를 다시 세우는 과정에 가깝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 부근을 오르내리지만, 최근 장세의 본질은 상승·하락보다 '가격 재평가'다. 실적이 강하면 주가는 버티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 금리·밸류에이션이 흔들린다. 로이터가 인용한 아트 호건(B. Riley Wealth)은 “소음이 많은 국면일수록 실적이 뉴스 사이클을 끌고 가야 한다”고 했는데, 이 한 문장이 다음 주 투자자들의 행동규칙이 될 가능성이 크다. 1) 어닝 시즌의 본게임 "가이던스가 주가를 가른다" 넷플릭스·J&J·인텔은 업종이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2026년 그림'을 시장에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로이터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2026년 이익 증가율 컨센서스가 15%를 웃돈다고 전하며,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충족하고, 넘기고, 전망까지 올리는 기업이 보상받을 것"이라는 진단을 소개했다. 여기서 핵심은 숫자 그 자체보다 (1) 마진 방어, (2) 수요의 질, (3) 투자·비용 계획의 일관성이다. 특히 넷플릭스는 미디어 지형을 흔들 수 있는 경쟁(인수·합병 이슈 포함) 속에서 구독·광고·콘텐츠 비용의 균형을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인텔은 AI·반도체 투자 사이클 속에서 '회복의 시간표'가 조금이라도 앞당겨지는 신호를 보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장은 "실적 서프라이즈"보다 "연간 가이던스의 설득력"에 더 큰 점수를 줄 가능성이 높다. 2) PCE·GDP·PMI: 금리 기대가 다시 정렬된다 WSJ은 22일(목) 발표되는 PCE 물가가 "연준의 선호 지표"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최근 고용지표 개선 흐름 이후 금리 인하 시점 판단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같은 날 나오는 3분기 GDP 수정치는 ‘성장 탄성’이 과장됐는지, 혹은 여전히 강한지 확인하는 절차다. 주 후반 PMI는 제조·서비스의 체감 경기를 가늠하게 해 금리와 주가를 동시에 움직일 수 있다. 요컨대 다음 주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문제인가, 아니면 연준이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구하는 과정이다. 만약 PCE가 끈적한 물가를 시사하면, 연준의 완화 기대는 뒤로 밀리고 장기금리는 위로 튈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예상보다 차분하면, 실적 장세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소 완화되며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날 여지가 생긴다. 3) 대법원·다보스·정책 소음: "연준 독립성 프리미엄"이 붙는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쟁점과 연준 인사 관련 사안이 대법원 구간으로 들어가며 자산 가격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준 독립성 논란은 단순 정치 뉴스가 아니다. 시장 입장에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와 국채 위험 프리미엄에 직결되는 변수다. 여기에 다보스포럼까지 겹친다. 정상·중앙은행 인사 발언이 '정책 힌트'로 읽히는 순간, 금리와 달러, 주식의 상관관계가 급격히 바뀔 수 있다. 정책 소음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결국 "실적이라는 팩트"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그 실적의 해석(가이던스·거시환경·금리 경로)이 흔들리면, 지수는 쉽게 방향을 잡지 못하고 변동성만 커지는 장이 나타난다. 1월 19~25일 뉴욕증시는 '실적이 바닥을 받치고, 정책이 천장을 누르는' 구조가 될 공산이 크다. 시장이 원하는 건 분명하다. 좋은 실적과 덜 나쁜 정책. 둘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사상 최고치 부근의 주가는 생각보다 빠르게 재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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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미 연준 흔드는 '대법원 변수'⋯PCE·넷플릭스·인텔, 다음 주 월가 3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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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트럼프의 이란 군사개입 보류 신호에 5거래일만에 하락 반전
- 국제유가는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이란 군사개입 보류 신호에 중동리스크 완화 기대감에 2%대 급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5거래일만에 하라반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6%(95센트) 내린 배럴당 60.2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전장보다 2.8%(1.84센트) 하락한 배럴당 63.63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인 것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보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서 벌어지던 살해가 중단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것은 멈췄다"며 "현재 처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이 시위대를 처형할 경우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행동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이냐는 질문에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답했다. 국제유가는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오르는 등 최근 베네수엘라의 정국 불안에 이어 이란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며 상승세를 보였다. 하루 약 330만 배럴에 달하는 이란의 원유 생산과 주요 해상 운송로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로 WTI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현재 이란에서는 대규모 시위에 대해 보안 당국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란 정부가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 외부에서 현지 상황의 전개를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네 번째로 큰 산유국으로 트레이더들은 이번 사회적 불안이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지를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에 대해 미군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에 중동의 미군거점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군의 중동 최대 기지인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는 일부 인력들에게 철수 권고가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선임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지면 전세계 원유공급의 심각한 차질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소식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발표한 주간 석유재고통계에서 지난 9일 시점 원유재고가 전주보다 34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두 달 사이 가장 큰 증가 폭이며 다우존스통신이 집계한 시장예상치(140만 배럴 감소)에 반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가솔린 재고도 예상이상으로 늘어나 미국에서의 에너지 수급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베네수엘라의 원유 증산 소식도 국제유가 하락요인으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가 미국의 금수조치로 급감했던 석유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리스크 고조 경계감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0.8%(36.6달러) 오른 온스당 463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선물가격은 장중 일시 4650.1달러까지 오르며 3거래일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UBS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애널리스트 울리케 호프만-부르하르디는 "금가격은 리스크회피 움직임에 따라 앞으로 수개월내에 5000달러대에 육박할 기세이며 정치적·금융 리스크가 높아지면 추가 상승도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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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트럼프의 이란 군사개입 보류 신호에 5거래일만에 하락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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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억만장자세'에 뿔난 실리콘밸리⋯반대 로비단체 기부하고 짐 싸는 거물들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억만장자 부유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자, 실리콘밸리가 술렁이고 있다. "이건 세금이 아니라 탈출 신호"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부유세 저지를 위해 지갑을 열고, 채팅방을 만들고, 심지어 이사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벤처캐피털 거물이자 AI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 그는 최근 부유세 반대 로비 단체인 캘리포니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300만달러(약 44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이 '억만장자세'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선 "방패막이용 실탄"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반대 진영의 움직임은 꽤 조직적이다. 이들은 세금 저지에만 최대 7500만달러(약 1095억원)가 투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실리콘밸리 거물들은 '캘리포니아를 구하라(Save California)'라는 이름의 비공개 온라인 채팅방에서 불만을 쏟아내며 대응 전략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 방에는 방산 기술기업 안두릴 공동창업자 팔머 러키, 트럼프 행정부에서 AI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 가상화폐 업체 리플 공동창업자 크리스 라슨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세금 폭탄이 오기 전에 플랜B를 세워야 한다"는 분위기다. 플랜B의 핵심은 '탈(脫)캘리포니아'다. 색스가 운영하는 벤처투자사 '크래프트 벤처스'는 이미 텍사스 오스틴에 새 사무실을 냈고,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플로리다에서 새 집을 알아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색스는 엑스(X)에 직접 "오스틴으로 오라"고 공개 권유까지 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는 한술 더 떠 "억만장자세 논의만으로도 캘리포니아에서 1조달러의 자본이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과장이 섞였다는 지적도 있지만, 시장의 긴장감만큼은 분명하다. 문제의 억만장자세는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보건의료노조와 진보 성향 정치권은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 4575억 원) 이상 부자에게 재산의 5%를 일회성으로 부과해, 트럼프 행정부가 삭감한 1조 달러 상당의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예산을 메우자고 주장한다. 이 안건이 올해 11월 주민투표에 오르려면 약 87만5000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실리콘밸리를 품은 캘리포니아에는 200명 안팎의 억만장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캘리포니아주 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2025년 말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과세 대상이 되는 캘리포니아 내 억만장자는 214명이며 이들은 대부분 기술업계 거물들과 벤처 투자자들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과세 대상으로 추정되는 명단의 최상단에는 순자산이 2562억 달러(약 370조원)에 달하는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가 올라 있고 래리 앨리슨 오라클 창업자(2461억 달러)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2364억 달러),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2251억 달러),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1626억 달러) 등도 포함됐다. "부자에게 세금을"과 "부자들이 떠난다" 사이에서, 캘리포니아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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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억만장자세'에 뿔난 실리콘밸리⋯반대 로비단체 기부하고 짐 싸는 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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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서 한국관 상담 2천480건·계약 2억4천만달러 성과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수출·협력 성과를 거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통합한국관 운영을 통해 현장에서만 2480건의 상담이 이뤄졌으며, 수출·기술협력 업무협약(MOU) 23건과 2억4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계약 추진 금액도 7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 등 국내 38개 기관은 지난 6∼9일(현지시간) CES 2026 기간 통합한국관을 조성했다. 올해 한국관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7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CES 전체로는 약 1000개 한국 기업이 전시에 참여해 신기술을 선보였다. 전시 분야는 인공지능(AI)이 21%로 가장 많았고, 디지털 헬스(16%), 스마트시티·스마트홈(11%), 지속가능성·에너지(10%), 모빌리티(9%) 순이었다. 메타, 애플, 퀄컴,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주요 인사들도 한국관을 찾아 기술·투자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트라는 이달 중 통합한국관 최종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니해설] 코트라 "CES 통합한국관 23개, MOU 2.4억달러 계약 성과" CES 2026에서 나타난 한국 기업들의 성과는 단순한 '전시 참가 실적'을 넘어 글로벌 기술 생태계에서의 위상 변화를 보여준다. 상담 2480건, 계약 체결 2억4000만달러, 계약 추진 7억9000만달러라는 수치는 한국 혁신기업들이 기술력뿐 아니라 사업화 역량에서도 일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통합한국관에만 470개 기업이 참여하고, 전체 CES 전시장에 약 1000개 한국 기업이 부스를 차렸다는 점은 한국이 더 이상 주변부 참가국이 아니라 주요 기술 공급국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분야별 구성을 보면 한국 기술 경쟁력의 무게 중심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AI가 전체의 2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디지털 헬스와 스마트시티·스마트홈, 지속가능성·에너지, 모빌리티가 뒤를 이었다. 이는 반도체·가전 중심의 과거 CES 참가 구도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플랫폼·데이터 기반 기술로 한국 기업의 전시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디지털 헬스와 AI는 글로벌 투자자와 빅테크 기업의 관심이 집중된 영역으로, 한국 기업의 후속 성과가 기대되는 분야다. 글로벌 기업들의 반응도 의미심장하다. 메타, 애플, 퀄컴, 구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인사들이 한국관을 직접 찾았고, 보쉬 최고경영자는 한국관에서 아이트래킹 기술의 미래를 확인했다며 국내 혁신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단순한 부품·하청 파트너를 넘어, 미래 기술 방향성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현장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의 체감도도 높았다. 디지털 헬스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에 필요한 파트너 발굴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사와의 수출·투자 상담까지 병행하며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거뒀다. 이는 CES가 단기 홍보 이벤트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입의 실질적 관문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대목이다. 코트라가 CES 이후 후속 사업으로 'CES AI 혁신 플라자'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오는 21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디브리핑 세미나, AI·혁신기업 피칭과 네트워킹, 혁신상 수상기업 쇼케이스, CVC 초청 투자 컨설팅은 CES 성과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실제 계약과 투자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CES 2026의 성과는 한국 혁신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경쟁의 '참가자' 단계를 넘어 '협력 대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건은 이후다. 확인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얼마나 빠르게 글로벌 파트너십과 시장 진출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한국 AI·혁신 생태계의 다음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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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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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서 한국관 상담 2천480건·계약 2억4천만달러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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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8] LP-1 비만 치료제 중단 후 '요요' 경고⋯평생 투약 논란 확산
- 체중 감량 치료제로 주목받아온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중단한 이후 상당수 사용자가 다시 체중 증가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식욕이 급격히 되살아나고, 감량했던 체중의 상당 부분이 되돌아오면서 사실상 장기 또는 평생 투약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영국 BBC는 오젬픽, 위고비 등 GLP-1 작용제 주사제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한 뒤 약물을 끊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약물 중단과 동시에 강한 허기가 다시 나타나 체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만을 일시적 관리 대상이 아닌 만성 질환으로 인식하고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복용 환자, 70%가 요요현상 시달려 위고비를 사용한 한 이용자는 BBC 인터뷰에서 "평생 과체중으로 살다가 38kg을 감량했다"며 "이 약이 나를 통제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끊는 데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체중 감소 효과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까지 약물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GLP-1 계열 치료제를 중단할 경우 감량 체중의 상당 부분을 다시 회복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해당 약물을 개발한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연구에 따르면, 투약을 중단한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감량 체중의 약 3분의 2가 다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 역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체중의 60~80%가 되돌아오는 사례를 적지 않게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생 관리 차원서 사용"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유명 인사들 역시 장기 복용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고혈압 치료제를 지속 복용하듯 비만 치료제 역시 평생 관리 차원에서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비만을 고혈압이나 당뇨와 유사한 만성 질환으로 받아들이고, 약물 치료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인식이 반영된 발언이다. "식습관 개선+운동 병행하면 체중 유지 가능" 다만 모든 사례가 약물 의존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약물 복용 기간 동안 식습관 개선과 운동 등 생활 방식의 변화를 병행한다면, 중단 이후에도 체중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일부 환자들은 약물 사용을 '전환기 도구'로 활용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정착시키는 데 성공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또 다른 GLP-1 치료제를 사용했던 한 이용자는 약물 복용 중 식단 관리와 운동을 병행했고, 투약을 중단한 이후에도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약물 이후의 삶도 충분히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GLP-1 계열 치료제가 비만 치료의 강력한 수단임은 분명하지만, 중단 이후를 고려한 출구 전략과 장기 관리 계획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체중 감량의 성패는 약물 자체가 아니라, 약물이 만들어준 변화를 생활 속에서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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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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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28] LP-1 비만 치료제 중단 후 '요요' 경고⋯평생 투약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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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수장들 "2026년은 불확실성의 해"⋯포용금융·생산적 금융에 방점
- 우리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들이 올해 경제 불확실성과 양극화 심화를 우려하며 포용금융과 생산적 금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권 주요 인사들은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새해 경제 여건과 금융의 역할을 논의했다. 이 총재는 "통상 환경과 주요국 재정정책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K자형 회복으로 체감 경기와 성장 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첨단산업 투자를 위한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정책서민금융 개편을 통해 생산적 금융 성과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PF 등 잠재 리스크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니해설] 금융정책 수장들 "2026년 경제 여건 쉽지 않아" 금융당국과 금융권 수장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불확실성과 구조적 양극화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고 5일 진단했다.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재정정책 변동성이 맞물리면서 성장 경로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금융의 역할 역시 단순한 중개 기능을 넘어 취약계층 보호와 미래 성장 동력 발굴로 확장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성장률 자체는 지난해보다 높아질 수 있지만, 부문 간 격차가 큰 'K자형 회복'이 지속되면서 체감 경기는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특히 펀더멘털과 괴리된 환율 변동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산업 경쟁력 강화와 자본시장 제도 개선, 정부와 중앙은행 간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통화정책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생산적 금융을 통해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부·금융·산업이 공동 참여하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첨단산업과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디지털자산 시장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며, 금융소외 계층의 고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서민금융 개편과 금융회사 기여의 제도화를 예고했다. 이는 성장 지원과 포용 강화를 병행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를 상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 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제와 소비자 보호를 통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회복력이 중요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드러난 공통된 메시지는 '안정 속 혁신'으로 요약된다.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 보호와 시스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적 금융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인식이다. 금융당국과 업권 수장들이 제시한 과제들이 실질적인 정책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올해 금융정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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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수장들 "2026년은 불확실성의 해"⋯포용금융·생산적 금융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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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마케팅 축소에도 '실패'로 단정하기 이른 이유
- 애플의 고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가 생산과 마케팅 규모를 대폭 축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 '실패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이를 둘러싼 평가는 시각에 따라 크게 엇갈린다. 애플 내부의 성과 기준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전 프로를 단순한 판매 대수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은, 애플이 추구하는 중장기 플랫폼 전략을 간과한 해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애플 비전 프로는 2024년 2월 출시 이후 높은 가격과 제한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 완성도 논란 속에서도 약 1년간 50만 대 안팎이 출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를 통해 애플이 생산 및 마케팅을 축소한 점을 근거로 비전 프로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5년 크리스마스 분기 판매량이 약 4만5000대에 그쳤다는 점을 들어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애플이 비전 프로에 대한 생산량과 마케팅 지출을 크게 줄였다는 점은 여러 보고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FT는 시장 정보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 자료를 인용해 애플이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시장에서 비전 프로 관련 디지털 광고비를 95% 이상 축소했다고 전했다. 신제품 출시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애플의 관행에 비춰볼 때, 이는 수요 둔화를 반영한 전략 조정으로 해석된다. 생산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FT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 제조 파트너인 럭스쉐어(Luxshare)는 2025년 초부터 비전 프로 생산을 중단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24년 약 39만 대가 출하된 데 이어, 2025년 연간 판매량은 약 4만5000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초기 생산 계획을 조정하며 수급과 재고 관리를 강화한 결과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애플은 비전 프로의 판매 실적이나 생산·마케팅 정책 변화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전 프로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3499달러에 달하는 가격, 무거운 착용감, 제한적인 배터리 사용 시간, 네이티브 앱 부족 등을 꼽는다. 영국 가디언 역시 메타(Meta)가 저가형 VR(가상현실) 헤드셋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비전 프로는 일부 기업 고객을 제외하면 대중적인 수요층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매출 관점에서는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 전문 매체 애플인사이더는 비전 프로가 분기 기준으로만 약 1억57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VR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메타의 헤드셋 사업 매출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단일 고가 제품으로 경쟁사의 분기 매출 상당 부분에 맞먹는 실적을 거둔 셈이다. 애플 내부의 성공 기준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만큼, 판매 대수만으로 성패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전 프로는 대중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 아니라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한 초기 모델로 기획됐다는 점에서다. 애플 역시 이를 초기 수용자와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한 실험적 플랫폼으로 규정해 왔다. 실제로 애플은 생산량을 무리하게 확대하기보다 일정 수준의 재고 목표를 달성한 뒤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 난이도와 부품 수급 제약, 특히 고급 디스플레이 공급 한계를 감안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부 생산 라인 조정 역시 차세대 모델 출시와 생산 거점 이전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비전 프로의 의미는 단기 판매 실적보다 장기 생태계 구축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비전OS를 중심으로 한 사용자 경험과 인터페이스는 이미 경쟁사 제품과 다른 플랫폼 설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애플 내부적으로는 향후 증강현실(AR) 기기와 인공지능(AI) 웨어러블 개발의 기술적 토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약 100만 명 안팎의 활성 이용자를 확보한 신생 플랫폼을 단순히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비전 프로의 성패는 매출보다 개발자 생태계와 콘텐츠 확장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설정한 목표가 '대량 판매'가 아니라 '미래 컴퓨팅의 출발점'이었다면, 현재 단계의 성과를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비전 프로를 둘러싼 논쟁은 숫자의 해석 문제에 가깝다. 애플이 이 제품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는지는 외부에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점은, 비전 프로가 애플의 장기 전략 속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그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판매량이 아니라 플랫폼의 진화와 개발자 참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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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마케팅 축소에도 '실패'로 단정하기 이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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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첫 여성 사장 탄생⋯SW·IT 전면에 세우다
- 현대자동차에서 첫 여성 사장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24일 SW·IT 부문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ICT 담당 진은숙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진 신임 사장은 현대차 최초의 여성 사장이자, 지난 3월 첫 여성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최고경영진에 합류했다. 현대차그룹은 SW·IT 부문 간 연계성과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진 사장은 NHN 총괄이사 출신으로 2022년 현대차 ICT본부장으로 합류해 글로벌 원 앱 통합, 차세대 ERP 구축 등 그룹 IT 전략을 주도해 왔다. 이번 인사로 현대차그룹 내 여성 사장은 현대커머셜 정명이 사장, 이노션 김정아 사장을 포함해 총 3명으로 늘었다. 한편 현대오토에버는 류석문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미니해설] 현대차 최초 여성 사장 탄생⋯ICT 출신 진은숙 사장 승진 현대자동차의 첫 여성 사장 탄생은 단순한 인사 사례를 넘어 그룹의 전략적 방향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소프트웨어(SW)'와 '디지털 전환'이다. 제조업 기반의 전통적 자동차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그룹의 구상이 인사를 통해 구체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은숙 신임 사장은 ICT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NHN CTO와 총괄이사를 거치며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두루 경험했고, 2022년 현대차 합류 이후에는 그룹 전반의 IT 체계를 재정비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 글로벌 원 앱 통합과 차세대 ERP 시스템 구축은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IT 인프라를 하나의 체계로 묶는 작업으로, 그룹 차원의 데이터 활용과 서비스 고도화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이 진 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배경에는 IT를 단순한 지원 조직이 아닌 핵심 경쟁력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은 차량 성능 못지않은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하드웨어 경쟁력만으로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차별화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그룹 내부에서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그룹의 SW 전문기업인 현대오토에버에 류석문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도 눈에 띈다. 류 신임 대표는 쏘카 CTO, 라이엇게임즈 기술이사 등을 거친 개발자 출신으로, 현대오토에버 합류 이후 차량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사업을 직접 이끌어 왔다. 그룹은 기술과 개발 역량을 갖춘 리더를 전면에 배치해 SW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행보도 이러한 기조와 맞닿아 있다. 정 회장은 이날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을 직접 방문해 자율주행 기술을 점검했다. 아이오닉6 기반 자율주행차를 직접 시승하며 엔드투엔드(E2E) 방식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인한 것은 그룹 최고경영진이 기술 개발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방문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송창현 전 포티투닷 대표 퇴임 이후 처음 이뤄진 공식 행보로, 조직 변화 이후에도 기술 개발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이 향후 어떤 기업으로 진화하려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성별 다양성 확대라는 상징성과 함께,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전환을 그룹 전략의 중심에 두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전통적인 제조업 조직의 틀을 넘어, 기술 중심 경영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현대차그룹의 방향성이 인사와 경영진 행보를 통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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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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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첫 여성 사장 탄생⋯SW·IT 전면에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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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J제일제당 계열 CJ슈완스, 전직 사우스다코타 경제개발 수장 영입 뒤 6천900만달러 지원 논란
-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서 대규모 공적 지원을 받은 CJ제일제당 그룹 식품기업이 주(州) 정부 고위 경제개발 관료 출신 인사를 영입한 사실을 두고 이해충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우스다코타주 경제개발국에 따르면 CJ그룹 계열사인 CJ 슈완스(CJ Schwan’s)는 주정부로부터 총 6900만 달러(약 1000억 원)에 이르는 보조금과 대출 승인을 받았다고 22일(현지시간) 지역 매체 워터타운여론이 보도했다. 이 회사는 현재 수폴스(Sioux Falls)에 총 5억5000만 달러(약 8160억 원) 규모의 대형 식품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며, 완공 시 약 60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주정부는 이를 사우스다코타 역사상 단일 민간 투자로는 최대 규모라고 평가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스티브 웨스트라(Steve Westra) 전 사우스다코타주 경제개발국장이 해당 기업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점이다. 웨스트라는 4년 전 주정부 재직 당시 CJ 슈완스의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 지원을 처음 승인하는 과정에 관여했다. 이후 공직에서 물러난 그는 현재 CJ 슈완스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또한 CJ 슈완스 이사회 구성원인 제프 에릭슨(Jeff Erickson)이 주정부 경제개발위원회(Board of Economic Development)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위원회는 CJ 슈완스에 대한 일부 재정 지원을 승인한 기구다. 회의록에 따르면 에릭슨 위원장은 해당 안건 논의와 표결에서는 스스로 기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라 전 국장 역시 공직 퇴임 후 1년의 '쿨링오프(cooling-off) 기간'을 거쳐 CJ 슈완스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자신이 관여했던 계약이나 신규 주정부 계약과 관련해 사적 이익을 취할 수 없도록 규정한 주법상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의회 안팎에서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 경제개발위원회 위원을 지낸 레이놀드 네시바(Reynold Nesiba) 전 주 상원의원은 "기업 이사회와 공적 심의기구의 수장을 동시에 맡는 구조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며 "부적절하다는 인상을 피하려면 두 직책 중 하나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 재직은 양측 기관의 신뢰를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 팀 리드(Tim Reed) 주 상원의원도 이번 사안을 두고 "해당 투자가 일자리와 세수 확대 측면에서 사우스다코타에 분명한 이익을 가져올 수는 있다"면서도 "전직 고위 관료의 이직 과정이 외부에서 보기에 매우 부적절하게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외형적 인식(optics)'은 극히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정부의 대규모 산업 유치 성과와 별개로, 공직자 윤리와 이해충돌 방지에 대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편, CJ슈완스는 핵심 사업으로 수폴스 북서부 파운데이션 파크 내 142에이커(약 57만㎡) 부지에 아시안 푸드 생산 공장을 건설중이다. 2024년 11월 착공한 이 공장은 올해 연말까지 건물 외부 공사를 마무리하고 2027년 중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장은 미국 내 대표 한식 브랜드로 자리 잡은 '비비고' 만두를 비롯해, 아시안 스낵 브랜드 '파고다'의 제품과 에그롤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신 자동화 설비를 갖춘 생산라인 2개를 시작으로 앞으로 증설을 위한 추가 공간을 확보했으며, 자체 폐수 처리 시설과 물류 센터 등도 함께 건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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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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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J제일제당 계열 CJ슈완스, 전직 사우스다코타 경제개발 수장 영입 뒤 6천900만달러 지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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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ES 2026서 '삼성 테크 포럼' 개최⋯AI·디자인·스트리밍 미래 제시
- 삼성전자는 다음 달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기간에 '삼성 테크 포럼(Samsung Tech Forum)'을 열고, 최신 산업 흐름과 핵심 기술 방향을 집중 조명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삼성 테크 포럼은 다음 달 5~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Wynn and Encore Las Vegas)에 마련되는 삼성전자 단독 전시 공간에서 진행된다. 포럼은 인공지능(AI), 가전, 디자인 등을 주제로 한 4개 세션으로 구성되며, 각 세션은 전문가 패널 토론 방식으로 운영된다. 삼성전자 소속 전문가를 비롯해 협력사, 학계, 미디어, 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첫날인 5일에는 '효율적인 AI 서비스 구현을 위한 개방형 생태계'를 주제로, 삼성전자 DA사업부 최윤호 프로와 스마트홈 분야 협력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함께해 일상 속 혁신을 이끄는 스마트홈 기술과 산업 간 협업의 중요성을 짚는다. 이어 'AI 시대의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주제로 삼성전자 AI플랫폼센터 백신철 그룹장을 포함한 보안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개인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키는 보안 기술의 역할과 기본 원리를 논의한다. 또한 삼성전자 VD사업부 새렉 브로드스키 상무와 TV·엔터테인먼트 업계 주요 리더들이 모여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와 크리에이터 중심 채널 등 차세대 스트리밍 서비스의 방향성과 가능성을 살펴보는 '스트리밍을 통한 TV 시청 경험의 재구성' 세션도 마련된다. 6일에는 '인간 중심 기술 디자인'을 주제로 한 세션이 열리며, 삼성전자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과 글로벌 디자인 리더들이 AI와 창의성, 신소재를 접목한 사람 중심 디자인 혁신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한편 삼성전자는 CES 2026 기간 중인 다음 달 4~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더 퍼스트 룩(The First Look)' 행사를 개최하고, 자사의 AI 비전과 중장기 비즈니스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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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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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ES 2026서 '삼성 테크 포럼' 개최⋯AI·디자인·스트리밍 미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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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英 재무장관 출신 영입⋯'국가 단위 AI 전략' 본격화
-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글로벌 확장을 앞두고 경영진을 대폭 재편하고 있다. 영국 재무장관 출신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워 국가 단위 AI 협력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조지 오스본 전 영국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오픈AI의 전무이사이자 '국가들을 위한 오픈AI(OpenAI for Countries)' 계획의 사업책임자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오스본 전 장관은 영국 런던을 거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국가들을 위한 오픈AI'는 오픈AI가 지난 5월 출범시킨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으로, 미국 내 5000억 달러(약 740조원) 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의 해외 확장판 성격을 띤다. 오픈AI는 이 계획을 통해 각국 정부와 AI 인프라·거버넌스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와도 협력 관계를 유지 중이다. 한편 오픈AI는 최근 홍보·사업·인프라 부문 임원을 잇달아 교체·영입하며 조직 전반을 재정비하고 있다. [미니해설] 오픈AI, 영국 재무장관 출신 영입⋯AI 국가 인프라로 격상 오픈AI가 '국가 단위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경영 체제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영국 재무장관을 지낸 조지 오스본을 핵심 전면에 배치한 것은 AI를 단순한 기술이나 서비스가 아닌 ‘국가 인프라이자 지정학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오픈AI 내부에서 확고해졌음을 보여준다. 오픈AI가 추진 중인 '국가들을 위한 오픈AI(OpenAI for Countries)'는 미국 내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해외로 확장하는 개념이다. 각국 정부와 협력해 AI 연산 인프라, 데이터센터, 모델 접근권, 규범과 거버넌스 체계까지 패키지로 제안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클라우드 계약이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판매를 넘어, 국가 단위 AI 생태계 구축에 관여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 같은 전략에 조지 오스본 전 장관이 선택된 배경은 분명하다. 그는 재무장관 재임 시절 영국의 재정·산업 정책을 총괄했고, 이후에도 국제 금융과 정책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유지해 왔다. 오픈AI가 기술 기업의 언어가 아닌 ‘정책과 외교의 언어’로 각국 정부와 대화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로이터 통신이 이번 인사를 두고 "AI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보는 관점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크리스 러헤인 오픈AI 최고대외관계책임자(CGAO)는 이 계획을 "민주적 가치 위에서 글로벌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는 AI 패권 경쟁이 미·중 기술 대결 구도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오픈AI가 스스로를 '민주 진영의 표준 설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과의 협력 역시 이 구상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 경영진 재편은 오스본 전 장관 영입에 그치지 않는다. 오픈AI는 이달 들어 슬랙 최고경영자(CEO) 출신 데니스 드레서를 최고매출책임자(CRO)로, 구글 클라우드·딥마인드에서 인수합병(M&A)을 담당했던 앨버트 리를 기업개발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난달에는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사친 카티를 컴퓨팅 인프라 총괄로 선임했다. 기술·매출·인프라·정책을 아우르는 '완성형 경영진'을 구축하는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반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해 온 해나 웡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회사를 떠난다. 웡 CCO는 챗GPT 출범 이후 오픈AI의 브랜드를 관리해왔고, 2023년 샘 올트먼 CEO 해임·복귀 사태 당시 대외 위기 관리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가 물러난 자리는 린지 헬드 볼튼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이 임시로 맡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위기 관리 중심의 스타트업 단계'를 지나 '정책·외교·매출·인프라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이상 단일 CEO와 연구 중심 조직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국면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AI 모델 경쟁이 기술 성능을 넘어 국가 전략, 규제, 데이터 주권 문제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오픈AI의 선택은 다른 빅테크에도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AI 산업의 다음 전장은 이제 연구실이 아니라, 각국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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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英 재무장관 출신 영입⋯'국가 단위 AI 전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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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AI 거품 경계에 코스피 급락⋯4,090선 후퇴
- 인공지능(AI) 산업 거품 논란 재점화와 미국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 속에 코스피가 15일 2% 가까이 급락하며 4,090선으로 밀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6.57포인트(1.84%) 내린 4,090.59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2.7% 넘게 급락한 뒤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장 막판 매도 압력이 다시 커졌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0.16% 오른 938.83으로 소폭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2.7원 내린 1,471.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약 3% 하락하는 등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1.8% 하락⋯AI 거품론 속 '리스크 회피 장세' 15일 국내 증시는 전형적인 '리스크 회피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급락세로 출발하며 한때 4,050선까지 밀렸고,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반등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약세로 마감했다. 시장 전반을 지배한 키워드는 'AI 거품 경계'와 '미국 변수'였다. 우선 글로벌 증시를 흔든 것은 미국발 기술주 조정이다. 브로드컴과 오라클을 중심으로 제기된 AI 투자 수익성 둔화 우려는 단순한 개별 기업 이슈를 넘어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정점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확산됐다. 특히 데이터센터 증설 지연, 마진 압박 가능성, 설비 투자 부담 등이 동시에 거론되면서 AI 밸류체인의 전반적인 재평가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 여파는 국내 증시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전자(-3.76%)와 SK하이닉스(-2.98%)는 장중 변동성 확대 속에 동반 하락했고, 방산·조선·에너지 등 최근 주가가 급등했던 대형주 역시 차익 실현 매물에 눌렸다. SK스퀘어(-5.03%), HD현대중공업(-3.84%), 한화에어로스페이스(-5.52%), 삼성물산(-3.33%), 두산에너빌리티(-3.26%), LG에너지솔루션(-0.67%), 한화오션(-0.70%) 등이 하락했다. 특히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52% 하락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등 주요 연준 인사들이 잇따라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일부 후퇴했다. 여기에 이번 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를 앞두고 포지션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됐다. 다만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로보티즈(3.47%), 에이비엘바이오(3.05%), 디앤디파마텍(4.10%) 등 일부 종목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방어했고, 개별 재료에 따른 종목 장세 성격이 두드러졌다. 이는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에서는 '실적·이슈 기반 선별 투자'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환시장은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변동성을 보였으나 위험 회피 심리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데다, 당국의 구두 개입 경계감도 작용하며 1,471.0원에서 마감했다. 이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아직 구조적인 단계로 번지지는 않았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추세 붕괴'보다는 '속도 조절'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AI 산업의 성장 스토리 자체가 훼손됐다기보다는, 과도하게 앞서간 기대를 되돌리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지표 결과와 연준 인사 발언, 그리고 글로벌 기술주의 추가 조정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날 하락은 한국 증시 고유의 악재라기보다는 글로벌 위험 선호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AI 이후'를 준비하는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술주 일변도의 장세가 마무리될지, 아니면 조정 이후 또 다른 주도주가 등장할지, 그 분기점에 국내 증시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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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AI 거품 경계에 코스피 급락⋯4,090선 후퇴



